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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0화

Author: 봄가을
이내 한지훈은 중산휘의 복부까지 걷어차기 시작했다. 그의 강력한 파워는 중산휘를 단번에 링 밖으로 내쫓았다.

힘 없이 몸이 날려간 버린 중산휘는, 어느새 갈비뼈가 모두 부러져버렸고 입에서는 피를 뿜어내어 다시금 쓰러져버렸다. 그의 두 눈은 초점조차 없었고, 전투 능력마저 완전히 잃어버렸다.

그의 초라한 모습에, 현장은 그야말로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

부상이든 용국이든 불구하고, 다들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진 중산휘를 보고는 공포심에 휩싸이게 되었다.

“너무 무서워...”

그들은 남한테 죽도록 맞게 되어 죽는 것보다도, 이렇게 모질게 모욕을 당하고 나서 가장 수치스러운 방식으로 패배하는 것이 가장 감당하기 힘들거라 생각했다.

곧이어 의료진이 다가와 중산휘의 상태를 확인하고는 소좌룡에게 말했다.

“체내 갈비뼈가 다섯 개 부러진 상황이고, 손바닥 뼈 또한 골절되어 한동안 후유증이 남게 될 겁니다. 또한 위가 파열돼 출혈이 심한 상황이고, 턱뼈 또한 파열되어 경미한 뇌진탕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성대마저 찢어진 상황이라 목소리를 낼 수도 없을 거예요.”

중산휘의 자세한 상황에 대해 의료진이 장황하게 설명을 하자, 이 얘기를 듣고 있던 모든 사람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그 말은 중산휘가 결국 한지훈에 의해 완전히 무너졌다는 거잖아?’

그 순간, 사람들의 얼굴에는 공포의 정서가 만연했다.

의료진들은 그 와중에도 성대가 손상됐다는 디테일한 점마저 알아차렸다.

그 뜻은 즉, 중산휘는 일찌감치 항복하려 했지만 목소리를 내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아예 항복할 자격조차 없었다는 것이다.

이로부터 알 수 있는 바, 링 위의 한지훈은 그야말로 대체불가의 존재였다.

“그리고 신체적인 문제보다도, 우선은 심리적 치료가 더 중요할 것 같아요.”

시합에 참가한 선수들 뿐만 아니라, 의료진도 괜히 마음이 떨렸다.

결국 중산휘는 몸이 회복되더라도 평생 한지훈을 이길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한편 링 위에 서있던 한지훈은 표정이 어두워진 그들을 바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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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왕사위   제2851화

    “내가 말했잖아, 넌 그럴 자격이 없다고!”그러나 한지훈은 여전히 밑도 끝도 없는 말을 했다. 처음에는 어리둥절해있던 담홍은 이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나한테 그럴 자격이 없다고? 너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기나 해? 우리 천산의 경계에서는, 네가 용이든 호랑이든 납작 엎드려 머리를 숙여야 돼!”“쓸데없는 말 작작하고, 싸울 용기가 없으면 당장 무릎 꿇고 두 부녀한테 사과나 해!”한지훈은 차갑게 말했다. “너 죽을래!”담홍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한지훈의 그림자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지훈이 단 한 손으로 공중을 가리키자, 기이한 상황이 발생했다. 방금까지 화창하던 하늘은, 순식간에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곧바로 하늘의 별들은 모두 사라지고, 주위는 칠흑같이 어두워졌다. “악!”바로 이때 금빛 광막이 펼쳐지더니, 금룡 한 마리가 하늘로 치솟았다. 이 모습에 천청종 종주는 벌떡 일어서더니, 멍하니 하늘을 향해 돌진하는 금룡을 바라보았다. “대흑천? 저... 저 놈이 어떻게 대흑천을 해낼 수 있는 거지?”그뿐만 아니라 주호연조차도 멍하니 바라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대흑천은 필경 주 씨 집안의 독문 절학이었기에 한지훈이 해낸다는 건 이론 상 불가능했다. 그런데 대흑천은 말할 것도 없고, 한지훈은 용국의 모든 깊은 진법에 대해 능통하게 알고 있었다. 그 이유로는 하나는, 천생서문에 명확한 기록이 있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금룡심이 본래 진법의 핵심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한지훈은 손끝 하나만으로도 얼마든지 모든 진법에 융통할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놀란 눈빛으로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금빛의 거대한 용은 한지훈의 주위를 맴돌기 시작했다. 용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강한 위압은 그야말로 현장을 압도했다. 지금 이 순간, 긴 머리를 흩날리는 한지훈의 기세는 천하를 짓밟고 있는 듯했다. 사람들은 모두 하나같이 강한 압박감을 느끼게 됐고, 심지어 호흡조차 어려워졌다. 이에 반면 장령풍은 태연자약했다. 대량산에서의

  • 용왕사위   제2850화

    그 말을 들은 담홍은 순간 표정이 차가워졌다. “너, 너 미친 거 아니야?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 모두 어떤 사람들인지 알기나 해?”이 자리에는 무종 전체의 종주와 문주들이 적어도 절반 이상은 와있었다. 감히 무종이나 명산 제자라 하더라도 함부로 입을 놀릴 수 없는 상황에, 방금 한지훈의 발언은 말 그대로 죽음을 자초하는 것이었다. “어떤 사람이든지 무술 시합을 핑계로 다른 사람의 목숨을 앗아서는 안되지! 그게 원칙이잖아!”한지훈은 여전히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담홍은 웃음을 터뜨렸다. 고개까지 쳐들고 크게 웃어댔다. 영기가 소생된 이래로, 방금 한지훈이 한 말은 그가 여태 들은 것 중 가장 우스운 말이었다. 설령 국왕이라 하더라도, 이 상황에 감히 큰 소리를 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눈앞의 평범하기 그지없는 이 미치광이가, 건방진 말투로 자신을 훈계하려 할 줄은 몰랐다. “너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는 거지?”한지훈을 바라보는 담홍의 눈빛에서는, 깊은 살기를 보아낼 수 있었다. 그는 당장이라도 이 링 위에서 한지훈을 처단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담홍 그의 신분으로서는, 일반인을 몇 명 죽이더라도 누구도 어떻게 반박할 수는 없었다. 설마 묘당에서 천산에 사람을 보내 그를 잡으려고 할까? 절대 그럴 리가 없었다. “너 인간이 맞긴 해? 무리랑 세력만을 믿고 한 소녀를 괴롭히려 하고, 심지어는 두 부녀 모두 링 위에 올라 너랑 무예 한 판 겨루도록 강요를 해? 내가 봤을 때 넌 인간도 아니야!”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그의 저격에 링 아래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상대는 무려 담홍이었다. 그는 천산 젊은 세대 중에서도 가장 독한 강자였다. 이 상황에 주호연조차도 어느새 멍하니 쳐다보기만 했다. “너 이 자식, 감히 나를 모욕해?”담홍은 두 눈을 부릅뜨고는 살벌하게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넌 사실 내가 욕하기도 아까워!”한지훈은 여전히 차갑게 말했다. “아주 죽으려고 환장하네!”

  • 용왕사위   제2849화

    주림림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천산 사람들의 속내를 전부 폭로하였다. “겁도 없네!”“건방진 놈!”주림림의 폭로에, 천산 사람들은 일제히 책상을 박차고 일어섰다. 그 말이 전부 사실이든 아니든, 사람들은 그저 마음속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던 일이었다. 괜히 얘기를 꺼냈다가는 천산의 명예를 더럽힐 수도 있으니까. 바로 그때, 담홍은 조용히 손을 흔들며 많은 사람들더러 조용하게끔 했다. “주림림, 무예를 겨루는 것에 있어서 경계와는 상관없이 고수와 겨루어야만 뭔가를 얻어낼 수 있는 거야. 이건 우리 같이 무예를 익힌 사람들이라면 모두들 아는 사실이야!”“게다가 나도 단지 주 씨 집안 절학을 배우고 싶을 뿐, 누구를 겨냥하려는 뜻은 없었어!”“우리 천산이 만약 정말 너를 죽이고 복수를 하고 싶었다면, 굳이 너희 주 씨 집안을 여기까지 초대할 필요가 있을까? 마음대로 제자 몇 명을 파견하여 주 씨 집안을 얼마든지 조용히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할 수도 있는데!”그 말에 주림림은 이를 꽉 물고는, 차가운 표정으로 담홍을 바라보며 말했다. “흥, 역시 천산 사람들은 그저 점잖게 생긴 폭군이나 다름없네! 이 상황까지 돼서도 본인들의 그 추잡한 계획을 인정하지 않다니!”“이봐, 아까부터 계속해서 우리 천산을 모독하고 있는데 천산이 전에 너한테 손을 댄 적이 있긴 해? 하물며 난 방금 몇 번이나 말했지, 단지 주 씨 집안의 절학을 배우고 싶을 뿐이라고!”“당시 주망해 선배가 일찍이 백여 년 전에, 일찍이 천신계로서 인왕계 강자와 맞붙은 사실에 대해 우리 무종에는 모르는 사람이 없어. 비록 패배하기만 했지만 당시 그 과정이야말로 영광스러운 순간이었지!”“우리 용국을 위해 국문 밖에서까지 적을 막아 나선건 정말 영웅 그 자체야! 그런데 지금의 주 씨 집안은 이렇게 퇴보를 하고 있다니, 우린 정말 이대로 지켜보고 싶지만은 않아. 그러니 이번 기회를 빌어서라도 제대로 빛을 발할 수 있기를 바라!”“더 이상 우리 천산 사람들의 호의를 나쁘게 받아들이지 말고!”

  • 용왕사위   제2848화

    그 말을 들은 주호연과 주림림은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듯했다! 담홍이 언급한 대흑천은, 확실히 주 씨 집안의 특별한 진법 중 하나였다. 게다가 오래전 주 씨 집안 조상은 바로 이 진법으로 천하를 휩쓸어, 그의 적수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조상이 세상을 떠난 후, 주 씨 집안에는 더 이상 이 진법에 정통한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담 선생 농담도 참 재밌게 하시네요. 저희 집안은 조상이 자리에서 물러선 이후로, 더 이상 이 기술에 정통한 사람이 없었습니다!”주호연은 매우 예의 바르게 말을 꺼냈다. 게다가 이 진법은 위력이 매우 큰 만큼, 결코 아무나 연습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주호연 또한 젊은 시절부터 십여 년 동안 열심히 연습해 왔지만, 대흑천의 낮은 경지에도 도달하지 못했다. 사실 대흑천은, 당시 한지훈이 비육에서 선보인 진법과 매우 흡사했다. 온 하늘의 별과 달을 가리고, 다시 힘을 모아 용의 기운으로 적을 죽이는 것. 듣기로는 매우 쉬워 보이지만 실행하기는 어려웠다. 용의 기운은 커녕, 주호연은 힘을 다시 모으기도 어려웠다. 주호연의 조심스러운 한마디에 옆에 있던 한 중년 남자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방금 천산 주사도 말씀했잖아요. 그러니 주 씨 집안도 이젠 더 이상 숨기지 말고, 저희한테 제대로 한 수 보여주세요!”“맞아. 전체 무종에서 주 씨 집안의 그 특별한 진법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어? 화산 선조로부터도 전해져 내려오면서 줄곧 주 씨 집안사람들만 물려받고 있었는데, 이제 와서 왜 모른 척하는 거야?”“내가 보기에, 주 씨 집안사람들 여전히 우리를 무시하고 있다니까!”이 틈을 타 천산의 비위를 맞추려 하는 몇몇 문주들은, 천산이 입을 떼기도 전에 먼저 나서서 추궁하였다. 그러자 잇달아 다른 사람들도 모두 차가운 웃음을 띤 얼굴로 주 씨 부녀를 바라보았다. “여러분, 말씀 자중하세요! 저희 주 씨 집안은 여태껏...”“자중하라고? 나 서학명, 이미 한 달 전에 사람 파견해서 똑똑히 알아보기까지

  • 용왕사위   제2847화

    그러나 담홍과 장령풍은 달랐다. 두 사람은 모두 일성 준천신의 경지에 이른 천신계 강자들이다. “에휴, 주 씨 집안 오늘 큰 재앙을 맞이하게 됐네!” 옆에서 주호연을 쳐다보던 그 노인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탄식했다. “그러게 누가 주림림더러 뭣도 모르고 천산 운검각 장로를 건드리라 했어? 여태 이렇게 살려준 것만 해도 영광으로 알아야지!”이내 옆에 있던 도포 차림의 한 중년 남자도 나지막이 말했다. 평범하기 그지없는 주 씨 집안은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이 자리에 있는 다른 종주 문주라 할지라도 결코 감히 주씨네 운검각을 건드릴 수가 없었다. “그 사건에 대해 무종 사람들이 모두들 알고 있는 상황에, 만약 주 씨 집안을 엄벌하지 않는다면 천산은 더 이상 체면이 없게 될 테야. 이대로 가만히 놔뒀다가는, 앞으로 또 다른 종문 제자들이 겁도 없이 천산 제자들을 죽이려 하지 않겠어?”“맞아.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서라도 천산은 절대 주 씨 집안을 가만두지 않을 거야!”“사실 천산만으로 끝나게 될 일은 아니야. 주 씨 집안은 앞으로 용국 무종에서 지내면서 아마 한 발자국도 움직이기 어려울 거야. 설령 오늘 운 좋게 목숨 건진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곧 반드시 천산의 피 터지는 보복을 받게 될 거야!”한바탕 수군대는 소리에, 주림림은 기분이 가라앉았다. 필경 수군대는 그들은 모두 무종 대선배들이기에, 무종의 어둠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이른바 문파나 명산은, 사실 모두 허울일 뿐이었다. 그들은 악마보다도 수단이 더욱 극악무도했으면 했지, 그보다 약하지는 않았다. “주호연, 무림 대회에 참가하려면 하루는 앞당겨 도착해야 한다는 거 몰라? 대체 주 씨 집안은 뭐 때문에 그렇게 특별하게 구는 건데?”“무림 대회가 어디에서 거행되든, 자고로 우리처럼 무예를 익힌 사람들이라면 조상들에게 존경심을 표하기 위해서라도 일찍이 오는 거야. 그런데 너희 주 씨 집안은 기어코 뒤뚱뒤뚱 늦게 도착했네. 조상한테 불경한 태도를 보이는 거야 아니면 천산에

  • 용왕사위   제2846화

    담씨 집안은 비록 천성의 세가는 아니지만, 용국 내에서는 매우 유명했다. 가문에는 두 명의 젊은 자제가 있는데, 이미 천신계로 돌파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비록 영기가 돌아온 이래 무종이나 5대 명산의 젊은 세대들이 천신계를 돌파하는 일은 결코 드물지는 않지만, 아무리 강한 세가라 하더라도, 종문과 5대 명산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담씨 집안은, 수많은 가문 중에서도 절대적으로 으뜸이었다. 게다가 담씨 집안은, 무도에서도 다른 강자들을 훨씬 초월했을 뿐만 아니라 사업 방면에서도 수십 억의 자산을 소유하고 있는 대가문이었다. 용국 무도 세가 전체에서도, 담씨 집안은 절대적으로 상위층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런 담씨 집안사람들과 눈을 마주친 주호연은 급히 시선을 피해 고개를 돌렸고, 이내 그는 또 천 청종의 종주와 눈이 마주치게 됐다. 게다가 상대의 표정은 매우 굳은 채, 약간의 불쾌한 기색도 보였다. 한편 주림림은 옆에 선 한 노인을 바라보았다. 노인 역시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주 씨 집안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표정에는 선의나 악의는 보이지 않았다. 이 노인은 바로 천봉각의 각주였다. 들리는 소문에 따르면, 그는 영기가 소생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천신계로 돌파하여 일성 준천신의 고수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후로 5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실력도 많이 성장했다고 한다. 천성뿐만 아니라 국내 다른 유명 세가와 종문들 역시, 빠짐없이 오늘 이 자리에 대표들을 파견한 듯했다. 게다가 오늘 참석한 대표들은, 그 누구도 주 씨 집안이 감히 건드릴 수는 없는 강력한 존재들이었다. 자리에 있는 사람들 중 아무나 하나 골라도, 최소 한 지역을 통제할 수 있는 권력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런 만만치 않은 사람들 앞에서, 주 씨 집안 부녀는 자신들이 마치 땅강아지가 된 것 마냥 정말 하찮게 느껴졌다.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몰리게 된 가운데, 주호연은 갑자기 엄청난 부담감을 느끼게 됐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 용왕사위   제2845화

    사실 그 또한 진작에 눈치채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 5대 명산은 한지훈이라는 이 변수를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의 5대 명산은 얼마든지 권력으로 국왕을 쫓아냈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바로 한지훈이라는 우환이 존재했기에, 줄곧 시간을 끌면서 손을 대지 못한 것이다. 그렇게 각 명산은, 적지 않은 천신계 강자들을 소환하기 시작하면서 어느새 5대 명산은 다시 손을 잡고 한지훈을 포위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당시 화산 11로는 뜻대로 성과를 이루지 못했지만, 지금의 5대 명산에는 그때보다도 더욱 많은 실력 강한 고수들을 파견할 수 있었다. 그것도 단 한두 명이 아닌 무려 10명이나. 만약 10명도 부족하다면 20명까지도 동원할 수 있었다. 한지훈이라는 이 눈엣가시를 제거하기 전까지는 얼마든지. 곧이어 입구로 나온 진우는 차 문을 열고 바로 차에 올라탔다. 그러자 조수석에 앉아있던 양령아는 고개를 돌려 진우를 향해 물었다. “진 총사님, 왕 총사는 뭐라 하던가요?”“흥! 뭔 마땅한 대답이 있겠어. 스스로 죽음을 자초한 이상 우리도 굳이 막을 필요는 없지!”진우는 차갑게 말했다. 그는 사실 무종이 휩쓸고 다니면서 세상도 점점 더 어지럽혀져 가고 있다는 예감을 느끼게 됐다. 즉 한지훈이 나서게 될 날이 멀지 않았다는 것이다. 때가 되면 이 무종 사람들이 저지른 죄행들은, 모두 한지훈에 의해 일일이 청산될 것이다. 그러면 아마도 또 한바탕 피바다를 이루게 될 것이다. 그의 말에 양령아는 그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진우의 말은 틀린 게 하나 없었다. 한지훈이 돌아오는 날이, 바로 무종 사람들의 제삿날이라고 볼 수 있다. 한지훈이 일생동안 용국을 위해 수많은 가시덤불을 헤친 이유는, 용국 백성들이 편안하게 그리고 즐겁게 살게끔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수많은 사람들이 용국 전체를 난장판으로 만든 상황에, 한지훈은 절대 그들을 용납할 리 없었다. “한 선생께서 제발 하루라도 빨리 돌아오셨으면 좋겠네요. 오

  • 용왕사위   제2844화

    당시 한지훈이 혼자만의 힘으로 십여 명의 천신계 역외 강자들을 참살하지 못했다면, 현재 용국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도 용국은 진작에 거리에 시체가 널린 채 피바다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적지 않은 사람들은 한지훈에게 감사의 마음을 보이기는커녕 뒤에서 제멋대로 한지훈의 공적을 더럽히고 말살하고 있었다. “진 총사, 그렇게까지 흥분할 필요 없어! 게다가 그 사람들의 말도 일리가 있긴 하잖아. 그리고 한지훈도 마음속으로 찔릴 게 없다면 기자회견이라도 준비해서 직접 반박할 수도 있잖아!”“북양 왕이 당당하기만 하면, 기자 회견을 열어 사실을 밝힐 용기조차 없겠어?”“막말로, 한지훈 한 사람의 영예가 용국과는 대체 뭔 상관이 있는 건데? 무신종이 국왕을 습격하려고 계획한 거, 벌써 잊은 거야?”왕국창은 차갑게 웃으며 고개를 들어 진우와 눈을 마주쳤다. “너!”진우는 화가 난 나머지 얼굴마저 창백해졌지만 한마디도 반박하지 못했다. “훗, 진 총사, 어떤 일들은 우리가 고작 한 두 마디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야. 게다가 우리는 이 일의 당사자도 아니잖아!”왕국창은 손에 든 찻잔을 내려놓고는 거만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왕국창! 한지훈이 나중에 너희 같은 놈들을 처단할 수도 있는데 그게 두렵지도 않아?”진우는 왕국창을 당장이라도 죽이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일시의 충동을 참고는 노호하였다. “정말 웃기네. 진 총사, 명심해, 내가 지금 대표하는 건 묘당이 아니라 5대 명산이야! 게다가 5대 명산 천신계 고수들은 이미 돌아왔고!”“그런데 이 상황에 한지훈이 감히 나를 건드리려 하겠어? 감히 나를 죽일 수 있냐고!”왕국창은 자신만만한 태도로 말했다. “왕국창, 너한테 충고하는데 한지훈의 인성에 대해서는 내가 너보다 훨씬 잘 알아! 그가 아직까지 나서서 반박하지 않는 이유는 단지 이딴 루머에 관심이 없을 뿐이야!”“하지만, 너희 무종 사람들도 이렇게까지 건방지게 굴지는 마! 이대로 있다가는 처참한 결말만 맞이

  • 용왕사위   제2843화

    모든 화살이 한지훈을 향하고 있었다. 인터넷에 올라오게 된 글에 따르면, 전에 한지훈이 역외 강자들을 격파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그의 배후에 광명파의 그림자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확신까지 했다. 게다가 글쓴이는, 당시 한지훈이 사용한 진법 이름을 모두 공개하기도 했다. 바로 천성구요. 이는 광명파 호천 창세의 독보적인 묘기 중 하나인데, 어떻게 한지훈 같은 일성 천신계 강자가 수법을 펼칠 수 있게 된 건지, 한지훈의 행위는 그야말로 반역과 다름없다고 하였다. 글에 적힌 내용들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었고 근거도 있었다. 무종 고수라면 거의 모두 호천 창세의 묘기에 대해 잘 알고 있고, 호천 창세가 진작에 인왕계에 돌파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더욱 잘 알고 있었다. 그런 인왕계 고수가 천신계 역외 강자 몇 명을 죽이는 건 그야말로 식은 죽 먹기였다. “난 안 믿어! 이 글을 올린 사람, 분명히 다른 목적이 있을 거야. 난 당시 진가복에 있으면서, 북양 왕이 용국 백성들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쓴걸 두 눈으로 똑똑히 봤어!”“게다가 무술 시합 당시 사방에서 달려오는 적들을 참살할 때도, 전혀 호천 창세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어!”“맞아. 우린 북양 왕이 결백하다고 믿어. 용국의 반역자일 리가 없어!”“흥! 내가 보기엔 이 사람들, 뭔가 다른 속셈을 가지고 있는 게 뻔해. 북양 왕을 더럽혀 용국에서의 그의 공적을 부인하려고 하는 거잖아!”이내 인터넷에서는 한바탕 욕설이 쏟아졌고, 용국 백성 전체는 일제히 나서서 한지훈을 도와 반박하고 있었다. 물론 그들과는 다른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이 얘기도 일리가 있긴 해. 내 어린 아들이 지금 화산에서 기예를 배우고 있는데 아들이 스승에게 물어본데 따르면, 천성 구요는 정말 호천 창세만의 절학이라 하던데!”“맞아. 나도 내 스승님께 직접 물어봤는데 그건 호천 창세가 당시 적들을 참살하기 위해 수련한 묘기라고 하더라고. 심지어 인왕계에 이르지 않고서는, 절대 그렇게 강력한 힘을 동원할 수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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