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열은 그의 뜻을 알아차리고 황급히 충심을 표했다. "한 장관님, 저를 믿어주십시오. 오늘의 일을 거쳐 전 이미 철저히 개과천선했습니다. 앞으로 저는 절대 부산 담씨 가문 놈들과 어울리지 않을 겁니다."한지훈은 자리에 앉았다. "네가 담씨 가문에 가서 날 대신해 몇 가지 물건을 전달해."유열은 한지훈이 그에게 준 임무를 반드시 완성해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한 장관님, 얼마든지 말씀하세요. 제가 반드시 해낼 테니까요."한지훈이 손을 흔들어 신호를 주자 곧바로 물건들이 유열의 책상 위에 놓여졌다.첫 번째는 한 상자였다. 상자 안에는 한지훈의 청룡 문포가 들어 있었다. 이는 한지훈이 북양구 총사령관임을 상징했다.두 번째는 한지훈에 의해 깨진 고씨 가문의 옥패 조각이었다.세 번째는 바로 담씨 가문 둘째 나리, 담보윤의 시체였다.한지훈은 느릿느릿하게 말했다. "네가 이 세가지 물건만 완전무결하게 담씨 가문으로 가져가면 임무를 완성한 걸로 해줄게."유열은 미소를 지었다. "그럼 전 자유의 몸이 되는 거죠?"한지훈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당연하지!"유열은 곧장 일어나 가슴을 두드리며 말했다. "안심하세요, 한 장관님. 반드시 이 임무를 잘 해낼 테니까요."오군 법무국의 일을 잘 처리한후 한지훈은 법무국을 떠나 별장으로 곧장 달려갔다.오군 법무국은 일부러 한지훈의 신분을 숨기고 고수가 나타나 담씨 가문과 오군 법무국의 관계를 잘 처리했다고 선언했다.오군 법무국 입구에서 일어났던 싸움은 미친듯이 오군 곳곳에 퍼졌다.기세등등 했던 부산 담씨 가문이 전부 잡히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사람들은 모두 송호문 뒤에 있는 사람이 얼마나 대단한지 이야기 하고 있었다. 한편, 강씨 가문은 의심할 여지 없이 외톨이 신세가 되었다.강문복은 홀에 앉았고 설해연과 강희연도 옆에 앉아있었다.강씨 가문 하인들은 분주히 뛰어다니며 소식들을 전해왔다."가주님, 어떤 재료 공급 업체도 저희와 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려 합니다. 심지어 어떤 업체는 위약금을 내
한지훈은 곧장 별장으로 가서 법무국 업무를 송호문에게 맡겼다.예외적인 일이 발생하지 않으면 하루 안에 담 씨 가문에게서 소식이 올 것이었고, 강우연과 강학주의 발자취로 볼 때 그들은 보헤미 별장으로 이미 돌아갔을 것이다. 오늘 많은 일이 벌어졌기에 한지훈은 먼저 강우연과 시간을 보내기로 결정했다.한지훈은 곧바로 보헤미 별장으로 향했고, 강학주 가족들은 특별히 문 앞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들 옆에는 용일도 공손하게 서 있었다. 강학주는 한지훈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재빨리 다가가 땅에 무릎을 꿇고 울먹이며 말을 꺼냈다."지훈아, 돌아왔구나."한지훈은 어리둥절했다, 강학주는 왜 돌아오자마자 이런 태도를 취하는 거지?한지훈은 강학주를 바라보며 말했다. "하실 말씀이 있으시면 일어나서 말씀하시죠!"그러자 강학주는 강신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선 뒤,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지훈아, 우연이가 실종됐다!"그의 한 마디에 한지훈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고, 그는 빠르게 앞으로 나아가 강학주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우연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강학주는 어깨에 통증을 느꼈고, 순간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다.하지만 이내 다시 평정심을 되찾은 뒤 말했다."원래 우리 계획은 강 씨 가문에서 세계 무역 센터로 간 다음 구경을 마치고 별장으로 돌아오는 거였다. 그런데 세계 무역 센터에서 서로 길이 엇갈렸고, 그때 우연이가 없어진 거야. 처음에는 우연이가 혼자 먼저 돌아온 줄 알았지만 별장에 도착해 보니 우연이가 보이지 않았어.""세계 무역 센터의 CCTV를 확인해 보셨습니까?"한지훈이 싸늘하게 묻자, 강학주가 대답했다. "세계 무역 센터 경비원은 위에서 명령하지 않으면 감시 카메라를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도 다른 방도가 없어서 널 찾으러 온 거고. 빨리 가서 우연이를 찾아보거라! 난 우연이가 누군가에게 납치를 당했을까 봐 너무 걱정이 돼."강학주는 걱정 어린 얼굴로 한숨을 내쉬었고, 한지훈은 곧장 몸을 돌려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강학주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저희는 들어가야 합니다. 제 딸이 여기 세계 무역 센터에서 실종됐습니다, 그러니 들어가서 CCTV를 보여 주십시오."깡마른 경비원이 낯익은 목소리가 들리자 일어서서 말했다."당신은 전에 통제실에 침입했던 그 사람이 아닌가요? 난 당신 같은 사람을 수없이 보았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세계 무역 센터에 와서 똑같은 수법으로 잠입하려는데요. 빨리 나가세요, 아니면 강제로 쫓아낼 겁니다."깡마른 경비원이 거들먹거리며 강학주를 쫓아내려 했고, 강학주는 고개를 숙이며 물었다."다른 방법으로 들어갈 수는 없겠습니까?"그러자 깡마른 경비원이 장난스럽게 말했다."CCTV를 확인하고 싶다면 불가능하지는 않죠. 우리 세계 무역 센터 세 명의 매니저가 도장을 찍은 증명서만 있으면 됩니다."강학주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매니저 세 명 모두 서명을 하는 거면 너무 많은 시간이 드는 것 아닙니까? 게다가 그 사람들을 어디서 찾아야 하죠?!"강학주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묻자, 깡마른 남자가 비웃으며 대답했다."그건 내 알 바가 아니죠. 난 증명서만 봅니다, 증명서가 없으면 들어올 생각도 하지 마세요." 그러자 이때, 한지훈이 코웃음을 치며 말을 꺼냈다."그렇게 오래 기다릴 순 없죠.""당신이 오래 못 기다리는 건 우리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정말 궁상맞기 그지없네요, 감히 여기 매니저와 관계를 맺은 뒤 통제실에 들어갈 생각입니까? 꿈도 꾸지 마세요!"깡마른 남자가 경멸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하자, 뚱뚱한 남자도 한지훈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더 방해하지 말고 빨리 나가세요!"한지훈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발로 문을 박차고 들어갔고, 뚱뚱한 남자와 깡마른 남자가 일제히 소리쳤다."감히 허락도 없이 통제실에 침입하다니, 당신들 오늘 절대 순순히 나가지 못할 겁니다!"한지훈이 보폭을 넓히며 들어가자, 강학주 가족도 뒤를 따랐다."경고하는데, 더 이상 들어오지 마세요!"그러자 용일이 두 경비원을
3시 20분, 강우연은 밀크티 가게에 도착해 밀크티 한 잔을 주문했고, 약 10분 동안 매장에 머물다가 천천히 떠났다. 3시 30분, 강우연이 여자 화장실에 들어서자, 청소부 유니폼을 입은 남자가 손수건을 그녀의 입에 가져가 의식을 잃게 했다.곧이어 청소부 유니폼을 입은 남자가 카메라를 향해 목을 만지며 도발적인 태도로 고개를 갸웃거렸다.하지만 한지훈은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은 채 스크린을 계속 쳐다보았다. 강우연이 위험하다! 한지훈은 그 청소부를 가리키며 감시원에게 물었다."이 청소부가 어디서 왔는지 아십니까?"그러자 감시원이 화면을 힐끗 보더니 대답했다."오늘 어떤 청소부가 화장실 청소를 하다가 어떤 사람에게 두들겨 맞아서 정신을 잃었다는 신고를 했는데, 아마 그 청소부의 옷을 훔친 것 같네요. 청소부는 그 사람에게 옷을 빼앗기고 화장실에 갇혔었습니다.""이렇게 큰일이 있었는데 왜 세계 무역 센터에 관한 뉴스가 하나도 없는 거죠?""장 매니저가 이런 일 때문에 고객들이 소비하는 걸 꺼려서 매출에 영향이 갈까 봐 그런 것 같습니다. 지금은 장 매니저가 총 지배인으로 승진하는 특별 시찰 기간이거든요."여자 감시원이 대답하자, 강신이 화를 내며 말했다."이건 사람 목숨 가지고 장난치는 거 아닙니까!"감시원은 그의 말을 부정하지 않고, 한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한지훈은 송호문의 전화번호로 직접 전화를 걸어 말했다."누군가 세계무역센터에서 우연이를 납치했어. 그 납치범의 정확한 위치를 알아보도록."송호문은 이 말을 듣고 떨며 큰 소리로 말했다. "네, 부하들을 시켜서 즉시 납치범의 주소를 정확하게 알아내겠습니다."송호문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때에 감히 총사령관님의 아내를 납치하는 놈이 있다니! 한지훈은 전화를 끊은 뒤 곧장 걸음을 옮겼고, 용일과 강학주의 가족들도 그의 뒤를 따랐다. 이제는 납치범에 대한 정보가 없었기에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뚱뚱한 경비원과 깡마른 경비원이 통제실 문을 막고 있었고, 그들 뒤에
이를 들은 한지훈이 차가운 목소리로 대꾸했다."정말인가? 그럼 나도 똑같이 말하지! 믿거나 말거나, 내 전화 한 통이면 당신 매니저 자리가 사라질 거야."이를 들은 장해준은 비꼬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당신이 뭔데 그런 소리를 하는 거지? 세계 무역 센터 회장 이한승이라도 된다는 건가?! 내가 말해주는데, 이한승이 직접 와서 나를 자르려고 해도 내가 이곳에서 이뤄낸 성과를 고려해야 할 거야. 내가 세계 무역 센터를 그만두면 그 손실이 얼마인지 알기나 해?!"그러자 깡마른 남자와 뚱뚱한 남자도 말을 거들었다."맞는 말씀입니다, 장 매니저님께서는 세계 무역 센터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계시죠. 게다가 매니저님께서는 곧 총 지배인으로 승진도 하실 텐데요. 그런데 저 보잘것없는 놈이 장 매니저님에게 저렇게 큰 소리를 치다니요?! 정말 뻔뻔하기 그지없습니다!"이 말을 들은 한지훈은 굳이 설명을 덧붙이 지도 않고 곧바로 휴대폰을 꺼내 이한승에게 전화를 걸었다."이 회장님?""한 선생님, 접니다. 강 씨 가문의 자재 상인들은 이미 보냈는데, 또 무슨 분부가 있으십니까?"이한승이 매우 공손한 태도로 전화를 받았다. "세계 무역 센터가 회장님의 건물입니까?""예, 맞습니다. 제가 줄곧 집사에게 관리를 맡기고 있죠. 왜 그러시죠, 세계 무역 센터가 필요하십니까? 선생님께서 필요하시면, 제가 바로 준비하겠습니다."이한승이 진지하게 말했다. "우연이가 세계 무역 센터에서 실종됐습니다."한지훈이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 한 선생님, 저는 이 일에 대해 잘 모릅니다. 제가 즉시 세계 무역 센터 직원을 배치해 선생님께서 직접 심문하실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겠습니다."이한승은 당황했고, 긴장한 채로 대답했다."괜찮습니다. 그것보다, 세계 무역 센터의 장해준을 아십니까?""네, 압니다."이한승은 눈살을 찌푸리며 대답했다."그래요, 그 사람을 당장 해고하세요."한지훈이 싸늘한 눈동자로 담담하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한 선생님.
장해준은 울먹이며 한지훈에게 머리를 조아렸다. 장해준은 반평생 동안 그 자리를 위해 열심히 일했지만, 그의 오만함으로 인해 손쉽게 얻을 수 있었던 총 지배인 자리와 심지어 세계 무역 센터에서도 자리를 잃고 말았다.장해준은 완전히 넋을 잃었고, 그는 오늘 한지훈을 모욕한 것과 감시실을 온 것까지도 후회하고 있다. 하지만 한지훈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고 자리를 떠났다, 그들은 한지훈의 눈에 들어올 가치조차 없는 사람들이었다. 한지훈은 세계무역센터를 떠난 후 차에 올라탔다. "따르릉......"전화가 울리자, 한지훈은 곧장 전화를 받은 뒤 물었다."납치범의 위치를 알아낸 건가?"하지만 전화 너머에서 이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한지훈 사령관님, 오랜만입니다."변조된 음성이 들리자 한지훈은 조심스럽게 물었다."당신 누구야?""하하, 도석형 장군님께서 안부를 전해달라고 하더군요."도석형이라는 이름을 듣자, 한지훈은 분노에 휩싸여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당신이 강우연을 잡아간 건가? 기억해, 만약 강우연의 털끝 하나라도 건드린다면, 강중 전역을 완전히 몰살 시킬 테다!""하하, 사령관님께서는 여전히 화가 많으시군요!"전화를 받은 상대방이 차갑게 웃었다. "잡히기만 해봐,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해줄 테니까!"한지훈이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한지훈 사령관님, 제가 특별히 신아 사립 유치원에 선물을 보냈으니 서두르시기 바랍니다!"그 사람은 이 말을 한 뒤 바로 전화를 끊었다. 신아 사립 유치원?!한고운이 다니는 학교가 아닌가?! 예감이 좋지 않다! 한지훈은 한고운이 위험에 처했다는 것을 즉시 알아차렸고, 곧바로 차를 몰아 신아 사립 유치원으로 향했다. 한지훈의 눈에는 냉랭한 기운이 맴돌았다."고운아, 제발 무사해야 해!"감히 자신의 딸을 건드리기라도 했다면, 한지훈은 결코 그들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한지훈이 신아 사립 유치원에 도착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입구에는 아이들이 선생님의 지도하에 부모님이 아이들
한지훈은 점차 평정심을 되찾았고, 주변의 움직임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똑딱, 똑딱, 똑딱!"한고운의 책가방에서 시곗바늘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왔고, 그는 재빨리 한고운의 책가방을 가져와 열어서 살펴보았다. 책가방 안에는 시한폭탄이 들어 있었고, 폭탄은 크지 않았지만 한고운이 책가방을 들고 있었다면 살아남는 것은 불가능했다. "똑딱, 똑딱!"바늘은 빠르게 회전하고 있었고, 30초밖에 남지 않았다. 한지훈은 한고운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고운아, 아빠가 마술을 보여 줄까?"그러자 한고운은 손뼉을 치며 대답했다."좋아, 고운이는 마술 좋아해.""잘 봐, 가방에서 불꽃놀이가 펼쳐질 거니까."한지훈은 책가방을 그대로 하늘로 던졌고, 핑크색 책가방은 순식간에 공중에서 폭발했고, 마치 핑크색 폭죽처럼 사방으로 흩날렸다. 한고운은 손뼉을 치며 그 자리에서 천진난만한 표정을 지었다. 따르릉!전화가 울렸다. 한지훈은 발신자 표시를 확인했고, 송호문의 전화인 걸 보자 황급히 받으며 말했다."찾았어? 우연이는 지금 어디에 있지?"그러자 송호문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찾아냈습니다! 납치범들은 강우연 씨를 오군 우화구의 한 부도 건물로 데려갔습니다.""위치를 보내!"한지훈이 말했다. "조사 결과 납치범은 특수 암살 훈련을 받은 군인일 가능성이 큽니다. 한 선생님, 제가 경호원을 소집할 테니 같이 우화구로 가서 건물을 포위하는 건 어떻겠습니까?"송호문이 물어보자, 한지훈은 "그럴 시간 없어."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주현! 네가 감히 고운이와 우연이를 공격하니, 이번에는 반드시 너를 가만두지 않을 테다!’한지훈은 한고운을 안고 신아 사립 유치원 정문으로 걸어갔다.용일은 때마침 차를 몰고 유치원 정문에 도착했고, 한지훈은 용일에게 한고운을 맡기며 아이에게 말했다."고운아, 용일 삼촌 옆에 꼭 붙어있어야 돼!"한고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총사령관님, 저도 함께 가겠습니다!"용일이 말하자, 한지훈은
하지만 주현은 전혀 두려워하는 기색 없이 주머니에서 버튼을 꺼내 내밀며 말했다."기둥에는 시한폭탄이 묶여 있고, 내가 이 버튼을 누르면 5분 안에 폭탄이 폭발해 버리죠! 펑! 하는 소리와 함께 강우연은 산산조각이 날 뿐만 아니라, 이 건물도 형태조차 남지 않게 될 겁니다."한지훈은 걱정이 가득한 눈빛으로 강우연을 바라보았다.강우연은 쇠사슬로 큰 기둥에 묶여 있었고, 강우연의 머리 바로 위에는 거대한 시한폭탄이 있었다.이 폭탄은 전에 한고운의 책가방에 있던 폭탄보다 몇 배는 더 컸고, 위력도 당연히 몇 배 더 강력하다. 주현이 냉담하게 웃으며 말했다."폭탄을 해체하려고 하면 안 될 겁니다. 건드리기만 해도 폭탄은 터지게 되어 있고, 건물 전체가 완전히 폐허로 변할 거니까요."그러자 한지훈은 멈춰 서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감히 그 버튼을 누르기라도 한다면, 내가 반드시 네 목을 베어버릴 거다!"주현은 사악하게 웃으며 버튼을 세게 눌렀다! 삐, 삐, 삐!강우연의 머리 위에 있는 시한폭탄의 시간이 흘러가기 시작했다.주현은 빨간 버튼을 버리며 말했다."도석형 장군님의 첫 번째 부장, 코드명 주현입니다. 한지훈 사령관님의 많은 가르침을 부탁드립니다."강우연의 입은 막혀 있었고, 그녀는 한지훈을 향해 고개를 세차게 흔들며 무언가 중얼거렸다.하지만 강우연의 입은 테이프로 막혀 있었기에 그녀가 외치는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강우연의 눈가에는 눈물이 흘러내렸고, 그녀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가로저으며 이렇게 말하려는 듯했다."지훈 씨, 날 내버려두고 그냥 가요!"한지훈의 관심이 강우연에게 쏠린 것을 본 주현은 강우연의 뺨을 한 대 내리치며 사악하게 웃어 보였다."한지훈 사령관님, 당신 상대는 나예요. 진지하게 임하세요."한지훈은 주현을 노려보며 소리쳤다."널 산산조각 내버릴 테다!"한지훈의 분노를 본 주현도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30만 북양군을 통솔했다는 소문이 자자한 북양구 총사령관의 실력이 얼마나 막강한지 한 번 보죠
자소화의 등장 소식은, 수많은 구경꾼들을 몰려들게 하여 어느새 인산인해를 이루게 되었다. 고급 호텔은 물론이고, 웬만한 작은 여관들도 사람들로 붐볐다. 다행히 육천릉은 출발하기 전에 일찍이 호텔을 예약해 뒀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들은 아마 차 안에서 비집고 누워 밤을 보내야 했을 것이다. “한 선생님, 바로 앞에 제가 예약한 호텔이 있습니다. 저희는 오늘 밤, 여기서 묵는 거로 하죠.”육천릉은 저 멀리에 보이는 호화로운 한 호텔을 가리키며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 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다시 보니 육천릉은 정말 세심한 사람인 것 같아, 그에 대해 약간의 호감도 가지게 되었다. 곧이어 자소화가 완전히 피어나게 되고 약효 역시 절정 상태에 이르게 될 무렵, 천릉자와 장령풍 두 사람도 대양산 기슭에 모이게 됐다. 두 사람의 등장에 이내 또 수많은 사람들이 주목하였다. 필경 두 사람은 바로 이 사건의 핵심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천릉자는, 인터넷상에서 줄곧 사기를 펼쳐 이미 적지 않은 사람들은 그를 한지훈이라 간주하고 있었다. 곧이어 천릉자가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양산시 전체의 교통이 마비되었다. 공항에 둘러서서 천릉자와 기념사진을 찍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더욱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이 상황에 천릉자는 더욱 기세등등해졌다. 그렇게 짧은 몇 킬로미터를 무려 세 시간이나 달려서야, 한지훈 일행은 비로소 망천 호텔에 도착하였다. 호텔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직원은 급히 마중 나와, 육천릉을 도와 주차를 해주고 한지훈을 데리고 함께 호텔 로비로 들어섰다. 육천릉은 일단 한지훈을 휴식 구역으로 모시고는, 그는 운전기사와 함께 직접 한지훈을 도와 체크인까지 하였다. 곧이어 육천릉이 체크인을 마치고 한지훈에게로 다가가는 순간, 몇 명의 젊은 남녀들도 문을 밀고 호텔로 들어섰다. 최신 트렌드에 맞춘 옷차림에 하나같이 당당한 기세가 가득한 젊은이들은, 한눈에 봐도 출신이 심상치 않은 부잣집 자녀들이었다. “아이고, 피곤해 죽겠네.
낙천기가 차갑게 웃어 보였다. 사실 이 모든 건 그의 계략이 아니라, 오히려 오대 명산이 뒤에서 조종한 일이었다.심지어 이번 일에는 무신종의 그림자까지 얽혀 있었다!그들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단 하나, 용국 백성들의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한지훈의 이미지를 깎아내리기 위함이었다.영웅이 아닌 평범한 사람으로 만들어야만, 무종이 국왕을 끌어내리고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희망이 생기기 때문이다!그가 보기엔, 설령 한지훈이 아직 살아 있다 한들 뭐 어쩌겠는가?지금의 오대 명산에는 고수들이 즐비하고, 심지어 그의 사부 천릉자 또한 이미 한지훈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수준에 도달해 있었다.이런 상황에서 한지훈이 다시 무슨 큰바람을 일으킬 수 있겠는가!그는 손짓으로 주변의 젊은 남녀들을 물러가게 한 뒤, 곧바로 전화를 꺼내 천릉자에게 걸었다.신호음이 들리자마자, 그는 아부하는 목소리로 말했다.“사부님, 이미 지시하신 대로 전부 준비해 두었습니다. 기자들도 저희 쪽 인물로 배치했습니다.”“다만 한 가지 의문이 있습니다. 이번 일은 한지훈과 아무런 관련도 없는데, 굳이 그를 끌어들이는 것이 혹여 한지훈의 지지자들을 자극해 반발을 사지는 않을까요?”실제로 요 몇 년간, 한지훈이라는 이름은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다.게다가 이번 천릉자와 장령풍이 벌이는 자소화 쟁탈전은 전혀 한지훈과 관계가 없었다.이 시점에서 한지훈의 이름을 다시 언급한다는 건 오히려 그의 존재를 사람들 뇌리에 더 강하게 새기는 게 아닐까?“흥!”천릉자의 콧소리가 전화를 타고 전해졌다.“이 안의 현묘한 계책을 네 놈이 어찌 알겠느냐?”“한지훈의 이름을 다시 꺼내는 이유는, 바로 사람들이 기억해 내게 하기 위함이다. 단지 일성 준천신 경지에 머물러 있는 자에 불과했다는 것을 말이다!”“그래야만 그의 위상을 점차 약화시켜, 민심 속 신망을 걷어낼 수 있지!”“게다가, 넌 아직도 한지훈이 용국 사람들의 마음속에 어떤 존재인지 모르는구나. 예전의 한씨공관은 지금도 군대에서 특별히
사실 한지훈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 두 가지 진법은 통달하고 있었다.비교하자면 장씨 가문의 삼절진이 더욱 오묘하고 무궁무진했다.하지만, 둘 중 누구라 해도 한지훈 앞에서는 감히 견줄 수조차 없었다!비록 똑같이 일성 준천신계 강자라 해도, 그 내실은 하늘과 땅 차이였기 때문이다.한지훈이 그동안 더 이상 돌파하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 기초를 더욱 단단히 다지기 위함이었다!한지훈 일행이 대양산에 도착했을 때, 이곳은 이미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게다가 많은 언론 매체들 역시 정보를 입수하고는 가장 먼저 최고의 촬영 위치를 선점하며, 이 천하제일의 대결을 기다리고 있었다.대양산에서 15리 떨어진 곳부터는 이미 각 대명산이 구역을 나눠 금지구역으로 설정해 버렸다.일반인은 산기슭 근처조차 접근할 자격조차 없었다!그리고 여러 명산의 제자들 역시 모두 구경을 위해 몰려들었다.그중에는 자신의 제자들을 데리고 경험을 쌓게 하려는 거물급 인사들도 있었다.이런 명산 제자들 앞에서 평범한 사람들은 감히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했다. 괜히 잘못 건드렸다가는 본인뿐 아니라 가족에게까지 재앙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한 선생님, 제 생각에는 저희도 여기까지만 가죠. 더 이상 안쪽으로 들어가면 안 됩니다! 제 먼 친척 중 한 명이 명산 제자를 한 번 잘못 봤다가, 결국 그쪽 사람들에게 가문 전체가 몰살당했어요!”육천릉이 조심스럽게 말했다.그 친척도 나름 지역에서 이름난 인물이었지만, 단지 그 사소한 실수 하나로 인해 온 가족이 목숨을 잃고 만 것이다. “오? 그 후 어떻게 됐습니까? 설마 명산 제자라고 해서 사람을 함부로 죽여도 되는 겁니까?”한지훈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이 몇 년간, 한지훈은 줄곧 은거하며 세상의 일에 무관심하게 지냈다.하지만 지금의 명산 제자들이 이토록 오만방자하게 굴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하…… 그 뒤야 뭐 있겠습니까. 그냥 아무 핑계 하나 대더니, 무슨 문파간 원한이었다나 뭐라나…… 그러더니 결국 흐지부지됐죠.”
최근 몇 년간 영기가 회복되면서, 몇몇 명산들은 그야말로 제자들이 넘쳐날 정도로 번창했다.그 안에서도, 하늘이 내린 듯한 재능을 지닌 자들도 드물지 않았다.그중에서도 천릉자는 항산에서 최근 몇 년 사이에 새로 받아들인 제자였지만, 그의 성장 속도는 말 그대로 공포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였다! 불과 3~4년 만에, 병왕계의 풋내기에서 항산의 젊은 세대 중 유일하게 천신계 경지에 도달한 자로 우뚝 선 것이다!“사실 그렇게 단정 지을 수는 없어. 한지훈이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천릉자와는 비교가 안 되지. 걔는 고작 3년 조금 넘는 시간 안에 병왕계 경지에서 일성 준천신까지 올라갔으니까!”“그래, 저런 성장 속도만 보면 한지훈도 감히 따라갈 수 없지!”“예전에 한지훈이 천신계 경지에 도달하는 데 거의 10년 가까이 걸렸잖아!”이때, 양령아도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며, 사람들의 댓글을 하나하나 읽고 있었다.그녀는 이를 악물며, 마침내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쟤네가 뭔데 한지훈이랑 비교를 해?!”“당시에 지구는 아직 영기가 복원되지도 않았어! 그런 환경에선 3년이 아니라 300년을 줘도 천신계는 불가능했다고!”흑병대의 정예였던 양령아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그 시절에는 사령관 경지 하나만 도달해도 어마어마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는 것을!지금의 사령관 경지 강자들에겐 그 고통이 뭔지도 느껴보지 못한 허울뿐이었다.하물며 천신계 경지라니?“흥, 내 생각엔 한지훈도 이미 오래전에 미래를 내다봤기 때문에 은거를 선택한 거야!”“은거라기보단, 도망친 거겠지. 그때 걔는 명산들과 생사를 걸 정도의 원한이 있었으니까!”이런 비아냥이 양령아의 댓글 아래 붙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더 이상 한지훈을 언급하지 않았다.대신 화제는 바로 장씨 가문의 장령풍으로 옮겨갔다.왜냐하면, 이번에 그들이 노리는 것은 바로 자소화였고, 이걸 손에 넣는 자는 단시간 내에 이성 현급 천신계 경지로 돌파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장씨 가문은 항상 명산들 사이에서 거리를
각 대명산과 무신종에서 탐내는 보물을 어찌 평범한 사람들이 쉽게 손에 넣을 수 있겠는가?!설령 대명산과 무신종 같은 초대형 세력이랄지라도 경계를 늦출 수는 없다.한순간의 방심으로, 단 한 송이 자소화 때문에 양대 세력 간 대규모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육천릉이 보기에, 비록 한지훈의 실력이 각 세력에서 정성껏 길러낸 젊은 세대들에 미치진 못해도, 자신들과 같은 사람들이 감히 짐작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혹여 운이 좋아서 한몫 챙기게 된다면 얼마나 기쁜 일이겠는가?!설령 얻지 못하더라도, 마음속 깊이 감사를 품게 될 것이다.그때 나씨 가문이 약재 방면의 몫을 자기 가문에 더 많이 나눠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음, 알겠습니다. 우선 먼저 돌아가세요, 필요하면 제가 사람을 보내 부르겠습니다.”한지훈은 미묘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 자소화만큼은, 반드시 손에 넣고야 말리라!누가 탐내든, 한지훈은 결코 이 꽃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좋습니다, 한 선생님. 준비되시면 언제든 연락만 주세요. 제가 직접 모시러 가겠습니다!”육천릉은 정중하게 고개 숙이며 물러갔다.육천릉이 멀어지자, 앞마당 옥기 상점의 한 점원이 한지훈을 힐끔 바라보며 말했다.“한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보통 사람은 아니신 것 같네요?”한지훈은 그를 흘긋 보더니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나도 너랑 똑같은 평범한 용국 국민일 뿐이야.”“한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한 씨이시고, 나 대표님조차 선생님께 그렇게 공손한 걸 보면… 설마 그분은 아니시겠죠?”점원은 조용히 물었다.그가 말한 '그분'이란, 물론 세계에 명성을 떨쳤던 북양왕 한지훈을 가리킨 것이다!한지훈이 은거한 뒤로, 수많은 이들이 그의 행방을 추측해 왔다.조정에서도 끊임없이 한지훈을 찾고 있지만, 누구도 그의 실체를 본 사람은 없었다.“말했잖아, 나도 너처럼 평범한 사람이야. 북양왕이 어떻게 이런 작은 가게에서 일하겠니?”한지훈은 담담히 설명했다.“그래도 제 눈에 선생님은 평범해 보이지
육천릉은 한지훈이 이 일에 관심을 보이자 재빨리 웃으며 말했다.“맞습니다. 제가 보낸 사람들이 어젯밤에 사진을 한 장 보내왔습니다!”그 말과 함께, 그는 서둘러 사진 한 장을 꺼내 한지훈에게 내밀었다.사진은 다소 멀리서 촬영된 탓에 꽤 흐릿했지만, 천생서문에 기록된 묘사와는 놀랍도록 잘 들어맞았다.여섯 장의 꽃잎은 각기 다른 색을 띠고 있었고, 꽃술 한가운데엔 보랏빛 꽃봉오리 하나가 있어 매우 이상하게 보였다! 사실, 영기가 되돌아온 이후로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었다.보통 사람의 수명이 이십 년 이상 늘어난 것은 물론, 어떤 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일성 병왕의 전력을 지닌 채 태어나기도 했다.이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무도가 성행하게 되었고, 그 성장 속도 또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빨라졌다.어떤 종문들은 전투력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는 약까지 제조해 판매하고 있었으며, 일부 국가는 무인으로 구성된 특수 군대를 조직하여 국력을 강화하고자 했다.용국 또한 이런 군대를 조직하였지만, 현재는 어느 국가도 감히 용국의 세계적 지위에 도전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실정이었다.따라서 용국의 군대는 주로 무력의 상징으로 기능할 뿐이었다.하지만 자소화라는 이 기이한 꽃의 효능을 제대로 아는 자는 극히 드물었다.한지훈은 예전에 한 야외 생존 프로그램을 보다가, 참가자가 이 자소화를 독초로 착각하고 꺾어 버리는 장면을 직접 본 적이 있었다.당시 그는 속으로 얼마나 애가 탔던지!영기가 되살아난 지금, 이와 같은 신기한 꽃과 약초는 앞으로도 점점 많아질 것이 분명했다.특히 외국과는 달리, 용국의 오대 명산에서는 자소화의 효과에 대해 비교적 잘 알려져 있었다.그 때문에 대량산은 단시간 내에 수많은 종문에 의해 금지 구역으로 지정되었고, 일반인은 근처에도 접근할 수 없게 되었다.그래서 육천릉이 보낸 자들도 멀리서 겨우 이 한 장의 흐릿한 사진을 찍어온 것이 전부였다.“보아하니, 이 자소화를 노리는 이들이 꽤 많겠군.”한지훈
수년 후.산성시의 옥기 상점 안, 장발의 사내가 한 쌍의 남매에게 무공을 가르치고 있었다.소년은 얼굴에 앳된 기색이 역력했지만, 손짓 하나 발짓 하나 모두 본받을 만한 기세를 품고 있었고, 소녀는 더욱이 품새 하나하나에 눈에 띄는 기세와 무형의 위압이 서려 있었다.“여보, 애들 좀 쉬게 하지 그래요? 조금 있다가 도청도 불러서 다 같이 캠핑 가요, 어때요?”강우연은 캠핑에 쓸 텐트와 조리 도구를 챙기며 미소를 지은 채 물었다.한지훈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멀리 보이는 산을 바라보았다.어느새 4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한지훈은 줄곧 이곳에 은거하며, 한편으로는 천생서문을 깊이 있게 연구하고, 또 한편으로는 세상의 큰 흐름이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지금까지도 제법 많은 역외 강자들이 돌아왔지만, 한지훈이 정한 세계의 판도를 감히 뒤흔드는 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지금, 전 세계에서 유일한 연합국 상임이사 자리는 바로 용국이 차지하고 있었고, 세계의 운영 방식조차 모두 용국의 입김 아래에 놓여 있었다.하지만 이 모든 것은 세속적인 겉모습에 불과했다.실은 세계 각국은 물론, 용국 내부조차도 암류가 소용돌이치고 있었다.한지훈은 아직 대세가 변화하기 전에는 지나치게 과시하고 싶지 않았고, 자신의 정체 역시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지금 그는 그저 이 옥기 상점의 사장일 뿐이었고, 강우연은 그저 옥기 상점의 사모였다.비록 나씨 집안에서 종종 사람을 보내 한지훈을 문안하며, 집안 후손들을 수련시키러 보내곤 했지만, 모두 한지훈의 비밀을 철저히 지켜주고 있었다.신룡전의 삼대 용존 역시 지금은 모두 이성 천신계의 실력을 갖추게 되었고, 정작 한지훈 자신은 아직도 일성 준천신계에 머물러 있었다.하지만 그것은 한지훈이 돌파할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천신계에 진입한 후 그는 이 경지에 들어선 자에게는 경지 그 자체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진정 중요한 것은 진법에 대한 이해와 운용이었다.이것이 바로 그가 상위 경지를 거슬
한편, 오륙 무도학원의 진법루 안에서 갑자기 하늘을 찌를 듯한 빛기둥이 솟아올랐다!그 찬란한 빛기둥은 무려 사흘 밤낮 동안 계속되었다!마침내, 진법루 전체가 우르르 무너져 내리더니, 지면 위에 끝을 알 수 없는 깊은 심연이 나타났다.그 심연 아래에는 희미하게 푸른빛을 띠는 광막이 아른거리며 떠올랐다.많은 사람들이 이 경이로운 장면을 휴대폰에 담아냈다!이제서야 오대 명산의 고위 무인들도 어째서 그토록 오랫동안 역외 강자들이 돌아오지 않았는지 마침내 이해하게 되었다! 그 이유는 바로, 지구의 영기가 이미 고갈되어 그 강대한 힘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영기의 회복은 단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며, 서서히 회복되는 과정을 필요로 하는 것이었다.이 순간, 지표면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예전엔 무릎 높이밖에 자라지 않던 목초가 하룻밤 사이에 사람 키를 훌쩍 넘겼으며, 야생 동물들 또한 이전보다 몇 배는 커진 모습이었다!한 오륙 사냥꾼이 산속에서 몸무게 40킬로그램, 길이 1미터에 달하는 토끼를 사냥했다는 뉴스가 전 세계를 놀라게 했고, 미륙의 어민들이 수십 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물고기를 잡아 올렸다는 보도는 또다시 전 세계인의 신경을 자극했다!한때 드문드문했던 숲은 하룻밤 사이에 무성해졌으며, 사막에도 대규모의 오아시스가 생겨나기 시작했다.여러 명산 역시 짙은 안개에 휩싸인 채, 산봉우리들이 치솟으며 기존보다 몇 배나 웅장해졌다!이제 전 세계적으로 무공 수련 열풍이 일었다.특히 용국에서는 무종들이 세속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이전과 다른 점은, 무종들이 이제 더는 조정의 통제를 받지 않는 독립 세력이 되었다는 점이었다!용국뿐 아니라 전 세계 각국에서 무도 재판소가 설립되었고, 이 재판소는 중대한 죄를 저지른 무인들을 심판하기 위한 기관이었다!영기의 귀환과 함께, 그동안 폐관 수련에 들어갔던 무적천이 갑자기 고통스럽고 분노에 찬 포효를 내질렀다.그의 몸과 융합되지 못하고 있던 흑룡의 심장이, 이 순간 묘
모든 이들은 그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고 믿고 있었다.그러나 그가 나타나는 순간, 모든 이들이 경외심에 찬 시선을 드러냈다.앨러스의 긴장된 마음도, 그 순간 조금은 누그러졌다.보아하니, 고대 인디언들이 결국 움직인 모양이었다.하지만 한지훈은 허공에 떠오른 그 거대한 얼굴을 단 한 번도 쳐다보지 않았다.그저 가볍게 손을 들어 올리자, 하늘에서 눈 부신 별빛이 쏟아져 내렸다!눈 깜짝할 사이에, 미륙 전역에 퍼져 있던 앨러스 족속들이 무수한 별빛에 온몸이 꿰뚫리며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했다!그들 중엔 전신계나 사령관 경지의 강자들도 많았고, 본능적으로 반항하려 했지만 천신계 강자 앞에서는 저항이란 개념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단 한 호흡의 시간도 지나기 전에 모두가 가루가 되어 버린 것이다. “한지훈! 네… 네놈은 어째서 우리를 노리는 건가!”눈앞에서 하나둘 동족이 죽어 나가자, 앨러스의 눈동자는 충혈되어 터질 듯 부릅떴다.심지어 하늘 위에 떠 있던 그 거대한 얼굴조차 노기가 서리기 시작했다!비록 앨러스의 족속들이 죄를 저질렀다지만, 한지훈이 이때 손을 쓴 것은 그의 위엄에 대한 공공연한 도전이었다!“한지훈! 경고한다. 이 땅에서 더 이상 행패를 부리지 말아라! 그렇지 않으면 내가……”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찬란한 별빛이 다시 한 번 하늘을 덮었다!눈 깜짝할 사이에 이국 인구의 절반 이상이 허공에서 사라졌고, 이국 전체는 순식간에 피바다로 변했다.한지훈은 고개를 돌려 냉랭한 눈으로 하늘의 얼굴을 쏘아보며 말했다.“너희는 모두 죽어 마땅하다!”“그들이 인류 멸망 계획을 실행하려고 망상한 것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인류를 멸종시키겠다는 그들의 야망이 있다면, 먼저 그들 자신부터 사라져야겠지.”“만약 불만이 있다면 언제든 용국으로 찾아와라.”그 말이 떨어지는 순간, 하늘 위 거대한 얼굴이 잠시 멍해졌다.그렇다, 앨러스 족은 분명 전 인류를 죽이고, 오직 자신들의 후손만 남겨 지구를 지배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