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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6화 그 남자

last update 公開日: 2026-08-28 23:19:10

깊은 밤이었다.

숙소 안은 고요했다.

태혁도, 이준도, 아린도, 채아도 모두 잠들어 있었다.

그리고 류현 역시 자신의 방에서 잠들어 있었다.

오늘 하루 동안 쌓였던 피로가 모두를 깊은 잠으로 끌어당겼다.

하지만 같은 시간.

숙소에서 멀리 떨어진 골목에서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다.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좁은 골목.

낡은 건물 하나의 안쪽에는 불이 켜져 있었다.

철컥. 문이 닫혔다.

건물 안에 모여 있던 학생들이 동시에 문 쪽을 바라봤다.

한 명이 손가락으로 숫자를 세었다.

“하나, 둘, 셋…….”

잠시 후 그가 말했다.

“서른 명.”

건물 안에는 정확히 서른 명의 일진들이 모여 있었다.

평소 학교에서 서로 다른 무리를 이끌던 학생들도 있었지만, 지금만큼은 모두 한곳에 모여 있었다.

누군가가 의자에 앉으며 입을 열었다.

“그래서 왜 모인 건데?”

“대장이 부른 거잖아.”

“뭔 일인데?”

“나도 몰라.”

웅성거리는 목소리가 건물 안을 채웠다.

그때 한 학생이 조용히 말했다.

“그 남자 때문 아니야?”

주변의 시선이 그 학생에게 향했다.

“그 남자?” “응.”

“누구?”

“며칠 전에 봤던 그 남자.”

몇몇 학생들의 표정이 달라졌다.

“아…….” “류채아 옆에 있던 놈?” “맞아.”

“그 이상한 힘을 썼던 놈?”

“그래.”

순간 주변이 조용해졌다.

한 학생이 팔짱을 끼며 말했다.

“나도 그거 봤어.”

“진짜 이상했지?” “응.”

“손을 제대로 댄 것도 아닌데 주변이 흔들렸잖아.”

“그게 대체 뭐야?”

“나한테 묻지 마.”

“혹시 싸움 잘하는 애 아니야?”

“그 정도가 아니었잖아.”

한 학생이 말했다.

“그 남자가 손을 뻗었을 때 주변 공기가 이상하게 변했어.”

“공기가?”

“응. 뭔가…… 압력이 확 올라간 느낌?”

“너무 과장하는 거 아니냐?”

“직접 본 사람한테 그렇게 말하지 마.”

“…….” 다시 웅성거림이 시작됐다.

그때 다른 학생이 말했다.

“그런데 힘보다 더 이상한 게 있잖아.”

“뭔데?”

“류채아.” “류채아가 왜?”

“그 남자가 류채아 때문에 움직였잖아.”

몇 명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류채아가 위험해지니까 바로 앞으로 나왔어.”

“그리고 그때 힘을 썼고.”

“평소에는 그냥 지나가도 될 상황이었는데.”

한 학생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럼 둘이 무슨 관계지?” “친구?”

“그 정도는 아닌 것 같던데.”

“가족?” “아니겠지.” “그럼…….”

한 학생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혹시 특별한 관계?” “뭐?”

“둘이 사귀는 거 아니냐고.”

“그건 아닌 것 같은데.” “왜?”

“학교에서 봤을 때 그런 분위기는 아니었어.”

“그럼 뭐야?”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다.

잠시 후 한 학생이 말했다.

“어쨌든 이상해.” “뭐가?”

“류채아가 위험해지면 그 남자가 나타나.”

“…….”

“그 남자의 힘이 채아랑 관련된 걸 수도 있잖아.”

그 순간— 철컥.

문이 열렸다.

모두가 입을 다물었다.

건물 안으로 한 사람이 들어왔다.

주변에 있던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길을 비켰다.

“대장이다.”

대장은 천천히 안쪽으로 걸어왔다.

그리고 방 가운데 놓여 있는 의자에 앉았다.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서른 명의 학생들이 모두 대장을 바라봤다.

대장이 입을 열었다.

“얘기해.”

한 학생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 남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 남자?” “네.”

“채아 옆에 있던 남자 말입니다.”

대장은 잠시 생각했다.

“이름은?”

학생들이 서로를 바라봤다.

“모릅니다.”

“확실해?” “네.”

“얼굴은 기억하고?”

“네.” “그럼 됐어.”

대장은 테이블 위에 손을 올렸다.

“그 남자가 힘을 쓰는 걸 직접 본 사람.”

몇 명이 손을 들었다.

“저요.” “저도.” “나도.”

대장은 손을 든 학생들을 바라봤다.

“몇 명이지?”

“열 명 정도입니다.”

“뭘 봤어?”

한 학생이 말했다.

“그 남자가 손을 뻗었습니다.”

“그리고?”

“이상한 힘이 나왔습니다.”

“어떤 힘?”

“정확하게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럼 본 그대로 말해.”

학생은 잠시 생각했다.

“주변에 이상한 압력? 기운이 생긴 것처럼 보였습니다.”

대장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른 학생이 말했다.

“저는 그 힘이 나오는 순간 주변이 흔들리는 걸 봤습니다.”

“그 남자가 직접 공격한 건?”

“아닙니다.” “그럼?”

“힘으로 밀어낸 것 같았습니다.”

대장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리고 물었다.

“그 남자가 그 힘을 사용한 이유는?”

학생들이 대답했다.

“류채아 때문입니다.”

대장의 시선이 움직였다.

“확실해?” “네.”

“류채아가 위험해진 순간 바로 움직였습니다.”

“그럼…….”

대장이 잠시 말을 멈췄다.

“그 남자는 류채아를 신경 쓰고 있군.”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한 학생이 말했다.

“혹시 류채아가 그 힘에 대해서 알고 있을까요?”

“그건 아직 모르지.”

“그럼 채아에게 물어보면…….”

“안 돼.”

대장이 단호하게 잘랐다.

학생이 입을 다물었다.

“지금은 아무도 건드리지 마.” “왜요?”

“상대가 어떤 놈인지 모르니까.”

대장은 차분하게 말했다.

“힘의 정체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고, 어디서 온 놈인지도 몰라.”

“…….”

“그런 상대를 먼저 건드리는 건 위험해.”

한 학생이 물었다.

“그럼 어떻게 합니까?”

대장은 잠시 생각했다.

“관찰해.” “누구를요?”

“둘 다.”

“채아와 그 남자를요?”

“그래.”

대장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채아가 어디에 가는지.”

“누구와 만나는지.”

“그 남자가 언제 나타나는지.”

“그리고…….”

대장은 잠시 말을 멈췄다.

“채아가 위험해졌을 때 그 남자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학생들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그 남자의 이름도 알아내.”

“학교에서 알아보면 되겠네요.”

“그래.”

“얼마나 걸리든 상관없습니까?”

대장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능한 한 빨리.”

한 학생이 물었다.

“대장.” “왜.”

“그 남자가 정말 위험한 놈이면요?”

대장은 잠시 그 학생을 바라봤다.

“그렇다면 더더욱 알아야지.”

“…….” “상대가 어떤 놈인지.”

대장은 문 쪽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명심해.”

모두가 대장을 바라봤다.

“먼저 싸움을 걸지는 마.” “네.”

“그리고 류채아도 건드리지 마.”

“알겠습니다.”

대장은 문을 열었다.

“관찰만 해.”

문이 닫혔다. 철컥.

대장이 사라진 뒤에도 학생들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러다 한 학생이 낮게 말했다.

“대장이 진짜 관심을 보였네.”

“그만큼 이상하다는 거겠지.”

“근데 궁금하긴 하다.”

“뭐가?” “그 남자.”

학생이 고개를 갸웃했다.

“대체 누구길래 저런 힘을 가지고 있는 거야?”

다른 학생이 말했다.

“그리고 왜 류채아를 그렇게 챙기는 거고?”

“그걸 알아내라는 거잖아.” “맞네.”

학생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몇몇은 여전히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채아 옆에 있던 남자.

이름조차 모르는 남자.

이상한 힘을 사용하는 남자.

그리고 채아를 위험에서 지키는 남자.

그들이 알고 있는 것은 아직 그것뿐이었다.

다음 날 아침.

숙소 안.

햇빛이 커튼 사이로 들어왔다.

“으음…….”

이준이 천천히 눈을 떴다.

몸을 일으키려다가 다시 소파에 기대었다.

“아…… 아직 피곤하네.”

옆에서는 태혁이 여전히 자고 있었다. “…….”

이준은 태혁을 한동안 바라보다가 피식 웃었다.

“어제 그렇게 괜찮다더니.”

그때 태혁이 눈을 떴다.

“시끄러워.” “깼어?”

“네 목소리 때문에.”

“미안.” “됐어.”

조금 뒤 아린도 거실로 나왔다.

“다들 일어났어?” “응.”

태혁이 대답했다.

“채아는?”

이준이 방 쪽을 바라봤다.

“아직 자는 것 같은데.”

류현도 방에서 나왔다.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표정이었다.

“다들 일어났네.” “응.”

아린이 물었다. “채아는?” “아직.”

류현은 잠시 채아의 방을 바라봤다.

“깨우지 마.” “왜?”

“어제 많이 힘들었으니까.

”태혁이 말했다.

“너도 힘들었잖아.”

“나는 괜찮아.”

태혁이 피식 웃었다.

“또 시작이네.”

류현은 대꾸하지 않았다.

잠시 뒤 채아의 방문이 천천히 열렸다.

채아가 졸린 얼굴로 나왔다.

“……다들 일어났어?” “응.”

이준이 웃었다.

“잘 잤어?” “응…….”

채아가 소파에 앉으려다가 잠시 멈췄다.

등에 남은 통증이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류현이 바로 알아챘다.

“아직 아파?”

채아는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무리하지 마.” “응.”

채아가 조심스럽게 앉았다.

팀원들은 아직 몰랐다.

평범하게 시작된 아침 뒤에서,

누군가 자신들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누군가가,

어제 밤부터 자신들의 이름과 관계를 알아내기 시작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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