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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Author: 비담
주영도는 노윤환이 사 온 목걸이를 들고 집으로 갔다. 하지만 집에 도착해서야 강루인이 출장을 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강루인이 평소에도 출장을 가는 경우가 있었기에 주영도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홀로 저녁을 먹었다.

다 먹은 후 습관적으로 냅킨을 받으려다가 강루인이 집에 없다는 사실을 문득 깨닫고 직접 냅킨을 챙겼다.

주영도가 물었다.

“언제 돌아온다고 하던가요?”

그러자 진경자가 대답했다.

“그런 말씀은 없으셨어요.”

전에는 출장을 갈 때마다 스케줄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줬는데 이번에는 웬일인지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았다. 주영도는 눈살을 찌푸리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 시각 강루인은 홀로 저녁을 먹고 쓰레기를 치운 다음 씻고 침대에 누웠다.

새로운 침대와 새로운 잠자리였지만 강루인은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고 밤새 꿈도 꾸지 않고 푹 잤다.

다음 날 강루인은 오전에 출근하지 않고 할머니 이수희를 보러 병원에 갔다.

이수희는 완치가 불가능한 희귀병에 걸려 매일 비싼 약으로 연명하고 있었다. 경제적인 어려움이 없었기에 그나마 지금까지 버텼다.

강루인을 보자마자 이수희는 매우 기뻐하면서 안부를 물었다.

“왜 이렇게 야위었어? 혹시 주씨 가문 사람들이 못살게 굴어?”

강루인이 웃으며 답했다.

“아니에요. 시댁 식구들 저한테 다 잘해주세요.”

이수희가 또 말했다.

“속상한 일 있으면 할머니한테 말해. 혼자 끙끙 앓지 말고.”

그녀는 손녀가 힘든 일이 있으면 속으로 삼키는 성격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강씨 가문이 강루인에게 미안한 점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과거 주영도의 액땜 신부가 되는 것에 대해 이수희는 계속 반대했었지만 발언권이 별로 없었던 터라 방법이 없었다.

그래도 다행히 강루인이 복이 많아 과부가 되진 않았다.

강루인이 말했다.

“속상한 일이 없어요, 할머니.”

주영도와 결혼한 걸 강루인은 조금도 후회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것이 주영도에게 시집갈 수 있는 유일한 기회였으니까.

그리고 지금 이혼해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모든 것이 그녀의 자발적인 선택이었기 때문이었다.

병원을 나서기 전 주영도에게서 전화가 왔다. 왜 전화가 왔는지 대충 짐작이 갔다. 아마 함지율이 보낸 이혼 합의서를 받았을 것이다.

전화를 받자마자 주영도가 따지듯 물었다.

“지금 어디야?”

강루인은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할 말만 했다.

“합의서에 사인했어?”

“대체 언제까지 억지 부릴 거야?”

주영도의 목소리에 불쾌감이 가득했다. 강루인이 아랑곳하지 않고 말했다.

“지금 바로 법원에 가서 이혼 신청하면 되겠네.”

휴대폰 너머 주영도의 숨소리가 거칠어졌고 소리만 들어도 그의 분노가 느껴지는 듯했다.

‘강루인, 대단하다, 너? 감히 날 이렇게까지 화나게 해?’

몇 초 후 주영도는 평정심을 되찾고 차분하게 물었다.

“대체 어디야?”

강루인은 그와 순조롭게 이혼하고 싶었던 터라 더 도발하지 않고 주소를 알려줬다.

30분 후 주영도의 차가 병원 앞에 멈춰 섰다.

강루인이 문을 열고 차에 타자마자 주영도가 물었다.

“할머니는 요즘 좀 어떠셔?”

그녀가 말했다.

“구아정 씨가 영도 씨 다리에 족쇄라도 채워놨어?”

다시 말해 직접 할머니를 보러 가라는 뜻이었다.

주영도는 그녀를 싸늘하게 쏘아보며 심문하듯 물었다.

“어젯밤에는 어디서 잤어? 왜 안 들어온 건데?”

그녀가 출장을 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영도 씨가 외박을 얼마나 자주 했는지 까먹었어? 영도 씨는 마음대로 외박해도 되고 난 안 된다는 말이야?’

강루인이 말했다.

“난 영도 씨처럼 부도덕한 사람이 아니야. 이혼하기 전에는 바람을 피우지 않아.”

질투심에 휩싸인 강루인의 모습에 주영도가 이렇게 말했다.

“네가 말만 잘 들으면 아무도 주씨 가문 사모님의 자리를 흔들 수 없어.”

‘그 말은 와이프는 집에 두고 밖에서 다른 여자를 만나겠다는 뜻이야?’

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았다.

“오늘은 집에 들어와.”

강루인이 거절하기도 전에 주영도가 제멋대로 말을 이었다.

“어머니가 저녁 먹으러 본가로 오라고 하셨어.”

그 말에 강루인은 입을 꾹 다물었다. 이혼하기 전에 시어머니의 귀에 들어가면 괜히 번거로운 일만 늘어날 뿐이었다.

안북의 주씨 저택.

주씨 가문은 안북에서 역사가 유구한 가문이라 세력이 어마무시했다.

주영도는 첫째의 자식이었고 그 외에 둘째와 셋째의 자식들, 그리고 방계도 매우 많았다.

현재 주씨 가문의 실세는 여전히 주영도의 할아버지인 주세웅이었다.

그들이 지금 가는 집은 주영도의 어머니 댁이었다.

주영도의 아버지는 5년 전 주영도와 함께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했다. 이제 이 집에 남은 남자라곤 주영도뿐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여자였다.

하여 저승의 문턱까지 간 주영도를 구한 강루인을 시어머니가 이렇게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었다.

하도 중요하게 여겨 집에 들어가자마자 아들을 낳게 해주는 약부터 들이밀었다.

시어머니 박정금이 말했다.

“이건 내가 만항시에서 구해온 비법인데 먹으면 아들을 낳을 수 있다고 하더구나. 따뜻할 때 먹어.”

도우미가 약을 건넨 순간 코를 찌르는 냄새에 강루인은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

이런 약을 먹는 게 처음이 아니었다. 그들이 합방한 첫날부터 박정금은 손자가 태어나기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그 기다림은 4년 반이나 이어졌다. 강루인의 사주가 좋지 않았다면 결혼한 첫해에 바로 쫓겨났을 것이다.

그동안 애타게 기다린 사람이 박정금만은 아니었다. 강루인 또한 주영도와 혈연으로 이어진 아이를 갖기를 간절히 바랐다.

시간이 지나면 진심이 통할 거라고, 아이가 생기면 유대감이 더 강해질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돌아온 건 실망뿐이었다. 시간이 지나도 두 사람 사이에는 진심이 없었다. 그리고 싫어하는 마음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이젠 강루인도 주영도의 아이를 낳고 싶지 않았다.

강루인은 몸을 옆으로 피하면서 주영도를 쳐다보았다. 그가 대신 거절해주기를 바랐다.

그런데 주영도는 알아차리지 못한 듯 코트를 벗는 데만 집중했다.

강루인이 시선을 거두고 말했다.

“어머님, 저 감기약을 먹어서 다른 약을 함부로 먹으면 안 돼요.”

그러자 박정금이 미간을 찌푸렸다.

“또 감기 걸렸어? 아이가 생기지 않는 게 다 네 몸이 약한 탓이야. 다시 들어와서 살아. 용주 아주머니한테 몸에 좋은 음식을 많이 해달라고 할게. 몸이 건강해져야 아이도 잘 낳지. 너도 이젠 28살이야. 조금만 더 지나면 고령 임산부가 된다고.”

그러고는 주영도를 쳐다보자 주영도가 말했다.

“전 아무 문제 없어요.”

강루인은 어이가 없어 말을 잇지 못했다.

‘이제 와서 효자인 척하는 거야? 이혼까지 생각했는데 내가 미쳤다고 다시 불구덩이에 들어가? 지금까지도 충분히 힘들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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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를 잃은 날, 남편은 다른 여자 촛불 앞에   제38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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