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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장

Author: 높은 하늘
“지아, 이제 그만… 그만 울어.”

준현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녀를 달랬다. 목소리를 조금만 높여도 지아가 간신히 붙들고 있는 마음마저 무너질까 봐 거의 속삭이듯 말했다.

하지만 호르몬 변화로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임산부를 달래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네가 계속 이러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상상조차 안 돼.”

준현은 지아의 등을 참을성 있게 쓸어 주며 나직이 말을 이었다.

“임산부는 너무 슬퍼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 되고, 특히 화내는 건 절대 금물이야. 넌 마음을 진정시키고 행복하게 지내야 해.”

그는 몸을 조금 숙여 지아가 자신을 바라보도록 했다.

“의사 선생님들 말씀 기억하지?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는 걸 원하지 않는다면, 제발… 이제 그만 울어, 응?”

지아의 어깨가 다시 떨렸다.

“저도 그만 울고 싶어요…”

그녀의 목소리는 갈라져 거의 알아듣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런데 마음대로 안 돼요. 아까 그 말들이 계속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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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부터는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 게 좋겠어.”차가 병원 구역을 벗어나자 준현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그래야 서영이나 그런 비슷한 사람들을 마주칠 일도 없을 테니까.”지아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텅 빈 시선은 차창 너머를 향하고 있었다. 마치 바깥세상이 자신의 머릿속보다 훨씬 고요한 것처럼.준현은 줄곧 화가 난 듯한 목소리로 무언가를 말하고 있었지만, 지아는 그 말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의학적으로 지아의 상태는 양호했다. 배 속의 쌍둥이도 건강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서영이 내뱉은 말과 맹세, 그 안에 담긴 분노와 증오는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맴돌며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몇 분 뒤, 준현의 차가 마침내 저택의 정원으로 들어섰다. 그는 정문 바로 앞에 차를 세웠다.“아직 내리지 마.”준현은 안전벨트를 풀고 재빨리 차에서 내렸다.그는 차를 돌아 지아가 앉아 있는 쪽의 문을 열었다. 그리고 한 걸음 한 걸음이 위험이라도 되는 것처럼 지극히 조심스럽게 그녀를 부축해 차에서 내리게 했다.창백해진 지아의 얼굴은 거실에 모여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던 가족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지아, 무슨 일이에요?"수현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물었다. 그는 망설임 없이 준현이 부축하고 있던 지아를 넘겨받아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천천히.”준현이 단호하게 주의를 주었다.“상태가 아직 완전히 안정되지 않았어.”수현은 잠깐 고개를 돌렸다. 그의 눈빛은 차가웠다.“제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요.”준현의 턱이 굳어졌다. 눈빛도 어두워졌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기로 했다.“가자, 지아.”수현은 부드럽게 말하며 지아를 감싸 안고 방으로 데려갔다.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지호는 살며시 입술을 깨물었다. 수현이 지아에게 보이는 관심을 보자 가슴이 답답해졌다. 준현을 괴롭히기 위해 일부러 그러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수현의 마음속에서 어떤 감정이 자라나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도현은 아내를 힐끗 바라보며 그녀의

  • 아주버니, 그 품에 중독되다   225장

    “지아, 이제 그만… 그만 울어.”준현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녀를 달랬다. 목소리를 조금만 높여도 지아가 간신히 붙들고 있는 마음마저 무너질까 봐 거의 속삭이듯 말했다.하지만 호르몬 변화로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임산부를 달래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네가 계속 이러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상상조차 안 돼.”준현은 지아의 등을 참을성 있게 쓸어 주며 나직이 말을 이었다.“임산부는 너무 슬퍼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 되고, 특히 화내는 건 절대 금물이야. 넌 마음을 진정시키고 행복하게 지내야 해.”그는 몸을 조금 숙여 지아가 자신을 바라보도록 했다.“의사 선생님들 말씀 기억하지?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는 걸 원하지 않는다면, 제발… 이제 그만 울어, 응?”지아의 어깨가 다시 떨렸다.“저도 그만 울고 싶어요…”그녀의 목소리는 갈라져 거의 알아듣기 어려울 정도였다.“그런데 마음대로 안 돼요. 아까 그 말들이 계속 머릿속에서 맴돌아요.”지아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그 사람은 피해자잖아요. 상처받은 사람이 간절히 바라는 건 하느님께서 들어주실 수도 있어요.”준현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증오로 가득 찬 말은 결국 그런 말을 한 사람에게 되돌아가는 법이야, 지아.”“하지만 제가 잘못한 건 사실이잖아요.”지아가 나직이 반박했다.“제가 그 사람에게 못할 짓을 했어요. 그 사람은 피해자고, 하느님께서는 누구를 벌해야 하는지 알고 계실 거예요.”그녀는 흐느낌을 참으며 짧게 숨을 들이마셨다.“하느님이 벌을 내리신다면, 분명 저일 거예요.”법원을 떠난 뒤에도 지아는 좀처럼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가슴을 짓누르는 답답함과 생각할수록 커지는 두려움 때문에 차 안은 더욱 비좁게 느껴졌다.그러던 순간, 지아의 몸이 갑자기 굳었다.“으윽…!”그녀가 작게 신음하며 반사적으로 두 손으로 배를 감쌌다.준현은 즉시 긴장했다.“아파?”그의 목소리에 순식간에 경계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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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긴 무슨 일이야?”준현은 전처를 향해 날카롭게 눈을 가늘게 떴다.서영은 준현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녀의 시선은 오직 지아에게 꽂혀 있었다. 마치 분노를 쏟아부어 짓밟아 버려야 할 대상은 지아뿐이라는 듯했다.“웃기네.”서영이 비틀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씁쓸하면서도 교활한 미소였다.“이렇게 깨끗한 곳에서 남의 가정을 망친 여자를 마주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어.”“한서영.”준현이 억누르는 목소리로 경고했다.“신고하러 왔어!”서영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억누를 수 없는 감정에 목소리마저 떨렸다.“이 여자를 신고하러 왔다고! 내 남편을 빼앗아서 내 가정을 망가뜨린 여자 말이야!”준현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손을 뻗어 지아의 손을 단단히 잡았다.“가자.”그러나 서영은 재빨리 움직여 두 사람의 앞을 가로막았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채 두 사람 바로 앞에 섰다.“벌써 가려고?”그녀가 씁쓸하게 웃었다.“아직이야. 아직 안 끝났어.”서영의 시선이 다시 지아를 날카롭게 찔렀다.“내가 당신의 친자식도 아닌 아이를 당신 아이라고 속일 만큼 교활했을지는 몰라도, 남의 남편을 빼앗을 생각은 단 한 번도 해 본 적 없어. 단 한 번도!”지아는 살며시 입술을 깨물었다. 가슴이 답답해졌다. 서영의 말이 조금도 자비 없이 그녀를 후려쳤다.“한서영, 그만해.”준현은 한 걸음 앞으로 나서 지아 앞을 막아섰다. 자신의 몸으로 그녀를 보호하려는 듯했다.“임산부 괴롭히지 마.”“왜요? 내가 이 여자 스트레스 받게 할까 봐?”서영이 거의 발작하듯 큰 소리로 웃었다.“당신 아이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무서워요?”준현은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았다.“그래. 그 아이가 내 아이라는 걸 알고 있다니 다행이네. 그러니 너도 선을 지켜.”“선이라고?”서영이 코웃음을 쳤다.“이 여자가 내 결혼 생활에 ‘제3자’가 되어버렸어요, 준현 씨. 내가 아무 일도 없었던 척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그녀는 거칠게 고개를 저었다.“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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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현아, 네 동생이 사건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줘. 그 호텔 때문에 네 회사와 병원의 명성까지 훼손되는 일은 없도록 해.” 명희가 장남에게 명령하듯 말했다.준현은 고개를 돌렸다. 그의 눈빛은 무덤덤했고, 감정이라고는 조금도 드러나지 않았다.“수현이는 이미 성인이에요. 27살이나 됐으니 자기 일은 스스로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잠시 말을 멈춘 준현은 한층 더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게다가 다른 사건까지 연루되어 있다면, 더더욱 그렇겠죠. 수현이도 자신이 어떤 결과를 감당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을 테고, 그 모든 일에 어떻게 책임져야 하는지도 알 겁니다.”준현은 더 이상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몸을 돌렸다. 망설임 없는 발걸음으로 거실을 빠져나가던 그는 문득 지아에게 시선을 멈췄다.그는 말없이 손을 뻗어 지아의 손목을 잡고 자신 쪽으로 이끌었다.명희는 그 모습을 못마땅한 눈빛으로 지켜보았다.“어떻게 저런 애가 지아한테 마음을 빼앗길 수가 있지?”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작게 중얼거렸다.얼마 지나지 않아 명희도 짜증스러운 마음을 삭이지 못한 채 거실을 떠나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준현과 지아는 이미 방 안에 들어와 있었다. 문은 굳게 닫혔고 잠금장치까지 채워졌다. 준현은 몸을 돌려 지아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날카롭고 깊은 시선에는 묵직한 압박감이 실려 있었다.“그래서 이게 네가 이혼을 거부한 이유야?”그의 목소리는 낮고 차가웠지만 단호했다.“수현이가 널 협박했기 때문에?”지아는 침을 삼켰다. 가슴이 답답하게 조여 왔다.“할아버지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그래요, 아주버님.” 지아가 나직이 대답했다.“할아버지는 제게 유일한 가족이에요.”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두 손가락을 서로 꽉 움켜쥐었다.“저는 친부모가 누군지도 몰라요. 어렸을 때부터 할아버지가 저를 돌봐 주시면서 지금까지 키워 주셨어요. 우리는 집도 없었고… 고아원에서 살았어요. 하지만 할아버지는 단 한 번도 저를 그곳에 혼자 남겨 두려고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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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이 먹어.”도현은 지호의 접시에 반찬을 더 얹어 주며 말했다.지호는 옅은 미소로 답했지만, 시선은 잠시 맞은편에 앉은 수현에게로 향했다. 수현은 차갑고 무심한 태도로 오로지 자기 앞에 놓인 음식에만 집중하고 있었다.‘수현이가 점점 나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어.’지호는 속으로 중얼거리며 무릎 위에서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움켜쥐었다.도현은 그 모습을 잠깐 흘끗 보았지만,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한 사람처럼 다시 음식을 입에 넣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지아도 식사 자리에 합류했다. 그녀는 수현의 옆자리에 앉았다. 수현은 반사적으로 지아의 접시를 가져와 반찬을 덜어주었다.지아는 몇 초 동안 말없이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별다른 말없이 접시를 받아들었다. 식탁에서 수현의 체면을 깎아내리지 않으려고 꾹 참기로 한 것이다.그녀는 알고 있었다. 수현의 심기를 단 한 번이라도 거스르면 할아버지의 목숨이 위험해진다는 사실을.“고마워.”지아는 작게 속삭였다. 진심 어린 감사라기보다는 그저 형식적인 인사에 가까웠다.명희는 무표정하면서도 비꼬는 듯한 얼굴로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녀의 시선은 좀처럼 지아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식탁 끝자리에 비어 있는 의자가 눈에 들어오자 지아는 자신도 모르게 그쪽을 돌아보았다. 준현은 자리에 없었다.“어머니, 식사 끝나면 약 드세요.”도현이 어머니에게 당부했다.명희는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몇 숟가락 먹지 않은 그녀는 아무 말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수현아.”도현이 갑자기 차가워진 목소리로 동생을 불렀다.수현은 고개를 들었다.“왜요?”도현은 천천히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그의 시선은 수현을 똑바로 향했고, 눈빛에는 분명한 압박감이 담겨 있었다.“병원에서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나한테 알리지도 않고 환자를 병원 밖으로 데려갔더군.”지호는 곧바로 남편을 돌아보았다가, 이내 경계하는 눈빛으로 수현을 바라보았다.“내가 형한테 말했으면 허락해 줬겠어요?” 수현이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

  • 아주버니, 그 품에 중독되다   221장

    “왜 갑자기 마음이 바뀐 거야?”준현의 눈빛이 서서히 어두워지더니 표정이 굳어졌다.“무슨 일 있었어? 수현이가 널 협박했어?”지아는 고개를 숙인 채 길게 숨을 내쉬었다. 남아 있는 용기를 그러모으려는 듯했다.“처음부터 수현 오빠와 이혼하길 원했던 사람은… 아주버님이었어요.” 지아가 나지막이 말했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준현을 바라보았다. 눈빛에는 솔직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제가 아니라요.”준현은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아주버님이 모든 계획을 세웠잖아요.” 지아의 목소리가 조금씩 떨리기 시작했다. “제가 동의하는지 제대로 물어보지도 않았으면서요. 처음부터 저는 싫다고 분명히 말했어요.”준현은 손에 들고 있던 숟가락을 천천히 접시 위에 내려놓았다. 작은 소리가 고요한 식탁에 또렷하게 울렸다.“솔직하게 말해.” 준현이 차갑게 말했다. “무슨 일이야? 아까 네가 울었던 것도 이유가 있을 거야. 이것과 관련 있는 거지?”지아는 침을 삼켰다. 가슴이 답답하게 조여 왔다.“이제 이혼 이야기는 그만해요.” 그녀가 조용히 부탁했다. “그냥 지금까지처럼 지내요. 처음에 계획했던 대로요.”준현의 미간이 좁혀졌다.“이 집에 있는 사람들도 이제 우리 관계를 다 알고 있잖아요.” 지아는 대화가 끊길까 두려운 듯 서둘러 말을 이었다.“제 뱃속에 있는 아이들이 누구의 자식인지도 알고 있고요. 아이들도 계속 아주버님을 아빠라고 부를 수 있잖아요.”준현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턱에 힘이 들어갔다.“지금 솔직하게 말할래, 아니면 내가 직접 알아내야 할까?”준현의 날카로운 시선이 지아의 얼굴을 꿰뚫을 듯 향했다. 지아의 손은 차갑게 식었고, 손바닥에는 땀이 배어 나왔다.“지아.”준현이 낮고 단호한 목소리로 쏘아붙였다.“나를 봐.”그는 몸을 조금 앞으로 기울였다.“수현이가 너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뭘로 협박했어? 무슨 일 때문이야?”드르륵.휴대전화 진동이 팽팽한 긴장감을 깨뜨렸다. 준현은 휴대전화를 집어 들었다. 화면에 민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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