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ueil / 로맨스 / 열두 번째 명령이 끝나면 / 483화. 바다부터 보기로 한 날

Partager

483화. 바다부터 보기로 한 날

Auteur: 에이르
last update Date de publication: 2026-10-07 21:50:08

강릉에 가까워질수록 창밖 풍경이 달라졌다.

서윤은 아까보다 자주 창문 밖을 내다봤다.

그러다 멀리 푸른빛이 보이자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도현 씨.”

“네.”

“저거 바다 아니야?”

도현도 앞을 보며 대답했다.

“맞는 것 같습니다.”

“진짜?”

서윤이 창문 가까이 붙었다.

건물 사이로 잠깐 보였다 사라지는 푸른색.

그것만으로도 표정이 달라졌다.

“숙소 가지 말고 진짜 바로 가요.”

“그러기로 했잖습니까.”

“혹시 피곤해서 마음 바뀔까 봐.”

“안 바뀌었습니다.”

“그럼 가까운 데 아무 데나.”

“검색 안 하고?”

서윤이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바다만 나오면 돼.”

도현은 길을 따라 그대로 차를 움직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차가 멈췄다.

서윤은 문을 열자마자 바람에 머리카락부터 흐트러졌다.

“추워.”

그렇게 말하면서도 다시 차에 타지는 않았다.

도현이 트렁크에서 얇은 겉옷을 꺼냈다.

“입어요.”

“도현 씨는?”

“저는 괜찮습니다.”

“또 그러지.”

서윤은 옷을 받
Continuez à lire ce livre gratuitement
Scanner le code pour télécharger l'application
Chapitre verrouillé

Dernier chapitre

  • 열두 번째 명령이 끝나면   486화. 늦게 시작한 둘째 날

    서윤이 눈을 떴을 때는 방 안이 꽤 밝았다.커튼 사이로 들어온 햇빛이 침대 끝까지 길게 번져 있었다.그녀는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어젯밤 뒤집어둔 휴대폰도 그대로였다.도현의 팔은 자신의 허리 위에 느슨하게 얹혀 있었다.서윤이 조심스럽게 몸을 돌렸다.도현은 아직 자고 있었다.“……진짜 자네.”평소라면 자신보다 먼저 일어나 있을 사람이었다.서윤은 베개에 얼굴을 묻은 채 도현을 구경했다.평소보다 흐트러진 머리.힘이 완전히 빠진 얼굴.이불 밖으로 조금 나온 손.그 순간 어제 했던 약속이 떠올랐다.서로 몰래 한 장씩 찍기.서윤의 시선이 협탁으로 향했다.휴대폰은 손만 뻗으면 닿을 거리에 있었다.어젯밤에도 몇 번이나 고민했다.바다를 보는 도현.젖은 머리로 침대에 앉아 있던 도현.밤길을 걷던 도현.그때마다 조금 더 기다렸다.그런데 지금은—서윤이 아주 천천히 휴대폰을 집었다.소리가 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카메라를 켰다.화면 안에 도현이 들어왔다.잠든 얼굴만 찍으려다 조금 뒤로 물렸다.흐트러진 이불.베개.침대 옆 바닥에 나란히 놓인 두 사람의 슬리퍼.그리고 잠든 도현.서윤은 한참 화면을 바라봤다.찰칵.단 한 장.곧바로 휴대폰을 뒤집었다.“됐다.”괜히 심장이 빨리 뛰었다.도현이 눈을 뜰까 봐 가만히 있었는데—“찍었습니까?”낮은 목소리가 들렸다.서윤이 굳었다.“……자고 있었잖아.”도현이 천천히 눈을 떴다.“방금 깼습니다.”“봤어요?”“뭘요.”“내가 찍는 거.”“확실히는 못 봤습니다.”서윤이 경계하듯 휴대폰을 끌어안았다.“그럼 모르는 거야.”“알겠습니다.”“그리고 보여달라고 하면 안 돼.”“마지막 날까지.”“응.”도현이 웃으며 다시 눈을 감았다.서윤이 그의 어깨를 툭 쳤다.“왜 웃어요.”“당신이 드디어 한 장 쓴 것 같아서요.”“모른다니까.”“네. 모릅니다.”“진짜 얄미워.”말은 그렇게 하면서 서윤은 웃고 있었다.자신의 한 장은 끝났다.이제 남은 건 도현이었다.시간을

  • 열두 번째 명령이 끝나면   485화. 불을 끄고 남은 것

    도현의 머리가 거의 마를 때까지 서윤은 수건을 놓지 않았다.“됐어.”수건을 치우자 헝클어진 머리가 드러났다.서윤이 손끝으로 앞머리를 정리했다.“이제 사람 같다.”“그전에는 뭐였습니까.”“물에 빠진 사람.”“바다에는 들어가지도 않았는데요.”“비유잖아.”도현이 서윤의 손목을 잡았다.“이제 당신 차례 아닙니까?”“뭐가?”“샤워.”“아.”서윤은 욕실 쪽을 바라보다가 다시 도현을 봤다.“나 씻고 나오면 뭐 할 거예요?”“기다려야죠.”“그냥?”“뭘 원합니까?”서윤이 눈을 가늘게 떴다.“그건 내가 씻고 나와서 생각할래.”그녀가 손목을 빼내려 하자 도현이 바로 놓아주었다.서윤은 몇 걸음 가다가 돌아봤다.“자면 안 돼요.”“안 잡니다.”“진짜.”“기다리겠습니다.”그제야 서윤이 욕실로 들어갔다.샤워를 마치고 나온 서윤은 편한 얇은 잠옷 차림이었다.머리는 아직 젖어 있었다.도현은 침대 헤드에 기대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서윤이 나오자 바로 화면을 껐다.“뭐 봤어요?”“내일 날씨.”“계획 세운 거 아니죠?”“비가 오는지만 봤습니다.”“와?”“안 옵니다.”“그럼 됐네.”서윤은 수건으로 머리를 대충 닦다가 드라이어를 찾았다.도현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주세요.”“내가 할 수 있어.”“압니다.”서윤이 웃었다.“우리 오늘 이 말 몇 번 하는지 알아요?”“뭘요.”“‘할 수 있어.’ ‘압니다.’”도현도 웃었다.“그래도 주십시오.”결국 서윤은 드라이어를 넘겼다.침대 끝에 앉자 따뜻한 바람이 머리카락 사이로 들어왔다.도현의 손가락이 젖은 머리카락을 천천히 갈랐다.서윤은 눈을 감았다.“좋아.”“뭐가요.”“여행 와서 이런 거.”“집에서도 해주는데요.”“그러니까 좋은 거야.”도현이 바람을 약하게 줄였다.“아까 제가 한 말이랑 똑같네요.”“뭐?”“낯선 데서도 똑같은 거.”서윤은 대답 대신 웃었다.머리를 다 말린 뒤에도 두 사람은 바로 눕지 않았다.서윤은 창가로 갔다.밖은 완전히 어두웠다

  • 열두 번째 명령이 끝나면   484화. 배고파서 깬 저녁

    서윤이 다시 눈을 뜬 건 창밖의 빛이 조금 어두워진 뒤였다.처음에는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바로 떠오르지 않았다.낯선 천장.낯선 침대.그리고 베개 대신 머리 아래에 놓인 익숙한 팔.서윤이 눈을 몇 번 깜빡였다.“……도현 씨.”“깼습니까?”바로 대답이 돌아왔다.서윤은 고개만 조금 들었다.“안 잤어요?”“잠깐 졸았습니다.”“나 얼마나 잤어?”“시간 안 봤습니다.”“진짜?”“네.”서윤은 협탁 위 휴대폰을 집어 시간을 확인했다.“헐.”“몇 시입니까.”“일곱 시 넘었어.”그제야 배에서 작게 소리가 났다.서윤이 그대로 멈췄다.도현의 입꼬리가 올라갔다.“들었습니다.”“못 들은 척해.”“꽤 크게 났는데요.”“그러니까 못 들은 척하라고.”서윤은 이불로 얼굴을 반쯤 가렸다.“배고파.”“나갈까요?”“응.”그러면서도 일어나지는 않았다.도현이 물었다.“지금?”“오 분 뒤.”“아까도 십 분 더 잔다고 하고 꽤 오래 잤습니다.”“여행 왔으니까 괜찮아.”“그건 맞습니다.”서윤이 슬쩍 웃었다.“도현 씨.”“네.”“팔 안 저려요?”“조금.”서윤이 바로 몸을 일으켰다.“왜 말 안 했어?”“잘 자길래.”“그래도 빼지.”“당신이 잡고 있었습니다.”서윤은 그제야 자신의 손을 봤다.도현의 셔츠 자락이 손안에 잡혀 있었다.“내가?”“네.”“기억 안 나.”“자는 사람이 어떻게 기억합니까.”서윤은 구겨진 셔츠 부분을 손바닥으로 펴줬다.“미안.”“괜찮습니다.”“이것도 찍었어?”도현이 웃었다.“아니요.”“진짜?”“후보로는 생각했습니다.”서윤의 눈이 커졌다.“후보?”“한 장만 찍기로 했으니까.”“아.”서윤은 괜히 머리카락을 정리했다.“그러면 안 찍은 게 다행인가.”“왜요.”“나 자고 있었잖아.”“평소 모습 찍자면서요.”“그건 맞는데…….”서윤이 잠깐 고민했다.“다음에는 그냥 찍어요.”“자는 모습도?”“응.”“나중에 취소하기 없습니다.”“대신 진짜 이상하게 나오면 공개만 하지

  • 열두 번째 명령이 끝나면   483화. 바다부터 보기로 한 날

    강릉에 가까워질수록 창밖 풍경이 달라졌다.서윤은 아까보다 자주 창문 밖을 내다봤다.그러다 멀리 푸른빛이 보이자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도현 씨.”“네.”“저거 바다 아니야?”도현도 앞을 보며 대답했다.“맞는 것 같습니다.”“진짜?”서윤이 창문 가까이 붙었다.건물 사이로 잠깐 보였다 사라지는 푸른색.그것만으로도 표정이 달라졌다.“숙소 가지 말고 진짜 바로 가요.”“그러기로 했잖습니까.”“혹시 피곤해서 마음 바뀔까 봐.”“안 바뀌었습니다.”“그럼 가까운 데 아무 데나.”“검색 안 하고?”서윤이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응. 바다만 나오면 돼.”도현은 길을 따라 그대로 차를 움직였다.얼마 지나지 않아 차가 멈췄다.서윤은 문을 열자마자 바람에 머리카락부터 흐트러졌다.“추워.”그렇게 말하면서도 다시 차에 타지는 않았다.도현이 트렁크에서 얇은 겉옷을 꺼냈다.“입어요.”“도현 씨는?”“저는 괜찮습니다.”“또 그러지.”서윤은 옷을 받아 입었다.“같이 추워요.”“그건 이상한 요구인데요.”“그럼 나중에 춥다고 하지 마.”“알겠습니다.”두 사람은 나란히 바다 쪽으로 걸었다.파도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서윤의 걸음도 빨라졌다.모래가 시작되는 곳에 도착한 순간 그녀가 멈췄다.“와.”그 말 하나뿐이었다.도현은 옆에서 서윤을 바라봤다.서윤은 한동안 바다만 봤다.사진부터 찍지도 않았다.휴대폰도 꺼내지 않았다.그냥 눈앞에 펼쳐진 물결을 보고 있었다.“좋다.”도현이 물었다.“많이요?”“응.”서윤이 그제야 옆을 돌아봤다.“강릉 고르길 잘했다.”“둘이 골랐죠.”“동시에.”“네.”“그것도 신기해.”서윤은 웃으며 그의 손을 잡았다.두 사람은 신발에 모래가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만 가까이 걸었다.서윤은 파도가 밀려왔다 빠지는 모습을 보다가 도현에게 말했다.“밤에 여기 다시 올까?”“벌써 밤 산책 장소 정하는 겁니까?”“아.”서윤이 입을 다물었다.“그러네.”“계획 없이 걷기로 했잖

  • 열두 번째 명령이 끝나면   482화. 알람 없는 출발

    아침 햇빛이 커튼 사이로 들어왔다.서윤은 눈을 뜨자마자 시간을 찾지 않았다.대신 옆자리를 먼저 봤다.도현이 있었다.눈을 뜬 채 서윤을 보고 있었다.“……언제 일어났어요?”“조금 전에.”서윤이 눈을 가늘게 떴다.“조금 전이 몇 시인데.”“시간 안 보기로 했잖습니까.”“진짜 안 봤어요?”“네.”“휴대폰도?”“안 봤습니다.”서윤은 이불 속에서 손을 뻗어 도현의 손목을 잡았다.시계도 없었다.“잘했네.”“검사하는 겁니까?”“응.”“통과했습니까?”“일단은.”서윤은 다시 눈을 감았다.도현이 물었다.“더 잘 겁니까?”“조금만.”“그러십시오.”그 대답에 서윤이 다시 눈을 떴다.“진짜 안 깨우네.”“깨우지 말라면서요.”“그래도 여행 가는 날인데.”“강릉 안 도망갑니다.”서윤이 웃었다.“그 말 어디서 많이 들었는데.”“사진도 안 도망갔고, 강릉도 안 도망갑니다.”“그럼 도현 씨도 가지 마.”“어디를요.”“침대에서.”서윤이 그의 팔을 끌어당겼다.“십 분만 더.”결국 도현도 다시 누웠다.십 분이 실제로 십 분이었는지는 아무도 확인하지 않았다.두 사람이 침대에서 나온 뒤에야 시간을 확인했다.오전 9시 47분.서윤이 휴대폰을 보며 말했다.“괜찮네.”“뭐가요.”“열한 시 아니잖아.”“열한 시까지 잤어도 괜찮았습니다.”“그래도 지금이 좋아.”서윤은 머리를 대충 묶은 채 주방으로 갔다.찬장을 열어 어제 받아온 머그 두 개를 꺼냈다.“드디어.”“어제 이미 썼잖습니까.”“오늘은 의미가 다르지.”커피를 내린 뒤 서윤은 컵을 일부러 뒤집어 바닥을 확인했다.자신의 것.우리 집.도현의 것.같이 마실 사람.서윤이 두 개를 나란히 놓았다.“출발 전에 사진 찍자.”“컵을?”“응.”“잘 나오려고 하지 않기로 한 건 사람 사진 아니었습니까?”“컵은 예쁘게 찍어도 돼.”“예외가 또 생겼네요.”“여행 시작 기념.”서윤은 식탁 위 두 컵을 한 장 찍었다.그러고는 바로 휴대폰을 내려놓았다.“끝.

  • 열두 번째 명령이 끝나면   481화. 출발 전에 온 것

    금요일 오후.회의를 마치고 자리로 돌아온 서윤은 휴대폰 화면에 떠 있는 메시지를 발견했다.잠깐 확인한 뒤 눈이 커졌다.[도자기 공방입니다. 제작하신 머그컵 소성이 완료되었습니다. 오늘부터 수령 가능합니다.]“왔네.”작게 중얼거린 서윤은 곧바로 도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서윤 : 컵 나왔대요.답장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도현 : 여행 전에 나왔네요.서윤 : 오늘 찾으러 갈래요?도현 : 같이 갑시다.서윤은 화면을 보며 웃었다.강릉으로 떠나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이 하나 더 생겼다.퇴근 후 두 사람은 곧장 공방으로 향했다.문을 열자 선반 위로 완성된 작품들이 줄지어 놓여 있었다.직원이 포장된 상자를 가져왔다.“두 분이 만드신 컵 맞으시죠?”서윤이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네.”포장을 열자 두 개의 머그가 모습을 드러냈다.사진 촬영을 했던 날 직접 만들었던 컵.모양은 완벽하지 않았다.서윤의 컵은 손잡이 아래쪽이 아주 조금 두꺼웠고, 도현의 컵은 입구가 미세하게 기울어 있었다.서윤이 자신의 컵을 들어 올렸다.“생각보다 괜찮은데?”도현도 하나를 들었다.“그때는 더 삐뚤어진 줄 알았습니다.”“도현 씨 거 진짜 조금 기울었다.”“당신 것도 완벽하진 않습니다.”“내 건 개성 있는 거야.”“제 것도 개성이라고 하죠.”서윤이 웃었다.그리고 컵을 뒤집었다.바닥에는 자신이 새겼던 글자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우리 집.“잘 나왔다.”도현의 컵도 뒤집어봤다.같이 마실 사람.두 문장을 나란히 놓자 서윤이 한참 바라봤다.“이거 우리가 쓴 거 맞는데도 좀 이상하다.”“뭐가요.”“완성되니까 진짜 물건이 됐잖아.”도현이 웃었다.“원래 물건을 만들러 온 거였습니다.”“그 말이 아니라.”서윤은 자신의 컵을 다시 바로 세웠다.“사진도 그렇고 이것도 그렇고 요즘 우리 집에 남는 게 많아지는 것 같아서.”웨딩사진.커플사진.둘이 그린 그림들.그리고 이제는 직접 만든 머그까지.“좋지 않습니까?”도현이 물었다.서윤은 망설이

Plus de chapitres
Découvrez et lisez de bons romans gratuitement
Accédez gratuitement à un grand nombre de bons romans sur GoodNovel. Téléchargez les livres que vous aimez et lisez où et quand vous voulez.
Lisez des livres gratuitement sur l'APP
Scanner le code pour lire sur l'application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