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훈에 대해 모르고 뒤에서 험담하던 사람들은 급기야 입을 다물었다.사람들 틈에서 한지훈의 기행을 목격한 당일범 역시 겁에 질려 이마에서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리더니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저게 사람인가?한지훈도 그를 빤히 바라보다가 천천히 그에게 다가갔다.모두가 한지훈의 심기를 거스를까 봐 급급히 길을 비켜주었다.당일범은 사람들 틈에 끼여 도망치려고 했다.하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겹겹이 둘러싸여 도망칠 곳도 없었다.그는 다가오는 한지훈을 바라보다가 털썩 바닥에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그에게 애원했다.“형님, 잘못했어요. 제가 정말 잘못했어요. 아내분을 넘보는 짓을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제가 정신이 나갔나 봅니다. 저는 쓰레기고 구제불능이에요. 목숨만 살려주세요. 앞으로 다시는 그러지 않을게요. 진심이에요… 목숨만 살려주시면 당장 강중을 떠나겠습니다. 절대 다시 강중에 발을 들이지 않겠다고 약속할게요….”당일범은 정말 무서웠다.사람이 산 채로 몸이 관통되어 벽에 걸린 모습이라니!일반인은 절대 해낼 수 없는 수법이었다.게다가 한지훈에게서 풍기는 섬뜩한 살기는 심연처럼 당일범을 숨도 못 쉬게 만들었다.한지훈은 싸늘한 시선으로 당일범을 내려다보다가 말했다.“그 약속 지키길 바라지. 혹시라도 약속을 어길 시에 저거 봤지? 너도 저렇게 될 거야.”말을 마친 그는 뒤돌아서 사람들의 경악한 시선을 뒤로하고 현장을 떠났다.그는 공원으로 돌아가서 온몸이 마비된 사내에게로 다가갔다.사내는 여전히 그 자리에 쓰러져 있었다.눈을 제외하고 그는 아무것도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다.한지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상대를 빤히 바라보았다. 다가온 강우연이 그의 등 뒤로 몸을 숨기며 물었다.“여보, 이 사람은 어떻게 할 거예요?”한지훈은 잠깐 고민하다가 말했다.“사지 부러뜨려서 약왕파에 돌려보내야지.”“네?”강우연은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남편을 바라보았다.한지훈은 다가가서 발을 들었다.그리고 사내의 경악한 시선 속에 상대의 손목을 지그시 짓밟았다.우
사건이 마무리된 뒤, 한지훈은 강우연과 함께 별장으로 돌아갔다.3일 후.한지훈은 별장에서 천산어록의 내용을 공부하고 있는데 용운이 심각한 얼굴을 하고 안으로 들어왔다.“주군, 큰일 났습니다!”한지훈은 인상을 찌푸리며 책을 내려놓고 그에게 물었다.“무슨 일이지?”“이국에 있는 신룡전 지부가 있는데 사성전 놈들의 습격을 받아 백여 명의 형제들이 희생당했습니다!”그렇게 말하는 용운의 표정은 분노로 일그러져 있었다.“사성전 놈들이 우리 신룡전 지부를 아예 통째로 날렸다고?”그 말을 들은 한지훈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곧이어 그에게서도 진한 살기가 풍기기 시작했다.“사성전이라! 감히 신룡전을 상대로 공격하다니! 빅토르 그 자식 죽고 싶은 건가?”한지훈이 분노한 목소리로 고함쳤다.신룡전은 전 세계에 지부를 가지고 있었다.이국만 해도 일곱 개의 지부가 있었다.용운이 말했다.“주군, 이번에 습격을 당한 지부는 저희의 제5첩보부입니다. 사성전은 세 명의 용수급 강자를 보내 습격을 강행했습니다.”“또 있어?”한지훈은 인상을 찌푸리며 계속해서 질문을 이어갔다.“그리고 사신 빅토르는 사후에 저희의 다른 지부에 경고장을 보냈습니다. 3일 안에 이국을 떠나라는 내용이었어요. 그러지 않으면 남은 여섯 개 지부도 날려버리겠다고 했습니다.”용운은 분노에 치를 떨었다.그것은 한지훈도 마찬가지였다.“빅토르 이 자식, 감히 날 협박해? 용운, 당장 이국으로 출발한다! 사성전에서 내 지부를 날려버렸으니 난 놈들의 성을 날려버려야 수지가 맞지!”솟구치는 분노에 한지훈은 이가 갈렸다.사성전은 서방의 십이 성전 중 하나였다.서방 십이 성전 중에서도 암살과 밀수로 악명이 높은 집단이었다.게다가 대량의 불법 약품들도 판매하는 놈들이었다.사성전 구성원은 대부분 세계적으로 악명이 자자한 악당들로, 살인을 밥 먹듯이 저지르고 다니는 놈들이었다.게다가 사성전의 사신 빅토르 역시 교활하고 비겁한 자로 소문이 났다.예전에 한지훈과 겨룬 적이 있었는데 그때 당시는
말끝을 흐리던 한지훈이 갑자기 손을 뻗자 옷섶에서 은침이 뿜어져 나와 멀리 바위 뒤에 숨어 있던 저격수의 조준경을 강타했다.조준경이 깨지며 저격수가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한지훈은 용운과 함께 차에서 내렸다.팀장은 용운과 한지훈을 보자마자 놀란 표정을 지으며 신속히 예를 갖춰 거수경례를 했다.“준과 용존을 뵙습니다!”남은 대원들도 즉시 총을 내리고 예를 갖췄다.멀리 있던 저격수는 그 광경을 보고 재빨리 이쪽으로 달려와 거수경례를 했다.한지훈은 특전대원들을 바라보며 말했다.“아주 좋아. 훈련을 열심히 했나 보네.”한 특전대원이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곧이어 한지훈과 용운은 그들을 따라 비밀 군사 기지로 들어갔다.그곳에는 백여 명이 되는 특전 소대가 최첨단 무기를 소지하고 주둔하고 있었다.지휘부로 개조한 산굴 안에는 컴퓨터와 군사 기기들이 돌아가고 있었다.사방에는 탄약 박스가 쌓여 있었다.한지훈과 용운이 안으로 들어갔을 때, 군복을 입은 한 사내는 컴퓨터 앞에 앉아 열심히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었다.용운은 웃으며 그를 불렀다.“군사님!”남자는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본능적으로 책상 위에 놓여 있던 총을 잡고 뒤돌아서 용운을 겨누었다.하지만 용운을 알아본 그는 바로 총을 내렸다.곧이어 그의 시선이 옆에 있는 한지훈에게로 닿자 그는 당황한 얼굴로 황급히 예를 갖췄다.“주군!”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하고는 자리에 앉았다. 말단 병사가 커피를 가져왔다.한지훈은 상 위에 놓인 워싱콘 지도를 관찰했다. 거기에는 군사가 미리 표기한 사성전 지부의 거점이 있었다.“주군, 이곳은 워싱콘에 있는 사성전 지부들입니다. 이미 애들을 보내 그곳 지리를 파악했어요.”군사는 그중 몇 곳을 짚으며 소개했다.“여기는 사성전 밀수가 진행되는 곳이고 여기는 카지노, 여기는 총기와 탄약 창고입니다. 이곳은 사성전에서 전투력이 가장 강한 무인들이 머무는 거점입니다. 만약에 복수를 한다면 일단 먼저 이곳의 총기와 탄약창고, 그리고 무인
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렸고, 담담히 건장한 남자가 가슴을 밀었던 곳을 한 번 본 후 손을 들어 털어내며 말했다."내가 살면서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 있는데, 바로 다른 사람이 우리 용국을 황색 돼지라고 말하는 거다! 이건 우리 용국을 모독하는 것이고, 인종 차별적인 발언이라고!"이 말을 들은 금빛 구레나룻의 건장한 남자는 몇 번 웃더니 자신의 근육을 드러내며 말했다."쇼하고 있네! 난 그래도 널 황색 돼지라고 할 거다! 너희 용국인은 모두 빌어먹을 황색 돼지들이라고!"퍽!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금빛 구레나룻 남자의 얼굴과 주먹에 꽂히며 순식간에 코와 입에서 피가 흘러나왔다!금빛 구레나룻 남자는 눈이 휘둥그레지며 그대로 땅에 쓰러지고 말았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쓰러지며, 바닥 전체가 흔들렸다.이 순간, 술집에 있던 다른 여러 명의 건장한 남자들이 순식간에 한지훈을 노려보며 고함을 질렀다."빌어먹을 용국인! 저 자식을 쓰러트려!""난 저놈을 죽여버려야겠어!"순식간에, 건장한 남자 몇 명이 주먹을 휘두르며 한지훈을 향해 달려들었다!하지만!한지훈은 싸늘한 웃음만 지으며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퍽, 퍽, 퍽! 몇 차례의 주먹을 휘두르는 소리가 들렸고, 건장한 남자들은 바로 금빛 구레나룻 남자와 마찬가지로 얼굴이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졌다! 그중 한 명은 2미터 높이까지 날아올라 바의 카운터를 부수고 고통스러운 얼굴로 배를 움켜쥔 채 땅에 쓰러졌다! 한지훈은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몇 걸음 앞으로 나아가 발을 들어 남자의 얼굴을 심하게 짓밟았다.바닥 전체가 그의 힘에 의해 갈라지고 있다! 그 건장한 남자는 머리가 으스러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며 한지훈에게 애원했다. "아악, 제, 제발 밟지 말아 줘, 더 밟으면 내 머리가 터질 거야…… 대체 뭘 하려는 거야?"한지훈은 발밑의 남자를 내려다보며 싸늘하게 말했다."첫째, 용국인은 황색 돼지가 아니다! 둘째, 당신 배후에 있는 사람을 만나야겠어!"그러자 남자가 소리치며 대답
이 발차기는 소 한 마리를 때려눕히기에도 충분한 파워를 지니고 있었다! "흥! 빌어먹을 용국인, 죽어라!"피어는 싸늘한 웃음을 지었고, 그의 눈은 자신감으로 가득 찼다!하지만!그의 시선에 들어온 한지훈은 미동도 하지 않았고, 그 자리에 서서 피어의 발차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피어의 눈에 한지훈은 자신의 공격에 미처 반응하지 못한 모습이었고, 그는 이제 자신의 발에 맞아 죽는 결말만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다음 순간! 놀라운 장면이 펼쳐졌다! 한지훈은 무심하게 팔을 들어 올렸고, 쾅 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그의 공격은 한지훈의 팔에 조금의 상처도 입히지 못했다! 심지어, 한지훈의 팔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피어는 화들짝 놀라며 눈이 휘둥그레졌다.어떻게 이럴 수 있지?!이 자식, 도대체 실력이 어느 정도 되는 거야?! 피어는 깜짝 놀라 즉시 뒤로 물러서려 했다.하지만, 그의 시선에 들어온 한지훈은 얼굴에 희미한 냉소가 번지고 있었다. 그 직후, 한지훈은 손을 돌려 피어의 발목을 잡아 맹렬하게 휘둘렀고, 피어는 마치 막대기처럼 날아가 버렸다! 쿵! 피어는 소파 위로 격하게 넘어져 소파와 함께 몇 미터나 뒤로 밀려났고, 땅바닥으로 굴러떨어지며 허리를 잡은 채 얼굴은 고통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피어는 벌떡 일어나 겁에 질린 얼굴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당신 뭐야?! 어떻게 이런 실력을 가지고 있는 거지?!"그러자 한지훈은 무심하게 손을 털며 극도로 긴장한 피어에게 다가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가 말했지, 난 당신을 죽이러 온 사람이라고!"이 말을 들은 피어의 눈썹이 일그러지더니, 서랍에서 권총을 꺼내려 재빨리 뛰어갔다! 하지만! 한지훈은 그의 행동을 짐작한 듯 손을 들었고, 순식간에 오릉군 가시가 서늘하게 번쩍이며 튀어나왔다! 픽! 오릉군 가시는 피어의 손을 관통해 탁자 위에 박혔고, 순식간에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피어는 탁자에 박힌 피투성이가 된 손을 내려다보며 고통스러운 듯 비명을
이 생각이 피어의 머릿속을 스쳤을 때, 그는 매우 혼란스러웠다. 신룡전의 용왕?그는 사대용존을 초월한 최고의 존재가 아닌가! 또한 모든 서방 십이성전이 골치 아파하는 존재이기도 했다. 왜냐하면, 이 신룡전은 서방 십이성전 안에 들어있지 않았지만, 서방 십이성전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었다. 또한 이사회에 의해 제십삼성전으로 선정되기까지 했으니, 이 신룡전의 용왕은 가장 신비한 존재인 것이다! 서방 사람들은 모두 용왕의 실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를 도발해서는 안 됐다! 하지만, 그가 도대체 어떤 실력을 가지고 있는지는 알지 못했다. 심지어 십이성전의 궁주조차도 감히 이 용왕을 쉽게 건드리지 못한다. 그런 용왕이 그의 눈앞에 서 있으니 어찌 피어를 충격과 공포에 떨게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그는 염라대왕과 제우스에 버금가는 무적의 강자이다! 만약 그가 자신을 죽이려 하거나, 혹은 자신의 분부를 멸하고 싶다면 이는 식은 죽 먹기에 불과했다! 순식간에, 피어는 땅에 무릎을 꿇고, 탁자에 손이 박힌 것을 완전 무시한 채 피를 줄줄 흘리며 온몸을 조아렸다. 그는 겁에 질려 떨면서 소리쳤다."요… 용왕님, 제발 살려주십시오. 저는 정말 당신이 존귀하신 용왕님인 줄 몰랐습니다. 부디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그러자 한지훈은 눈을 내리깔고 땅에 무릎을 꿇고 계속 절하고 있는 피어를 바라보며 말했다."미안하게 됐군! 신룡전에 있던 백여 명의 형제가 너희 사성전에게 죽임을 당했는데, 이 원수는 용서받을 수 없다!"그 말에 피어의 눈이 일그러지더니 순식간에 팔에서 비수를 꺼내 한지훈을 향해 휘두르며 소리쳤다."죽어라!"피어는 자신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고, 그는 반드시 스스로 목숨을 쟁취해야 했다! 하지만, 그의 비수는 한지훈을 찌르지 못했다! 한지훈은 눈썹을 찡그리며 피어를 차갑게 쳐다보았고, 그 순간 피어의 손에 있던 비수는 조금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 피어는 겁에 질린 눈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고, 한지훈이 손
"용왕님."두 사람은 정중하게 소리쳤다.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고 기지로 들어가 옆에 있던 군사에게 말했다."사상자가 있었나?"그러자 군사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걱정 마십시오, 용왕님. 이런 쓸모없는 병사들을 상대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입니다."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고 작전부로 들어갔고, 용운과 군사들과 함께 다음 작전을 논의했다. 같은 시각, 워싱콘 모처의 호화로운 산장 안. 백색의 별장은 매우 웅장했고, 해안가의 절벽 위에 위치해 있어 서해안을 조감할 수 있으며 근처에는 울창한 정글도 있다. 현재, 별장 대청 안. 검은 가운을 걸친 잠옷 차림의 남자는 유난히 건장한 체격과 약간 구릿빛 피부색을 띠고 있었지만, 짧은 머리에 매우 세련된 외모를 지닌 전형적인 서양인이다. 음푹 패인 어두운 눈동자는 차가움이 묻어나며, 날카로운 매부리코를 지녔다. 이때, 그는 위스키병을 손에 들고 무수한 보석과 다이아몬드가 박힌 검은색 돌의자 위에 앉아 있었다. 그의 아래에는 다양한 표정과 나이를 가진 수십 명의 서양 남녀가 조용히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다. 그들 중 한 명인 40-50세쯤 되어 보이는 중년 백인 남자가 갑자기 일어나 공손하게 소리쳤다."사성 대인, 방금 전 워싱콘 지부로부터 소식을 받았습니다. 카지노, 술집, 나이트클럽, 제약 공장, 그리고 몇 개의 밀수 루트가 있는 워싱콘의 여러 거점이 신룡전의 사람들에 의해 파괴되었다고 합니다!"그가 이 말을 하자, 중년의 백인 남자는 몹시 분노한 듯해 보였다. 그가 바로 워싱콘에 있는 사성전의 대표였고, 워싱콘의 거점이 신룡전에 의해 파괴된 것은 그에게 책임이 있다! 돌의자에 앉아 있던 사성 빅토르는, 이 순간 술병을 들고 한 모금 마신 뒤 날카로운 눈으로 아래에 있는 중년의 백인 남자를 바라보며 몇 차례 냉소를 흘렸다. 그 후, 그는 몸을 일으켜 한 걸음씩 중년 백인 남자에게 다가가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릭스, 이 일은 너와 상관없으니 앉도록 해."릭스라는 백인 남자는 겸손하게
"국왕께서 중상을 입으셨다고요?!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죠? 무슨 일입니까, 누가 국왕을 해친 거죠?!"이 말을 들은 한지훈의 얼굴은 충격과 놀라움으로 가득 찼다! 용경, 그것도 천자각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단 말인가!이렇게 중요한 곳의 수비는 온 용국을 통틀어서 가장 강력한데, 어느 누가 국왕을 해칠 수 있단 말이지?! 신한국은 전화 너머로 몹시 다급하게 말했다."우리도 구체적인 상황을 모르지만, 국왕께서 널 반드시 만나야겠다고 하셨다! 어떤 일들은 국왕께서 너에게만 알려주실 수 있으니, 넌 지금 당장 용경으로 오거라! 그리고, 북양 30만 파용군은 오늘부터 비밀리에 용경으로 돌아가 용경의 사문 밖을 지키도록 하고, 용경을 호위하는 비밀 임무를 수행하도록!""이번 일은 매우 갑작스럽고 수상해. 용국을 겨냥한 세력일 가능성이 크다!!!""한지훈! 큰 전쟁이 용국에 다가오고 있어!"신한국은 이 말을 하며 얼굴 가득 근심과 엄숙한 빛을 띠었고, 한지훈도 이해를 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그 후, 그는 전화를 끊었다. 방금 막 돌아와 강우연을 보지도 못했는데, 또다시 강중을 떠나야 했다. 그는 강우연에게 문자를 보낸 후, 곧장 강중 군구로 향해 용경으로 향하는 전용기를 준비했다. 그러자 이때, 회사에 있던 강우연도 한지훈의 문자를 받고 다급하게 그에게 전화를 걸어 말했다."여보, 몸조심해요. 저랑 고운이가 강중에서 당신을 기다릴게요."한지훈은 짧게 대답했고, 몇 마디 당부를 한 뒤 군용 비행기를 타고 곧장 용경으로 향했다. 하지만, 군용 비행기가 용경에서 300미터 떨어진 상공에서 고장이 나고 말았다! 비행기 조종사는 공포에 질린 얼굴로 소리치기 시작했다."사령관님! 비행기가 고장이 나서 운항할 수 없습니다! 모든 통신장비도 끊겼습니다!"한지훈은 이 말을 듣자, 자리에서 일어나 조종석으로 와서 스크린 전체에 나타난 빨간색 느낌표를 발견했다. 바로 이때! 이래에 있던 밀림에서 세
임설은 다시 한번 당부했다. “혹시 임설이니?”바로 이때, 임설의 뒤에서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 씨 어르신?”고개를 돌린 임설은, 뒤에 선 노인을 보고는 순간 멍하니 있다가 이내 급히 열정적으로 그를 맞이했다. 그녀가 유 씨 어르신이라 부르는 이 사람은 바로, 세속에서 활동 중인 화산 강자이자 현재 무도 재판소의 부회장이기도 했다. 게다가 화산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었기에 유 씨 어르신은 세속에서도 소문이 자자했다. 매체인으로서 임설 역시 유 씨 어르신이 낯설지는 않았다. 게다가 전에 그녀는, 유 씨 어르신의 인맥을 통해 5대 명산의 3기 다큐 영화까지 제작했었다. “어르신, 어르신께서는 왜 여기 계신 거예요?”임설은 겉으로는 궁금해하는 척했지만, 사실 내심 전혀 의외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이번 사건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장령풍과 천릉자 두 사람이었기에, 같은 5대 명산인 화산에서 사람을 보내지 않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난 단지 길을 가던 중 한번 와서 본 것일 뿐이야. 그나저나 이 아이들은 이젠 모두 어른이 되었는데, 이들이야말로 용국의 미래 희망이지!”유 씨 어르신은 눈을 지그시 뜨고는 산 꼭대기 쪽을 유유히 바라보았다. 뭔가 좋은 생각이 떠오른 임설은 급히 보조 카메라 감독을 불러 휴대폰으로 촬영하라고 지시하였다. 이내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가 유 씨 어르신 가까이에 다가갔다. “어르신, 어르신의 경험으로 봤을 때 오늘 이 자소화, 과연 어느 집안이 가져갈 거라고 예상하시나요?”필경 유 씨 어르신의 신분 지위는 꽤나 높았기에, 아마 일부 내막에 대해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게다가 5대 명산끼리의 호흡은 결코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장령풍과 천릉자가 맞붙기도 전에, 아마 암암리에 모든 준비를 마쳤을 가능성도 매우 높았다. “아이고, 그 질문은 좀 난처하네. 원칙부터 말하자면, 장 씨 집안 역사는 엄청 유구하지. 우리 용국의 많은 비진도 모두 장 씨 집안으로부터 전
사실 대양산에서 자소화 한 그루를 발견했다는 사실은, 일반인들이 가장 먼저 소식을 접하게 됐다. 그러나 수많은 탐험대들도 그저 대양산 외곽에서 상황을 탐색하기만 할 뿐, 전혀 산에 들어갈 엄두를 내지는 못했다. 영기가 돌아오게 된 후, 산속 맹수들의 수량은 말할 것도 없고 사자와 호랑이와 같은 맹수들의 체형은 두 배 이상 커지기까지 했다. 심지어 산속 반달가슴곰마저 더욱 공격적으로 변했다. 이전과 같은 상황이었으면, 일반인들은 총기를 휴대하고 몇 사람만이 팀을 이루어도 마음대로 산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정규적인 부대가 아닌 이상 산에 들어가는 것은 죽으러 가는 것과 같았다. 설령 정규 부대라 하더라도 맹수들의 포위 공격을 받게 되면 그들의 먹이가 될게 뻔했다. 바로 얼마 전, 유럽의 한 부대는 큰 산에 들어선 후 종적을 잃게 됐다. 한 달이 지나서야 드론을 통해 그들의 시체를 찾아냈다. 당시 무리 전체는 호랑이 세 마리로부터 습격당하여 그 모습은 그야말로 참혹하기 그지없었다. 이 사건이 보고된 후, 일반인은커녕 군대라 하더라도 기어코 그 깊은 산속 밀림을 우회하며 피하곤 했다. 한지훈은 고개를 들어 대양산 깊은 곳을 바라보며 육천릉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래, 그럼 너희들은 여기서 날 기다려. 나 혼자 들어가마!”한지훈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깊은 산속에서는 천지를 뒤흔드는 호랑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어흥하는 포효와 함께, 한지훈 일행이 서있는 곳의 나뭇잎들은 적지 않게 흔들려 떨어지게 됐다. “한 선생님, 산속에서 맹수를 만나는 건 결코 장난 같은 일이 아닙니다. 심지어 최근 몇 년 동안 이 짐승들의 공격성이 더욱 강해져서 일단 사람을 만나기만 하면 배가 고프지 않더라도 공격을 펼칩니다!”“그러니 제가 보기에는 안 들어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육천릉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나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기만 하고 차 문을 열고 바로 차에서 내렸다. 곧바로 육천릉이 다시 한지훈을 찾으려 했지만, 이
이내 한지훈은 전화번호 하나를 호텔 지배인에게 건네주었다. 번호는 한지훈 본인의 것이 아닌 용월의 것이었다. 이 정도 사소한 일은, 신룡전에서 아무나 사람을 내보내도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방금 한지훈이 이소비를 바로 죽이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일단 일이 커졌다가 천산 사람이 지배인을 찾아내기라도 한다면 그의 목숨은 장담할 수 없었다. “너무 감사합니다, 선생님. 체크인은 다 하셨나요? 제가 직접 도와드리겠습니다!”지배인은 감격에 겨워 말했다. “저희는 체크인 완료했으니 신경 쓰지 마시고 보던 업무나 마저 보세요.”한지훈은 이내 도자기 병을 꺼내 지배인에게 건네주었다. 그 안에는 약효가 좋은 치료약이 들어 있었다. 고마움에 어쩔 줄 몰라하던 지배인은 한지훈 일행을 엘리베이터까지 바래다주었다. 엘리베이터에 들어서게 돼서야 비로소 후과가 두려워 난 육천릉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한지훈에게 말했다. “한 선생님, 이소비 그놈 보통 인물이 아닙니다. 천산과 밀접한 관계라 선생님께 위협이 될 수도 있습니다!”“적들이 들이닥치면 우리가 막으면 되지, 뭐가 무서워?”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 말에 육천릉은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두렵다기보다, 영기 회복 이후로 무종 사람들은 저희를 사람 취급하지 않았어요.” “제 먼 친척인 만주족은 아예 멸망을 했고요! 만약 저희 집안이 나 대표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지금 이렇게 한 선생님을 모실 기회조차 없었을 것입니다!”지금 이 순간, 육천릉은 한지훈을 그저 탄복하고 있었다. 보통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일반 무종 문파라 하더라도 감히 천산과 쉽게 맞서지 못한다. 심지어 직접 손을 대려 하지도 못한다. 그런데 한지훈은 당당히 맞서 싸웠을 뿐만 아니라 천산 운검각 사람을 눈 깜짝할 사이에 격파해 버렸다. “설마 그동안 이렇게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가만있었던 거야? 왜 관직에 보고하지 않는 건데?”한지훈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이 사실을 알게 되면 용국
누구 하나 입을 잘못 놀렸다가는 죽을 운명이었다. 이소비 뒤를 지키던 일행들의 얼굴에는 모두 분노로 가득 차 있었지만, 절대적인 힘 앞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비록 그들의 뒤에는 든든한 배후가 있긴 했지만, 아쉽게도 이번 외출에서는 그들을 도울 강한 고수는 전혀 없었다. 그들의 줄곧 자신들의 배후를 들먹이면서,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의 체면을 세워줘야 한다고 요구했었다. 천산 운검각이라는 다섯 글자만으로도 그들은 모든 이들을 제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 한지훈이라는 이 미친 자를 만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배후따윈 눈꼽만큼도 신경 쓰지 않는 그야말로 사신 같은 자였다.이소비를 보호하러 온 서 씨조차도 그 자리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된 상황에, 비겁한 일행들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한편 이소비는 한지훈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렇게나 당당하던 이 씨 집안 도련님이 뜻밖에도 다른 사람으로부터 따귀를 맞고 멱살까지 잡힌 채 추궁을 당하고 있으니, 그는 이 모욕을 도무지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 자신 역시 지금으로선 어찌할 방법이 없음을 알았다.한지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이소비를 노려보고는, 다시 또 따귀 몇 대를 후려쳤다. 이소비가 피를 토해낼 정도로, 이빨이 전부 날아갈 정도로 뺨을 갈겼다. 순간, 주변은 죽은 듯 고요해졌다.이소비의 일행들은 입을 다물고 얼어붙었다.“이젠 만족해?” 한지훈은 이소비를 힐끗 훑어보고는 이내 그를 호텔 문어귀까지 내던지고는 일행들을 향해 말했다. “아직도 안 꺼져?” 일행들은 그제야 꿈에서 깨어난 듯 황급히 호텔을 뛰쳐나와 도망치듯 멀리 달아났다. 이소비는 두 젊은 남자로부터 부축을 받은 채 몇 백 미터를 달렸고, 그러던 도중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고는 고개를 돌려 악에 받친 표정으로 호텔을 바라보았다. 곧바로 그는 전화를 꺼냈다. 이번 일은 절대로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가장 분한 사실은, 그는 산성의 꼬맹이로부터 맞게 됐다는 것이다.오늘 겪은 이 수모, 이씨 집안은 반
이소비의 심기를 건드렸다가는, 그에게도 불똥이 튈 수 있었다. 바로 그때, 서 씨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저벅저벅 한지훈에게로 다가갔다. 서 씨의 이 남자는, 이미 삼성 천왕계의 실력을 갖춘 자였다.그래서 방금 단 한 수만으로 삼성 전신계 고수를 죽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의 눈에 한지훈은, 응당 고수라면 지니고 있을 강자의 기운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기에 그저 평범한 사람에 불과할 거라고 믿었다. “꼬맹아, 어디 한번 말해 봐. 어떻게 하려고...”오만한 표정을 한 서 씨가 주먹을 꽉 쥐고는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훑어보며 치명타를 가할 준비를 하고 있는 찰나, 한지훈은 갑자기 고개를 돌려 그의 말을 가로챘다.. “그러니까 네 말은, 그렇게 잘난 너희 천산 운검각이 마음대로 누군가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거야?”한지훈의 물음에 모두들 웃음을 터뜨렸다. 서 씨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봐, 천산 운검각으로부터 미움을 사게 되면 넌 사망 증명서를 받은 거랑 마찬가지야! 너희 같은 평범한 사람을 죽이는 건 개미 짓밟는 것과 같다고!”“게다가 네 목숨은 값어치도...”“쾅!”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의 몸은 순식간에 10여 미터 밖으로 날아가 호텔의 돌기둥에 부딪혀 쓰러졌다. “털썩!”서 씨의 몸은 땅에 심하게 떨어지게 되면서, 대리석 바닥에는 사람 모양의 큰 구덩이까지 생겼다.“너...”서 씨의 얼굴은 붉게 달아오르며, 분노 가득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곧바로 그는 입에서 피를 토해내고는 죽게 되었다. 순식간에 펼쳐진 장면에 이소봉 일행은 깜짝 놀라 비틀거리며 소파에서 일어났다. 그가 아는 서 씨는 비록 절정의 고수는 아니지만, 삼성 천왕계 고수 하나쯤은 충분히 상대할 수 있었다. 그런 그가 한지훈의 공격도 알아채지 못하고 죽는 것을 목격한 것이다.사실 서 씨는 천산이 이소비의 아버지에게 파견하여, 그의 안전을 전문적으로 책임지게끔 하였다.즉 그는 천산의
이소비의 말에, 호텔 지배인은 순간 멍해졌다. 그들의 말은 틀린 게 하나도 없었다. 설령 지배인이 지금 당장 경찰에 신고하여 그들을 법정에 세운다 하더라도 기껏해야 며칠 동안 구류될 뿐이다. 하지만 그의 가족들은 어떻게 될까? 놈들은 뱉은 대로 얼마든지 실행한 사람들이었다. 일시적인 분노를 참지 못해 온 가족을 위험에 빠뜨릴 순 없었다. 하물며 상대는 천산 운검각 사람들이니. 때가 되어 수많은 종문들을 찾아가 용서를 빌더라도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비록 묘당이 현재 무종을 어느 정도 통제하고 있지만, 그것도 단지 큰 범위에서뿐이었다. 지배인 같은 일반인은 묘당의 보호 대상이 아니다.그렇게 지배인이 망설이는 사이에 한지훈은 천천히 찻잔을 내려놓고는 고개를 돌려 지배인에게 말했다. “저희가 예약한 방, 지금 입주할 수 있나요?”한지훈의 말에 가장 먼저 충격을 받은 사람은 바로 육천릉이였다. 잇달아 이소비 일행도 한지훈을 향해 의아한 눈길을 보냈다. 방금 이소비가 말했듯이 상대는 천산 운검각 사람들이었다. 게다가 호텔은 이미 그들의 손에 장악되었는데 한지훈은 뜻밖에도 이 상황에 입주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소비는 바로 화를 내지는 않았다. 사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지훈의 일거수일투족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방금 경비원이 서 씨로부터 일격을 당하여 살해될 당시, 거의 모든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그쪽을 바라보았지만 한지훈만이 처음부터 끝까지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심지어 방금 그가 천산 운검각이라는 다섯 글자를 뱉을 때에도 다른 사람들은 모두 놀라 허겁지겁 도망쳤지만 한지훈은 줄곧 침착하고 태연자약했다. 이는 한지훈이 필연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설명하였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소비는 굳어진 표정으로 한지훈을 훑어보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천산 장 씨 집안사람인가?”그러나 한지훈은 고개를 저었다. 한지훈은 천산 장 씨 집안의 사람이 될 수 없었다. 왜냐하면
한 경비원이 앞으로 나아가려는 순간, 서 씨가 손을 들자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경비원은 순식간에 7~8미터 밖으로 날아가 피를 토하며 죽었다.단 한 방에 동료가 죽게 된 것을 목격한 다른 한 경비원은 깜짝 놀라 거듭 뒤로 물러섰다. 감히 다시 앞 발을 내디딜 수가 없었다. “당... 당신들 어떻게 감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행패를 부리는 거야? 이 세상은 아직 무종의 천하는 아니야, 용국의 국법을 따라야 한다고!”호텔 지배인은 눈앞에서 경비원이 살해되자, 벌컥 화를 냈다. 무종의 세력은 비록 강하긴 하지만, 현재로서 용국의 실권을 쥐고 있는 것은 여전히 묘당이었다.그렇기에 무종이 막무가내로 선을 넘어서는 안 됐다. 방금 그들이 행패를 부린 것 또한, 이미 국법을 위반한 행위였다. “내 인내심도 한계가 있어!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호텔은 우리가 전세 낼 테니까 즉시 사람들 치워버려!”이소비는 지배인을 차갑게 쳐다보며, 그가 방금 한 위협은 조금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당신...”“왜, 당신네 사장님의 배후가 그렇게 든든해? 우리 천산 운검각보다도 더 강하냐고?” 이소비는 다리를 꼬고는 비꼬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말에 지배인은 갑자기 멍해졌다. 한편 서 씨는 차가운 눈빛으로 다른 경비원을 쳐다보았고, 그러자 경비원은 놀라서 급히 뛰어나갔다. 천산 운검각이라는 이 다섯 글자는, 그야말로 신과도 같았다. 옆에서 듣고 있던 주숙객들은 곧이어 짐을 챙기고는 급히 프런트로 달려가 체크 아웃했다. 로비에서 입주를 기다리던 다른 손님들도 찍소리도 내지 못하고 후다닥 밖으로 뛰어나갔다. 그렇게 얼마 안 되어 호텔 로비 전체는 텅 비어버렸다. 영기가 소생한 이후로 무종은 세상을 휩쓸고 있었다.뿐만 아니라 5대 명산의 각종 원과 종문을 역시 세상을 장악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천산이 새로 설립한 천산 운검각은 가장 극악무도한 조직의 대명사였다. 운검각에는 사실 부유한 상인들이 대거 포진해 있었다.천산과 그들의 관계도
그 말에 육천릉은 순간 멍해졌다. 그는 호텔에도 전세를 놓으려는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다. 게다가 지금 양산시는 호텔은커녕, 작은 여관들도 사람들로 붐비는데 대체 어디 가서 묵으라는 거지? 육천릉은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거절하고 싶었지만, 이 씨 집안은 천산과는 깊은 관계를 갖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몇 년 전과는 달리, 무종 세력은 이미 세속 곳곳에 스며들었다. 육천릉은 사업가로서 이루어낸 성과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여러 큰 명산들 앞에서 그의 재부는 조금도 볼품없는 먼지와도 같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천산은 얼마든지 세속의 자신들의 세력을 동원하여 그를 잿더미로 만들 수도 있었다. 육천릉이 멍한 표정으로 제자리에 선 채 전혀 체크아웃할 의사가 없어 보이자 이소비는 미간을 찌푸리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육 대표, 당신 내 체면을 세워줄 생각이 없다는 거야?”“아니면, 육씨 집안은 이젠 우리 천산을 안중에 두지도 않는다는 건가?”그 말에 육천릉은 저도 모르게 몸서리를 쳤다. 이소비로부터 미움을 받게 되면, 그 후과를 과연 누가 감당할 수 있을까? 어떻게 감히 천산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을 수 있겠는가? 단지 소상인일 뿐인 그는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천성 갑부가 이소비의 앞에 서있더라도 감히 큰소리를 치지는 못할 것이다. 어느새 이소비뿐만 아니라 그의 주변의 몇몇 사람들까지도 모두 좋지 않은 눈빛으로 차갑게 그를 보고 있었다. 이소비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 하나 기세가 대단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방금 가장 먼저 입을 연 그 여자는, 전혀 상상도 못 할 거물의 여자 친구이기도 했다. 그런 그들이라면 얼마든지 마음대로 육천릉 같은 사람 하나는 쉽게 끌어내릴 수 있었다. “도련님,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저는...”육천릉이 말을 떼기도 전에 양복을 걸친 한 중년 남자가 갑자기 다가왔다. “무슨 일이야? 누가 날 찾는 거야?”중년 남자는 무리 앞에 다가와 이소비 일행을 힐끗 보았다. “당신
자소화의 등장 소식은, 수많은 구경꾼들을 몰려들게 하여 어느새 인산인해를 이루게 되었다. 고급 호텔은 물론이고, 웬만한 작은 여관들도 사람들로 붐볐다. 다행히 육천릉은 출발하기 전에 일찍이 호텔을 예약해 뒀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들은 아마 차 안에서 비집고 누워 밤을 보내야 했을 것이다. “한 선생님, 바로 앞에 제가 예약한 호텔이 있습니다. 저희는 오늘 밤, 여기서 묵는 거로 하죠.”육천릉은 저 멀리에 보이는 호화로운 한 호텔을 가리키며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 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다시 보니 육천릉은 정말 세심한 사람인 것 같아, 그에 대해 약간의 호감도 가지게 되었다. 곧이어 자소화가 완전히 피어나게 되고 약효 역시 절정 상태에 이르게 될 무렵, 천릉자와 장령풍 두 사람도 대양산 기슭에 모이게 됐다. 두 사람의 등장에 이내 또 수많은 사람들이 주목하였다. 필경 두 사람은 바로 이 사건의 핵심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천릉자는, 인터넷상에서 줄곧 사기를 펼쳐 이미 적지 않은 사람들은 그를 한지훈이라 간주하고 있었다. 곧이어 천릉자가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양산시 전체의 교통이 마비되었다. 공항에 둘러서서 천릉자와 기념사진을 찍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더욱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이 상황에 천릉자는 더욱 기세등등해졌다. 그렇게 짧은 몇 킬로미터를 무려 세 시간이나 달려서야, 한지훈 일행은 비로소 망천 호텔에 도착하였다. 호텔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직원은 급히 마중 나와, 육천릉을 도와 주차를 해주고 한지훈을 데리고 함께 호텔 로비로 들어섰다. 육천릉은 일단 한지훈을 휴식 구역으로 모시고는, 그는 운전기사와 함께 직접 한지훈을 도와 체크인까지 하였다. 곧이어 육천릉이 체크인을 마치고 한지훈에게로 다가가는 순간, 몇 명의 젊은 남녀들도 문을 밀고 호텔로 들어섰다. 최신 트렌드에 맞춘 옷차림에 하나같이 당당한 기세가 가득한 젊은이들은, 한눈에 봐도 출신이 심상치 않은 부잣집 자녀들이었다. “아이고, 피곤해 죽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