เข้าสู่ระบบ그리고 그 선택이 확인된 뒤에야, 도현은 한 걸음 더 가까이 왔다. 다음 날 아침. 눈을 떴을 때 방 안은 이미 밝았다. 나는 베개 옆 휴대전화를 확인하다 그대로 몸을 일으켰다. “도현 씨.” 옆에서 아직 눈을 감고 있던 도현이 낮게 대답했다. “네.” “조식.” 그제야 그도 시계를 봤다. 마감까지 십오 분. 나는 바로 이불을 걷었다. “뛰어요.” 도현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룸서비스 시키겠습니다.” “싫어요. 뷔페 먹고 싶은데.” “십오 분입니다.” “가능해.” “씻는 시간은?” “양치만.” 도현이 나를 한참 바라봤다. “진심입니까?” “네.” 결국 둘 다 급하게 옷을 입었다. 도현은 평소처럼 정장도 아니고 검은 니트에 슬랙스 차림이었다. 그 모습으로 호텔 복도를 뛰는 게 너무 안 어울려서 나는 엘리베이터까지 가는 내내 웃었다. “왜 웃습니까?” “주인님이 크루아상 때문에 뛰잖아요.” “당신이 먹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더 웃겨.” 엘리베이터가 내려오는 시간마저 아까웠다. “계단 갈까요?” “십이 층입니다.” “그건 안 되겠다.” 도현이 한숨을 쉬었다. “조식 하나 때문에 이렇게까지 해야 합니까?” “네.” “확신이 대단하군요.” 우리는 결국 마감 삼 분 전에 식당에 도착했다. 직원이 아직 이용 가능하다고 하자 나는 승리한 사람처럼 도현을 바라봤다. “됐죠?” “축하합니다.” “진심 없어요.” “크루아상을 드시기 전이라 그렇습니다.” 도현은 내 접시에 크루아상을 하나 올려줬다. 그리고 커피까지 가져왔다. “만족합니까?” 나는 한입 베어 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네.” 도현의 눈빛이 아주 미세하게 달라졌다. “어젯밤보다?” 포크를 들던 손이 그대로 멈췄다. 나는 그를 빤히 봤다. “아침부터 왜 그래.” “비교가 궁금했습니다.” “둘 다.” “회피군요.” “성격 나빠.” 나는 크루아상 한 조각을 떼어 그의 입 앞에 내밀었다. “먹어요.” 도현은
초록색. 그 답을 들은 뒤에도 도현은 바로 움직이지 않았다. 호텔로 돌아온 뒤 그는 셔츠를 갈아입고 물을 마셨다. 나는 기다렸다. 십 분. 이십 분. 결국 내가 먼저 물었다. “안 해요?” 도현이 태연하게 돌아봤다. “무엇을?” “세 번째.” “당신이 원한다고 다시 말하지 않았습니다.” “아까 말했잖아요.” 그의 시선이 깊어졌다. “아침의 허락은 밤의 허락이 아닙니다.” 또 그 말이었다. 나는 한숨을 내쉬면서도 심장이 빨라졌다. “지금도 원해요.” “확실합니까?” “네.” “범위.” 이번에는 망설이지 않았다. “손목 잡는 거.” “네.” “자세 통제.” “네.” “안대는 싫어요.” “좋습니다.” 나는 잠시 멈췄다. “그리고…” “말하십시오.” “조금 기다리게 해도 돼요.” 도현의 눈빛이 완전히 깊어졌다. “그 말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허락입니다.” “취소할래.” “아직 시작 전이니 가능합니다.” 나는 입술을 다물었다. 도현은 정말 기다렸다. “안 해.” “무엇을?” “취소.” 그제야 그가 천천히 다가왔다. 한 걸음. 내 앞까지 와서 손목을 감쌌다가 다시 놓았다. “왜 놔요?” “기다리기로 했으니까.” “진짜 얄미워.” 도현은 대답하지 않았다. 가까이 왔다가 다시 한 걸음 물러났다. 이번에는 내가 따라가려 하자 낮게 말했다. “그대로.” 몸이 멈췄다. 그가 다시 다가왔다. 입술이 닿을 듯 가까워졌지만 끝내 닿지 않았다. “색깔.” “초록색.” “계속?” “네.” 그런데도 키스하지 않았다. 나는 결국 그의 셔츠 끝을 잡았다. “주인님.” 도현의 눈빛이 달라졌다. “다시.” “주인님.” 그 한마디가 나온 뒤에야 거리 하나가 사라졌다. 그의 손이 다시 손목을 잡았다. 이번에는 조금 더 단단하게. “이 정도?” “네.” “더?” “조금.” 힘이 한 단계 더 들어갔다. 도현은 내가 허락한 범위를 넘지 않은 채 자세를 천천히 바로잡았다. “오
이번에는 정말. 아마도. 노력해 볼 생각이었다. 그리고 한 달 뒤. 나는 프라하에 있었다. 도현이 준비한 ‘서프라이즈’의 정체를 확인하는 날이었다. 공항에서부터 도현은 이상할 정도로 아무 설명도 하지 않았다. “이제 말해도 되잖아요.” “호텔 도착하면.” “왜 꼭 호텔?” “그때 알 수 있습니다.” “진짜 끝까지 이럴 거예요?” “네.” 나는 결국 포기했다. 차가 호텔 앞에 멈췄다. 익숙한 프라하 중심가였지만 우리가 평소 출장 때 사용하던 호텔은 아니었다. 규모가 크지도 않았다. 오히려 오래된 건물을 개조한 작은 부티크 호텔에 가까웠다. “여기 처음 와봐요.” “저도.” “도현 씨가 고른 거예요?” “네.” 체크인을 마치고 받은 카드키를 확인했다. [1207.] 순간 숫자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엘리베이터에 타자마자 도현을 바라봤다. “잠깐.” “왜요?” “1207?” “네.” “왜 1207?” 도현은 너무 태연하게 말했다. “열두 번째 명령과 일곱 번째 명령.” 나는 그대로 그를 노려봤다. “숫자 없앤다며?” “번호를 새로 만들지 않기로 했습니다.” “근데 객실 번호는?” “객실 번호까지 바꿀 수는 없었습니다.” “일부러 골랐잖아요.” 도현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 침묵이 대답이었다. “진짜 유치해.” “싫습니까?” “그건 아니고.” 나는 카드키를 다시 내려다봤다. 1207. 우리 둘만 알아볼 수 있는 숫자였다. 열두 번째 명령. 그리고 한때 내가 도현의 시선을 피하지 않으려고 버텼던 일곱 번째. 문이 열렸다. 객실 안은 예상과 달랐다. 촛불도 없었다. 꽃잎도 없었다. 과한 장식도 없었다. 그냥 따뜻한 조명. 넓은 창. 작은 테이블. 그리고 침대 옆 탁자 위에 카드 한 장. 나는 바로 다가갔다. [오늘은 원하는 걸 세 개 말할 것.] “이거 명령?” 도현이 가방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그럼?” “휴가 숙제.” 나는 웃었다. “
조금 불안해도.묻고.답을 듣고.그 뒤의 빈칸은 그냥 두는 것.도현이 예전에 가장 못했던 일이었고, 이제는 나도 배워야 하는 일이었다.그런데 그 말을 마음속으로 정리한 지 며칠도 지나지 않아, 나는 또 다른 빈칸 하나를 발견했다.도현의 출장 가방에서였다.그날 저녁, 도현은 다음 날 예정된 스톡홀름 출장을 준비하고 있었다.나는 침대 위에서 책을 보고 있었고, 도현은 열린 캐리어 앞에 앉아 셔츠와 서류를 차례대로 넣었다.“양말 하나 빠졌어요.”내가 말하자 그가 캐리어를 내려다봤다.“어디에?”“오른쪽.”나는 결국 책을 내려놓고 직접 다가갔다.“이렇게 출장 많이 다니면서 아직도 짐 못 싸요?”“못 싸는 것이 아니라 당신 기준이 지나치게 정확합니다.”“양말 한 짝 없는 건 정확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닌데.”내가 캐리어 옆주머니를 열었다.그 순간 검은 봉투 하나가 바닥으로 떨어졌다.툭.별다른 장식도 없는 봉투였다.그런데 앞면에 익숙한 글자가 적혀 있었다.[한서윤.]손이 바로 멈췄다.“도현 씨.”그도 봉투를 봤다.표정이 아주 미세하게 굳었다.“그건.”나는 먼저 집어 들었다.“이게 뭐예요?”도현이 바로 가져가려 하지는 않았다.그냥 나를 바라봤다.“아직 보면 안 됩니다.”“왜 내 이름인데?”“프라하에서 주려고 했습니다.”“뭘?”“한 달 뒤.”더 수상했다.나는 봉투를 뒤집어 봤다.봉인은 되어 있지 않았다.“열어봐도 돼요?”도현은 몇 초 고민했다.“이미 발견했으니 막을 이유는 없습니다.”“원래는 보면 안 되는 거였잖아요.”“네.”“그럼 지금도 싫어요?”“조금 아쉽습니다.”그 대답이 의외로 솔직해서 나는 손을 멈췄다.“그럼 안 볼까요?”이번에는 도현이 나를 한참 바라봤다.“궁금합니까?”“엄청.”“그럼 보십시오.”나는 결국 봉투를 열었다.안에 들어 있던 건 종이도 편지도 아니었다.작은 호텔 키 카드.그리고 예약 확인증.날짜는 정확히 한 달 뒤.장소는 프라하.예약자.[차도현.]동
그 정도면 충분했다.내가 없는 회의를 견디는 동안 도현은 옆에 있었고, 아무것도 대신 결정하지 않았다.그런데 며칠 뒤.이번에는 내가 반대쪽 자리에 서게 됐다.어느 날 아침, 눈을 떴는데 도현이 없었다.처음에는 평소처럼 먼저 일어났겠거니 했다.욕실을 봤다.없었다.거실.없었다.주방에도 커피만 남아 있었다.침실로 돌아와 협탁을 확인했다.메모도 없었다.휴대전화도 보이지 않았다.나는 바로 전화를 걸었다.연결음.한 번.두 번.세 번.받지 않았다.다시 걸었다.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순간 심장이 내려앉았다.별일 아닐 수도 있었다.회의가 일찍 잡혔을 수도 있고.아래층에 잠깐 내려갔을 수도 있었다.그런데 설명할 수 없는 불안이 먼저 올라왔다.나는 메신저를 열었다.[어디예요?]보냈다.읽지 않았다.[도현 씨.]하나 더.여전히 반응이 없었다.아침 일곱 시 십이 분.평소라면 아무렇지도 않았을 시간인데, 사람이 없다는 사실 하나 때문에 집 안이 지나치게 조용하게 느껴졌다.나는 현관 앞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왔다.신발은 운동화 한 켤레가 없었다.“운동 갔나?”혼잣말로 추측했지만 확신할 수 없었다.휴대전화까지 안 받으니 더 신경 쓰였다.예전 도현이 내가 전화를 받지 않을 때 왜 그렇게 불안해했는지 아주 조금 이해되는 순간이었다.그렇다고 인정하고 싶지는 않았다.십 분쯤 지나 휴대전화가 울렸다.메시지였다.[지하 헬스장. 휴대전화 두고 나옴.]나는 화면을 한참 바라봤다.안도감보다 화가 먼저 올라왔다.[알겠어요.]딱 그렇게만 보냈다.그런데 전송하자마자 더 화가 났다.왜 말 안 했지?왜 휴대전화를 놓고 갔지?왜 하필 오늘?머릿속에서 질문이 계속 생겼다.삼십 분 뒤 현관문이 열렸다.도현이 운동복 차림으로 들어왔다.목에 수건을 걸고 있었다.나를 보자마자 표정이 멈췄다.“일찍 일어났군요.”나는 팔짱을 꼈다.“왜 말 안 했어요?”도현이 바로 상황을 알아챘다.“운동 간 것?”“네.”“한 시간 정
“주인님.”그 한마디 뒤에는 더 이상 질투가 없었다.욕망만 남았다.그리고 다음 날 아침.나는 평소보다 조금 늦게 눈을 떴다.옆자리는 이미 비어 있었다.도현은 먼저 일어난 모양이었다.침대 옆에는 물 한 잔과 짧은 메모가 놓여 있었다.[아침 회의 8시. 더 자도 됩니다.]나는 메모를 한참 보다가 웃었다.어젯밤 그렇게 사람을 붙잡아 놓고 아침에는 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회의하러 간 사람.정말 차도현다웠다.샤워를 하고 거실로 나오자 도현은 이미 영상회의를 끝내고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일찍 끝났어요?”“네.”“왜 안 깨웠어요?”“잘 자고 있었습니다.”“오늘 저도 중요한 회의 있는데.”도현이 시계를 확인했다.“오후 두 시.”“알고 있네.”“당신 일정이니까.”나는 식탁에 앉으며 커피잔을 가져갔다.“근데 오늘은 저 안 들어가요.”도현이 바로 알아들었다.“총괄 없는 회의.”“응.”한 달 전부터 준비한 실험이었다.유럽 총괄실은 새로운 운영 방식을 하나 시험하기로 했다.한 달에 한 번.정확히 두 시간 동안.내가 없는 상태에서 도시 대표들과 부대표, 재무·운영 책임자들이 핵심 안건을 결정하는 회의.이름 그대로였다.[총괄 없는 회의.]처음 카렐이 제안했다.“총괄님이 없는 상태에서도 사람들이 결정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당시 나는 바로 물었다.“제가 왜 없어야 하죠?”“총괄님이 있으면 사람들이 결국 총괄님 표정을 봅니다.”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내가 압박한다는 뜻이에요?”“직접 압박하지 않아도 그렇습니다.”“왜요?”“최종 책임자니까요.”한예린도 카렐 의견에 동의했다.“실제로 총괄님이 회의에 있으면 마지막 판단을 기다리는 경향이 있어요.”“제가 바로 결정해 달라고 한 적 없는데.”“안 하셔도 기다립니다.”그 말을 듣고 나니 반박하기 어려웠다.사람들은 내가 말하지 않아도 내 표정을 확인했다.내가 고개를 끄덕이는지.메모를 하는지.눈썹이 올라가는지.특히 의견이 갈릴수록 더했다.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