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알렉스와 니콜이 회사에서 바람을 피우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음에도, 오로라는 그 자리에서 두 사람을 따져 묻지 않았다.
그녀가 선택한 것은 즉시 떠나는 것이었다. 하지만 병원으로 곧장 향한 것은 아니었다. 오로라는 상담을 받기 위해 한 법률 사무소에 들렀다. “오로라?”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아름다운 여자는 곧바로 누군가의 부름을 들었다. 고개를 돌린 순간, 그녀는 넓은 어깨를 가진 키 큰 남자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레이언, 바빠?” 그곳은 바로 오로라가 찾아온 레이언 암스트롱의 법률 사무소였다. 어쩐지 그녀는 지금 자신이 처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촌 동생인 레이언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애셔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오로라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자신의 오빠가 만약 알렉스가 부적절한 행동을 한다면 반드시 그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맹세했던 것을 기억했기 때문이다. “아니, 오늘은 그렇게 바쁘지 않아. 내 사무실에서 이야기할까?” 오로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자신을 안내하는 레이언을 따라 2층에 있는 방으로 향했다. 솔직히 말하면, 오로라는 마음이 조급했다. 현재 자신이 겪고 있는 일을 하루라도 빨리 털어놓고 싶었다. “알렉스가 바람을 피우고 있어, 레이.” 자리에 앉자마자 오로라는 돌려 말하지 않았다. 가벼운 대화도, 서두를 여는 말도 없이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그녀의 표정과 방금 내뱉은 말은 즉시 레이언에게 충격을 안겼다. 지금까지 거의 모든 가족들은 오로라와 알렉스가 가장 완벽하고 조화로운 부부라고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이 다투었다는 이야기도 없었고, 불화에 대한 소문도 한 번도 없었다. 가족 모두가, 레이언 역시 두 사람을 잘 어울리는 부부라고 인정해왔다. 그런데 오로라가 갑자기 남편의 외도를 털어놓았다. 레이언은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뭐… 뭐라고? 알렉스가 바람을 피운다고?” 오로라는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상하게도 그녀는 이 끔찍한 소식을 전하면서도 너무나 차분해 보였다. 마치 너무 큰 실망을 겪은 나머지 감각이 무뎌진 것처럼. “알렉스는 니콜과 바람을 피우고 있어, 레이. 내 생각에는 그들이 내 뒤에서 오랫동안 그런 관계를 이어온 것 같아.” “니콜?” “응. 아만다 니콜. 셀리아 이모의 딸.” 레이언은 할 말을 잃었다. 알렉스가 외도를 했다는 사실에 아직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상대가 자신들과 같은 가족인 사촌이라는 사실까지 알게 된 것이다. “어떻게 니콜이 알렉스와 그런 일을 할 수 있어?” 오로라는 어깨를 으쓱였다. 남편과 사촌이 어떻게 그런 관계를 시작하게 되었는지는 그녀도 알 수 없었다. “나도 몰라. 어떻게 시작됐는지는. 내가 아는 건 두 번이나 그들이 함께 있는 모습을 봤다는 거야. 처음은 쇼핑몰에서였고, 두 번째는 바로 오늘 아침이야. 내가 일부러 알렉스 회사에 찾아갔거든. 그리고 두 사람이 다정하게 있는 걸 봤어.” “세상에… 정말 그런 일이 가능해? 내가 알기로 니콜이 알렉스 회사에서 일하게 된 것도 네가 도와준 거잖아?” 오로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레이. 일부러 도와줬어. 니콜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사람이었고, 엄마와 동생들을 부양하려면 직장이 필요했으니까. 그런데 그녀가 이런 사람이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 “세상에.” 레이언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오로라의 얼굴을 바라보며 그녀가 이번 배신으로 깊은 상처를 입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조금만 참아, 오로라. 결혼이라는 건 때때로 복잡한 일이니까.” 오로라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가 지금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 이미 모든 것이 엉망이 되어버린 것 같았다. “그래서 네가 원하는 게 뭐야? 내가 어떤 도움을 주면 돼?” 오로라는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앞으로 자신이 내릴 결정을 스스로 납득하기 위해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그동안 네가 이혼 관련 사건을 많이 맡아온 걸 알고 있어. 그래서 일부러 찾아온 거야. 상담받고 싶어서. 너라면 어떻게 생각해? 내가 그냥 알렉스와 헤어지는 게 맞을까?” 레이언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지금 오로라를 괴롭히는 마음속 혼란을 이해했다. 누구라도 이런 복잡한 상황에 놓이면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할 것이다. 레이언이 이런 결혼 문제를 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이미 오래전부터 수많은 부부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결국 이별을 선택하는 모습을 봐왔다. “더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하나 물어보고 싶어. 너 알렉스를 정말 많이 사랑해?” 오로라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부터 그녀는 남편을 깊이 사랑하고 아낀다는 사실을 부정한 적이 없었다. 심지어 지금까지 알렉스가 가진 부족한 부분까지 감싸주려고 노력했다. “사랑해, 레이. 정말 많이. 그의 단점까지도 모두 받아들였어. 진심으로. 심지어 그가 나를 배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지금도, 사랑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야. 오히려 쉽게 헤어질 수 없게 만드는 깊은 애정이 남아 있어.” 레이언은 고개를 끄덕이며 오로라의 입장을 이해하려 했다. 그는 그녀를 자극하거나 판단하지 않았다. 그저 혼란스러워하는 그녀의 마음을 진정시키려 했다. “네가 어떤 기분인지 이해해. 사실 결혼 생활에서의 외도가 반드시 이혼으로 끝나야 하는 건 아니야. 어떤 관계는 다시 회복될 수도 있고, 또 어떤 관계는 피해자의 정신적인 안정을 위해 빠르게 정리해야 할 수도 있어. 결국 이 중요한 결정은 네가 내리는 거야.” 대화를 나누던 중 레이언은 잠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테이블 위에 있던 찻잔을 가져와 오로라에게 건넸다. “고마워, 레이.” “별말을.” 오로라는 레이언이 건넨 따뜻한 차를 받아 들었다. 한 모금 마신 뒤, 다시 대화를 이어갈 준비를 했다. “지금까지 알렉스가 외도를 들키기 전까지, 의심할 만한 행동을 보인 적 있어?” 레이언은 잠시 끊겼던 대화를 이어갔다. 오로라는 고개를 저었다. 기억을 떠올려봐도 알렉스에게서 의심스러운 행동이나 태도를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처음 벨리아가 호텔에서 알렉스가 다른 여자와 함께 있었다고 말했을 때도 믿을 수 없었다. “결혼 전부터 지금까지 알렉스의 태도는 변한 적이 없어. 다정하고, 배려심 많고, 부드럽고, 항상 나를 놀라게 해줬어. 매일 바쁜 와중에도 내게 전화하거나 짧은 메시지를 보내서 내가 어떻게 지내는지 물어봤어. 알렉스는 늦게 귀가하는 일도 거의 없었고, 중요한 일이 있을 때는 항상 나를 데리고 갔어.” “그렇다면 남편으로서 해야 할 책임은 항상 다했다는 뜻이네?” 오로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 질문은 조금 민감할 수도 있어. 불편하면 대답하지 않아도 돼.” 레이언은 조심스럽게 말했다. “부부 사이의 육체적인 부분은 어때? 문제는 없었어?” 오로라는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내 욕구는 충분히 충족되고 있었어. 우리 둘 다 바쁘지만, 부부 관계도 꾸준히 유지했어. 그래서 더 이해가 안 되는 거야. 알렉스는 대체 무엇을 원했길래 다른 여자를 찾아간 걸까?” “미안해. 기분 나쁘게 듣지는 마. 하지만 어쩌면 알렉스가 너에게서 찾지 못한 무언가가 있었을 가능성도 있어. 그래서 다른 여자에게서 그것을 찾으려 했을 수도 있고.” 오로라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감정을 억누르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 두 사람에게 따져야 할까? 경고를 해야 할까? 솔직히 말하면, 내가 힘들게 지켜온 결혼 생활이 다른 여자 때문에 이렇게 쉽게 무너지는 건 받아들이기 힘들어. 고작 그런 여자 때문에 알렉스를 포기한다는 건 너무 억울해.” 레이언은 자신도 모르게 작게 웃었다. 슬픔으로 가득했던 오로라의 표정이 이제는 분노와 짜증으로 변해 있는 모습이 조금은 흥미롭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물론 그녀의 불행을 비웃는 것은 아니었다. “만약 아직 결혼을 지키고 싶다면, 먼저 그들에게 기회와 경고를 줄 수도 있어.” “기회를 준다고?” 오로라는 되물었다. 이제는 자신조차 확신이 서지 않는 표정이었다. “한편으로는 알렉스에게 기회를 주고 싶어.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바람은 반복된다는 사람들의 말이 계속 신경 쓰여.” 레이언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어떤 사람들은 외도가 반복되는 문제라고 생각하지.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한 번 잘못을 저지른 뒤 진심으로 반성하고 다시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는 사람도 있어. 결국 사람마다 다른 거야. 알렉스가 어느 쪽에 속하는지는 우리가 알 수 없어. 그래서 결국 선택은 너에게 달려 있어. 위험을 감수하고 계속 갈 것인지, 아니면 여기서 멈출 것인지.” “참고로 말하면, 두 사람은 내일 주말 데이트를 계획하고 있었어. 니콜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서.” “정말?” 오로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렉스는 심지어 내가 꿈꾸던 보석 세트까지 그녀에게 선물했어.” 레이언은 작게 웃음을 흘렸다. 오로라의 상황이 우스워서가 아니라, 화가 난 그녀의 표정이 의외로 귀엽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는 그녀의 말에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번에는 책상 쪽으로 걸어갔다. 서랍을 열고 안에서 무언가를 꺼낸 뒤, 다시 오로라에게 다가왔다. “이거 가져. 네게 필요할 것 같아.” 레이언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오로라는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레이언이 건넨 작은 주사위처럼 생긴 물건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한 표정이었다. “이게 뭐야?” “감시 카메라야.” “감시 카메라?” 레이언은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응. 이 초소형 카메라는 네 휴대폰과 연결할 수 있어. 네 말대로라면 알렉스와 니콜이 내일 주말 데이트를 하기로 했지?” “응. 니콜이 알렉스에게 호텔에서 하룻밤 보내자고 하는 걸 들었어. 그래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작은 장치를 이용하면 두 사람이 바람을 피우는 장면을 잡을 수 있어.” “뭐? 어떻게?” 레이언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듯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분명 재미있는 계획을 떠올린 듯했다. “두 사람을 어떻게 함정에 빠뜨릴지는 네가 가장 잘 알고 있을 거야.”지난 3년 동안 오로라는 엄마라는 새로운 역할을 마음껏 즐겼다.소아 전문의로서 자신의 일에도 여전히 최선을 다했지만, 그렇다고 아내로서의 책임까지 소홀히 하지는 않았다.매일 출근하기 전이면 오로라는 두 아들을 직접 씻기고, 아즈카와 알룰라가 아침을 먹고 우유를 마셨는지 꼼꼼하게 챙겼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영양까지 빠짐없이 챙기는 것도 그녀의 몫이었다.다행히 알든도 적극적으로 도와주었다.그는 기꺼이 오로라와 육아를 분담했다. 오로라가 아이들을 씻기고 옷을 입히느라 바쁘면 알든이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평소 두 사람이 일을 하는 동안에는 엘레나가 아이들을 돌봐주었다.처음에는 오로라도 조금 망설였다.하지만 엘레나가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손주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강하게 고집하는 바람에 결국 허락했다. 오로라가 저녁까지 병원에 있는 동안에는 엘레나가 보조 도우미 한 명의 도움을 받아 아이들을 돌보도록 한 것이다.“정말 너 혼자 아즈카랑 알룰라 데리고 나갈 거야?”오늘은 오로라가 쉬는 날이었다.그녀는 일부러 쌍둥이 아들들을 데리고 쇼핑몰에 나와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그럼요, 엄마. 제가 왜 못 나가요?”엘레나가 걱정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평소 오로라가 쌍둥이와 외출할 때는 늘 도와줄 사람을 한 명씩 데리고 다녔다.하지만 오늘은 달랐다.오로라는 보조 도우미 없이 아이들만 데리고 외출했다.엘레나는 걱정될 수밖에 없었다.게다가 오늘은 알든도 외부에서 회의가 있었다.남편이 오로라와 손주들의 외출에 함께하지 못하는 상황이니, 혹시라도 오로라에게 무슨 일이 생기거나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 오면 어쩌나 싶었다.“평소에는 도우미도 데
알든의 두 눈은 어느새 충혈되고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오로라가 출산하는 한 시간 동안 곁을 지키면서, 그는 결국 조용히 눈물까지 흘렸다.다행히 오로라의 상태는 안정적이었고 출산에도 문제가 없었다. 예정대로 자연분만을 진행할 수 있었다.알리사의 지시에 따라 오로라는 한 단계씩 힘을 주며 끝까지 버텼다.알든의 손을 꽉 붙잡은 채, 오로라는 온 힘을 다해 출산의 마지막 순간을 견뎌냈다.그리고 마침내—오로라와 알든이, 어쩌면 온 대가족이 손꼽아 기다려 온 작은 천사가 세상에 무사히 모습을 드러냈다.곧이어 우렁찬 울음소리가 분만실 안을 가득 채웠다.“축하해요, 오로라. 알든 선생님도 축하드립니다. 아기들은 둘 다 건강하게 잘 태어났어요. 첫째는 딸이고, 둘째는 아들이에요. 두 아이 모두 상태가 안정적이고 특별히 걱정할 만한 문제도 없습니다.”알리사의 말에 알든의 얼굴에 벅찬 미소가 번졌다.그렇다.오로라는 오늘 쌍둥이를 출산했다.임신 3개월에 접어들었을 무렵부터 알리사는 오로라가 쌍둥이를 임신했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확인하고 있었다. 다만 아이들의 성별은 검사할 때마다 자세가 달라 몇 번이나 결과가 바뀌어 정확하게 예측하기가 어려웠다.하지만 사실 오로라와 알든은 아이들의 성별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두 아이 모두 건강하게, 아무런 합병증 없이 무사히 태어나는 것.그것만이 두 사람에게 가장 중요했다.“몸무게는요, 차니아? 정상 범위죠?”알든이 다시 확인했다.알리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지 마세요. 둘 다 정상적으로 잘 나왔어요. 아들은 2.9킬로그램, 딸은 2.7킬로그램이에요. 쌍둥이라는 걸 생각하면 충분히 크고 건강한 편이에요.&
오로라는 임신 초기부터 지금까지, 어느덧 임신 3분기에 접어든 순간까지 자신의 임신 기간을 온전히 행복하게 즐겼다. 처음에는 몇 차례 절대 안정을 취해야 했고, 입덧도 꽤 심하게 겪었지만 오로라는 단 한 번도 불평하지 않았다. 그 모든 순간을 기쁨과 행복한 마음으로 견뎌냈다.임신 첫 3개월 동안 오로라는 일을 전혀 하지 못하고 집에서 쉬어야 했다. 솔직히 말하면 하루 종일 집에만 있어야 하는 생활이 조금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했다.다행히 벨리아가 자주 집을 찾아왔다. 올 때마다 여러 가지 음식을 바리바리 싸 들고 왔고, 오로라가 심심해하지 않도록 온갖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수다를 떨어 주었다.엘레나와 젠데이아 역시 마찬가지였다. 두 중년 여성은 번갈아 오로라를 찾아왔고, 딸처럼 아끼는 오로라의 임신 소식에 어찌나 들떠 있었는지 거의 매일같이 찾아왔다. 때로는 오로라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곁을 지켜주겠다며 아예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도 했다.무엇보다 알든의 도움이 컸다.그는 아내가 필요로 하는 순간이면 언제든 달려오는 다정하고 세심한 남편이었다. 아내에게 온전히 집중하는 것은 물론, 남편으로서, 그리고 곧 아빠가 될 사람으로서 자신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오로라, 출산은 정말 여기 병원에서 할 거야?”오로라의 병실에서 벨리아가 다시 한번 확인하듯 물었다.이제 출산 예정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 어쩌면 며칠 안에라도 아이가 태어날 수 있는 시기였다.사실 애셔는 해외 병원을 포함해 여러 곳을 알아보며 제안했지만, 오로라와 알든은 출산만큼은 산타 모니카 병원에서 하겠다는 뜻을 확고하게 굽히지 않았다.“응. 난 여기면 충분해. 게다가 내 출산을 담당해 줄 알리사 선생님하고도 이미 약속을 잡아뒀어. 우리 병원 의사들도 실력이 좋잖아.”오로라가 당연하다는 듯 대
오로라가 갑자기 쓰러졌다는 소식을 들은 알든은 곧장 응급실로 달려갔다. 응급실 앞에 도착하자, 벨리아와 애셔가 이미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알든은 아내의 상태를 직접 확인하고 싶어 서둘러 그들에게 다가갔다. 하루 종일 곁에서 지켜보고 있었지만, 오로라에게 이상이 있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그런데 갑자기 이렇게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니,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조금이라도 이상하다는 걸 알았다면 자신이 가장 먼저 쉬라고 했을 텐데.“애셔… 벨리아.”알든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두 사람을 불렀다.“오로라는 어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왜 갑자기 이렇게 쓰러진 거지?”애셔는 고개를 저었다. 여동생이 왜 의식을 잃었는지는 그 역시 알 수 없었다.그러자 알든은 곧장 벨리아에게 시선을 돌렸다. 알든의 간절한 눈빛을 본 벨리아가 서둘러 설명했다.“아마 너무 지쳐서 그런 것 같아요, 선생님. 오늘 오후부터 오로라 선생님 얼굴이 조금 창백해 보였어요. 허리도 아프다고 했고, 계속 2층이랑 1층을 오르내리다 보니 많이 피곤해 보였고요.”“오로라가 그렇게 말했다고?”알든이 되물었다.벨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평소의 오로라라면 좀처럼 하지 않을 법한 불평을 오늘은 계속했다. 다리가 아프거나 허리가 뻐근하다며 몇 번이나 자리에 앉아 쉬기도 했다.“네. 원래 저희 근무가 8시에 끝나는데, 제가 걱정돼서 오로라 선생님한테 먼저 들어가서 쉬라고 했어요. 남은 일은 제가 마무리하겠다고요.”“오로라는 그러겠다고 했어?”알든이 재차 물었다.벨리아는 이번에도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
오로라가 갑자기 쓰러졌다는 소식을 들은 알든은 곧장 응급실로 달려갔다. 응급실 앞에 도착하자, 벨리아와 애셔가 이미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알든은 아내의 상태를 직접 확인하고 싶어 서둘러 그들에게 다가갔다. 하루 종일 곁에서 지켜보고 있었지만, 오로라에게 이상이 있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그런데 갑자기 이렇게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니,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조금이라도 이상하다는 걸 알았다면 자신이 가장 먼저 쉬라고 했을 텐데.“애셔… 벨리아.”알든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두 사람을 불렀다.“오로라는 어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왜 갑자기 이렇게 쓰러진 거지?”애셔는 고개를 저었다. 여동생이 왜 의식을 잃었는지는 그 역시 알 수 없었다.그러자 알든은 곧장 벨리아에게 시선을 돌렸다. 알든의 간절한 눈빛을 본 벨리아가 서둘러 설명했다.“아마 너무 지쳐서 그런 것 같아요, 선생님. 오늘 오후부터 오로라 선생님 얼굴이 조금 창백해 보였어요. 허리도 아프다고 했고, 계속 2층이랑 1층을 오르내리다 보니 많이 피곤해 보였고요.”“오로라가 그렇게 말했다고?”알든이 되물었다.벨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평소의 오로라라면 좀처럼 하지 않을 법한 불평을 오늘은 계속했다. 다리가 아프거나 허리가 뻐근하다며 몇 번이나 자리에 앉아 쉬기도 했다.“네. 원래 저희 근무가 8시에 끝나는데, 제가 걱정돼서 오로라 선생님한테 먼저 들어가서 쉬라고 했어요. 남은 일은 제가 마무리하겠다고요.”“오로라는 그러겠다고 했어?”알든이 재차 물었다.벨리아는 이번에도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
앨든이 집에 도착한 건 밤 8시가 다 되어서였다.조금 불안한 마음이 든 그는 곧장 침실로 향했다.아까부터 계속 오로라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이상하게도 아내는 한 번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마치 일부러 자신의 연락을 피하는 것 같았다.앨든은 동료인 벨리아에게 오로라의 행방을 물었다.벨리아의 말에 따르면 오로라는 늦은 오후부터 이미 집에 돌아와 있었다고 했다.혹시나 싶어 집안일을 도와주는 직원에게도 확인해봤지만 결과는 같았다.오로라는 분명 몇 시간 전부터 집에 있었다.그렇다면 대체 왜 자신을 무시하는 걸까?바쁜 걸까?잠들어 있는 걸까?아니면…… 자신에게 화가 난 걸까?앨든은 이유를 알 수 없어 더욱 초조해졌다.서둘러 침실 문을 열고 들어간 순간, 그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오로라를 발견했다.그리고 아주 희미하게 들려오는 소리가 있었다.훌쩍…….누군가 울고 있었다.“여보…….”앨든은 놀란 얼굴로 황급히 다가갔다.그리고 아내 앞에 앉으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왜 그래?”목소리에는 불안감이 가득했다.혹시 자신이 모르는 사이 오로라에게 무슨 안 좋은 일이 생긴 건 아닐까.“왜 이렇게 울고 있어? 무슨 일 있어? 어디 아파? 아니면 다른 문제가 있는 거야?”앨든은 쉴 새 없이 질문을 쏟아냈다.하지만 오로라는 대답하지 않았다.그저 고개를 들어 눈물을 닦아낸 뒤, 잔뜩 화가 난 눈으로 남편을 바라봤다.그리고 날카로운 목소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