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의 눈동자가 번쩍였고, 혼란스러운 듯 한숨을 쉬며 거실에서 나와 문밖에 서서 별이 빛나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지훈아, 넌 이 세상에 용이 있다고 믿느냐?""네?! 용이요…?"한지훈은 그의 말에 충격을 받은 듯 동공이 확장되었다.이 세상에 용이 있다고…?이 말의 의미는 매우 무거웠고, 일반적이지 않았다! 용이라는 생물은 너무 신비롭지 않은가. 현대 과학은 용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으며, 항간에 소문이 무성하고 많은 사람들이 용을 보았다고는 하지만, 결국은 다 흐지부지됐다. 어쨌든 용이라는 생물은 너무 신비롭고 환상적이며, 일단 용이 존재한다는 것이 증명되면 현재의 많은 규칙과 인식을 뒤집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한용의 이 말은 한지훈에게 다른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할아버지, 세상에 정말 용이 있는 겁니까?"한지훈이 긴장한 말투로 묻자, 한용은 시선을 돌려 한지훈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그의 짧은 대답에 한지훈의 가슴이 요동쳤다! 그는 할아버지가 자신을 가지고 농담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다양한 전쟁을 경험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 본 한지훈은 일찍이 이 세계가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세계가 아니라고 믿었다. 역외 전장만으로도 많은 법칙과 준칙을 깨트리기에 충분했다! 한지훈은 심호흡을 한 후 진지한 눈으로 한용을 바라보며 심장을 어루만지며 물었다. "할아버지, 이게 정말… 용의 심장인 겁니까?""그래, 그건 용의 심장이다."한용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자, 한지훈은 숨을 들이마시며 엄숙한 표정으로 자신의 심장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아직도 강한 힘이 깃들어 있는 듯 붉은빛이 희미하게 반짝이고 있었다…하지만 그 힘은 한지훈이 장악할 수 없었다. "할아버지, 저는 모든 것을 알고 싶습니다."한지훈이 진지하게 말하자, 한용은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대답했다."좋다, 할아버지가 다 알려주마."곧이어, 한용은 걸음을 옮기며 끝없는 밤하늘 위에 빛나는 별들을 바라보며 말을 꺼냈다. "용이라
한용은 고개를 끄덕였다. "적용, 살해와 치료를 대표하지.""흑용은 전쟁, 백용은 생과 사, 금용은 진법, 은용은 병사를 대표하고.""이들이 바로 다섯 마리의 고대 용이다."한용은 동공이 흔들리며 말했고, 한지훈이 그의 말을 듣자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다섯 마리의 용, 용족이라고?’"그럼 이 다섯 마리의 용은 어떻게 된 거죠?"한지훈이 묻자, 한용은 고개를 저었다. "오랜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 네 몸에 있는 적용의 심장도 한왕이 우연히 얻은 거고 말이야. 나머지 4개의 용심은 현재 전 세계에 흩어져 있고, 다른 강자와 세력에 의해 획득되었거나 아직 발견되지 않았어.""소문에 의하면, 다섯 개의 용심을 얻은 자만이 용족으로 가는 문을 찾아 수만 년 동안 이어져 온 용족의 비밀을 풀 수 있다고 하지. 심지어 불멸의 영약과 제계를 능가하는 최고의 비법까지 얻을 수 있다고 해!!!""당시 황제도 불로장생을 위해 용족으로 통하는 문을 찾았다고도 하지."한용의 말에 한지훈은 온몸이 떨렸다. ‘불멸의 묘약? 황제? 그리고 제계를 뛰어넘는 비법이라고?! 제계라니, 제계가 무엇이지?’한지훈은 황급히 한용에게 물었다. "할아버지, 제계가 무엇입니까?"한용은 한지훈을 한 번 쳐다보더니, 웃으며 대답했다. "비록 할아버지는 지금 천신계이지만, 인간 세상의 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하지만 천신계 위에는 매우 강력한 세 개의 경지가 더 있단다! 그 경지가 바로, 소문으로만 듣던 최고의 경지이지!""그것이 무슨 경지이죠?"한지훈이 물었다. "천신계 위에는, 인왕계가 있다! 현존하는 기록에 따르면, 고대에 인왕계에 도달한 현인은 28명에 불과했어. 인왕계 위에는 인황계가 있고 말이지! 고대에는 단 아홉 명이 경지에 도달했고 말이야. 그리고 마지막 사람은 만인의 입에 오르내리던 더없이 포악한 주왕이었어. 하지만, 실제 역사가 어떠했는지는 아무도 몰라.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그가 인간 세상의 마지막 황제였다는 거지!""그리고 인황계 위에는 가
이 말을 들은 한지훈은 숨이 거칠어질 수밖에 없었다. ‘할아버지는 도대체 얼마나 강하신 걸까?! 인왕계의 두 강자와 마주하면서도 그들을 물러나게 할 수 있다니!’ "언제 적 일인 거죠?"한지훈이 물었다. "북양 전쟁 때의 일이다. 할아버지가 널 구하러 갔던 날 말이야. 만약 내 추측이 맞았다면, 그 두 명의 강자는 한왕의 손에 있는 적용용심을 노리고 갔던 걸 거다."이 말을 들은 한지훈은 침묵했다.적용용심을 위해서라고? 그렇다면 자신은 이미 그들의 눈 밖에 났다는 것이 아닌가?한지훈의 얼굴에 드리워진 어두운 구름을 본 한용은 미소를 지으며 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지훈아, 할아버지가 있으니 안심하거라. 너에게 함부로 손을 쓸 사람은 없을 거다. 이 세계에는 법칙이 존재한다. 천신계의 강자는 이미 세상일에 간섭하는 일이 적어졌고, 인왕계의 강자는 말할 것도 없지. 그들이 만약 손을 쓴다면 산이 무너지고 땅이 갈라질 거다. 따라서 그들은 일반적으로 거의 움직이지 않아. 그러니 적용용심이 네 몸에 있다는 걸 알아도 그들은 거리낌 없이 널 어찌할 수는 없을 거야."이 말을 들은 한지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가슴을 어루만졌다. 순간 한지훈은 고개를 들어 한용을 바라보며 흥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할아버지, 그렇다면 할아버지는 도대체 어느 경지에 계신 거죠? 천신계는 도대체 어떤 경지인 겁니까?"한용은 웃으며 한지훈을 바라보고는 뒷짐을 진 채 대답했다. "할아버지는 현재 사성 천급 천신에 불과하다."말을 마친 한용은 한지훈의 눈앞에서 사라지며 별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사성 천급 천신에 불과하다는 한용의 말이 오랫동안 한지훈의 귓가에 맴돌았다! ‘이럴 수가! 할아버지가 사성 천급 천신이라니…’너무나도 두려운 경지가 아닌가?! 천왕경이 이미 종점이라고 생각했고, 사성 천급 천왕이 이미 정점에 있는 존재라고 생각했는데, 천왕계 위에 천신계가 있었다니!게다가 한용은 천신계의 정상에 있었다…한지훈은 숨을 깊이 들이마셨고, 자신이 이성
그러던 중, 갑자기 낯선 번호가 걸려 왔다.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매혹적인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지훈, 나 아직 기억해?"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리고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추미연?""보아하니, 날 아직 기억하고 있네."휴대폰 너머로 추미연은 옅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무슨 일이지?" 한지훈이 차갑게 물었다."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너랑 얘기를 나누고 싶어서."추미연이 말했다. "우리 둘 사이에 별로 나눌 얘기는 없을 것 같은데?"한지훈이 담담하게 말했다. "그래? 강우연 씨와 관련된 거라고 해도?"휴대폰 너머로 추미연이 희미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렸다. "주소.""역시 당신같이 명쾌한 게 좋아. 케빈 호텔, 888번 스위트룸."한지훈은 전화를 끊은 뒤 심호흡을 했다.‘추미연, 도대체 뭐 하자는 거지?!’…30분 후.케빈 호텔 꼭대기 층에 있는 888호실 문 앞에 서 있던 한지훈은 턱을 괴고 한참 동안 생각에 잠겨 있다가 고민 끝에 초인종을 눌렀다.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한지훈은 항상 자신이 이런 짓을 할 때마다 바람을 피우는 것 같았다. 초인종을 몇 번 눌렀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문고리를 당겨보았는데 뜻밖에도 문은 잠겨 있지 않았다! 그는 양쪽에 있는 통로를 보더니 재빨리 몸을 피했고, 들어가자마자 코피를 흘릴 만한 광경을 마주했다! 추미연은 이미 샤워를 마친 뒤 젖은 머리카락을 뒤로 풀어 젖히며 몸에는 아주 짧은 흰색 목욕 타월을 두르고 있었다!목욕 타월은 가슴에 감겨 있지만 매듭만 지어져 있을 뿐이었다. 그녀의 아름다운 몸매는 모든 남자를 홀릴 수 있을 정도였고, 하얗고 긴 두 다리를 드러낸 채 슬리퍼도 신지 않고 맨발로 카펫을 밟고 있었다. 한지훈이 보기에도 이는 의심할 여지 없이 남자를 유혹할 수 있는 가장 매혹적인 복장이었다! 한지훈은 도무지 상상할 수 없었다.‘설마 지금 몸에 목욕 타월 하나만 두르고 있는 거야? 미인계를 사용하려고?’평범한 남자
추미연은 몸을 떨었고, 한지훈의 차가운 시선을 보자 갑자기 자신이 너무 도를 넘은 짓을 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게다가 이 방에는 그녀 혼자뿐이었기에, 그를 도발하면 도망칠 구석이 없었다. "그냥 궁금해서, 당신 같은 남자가 왜 강우연 옆에 있는지 말이야."추미연은 침착한 척하며 가슴을 곧게 폈다.한지훈의 눈은 계속 추미연의 눈을 바라보며 그녀의 눈에서 무언가를 읽고 싶었다."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야."한지훈이 싸늘하게 말했다."진지하게 말해보자, 넌 사업가 같지도 않은데 강우연에게 호의를 베푸는 목적이 뭐지?""물론 강중 의약 시장 때문이지."추미연의 얼굴에 떠오르던 미소가 점차 사라졌다. "추씨 가문의 해외 의약 시장으로는 부족한 건가? 왜 굳이 강중으로 온 거지?"한지훈이 날카로운 눈초리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사실 나도 지루하다고 생각했는데, 우리 할아버지가 한 번 와서 보라고 해서 온 거야."추미연이 무심하게 말했다."할아버지?"한지훈은 이전에 강우연이 말한 것을 떠올리며 중얼거렸고, 추씨 가문은 약왕파와 연관이 있는 듯했다. "그래, 넌 어찌 됐든 북양왕이니까 우리 할아버지가 가능한 한 너에게 잘 보이라고 했어… 네 도움만 얻을 수 있다면 추씨 가문은 전국적으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으니 말이야."추미연은 입가에 미소를 지었고, 그녀는 손을 뻗어 한지훈의 목을 감쌌다. 추미연이 남자에게 이런 행동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한지훈은 그녀의 몸이 약간 떨리는 것을 분명히 느꼈다. "왜, 내가 지금 이렇게 입었는데도 뭘 더 하고 싶지 않은 거야?"추미연은 살짝 미소를 지었고, 그 미소에는 놀리는 듯한 느낌이 가득했다."이건 그냥 불장난일 뿐이지."한지훈이 차가운 눈으로 말했다."네가 불이라면, 날 좀 태워줘."추미연은 약간 앞으로 몸을 기울였고, 그녀의 행동은 의심할 여지 없이 남성에게 가장 치명적이었다! 한지훈의 눈썹이 찌푸려지더니, 그녀를 밀어내며 말했다. "그만해! 추미연, 내가 경고
그는 오는 사람은 마다하지 않고 소녀들과 친해졌다. 어린 소녀들은 그와의 관계를 더 깊게 하고 싶었으나 그에게 정중하게 거절당했다. 그의 옆에는 검은색 타이츠를 입은 여자가 요가볼을 이용해 스트레칭을 하고 있었다. 그 여자는 어깨까지 오는 짧은 머리에, 살짝 패인 볼과 정교한 눈썹을 가진 매우 세련된 얼굴의 소유자였다. 하지만, 이상한 점은 그녀가 허리춤에 단검을 차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자 옆에는 검은 조끼를 입은 남자가 폭발적인 근육을 뽐내며 팔짱을 끼고 서 있었다. 그의 눈빛은 매우 차가웠고, 온몸에서 싸늘한 기운을 내뿜었다. 그의 얼굴에는 ‘낯선 사람 접근 금지’라는 말이 쓰여 있는 듯했다! "서현, 어르신이 미연이를 강중으로 보냈다고?"칼 같은 눈을 가진 남자는 턱걸이를 마치고 뛰어내려 수건을 집어 들고 손을 닦으며 얼굴에 미소를 지었다."네, 둘째 도련님."근육질 사내가 말만 해도 땅이 흔들리는 듯했으며 콧소리도 매우 심했다. "그래, 내 여동생이 해외에서 돌아온 지 얼마 안 돼서 국내 일을 잘 몰라. 어렸을 때부터 나랑 잘 지낸 동생이 강중에서 괴롭힘이라도 당할까 무섭네."남자는 바로 용경 추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이자, 추미연의 친오빠인 추여복이었다! "셋째 아가씨께서는 강중에서 매우 안전하게 보내고 계십니다. 만약 둘째 도련님께서 걱정되신다면 여희를 보내셔도 됩니다."서현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래."추여복은 수건으로 얼굴을 닦으며 물었다. "약왕파의 셋째 소종주가 강중에서 호되게 당하고 왔다던데.""맞습니다. 최근 강중에 굉장한 인물이 나타나 황학용과 오씨 어르신을 모두 다치게 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믿을 만한 정보에 따르면 두 검종의 종사 강자를 죽였다고 합니다."서현의 눈이 차가움으로 번쩍였고, 추여복은 저도 모르게 웃으며 말했다. "평소에 그렇게 날뛰던 황학용이 이번에 교훈을 좀 얻었겠네. 이치대로라면 황학용이 이대로 가만히 있지는 않을 건데, 약왕파에서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어?"그러자
한편, 강중에 있는 한지훈은 추미연의 호텔에서 떠난 뒤 우연 그룹으로 향했다. 강우연의 사무실에 들어서자, 그녀가 난처한 표정으로 전화를 받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여보, 무슨 일이야?"한지훈이 묻자 강우연은 전화기를 내려놓고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여보, 방금 엄마한테서 전화가 왔는데, 둘째 삼촌이 사업에 문제가 생겨서 도와달라고 하시네요.""당신 둘째 삼촌? 서강안 말이야?"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렸다.서강안은 한지훈이 이전에 오군에 있었을 때 강우연에게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그는 영락없는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소인배였다. "맞아요. 엄마 말로는 둘째 삼촌의 회사가 백성호에서 문제가 생겨서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하시네요. 왜냐하면 우리 둘째 삼촌도 제약 사업을 하고 계시거든요."강우연은 망설이는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말했다. 그녀는 돕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었고, 그저 예전에 서강안이 그녀의 가족에게 어떻게 대했는지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강안의 가족은 당시 강우연의 가족을 얕잡아 보았고, 심지어 강우연이 한고운과 단둘이 살았던 시기에도 여러 번 그녀를 모욕했었다. "도와줄 거야?"한지훈이 묻자, 그녀는 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여보, 번거롭겠지만 나 대신 좀 도와줘요. 어쨌든 내 둘째 삼촌이고, 지금은 우리 회사가 이렇게 커졌으니 내가 도와주지 않으면 말이 나올 것 같아서요. 게다가 우리 엄마도 방금 전화로 엄청 울면서 말을 하셨거든요…"그러자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그래, 알겠어.""고마워요, 여보."강우연이 싱긋 웃어 보였고, 말을 끝낸 뒤 한지훈은 회사를 떠나 서강안과 통화를 했다. 한편, 서경희의 집에 있던 서강안은 한지훈의 전화를 받고 매우 흥분하며 말했다."조카사위? 잘 지냈어?""말씀하세요, 무슨 문제죠?"한지훈이 미적지근하게 물었다. "전화로 말하기엔 길어서, 자네가 있는 곳으로 가지."서강안이 말했다. …카페 안. "난 네가 도와주지 않을 줄 알았는데,
"경쟁이 있는 곳에는 갈등이 있는 법이죠, 그것은 정상입니다." 한지훈이 말했다."나는 당연히 정상적인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그 짐승 같은 자식들에게는 정상적인 경쟁이라는 개념이 없네. 3개월 전 그들이 협상하러 날 찾아왔고, 그들의 비즈니스팀에 합류하라는 제안을 했지."서강안이 말했다. "거절을 하셨군요."한지훈이 추측하며 말했다. "그래, 당연히 거절했지. 바보라도 그들이 내 명성에 의존해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려 한다는 걸 알 수 있을 테니 말이야. 어쩌면 내 회사를 삼키려 했을지도 모르지."서강안은 이를 악물었고, 얼굴은 붉어졌다."그런데 내가 그 자식들은 날 괴롭혔고, 보호비를 청구하거나 구매자인 척 가장해 우리 회사에서 판매하는 제품이 좋지 않다고 말하고, 건달들을 고용해서 우리 회사에 와서 소란을 피워댔지.""난 이 모든 걸 참아왔어. 어쨌든 인내를 하는 것도 필요하니 말이야. 하지만 불과 한 달 전에, 그 자식들은 내가 타협하지 않자 내 딸을 건드리기 시작했어. 사람들을 고용해 내 딸을 괴롭히고, 심지어는 미행까지 했네."서강안은 화가 나서 탁자를 내리치며 말했다. "경찰에는 신고하지 않은 겁니까?"한지훈은 이런 명백한 협박은 반드시 잡혀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신고를 했지. 하지만 한 무리가 잡히면 또 다른 무리를 고용하니 끝이 없어. 딸이 아직 그 대학에 다녀. 그렇지 않으면 난 진작에 회사를 옮겼어."서강안은 긴 한숨을 내쉬었고, 그들에게 시달리고 있는 것은 분명했다. "알겠습니다. 상황을 잘 이해했으니 제가 가서 이 일을 해결해 드리죠."한지훈이 말했다."정말인가?!"서강안은 갑자기 흥분했지만 이내 감정을 억눌렀다. 그는 서경희를 통해서 조카사위가 유명한 북양왕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가시죠."한지훈은 커피를 다 마신 뒤 말했다. 그는 일을 할 때에는 매우 단호했고, 곧장 서강안에게 그를 회사에 데려가 달라고 청했다. 그들은 곧 차를 몰고 강중을 떠났다. 정오가 넘어서 그들은 서강안의 회사
자소화의 등장 소식은, 수많은 구경꾼들을 몰려들게 하여 어느새 인산인해를 이루게 되었다. 고급 호텔은 물론이고, 웬만한 작은 여관들도 사람들로 붐볐다. 다행히 육천릉은 출발하기 전에 일찍이 호텔을 예약해 뒀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들은 아마 차 안에서 비집고 누워 밤을 보내야 했을 것이다. “한 선생님, 바로 앞에 제가 예약한 호텔이 있습니다. 저희는 오늘 밤, 여기서 묵는 거로 하죠.”육천릉은 저 멀리에 보이는 호화로운 한 호텔을 가리키며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 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다시 보니 육천릉은 정말 세심한 사람인 것 같아, 그에 대해 약간의 호감도 가지게 되었다. 곧이어 자소화가 완전히 피어나게 되고 약효 역시 절정 상태에 이르게 될 무렵, 천릉자와 장령풍 두 사람도 대양산 기슭에 모이게 됐다. 두 사람의 등장에 이내 또 수많은 사람들이 주목하였다. 필경 두 사람은 바로 이 사건의 핵심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천릉자는, 인터넷상에서 줄곧 사기를 펼쳐 이미 적지 않은 사람들은 그를 한지훈이라 간주하고 있었다. 곧이어 천릉자가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양산시 전체의 교통이 마비되었다. 공항에 둘러서서 천릉자와 기념사진을 찍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더욱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이 상황에 천릉자는 더욱 기세등등해졌다. 그렇게 짧은 몇 킬로미터를 무려 세 시간이나 달려서야, 한지훈 일행은 비로소 망천 호텔에 도착하였다. 호텔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직원은 급히 마중 나와, 육천릉을 도와 주차를 해주고 한지훈을 데리고 함께 호텔 로비로 들어섰다. 육천릉은 일단 한지훈을 휴식 구역으로 모시고는, 그는 운전기사와 함께 직접 한지훈을 도와 체크인까지 하였다. 곧이어 육천릉이 체크인을 마치고 한지훈에게로 다가가는 순간, 몇 명의 젊은 남녀들도 문을 밀고 호텔로 들어섰다. 최신 트렌드에 맞춘 옷차림에 하나같이 당당한 기세가 가득한 젊은이들은, 한눈에 봐도 출신이 심상치 않은 부잣집 자녀들이었다. “아이고, 피곤해 죽겠네.
낙천기가 차갑게 웃어 보였다. 사실 이 모든 건 그의 계략이 아니라, 오히려 오대 명산이 뒤에서 조종한 일이었다.심지어 이번 일에는 무신종의 그림자까지 얽혀 있었다!그들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단 하나, 용국 백성들의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한지훈의 이미지를 깎아내리기 위함이었다.영웅이 아닌 평범한 사람으로 만들어야만, 무종이 국왕을 끌어내리고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희망이 생기기 때문이다!그가 보기엔, 설령 한지훈이 아직 살아 있다 한들 뭐 어쩌겠는가?지금의 오대 명산에는 고수들이 즐비하고, 심지어 그의 사부 천릉자 또한 이미 한지훈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수준에 도달해 있었다.이런 상황에서 한지훈이 다시 무슨 큰바람을 일으킬 수 있겠는가!그는 손짓으로 주변의 젊은 남녀들을 물러가게 한 뒤, 곧바로 전화를 꺼내 천릉자에게 걸었다.신호음이 들리자마자, 그는 아부하는 목소리로 말했다.“사부님, 이미 지시하신 대로 전부 준비해 두었습니다. 기자들도 저희 쪽 인물로 배치했습니다.”“다만 한 가지 의문이 있습니다. 이번 일은 한지훈과 아무런 관련도 없는데, 굳이 그를 끌어들이는 것이 혹여 한지훈의 지지자들을 자극해 반발을 사지는 않을까요?”실제로 요 몇 년간, 한지훈이라는 이름은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다.게다가 이번 천릉자와 장령풍이 벌이는 자소화 쟁탈전은 전혀 한지훈과 관계가 없었다.이 시점에서 한지훈의 이름을 다시 언급한다는 건 오히려 그의 존재를 사람들 뇌리에 더 강하게 새기는 게 아닐까?“흥!”천릉자의 콧소리가 전화를 타고 전해졌다.“이 안의 현묘한 계책을 네 놈이 어찌 알겠느냐?”“한지훈의 이름을 다시 꺼내는 이유는, 바로 사람들이 기억해 내게 하기 위함이다. 단지 일성 준천신 경지에 머물러 있는 자에 불과했다는 것을 말이다!”“그래야만 그의 위상을 점차 약화시켜, 민심 속 신망을 걷어낼 수 있지!”“게다가, 넌 아직도 한지훈이 용국 사람들의 마음속에 어떤 존재인지 모르는구나. 예전의 한씨공관은 지금도 군대에서 특별히
사실 한지훈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 두 가지 진법은 통달하고 있었다.비교하자면 장씨 가문의 삼절진이 더욱 오묘하고 무궁무진했다.하지만, 둘 중 누구라 해도 한지훈 앞에서는 감히 견줄 수조차 없었다!비록 똑같이 일성 준천신계 강자라 해도, 그 내실은 하늘과 땅 차이였기 때문이다.한지훈이 그동안 더 이상 돌파하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 기초를 더욱 단단히 다지기 위함이었다!한지훈 일행이 대양산에 도착했을 때, 이곳은 이미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게다가 많은 언론 매체들 역시 정보를 입수하고는 가장 먼저 최고의 촬영 위치를 선점하며, 이 천하제일의 대결을 기다리고 있었다.대양산에서 15리 떨어진 곳부터는 이미 각 대명산이 구역을 나눠 금지구역으로 설정해 버렸다.일반인은 산기슭 근처조차 접근할 자격조차 없었다!그리고 여러 명산의 제자들 역시 모두 구경을 위해 몰려들었다.그중에는 자신의 제자들을 데리고 경험을 쌓게 하려는 거물급 인사들도 있었다.이런 명산 제자들 앞에서 평범한 사람들은 감히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했다. 괜히 잘못 건드렸다가는 본인뿐 아니라 가족에게까지 재앙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한 선생님, 제 생각에는 저희도 여기까지만 가죠. 더 이상 안쪽으로 들어가면 안 됩니다! 제 먼 친척 중 한 명이 명산 제자를 한 번 잘못 봤다가, 결국 그쪽 사람들에게 가문 전체가 몰살당했어요!”육천릉이 조심스럽게 말했다.그 친척도 나름 지역에서 이름난 인물이었지만, 단지 그 사소한 실수 하나로 인해 온 가족이 목숨을 잃고 만 것이다. “오? 그 후 어떻게 됐습니까? 설마 명산 제자라고 해서 사람을 함부로 죽여도 되는 겁니까?”한지훈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이 몇 년간, 한지훈은 줄곧 은거하며 세상의 일에 무관심하게 지냈다.하지만 지금의 명산 제자들이 이토록 오만방자하게 굴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하…… 그 뒤야 뭐 있겠습니까. 그냥 아무 핑계 하나 대더니, 무슨 문파간 원한이었다나 뭐라나…… 그러더니 결국 흐지부지됐죠.”
최근 몇 년간 영기가 회복되면서, 몇몇 명산들은 그야말로 제자들이 넘쳐날 정도로 번창했다.그 안에서도, 하늘이 내린 듯한 재능을 지닌 자들도 드물지 않았다.그중에서도 천릉자는 항산에서 최근 몇 년 사이에 새로 받아들인 제자였지만, 그의 성장 속도는 말 그대로 공포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였다! 불과 3~4년 만에, 병왕계의 풋내기에서 항산의 젊은 세대 중 유일하게 천신계 경지에 도달한 자로 우뚝 선 것이다!“사실 그렇게 단정 지을 수는 없어. 한지훈이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천릉자와는 비교가 안 되지. 걔는 고작 3년 조금 넘는 시간 안에 병왕계 경지에서 일성 준천신까지 올라갔으니까!”“그래, 저런 성장 속도만 보면 한지훈도 감히 따라갈 수 없지!”“예전에 한지훈이 천신계 경지에 도달하는 데 거의 10년 가까이 걸렸잖아!”이때, 양령아도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며, 사람들의 댓글을 하나하나 읽고 있었다.그녀는 이를 악물며, 마침내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쟤네가 뭔데 한지훈이랑 비교를 해?!”“당시에 지구는 아직 영기가 복원되지도 않았어! 그런 환경에선 3년이 아니라 300년을 줘도 천신계는 불가능했다고!”흑병대의 정예였던 양령아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그 시절에는 사령관 경지 하나만 도달해도 어마어마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는 것을!지금의 사령관 경지 강자들에겐 그 고통이 뭔지도 느껴보지 못한 허울뿐이었다.하물며 천신계 경지라니?“흥, 내 생각엔 한지훈도 이미 오래전에 미래를 내다봤기 때문에 은거를 선택한 거야!”“은거라기보단, 도망친 거겠지. 그때 걔는 명산들과 생사를 걸 정도의 원한이 있었으니까!”이런 비아냥이 양령아의 댓글 아래 붙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더 이상 한지훈을 언급하지 않았다.대신 화제는 바로 장씨 가문의 장령풍으로 옮겨갔다.왜냐하면, 이번에 그들이 노리는 것은 바로 자소화였고, 이걸 손에 넣는 자는 단시간 내에 이성 현급 천신계 경지로 돌파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장씨 가문은 항상 명산들 사이에서 거리를
각 대명산과 무신종에서 탐내는 보물을 어찌 평범한 사람들이 쉽게 손에 넣을 수 있겠는가?!설령 대명산과 무신종 같은 초대형 세력이랄지라도 경계를 늦출 수는 없다.한순간의 방심으로, 단 한 송이 자소화 때문에 양대 세력 간 대규모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육천릉이 보기에, 비록 한지훈의 실력이 각 세력에서 정성껏 길러낸 젊은 세대들에 미치진 못해도, 자신들과 같은 사람들이 감히 짐작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혹여 운이 좋아서 한몫 챙기게 된다면 얼마나 기쁜 일이겠는가?!설령 얻지 못하더라도, 마음속 깊이 감사를 품게 될 것이다.그때 나씨 가문이 약재 방면의 몫을 자기 가문에 더 많이 나눠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음, 알겠습니다. 우선 먼저 돌아가세요, 필요하면 제가 사람을 보내 부르겠습니다.”한지훈은 미묘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 자소화만큼은, 반드시 손에 넣고야 말리라!누가 탐내든, 한지훈은 결코 이 꽃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좋습니다, 한 선생님. 준비되시면 언제든 연락만 주세요. 제가 직접 모시러 가겠습니다!”육천릉은 정중하게 고개 숙이며 물러갔다.육천릉이 멀어지자, 앞마당 옥기 상점의 한 점원이 한지훈을 힐끔 바라보며 말했다.“한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보통 사람은 아니신 것 같네요?”한지훈은 그를 흘긋 보더니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나도 너랑 똑같은 평범한 용국 국민일 뿐이야.”“한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한 씨이시고, 나 대표님조차 선생님께 그렇게 공손한 걸 보면… 설마 그분은 아니시겠죠?”점원은 조용히 물었다.그가 말한 '그분'이란, 물론 세계에 명성을 떨쳤던 북양왕 한지훈을 가리킨 것이다!한지훈이 은거한 뒤로, 수많은 이들이 그의 행방을 추측해 왔다.조정에서도 끊임없이 한지훈을 찾고 있지만, 누구도 그의 실체를 본 사람은 없었다.“말했잖아, 나도 너처럼 평범한 사람이야. 북양왕이 어떻게 이런 작은 가게에서 일하겠니?”한지훈은 담담히 설명했다.“그래도 제 눈에 선생님은 평범해 보이지
육천릉은 한지훈이 이 일에 관심을 보이자 재빨리 웃으며 말했다.“맞습니다. 제가 보낸 사람들이 어젯밤에 사진을 한 장 보내왔습니다!”그 말과 함께, 그는 서둘러 사진 한 장을 꺼내 한지훈에게 내밀었다.사진은 다소 멀리서 촬영된 탓에 꽤 흐릿했지만, 천생서문에 기록된 묘사와는 놀랍도록 잘 들어맞았다.여섯 장의 꽃잎은 각기 다른 색을 띠고 있었고, 꽃술 한가운데엔 보랏빛 꽃봉오리 하나가 있어 매우 이상하게 보였다! 사실, 영기가 되돌아온 이후로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었다.보통 사람의 수명이 이십 년 이상 늘어난 것은 물론, 어떤 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일성 병왕의 전력을 지닌 채 태어나기도 했다.이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무도가 성행하게 되었고, 그 성장 속도 또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빨라졌다.어떤 종문들은 전투력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는 약까지 제조해 판매하고 있었으며, 일부 국가는 무인으로 구성된 특수 군대를 조직하여 국력을 강화하고자 했다.용국 또한 이런 군대를 조직하였지만, 현재는 어느 국가도 감히 용국의 세계적 지위에 도전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실정이었다.따라서 용국의 군대는 주로 무력의 상징으로 기능할 뿐이었다.하지만 자소화라는 이 기이한 꽃의 효능을 제대로 아는 자는 극히 드물었다.한지훈은 예전에 한 야외 생존 프로그램을 보다가, 참가자가 이 자소화를 독초로 착각하고 꺾어 버리는 장면을 직접 본 적이 있었다.당시 그는 속으로 얼마나 애가 탔던지!영기가 되살아난 지금, 이와 같은 신기한 꽃과 약초는 앞으로도 점점 많아질 것이 분명했다.특히 외국과는 달리, 용국의 오대 명산에서는 자소화의 효과에 대해 비교적 잘 알려져 있었다.그 때문에 대량산은 단시간 내에 수많은 종문에 의해 금지 구역으로 지정되었고, 일반인은 근처에도 접근할 수 없게 되었다.그래서 육천릉이 보낸 자들도 멀리서 겨우 이 한 장의 흐릿한 사진을 찍어온 것이 전부였다.“보아하니, 이 자소화를 노리는 이들이 꽤 많겠군.”한지훈
수년 후.산성시의 옥기 상점 안, 장발의 사내가 한 쌍의 남매에게 무공을 가르치고 있었다.소년은 얼굴에 앳된 기색이 역력했지만, 손짓 하나 발짓 하나 모두 본받을 만한 기세를 품고 있었고, 소녀는 더욱이 품새 하나하나에 눈에 띄는 기세와 무형의 위압이 서려 있었다.“여보, 애들 좀 쉬게 하지 그래요? 조금 있다가 도청도 불러서 다 같이 캠핑 가요, 어때요?”강우연은 캠핑에 쓸 텐트와 조리 도구를 챙기며 미소를 지은 채 물었다.한지훈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멀리 보이는 산을 바라보았다.어느새 4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한지훈은 줄곧 이곳에 은거하며, 한편으로는 천생서문을 깊이 있게 연구하고, 또 한편으로는 세상의 큰 흐름이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지금까지도 제법 많은 역외 강자들이 돌아왔지만, 한지훈이 정한 세계의 판도를 감히 뒤흔드는 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지금, 전 세계에서 유일한 연합국 상임이사 자리는 바로 용국이 차지하고 있었고, 세계의 운영 방식조차 모두 용국의 입김 아래에 놓여 있었다.하지만 이 모든 것은 세속적인 겉모습에 불과했다.실은 세계 각국은 물론, 용국 내부조차도 암류가 소용돌이치고 있었다.한지훈은 아직 대세가 변화하기 전에는 지나치게 과시하고 싶지 않았고, 자신의 정체 역시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지금 그는 그저 이 옥기 상점의 사장일 뿐이었고, 강우연은 그저 옥기 상점의 사모였다.비록 나씨 집안에서 종종 사람을 보내 한지훈을 문안하며, 집안 후손들을 수련시키러 보내곤 했지만, 모두 한지훈의 비밀을 철저히 지켜주고 있었다.신룡전의 삼대 용존 역시 지금은 모두 이성 천신계의 실력을 갖추게 되었고, 정작 한지훈 자신은 아직도 일성 준천신계에 머물러 있었다.하지만 그것은 한지훈이 돌파할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천신계에 진입한 후 그는 이 경지에 들어선 자에게는 경지 그 자체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진정 중요한 것은 진법에 대한 이해와 운용이었다.이것이 바로 그가 상위 경지를 거슬
한편, 오륙 무도학원의 진법루 안에서 갑자기 하늘을 찌를 듯한 빛기둥이 솟아올랐다!그 찬란한 빛기둥은 무려 사흘 밤낮 동안 계속되었다!마침내, 진법루 전체가 우르르 무너져 내리더니, 지면 위에 끝을 알 수 없는 깊은 심연이 나타났다.그 심연 아래에는 희미하게 푸른빛을 띠는 광막이 아른거리며 떠올랐다.많은 사람들이 이 경이로운 장면을 휴대폰에 담아냈다!이제서야 오대 명산의 고위 무인들도 어째서 그토록 오랫동안 역외 강자들이 돌아오지 않았는지 마침내 이해하게 되었다! 그 이유는 바로, 지구의 영기가 이미 고갈되어 그 강대한 힘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영기의 회복은 단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며, 서서히 회복되는 과정을 필요로 하는 것이었다.이 순간, 지표면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예전엔 무릎 높이밖에 자라지 않던 목초가 하룻밤 사이에 사람 키를 훌쩍 넘겼으며, 야생 동물들 또한 이전보다 몇 배는 커진 모습이었다!한 오륙 사냥꾼이 산속에서 몸무게 40킬로그램, 길이 1미터에 달하는 토끼를 사냥했다는 뉴스가 전 세계를 놀라게 했고, 미륙의 어민들이 수십 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물고기를 잡아 올렸다는 보도는 또다시 전 세계인의 신경을 자극했다!한때 드문드문했던 숲은 하룻밤 사이에 무성해졌으며, 사막에도 대규모의 오아시스가 생겨나기 시작했다.여러 명산 역시 짙은 안개에 휩싸인 채, 산봉우리들이 치솟으며 기존보다 몇 배나 웅장해졌다!이제 전 세계적으로 무공 수련 열풍이 일었다.특히 용국에서는 무종들이 세속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이전과 다른 점은, 무종들이 이제 더는 조정의 통제를 받지 않는 독립 세력이 되었다는 점이었다!용국뿐 아니라 전 세계 각국에서 무도 재판소가 설립되었고, 이 재판소는 중대한 죄를 저지른 무인들을 심판하기 위한 기관이었다!영기의 귀환과 함께, 그동안 폐관 수련에 들어갔던 무적천이 갑자기 고통스럽고 분노에 찬 포효를 내질렀다.그의 몸과 융합되지 못하고 있던 흑룡의 심장이, 이 순간 묘
모든 이들은 그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고 믿고 있었다.그러나 그가 나타나는 순간, 모든 이들이 경외심에 찬 시선을 드러냈다.앨러스의 긴장된 마음도, 그 순간 조금은 누그러졌다.보아하니, 고대 인디언들이 결국 움직인 모양이었다.하지만 한지훈은 허공에 떠오른 그 거대한 얼굴을 단 한 번도 쳐다보지 않았다.그저 가볍게 손을 들어 올리자, 하늘에서 눈 부신 별빛이 쏟아져 내렸다!눈 깜짝할 사이에, 미륙 전역에 퍼져 있던 앨러스 족속들이 무수한 별빛에 온몸이 꿰뚫리며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했다!그들 중엔 전신계나 사령관 경지의 강자들도 많았고, 본능적으로 반항하려 했지만 천신계 강자 앞에서는 저항이란 개념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단 한 호흡의 시간도 지나기 전에 모두가 가루가 되어 버린 것이다. “한지훈! 네… 네놈은 어째서 우리를 노리는 건가!”눈앞에서 하나둘 동족이 죽어 나가자, 앨러스의 눈동자는 충혈되어 터질 듯 부릅떴다.심지어 하늘 위에 떠 있던 그 거대한 얼굴조차 노기가 서리기 시작했다!비록 앨러스의 족속들이 죄를 저질렀다지만, 한지훈이 이때 손을 쓴 것은 그의 위엄에 대한 공공연한 도전이었다!“한지훈! 경고한다. 이 땅에서 더 이상 행패를 부리지 말아라! 그렇지 않으면 내가……”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찬란한 별빛이 다시 한 번 하늘을 덮었다!눈 깜짝할 사이에 이국 인구의 절반 이상이 허공에서 사라졌고, 이국 전체는 순식간에 피바다로 변했다.한지훈은 고개를 돌려 냉랭한 눈으로 하늘의 얼굴을 쏘아보며 말했다.“너희는 모두 죽어 마땅하다!”“그들이 인류 멸망 계획을 실행하려고 망상한 것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인류를 멸종시키겠다는 그들의 야망이 있다면, 먼저 그들 자신부터 사라져야겠지.”“만약 불만이 있다면 언제든 용국으로 찾아와라.”그 말이 떨어지는 순간, 하늘 위 거대한 얼굴이 잠시 멍해졌다.그렇다, 앨러스 족은 분명 전 인류를 죽이고, 오직 자신들의 후손만 남겨 지구를 지배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