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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5화 미움

아무도 무안희가 어떻게 속박을 풀었는지 신경 쓰지 못했다.

모두의 시선이 안비에게 쏠린 틈을 타서 그녀는 어느새 밧줄을 풀었다.

그리고 손에 칼을 빼들고 고여추의 목에 겨누었다.

강현준은 음침한 얼굴로 기를 모았지만 입에서 또 다시 피가 뿜어져 나왔다.

“형님!”

강현우는 다가가서 그를 부축하고 고월영의 손을 잡아당겼다.

고용기는 무안희를 착잡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지금도 여전히 그녀에게 무력을 행사하는 것은 힘들었다.

연일이 무안희를 쫓아갔다.

“오지 마!”

무안희는 비수를 고여추의 목에 들이댔다. 하얗고 가는 목에서 뻘건 피가 뿜어져 나왔다.

“안 돼!”

결국 고용기는 밖으로 쫓아 나갔다.

고월영도 강현우의 손을 놓고 마당으로 달려나갔다.

“무안희, 그만해!”

“고월영, 너 때문에 난 모든 것을 잃었어. 내가 이 자리에서 네 언니의 목숨을 취해도 넌 할 말 없잖아?”

고여추의 목에서는 점점 많은 피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조금만 더 깊게 들어가면 숨이 끊어질 것이다.

“안 돼!”

고월영은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비명을 질렀다.

강현우가 다가와서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무안희, 인질 풀어주면 오늘 무사히 왕부를 떠나게 해주겠다!”

“내가 너희를 믿을 것 같아?”

무안희는 고여추의 목에 칼을 들이댄 채로 후문을 향해 뒷걸음질쳤다.

고여추는 안비에 의해 섭혼술이 중단된 이후로 의식이 흐릿한 상태였다.

그녀는 마치 허수아비처럼 무안희가 이끄는 대로 끌려가고 있었다.

아무도 무안희를 막지 못했다.

연일은 여러 번 강현준의 눈치를 살폈지만 그가 미동이 없자 섣불리 움직이지 못했다.

왕부의 하인들도 마찬가지였다.

안 그래도 고월영은 강현준을 사무치게 증오하는데 이 왕부에서 언니마저 잃으면 아마 현왕에게 죽자고 달려들 수도 있었다.

무안희는 그렇게 고여추를 끌고 뒷문을 통해 빠져나갔다.

“쫓아!”

연일은 그제야 부하들을 호령하여 쫓아 나갔다.

고월영과 강현우도 뒤따라갔다. 무안희는 뒷산의 방향으로 도망쳤다.

고월영 일행이 도착했을 때, 연일이 고여추를 안고 되돌아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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