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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Author: 레비아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6-18 21:55:22

“누나 왜?”

핸드폰을 보며 얼어 있는 이재를 보며 도경이 물었다.

“어? 아니야.”

이재는 핸드폰 액정이 안 보이게 엎어 놓으며 고개를 저었다.

도언과의 약속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다.

갑자기 사라진 도경을 찾느라 다른 모든 일이 그녀의 머리를 지워낸 탓이었다.

‘어떻게 그걸 잊고 있었지.’

종일 도언과 만날 생각에 긴장했으면서.

어젯밤 여운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그의 전화를 받았던 이른 아침부터 내내 그랬다.

끝까지 거절하지 못한 걸 후회하다가 어느 순간에는 느리게 흐르는 것만 같은 시간에 당황했다.

도경이 사라졌던 그 일만 아니었다면 약속 시간에 맞춰 그를 만날 수 있었다.

그래서 안서희의 모욕스러운 말도 참아낼 수 있었다.

그녀의 말이 귀에 잘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긴장하고 있었으므로.

그런데, 도경 때문에 모든 것이 틀어지고 말았다.

“누나, 왜 안 먹어? 떡볶이 싫으면 다른 거 시킬까?”

“아니야, 먹어. 먹을 거야.”

이재는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떡볶이를 입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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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벽한 개새끼   제6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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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벽한 개새끼   제63화

    “누나 왜?”핸드폰을 보며 얼어 있는 이재를 보며 도경이 물었다.“어? 아니야.”이재는 핸드폰 액정이 안 보이게 엎어 놓으며 고개를 저었다.도언과의 약속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다.갑자기 사라진 도경을 찾느라 다른 모든 일이 그녀의 머리를 지워낸 탓이었다.‘어떻게 그걸 잊고 있었지.’종일 도언과 만날 생각에 긴장했으면서.어젯밤 여운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그의 전화를 받았던 이른 아침부터 내내 그랬다.끝까지 거절하지 못한 걸 후회하다가 어느 순간에는 느리게 흐르는 것만 같은 시간에 당황했다.도경이 사라졌던 그 일만 아니었다면 약속 시간에 맞춰 그를 만날 수 있었다.그래서 안서희의 모욕스러운 말도 참아낼 수 있었다.그녀의 말이 귀에 잘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긴장하고 있었으므로.그런데, 도경 때문에 모든 것이 틀어지고 말았다.“누나, 왜 안 먹어? 떡볶이 싫으면 다른 거 시킬까?”“아니야, 먹어. 먹을 거야.”이재는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떡볶이를 입에 넣었다.뜨겁기만 할 뿐,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았다.‘설마 아직도 기다리는 건 아니겠지?’그럴 리가 없다고 이재는 생각했다.벌써 1시간이나 지났다.차도언이 자신을 그렇게 오래 기다릴 리 없었다.전화도 딱 한 통만 왔을 뿐이었다.‘그 전화를 걸고 바로 일어섰겠지. 그렇겠지, 설마…….’어차피 일방적인 약속이었다.이재는 처음부터 거절했다.그녀의 거절을 무시한 건 도언이었다.그렇게 생각하니 조금 마음이 편해졌다.“누나 맛있지?”“어, 어. 맛있다.”입술에 양념이 묻은 줄도 모르고 헤헤 웃는 도경이 기가 막혔다.이재는 냅킨을 집어 그에게 내밀었다.“입 좀 닦고 먹어.”“닦아줘.”도경이 냅킨을 받는 대신 장난스레 입술을 쭉 내밀었다.이재가 기겁하며 얼굴을 와락 구기자 이번에는 상체를 숙여 이재에게 더 가까이했다.“나 닦을 손이 없어서 그래. 누나가 닦아줘.”도경이 양손에 든 젓가락과 숟가락을 들어 보였다.그리고 다시 입술을 내밀었다.“정말 너…… 가지가지

  • 완벽한 개새끼   제62화

    그렇게 보는 건 도경 나름의 애교였다.하지만 이재는 그 눈에 넘어가줄 생각이 없었다.“너무한 건 너야. 어떻게 그새를 못 참고 도망을 가니?”“또 내가 잘못한 거야?”“그럼 잘한 거야?”“……미안.”도경이 순순히 꺼낸 말에 이재는 조금 놀랐다.사과하라는 뜻은 아니었는데 도경의 그 말을 하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난 왜 이렇게 잘못만 하는 거지?”“어?”“내가 무슨 짓만 하면 다들 내가 잘못했대. 난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뿐인데 내가 하는 건 다 잘못된 거래.”“도경아, 그게 아니라…….”“오늘도 그냥 답답해서 나온 거야. 같이 놀 친구도 없어서 혼자 있었던 건데 그걸 또 찾아내네.”도경은 웃고 있었지만 목소리만은 어쩐지 울고 있는 아이 같았다.이재는 또 그런 도경이 가여워지고 말았다.“그럼 말을 하지. 그랬으면 이 난리는 안 났을 거 아냐.”“말하면?”도경이 이재에게 가까이 다가와 얼굴을 들여다보듯 바라보았다.“어?”“말하면, 누나는 내 말 들어줄 거야?”“그, 그럼. 들어주지.”마주친 도경의 불그스름한 눈자위가 어쩐지 젖어 드는 것 같아 이재는 가슴이 두근거렸다.행여나 눈물이라도 터트리면 어쩌나 싶어 조마조마해졌다.“거짓말.”이재의 걱정과 다르게 도경은 울음 대신 웃음을 터트렸다.“내가 수십 번, 수백 번 말해도 안 들었으면서.”“내가 언제?”억울하다는 듯 보는 이재를 도경이 가만히 바라보았다.펄쩍 뛰며 반론할 거라 생각했던 이재는 그의 눈빛에 오히려 당황하고 말았다.철부지 망나니같이 장난만 치던 녀석의 눈빛과 다른 것도 이상했다.‘차도경, 술 취했으면서. 아닌 척하기는.’이재가 갑자기 생각난 듯 벌떡 일어났다.도경의 옆자리에서 앞자리로 자리를 옮겼다.도경은 그런 이재를 보며 픽 웃을 뿐이었다.“오늘 수업 못 한 거 주말에 보충할 거야. 그런 줄 알아.”이재는 어색함을 감추려고 일상적인 말을 꺼냈다.도경과 나눌 얘기는 그런 것이 전부라는 듯이 단호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누나.

  • 완벽한 개새끼   제61화

    “차도경.”턱을 괴고 테이블에 시선을 두고 있던 도경이 느리게 고개를 들었다.이미 취한 듯 풀린 눈으로 이재를 올려다보더니 놀라지도 않고 빙그레 웃음을 지었다.“이재 누나……? 누나가 여길 어떻게 알고 왔어?”“어떻게 된 거야, 너?”“보면 몰라? 술 마시고 싶어서 도망쳤지. 그런데 또 잡혔네.”도경이 헤헤 웃었다.그 얼굴이 어찌나 천진한지 지금 호명 가에 어떤 난리가 일어났는지 이재마저 잠시 잊어버릴 지경이었다.“나갈 거면 말이라도 하고 가지. 지금 너 없어졌다고 얼마나 난리 난 줄 알아?”“난리는 무슨. 이렇게

  • 완벽한 개새끼   제60화

    짜증을 누르며 이재가 말을 이었다.“도경이 과외 선생님. 나 누군지 알지?”―도경이 과외……? 아아, 이재 누나?“어어, 그래.”거들먹거리던 목소리가 사라지고 홍주가 천진하게 반가워했다.―그런데 왜요? 누나가 나한테 무슨 일로 전화를 했어요?“혹시 도경이랑 같이 있니?”―도경이?“응. 도경이가 연락이 안 돼서 혹시나 같이 있나 해서.”―도경이 못 본 지 꽤 됐는데요?“그래……?”홍주마저 도경이랑 같이 있는 게 아니라면 그를 당장 찾을 수는 없을 것이다.이재는 막막해지는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도경이 요즘

  • 완벽한 개새끼   제5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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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벽한 개새끼   제58화

    이재는 번쩍 눈을 떴다.희뿌옇게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깜짝 놀라 시간을 확인하니 이제 겨우 아침 6시가 막 되고 있었다.조금 더 자려고 눈을 감았지만, 어느새 명료해진 머리가 더는 잠을 불러오지 못했다. 이재는 결국 몸을 일으켰다.“아아…….”심한 운동을 하고 난 것처럼 근육통이 몰려왔다.특히 묵직한 둔통이 아래에 전해져 저도 모르게 소리를 내고 말았다.몸에 남은 낯선 통증은 지난밤의 일이 꿈이 아님을 알려주는 증거였다.어쩌자고 그랬을까. 한순간에 자신을 망쳐버린 것 같은 절망감과 동시에 묘한 해방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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