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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화 비극

강현준의 시선이 안비에게 닿았다.

안비는 움찔하며 저도 모르게 몸을 떨기 시작했다.

아들에게서 저런 시선을 본 것은 이번이 두 번째였다.

처음은 심복이 고월영에게 독을 먹였을 때였고 이번이 두 번째였다.

겁에 질린 안비는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망설였다.

무안희는 강현준을 똑바로 보며 계속해서 말했다.

“모두 안비의 짓이었습니다. 난원을 압박해서 고월영의 체내에 독을 주입했어요. 고월영은 그때까지 아이가 무사히 살아 있다고 애원했어요.”

무안희는 안비를 바라보며 냉소를 지었다.

“하지만 마마는 한 번에 실패하자 난원에게 한 번 더 독을 주입하라고 명령했지요.”

“그때 아무도 고월영이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지 않았어요. 독을 두 번이나 주입했고 숨이 끊어지기 직전이었으니까요! 전하, 이게 당신 어머니의 본 모습이에요! 얼마나 감동스러운 아들 사랑인가요!”

무안희는 갑자기 미친 사람처럼 웃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를 제외하고 아무도 웃지 않았다.

두 번의 독 주입, 그건 고월영의 목숨을 노리고 한 짓이었다.

강현우는 어느새 떨리는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잡았다.

강현준은 온기 하나 없는 눈빛으로 자신의 어머니를 바라봤다.

안비는 그 시선을 마주하고 한발 한발 뒤로 물러섰다.

“그런 거 아니야. 난원이… 아이가 정상이 아니라고 했어. 태어나도 정상이 아닐 거라고….”

“현준아, 어미가 일부러 그런 건 아니야. 하지만 정상이 아닌 아이가 태어나면 현왕부는… 이게 다 너를 생각해서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어!”

강현준은 무표정한 얼굴로 조용히 어머니를 바라만 볼 뿐이었다.

아무도 그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지 못했다.

강현준 본인도 포함이었다.

머릿속에 자신의 여자가 죽어 가는 장면이 펼쳐졌다.

그녀는 이미 복 중에서 숨이 끊어진 아이를 붙잡고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애쓰고 있었다.

이기적인 인간들은 멈추지 않고 헐떡이는 고월영을 붙잡고 재차 독을 주입했다.

푸흡!

강현준의 입에서 선혈이 뿜어져 나왔다.

주변 사람들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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