เข้าสู่ระบบ마차가 황궁 정문을 통과했다.
세레나는 창밖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돌아갈까.’ 벌써 세 번째였다. 저 멀리 황궁의 첨탑이 보였을 때 한 번. 정문 앞에 황실 문장이 새겨진 기사들이 늘어서 있는 걸 보고 또 한 번. 그리고 지금. ‘아직 늦지 않았는데.’ 그냥 돌아가서 편지를 보내도 되지 않을까. 황태자 전하께. 그동안 귀찮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앞으로는 서로 모르는 사람처럼 지냅시다. 추신. 답장은 필요 없습니다. 깔끔하다. 완벽하다. 굳이 직접 얼굴을 보고 말할 필요가— 딩. “…….” 세레나의 눈앞에 익숙한 창이 나타났다. [R 사건 카드] 「원작을 거부한 악녀」 남은 시간: 05:13:42 24시간 이내 원작과 다른 선택을 하나 하십시오. 세레나는 입을 다물었다. “너 일부러 이러지?” [질문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내가 돌아갈까 생각하니까 바로 튀어나왔잖아.” [카드는 플레이어의 사고를 읽지 않습니다.] “그럼 내가 지금 무슨 생각 하는데?” [알 수 없습니다.] 세레나는 눈을 가늘게 떴다. “거짓말.” […….] 수상하다. 굉장히 수상하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건 시스템과 싸우는 게 아니었다. 세레나는 다시 창밖을 보았다. 마차가 황태자의 궁 앞에서 멈추고 있었다. “아가씨.” 맞은편에 앉아 있던 시녀가 조심스럽게 불렀다. 이름은 마리엔. 저택을 나오기 직전 간신히 기억해냈다. 원작에서 세레나를 오랫동안 모셨던 시녀였다. “정말 꽃은 안 가져가셔도 괜찮으시겠어요?” “응.” “하지만 전하께서는 아가씨께서 보내시는 장미에 익숙하실 텐데요.” “더 잘됐네.” “예?” “오늘부터 적응하셔야지.” “무엇을요?” “장미 없는 삶.” “…….” 마리엔의 표정이 묘해졌다. 아침부터 계속 저 표정이었다. 주인이 자고 일어나더니 갑자기 평생 사랑한다던 황태자에게 보낼 장미를 전부 팔아버리라고 했으니 이해는 했다. 세레나는 마차에서 내렸다. 황태자궁은 화려했다. 하얀 대리석 기둥. 황금으로 장식된 창틀. 정원을 가득 채운 흰 장미. ‘돈 많네.’ 세레나가 감탄하고 있을 때 황태자궁의 시종이 다가왔다. 그런데 표정이 영 좋지 않았다. “벨로아 후작 영애.” “네.” “오늘은 전하께서 일정이 있으십니다.” 아. 세레나는 바로 알아들었다. 돌아가라. 원작의 세레나는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어떻게 했더라. ‘기다리겠습니다.’ 그랬다.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황태자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 심지어 한 번은 비가 내리는 정원에서 세 시간이나 버텼다. 그걸 본 레오넬이 결국 화를 내며 그녀를 돌려보냈고. 세레나는 시종에게 물었다. “많이 바쁘세요?” 시종의 얼굴에 긴장이 스쳤다. “예.” “그럼 다음에 올까요?” “……예?” 시종이 눈을 깜빡였다. 뒤에 있던 마리엔도 눈을 깜빡였다. 세레나가 고개를 갸웃했다. “왜요?” “아닙니다.” “방금 굉장히 놀란 것 같은데.”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그럴 리가 있는 얼굴이었다. 세레나는 피식 웃었다. “그럼 돌아가죠.” 몸을 돌렸다. 한 걸음. 두 걸음. 세 걸음. 딩! 세레나가 멈췄다. 설마. 눈앞에 창이 나타났다. [원작과 다른 행동이 감지되었습니다.] 세레나의 눈이 반짝였다. “됐다.” [판정 중…….] “뭘 또 판정해?” [행동의 영향력이 부족합니다.] 세레나의 미소가 사라졌다. “……뭐?” [퀘스트가 완료되지 않았습니다.] “왜?” [플레이어의 행동으로 원작의 흐름이 충분히 변경되지 않았습니다.] “안 기다리고 돌아가는 게 다른 선택이잖아.” [그렇습니다.] “그런데?” [영향력이 부족합니다.] “얼마나 바꿔야 하는데?” [직접 확인하십시오.] “이 사기꾼아.” 마리엔이 흠칫했다. “아가씨?” “아니야.” 세레나는 이마를 짚었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였다. 아예 확실하게 바꾸는 것. 그때였다. “세레나?” 익숙하지 않은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세레나가 고개를 들었다. 황태자궁 입구. 금발의 남자가 서 있었다. 눈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얼굴. 푸른 눈. 흠잡을 곳 없이 잘 차려입은 황실 제복. 레오넬 아르디온. 원작의 남주인공. 그리고 원래의 세레나 벨로아가 인생을 걸고 사랑했던 남자. ‘와.’ 세레나는 솔직하게 감탄했다. ‘잘생기긴 했다.’ 원작에서 외모 묘사가 두 페이지씩 이어졌던 이유를 알겠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잘생겼다. 끝. 저 얼굴 때문에 목숨까지 걸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았다. 레오넬이 계단을 내려왔다. 그의 표정에는 귀찮음이 묻어 있었다. “오늘은 또 무슨 일이야?” 첫마디부터 다정함이라고는 없었다. 세레나는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이 정도면 헤어지기도 쉽겠다. 아니. 애초에 사귄 적도 없으니 헤어진다는 표현도 이상하다. “드릴 말씀이 있어서 왔어요.” 레오넬이 한숨을 쉬었다. “장미라면 받지 않겠다고 했을 텐데.” “안 가져왔어요.” 레오넬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세레나의 뒤로 향했다. 빈손의 마리엔. 다시 세레나. “……정말이군.” “네.” “왜?” 세레나는 잠깐 할 말을 잃었다. “왜냐니요?” “매일 보내잖아.” “오늘부터 안 보내려고요.” 레오넬의 미간이 아주 조금 좁아졌다. 이 남자도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기 시작한 모양이다. “무슨 일이 있었나?” “없어요.” “그러면?” 좋아. 여기다. 세레나는 숨을 한번 들이마셨다. 원작을 확실하게 바꿀 수 있는 한마디. “전하.” “말해.” “저 이제 전하 안 좋아합니다.” 정적. 바람이 불었다. 정원의 장미가 흔들렸다. 마리엔이 뒤에서 숨을 삼켰다. 황태자궁의 시종은 아예 고개를 들었다. 레오넬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세레나는 조금 민망해졌다. ‘내가 너무 크게 말했나?’ 그때. 딩! [원작과 크게 다른 행동이 감지되었습니다.] 됐다. 세레나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운명의 흐름을 분석합니다.] [변경률 3%…… 7%…… 12%…….] 숫자가 빠르게 올라갔다. [21%.] [판정 완료.] [퀘스트 성공!] 「원작을 거부한 악녀」를 완료했습니다. 보상: 운명 포인트 +10 원작 강제력 -5% 세레나는 속으로 주먹을 불끈 쥐었다. ‘좋았어!’ 그런데 현실의 레오넬은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뭐라고?” 겨우 나온 말이었다. “전하를 이제 좋아하지 않는다고요.” “갑자기?” “네.” “왜?” 세레나는 곰곰이 생각했다. 뭐라고 해야 하지. 당신 따라다니다가 90일 뒤 죽게 생겨서요? 당연히 안 된다. “그냥.” “그냥?” “마음이 식었습니다.” 레오넬의 표정이 묘하게 굳었다. “어제까지 나와 결혼하겠다고 했던 사람이?” 아. 원래 세레나. 도대체 어제 뭘 한 거야. 세레나는 애써 표정을 유지했다. “사람 마음이라는 게 원래 갑자기 변하기도 하잖아요.” “하룻밤 사이에?” “네.” “…….” “아주 완전히요.” 마리엔이 뒤에서 고개를 숙였다. 어깨가 아주 조금 떨리는 걸 보니 웃음을 참고 있는지도 몰랐다. 레오넬은 세레나를 빤히 바라봤다. “이번에는 무슨 수작이지?” 세레나의 표정이 멈췄다. “수작이요?” “내 관심을 끌려는 거라면—” “아니에요.” 세레나가 바로 잘랐다. “전하.” 그녀가 한 걸음 다가갔다. “앞으로 꽃도 안 보내고.” 손가락 하나. “편지도 안 보내고.” 둘. “전하 일정도 안 알아보고.” 셋. “우연을 가장해서 황궁 정원에 나타나지도 않을 겁니다.” 레오넬의 눈썹이 꿈틀했다. 원작의 세레나가 실제로 전부 했던 짓이다. “그러니까 안심하세요.” 세레나가 활짝 웃었다. “이제 자유십니다.” “…….” “축하드려요.” 이번에는 시종까지 고개를 숙였다. 웃는 것 같은데. 레오넬만 웃지 않았다. 오히려 아까보다 표정이 이상했다. 하지만 세레나에게는 알 바 아니었다. 할 일을 끝냈다. “그럼 전 이만.” 세레나가 몸을 돌렸다. “세레나.” 레오넬이 불렀다. 세레나는 돌아보았다. “네?” 그는 뭔가 말하려다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한참 뒤 말했다. “……아니다.” “그럼 갈게요.” 세레나는 미련 없이 걸었다. 한 번도 돌아보지 않았다. 그 모습을 레오넬은 오래 바라봤다. 아주 오래. ⸻ 마차에 올라타자마자 세레나는 등받이에 몸을 푹 묻었다. “살았다.” 마리엔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가씨.” “응?” “정말 괜찮으세요?” “아주 괜찮아.” “어디 아프신 건 아니고요?” “멀쩡해.” “머리를 부딪히셨다거나.” “안 부딪혔어.” “혹시 독을 드셨다거나…….” “마리엔.” “예.” “내가 황태자를 안 좋아하는 게 그렇게 이상해?” 마리엔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 침묵이 모든 걸 말해주고 있었다. 세레나는 한숨을 쉬었다. “앞으로 익숙해져.” “정말로 전하를 포기하신 겁니까?” “응.” “완전히요?” “완전히.” “다시는 마음이 바뀌지 않고요?” “절대로.” 바로 그 순간. 딩! [발언을 기록했습니다.] 세레나가 허공을 노려봤다. “넌 왜 그걸 기록해?” [중요한 선언으로 판단했습니다.] “지워.” [기록된 운명은 삭제할 수 없습니다.] “진짜 마음에 안 드네.” “아가씨?” “아무것도 아니야.” 마리엔은 이제 정말 의원을 부를지 고민하는 얼굴이었다. 세레나는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래도 첫 퀘스트는 끝냈다. 운명 포인트도 10이나 얻었다. ‘이걸 어디에 쓰는지는 안 알려줬지만.’ 그건 나중에 알아내면 된다. 그리고 원작 강제력이 5% 떨어졌다. 세레나가 가장 신경 쓰이는 건 그쪽이었다. ‘원작 강제력.’ 그런 게 있다는 건. 원작대로 돌아가려는 힘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황태자를 포기했다고 끝난 게 아니다. ‘그래도 하나씩 바꾸면 돼.’ 90일. 100칸. 쉽지는 않겠지만 불가능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던 순간. 허공에 새로운 창이 나타났다. [첫 번째 사건을 성공적으로 완료했습니다.] [추가 보상이 지급됩니다.] “추가 보상?” 세레나가 몸을 일으켰다. [주사위 추가 사용권 ×1] “오.” 이건 좋다. 하루 한 번밖에 못 굴린다고 했는데 추가 사용권이라니. 100칸을 90일 안에 가야 하니 아껴둘 이유도 없었다. “지금 쓸 수 있어?” [가능합니다.] 세레나가 주변을 살폈다. 마리엔은 창밖을 보고 있었다. “사용할게.” [추가 주사위를 사용합니다.] 빛이 모였다. 세레나의 손바닥 위로 새하얀 주사위가 나타났다. “이번에는 좋은 거 나와라.” [주사위 결과에는 시스템이 관여하지 않습니다.] “안 물어봤거든.” 주사위를 굴렸다. 데구루루— 마차 바닥을 구른 주사위가 멈췄다. 숫자는. 5. 세레나가 눈을 깜빡였다. “또 5?” 게임판이 나타났다. 현재 위치. 5번. 그리고 작은 말이 움직였다. 마지막으로. 10. 탁. 순간. 게임판 전체가 황금빛으로 물들었다. 세레나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왜 이래?” 지금까지와 달랐다. 5번 칸에서는 붉은빛이 잠깐 번쩍였을 뿐이다. 그런데 10번 칸은— 게임판 전체가 울리고 있었다. 웅— 마차 안의 공기마저 떨리는 듯했다. 물론 마리엔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10번 칸에 도착했습니다.] 다음 문장이 나타났다. [고정 운명 칸입니다.] “고정?” 처음 듣는 말이다. [해당 칸의 운명은 회피할 수 없습니다.] “……잠깐.” 불길하다. 굉장히. [운명 카드를 지급합니다.] 세레나가 다급하게 말했다. “안 뽑으면?” [고정 운명 카드는 반드시 획득합니다.] “거부.” [불가능합니다.] “건너뛰기.” [불가능합니다.] “뒤로 가기.” [불가능합니다.] “왜 되는 게 하나도 없어!” 마리엔이 화들짝 돌아봤다. “아가씨?” “……혼잣말.” “정말 의원을—” “괜찮아.” 괜찮지 않았다. 세레나의 눈앞에서 빛이 모였다. 천천히. 카드 한 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지금까지 보았던 붉은 카드와 달랐다. 눈이 부실 만큼 찬란한 금빛. 테두리에는 붉은 실이 얽혀 있었다. 그리고 가장 위. 낯선 등급이 보였다. [SSR] 세레나가 침을 삼켰다. ‘SSR이면 좋은 거 아니야?’ 게임을 많이 해본 건 아니지만 이것만큼은 안다. 높은 등급. 희귀한 카드. 좋은 효과. “……좋은 거겠지?” [일반적으로는 그렇습니다.] 세레나의 눈이 가늘어졌다. “왜 일반적으로라는 말을 붙여?” [카드를 확인하십시오.] “너 방금 말 돌렸지?” [카드를 확인하십시오.] 수상하다. 하지만 확인하지 않을 수도 없었다. 세레나는 천천히 손을 뻗었다. 금빛 카드를 잡았다. 손끝에 닿는 순간. 쿵. 심장이 크게 뛰었다. “……?” 이상했다. 카드가 따뜻했다.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세레나는 카드를 뒤집었다. 그리고. 그대로 굳었다. [SSR 인연 카드] 「당신의 반려」 운명 지정 대상 카시엘 에르하르트 “…….” 세레나는 눈을 깜빡였다. 한 번. 두 번. 세 번. 잘못 봤나? 다시 읽었다. 카시엘 에르하르트. 정확했다. “……누구?” 물론 알고 있었다. 그래도 물었다. 시스템이 친절하게 대답했다. [카시엘 에르하르트.] “그 카시엘?” [동명의 인물은 현재 확인되지 않습니다.] “북부 대공?” [그렇습니다.] “검은 머리?” [그렇습니다.] “붉은 눈?” [그렇습니다.] 세레나의 목소리가 떨렸다. “나 죽이는 사람?” 잠깐. 시스템이 침묵했다. 그리고. [현재 원작의 운명에 따르면 그렇습니다.] 세레나가 카드를 내려다봤다. 다시 시스템을 봤다. 다시 카드. “……취소.” [불가능합니다.] “재추첨.” [불가능합니다.] “교환.” [불가능합니다.] “환불.” [결제하신 적 없습니다.] “아, 진짜!” 세레나가 벌떡 일어났다. 쿵! 마차 천장에 머리를 부딪혔다. “악!” “아가씨!” 마리엔이 놀라 세레나를 붙잡았다. “괜찮으세요?” “안 괜찮아.” “머리가 많이 아프십니까?” “인생이 아파.” “……예?” 세레나는 다시 자리에 주저앉았다. 카드는 여전히 눈앞에 떠 있었다. [카드 효과를 확인하시겠습니까?] “안 보고 싶어.” [확인하시겠습니까?] “싫어.” [확인하시겠습니까?] “……너 안 없어질 거지?” [그렇습니다.] “봐.” 화면이 바뀌었다. 「당신의 반려」 대상: 카시엘 에르하르트 효과 1. 두 사람의 운명이 연결됩니다. 효과 2. 운명 동기화가 시작됩니다. 효과 3. 동기화율에 따라 추가 효과가 해금됩니다. 현재 동기화율: 1% 그리고 마지막. [특수 효과: ???] 세레나가 미간을 좁혔다. “특수 효과는 왜 물음표야?” [해금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습니다.] “조건은?” [공개할 수 없습니다.] “반려라는 건 정확히 뭔데?” [운명적으로 연결된 상대를 의미합니다.] “연인?”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세레나가 안도했다. “그럼 됐네.” [다만.] “또 뭔데.” [해당 카드의 운명적 연결 강도는 최고 등급입니다.] “…….” [현재 게임 내에서 동일한 카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 [축하합니다.] “축하하지 마.” 세레나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피하려고 했다. 오늘 아침부터 딱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결정했다. 카시엘 에르하르트와 만나지 않는다. 그런데 게임을 시작한 지 하루도 되지 않아— 운명의 상대가 됐다. “이 게임.” 세레나가 낮게 말했다. “나 싫어하지?” [개인적인 감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거짓말.” 이번에는 시스템이 대답하지 않았다. ⸻ 같은 시각. 수도에서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북부. 에르하르트 대공성. 카시엘은 보고서를 읽고 있었다. 정확히는. 읽으려고 했다. 한 시간 전부터 같은 문장을 세 번이나 읽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눈앞에 나타났다가 사라진 이상한 문장 때문이었다. [플레이어가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놓치지 마십시오.] 환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카시엘은 환각을 볼 정도로 피곤하지 않았다. 마법의 흔적도 없었다. 저주도. 독도. 아무것도. “대공 전하?” 맞은편의 부관이 조심스럽게 불렀다. 카시엘이 시선을 들었다. “말해.” “조금 전부터 같은 페이지를 보고 계셔서.” “…….” 카시엘이 보고서를 덮었다. “수도에서 들어온 소식은?”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황실은.” “평소와 같습니다.” “벨로아는?” 부관이 멈칫했다. “……벨로아 후작가 말씀이십니까?” 카시엘 역시 멈췄다. 왜 그 이름이 나왔지? 자신도 몰랐다. “그렇다.” 부관은 기억을 더듬었다. “특별한 보고는 없습니다. 다만 오늘 벨로아 후작 영애가 황태자궁을 방문했다는 정도입니다.” 순간. 카시엘의 손끝이 움직였다. 이상한 감각. 가슴 깊은 곳에서 무언가 당겨지는 듯했다. “세레나 벨로아.” 자신도 모르게 이름을 말했다. 그 순간. 딩— 카시엘의 눈이 날카롭게 변했다. 다시. 그것이 나타났다. 이번에는 한 문장이 아니었다. [운명 지정이 완료되었습니다.] 카시엘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부관이 놀랐다. “전하?” 카시엘은 대답하지 않았다. 눈앞에 나타난 글자를 바라봤다. [지정 대상: 세레나 벨로아.] 그리고. [운명 동기화율 1%] 카시엘의 심장이— 쿵. 한 번. 강하게 뛰었다. 동시에. 아주 짧은 장면이 머릿속을 스쳤다. 붉은 머리카락. 피. 울고 있는 여자. 그리고. 자신의 손에 쥐어진 검. ‘당신이 살아.’ 카시엘이 숨을 멈췄다. 장면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세레나.” 이상했다. 만난 적 없는 여자다. 정확히는 공식 석상에서 몇 번 스쳐 지나갔을 뿐. 대화를 나눈 기억조차 없다. 그런데. 왜. 그 이름을 입에 올리는 순간. 잃어버린 무언가를 다시 발견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걸까. 그리고 마지막 문장이 나타났다. [대상을 발견했습니다.] 카시엘은 오랫동안 그것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낮게 물었다. “무엇을.” 대답은 없었다. “내가 무엇을 놓쳤지?” 창이 흔들렸다. 마치. 대답하려다 멈춘 것처럼. 그리고 사라지기 직전. 아주 짧은 문장 하나가 나타났다. [이번에는—] 문장이 깨졌다. [ERROR] 그리고 완전히 사라졌다. 집무실에 정적이 내려앉았다. 부관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전하. 괜찮으십니까?” 카시엘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창밖을 바라봤다. 수도 방향. 이유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하나만큼은 확실했다. 가야 한다. “수도로 간다.” “예?” “일정을 준비해.” 부관의 눈이 커졌다. “갑자기 말씀이십니까?” “그래.” “언제 출발하시겠습니까?” 카시엘은 잠시 생각했다. 그리고 말했다. “내일.” “……그렇게 빨리요?” “문제 있나?” “아닙니다.” 부관이 급히 고개를 숙였다. 카시엘은 다시 창밖을 바라봤다. 세레나 벨로아. 자신과 아무 관계도 없는 여자. 그래야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머릿속에서 한 문장이 떠나지 않았다. ‘이번에는 놓치지 마십시오.’ 카시엘의 붉은 눈이 천천히 가라앉았다. “세레나 벨로아.” 두 번째로 불러본 이름은. 첫 번째보다 더 익숙했다. ⸻ 그리고 수도로 돌아가는 마차 안. 세레나의 눈앞에 새로운 알림이 나타났다. [알림.] [운명으로 연결된 대상의 행동에 변화가 발생했습니다.] “뭔데?” [카시엘 에르하르트의 이동 경로가 변경되었습니다.] 세레나의 표정이 굳었다. “……어디로?” 잠시 후. 대답이 나타났다. [수도.] “…….” [예상 도착 기간: 4일.] 세레나는 창밖을 바라봤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눈을 감았다. 오늘 아침 자신이 세운 계획을 떠올렸다. 황태자를 포기한다. 엘리시아를 피한다. 반역에 가까이 가지 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카시엘 에르하르트를 만나지 않는다. 그런데 게임을 시작한 지 고작 하루 만에. 그 남자가. 자신을 향해 오고 있었다. 세레나는 이를 악물었다. “……이 망할 게임.” 눈앞에서 시스템창이 조용히 빛났다. 그리고 세레나에게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주 작은 문장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운명은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문을 고칠 수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세레나는 자신이 기뻐할 줄 알았다.그동안 얼마나 많은 선택을 해 왔던가. 죽음을 피하기 위해 주사위를 굴렸고,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카드를 뽑았으며, 기억을 되찾기 위해 과거를 들여다봤다. 원래 이야기에서 자신을 처형할 예정이었던 남자를 다시 사랑하게 되었고, 자신에게서 떨어져 나온 선택권에는 이름과 방이 생겼다. 사라졌던 사람들이 돌아왔으며, 실제로 존재했던 현대의 삶도 되찾았다.그리고 마침내 95번.세계 하나를 버리지 않고도 문을 고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열렸다.그런데 정작 세레나의 입에서 나온 말은 전혀 다른 것이었다.“잠깐. 그 동의는 누가 받아요?”FINAL ROUTE CONDITION.문을 통과하는 존재의 동의.동의 수집 권한:원본 설계자.INSTANCE0 권한 복구:부분.세레나는 곧바로 고개를 저었다.“싫어.”카시엘이 그녀를 바라봤다. 아리엘라도 눈을 깜빡였고, 엘리시아는 손에 들고 있던 기록지를 내려놓았다. 모두가 조금 전까지 문을 재설계할 수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고 있었기 때문에, 세레나의 거절은 예상 밖이었다.“왜?” 아리엘라가 물었다.“원본 설계자 권한이 나한테 있다고 해서, 내가 다른 사람 동의를 대신 관리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잖아.”“동의를 대신하는 게 아니라 받는 거라며.”“그게 문제야.”세레나는 허공에 떠 있는 문장을 가리켰다.“동의를 받는 사람이 누구인지에 따라 거절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어. 내가 문을 고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고, 누군가는 그 문을 꼭 통과해야 한다면? 그 사람한테 내가 동의해 달라고 하는 순간, 그게 정말 자유로운 선택일까?”엘리시아의 표정이 진지해졌다.“거절했을 때 불이익이 없다는 보장이 먼저 필요하겠네요.”“맞아. 그리고 동의했다가 마음이 바뀌면 철회할 수도 있어야 하고.”카시엘이 덧붙였다.“문을 통과하는 데 동의하는 것과, 문을 설계한 사람에게 자신의 행선지를 맡기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세레나가 그를 돌아봤다.“그
세레나는 아침부터 돈 때문에 고민하고 있었다.정확히는 자기 돈이 아니라 루아의 돈이었다.“대공.”“예.”“루아한테 월급을 주면 어떨까요?”카시엘은 찻잔을 내려놓았다. 맞은편에서 빵에 잼을 바르던 아리엘라는 손을 멈췄고, 엘리시아는 장부를 펼치려다 말고 세레나를 바라봤다.“월급이요?”“응. 루아가 그동안 한 일이 있잖아요. 기록 관리도 했고, 위험한 카드도 분석했고, 우리가 모르는 규칙도 알려 줬고. 그러니까 일한 대가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가능은 합니다.”카시엘의 대답은 빨랐다. 하지만 곧바로 덧붙였다.“다만 먼저 확인할 것이 있습니다.”“뭔데요?”“루아가 그 일을 고용 관계로 인정하고 싶은지부터 물어야 합니다.”세레나는 입을 다물었다.맞다.또 그랬다.자기는 루아에게 돈을 주는 방법을 고민하면서 정작 루아가 어떤 관계를 원하는지는 묻지 않았다. 선의라고 해서 언제나 상대의 선택을 존중하는 것은 아니었다. 예전의 자신이 카시엘의 기억을 귀환 좌표로 이용하려 했던 것도, 아리엘라에게 대신 선택하라고 했던 것도, 결국은 누군가를 살리겠다는 마음에서 시작되지 않았던가.“루아.”『응.’“월급 받을래?”『월급이 뭔데?』“일하고 받는 돈.”『그럼 나는 무슨 일 해야 해?』“지금까지 했던 기록 관리 같은 거?”『그거 이제 내 역할 아닌데.』“……그렇지.”『다시 해야 해?』세레나가 곧바로 고개를 저었다.“아니. 안 해도 돼.”루아는 잠시 조용했다.『그럼 월급 안 받을래.』“왜?”『돈 받으면 다시 해야 할 것 같아.』세레나의 손끝이 멈췄다.카시엘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루아가 이어 말했다.『나 이제 아침에 눈 보고 싶으면 눈 보고, 방에 있고 싶으면 방에 있고 싶어. 그런데 돈 받으면 누가 부를 때마다 일해야 하는 거 아니야?』“그럴 수도 있지.”『그럼 싫어.』세레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아리엘라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그럼 지금까지 한 일에 대한 보수는?”세레나가 그녀
아침이 되었는데도 세레나는 바로 주사위를 찾지 않았다.현재 보드는 90.다음 고정 지점은 95였다.예전 같았으면 얼마나 남았는지부터 계산했을 것이다. 오늘 몇 칸을 갈 수 있는지, 높은 숫자가 나오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다음 카드가 무엇인지부터 확인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세레나의 시선은 보드가 아니라 다른 곳에 머물러 있었다.[D SLOT ITEM 03.]SYSTEM — QUEST.상태:UNANSWERED.어제까지는 이것만 보였다.질문이었다가 퀘스트가 된 것.그것도 누군가가 명령해서 바뀐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답을 받지 못한 시스템이 스스로 처리 형식을 바꾼 흔적.세레나는 침대에 기대 앉은 채 손가락으로 허공을 두드렸다.“루아.”한 번.대답이 없다.두 번 부르지 않았다.기다렸다.잠시 후 목소리가 들렸다.『응.’“잘 잤어?”『나는 안 자.’“알아. 그냥 인사.”『그럼 잘 잤어.’세레나가 피식 웃었다.“거짓말이잖아.”『인사라며.’“그것도 맞네.”루아의 방이 생긴 뒤부터 이런 순간이 늘었다.예전에는 루아를 부르면 시스템 안쪽에서 즉시 대답이 돌아왔다. 이제는 다르다. 온실을 보고 있을 수도 있고, 자기 방의 창밖을 보고 있을 수도 있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가만히 있을 수도 있다.그래서 기다려야 한다.세레나는 그 기다림이 싫지 않았다.“어제 그 QUEST.”『응.’“밤새 뭐 달라진 거 있어?”『있어.’세레나가 몸을 바로 세웠다.“뭔데?”『나 혼자 봐도 되는지 먼저 물어봤어.’“누구한테?”『시스템.’세레나가 눈을 깜빡였다.“뭐래?”『안 된대.’“왜?”『PLAYER01 접근 권한 필요한 기록이래.’“그럼 잘했네.”『뭐가?’“혼자 억지로 안 열어 본 거.”루아가 잠시 조용해졌다.『나 이제 관리자가 아니니까.’“응.”『세레나 기억도 내 거 아니고.’“응.”『QUEST도 내 거 아니야.’세레나가 천천히 웃었다.“맞아.”『그래서 기다렸어.’“그럼 같이 보자.
[RETURN01 LIFE RECORD.]검증 준비.GAME TIME:LOCAL LIFE TIME:—숫자가 나타나기 직전 멈춘 창을 세레나는 한참 바라봤다.GAME TIME.그 숫자가 예전이었다면 꽤 무서웠을 것이다.현대에서 살았던 시간이 실제로는 흐르지 않았다거나, 자신이 기억하는 수많은 날이 전부 게임이 만들어 낸 임시 기억이었다거나, 혹은 RETURN01이 귀환이 아니라 거대한 환상에 불과했다는 식의 결론부터 떠올렸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세레나는 이미 70번에서 자신의 현대 생활이 실제로 이어졌다는 것을 확인했다. GAME 신호가 끊긴 동안에도 그 세계의 시간은 흘렀고, 자신이 보지 않는 곳에서도 사람과 사건은 계속 움직였다. 월세 계약은 갱신됐고, 급여가 들어왔고, 병원 기록이 남았으며, 자신조차 잊고 있던 사소한 생활의 흔적들이 여러 해에 걸쳐 이어졌다.그러니 0은.없었다는 뜻이 아니다.“게임이 못 셌던 거네.”카시엘이 그녀를 바라봤다.“무엇을 말입니까.”“내 시간.”세레나는 창을 손끝으로 가리켰다.“GAME TIME이 0이라고 해서 내가 거기서 0초를 살았다는 뜻이 아니에요. 게임이랑 연결이 끊겼으니까 게임 기준 시간이 없었던 거야.”[해석 일치.]시스템이 곧바로 답했다.세레나의 눈썹이 올라갔다.“이번엔 바로 인정하네.”[BOARD70에서 RETURN01 독립 생애 연속성 검증 완료.][현재 검증 항목은 ‘존재 여부’가 아닙니다.]“그럼?”[시간의 소유권.]세레나의 표정이 멈췄다.카시엘도 창을 봤다.[GAME이 관측하지 않은 시간을 PLAYER01의 생애로 인정할 것인가.]세레나는 어이가 없어서 웃었다.“그걸 왜 게임이 인정해?”[기존 GAME 기록 규칙상 비관측 시간은 PLAYER LIFE TIME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그러니까 그 규칙이 틀렸다고.”[BOARD90에서 검증 예정.]“아니.”세레나가 단호하게 잘랐다.“검증은 해. 자료도 볼 거고.”잠깐.“근데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세레나가 가장 먼저 확인한 것은 시스템창이 아니었다.창가였다.밤새 내리던 눈은 멎어 있었다. 유리창 가장자리에는 하얀 눈이 얇게 쌓여 있었고, 새벽빛이 그 위에 번지면서 방 안까지 희끄무레한 빛이 들어왔다. 세레나는 이불 속에서 한동안 그것을 바라보다가 문득 어젯밤 온실에 두고 온 거울을 떠올렸다.“루아.”대답이 없다.예전 같으면 심장이 먼저 내려앉았을 것이다.연결이 끊겼나.사라졌나.83번에서 DEALER 역할을 종료한 게 잘못됐나.그런 생각부터 했을 것이다.하지만 세레나는 기다렸다.하나.둘.셋.그리고 꽤 시간이 지난 뒤에야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응.’세레나가 눈을 깜빡였다.“뭐 했어?”『눈 보고 있었어.’“내가 불렀는데.”『들었어.’세레나가 잠깐 입을 다물었다.“그런데 바로 대답 안 했어?”『응.’“왜?”루아가 너무 태연하게 말했다.『조금 더 보고 싶어서.’세레나는 멍하니 천장을 바라봤다.그리고 웃었다.“그래.”『화 안 나?’“왜 화가 나.”『예전에는 부르면 바로 대답했잖아.’“그때는 네가 계속 내 옆에 붙어 있었으니까.”『지금도 연결돼 있잖아.’“연결돼 있는 거랑 항상 대답해야 하는 건 다르지.”루아가 조용해졌다.세레나는 몸을 일으켰다.“앞으로도 대답하기 싫으면 안 해도 돼. 대신 위험한 일 생겼을 때 내가 급하게 부르면 그건 좀 빨리 대답해 줘.”『얼마나 빨리?’“음.”세레나는 진지하게 고민했다.“세 번 정도 부르기 전에?”『세레나.’“응.”『그건 규칙이야?’“아니. 부탁.”잠시 후.『그럼 할래.’세레나는 웃었다.이런 게 달랐다.명령.규칙.조건.선택지.그런 것이 아니라.부탁하고.듣고.싫으면 거절하고.원하면 받아들이는 것.루아가 DEALER가 아니게 된 첫 아침은 그렇게 별것 아닌 대화로 시작됐다.그리고 그 별것 아닌 대화가 세레나는 마음에 들었다.⸻아침 식사 자리에는 온실에서 회수된 거울이 먼저 도착해 있었다.하인이
『눈 오는 온실.』『카시엘이 좋아한다는 소리.』『나도 들어 보고 싶어.』루아가 처음으로 구체적인 장소를 골랐다.따뜻한 곳.사라지지 않아도 되는 곳.누군가를 살리기 위한 대가가 되지 않아도 되는 곳.그동안 루아가 말한 것은 전부 ‘어떤 곳이어야 하는가’에 가까웠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눈 오는 온실.장소가 생겼다.세레나는 그 말을 듣고 한참 웃었다.“좋아.”『진짜?’“응.”『어떻게?’세레나가 멈칫했다.루아는 아직 몸이 없다. 눈도 없고 귀도 없다. 세레나가 보는 것을 직접 보는 것도 아니고, 세레나가 먹는 맛을 그대로 느끼는 것도 아니다. 최근에야 세레나의 감각 기록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감각 모델을 만들기 시작했을 뿐이다.온실로 데려간다.말은 쉽다.하지만 어떻게?“그건 지금부터 알아봐야지.”『모르면서 된다고 했어?’“가고 싶은 데가 생겼으면 가는 방법을 찾으면 되잖아.”루아가 조용해졌다.『또 만든다고?’“응.”『방법 없으면?’“만들어.”잠깐.루아가 웃었다.『세레나 그 말 진짜 좋아해.’“나도 이제 인정했어.”세레나는 침대에서 내려왔다.“시스템.”[확인.]“DEALER가 외부 환경을 독립적으로 관측할 수 있는 방법.”[현재 DEALER는 D SLOT 및 GAME 관리 구조에 연결되어 있습니다.]“그건 아는데. 내가 보는 거 빌려 보는 방식 말고.”[현재 독립 감각 기관 없음.]“몸 만들어 달라는 말 아니야.”[확인.]“관측만. 루아가 보고 싶을 때 보고, 싫으면 끌 수 있고, 내가 뭘 보고 있는지랑 상관없이.”잠시.[기존 기능 없음.]세레나가 웃었다.“그럼 만들면 되겠네.”[신규 기능 생성에는 안정적 독립 존재 기록이 필요합니다.]“현재 얼마.”그런데 시스템이 띄운 숫자를 보는 순간 세레나의 미간이 좁아졌다.[DEALER 독립 존재 지속성:71%.]세레나는 숫자를 한참 봤다.“잠깐.”『왜?’“이거 이상한데.”루아가 조용해졌다.세레나는 지난 기록을 머릿속에서 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