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경도이현은 재균과 함께 정세를 살피고 있었다.“선생, 유정 선생이 많이 늦습니다.”재균은 천무국의 지도를 살피며 서도와 경도, 충도와 성도의 지역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었다.“전하, 유정은 성도군의 진격을 막고 돌아올 것입니다.”재균은 한참을 고민하다가 말을 이었다.“쉽지 않은 전투이니 신경 쓸 것도 많겠지요.”“괜찮을까요?”재균은 지도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전하, 유정을 믿고 기다려 보시지요.”“함께 동문수학할 때도 유정은 항상 군사 관련 서적을 즐겨 보며 자신만의 전술과 책략을 구상해 왔습니다.”“아마 당대의 책략가 중 누구도 유정을 따라가기는 어려울 것입니다.”“선생보다도 말씀이십니까?”“저는 그저 조금의 지식으로 유정을 흉내 내는 정도입니다.”“선생은 겸손이 지나치십니다.”이현은 그렇게 대답했지만, 재균의 말을 듣고 한편으로는 안심했다.충도, 승현의 진영승현과 상장군은 계속된 후퇴로 피로가 쌓여 있었다. 승현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상장군에게 말했다.“상장군, 언제까지 제대로 된 전투도 없이 후퇴만 반복해야 합니까?”상장군은 지도를 바라보며 승현에게 말했다.“이곳까지 가셔야 합니다. 앞으로 두세 번은 더 후퇴해야 합니다.”승현은 답답한 듯 투정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답답합니다. 군사들의 사기도 점점 떨어지고 있습니다.”“유정 선생이 신신당부한 일이니, 일이 그르치지 않도록 군사들을 잘 다독여야 합니다. 이번 일에는 실수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승현은 상장군의 말에 마지못해 수긍했다.“자, 공자. 이제 다시 이동할 준비를 하시지요.”상장군이 밖으로 나가자 승현도 옷을 갖춰 입고 뒤따라 나갔다.성도군 진영장평은 막사에서 네 사람과 함께 지도를 살펴보고 있었다.상장군은 지도를 살피다가 입을 열었다.“최근 크고 작은 전투에서 모두 승리했습니다. 적의 사기는 떨어질 대로 떨어졌을 것입니다.”성충군과 성용군의 두 장군은 상장군의 말에 동의하며 기뻐했다.묵진도 최근 이어진 전투에서 거둔 승리에
충도 관청유정은 충도에 도착해 대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성주, 첫 전투에서 적의 기세를 꺾었으나 불리한 형국은 변하지 않았습니다.”대현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지도를 바라보고 있었다.“승현이가 잘해 주고 있을지 걱정입니다.”유정은 지도의 한쪽을 살펴보며 대현에게 말했다.“성주, 제가 상장군에게 군영을 이곳으로 옮기라고 했으니 한동안은 큰 걱정이 없을 것입니다.”“그리고 적의 유인책을 쓰라고 지시했으니, 천천히 이곳까지 적군을 끌어들일 것입니다.”대현은 지도를 면밀히 살피며 유정에게 물었다.“이곳까지 말입니까?”“예. 조금씩 후퇴하면서 적을 이곳까지 끌어내야 합니다. 적진에는 장평이라는 책사가 있어 쉽지는 않겠지만, 그에 대한 방책도 일러두었습니다.”유정은 다시 지도의 한 지점을 짚으며 대현에게 말했다.“그래서 저는 지금 바로 이윤 전하를 찾아뵙고, 군사를 이끌고 이곳까지 와 달라고 부탁할 생각입니다.”대현은 지도를 바라보며 물었다.“그리하면 이번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겠습니까?”“예, 성주. 상장군과 승현 공자가 잘해 준다면 적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대현은 유정의 확신에 찬 말에 한시름 걱정을 내려놓았다.“선생, 그럼 수고를 부탁드리겠습니다.”“그럼 성주, 저는 서둘러 이윤 전하를 뵈러 가야겠습니다.”“부탁드리겠습니다.”유정은 관청 밖으로 나와 말에 올라탔다. 그리고 이윤의 진영을 향해 달려갔다.대현은 떠나는 유정을 한없이 바라보았다.그때 뒤에서 부관이 대현에게 보고했다.“성주님, 승현 공자의 진영에서 소식이 왔습니다. 적의 추가 기습으로 군량미 창고 일부가 불에 탔으며, 급히 군량미를 추가로 보급해 달라는 전갈입니다.”대현은 크게 놀라 다급하게 물었다.“군량미 창고에 불이 났다고? 피해가 얼마나 되느냐?”“군의 피해는 크지 않으나, 군량미의 절반가량이 불에 탔다고 합니다.”“큰일이군. 어서 군량미를 보내 주거라.”“예, 성주님.”부관은 군사들을 이끌고 군량미 보관 창고 쪽으로 달려갔다
충도군 진영유정은 막사 안에서 충도의 지도를 면밀히 살피고 있었다.그때 승현과 상장군이 막사 안으로 들어왔다.첫 승리가 기뻤던 승현은 유정을 보자마자 입을 열었다.“선생! 대승입니다. 적의 기습군을 궤멸시켰습니다.”유정은 수염을 쓸어내리며 승현의 승전보를 듣고 있었다.“공자, 아직 그리 기뻐할 때가 아닙니다.”승현은 유정의 말에 수긍하며 차분하게 대답했다.“죄송합니다. 선생의 말씀이 맞습니다. 아직 적을 모두 물리친 것은 아니니…….”유정은 조금 전부터 살펴보던 지도를 가리키며 상장군에게 당부했다.“상장군께서는 이곳과 군량미 창고를 철저히 경계하고 방비하도록 하십시오.”“선생의 말씀을 따르겠습니다.”유정은 이번에는 승현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공자, 우리가 첫 승리를 거두기는 했으나 아직 적보다 군사가 적습니다.”승현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어찌하여 그렇습니까? 방금 전투에서 적은 수천의 군사를 잃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병력이 비슷하지 않겠습니까?”“아닙니다. 공자께서 군을 이끌고 떠나셨을 때 척후병이 도착했습니다. 중도에서 장평이 군을 이끌고 성도에 도착할 것이라는 전갈이었습니다.”유정은 잠시 지도를 살핀 뒤 말을 이었다.“아마 충도로 바로 들어오는 길을 만도의 군사들이 막고 있으니, 다른 길을 택한 듯합니다. 장평이라는 자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합니다만, 재균이 보내온 정보에 따르면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책략을 종종 쓴다고 합니다. 그러니 긴장을 늦추어서는 안 됩니다.”승현은 유정의 말에 수긍하는 듯했지만, 그다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았다.“선생, 제가 보기에는 선생의 책략이 그자의 책략보다 훨씬 뛰어날 듯합니다.”“공자, 전장에서 방심은 절대 금물입니다.”유정은 단호한 어조로 거듭 당부했다.“오늘 밤은 더욱 철저하게 경계하셔야 합니다. 저는 만도의 군사들이 충도로 들어왔다는 전갈을 받아 대현 공자를 뵙고 경도로 넘어갈 예정입니다. 제가 드린 당부를 반드시 기억하십시오.”승현은 알겠다고 대답한
성도군 진영장평은 묵진과 함께 막사 안으로 들어갔다. 두 장군도 그 뒤를 따라 들어왔다.장평은 펼쳐진 지도를 살펴보며 물었다.“그래, 상장군은 어느 길로 갔는가?”묵진은 장평의 말에 지도 한쪽을 가리키며 대답했다.“이쪽으로 진군하고 있습니다.”장평은 잠시 지도를 살펴본 뒤 두 장군을 향해 말했다.“두 장군은 각각 3천의 군사를 이끌고 이곳으로 가시오.”그는 지도의 두 지점을 차례로 가리켰다.“성충군 장군은 이곳에서 대기하다가 패잔병들을 수습하시오. 성용군 장군은 이곳으로 가서 적을 추격을 막으시오.”두 장군과 묵진은 의아한 표정으로 장평을 바라보았다.“군사께서는 어찌 저희가 패할 것이라 단정하고 말씀하십니까?”“맞습니다. 오늘 밤은 저희가 승리할 것이 분명합니다.”장평은 그들의 말을 모두 들은 뒤 입을 열었다.“지금 충도군 진영에는 유정이라는 책략가가 있소.”그는 지도를 내려다보며 말을 이었다.“그자는 분명 지금 상황을 모두 간파하고 있을 것이오. 그리고 큰길에 반드시 매복을 설치했을 것이오.”장평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나라도 그곳에 매복을 설치하고 후방을 노려 기습군을 전멸시킬 것이다. 그렇다면…….’그러나 생각을 이어 갈 시간조차 부족했다. 장평은 두 장군을 바라보며 명했다.“지금은 상황이 시급하니 어서 내 명대로 따르시오.”두 장군은 장평에게 예를 갖춘 뒤 각각 3천의 군사를 이끌고 전장으로 출발했다.한편, 충도와 성도의 경계조용히 진군하던 상장군은 주변의 부장들을 바라보며 말했다.“보아라. 오늘 밤 기습은 하늘이 우리 편이라는 증거다.”“맞습니다, 장군. 장군의 이번 책략은 장평 군사가 도착했더라도 찬성했을 것입니다.”부장들의 칭찬에 상장군은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그때 척후병 한 명이 급히 달려와 보고했다.“장군! 전방 2리 앞에 적의 기마병이 있습니다!”상장군은 놀라며 척후병에게 되물었다.“무어라? 적의 기마병이 있다고? 잘못 본 것이 아니더냐?”“분명합니다! 기마병의 깃발도 충도의 깃발이었습
충도 승현의 진영충도와 성도의 경계에 있는 요충지에 도착한 유정은 서둘러 승현을 찾아갔다.승현은 막 도착한 상장군과 함께 지도를 살펴보며 전법을 의논하고 있었다.“다들 모여 계셨습니까?”승현은 유정을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한 뒤 자리를 권했다.“선생, 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어서 자리에 앉으시지요. 여쭤볼 것이 많습니다.”“공자께서도 자리에 앉으시지요.”승현과 유정은 자리에 앉아 지도를 펼쳐 놓고 의논을 시작했다.“공자, 성도군의 움직임은 어떻습니까?”“성도군은 이곳까지 진격한 뒤 상장군이 합류하자 잠시 진군을 멈췄습니다.”승현의 말에 상장군도 한마디 거들었다.“현재 성도군은 성충군과 성용군, 두 갈래로 나뉘어 이곳을 공략하려 하고 있습니다.”유정은 지도를 살펴보다가 바깥의 날씨를 확인했다.“오늘 밤은 바람이 세게 불 듯합니다. 바람이 거세면 주변의 소리가 묻히는 법이지요. 성도군이 이를 이용해 기습을 감행할 수도 있겠습니다.”승현과 상장군은 유정의 말에 감탄하며 물었다.“선생께서는 어찌 그런 것까지 알고 계십니까?”유정은 웃으며 수염을 쓰다듬었다.“천문을 조금 살필 줄 아는 정도입니다.”유정은 지도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허면 제 책략을 들어 보시겠습니까?”승현과 상장군은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선생, 책략을 알려 주십시오.”유정은 지도를 펼쳐 두 곳을 손가락으로 짚었다.“승현 공자께서는 이곳 양쪽에 군사 1천씩을 매복시키십시오. 자정이 지나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적은 반드시 이곳을 지날 것입니다. 적이 지나가는 것을 확인한 뒤 후방을 차단하고, 화공으로 적을 섬멸하십시오.”유정은 이어 다른 지점을 가리켰다.“상장군께서는 기병 3천을 이끌고 이곳에서 대기하십시오. 적이 나타나더라도 곧바로 공격하지 말고 잠시 기다리십시오. 후방에서 불길이 솟아오르면 적은 우왕좌왕할 것입니다. 바로 그때 기병을 이끌고 돌격해 적군을 격파하십시오.”상장군은 유정의 말을 듣다가 의구심이 들었는지 지도의 한쪽을 가리키며 물었다.“선
만도이윤은 유정과 진백호의 의견을 수렴해 군의 배치를 새롭게 조정하고 있었다.“전하, 이렇게만 해 주신다면 충도의 근심도 조금은 덜 수 있겠습니다.”“아닙니다, 선생. 선생이 아니었다면 만도 또한 고립을 면치 못했을 것입니다.”진백호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보탰다.“맞습니다, 전하. 이 요충지들을 조문혁에게 넘겨준다면 저희 또한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합니다.”유정은 흡족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충도의 정세가 시급하니 저는 돌아가 충도에 이 사실을 알리고 대비하도록 하겠습니다.”이윤은 일어서는 유정을 바라보며 말했다.“선생, 충도에 들렀다가 다시 경도로 돌아가신다고 하셨으니 제 서찰을 하나 써 드리겠습니다. 현이에게 전해 주십시오.”“예, 전하. 그리하겠습니다.”이윤은 서찰을 써서 유정에게 건넸다.유정은 서찰을 받아 들고 밖으로 나가 말에 올라 충도로 향했다.유정이 말을 타고 떠나는 모습을 본 민우는 안으로 들어와 상황을 살폈다.이윤과 진백호, 민우는 지도를 살피며 군의 이동을 의논했다.“진 장군은 어서 군의 편제를 지시하라.”이윤은 지도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그리고 진 장군, 자네는 5천을 이끌고 이곳으로 가서 중도의 중앙군이 진군하는 것을 막아 주게.”“예, 전하.”진백호는 밖으로 나가 군의 편제를 지시했다.이윤은 지도를 가리키며 민우에게 말했다.“민우, 자네는 4천을 이끌고 이곳으로 가게. 나는 3천을 이끌고 이곳으로 가겠네.”“나머지 2천의 예비군은 윤 가주에게 부탁해 각 지역의 움직임을 면밀히 살피도록 하겠네. 병력 운용에 부족함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야.”민우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이윤을 바라보며 물었다.“형님께서 친히 군을 통솔하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당연하다. 내가 이끌지 않으면 누가 따르겠느냐?”민우는 근심 어린 표정으로 다시 입을 열었다.“그럼 제가 사병 기마궁수 2천을 이끌고 선발대로 나서겠습니다. 형님께서는 후방을 지원해 주십시오. 그리고 표문을 미리 작성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