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면 볼수록 이 어린 한지훈의 실력은 너무나도 무서웠다. 분명 삼성 지급 천왕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지는 못했지만, 자신과 이렇게 오랫동안 대전할 수 있고 심지어 자신을 압박하려고 하는 모습에 다소 놀랐다. 이런 경우는 양 어르신도 여태 겪어본 적이 없는 상황이었다. 눈앞의 이 놈을 죽이지 않으면 앞으로도 자신의 인생에 큰 장애물이 될 것 같았다. 그리하여 양 어르신은 더욱 이를 악물었고, 자신의 피까지 내뿜으며 연검을 휘둘렀다. 그 순간, 은색의 연검은 단번에 적혈색의 검으로 변하여 그 위세는 이전보다도 더욱 강해졌다. “감히 동방 원자 일맥의 도련님을 건드리다니! 넌 마땅히 죽어야 돼!”잔뜩 분노한 양 어르신은 소리를 질렀고, 마치 악마처럼 손에는 적혈색의 검을 든 채 한지훈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 검은 공포의 핏기를 띄고 있었다. 한지훈의 눈에 이 검은, 마치 보이지 않는 무형의 존재처럼 있다가 갑자기 하늘에서 내려와 자신을 향해 날려 들고 있었다. 그리하여 그 또한 더 이상 망설일 겨를이 없었다. 이내 그는 10여 미터 뒤로 후퇴하고는, 곧이어 명치를 누르더니 붉은빛의 기운을 폭발시켰다. 바로 적용 용심이 찬란한 적색 불꽃을 뿜어낸 것이었다. 곧바로 솨하는 소리와 함께 한지훈의 손에는 갑자기 적색 열룡 장총 한 대가 나타났다. 양 어르신은 이 적색 열룡 장총을 마주한 순간, 갑자기 크게 놀라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는 이 적색 열룡 장총에서 전례 없는 압박감을 느끼게 됐다. 이 장총은 얼핏 봐도 천 급 무기의 기운을 초월했다. ‘대체 저 놈이 어떻게 이렇게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있지? 말도 안 돼! 대체 정체가 뭐야?’ ‘잠깐! 적색 열룡 장총이라... 혹시 칠검 일전... 얘, 얘가 북양 왕이었어!’ 순간, 양 어르신은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이내 그의 안색이 굳어졌고, 눈가에는 하늘을 찌를 듯한 살의가 번쩍였다. ‘북양 왕, 반드시 죽여버릴 거야!’ 만약 오늘 당장
양 어르신은 고개를 숙인 채, 적색 열룡 장총에 의해 관통된 자신의 가슴팍을 보면서 두 눈을 휘둥그레 떴고, 그의 입에서는 피가 줄줄 흐르기 시작했다. 삼성 지급 천왕의 실력을 지니고 있던 그는, 이 현실을 전혀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것도 뜻밖의 한 젊은이한테 패배를 당하게 되다니. 쏴! 이내 한지훈이 직접 적색 열룡 장총을 다시 거두게 되자, 양 어르신의 흉강에서는 수많은 핏물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곧이어 털썩하는 소리와 함께 양 어르신은 땅에 무릎을 꿇었고, 그의 머리카락은 바람에 의해 초라하게 휘날렸다. 한편 광장 전체는 이미 박살이 났다. 마치 포탄의 폭격을 맞은 것처럼 지면이 아예 가라앉았다. 사방에서 모든 걸 지켜보고 있던 행인들은 당황하여 일일이 자리를 떠났고, 어떤 사람들은 불행히도 부상을 입기도 했다. 그들은 눈앞의 이 장면을 보고는 모두들 깜짝 놀란 얼굴을 하였다. 그야말로 너무나도 무섭고 공포스러웠다. 일반 사람에게서 보아낼 수 있는 파괴력이 전혀 아니었다. 곧이어 한지훈은 땅에 무릎을 꿇은 양 어르신을 보면서 차갑게 말했다. “삼성 지급 천왕이라더니, 실력이 고작 이 정도였어?”숨을 가쁘게 몰아쉬던 양 어르신은 차갑게 웃더니 천천히 고개를 들어 한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방심했었네... 뜻밖에도 네가 북양 왕일 줄이야...”그 말을 들은 한지훈은 미간을 비틀며 말했다. “이제야 나를 알아본 거야?” 양 어르신은 한지훈의 손에 들린 적색 열룡 장총을 보며 씁쓸하게 웃었다. “역시 북양 왕 답네. 백전백승 무패의 기록이야... 내가 패배를 인정할게... 하지만 한지훈, 날 이렇게 죽였다고 해서 동방 가문을 쉽게 무너뜨릴 수 있을 거라는 착각은 하지 마... 동방 가문은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도 훨씬 강하거든! 비록 난 동방 원자 일맥에서는 으뜸 가는 공양이지만 동방 전체에서는 상위권에 들지도 못해...” “심지어 동방 본가에는 천신이 한 명 더 있어... 그 사람을 마주하게 되면 넌 지금의 내
곧이어 신속하게 별장으로 달려온 온병림은 공손한 자세로 거실에 서 있었다. 방금 막 강우연을 달랜 뒤 마침 2층에서 내려오고 있던 한지훈은, 거실에 서있는 온병림의 모습을 보고는 바로 물었다. “깨끗이 처리하셨어요?”온병림은 몸을 약간 굽힌 채 대답했다. “네, 사령관님. 다 처리했습니다.”그러자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온병림더러 앉으라고 손짓을 한 뒤 그에게 차 한잔을 따라주며 담담하게 웃었다. “앞으로는 사령관이라고 부르지 마세요. 전 이젠 사령관이 아니라 일반 시민일 뿐이에요.”이 말을 들은 온병림은 즉시 벌떡 일어서더니 난리를 쳤다. “아닙니다! 사령관님은 제 마음속에서 영원한 용국의 대원수입니다!”결국 한지훈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일단 앉으세요. 저 대신해주셔야 할 일이 또 있어요.”“말씀하세요.”온병림은 다시 자리에 앉았다. “요즘 별장과 회사 주위에 경호원들을 좀 배치시키세요.”한지훈이 말했다. 그 말에 온병림은 고개를 끄덕였다. “안 그래도 부하들한테 명령 내렸습니다. 곧 가서 안배할 것입니다.”얼마 지나지 않아, 명령을 받든 온병림은 신속하게 별장을 떠났다. 한편 거실에 앉아있던 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린 채 여전히 양 어르신의 마지막 유언을 되새기고 있었다. ‘동방 가문에 천신 강자가 있다니...’ 생각에 잠긴 한지훈은 이내 “천생서문”의 잔권을 들추어내며 정보를 알아내기 시작했다. 그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자신의 실력을 향상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한지훈은 언젠가 곧 큰일이 불어닥칠 것 같았고, 자신에게는 남겨진 시간이 많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날 밤 용경에서는, 동방 원자 일맥의 어르신은 분노를 주체할 수가 없었다. 그 이유는 바로 방금, 강중 군부로부터 흰 천을 덮은 시체 두 구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그중 한 구는 동방풍의 시신이었고, 당연히 다른 한 구는 양 어르신의 시신이었다. 거실에서 이 소식을 접한 동방풍의 어머니는 땅에 쓰러진 채 통곡하며 소리
뜻밖에도 쉽게 무릎을 꿇은 동방 원홍의 모습에, 동방 본가의 장로들은 깜짝 놀랐다. 그들은 일제히 눈살을 찌푸렸고, 그다지 좋지 않은 시선으로 동방 원홍을 보고 있었다. 이때 한 노인이 옆문으로 걸어 들어오더니 이내 동방 원홍의 앞으로 다가와 그를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원홍아, 너 지금 이게 대체 뭐 하는 짓이야? 얼른 일어나. 너한테 무슨 일이 있든지 내가, 그리고 우리 동방 가문이 반드시 너를 도와 나서줄 거야.”그 말에 동방 원홍은 눈물이 가득 고인 채로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고, 곧이어 그는 동방 오호에게 흰 천을 젖히라는 손짓을 보냈다. 그렇게 동방 가문의 사람들은 참담한 시신으로 돌아오게 된 동방풍과 양 어르신을 마주하게 되었다. 그 순간 동방 본가의 장로들은 물론, 동방 원홍 앞에 서 있던 그 노인마저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동방풍이 죽었다고? 심지어 양 씨도 죽었다니!’ ‘동방 가문 원자 일맥에서도 최강 공양으로 불리는 그가 이렇게 허무하게 죽음을 당하게 되다니...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이때 노인이 차가운 목소리로 먼저 물었다. 사실 그가 바로 동방 가문의 주인이었다. 그의 물음에 동방 원홍은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가주님, 저를 대신하여 저희 원자 일맥을 맡아주시길 바랍니다! 제 손자뿐만 아니라 양 씨마저 강중에서 비참하게 죽게 됐어요!”그 말을 들은 동방 가문 가주는 눈썹을 찌푸린 채, 바닥에 널브러진 두 구의 시체를 보고는 동방 원홍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말했다. “걱정 마. 상대가 누구든지, 일단 우리 동방 가문의 사람을 죽이게 된다면 우린 바로 놈들과 원수 관계를 맺게 되는 거야! 그래, 내가 널 대신하여 원자 일맥의 주인이 될게!”곧이어 동방 가주는 몸을 돌려 가주의 자리로 향하여 앉았고, 이내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사람들을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원홍이 우리 본가에 도움을 청한 이상, 우리는 당연히 이를 무시할 수 없어! 장로 여러분들, 여러분들 중 누가 원홍
동방 원홍은 한껏 어두워진 안색을 한 채,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모르겠어요... 설마 저희가 아는 그 사람인가요?”동방 가문 가주는 머리를 끄덕였다. “그는 바로 북양 왕이자, 전임 폐하가 서거하기 전에 직접 임명한 용국 대원수인 한지훈이야! 비록 지금은 신군이 국왕 자리를 계승받아, 그가 자신의 권력으로 한지훈의 북양 사령관 직위와 대원수 직위를 모두 취소하긴 했지만, 우리로서는 여전히 한지훈을 쉽게 봐서는 안 돼!” “게다가 요즘 신군은 4대 가문을 모조리 쓸어버리려고 이를 갈고 있는 상황인데, 이러한 결정적인 순간에 우리가 만약 무슨 사고라도 치게 된다면 굉장히 골치만 아프게 될 거야!”동방 가주가 더욱더 이번 일에 신중했던 원인은, 한지훈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시국이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이었다. 현재 4대 가문 모두 잔뜩 기가 죽어 감히 누구 하나 먼저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위엄 가득한 신군이 호시탐탐 그들을 노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말을 들은 동방 원홍과 동방 오호의 마음이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북양 왕? 내가 아는 그 북양 왕이라고? 어떻게 이럴 수가...’ “가주님, 그럼 설마 그냥 넘어가시려는 겁니까? 동방풍의 목숨이 이렇게 헛되이 날아가버렸는데요?”결국 동방 원홍은 눈물을 흘렸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장로들은 입을 꾹 다문 채 침묵하기만 했다. 다만 동방 가주는 눈살을 찌푸리고는 단호하게 말했다. “원홍아, 방풍이의 죽음은 절대 헛된 죽음이 아니야! 다만, 이 일은 우리가 아직 천천히 의논을 해야 해! 그리고 우리 본가에 남은 네 명의 공양은 아직 회복 중에 있어. 지금으로서는 그 북양 왕을 상대할 적수가 없단 말이야. 나라도 그를 감히 상대할 용기가 나지 않아. 어쨌거나 한지훈은 너무나도 강력한 놈이거든...”말을 이어가던 동방 가주는 자기도 모르게 씁쓸한 한숨을 내쉬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지훈은 그들의 눈에서는 여전히 개미 같은 존재였고 고작 6성 사령관의 실력을 지닌 애송이였다.
이튿날, 한지훈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강우연을 회사로 바래다주었다.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강우연은 바빠나기 시작했다. 반면 한지훈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그저 사무실에 틀어박혀 휴대폰을 들고 국제 뉴스만을 살펴보고 있을 뿐이었다. 한창 국제 군사 뉴스를 알아보고 있던 그는, 뜻밖의 기사 한 건을 발견하고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 뉴스는 바로, 북양 변경의 5개국 연합군이 20만 부대를 동원하여 연합 군사 훈련을 진행했다는 소식이었다. 그 배후에는 이국을 선두로 하는 9개국 정상회가 있었고, 심지어 그들은 자신의 공군부대까지 파견하여 연합 군사 훈련에 참가하게 했다. 이 소식을 접한 한지훈은 매우 기분이 언짢았다. 그는 직감적으로 느끼게 되었다. 이번 5개국 군사 훈련은 절대 단순한 훈련이 아니라는 것을. 아마도 자신의 사임 소식이 이미 유출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사실 5개국 연합 훈련은 북양을 떠보고 용경을 떠보려는 전략이었다. 결국 용경은 매우 단순하고 직접적인 수법으로 대응하였다. 북양에 남은 20여만 파용군을 전부 동원하여 긴급 실탄 훈련까지 진행하였다. 곧이어 한지훈은 즉시 휴대폰을 꺼내 용일에게로 전화하려 했다. 그러나 정작 연락하려 하니, 그는 망설이게 됐다. 왜냐하면, 자신은 더 이상 북양 왕이 아니었기에 더 이상 북양을 상대로 어떠한 명령도 내릴 자격이 없었다. 뭣도 모르고 나섰다가는 월권행위로 간주되어 처벌을 당할 수도 있으니까. 한참을 망설이던 한지훈은 결국 충동을 누르고는 다시 휴대폰을 거두었다. 그는 자신의 도움 없이도 용일이 스스로 알아서 잘 해결할 거라 믿었다. 필경 자신을 여러 해 동안 따라다녔기에 이런 정세에 대처하는 것은 아주 능숙할 거라 생각했다. 그리하여 한지훈은 이번 일에 더 이상 간섭하지 않기로 했다. 바로 그때, 강우연은 손에 서류를 든 채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는 또각또각 발걸음 소리를 내며 문을 열고 들어왔다. “여보.”곧이어 한지훈은 다시 얼굴에 웃음기를 머금고는 재빨리 일
가만히 서경희의 뒤에 서있던 강신도 우물쭈물하며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맞아... 제대로 협상해 보려고 여기까지 온 거야!”그러자 안색이 한껏 가라앉은 한지훈은 뒷짐을 진 채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협상을 할 거면 태도부터 잘 갖추던가요! 갑자기 들어와서 큰 소리로 난동 부리면 대체 누가 협상하고 싶은 마음이 있겠어요?”그 말을 들은 서경희는 마음속에 분노가 끓어오르긴 했지만, 감히 뭐라 할 수는 없었다. “우리 강신 회사... 당장 부도나기 직전이라고!”그러자 강우연은 의심스러운 표정을 하며 물었다. “엄마, 그럴 리가 없잖아? 전에 우리 우연 그룹이 30억 원까지 투자도 해줬는데? 그 투자가 이루어진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왜 벌써 위기 상황에 놓이게 된 거야? 심지어 바로 지난주에 내가 같이 합작할 만한 프로젝트까지 몇 개 줬잖아. 그 프로젝트들, 모두 최소 몇 억의 이익을 낼 수 있는 프로젝트들이야.”바로 그때, 서경희는 결국 화를 참지 못하고 강우연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그래, 너 말 잘 꺼냈다. 바로 네가 언급한 그 몇 개의 프로젝트 때문에 지금 회사가 망하게 생겼어! 그 프로젝트 담당 대표가, 글쎄 돈을 먹고 튀었다고! 지금 회사가 얼마나 난장판인지 알아? 한 켠으로는 다른 몇 명의 대표들과도 조율해야 하고, 다른 한 켠으로는 이미 약재를 예약 주문한 고객들한테 양해를 구하고 있어. 강우연 너, 그게 정말 진심으로 우리 강신이를 응원해 주려고 추천해 준 프로젝트가 맞긴 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넌 엄연히 강신 누나인데 대체 어떻게 그런 나쁜 심보를 가질 수가 있는 거야?” 이 말을 들은 강우연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고, 이내 한지훈을 바라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마찬가지로 한지훈 역시 눈살을 찌푸리고는 차가운 눈빛으로 서경희와 강신을 바라보았다. “우연이가 그런 짓을 벌일 사람은 아니에요. 여태 발생한 모든 일들을 저한테 똑똑히 얘기해 주세요. 제가 도울 수 있는 건 최대한 나서볼게요.”내심 솔깃했던
“약왕파?”한지훈의 미간은 더욱 깊게 찌푸려졌다.그와 약왕파 사이에는 원래 큰 마찰이 없었고, 더군다나 지난번 국왕이 일부러 자신과 약왕파와의 관계를 조정했으니 그들이 뒤에서 그런 짓을 하지는 않지 않겠는가? “그래, 알겠어.”한지훈이 어두운 얼굴로 전화를 끊었고, 서경희는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다급하게 물었다. “한 서방? 어떤가? 일은 해결되었어? 우리 신이가 설마 감옥을 가는 건 아니겠지…?”그러자 한지훈은 서경희를 흘끗 보더니 대답했다. “우선 돌아가세요. 일은 제가 해결하겠습니다.”“그래? 그렇다면 다행이네.”그제야 서경희는 강신을 데리고 서둘러 사무실을 나섰다. 두 사람이 떠난 후, 한지훈은 뒷짐을 진 채 창밖을 내다보며 약왕파의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했다. “여보, 왜 그래요? 배후의 사람을 해결하는 게 어려운 거예요?"강우연은 자연스럽게 그의 난처함을 알아차렸고, 한지훈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해결하기 어려운 건 아니지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어서 말이야. 그자들은 왜 하필 지금 강신 회사를 건드렸는지 당최 이해할 수 없어. 이게 그자들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 거지?”“그럼 우리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해요?”강우연이 낮은 목소리로 묻자, 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내가 해결할게.”“확실한 거죠?”그러자 한지훈이 웃으며 말했다.“네 남편을 너무 과소평가하지 마.”말을 마친 그는 강우연과 잠시 시간을 보낸 뒤 회사를 나왔고, 용각의 신한국에게 전화를 걸었다. “원로님, 저 대신 약왕곡 사람에게 연락을 해 주십시오.”전화 너머로 신한국은 잠시 넋을 잃고는 의심하며 말했다. “이놈아, 뭘 하려고 그러냐? 넌 이제 공식적인 직위가 없는데도 약왕파와 마찰을 빚고 싶은게야?”“원로님, 오해입니다. 이번에는 약왕파와 마찰을 빚고 싶은 게 아니라, 약왕파가 강중을 건드렸습니다.”“무슨 일이지?”신한국이 되묻자, 한지훈은 그에게 상황을 알렸다. 그 말을 들은 신한국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
곧이어 하드레이의 몸에서는, 전기가 뿜어져 나오더니 다시 한번 한지훈을 덮쳐들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칼을 휘둘렀다. 이내 수많은 칼빛이 두 사람을 겹겹이 에워쌌다. 한편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은 일일이 망원경까지 들고는 공중을 바라보았다. 공중에서는 두 사람에게서 나오는 눈부신 빛만 보아낼 수 있었고 격렬하게 교전하고 있다는 건 알 수 있지만 전혀 사람의 그림자는 찾아낼 수 없었다.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두 사람은 공중에서만 수백 차례의 공격을 퍼부었다. 한지훈은 천신계를 돌파한 이래, 처음으로 누군가와 오래된 대결을 펼치게 됐다. 이 사실로만 보아도, 하드레이는 그야말로 유럽 최강의 실력자로 불려도 손색이 없었다. 맹렬하게 싸우던 두 사람의 거리는 잠시 벌어졌고, 다시 한번 공중에서 맞붙게 되는 순간 하드레이는 저도 모르게 약간 비웃는 듯한 기색을 드러냈다. “보아하니, 넌 내가 듣던 소문과는 달리 실력 차이가 좀 있네. 네가 고작 이 정도의 실력이라면 앞으로 이 세상에 더 이상 한지훈이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을 것 같아. 더욱이는 용국도 사라지게 될 거고!”방금 한바탕 싸움을 거친 하드레이는 이미 대충 실력이 파악되었다. 그가 보기에 지금의 한지훈은, 진법에 대한 이해가 아직 매우 부족했다. 전에 그가 줄곧 천신계 고수들을 참살할 수 있었던 것은, 단지 좋은 운 때문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행운은 영원히 한 사람만을 도와주진 않는다. 오늘, 하드레이는 한지훈에게 주어진 그 행운을 끝낼 작정이었다. “번개야!”그 순간, 하드레이는 한 손으로 검을 든 채 하늘을 가리켰다. 쾅! 천지를 뒤흔드는 큰 소리와 함께, 보라색의 번개가 그의 검을 감쌌다. 이내 보라색 번개는 구름 위로 이어졌고, 한편으로는 하드레의 손에 들린 장검에 스며들게 됐다. 그 모습을 아래에서 지켜보던 영륜 사람들은 모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역시, 영륜 강자는 남달랐어! 이것이야말로 천신과 같은 위세지! 이 정도 위세 앞에서, 한지훈은 그
하드레이의 온몸에서는, 보라색 전기가 빛을 내며 반짝이고 있었다. 전광은 그의 몸을 거의 투명하게 비추었다. 그는 이미 한지훈에게 도망갈 기회를 주었지만, 한지훈이 여전히 고집을 피우려 하니 아예 한판 붙으려는 것이었다. 그가 보기에는, 용국의 한지훈은 10여 명의 2성 현급 천신계 강자와 맞붙을 만큼 강한 실력을 가진 것에 놀랍긴 하지만 자신과도 같은 구 세대에 비하면 격차가 크다고 생각했다. 오랜 세월을 거쳐온 하드레이는, 진법의 차원에서만 봐도 한지훈과는 한두 단계의 격차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두 사람은 한 번도 맞붙어본 적이 없었기에, 하드레이는 당연히 한지훈은 그저 우주 자기장을 소환하는 낮은 차원에만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런 수준 낮은 상대는, 아무리 천신계라 하더라도 전혀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마주한 하드레이는 일단 주먹을 날려 대항하였고, 그 와중에도 하드레이의 자신감은 넘쳤다. 순간 하늘에서는 천둥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게다가 강한 기운이 갑자기 하늘로 치솟았다. “쿵쾅쿵쾅!” 마치 영륜 상공의 하늘 전체가 폭발하는 것 같았다. 이내 한 줄기 거대한 번개가 밤하늘을 갈라버렸다. “설마 천신이 내려온 건가?”“영륜이 침몰하는 건 아니겠지?”“해일이 일어난 것 같은데, 다들 저 바닷물 좀 봐!”해변가 사람들은 밀려오는 바닷물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기운과 힘은 그야말로 무서웠다. 엄청난 기운에, 인간들 뿐만 아니라 숲 속 동물들까지 모두 도망쳐 나왔다. 그래도 일반 천신계 강자들은 손을 쓰더라도, 모두 어느 정도 선을 지키고 모든 기운을 완전히 밖으로 내보내진 않았으며 더욱이는 무고한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았다. 일단 어기게 되면 세계 무도 협회 사람들로부터 책임을 추궁당할 수도 있게 된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한지훈은 이미 그렇게나 많은 나라들을 휩쓸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무도 협회는 여전히 묵과하고 있었다. 이는, 세계 무도 협회가 이미
용국의 천생서문 역시 마찬가지로, 수천 년 심지어는 만 년 전의 비신까지 기록한 고서이다. 역사적으로 비교하자면, 영륜은 용국과는 전혀 비교할 수도 없었다. 용인들은 멋대로 수법을 연마하며 상황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반면, 영륜 사람들은 그에 비해 항상 조마조마하게 목숨을 지켜야 했다. 이것이 바로 용국와 영륜의 차이였다. “할아버님, 저 정말 궁금해요. 대체 왜 그렇게 한지훈을 높게 평가하는 거예요?”빌리는 여전히 납득 못한 채 물었다. 그러자 노인은 담담하게 웃으며 짧은 영화 한 편을 재생하기 시작했다. 바로 호천 창세가 모습을 드러낸 그 순간이었다. 호천 창세를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과연 평범한 자일 수가 있을까? “자고로 호천 창세는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뜻밖에도 한지훈을 위해 직접 모습을 드러냈어. 이건 뭘 설명하는 것 같아?”노인은 담담하게 물었다. 그러자 빌리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어쩐지 한지훈이 역외 강자들을 휩쓸 수 있었더라니, 그 뒤에는 아마도 호천 창세의 그림자가 있을 거라 믿었다. 적어도 호천 창세는 반드시 한지훈에게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너 호천 창세가 어떤 인물인지 알기는 해? 수많은 역외 강자들조차도 그를 만나면 사정하고 빌어야 해. 소문대로라면, 그는 현재 이 세상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이 소문들이 전부는 진짜가 아니더라도, 이 중에는 반드시 사실인 부분이 있을 거라고 믿어!”“그리고 용족 유적 말이야, 한지훈이야말로 용족 유적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사람이야. 설령 이번에 그가 패한다 하더라도 호천 창세는 결코 그가 하드레이의 손에 죽게 놔두지는 않을 거야!” 노인의 표정 속에는 확신이 가득했다. 그가 몇 년 동안 이 세계의 인심에 대해 터득한 바에 따르면, 호천이 한 번 모습을 드러낸 이상 반드시 두 번째도 있을 거라는 것이다. 적어도 용족 유적의 비밀이 밝혀지기 전까진 한지훈이 죽는 걸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할아버님,
그 무렵, 영륜 타워팰리스 주위는 큰 흰빛으로 뒤덮여 있었고, 비할 데 없이 강한 기운이 고대의 나라를 수호하고 있었다. 비육의 모든 역사는 위조된 것이고, 유럽의 르네상스 역시 용국에서 유래한 수천 년의 문화 결정체이긴 하지만, 영륜이 유럽 대륙의 발원지라는 것은 전혀 부인할 수 없었다. 이곳에는 너무나도 많은 비밀이 잠재되어 있었고, 게다가 많은 오래된 전설과 일부 오래된 진법도 있었다. 하드레이가 100세 이전에 삼성 천신계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바로 이러한 오래된 비신에 의지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 그는 자신감이 넘쳤고, 호천창세가 직접 찾아오지 않는 한 자신만의 실력으로 얼마든지 영륜을 지킬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나저나 그저 1성 천신계에 불과한 한지훈이 뜻밖에도 그렇게나 많은 세계 최고의 대국을 휩쓸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미스터리라고 생각했다. 이 사실은 어떻게 보면, 그 나라의 강자들이 모두 역외로 숨어들었다는 것 정도로만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일성 준 천신계가 어떻게 천하를 휩쓸 수 있을까? 이때 미육의 한 빌딩에 있던 한 젊은 남자는, 옆에 있는 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할아버님, 한지훈이 과연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시나요?”그는 바로 로저스 가문의 미래 후계자 중 한 명이었다. 이 가문은 줄곧 미육의 절반이 넘는 땅을 장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제1 가문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적지 않은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제1 가문은, 이번에 줄을 잘못 서게 되어 한지훈에 의해 전멸되었다. 그렇기에 이제 미육에서는 로저스 가문이 빛을 발할 순간이 다가온 것이다. 과연 로저스 가문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는, 앞으로 그들이 서게 될 라인에 달려 있었다. 때로는 순간적인 선택이 노력보다도 훨씬 중요하다. 이 젊은 남자의 이름은 빌리였다. 비록 그는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지만, 자신과 한지훈의 차이는 그야말로 천지 차이라는 것을 깊이 느끼고 있었다.
안드레는 항쟁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는 한지훈과는 전혀 승산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끝까지 완강하게 반항한다면, 한지훈은 더욱 강경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유럽 전체는 슬픔에 빠지게 됐고, 수많은 사람들은 안드레의 안쓰러운 모습에 눈물을 흘렸다. 더 이상 유럽을 지킬 사람도 없게 됐다. “한 선생님, 안드레 님께서는 이미 자결을 통하여 사죄하셨으니 이제라도 제발...”쿠러는 검을 찔려 죽은 안드레의 마지막 모습에,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안돼! 적어도 4분의 3의 목숨은 내놔야 돼!”이내 한지훈이 한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자, 곧바로 별빛이 쏟아졌다. 은빛 별빛에 비친 모든 무도 사람들은 순간 잿더미로 변한 채 공기 속에서 흩어지게 됐다. 마치 그들은 이 세상에 한 번도 나타난 적 없는 것처럼. 곧이어 한지훈은 한 손을 짊어진 채, 곧장 북쪽으로 향하여 영륜으로 향했다. 지금 이 순간 전 세계는 고요해졌다. 안드레가 자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은 재앙을 면하지 못했다. “아이고! 한때 2차 대전 정세까지 좌우하던 안드레가 한지훈 앞에서 자결까지 하며 사죄했는데도 용서를 받지 못했다니!”“한지훈 이 놈, 이번 기회에, 전 세계로 하여금 용국은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끔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이번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사상자만 해도, 이미 수만 명이 넘어!”“그게 뭐 어때서? 그러게 누가 그들로 하여금 다른 나라들을 멸망시킬 의도를 보이라고 했어!”인터넷에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특히 역외에 세력이 전혀 없는 일부 작은 나라들은, 이번 사건을 더욱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들의 나라에 역외 강자가 없어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한숨이 나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 상황이, 자신들의 나라를 보호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이젠 한지훈이 영륜으로 가려 할 거야!”“영륜은 비록 작은
안드레는 생각했다. 지난번에 공해상에서 한지훈으로부터 미움을 사거나 용국 묘당으로부터 미움을 산 상황에 한지훈은 그저 무릎을 꿇고 절하는 것만을 요구했었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스스로 무릎을 꿇으면 한지훈이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일단 유럽 다른 역외 강자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그는 오늘의 모든 것을 되찾을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다. 저 멀리서 무릎을 꿇고 절하는 안드레의 모습에 한지훈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안드레, 그때랑 지금의 상황은 정말 달라. 그날, 너희들이 저지른 과실은 단지 용국의 명예만을 손상시켰을 뿐이야!” “하지만 오늘의 너희들은 감히 우리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하고 있지!”“내 눈에는, 네가 아무리 절을 해도 우리 용국 백성들의 목숨과는 비교할 수 없어!”한지훈의 차가운 목소리에, 유럽 전역 백성들은 모두 충격에 빠졌다. 안드레는 완전히 멍해졌다. 사실 그와 한지훈은 같은 일성 준 천신계 강자였다. 자신이 방금 보인 절은, 한지훈의 수원을 적어도 5년은 증가시킬 수 있었다. 게다가 한지훈에게 있어서 좋은 점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자신의 절이, 한 푼의 가치도 없다니? “한지훈! 너 사람을 그렇게 너무 업신여기지 마! 이번에 너에게 패배한 것은 단지 이곳에 처음으로 돌아온 역외 강자들일뿐이고, 앞으로 다른 역외 강자들도 계속해서 돌아올 거라는 거 명심해!”“안드레 선생님께서는 우리 유럽의 대표로서, 이미 매우 성실하고 정직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는데 넌 대체 뭘 또 어떻게 하려는 거야!”“어떻게 하냐고?”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너희 유럽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전부 죽이려 하는데, 고작 절 한번 하는 거로 본인 마음 편안하게 하려는 거면 그게 맞는 것 같아?”“이 세상에 그렇게 쉬운 도리가 어디 있어! 차라리 내가 너희 유럽에 500개의 핵무기를 던지고 나중에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할까?”한지훈은 비웃음을 띤 얼굴로 아래쪽에 있는 쿠러를 바라보았
당시 미육과 연합하여 용국을 지원하자는 제안을 건넸을 때, 아무도 그의 얘기에 귀를 기울어주지 않았다. 그러니 이 상황에 그는 절대 나서며 말리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안드레의 단호한 거절에 유럽 전체는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됐다. “용국이랑 연락 닿았어? 뭐라고 해?”고위층 간부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다른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 “저희가 줄곧 최선을 다해 연락하고 있긴 한데, 용국 측은 그저 용각이 용국 국왕에게 보고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용각 측은 줄곧 응답이 없습니다!”중년 남자는 겨우 용기를 내어 대답했다. “뭐라고!”그 얘기에 고위층 간부는 책상 위를 탁하고 세게 내리쳤다. “그 놈들 대체 뭐 하자는 거야?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우수한 인종이라는 걸 모르고 있는 거 아니야? 국왕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감히 한지훈이 유럽에서 우리를 학살하게끔 방임한 건지!”“용서 못해! 절대 용서할 수 없어!”그는 거의 울부짖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화가 나도 이 상황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쿠로, 이젠 너의 그 잘못된 선택의 대가를 치를 때가 됐어. 당초 한지훈이 유럽을 찾아왔을 때, 내가 너희들더러 더 이상 용국을 건드리지 말라고 충고했었지!”“적어도 태세가 조금이라도 좋아진 후에 다시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았겠건만, 너희들은 기어코 내 말을 듣지도 않았어! 결국 한지훈은 지금 유럽으로 달려가고 있고!”“너희들이 그렇게 자랑하던 역외 강자들은 뭐 하고 있어? 그렇게 입버릇처럼 떠벌리던 그 동맹국들은?”바로 그때 안드레가 들이닥쳤다. 안드레를 보자마자 쿠러의 표정은 마침내 좀 가라앉았다. “안드레, 지금 오직 너만이 세계 무도 연맹에 연락을 나눌 수 있어. 우리나라는 이젠 완전히 위기의 상황에 놓이게 됐는데 더 이상 좌시할 수는 없잖아.”쿠러는 급히 반갑게 맞이하며 본론부터 꺼냈다. 그러나 안드레는 쓴웃음만 보였다. “사실 이미 세 시간 전에 연락하긴 했어. 그들의 뜻은, 이번
유 씨 어르신과 양 씨 어르신의 침착함에 비해, 상황은 계속하여 들끓었다. 사실 천신급 강자가 이렇게 강한 다른 나라들에 침투해 마구 살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인구가 천만 명이 넘는 몇 개 대도시까지 전부 도살되었다. 이 소식에 전 세계는 크게 놀랐다. 그제야 사람들은, 용국이 수천 년 동안 세계 정상에 우뚝 선 것만큼 더 이상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걸 깨달았다. 특히나 용국에 정복된 많은 나라들은 더욱 깊이 새기게 됐다. 감히 자신보다 강한 자를 공격하려는 자는, 언젠다는 반드시 죽임을 당할 거라고. 현재 수많은 나라 원수들은, 모두 세계 무도 연맹이 한지훈을 제재해 줄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이 방법이야말로 그들의 나라를 보전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세계 무도 연맹도 유독 평온한 태도를 보이며 모든 일을 묵인하고 있었다. 게다가 미육과 부상 천신계 강자들이 잇달아 참사하고 난 후, 세계 무도 연맹은 더 이상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도 않았다. 이 상황에 전 세계는 침묵에 빠지게 됐다. 필경 세계 무도 연맹은, 천도 맹약이 세속에 파견한 하나의 꼭두각시일 뿐이었다. 그러나 천도맹약이 역외 강자들을 돌아오게끔 만들어,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한 의도는 이미 드러나게 됐다. 이 상황에 세계 무도 연맹이 소리를 내어 한지훈을 경고하게 되면, 정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겠는가? 지금 이 순간, 용국의 해체를 꿈꾸던 국가 원수들은 하나같이 깊은 후회에 빠졌다. 만약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들은 결코 용국 해체 계획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곧이어, 한지훈이 부상 강자와 미육 강자들을 잇달아 참살하는 영상은 순식간에 인터넷에서 미친 듯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을 목격한 네티즌들은 그저 말문이 막혔다. 자신들의 나라가 이젠 완전히 끝났다는 생각에. 적지 않은 부상 젊은이들은 이 뉴스를 통해, 교토에서 발생한 모든 것을 알게 된 후 바로 스크린을 껐다. 그들 역시 이 모
그러나 노인이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하늘에는 순간 괴상한 빛줄기가 나타났다. “안돼!”노인은 큰 소리를 내며 어떻게든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빛이 지나치는 곳마다, 사람이고 가축이고 모두 사라지게 됐고 땅 위에는 피만 흐를 뿐이었다. 노인은 더 이상 망설일 겨를도 없이, 급히 손을 들어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그가 막아내기도 전에, 한지훈은 차가운 웃음을 보임과 동시에 번쩍하여 노인의 등 뒤를 노렸다. 이내 금빛이 반짝이는 장총 한 자루가 노인을 찔렀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노인이 미처 반응하지도 못한 채 적색 사냥용 장총에 맞는 순간을 목격하게 됐다. 그렇게 노인은 시체가 되어 바로 쓰러졌다. 방금 한지훈이 보인 일격은 매우 간단해 보이긴 하지만, 그 안에는 원의 오의가 포함되어 있었고 이는 노인으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차원이었다. 결국 노인은 반항할 기회조차 없이 총에 찔려 죽게 됐다. 뒤이어 한지훈이 손을 살짝 들자, 하늘에는 황금 노을이 뒤덮였고 무수한 살기가 이집트의 수도를 뒤덮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집트의 수도 전체는 온통 불바다가 되었다. 무종 고수든 일반 백성이든 무차별적으로 말살되었다. “너... 대체 왜 백성들까지 학살하는 거야!”한지훈이 한창 손을 쓰고 있을 무렵, 누군가가 한지훈에게로 날아왔다. “너희 이집트 강자들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학살하려고 한 이상, 나야 당연히 용국 백성들을 위해서라도 공정한 도리를 따져야지!”이내 한지훈이 다시 손을 흔들자, 몇 개의 도시가 눈 깜짝할 사이에 잿더미가 되었다. 그리고 방금 나타난 노인은, 몇 리 밖으로 도망가기도 전에 눈썹이 뚫리게 되었다. 그렇게 또 한 명의 천신계 강자가 죽게 되었다. 이 상황에 중년 남자는 그저 주먹을 꽉 쥐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아무리 화가 난다 하더라도 한지훈이 멀리 떠날 때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여러 나라들이 도살되면서 전 세계는 깜짝 놀랐다. 한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