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학주는 당연히 자기가 가주 자리를 물려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에 대놓고 말했다. "흥! 한지훈은 우리 집 데릴사위니까 우리 가문 사람이랑 다름이 없어. 만약 이 아이가 이 강씨 가문의 가주 자리를 원한다면 나, 강학주가 제일 먼저 찬성할 거야.""너..."강문복은 강학주가 가문의 명성은 하나도 고려하지 않고 다른 성을 가진 사람을 지지할 줄은 몰랐다. 그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지금까지 줄곧 자식이 부모님의 사업을 물려받았어. 오군 명문가중 하나로서 강씨 가문도 마찬가지였지. 강씨 어르신께선 지금 상태가 위독하셔. 침대에 누워 인사불성인 상태란 말이야. 지금 그 분께서 깨여나실 지도 미지수야. 하지만 어르신께서 전에 직접 내게 강씨 가문 가주의 자리를 맡기셨어."'오군의 세속적인 선입견은 마치 큰 산과 같아. 네가 아무리 노력해도 바꿀수 없다는 얘기란 말이야.'강문복은 세속적인 선입견으로 한지훈이 강씨 가문의 자리를 계승하는 것을 포기하게 하려고 했다."그만!"한지훈은 소리를 지르고는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 "강씨 가문 따위는 제가 놔두면 살아남겠지만 없애려고 마음만 먹으면 금방 망합니다."이 말을 들은 강문복은 식은 땀을 흘렸다. 그들에게 있어서 북양구 총사령관인 한지훈은 도저히 넘을수 없는 큰 산이었다. 만약 한지훈이 진짜로 마음을 굳게 먹고 이 강씨 가문의 가주 자리를 원한다면 강문복이 어떻게 반항한다 하더라도 그는 한지훈의 지위를 뒤흔들수 없었다.강문복, 나아가서 강씨 가문에게 있어서 한지훈은 신과 같았고 그의 말은 신의 뜻과도 같았다.한지훈이 말을 이었다. "오늘부터 강문복 씨는 강운그룹에서의 모든 직위를 취소하고 외부인으로 취급할 거고, 전 강씨 가문의 가주 자리를 계승하고 강학주 씨에게 강운그룹의 중대 사항을 관리하도록 맡길 겁니다. 그리고 강씨 가문은 오늘부로 그 성을 '한' 으로 고칠 거예요."한지훈은 당당히 강씨 가문 저택을 떠났다. 그는 이제부터 더이상 강씨 가문에 강문복이 없다고 선포했다.만약 오군의 법칙이
강문복은 혼자 거실을 벗어났다. 그의 뒷모습을 보니 금세 몇 십년을 폭삭 삭은 것 같았다.강희연과 설해연도 그의 뒤를 졸졸 따라갔다.강문복 등 세 사람은 어둠을 틈타 함께 강 씨 가문 저택을 떠났다.이튿날 날이 밝자 강운그룹은 한지훈이 이사장을 맡고 강학주가 이사장을 대리한다고 정식으로 선포했다.그동안 떠들썩했던 강 씨 가문의 권력 쟁탈전은 완전히 막을 내렸다.강학주는 승자가 되었고 강문복은 가장 큰 패배자가 되었다.원룸에 강문복 등 세 사람이 함께 있었다.설해연은 컴퓨터 옆에 앉아 해바라기씨를 까서 먹고 있었고 티비에서는 강학주 일가족이 인터뷰 하는 모습이 방송되고 있었다.기자가 물었다. "그동안 강 씨 가문 두 아들 분께서 끊임없이 싸운다는 소문이 있었습니다, 앞에서는 사이 좋은 척 하고 뒤에서는 서로 배신하는 사이라고요. 이에 대해 강 회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예전과는 달리 정장을 입은 강학주가 입을 열었다. "겉으로만 형제이면 뭐 어떤가요, 어차피 진정한 승자는 저인걸요?"강학주는 웃는 얼굴로 말했다."퉤!"이 말을 들은 설해연은 얼굴이 일그러졌다. "잘난 척 하기는. 그냥 좋은 사위를 둔 것 뿐이잖아? 한지훈이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닌 것들이. 한지훈이 아니었으면 진즉에 길바닥에 나앉았을 거야."설해연은 강희연을 보고 욕설을 퍼부었다. "강우연을 좀 봐. 그 애는 돈도 많고 권력도 있는 좋은 남편을 만났는데 너는 오 씨 가문 애를 데려온 것도 모자라 그것도 물거품이 됐잖니."강희연은 눈을 번지고는 설해연을 무시했다.티비에는 여전히 강학주 일가가 인터뷰 하는 모습이 방영되고 있었다.기자가 물었다. "서경희 여사님, 설해연 여사님께서는 여사님과 마찬가지로 명문가에 시집가셨잖아요, 여사님께서는 그 분에 대한 인상이 어떠십니까?"원래 바탕이 좋았던 서경희는 열심히 꾸민데다가 자색 치파오까지 입어 성숙된 여성의 아름다움이 잘 나타났다. 그녀는 놀란 표정으로 그 기자를 바라보며 물었다. "설해연이요? 그 사람은 누구죠? 저는
강문복은 약간 꾸민 뒤, 저녁에 원 씨 가문 집사, 원문준을 만났다.원문준은 원 씨 가문에서 지위가 비교적 높은 집사로, 전문적으로 원 씨 가문을 대신하여 한지훈의 움직임을 감시했다.원 씨 가문에서 오군을 감시하는 일은 전부 원문준이 조종한다고 말할 수 있었다.원문준은 원 씨 가문이 오군에 둔 가장 중요한 관찰자였다.원문준은 강문복을 향미 카페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저녁 6시 정각.강문복은 일찌감치 향미 카페에 와있었다. 족히 30분을 기다린 후에야 원문준이 와서 입을 열었다. "강 선생, 미안합니다. 좀 조심스럽게 행동하는게 저희 업종의 습관이라. 너무 탓하지 말아 주세요."강문복은 웃으며 말했다. "탓하다니, 그럴 리가요! 좀 조심하는 것이 좋죠. 그렇지 않으면 저희의 협력도 진행할 수 없으니까요."원문준은 강문복을 슬쩍 떠보면서 말했다. "최근 뉴스에서 줄곧 동생 분의 이야기가 방영되는 걸 보며 매우 화가 났었답니다. 강 선생께서 분명히 재물운이 더 좋으신데, 어떻게 되어서 동생 분 같은 간악한 사람한테 자리를 뺏기셨는지. 전 무척이나 강 선생을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강 선생께서 언제 제게 그럴 기회를 주실지 몰라 조급해 했어요!"강문복은 허허 소리를 내며 웃었다. "제 문제입니다. 제가 원 집사님을 오래 기다리게 했네요. 제가 오늘 특별히 원 집사님을 부른 것도 원 집사님과 더 좋은 협력을 하기 위해서입니다."원문준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침묵을 지켰다.강문복은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네, 저도 지금 방법이 없어요. 그래서 원 씨 가문의 도움을 구하고 싶습니다. 원 씨 가문이 저를 도와 강 씨 가문의 가주 자리를 차지하고 오군의 일류세가로 될 수 있도록 해준다면 전 한지훈의 목을 따는 것을 도와드리겠습니다. 어떠신가요?"이 말을 들은 원문준은 웃으며 말했다. "지금은 예전 같지 않죠. 지금 강 선생께서는 가진 것이 하나도 없지 않으십니까. 빈손으로 다 얻으려고 하시다니, 세상에 그런 좋은 일이 어디있겠습니까?"강문복은
원문준은 포기하지 않고 그에게 마지막으로 말을 남겼다. "오군의 상류 인물이 되고 싶은지, 그냥 평범한 사람이 되고 싶은지 잘 생각하고 저를 찾아와요. 길을 잘못 선택하지 마시고요. 저희 원 씨 가문은 당신이 궐기할 기회이자 당신 인생의 마지막 기회입니다."말을 마친 원문준은 강문복을 홀로 남겨두고 걸음을 옮겨 향미 카페를 떠났다.강문복은 향미 카페에 틀어박혀 그 자리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그는 약물을 바라보며 눈빛이 흐려졌다.강문복은 저녁이 되어서야 그 약물이 담긴 병을 들고 향미 카페를 떠났다.향미 카페를 나온 후에 강문복은 원문준에게 메시지를 보내기로 선택했다. "시키신대로 할 테니 저에게 시간을 좀 주세요. 후에 번복 하지 마시고요."원문준이 대답했다. "당신이 모든 것을 잘해내고 강준상 씨의 지지를 얻게 되면 저희 원 씨 가문은 반드시 전력을 다해 당신이 하루 빨리 강 씨 가문의 권력을 쟁탈하기를 도울 겁니다. 물론 강 씨 가문이 오군의 일류세력으로 발돋움하는 것까지 말이죠."강문복은 밤하늘의 별빛을 바라보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한지훈, 언젠가 네 피로 이 원한을 갚을 거야.'우습게도 사람들은 누구도 아버지를 죽였다는 죄명을 가지고 싶지 않아했다.그들은 이 모든 것을 전혀 상관없는 원수의 탓으로 돌릴 지언정 자신을 살인자라고 여기려고 하지 않았다. 강문복도 그런 우스운 사람이었다....도석형은 오군의 일을 당연히 모를 수 없었다. 강중약도 가운데 큰 별장에서 전투복을 입은 남자가 용 조각이 달려있는 의자에 단정히 앉아 있었다.그가 바로 한지훈을 언제나 밟고 싶어하는 도석형이었다.그는 북양구를 떠난 후부터 강중약도의 장군이 되었다.요 몇 년 동안 그는 시시각각 한지훈을 밟기를 갈망하였지만 줄곧 방법이 없었다.한지훈은 줄곧 북양구 전역구에 머물러 있었고 그의 아래에는 용일부터 용팔까지 여덟 명의 용맹한 장군이 있었기에 줄곧 손을 댈 수 없었다. 적염왕의 지시를 받은 후, 그는 오군에서 한지훈을 죽이려 하였다.그걸 위해
도석형이 말했다. "빨리 말해봐!"우진이 이어 말했다. "한지훈의 대군이 국경을 덮친 상황에서 저희가 그들의 적장의 머리를 따낼 수 있다면 5만 군사는 우스갯소리에 불과합니다. 이번에 강중약도에서 마침 경매가 열리니 수를 써서 한지훈을 강중약도에서 죽이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도석형이 말했다. "좋아, 아주 묘한 계책이구나!"우진이 계속 말했다. "그렇다면 장군님께서 친필로 초대장을 보내 한지훈이 강중약도에 오도록 하십시오."도석형은 급히 서재에 가서 약도 경매처에서 자신에게 준 스페셜 초대장을 들고 친필편지를 써서 사람을 보내 오군의 한지훈에게 전달하게 했다. 한편, 강 씨 가문 일을 처리한 후부터 한지훈은 줄곧 창해 1호 별장에 머물며 강우연의 곁을 지켰다.한지훈은 잃을 뻔 한 걸 다시 얻어 기분이 매우 좋은 상태였다. 강우연은 전에 하마터면 폭탄에 의해 가루가 될 뻔 했었다. 현재, 주현의 손에서 무사히 벗어난 그녀를 한지훈은 온실 안의 화초처럼 아꼈다. 혹여라도 또 사라질까 무서웠기 때문이었다. 얼마나 심각하냐면, 강우연까지 '여보, 너무 느끼해요.' 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에 한지훈은 '안 느끼하면 안되지. 여보가 이렇게 이뻐서 밖에 늑대들을 막아야 하는걸.' 이라고 대답했다. 이때, 용일이 초대장을 가져왔다. 강중약도, 도석형의 친필 초대장이었다."한 사령관, 강중약도 경매에서 나, 도석형이 당신의 오기를 기다리겠습니다. 저 대신 부인에게 안부를 물어주세요, 당신의 따님도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네요."-도석형이.편지에는 스페셜 초대장이 들어있었는데, 그 위에는 '약도 경매 스페셜 버전.' 이라고 적혀있었다.용일이 말했다. "사령관님, 도석형이 이미 저희의 5만 대군을 발견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가 장악할 수 있는 병력으로는 반드시 저희에게 대적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래서 사령관님을 끌어들인 뒤 잡아서 저희의 군사들이 후퇴하게 만들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한지훈은 침묵했다. 그는 강우연의 견해를 물었다. "우
한지훈이 말했다. "그럼 이렇게 작은 강중약도를 나, 한지훈이 왜 두려워 하겠나? 도석형 따위를 내가 왜 두려워 해야하지? 그한테 천군만마가 있다고 해도 나, 한지훈은 여전히 굳건할 거다."용일은 무릎을 꿇고 감격해 하며 말했다. "사령관님은 마음 가는데로 하십시오, 저, 용일은 사령관님을 끝까지 따라갈테니! 저도 한번 부딪쳐 보겠습니다."한지훈이 다음과 같이 명령했다. "넌 5만명의 군사를 통솔하고 강중약도 문어귀에서 기다려라. 내가 명령을 내리면 바로 성을 부수고 들어와. 그리고 반드시 신룡전 4대 용존을 모두 불러와야 해."용일이 공손하게 말했다. "예, 명령을 따르겠습니다."한지훈은 먼 하늘을 바라보았다. '도석형, 이 싸움은 내가 이길 거야. 그것도 화려하게.''감히 나를 건드리다니. 이 세상에 온 것을 후회하게 해줄게.'한지훈과 강우연은 물건을 정리하고 바로 강중약도로 달려갔다.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안전하게 약도 공항에 도착했다.경매를 주선한 곳에서 사람을 파견하여 두 사람을 접대하게 하였지만 도석형은 한지훈의 신분을 밝히지 않았으며 대외적으로도 그저 자신이 오군에서 두 의약 업종의 상인들을 청했다고 말했다.한지훈은 백 선생의 이름으로 강우연을 데려왔다.송호문의 선동하에 한동안 은세 갑부, 백 선생이 약도에 도착했다는 일은 거대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약도의 거의 모든 상인들이 수백억 원의 몸값을 자랑하는 이 은세 부자를 만나기를 갈망했다.만약 그가 투자만 해준다면 몸값이 오르는 건 물론, 약도, 아니 어쩌면 전 용국에서 이름을 날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소식이 나온 다음 날까지도 백 선생의 그림자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사람들은 모두 '전설 속의 인물들은 모두 이렇게 신출귀몰한가?' 라고 생각했다.사실 한지훈이 백 선생이고 백 선생이 한지훈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 없었다.약도 경매가 내일 열릴 예정이어서 한지훈과 강우연도 좀 일찍 왔다.약도 경매처에서는 이번 경매를 위해 5성급 호텔을 전세 내어
지금 이때 고개를 옆으로 돌린 강우연이 마침 왕석윤과 시선이 마주쳤다.'헐.'강우연은 보라색 상의에 스키니진을 입고 있었는데, 그녀의 좋은 몸매가 더욱 부각되었다.물론, 가장 눈이 가는 건 당연히 그녀의 얼굴이었다. 큰 눈과 앵두 같이 작은 입술, 마치 어린 소녀 같았다.왕석윤은 놀라서 턱이 땅에 떨어질 것 같았다.'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사람이 있었다니.' 비록 매일 여자들을 끼고 노는 왕석윤이었지만 강우연의 얼굴과 분위기를 보고 여전히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왕석윤은 뜨거운 눈빛으로 강우연을 바라보았다.강우연은 얼굴을 돌리고 한지훈을 끌고 위층으로 올라가 쉬려 했다. 그녀는 계속 왕석윤과 대치하고 싶지 않았다. 왕석윤은 손을 저어 경호원들에게 강우연과 한지훈을 빈틈없이 에워싸게 한 뒤, 웃으며 말했다. "미인 아가씨, 이 거지새끼랑 방 잡는 것 보다 약도 왕 씨 가문의 장손인 나랑 잡는게 더 나을 걸요. 날 기분 좋게 만들면 앞으로 의식주 걱정 없게 만들어 줄게요."강우연은 단호하게 거절했다. "필요 없어요, 전 남편이 있으니, 그쪽은 다른 여자를 찾으세요!"한지훈은 더이상 참을 수 없어 왕석윤에게 본때를 보여주려고 했다.그러나 그는 곧바로 강우연에게 붙잡혔다. 그녀는 일을 시끄럽게 하고 싶지 않았다.왕석윤은 기뻐하며 말했다. "기혼자셨구나. 아직 유부녀는 건드려 본 적이 없는데, 마침 오늘 한번 맛 보면 되겠네요. 오늘 당신은 내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할 거예요."한지훈은 눈썹을 찌푸리고 재빨리 주먹을 날려 왕석윤의 코를 때렸다.어떤 사람들은 정말 함부로 모욕해서는 안되었다. 왕석윤의 코에서는 코피가 흐르기 시작했는데 한동안 피가 멈추지 않아 꽤 섬뜩했다.왕석윤은 코를 막고 아픈 동시에 화도 나서 얼굴을 일그리며 한지훈을 가리키고 말했다. "네가 감히 나를 때려? 나는 약도 왕 씨 가문 장손이야."한지훈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그래서?"왕석윤은 손을 휘저었다. "그래서 오늘 네게 이 약도에서 누가 하늘인지 알려줄 거
한지훈은 무시무시한 포스를 내뿜으며 왕석윤을 향해 한 걸음 또 한 걸음 걸어갔다.왕석윤은 바닥에 쓰러진 경호원들을 바라보며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뒤로 물러났다.그는 한지훈을 가리키며 충격적인 표정을 짓고 큰 소리로 말했다. "오지마! 나, 나는 왕 씨 가문의 장손이야. 네가 감히 나를 건드린다면, 우리 왕 씨 가문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한지훈은 발걸음을 멈추고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왕 씨 가문? 약도의 왕 씨 가문인가."왕석윤은 한지훈이 왕 씨 가문의 약도에서의 위명에 겁을 먹어 자신에게 감히 손을 대지 못하는 줄 알았다. 그는 냉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맞아, 바로 약도 제일 명문가인 왕 씨 가문이야! 우리 아버지는 강중 보석왕, 왕유걸이셔!"왕석윤은 자랑스러운 표정을 보였다. 그는 한지훈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촌놈 같은게. 진정한 보석왕을 본 적이나 있어?'그러나 한지훈은 곧바로 왕석윤의 몸을 걷어찼다.이 장면은 호텔 로비 안의 손님들도 놀라게 했다!'저건 약도 왕 씨 가문 도련님이잖아!'"아악!"왕석윤은 한지훈에게 배가 차여서 한동안 아파서 소리 질렀다. 그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자신이 왕 씨 가문의 도련님인 것을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두 감히 면전에서 욕하지 못하고 대신 아첨을 했다.한지훈처럼 자신을 때리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한지훈은 싸늘하게 말했다. "네 아버지에게 말을 전해. 하루 안에 약도 호텔에 와서 사과하라고. 그렇지 않으면 결과는 스스로 책임져야 할 거라고!"이 말을 듣고 왕석윤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너는...""당신들 여기서 뭐하는 거예요, 여기는 약도 호텔이지 싸움터가 아닙니다. 더 이상 가지 않으면 경비한테 모두 내보내라고 할 겁니다."약도 호텔의 매니저는 직접 호텔에서 나와 문어귀에 있는 한지훈과 왕석윤을 가리켰다.유 매니저는 프런트에서 누군가가 호텔 입구에서 사람들 앞에서 싸우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었다.유산해는 당황해서 어쩔 줄 몰랐다. 약도 호텔에서 이번 경매
이 둘과 비교하면, 기자인 그녀는 마치 한 줌 모래처럼 미미한 존재였다.임설의 얼굴에 두려움이 떠오르자, 유 씨 노인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설아, 사실 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지금의 용국은 이미 몇 년 전의 용국이 아니야. 너도 알겠지만, 내 뒤에는 오대 명산이 있단 말이지.”“우리 오대 명산이 널 지지하는데, 뭐가 두려운 것이냐? 설령 용국 조정이라도 감히 우리를 어찌하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그날의 대화는 줄곧 내가 한 말이었으니 잡으려면 나를 잡는 거지, 널 잡을 일은 없다.”임설은 그 말을 듣고 다소 안심한 듯 보였으나, 여전히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렇지만…… 유 씨 어르신, 그건 전부 어르신의 추측일 뿐이에요. 우리 손엔 아무 증거도 없잖아요!”“증거? 증거가 그렇게 중요해?”유 씨 노인은 냉소하며 자신만만하게 말했다.“무종 전체가 내 말에 동의한다면, 그게 바로 증거지!”비록 천릉자가 대량산에서 비참하게 죽임을 당했지만, 한지훈의 명예를 실추시키기만 한다면 국왕은 가장 중요한 의지를 잃게 된다.바로 이때, 국왕의 자리를 노린다면 누가 막을 수 있겠는가?……이때, 산성시.산중에 위치한 호화로운 별장에서, 검은색 양복을 입은 중년 남자가 마주 앉아 있는 젊은 여인에게 말했다.“선아, 며칠 전 장 도령께서 놀란 일이 있었단다.”“우리 천산 장씨 가문과는 대대로 교류가 깊었지. 어떤 의미에서든, 넌 가서 한 번은 그를 봐야 하지 않겠니?”“그리고 네 신분도 좀 자각해야 해. 진씨 가문의 큰 아가씨가 어찌 그리 속된 백성들처럼 옥기점 같은 데서 얼굴을 드러내는 것이냐!”이 중년 남자의 이름은 진천국, 산성 진씨 가문의 가주였다!진천국이라는 이름은 산성 전체에서 거의 군왕이나 다름없는 존재다.특히 영기가 되돌아온 이후, 진천국의 사문은 현재 산성 최대의 종문인 천앙종이었다!게다가 진씨 가문은 지금 천산 장씨 가문과 우호 관계를 다져가며, 혼인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만일 혼인이 성사된다면, 진씨 가문은
사실, 한지훈이 산에 들어서는 길목에서 이미 유 씨 노인의 말을 다 듣고 있었다.오대명산과 무종 사람들이 무슨 수작을 부리는지 어찌 한지훈이 모를 수 있을까!최근 이 시기 동안 천릉자의 기세가 드높다는 건, 곧 오대명산이 천릉자를 내세워 한지훈이 용국에 세운 공적을 지우려는 의도임을 뜻한다.게다가 이 기회에 국왕의 지위마저 위협하려는 것이었다.개인의 영예나 치욕 따위는 한지훈에게는 이미 중요하지 않았지만, 누구든 국왕의 권위를 흔드는 일만큼은 결코 용납할 수 없었다.오대명산의 계략을 깰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천릉자의 기세가 가장 드높을 때 정면으로 한방 먹이는 것이었다!그리고, 천릉자가 살해당한 사건은 과연 큰 파장을 일으켰다!그 전에 오대명산은 이 일을 공개적으로 보도하게 하려고 수많은 언론 기자들을 초청했다.하지만 정작 결과는, 제 발등을 찍는 꼴이 되어버린 것이다! 현장에 와 있던 언론사 수가 너무 많았고, 모두가 생중계로 현장을 전국의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게다가 수많은 인플루언서들까지 합류하며 정보를 봉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이 사건은 마치 다리가 달린 듯, 하룻밤 사이에 전국으로 퍼져나갔다!“흥! 정말 웃기는군. 그 따위가 어찌 한지훈과 견줄 수 있단 말인가? 한지훈보다 깨달음이 뛰어나다고? 타고난 자질이 낫다고? 결국 누가 죽였는지도 모른 채 죽어버렸잖아!”“흥, 내 보기엔 그냥 날뛰는 광대였을 뿐이지!”“날뛰는 광대? 그래도 광대는 멀쩡한 머리를 잃진 않겠지! 하하하…”온라인에서는 조롱이 난무했고, 항산의 사람들은 아예 모습을 드러낼 엄두도 내지 못했다.한순간에 오대명산의 기세는 급격히 꺾이고 말았다.그 뒤 한 달 동안, 모든 이들의 화제는 이 사건에 쏠렸다.오직 한지훈만이 조용히 천생서문에 기록된 내용을 따라 진지하게 약제를 조합하는 데 몰두하고 있었다.그에게는 강우연이 천신계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 이런 화제들보다 훨씬 더 중요했다.게다가 천하 정세는 이미 크게 변하고 있었고,
그들은 누군가가 도중에 강탈할 거라는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았고, 오히려 장령풍이 자소화의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는 약속대로 천릉자에게 져주지 않을 가봐 걱정됐다. “여러분, 드디어 가장 관건적인 순간이 다가왔습니다. 과연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됐을지 함께 알아봅시다!”한 인터넷 BJ는 생방송을 켜고는 팬들을 향해 말했다. 그렇게 시간은 1분 1초가 흘렀고, 모두들 손꼽아 승패를 기다리고 있었다. 약 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산 길에서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걸어 나왔다. 다만, 천릉자와 장령풍 두 사람의 종적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설마 사고라도 난 건 아니겠죠? 장 사부님이랑 천릉자 사부님은 왜 여태까지도 나오지 않는 거죠?”임설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사실 또 다른 가능성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두 사람이 너무 격렬하게 싸운 나머지 모두 중상을 입어 전혀 움직일 수도 없는 상황일 가능성도 있었다. “그렇지는 않을 거야. 필경 모두 동문 사람이기에 두 사람이 한판 붙게 된다 하더라도 반드시 어느 정도 여지를 남겨둘 거야!”유 씨 어르신은 확신에 가득 찬 말투로 말했다. 알다시피 이번 대결은 5대 명산이 함께 손을 잡고 벌인 판이다. 게다가 천산 장 씨 집안도 이 계획에 얽혀있었기에, 절대 어떠한 실수도 없을 거라 생각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의 주위에는 또 수많은 고수들이 지켜보고 있을 텐데, 의외의 사고란 발생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유 씨 어르신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산길에서는 어두운 안색의 항산 제자 4명이 단대 하나를 들고는 눈물을 주르륵 흘리며 내려오고 있었다. 이내 카메라들은 일제히 그 단대에 초점을 뒀고, 모든 기자들은 순간 숨을 죽였다. 단대 위에는 머리 없는 시체 한 구가 누워 있었고 옆에는 웬 동그란 물건이 놓여 있었다. 자세히 들여다보고 나서야, 많은 사람들은 그것이 바로 천릉자의 머리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다른 한편, 몇 명의 장 씨 집안 자제들 역시 단대 하나를 들고는 산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장령풍
그러나 한지훈은 장령풍을 투명 인간 취급한 체 눈 깜짝할 사이에 숲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한지훈이 멀어질 때까지, 장령풍은 여전히 깊은 공포 속에 빠져 있었다. 사실 천릉자는 실력이 대단한 사람이었다. 방금 그와의 정면승부에서, 그는 천릉자의 털 하나 건드리지 못했다.두 사람의 실력은 그야말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천릉자의 촘촘한 검망을 깨뜨려 그의 머리를 아작 낸다는 건 도무지 상상할 수가 없었다. 그가 생각하기에 자신은 최선을 다해봤자 기껏해야 천릉자에게 상처만 입힐 거라 확신했다. 천릉자를 죽이는 건 하늘의 별 따기보다도 더욱 어려웠다. 모두들 알다시피 검망 아래에서는, 수천 갈래의 검의 습격을 마주해야 했다. 그 검망을 피해 사람을 죽이는 건 말할 것도 없고, 그 검방을 피하는 것조차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설사 2성 천신계 강자라 하더라도 밀집된 검망을 마주하게 되면,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하게 되고 더욱이는 천릉자를 사지로 몰아넣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오직 나뭇잎 하나만으로, 마치 어린애 장난처럼 닥치는 대로 나뭇잎을 던져 천릉자의 머리를 아작 냈다. 지금 이 순간, 산 전체는 비할 데 없이 조용했다. 한지훈이 멀어질 때까지 장령풍은 줄곧 조용히 땅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박고 있었다. 그는 심지어 감히 고개 한번 들어 앞을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그렇게 30분이 흐르고 나서야 장령풍은 고개를 살짝 들었다. 한지훈의 자취가 더 이상 보이지 않자, 그는 비로소 이마의 식은땀을 닦아냈다. 그런데 바로 이때, 익숙한 목소리가 갑자기 들려왔다. “장령풍, 오늘 벌어진 일을 소문내면 장 씨 집안은 멸망하게 되는 줄 알아!”“네... 저는... 아무것도 못 본겁니다!”크게 놀란 장령풍은 벌벌 떨었다. 한지훈의 경고는 그에게 있어서 성지였다. 한지훈은 뱉은 말은 무조건 지키는 사람이라는 걸, 그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당시 유럽은 용경과는 80리 정도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오직 용국을 위해 복수
게다가 사방에서 한지훈을 헐뜯고 있는 발언들에 대해, 장령풍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당시 한지훈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없었고, 몇몇 명산 모두가 그의 적이었다. 그렇기에 한지훈이 남의 도움을 받았다는 얘기 자체는 말도 안 되는 것이었다. 역외 강자조차도 흔들 수 없는 거물을, 누가 감히 건드리려 하겠는가? 그러나 옆에 있던 천릉자는, 장령풍의 표정 변화를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그는 한지훈의 정체가 뭐든, 자신이 쟁취해야 할 성과를 이대로 빼앗길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이내 그는 장령풍과 상의도 하지 않고 바로 손을 들었다. 곧이어 그물처럼 촘촘한 검망이 한지훈의 정수리 위에 펼쳐졌다. 그는 단 한 방에 한지훈을 산산조각 내어,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을 건드리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지 똑똑히 보여줄 작정이었다. 온 하늘을 덮은 검망에도, 한지훈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닥치는 대로 나뭇가지에서 잎사귀 하나를 따냈다. 그러고 나서는 천릉자가 서있는 쪽으로 잎사귀를 가볍게 던졌다, 곧장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잎사귀에, 제대로 화가 난 천릉자는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 잎사귀로 사람을 다치게 하는 건, 무종 모든 종사들의 장기였다. 그러나 종사계의 실력은, 그저 전신계와 같을 뿐이었다. 그런데 일성 천신계 고수인 자신이 뜻밖에도 전신계 같은 땅강아지한테 무시당하게 될 줄이야? 생각할수록 더욱 화가 치밀어 오른 천릉자는 곧바로 또 하나의 검망을 휘두르며 사악한 웃음을 보였다. “네 이 녀석, 천신계 강자를 상대로 도전장을 내밀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지 오늘 내가 제대로 보여주마!”“죽어!”지금 이 순간, 천릉자는 이미 한지훈을 죽은 사람으로 취급했다.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눈 깜짝할 사이에 한지훈은 산산조각 나게 될 것이다. 예상치 못한 눈앞의 상황에 장령풍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전에 이미 한지훈의 전력을 직접 목격했었다. 모든 전투에서, 한지훈은 오릉군 가시를 던졌었다.
천산 장 씨 집안과 항산 사이에는 서로 맺은 약속이 있었다. 오늘 이 자소화도 사실은 천릉자에게 주기로 내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자소화 자체는 결코 희귀하지는 않지만, 꽃이 피기 전의 자소화를 찾는 건 매우 나도 어려운 일이었다. 대다수는 사람들에게 발견되기 전에, 산속의 맹수들에 의해 먹히고는 만다. 사실 천신계 강자에게 있어, 자소화의 장점은 셀 수 없이도 많았다. 이 자소화를 손에 넣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순조롭게 2성 현급 천신계까지 도달할 수 있게 된다. 그렇기에 이렇게 큰 유혹 앞에서, 장령풍은 장 씨 집안과 항산의 약속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고 오로지 이 자소화를 손에 넣을 생각뿐이었다. 그의 단호한 태도에 천릉자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장령풍, 작은 것을 얻으려고 큰 것을 잃으려 하지는 마. 당시 한지훈의 그 사건도 장 씨 집안이 자초한 일이었어. 네가 자소화를 손에 넣는다면, 그동안 우리가 한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게 될 거라고!”사실 전에 5대 명산, 항산 그리고 천산 장 씨 집안이 줄곧 천릉자를 치켜세운 이유는 그 배후에는 아주 큰 음모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이른바 불세출의 천재란 타이틀을 근본적으로 꾸며낸 것이다. 사실 천릉자는 이미 30년 전에 항산 문하에 들어선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동안 항산은 줄곧 그를 중점 육성 대상으로 간주해오고 있었다. 그렇게 4년 만에 단번에 천신 경계를 돌파하게 된 기적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이 모든 이야기는 가짜였지만, 그 최종 목적은 천릉자를 이용하여 한지훈을 호되게 밟는 것이었다. 그리고 방금 유 씨 어르신의 발언과 언론을 통해 한지훈은 영원히 용국의 치욕이라는 이미지로 매장하려는 속셈이었다.그러려면 이 과정에서 천릉자의 후광을 더욱 밝게 비추어야 했다. 그의 후광으로 한지훈의 공적을 덮어 그를 폄하하고 말살하는 목적을 달성하려는 계획이었다. “장 씨 집안의 계략이 뭐가 대수야? 난 지금 오직 이 자소화만 갖고 싶을 뿐이야!”장령풍은 여전히 굳은 표정
만약 이 모든 게 사실이라면, 이 내용이 보도된다면 전 세계를 뒤흔들 만한 사건이 될 것이다.필경 현재 용국은 물론, 심지어 전 세계가 모두 한지훈이 단지 일성 준 천신계의 실력으로 10여 명의 역외 강자들을 참살했다고 믿고 있었다. 그리하여 전 세계는, 한지훈과 용국에게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만약 그 배후에 호천 창세가 손을 쓴 거라면 용국은 과연 어떻게 될까? 한지훈은 또 어떻게 될까? 과연 누가 용국을 두려워하겠는가? 아마 그 누구도 한지훈을 대수롭게 여기지 않지 않을 것이다.“됐어, 한지훈 그 반역자에 대해서는 이쯤하자. 저 두 사람의 시합이나 지켜보자고!”유 씨 어르신은 의도적으로 반역자라는 세 글자를 강조하며, 한지훈의 못된 이미지를 제대로 박았다. 한편 그 시각, 한지훈도 어느새 산꼭대기에 도착했다. 장령풍과 천릉자 두 사람은 여전히 교전을 펼치고 있었다. 게다가 보아하니 장령풍의 상황은 딱히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새하얀 도포에 머리카락을 흩날리는 장령풍은, 어느새 피범벅이 되었고 분노 가득한 두 눈동자는 천릉자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에 반면 천릉자는 조금도 다치지 않고 여유롭게 한 손을 짊어진 채 당당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듣기로는 너희 장 씨 집안 삼절진은 이 세상에서 유일무이하다고 하던데, 오늘 보니 역시나 명실상부라 느껴지긴 하는구나. 하지만 다만 아쉬운 건, 넌 아직 제대로 불꽃이 튀지 않아 천절진의 위력은 크게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앞으로 만약 10년만 더 지나게 된다면, 나중에 나의 천망 검진은 너를 더 이상 격파하기도 어렵게 될 거야. 하지만 어찌 됐든 그건 10년 후의 일이니, 오늘은 일단 이 자소화를 나한테 양보해!”이내 천릉자가 허리 굽혀 자소화를 따려는 순간, 숲속에서는 갑자기 우렁찬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오옥!”불곰보다도 몇 배나 더 큰 맹호 한 마리가 갑자기 숲에서 뛰어나오고 있었다. 순간 천릉자와 장령풍 모두 멍해졌다. 전에 5대 명산 고수들이 이미 산꼭대기를
유 씨 어르신의 말에, 임설은 끊임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영기가 돌아온 후, 모든 사람들의 몸에는 큰 변화가 생겼고 저항력도 강해졌을 뿐만 신체능력도 향상되었다.그러나 마찬가지로 맹수들도 더욱 강해졌다. 만약 임설이 맹호를 상대한다면, 그건 바로 먹잇감이 되는 것이었다.당시 한지훈의 일전도 마찬가지라는 뜻이었다. 십여 명의 역외 강자들을 상대하다니, 게다가 모두 한지훈보다 한두 단계 높은 경지의 고수들이라니. 비유하자면 당시의 한지훈은 마치 현재의 임설과도 같았고, 그 십여 명의 역외 강자들은 바로 맹호 같은 존재였다. 그렇기에 그들의 대결 결과는, 전혀 추측할 필요가 없이 다들 이미 확신하고 있었다. “그럼 당시 그 대결이 만약 오로지 한지훈의 소행이었다면, 이건 합리적인 일이라고 생각해?”유 씨 어르신은 뒷짐을 진 채 오만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러자 옆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어리둥절해졌다. 필경 유 씨 어르신은 화산 고수중 한 명이었기에, 그의 말은 신빙성이 아주 높았다. 게다가 진정한 무도 중인 만이 한지훈이 당시 직면한 것이 얼마나 큰 도전이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다시 말해서, 보통 사람은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유 씨 어르신은 이런 속임수에 넘어갈 리가 없었다. 뿐만 아니라 무종이 점점 강해지게 되면서, 현재 더욱 많은 일반인들이 모든 경계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잘 알게 되었다. 천신경은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전신계라 하더라도 작은 경계 사이의 차이는 하늘과 땅의 차이였다. 즉 천릉자는 비록 일성 준 천신의 최고 실력에 도달하긴 했지만, 그가 2성 천신계를 돌파하지 못한 이상, 2성 천신계 상대에게 있어 그는 마치 땅강아지와도 같은 존재였다. 두 사람이 동원할 수 있는 역량이 전혀 같은 수평선에 놓여있지 않는데, 어떻게 싸울 수 있겠는가? “어르신, 그 말씀은 전에 한지훈이 다른 사람의 힘을 이용하여 모든 사람들을 속여왔다는 뜻인가요?”임설이 다시 물었다. “그래. 중요한 포인트를 짚었네. 너희들 아직도
임설은 다시 한번 당부했다. “혹시 임설이니?”바로 이때, 임설의 뒤에서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 씨 어르신?”고개를 돌린 임설은, 뒤에 선 노인을 보고는 순간 멍하니 있다가 이내 급히 열정적으로 그를 맞이했다. 그녀가 유 씨 어르신이라 부르는 이 사람은 바로, 세속에서 활동 중인 화산 강자이자 현재 무도 재판소의 부회장이기도 했다. 게다가 화산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었기에 유 씨 어르신은 세속에서도 소문이 자자했다. 매체인으로서 임설 역시 유 씨 어르신이 낯설지는 않았다. 게다가 전에 그녀는, 유 씨 어르신의 인맥을 통해 5대 명산의 3기 다큐 영화까지 제작했었다. “어르신, 어르신께서는 왜 여기 계신 거예요?”임설은 겉으로는 궁금해하는 척했지만, 사실 내심 전혀 의외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이번 사건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장령풍과 천릉자 두 사람이었기에, 같은 5대 명산인 화산에서 사람을 보내지 않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난 단지 길을 가던 중 한번 와서 본 것일 뿐이야. 그나저나 이 아이들은 이젠 모두 어른이 되었는데, 이들이야말로 용국의 미래 희망이지!”유 씨 어르신은 눈을 지그시 뜨고는 산 꼭대기 쪽을 유유히 바라보았다. 뭔가 좋은 생각이 떠오른 임설은 급히 보조 카메라 감독을 불러 휴대폰으로 촬영하라고 지시하였다. 이내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가 유 씨 어르신 가까이에 다가갔다. “어르신, 어르신의 경험으로 봤을 때 오늘 이 자소화, 과연 어느 집안이 가져갈 거라고 예상하시나요?”필경 유 씨 어르신의 신분 지위는 꽤나 높았기에, 아마 일부 내막에 대해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게다가 5대 명산끼리의 호흡은 결코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장령풍과 천릉자가 맞붙기도 전에, 아마 암암리에 모든 준비를 마쳤을 가능성도 매우 높았다. “아이고, 그 질문은 좀 난처하네. 원칙부터 말하자면, 장 씨 집안 역사는 엄청 유구하지. 우리 용국의 많은 비진도 모두 장 씨 집안으로부터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