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애걸복걸 첫사랑 구출기 / EP 71. 이중계약의 조건

Share

EP 71. 이중계약의 조건

Author: KRYSE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8-31 13:22:39

유진의 발밑이 허공에 뜬 것처럼 아슬아슬하게 흔들렸다.

밤바람이 정면으로 들이쳤다.

얼어붙을 듯 차가운 서울의 밤공기가 폐부 깊숙이 박혔지만,

가슴속에서 타오르는 불덩이는 꺼질 줄을 몰랐다.

두 사내의 면전에 투척했던, 인간의 도덕관을 쓰레기통에 처박은 양다리 제안.

기어이 그 오만한 두 포식자 모두 유진의 미친 패를 군말 없이 수용했다.

하지만 정작 판돈을 던진 유진은 승리감은커녕, 머리가 깨질 것처럼 아파왔다.

그때 입술 끝이 아릿하게 아파왔다.

문기가 광기어린 소유욕으로 난폭하게 물어뜯어 놓은 상처에서, 기어이 비린 핏방울이 다시 배어 나왔다.

유진은 손등으로 입술을 거칠게 훔쳐냈다.

하얀 손등 위로 번지는 선홍빛 혈흔.

그리고 문기가 마지막에 자신에게 던진, 더 이상의 구원은 없다는 말이 머릿속을 헤집었다.

이제 정말 이 괴물 같은 두 남자와 대체 어떤 연애를 해야 하는 건지.

정녕 인간으로서 이래도 되는 건지.

밀려드는 도덕적 부채감과 공포에 유진은 끊임없이 갈팡질팡하며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Latest chapter

  • 애걸복걸 첫사랑 구출기   EP 75. 경계선 침범

    김문기.그는 사나운 맹수처럼 다가와 그녀의 가녀린 손목을 부서뜨릴 듯이 강하게 낚아채듯 붙잡았다.“오, 오빠……? 오빠가 여기 왜……”“따라와.”문기는 대답 대신 거친 손길로, 유진을 질질 끌다시피 하며 선호의 아파트 쪽으로 그녀를 강압적으로 이끌었다.요스케와의 뜨거웠던 밤 산책이 남긴 여운을 자신의 독점욕으로 단숨에 덮어버리겠다는 무서운 기세로 날뛰는 남자의 거침없는 악력에 유진은 발버둥쳤다.“오빠, 이거 놔! 지금 밤 12시 넘었어. 그리고 나…… 여기 혼자 사는 거 아니고, 선호 집이란 말이야!”유진이 선호의 아파트 호수를 보며 악을 쓰듯 속삭였다.하지만 문기는 콧웃음을 칠 뿐이었다.그의 잘생긴 입술 끝이 냉소적으로 뒤틀렸다.문기는 거침없는 손가락 움직임으로 선호의 바로 옆집 도어록 키패드를 난폭하게 눌렀다.삐빅, 스르륵.“나…… 오늘 여기로 이사 왔어.”“……뭐?”상상조차 하지 못한 포식자의 압도적인 전개.유진은 경악으로 동공을 커졌다.그리고 속수무책으로, 문기가 열어젖힌 어두컴컴한 옆집 현관문 안쪽으로 짓눌리듯 끌려 들어갔다.쾅ㅡ!현관문이 닫히는 서늘한 파열음과 함께, 실내가 완벽한 어둠에 잠겼다.문기는 유진을 현관 벽면에 거칠게 밀어붙여 가두듯 감싸 안고는 그녀의 코앞까지 수려하고 핏발이 선 잘생긴 얼굴을 사정없이 들이밀었다.남자의 거친 숨결에서 독한 위스키 향과 질투의 체취가 훅 끼쳤다.정신을 차린 유진이 두 손으로 문기의 단단한 가슴을 사납게 밀쳐냈다.“잊은 거 아니지?! 내가 보낸 규칙! 병원 밖에서도 일주일에 데이트는 딱 하루만이라고 했잖아!”“그래서?”문기는 자신의 가슴을 밀어내는 유진의 가녀린 손목을 한 손으로 꽉 잡아채 벽 위로 고정해 버렸다.혜선에게 사냥법의 힌트를 얻었던 그대로.10년의 방치와 거세를 비웃기라도 하듯.유진의 허리를 으스러뜨릴 듯이 끌어안으며, 그녀의 벌어진 입술을 사정없이 막아버렸다.“읍……! 으읍……”다정함이나 허락 따위는 온데간데없는, 오직 자신의 소유물을 다른

  • 애걸복걸 첫사랑 구출기   EP 74. 영토교대

    마치 신데렐라가 된 듯, 시간의 성벽이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요스케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겨우 유진의 손목을 잡고 주점 밖으로 나왔다.주차장으로 돌아오는 내내,잡은 손바닥을 타고 흐르는 끈적한 온도감과 성적 긴장감에,두 사람은 터질 것 같은 심장을 겨우 진정시켜야 했다.스윽.밤 11시 58분.SUV 차량 조수석 문 앞에 선 요스케가 유진을 바라봤다.그리고 차체와 자신의 몸 사이에 유진을 가둬두듯 바짝 다가섰다.숨결이 완벽하게 엉키는 아슬아슬한 거리.남자의 거친 호흡이 유진의 뺨을 적셨다.요스케의 커다란 손이 유진의 뺨을 감싸 안았다.그의 두꺼운 손가락바닥이 뺨을 쓸어내리다가, 이내 입술이 닿을 듯 말 듯한 1mm의 거리에서 우뚝 멈춰 섰다.단 1mm.그 미세한 틈새만 좁히면.미야코지마의 밤처럼,서로의 나신을 짓이기며,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는 아찔한 수위였다.유진은 눈을 감았다.사내의 난폭한 키스를 갈구하며 붉은 입술을 살짝 벌렸다.타액으로 젖은 숨결이 허공에서 얽혔다.그의 중심이 유진의 골반을 묵직하게 치받았다.그러나 요스케는 끝내 입술을 겹치지 않았다.규칙을 어겨 유진이 제 영토를 이탈하게 만들 순 없었기에,그는 유진의 귓가에 입술을 묻고 터질 듯한 정욕을 참아내며 거칠게 읊조렸다.“잘 가, 내 아내. 다음 주 월요일까지…… 날 그리워 해줘. 나도 널 그리워하며 미쳐버릴 테니까.”그 애절하고도 독점욕 가득한 인사를 끝으로.유진은 멀어지는 그의 차량을 바라보며 간신히 가쁜 숨을 가라앉혔다.쾌락의 유예로 인해 온 몸이 바들바들 떨리고 있었다.하아, 하아.가쁜 숨결이 차가운 밤공기 속으로 흩어졌다.길가에는 여전히 류 요스케가 남기고 간 묵직한 남성 호르몬의 잔향이 눅진하게 맴돌고 있었다.얇은 드레스 안쪽.그의 손길이 스쳤던 허벅지 안쪽 살결이 기분 나쁘게 화끈거렸다.요스케가 밀어붙였던, 단 1mm의 금욕이 준 아찔한 결핍감에 전신의 세포가 파르르 떨리던 그 찰나.손바닥 안의 휴대폰이 사납게 울부짖었

  • 애걸복걸 첫사랑 구출기   EP 73. 첫번째 데이트, 요스케

    사방이 어둠으로 내려앉은 서울의 밤.저 멀리 화려한 도심의 야경과 남산 서울타워가 마치 하늘의 별처럼 부서져 내렸다.반짝이는 야경이 수놓아져 있는 산책로를 두 사람은 아무런 말도 없이 숨을 죽인 채 걸었다.그 고요하고 평화로운 침묵이 묘하게 유진의 심장을 더 쫄깃하고 팽팽하게 옥죄어 왔다.그리고 요스케가 이끄는 이 조용한 밤 산책은 유진이 태어나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간질간질한 설레임과 아련한 연애의 정석 그 자체였다.요스케가 규칙을 지키기 위해 억누르고 있는 이 얌전해진 성적 긴장감이 오히려 유진의 전신을 더 안달 나게 만들고, 자꾸만 그의 섹시한 옆모습을 훔쳐보게 만들었다.맞잡은 그의 커다란 손에서 전해지는 뜨거운 온기.그리고 가로등 불빛을 받아 조각처럼 빛나는 그의 섹시한 턱선,거기에 양다리 제안에 대한 도덕적 죄책감까지 뒤섞여, 지금 유진의 심장은 금방이라도 폭발할 듯 격렬하게 쿵쾅거렸다.얼마나 걸었을까,산책로 모퉁이 구석에 주황색 알전구가 따스하게 켜져 있는 작은 한옥 주점이 모습을 드러냈다.요스케가 걸음을 우뚝 멈추고, 유진을 다정한 눈빛으로 돌아보았다.“저기서 간단히 저녁 어때?”그의 낮고 감미로운 물음에, 유진은 제 심장 소리가 그에게 들릴까 두려워 그저 요스케의 손만 꼭 쥐며,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자신의 신앙이었던 10년의 사랑을 송두리째 뒤흔들었던 요스케의 지독하리만치 로맨틱한 연애의 역습이 이 오래된 성곽길 위에서, 다시금 그녀를 사로잡기 시작했다.주황색 알전구가 아스라하게 켜진 작은 한옥 주점 안쪽.비좁은 한옥 주점의 구석자리.어둠과 탁한 나무 냄새가 두 사람의 실루엣을 기괴하게 부풀렸다.은백색 주전자에서 흘러나온 전통주가 잔을 채웠다.은은한 곡향. 그러나 누구도 잔을 쥐지 않았다.탁자 위, 미세하게 일렁이는 투명한 술잔 너머로 아찔한 침묵이 교차했다.어둠이 스며든 작은 공간에서.요스케의 거대한 체구가 내뿜는 묵직한 남성 호르몬이 공기를 밀폐시켰다.숨막히는 성적 텐션.팽팽하게 당겨

  • 애걸복걸 첫사랑 구출기   EP 72. 계약 조건 성립

    주말 오후, 두 포식자의 손바닥 위에서 똑같은 진동이 울렸다.ㅡ보내준 규칙을 꼭 지켜 주시고, 일주일에 정해진 날짜 중 딱 하루만 데이트를 하고 나머지 이틀은 연락 정도로만 제한할게요.ㅡ그렇게 정확히 3개월. 그러니까 12주 안에 제 마음 결정하겠습니다.유진이 빼곡하게 정리한 양다리 연애의 규칙표.그녀의 오만한 문장들을 읽던 두 남자들은 모두 탄식의 한숨을 내쉬었다.8년의 세월을 뛰어넘어야 할 류 요스케는, 고작 ‘12주, 12번의 데이트’라는 잔인한 시간의 한계 앞에, 동공이 시커멓게 죽었다.반면, 온전한 수컷의 본능으로 사냥법을 바꿨던 김문기는, 선을 넘을 수 없는 지독한 ‘스킨십의 한계선’ 앞에, 목울대를 삼켰다.하지만 두 사람 모두 똑같은 결핍을 짊어져야 하는 동등한 조건의 규칙이었기에.그 오만한 괴물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군말 없이 유진의 제안을 그대로 수용했다.판돈이 정해졌으니, 이제 남은 것은 상대의 심장을 먼저 짓밟고 영토를 차지하는 것뿐이었다.*월요일.이중 계약의 첫 단추는 류 요스케였다.주말 내내, 유진의 인턴 근무 스케줄표를 수십 번도 더 확인한 요스케.그리고 첫 데이트를 월요일 저녁으로 결정했다.그리고 커다란 침대에, 홀로 누워 비어있는 옆공간을 바라보며 그녀를 생각했다.나의 아내, 유진이 있어야 할 곳.하지만 그녀는 여기에 이제 없다.하지만 딱 3개월이다.3개월 뒤, 그녀는 이곳에 누워 다시 자신의 품 안에 있게 될 것이다.그리고 그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만약 8년 전이라면…… 만약 그때 유진이 학교에서 나를 알아봤거나, 혹은 오대산 그 밤에 내가 그녀의 곁을 온전히 지켰다면…… 그랬다면, 난 제일 먼저 무슨 데이트를 하려고 했을까.]나의 첫사랑이자 유일한 사랑.하지만 학창 시절 증오했던 자신의 라이벌의 정혼자.그의 손바닥 안에 박제된 장난감 인형처럼, 그의 성역 안에서 사육되던 여자.그런 상황 아래 놓인 그녀가 분명 자유롭게 자신과 연애를 할 수는 없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렇

  • 애걸복걸 첫사랑 구출기   EP 71. 이중계약의 조건

    유진의 발밑이 허공에 뜬 것처럼 아슬아슬하게 흔들렸다.밤바람이 정면으로 들이쳤다.얼어붙을 듯 차가운 서울의 밤공기가 폐부 깊숙이 박혔지만,가슴속에서 타오르는 불덩이는 꺼질 줄을 몰랐다.두 사내의 면전에 투척했던, 인간의 도덕관을 쓰레기통에 처박은 양다리 제안.기어이 그 오만한 두 포식자 모두 유진의 미친 패를 군말 없이 수용했다.하지만 정작 판돈을 던진 유진은 승리감은커녕, 머리가 깨질 것처럼 아파왔다.그때 입술 끝이 아릿하게 아파왔다.문기가 광기어린 소유욕으로 난폭하게 물어뜯어 놓은 상처에서, 기어이 비린 핏방울이 다시 배어 나왔다.유진은 손등으로 입술을 거칠게 훔쳐냈다.하얀 손등 위로 번지는 선홍빛 혈흔.그리고 문기가 마지막에 자신에게 던진, 더 이상의 구원은 없다는 말이 머릿속을 헤집었다.이제 정말 이 괴물 같은 두 남자와 대체 어떤 연애를 해야 하는 건지.정녕 인간으로서 이래도 되는 건지.밀려드는 도덕적 부채감과 공포에 유진은 끊임없이 갈팡질팡하며 흔들렸다.유진은 서킷 브레이커이자 자신의 단짝인 선호에게 전화를 걸었다.“너…… 오늘 당직이야?”ㅡ아니. 지금 퇴근하고 집에 가는 중.“잘됐다. 그럼 집에서 봐. 자지 말고 기다려.”ㅡ왜? 또 뭔 사단을 냈는데?“너 내가 무슨 짓 했는지 안 궁금해?”ㅡ응. 안 궁금해. 나 피곤해 죽을 것 같으니까, 할 얘기 있으면 10분 안에 튀어 들어와서 해. 안 그럼 문 잠그고 그냥 잔다.“알았어! 알았다고, 지금 신발에 불이 나게 뛰고 있으니까 제발 기다려줘!”유진은 신혼집에서 짐을 빼 나온 뒤, 다시 선호의 집에서 빌붙어 살고 있었다.그리고 자신의 유일한 피난처인 선호의 아파트를 향해, 숨이 턱 끝까지 차도록 달렸다.“야! 윤선호……!”현관문을 요란하게 열고 들어온 유진은, 가방을 바닥에 내팽겨치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거실 소파에 길게 누워 리모컨을 돌리던 선호가 실눈을 뜨며, 한심하다는 듯 유진의 엉망이 된 몰골을 바라보았다.그때 그의 시선이 유진의 입술 위, 붉

  • 애걸복걸 첫사랑 구출기   EP 70. 가면의 종료

    칙.어둠 속에서 작은 불꽃이 튀었다.시가 끝단이 선홍빛으로 무섭게 타오르며 하얀 연기를 뿜어냈다.청담동의 어두운 밀실을 빠져나온 문기의 눈동자는 핏발 선 채 가라앉아 있었다.눈동자 가장자리는 칠흑 같은 어둠을 가득 담고 있었다.자신의 완벽한 성역이자 소유물이었던 세상에서 가장 고결했던 나의 정혼녀.그녀가 다른 사내의 몸을 거치고 와서 자신의 존재을 헌신짝으로 만들었다.그것도 모자라, ‘동시 연애’라는 천박하고 미친 제안을 던졌다.그럼에도 끝내 놔주지 못한 자신의 집착에 뼈가 부셔지도록 아팠다.하지만 포식자는 패배의 분노에만 갇혀 있는 무능한 존재가 아니었다.판돈이 걸린 이상.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류 요스케라는 침입자를 짓밟고 자신의 여자를 완벽하게 회수해야 했다.문기는 곧바로 수행비서를 통해 은밀한 연락망을 가동했다.그가 불러낸 사람은 다름 아닌 유진의 또 다른 소꿉친구이자, 고등학교 시절부터 문기가 제주 국제학교 장학금을 미끼로 포섭해 둔 스파이, 한혜선이었다.늦은 밤, LX 그룹 본사 상무실의 육중한 문이 열리고, 혜선이 긴장한 기색으로 걸어 들어왔다.“이 밤중에 무슨 일 있으세요? 상무님.”문기는 바 테이블에 앉아 입구를 등진 채 피가 배어 나오는 주먹을 매만지고 있었다.“서유진이 류 요스케랑 별거를 한다고 하더니, 갑자기 나랑 그 새끼 둘 다 양다리를 걸치겠다는 미친 제안을 하더군.”문기가 시가를 입에 물며 짓이기듯 읊조렸다.유진의 도발에 순간 혜선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었다.하지만 이내 냉정함을 되찾고 문기의 앞에 섰다.문기는 시가 연기를 길게 내뿜으며 서늘하게 다그쳤다.“지난 10년 동안 내 울타리 안에서 고결하게 있었던 서유진이, 아무리 한정희 때문에 힘들었다고 해도, 고작 한달 만에 눈이 뒤집혀서 이딴 발칙한 대가리를 굴릴 리가 없어. 뭐 들은 거 없어? 혹시 과거에…… 그러니까 우리 고등학교때 얘기라던지, 네가 아는 걸 전부 뱉어, 한혜선.”“전혀요.”“그럼 류 요스케…… 그 새끼가 도대체 서유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