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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Author: 은월군
도재호는 길을 줄이려고 화단을 그대로 가로질렀다.

화단을 넘고 나무 몇 그루를 돌아 몇 걸음만 더 가면 영매원이었다.

나무 뒤에 막 다다랐을 때, 큰길로 걸어오는 어린 시녀 둘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였다.

"큰아씨가 정말 가엾어."

"그러게. 후작부의 귀한 아씨인데도 우리 시녀만도 못하게 사시잖아. 어깨를 그렇게 심하게 다쳤는데 장 의원이 오지 않는 건 그렇다 쳐도, 바깥 의원조차 불러 주지 않다니. 큰아씨가 죽든 살든 내버려 두려는 거지. 내 생각에는 차라리 돌아오지 않는 편이 나았을 것 같아."

"돌아오지 않아? 유 이낭의 친정 하인들이 얼마나 독했는데. 넌 큰아씨가 막 돌아왔을 때를 못 봤잖아. 온몸이 몽둥이와 채찍 자국투성이였어. 그때 유 이낭이 벌인 일은 큰아씨와 아무 상관도 없는데, 결국 모든 죗값은 큰아씨가 치렀네."

"쉿! 죽고 싶어? 그런 말까지 함부로 꺼내다니."

"여기는 큰아씨 처소라 평소에는 아무도 안 오잖아. 너한테만 하는 말이지, 다른 사람 앞에서는 입조심해."

...

두 시녀의 목소리가 차츰 멀어지고, 끝내 귓가에는 휭휭 부는 북풍 소리만 남았다.

도재호는 나무 뒤에 서서 미간을 깊이 찌푸렸다.

'도채령이 가엾다고?'

가산촌에서 데려온 뒤로 후작부는 그녀를 굶기거나 헐벗게 한 적이 없었다.

게다가 처음에는 그들도 그녀에게 잘해 줄 생각이었다.

태어나자마자 산골 마을로 빼돌려진 것이 가엾었다.

십 년 동안 고생한 것도 안쓰러웠다.

'하지만 돌아오자마자 저 아이가 한 짓을 보라.'

도서령의 순진하고 착한 마음을 이용해 처소를 빼앗으려 하지 않았던가.

그 처소의 편액이 황제가 직접 하사한 것임을 도성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았다.

어린 나이에 어찌 그리 속셈이 깊단 말인가.

'저런 아이를 누가 좋아하겠어?'

그뿐만이 아니었다. 후작부로 돌아온 뒤에는 줄곧 도서령과 우열을 다투려 했다.

'서령이는 동생인데 언니가 조금 양보할 수도 있지 않나?'

도재호는 입술을 굳게 다문 채 어두운 얼굴로 영매원을 향했다.

얼마나 가엾게 산다는 것인지 직접 확인할 생각이었다.

'상처가 심하다고?'

'돌아올 때만 해도 멀쩡히 뛰고 걸었는데 어떻게 중상을 입었다는 거지?'

도재호가 보기에는 다친 척 병든 척하여 도서령을 자책하고 괴로워하게 만들려는 수작이 분명했다. 참으로 교활한 수법이었다.

영매원의 대문을 열자 텅 빈 뜰이 한눈에 들어왔다.

담 모퉁이에는 마른 가지와 시든 잎이 수북했다.

그 사이에 붉은 매화 한 그루만 피어 있었다. 아름답지만 몹시도 쓸쓸해 보였다.

도재호는 미간을 더욱 세게 찌푸렸다.

'영매원의 시녀와 아낙들은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

'뜰에 마른 가지와 낙엽이 저렇게 쌓였는데 치울 생각도 안 하나?'

도채령도 정말 쓸모가 없었다.

후작부로 돌아온 지 몇 년이나 되었는데 아직도 아랫사람 다루는 법조차 배우지 못했다.

역시 시골뜨기는 아무리 가르쳐도 소용없는 모양이었다.

나중에 자신이 집사에게 말해 저들을 엄하게 벌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도재호는 성큼성큼 걸어 곧장 본채로 향했다.

방문을 열자마자 매캐한 연기에 밀려 나와 거세게 기침했다.

눈이 붉어질 만큼 기침이 이어졌다.

다음 순간, 무언가 떠올린 도재호의 얼굴이 갑자기 굳었다.

그는 숨을 깊이 들이마신 뒤 호흡을 멈추고 안으로 뛰어들었다.

얼마 전 도성에서 숯불을 잘못 피워 사람이 죽은 참사가 여러 번 일어났기 때문이다.

도재호는 단숨에 침방까지 뛰어들었다.

그러다 예고 없이 도채령의 서늘한 눈빛과 마주쳤다.

그 눈에는 감정이라고는 한 점도 없었다. 도채령은 그를 낯선 사람처럼 바라보았고, 예전의 따뜻함은 흔적도 없었다.

도재호는 그 자리에 굳어 버렸다.

그 순간 자신의 마음이 어떤지 그조차 말할 수 없었다.

도채령도 아무 말 없이 눈을 들어 도재호를 바라보기만 했다.

그녀는 병중에도 늘 잠이 얕았다.

이 넓은 후작부에서 마음 놓고 의지할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기 때문이다.

믿을 수 있는 것은 오직 자신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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