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들여보내 주세요. 아무리 그래도 멀리서 온 손님을 문전박대할 수는 없으니까요!”강우연은 그렇게 말하며 휴대폰을 꺼내 유준혁에게 문자를 보냈다.최근 유준혁은 새로운 항암제를 연구 중이었으나, 진전이 매우 더뎠다.이는 최상의 약재를 구하기가 너무 어렵기도 했고, 또 다른 점은 청운종의 단방이 상당히 제한적이라 새로운 약을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강우연의 문자를 받은 유준혁은 처음에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그러나 “팔극속명단”이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그의 눈이 번쩍 뜨였다.팔극속명단의 단방이라면 무종뿐만 아니라, 약종과 의종에서도 모두 꿈에도 그리던 것이 아닌가!“문주님! 혹시 그 처방전을 해결할 방법을 찾으신 겁니까?”옆에 있던 청운종의 제자들이 유준혁의 반응을 보고 급히 물었다.“흥! 해결 방법? 팔극속명단이 있는데 무슨 처방전을 연구하겠어?! 다들 여기서 기다려! 난 당장 가봐야겠어!”더 이상의 설명 없이, 유준혁은 즉시 한지훈의 저택으로 향했다.한편, 도청전인은 이미 대장로를 거실로 안내했고, 강우연을 보자마자 대장로는 급히 깊이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강 대표님, 제가 무례했습니다. 이전까지 저희 약왕파가 여러모로 실례를 범했으니, 부디 넓은 아량으로 용서해 주십시오!”그는 공손히 팔극속명단의 단방이 담긴 상자를 두 손으로 내밀었다.“이것은 저희 약왕파에서 수천 년간 전해 내려온 팔극속명단의 단방입니다. 곡주 황약사의 명으로 이를 직접 바치러 왔으니, 부디 기쁘게 받아주십시오!”도청전인은 나무 상자를 받아 바로 강우연에게 건넸다.그러나 강우연은 상자 안의 단방을 들여다보지도 않은 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사실, 저희 우연 그룹은 처음부터 누구를 적대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약왕파가 줄곧 우리 그룹을 견제하고 방해해 왔죠.”“이제 와서 약왕파가 먼저 화해의 손길을 내민다면, 저희도 그 손을 뿌리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같은 일이 반복되는 일은 없기를 바랍니다!”강
이 광경을 본 강우연은 문득 도청전인을 흘깃 바라보았다.약왕파가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에 그녀는 마음이 흔들리고 있었다. “사모님, 제 생각에는 대장로가 진심에서 우러나온 행동을 한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굳이 팔극속명단의 단방을 가지고 올 이유가 없었을 겁니다. 가능하다면, 약왕파에 조금의 생명줄을 남겨주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어차피 우리도 같은 길을 걷는 사람들이니까요.”도청전인은 잠시 생각한 후,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약왕파가 진정으로 마음을 바꾼 것인지는 앞으로의 행동을 봐야 알 수 있지만, 적어도 지금 강우연에게는 상당한 이득이 되는 일이었다.도청전인이 계속 눈짓을 보내자, 강우연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대장로께서 이토록 성의를 보이시니, 그 예를 받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강중 제약 기업의 이익 일부를 약왕파에 양보하여, 어려움을 조속히 극복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이 말을 듣자, 대장로는 연신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했다.“더 이상 볼일이 없다면,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강우연은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대장로는 노련한 사람이었기에, 강우연이 여전히 자신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렸다.게다가 도청전인의 말도 애매한 부분이 많았기에, 이런 상황에서 강우연이 그를 오래 머물게 할 리 없었다.“강 대표님, 편히 쉬시기 바랍니다. 저는 먼저 물러가겠으니, 앞으로 필요한 일이 있으시면 약왕파가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대장로는 강우연에게 예를 갖춘 후, 천천히 대청을 나섰다.그가 완전히 떠난 후, 강우연은 작은 나무 상자를 집어 들고 유심히 살폈다.“어르신, 약왕파의 의도가 대체 무엇일까요?”강우연은 황약사가 무슨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지 좀처럼 알아낼 수 없었다.도청전인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어제 오후 장씨 가문에서 전국 언론을 통해 주상께 공개적으로 사죄를 했습니다. 아마 그 사건이 황약사의 마음을 움직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 아직까지 약왕파를 완전히 신뢰해선
“우선 먼저 가지고 있는 자원을 활용해서 임상을 해보고, 과연 효과가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게 좋겠습니다. 적어도 암이나 백혈병 같은 치료가 어려운 질병에는 진짜 팔극수명단이 꽤 좋은 효능을 보일 거니까요!”“제가 알기로는, 예전에 용각의 한 장로가 집안에 먼 친척이 암에 걸렸었는데 황약사가 팔극수명단을 가지고 가서 그를 살린 적이 있다고 합니다.”유준혁이 진지하게 말했다.“좋습니다, 그럼 이 일은 어르신께서 처리해 주세요. 이번 기회에 약왕파의 진짜 속마음을 시험할 수 있을 것 같네요!”강우연이 단방을 도청전인에게 건넸다.이 중 약왕파에 갈 자격이 있는 사람은 도청전인밖에 없었다.유준혁의 청운종은 약종의 순위에서 그리 높지 않았고, 명실상부한 제1대 약왕파와는 대화할 자격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도청전인이 단방을 받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예, 제가 다녀오겠습니다!”도청전인이 떠난 후, 유준혁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사모님, 만약 그들이 준 단방이 진짜라면, 저희 항암 신약은 더 이상 개발할 필요가 없겠군요. 팔극수명단이 이 부분에 효과가 있으면, 저희는 영향력을 두 배로 확장할 수 있을 겁니다!”그러자 강우연은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당장은 기뻐할 수 없습니다. 만약 그쪽이 팔극수명단을 미끼로 다른 속셈이 있다면, 저희가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커요!”약왕파에 대해서 강우연은 항상 경계를 늦추지 않으려 했고, 유준혁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사모님 말씀도 맞습니다. 그럼 도청 형님의 좋은 소식을 기다리도록 하지요! 약재만 준비되면 저희는 바로 작업을 시작할 수 있으니, 진위 여부는 만들어보면 알겠지요!”강우연도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고, 그 후 몇 마디 당부한 후 유준혁을 떠나보냈다.표면적으로는 평화로운 강중과 용국 무종이지만, 사실 그 뒤에는 치열한 싸움이 일어나고 있었다.한편, 창릉산에서 한지훈이 구만리를 물리친 소식은 이미 퍼졌고, 근 백 년 동안 은거하던 예충기가 갑자기 모습을 드러내 한지훈을 지지한 소식이
낙천택은 고개를 숙여 깊은 생각에 잠기며 말했다.“둘째 어르신, 한지훈에게 신미향을 쓰는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쓸 때처럼 효과가 있을까요?”천신종의 신미향은 무종 내에서도 매우 유명했고, 천신계 강자도 이 향기를 맡으면 전투력이 모두 사라진다고 전해졌다. “물론이지, 천신계 강자라도 신미향을 피할 수는 없다!”노인은 자신감 있게 말했다.낙천택은 이를 악물었고, 팔극수명단의 단방을 얻기 위해 낙씨 가문은 이를 시도할 가치가 있으며, 천신종도 이 위험을 감수할 만하다고 판단했다.“우리가 예전에 합의했던 대로, 약종의 성회를 열어 강우연을 속여서 오게 한다면 한지훈도 반드시 참석할 거다. 단방이 누구 손에 있든지 우리가 계획했던 대로 할 수 있지!”노인의 말을 들은 낙천택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예, 지금 바로 준비하겠습니다!”“잠깐, 가는 길에 한지훈에게 좋은 정보를 조금 흘려주도록 해.”노인의 눈빛이 음흉하게 빛났다.“둘째 어르신, 그게 무슨 뜻인가요?!”낙천택은 눈살을 찡그리며 물었다.“만일을 대비하자는 소리다!”노인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알겠습니다!”낙천택은 말을 마친 후, 곧장 마당을 나섰다.같은 시각, 창릉에 있던 한지훈은 막 창릉산을 떠나고 있었다.산길을 따라 오전 내내 걸어가던 한지훈은 앞에 있는 작은 찻집을 보고 관심을 가졌다.찻집 자체가 특별한 것은 아니었지만, 문 앞에서 차를 마시고 있는 주인이 끓이고 있는 차에서 나는 향기가 매우 진하게 퍼져 나왔다.한지훈은 신기해하며 다가가 물었다.“어르신, 이건 무슨 차길래 이렇게 향이 좋습니까?”그러자 찻집 주인이 친절한 얼굴로 말했다.“이건 운무모봉이라는 겁니다! 운무산에서 채취한 거지요. 향이 좋지 않습니까?!”주인은 자랑스러운 듯 한 모금 마시고는 한지훈에게 작은 컵을 하나 더 따라줬다.한지훈은 그 차를 한 모금 마시자마자 향기가 사방으로 퍼지며 속이 편안해지는 느낌을 받았다.“이렇게 좋은 차가 있다니요, 얼마입니까?”한지훈
또한 신경 마취제의 약효는 보통 매우 느리게 발현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독이 퍼져 갑자기 발작을 하게 된다. 며칠 후, 한지훈이 독에 의해 죽게 되면 아무도 그들을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그 자식이 눈을 감을 때까지 기다리자고!”찻집 주인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웃어 보였다. 사실, 한지훈은 그 차를 마신 직후 약간의 이상함을 느꼈다.그의 체내 자기장이 조금만 변해도 바로 감지할 수 있기 때문에, 뭔가 이상함을 바로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이건...?”한지훈은 조금 더 걷자, 체내 자기장이 갑자기 혼란을 일으키며 눈앞이 어지러운 느낌이 들었다.혹시 독차인가?!한지훈은 마음속으로 불안감을 느꼈다.이곳은 사람도 없고, 만약 중독이 되거나 함정에 빠지게 된다면 그 결과는 끔찍할 것이다.역시 한지훈이 예상한 대로, 백 미터도 채 되지 않아 한 그림자가 한지훈의 앞길을 막았다.“한지훈, 너는 이미 중독되었다. 나 낙청풍이 네 시체를 수습하러 왔으니 만약 네가 스스로 두 다리를 자르면, 널 살려는 주도록 하지!”낙청풍은 거만하게 말하며 너그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 말은 마치 낙청풍이 매우 강한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그는 누구보다 한지훈이 절대 항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이는 자신의 체면뿐만 아니라 천신종의 체면과도 관련이 있었다. 자신의 체면을 구기는 것은 괜찮지만, 만약 종문의 체면을 구긴다면 집사나 법 집행당의 사람이 바로 그의 가문을 몰살할 것이었다. 지금 낙청풍에게 남은 유일한 선택은 한지훈과 싸우는 것이다.낙청풍이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한지훈이 죽은 후 그에 대한 명성을 얻고 싶기 때문이었다. “나도 말하지. 너와 그 사람이 같이 다리를 부러뜨린다면 너희 생명을 보장해주겠다! 그렇지 않으면 넌 목숨을 잃고, 온몸의 경락이 끊어질 거다!”한지훈이 차갑게 말했다.“오?”낙청풍은 얼굴을 찡그리며 냉소적인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낙청풍은 그가 지금까지 들었던 말 중 가장 웃기는 농담이었다
낙청풍은 한지훈을 향해 돌진하며, 손끝에서 차가운 빛이 번뜩였다.그의 의도는 명확했다. 한지훈을 죽이는 것!하지만 이 순간, 한지훈은 자신의 힘을 전혀 사용할 수 없었고, 심지어 체내의 자기장조차 흐트러져 있었다.그의 심장은 덜컥 내려앉았고, 본능적으로 최대한 뒤로 물러섰다.그러나 낙청풍의 공격은 전혀 느려지지 않았고, 오히려 한지훈이 물러날수록 그의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숨을 들이쉬는 찰나의 순간, 낙청풍은 이미 한지훈의 코앞까지 접근했다.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한 걸음도 채 되지 않았다!그때, 낙청풍의 단검이 허공을 가르며 한지훈의 목을 향해 날아들었다.“쉭!”한 줄기 차가운 섬광이 스쳤고, 한지훈은 간신히 낙청풍의 일격을 피하며 다섯 걸음 더 물러섰다!“한지훈, 어떠냐? 전혀 힘을 쓸 수 없지 않나? 우리 낙씨 가문의 독은 아무나 해독할 수 있는 게 아니야. 괜히 저항하다간 비참하게 죽게 될 거다!”낙청풍은 차갑게 웃으며 고개를 돌려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네놈들의 수법이야말로 더럽기 짝이 없군. 하지만, 아무도 너에게 말해주지 않았나? 오성 용급 천왕계 강자는 웬만한 독기를 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한지훈은 그렇게 말했지만, 사실 지금 그는 겨우 체력을 조금이나마 회복한 상태였다.그나마도 체내의 자기장이 작용하여 일부 독기를 억제해 준 덕이었다.“용급 천왕계? 하, 대단하군 그래! 하지만 난 고작 일성 준천왕일 뿐이지만, 너 따위 하나쯤 죽이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거든!”말을 끝내자마자, 낙청풍은 더 이상 말을 섞지 않고 다시금 한지훈에게 달려들었다!“쉭!”또다시 번뜩이는 칼끝이 한지훈의 목을 향해 날아들었다.낙청풍은 잘 알고 있었다, 비록 한지훈이 중독되어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한다고 해도 오성 용급 천왕계 강자의 육체는 금강석처럼 단단했다.웬만한 칼이나 창으로는 그의 몸에 상처조차 낼 수 없었기에, 한지훈을 죽이려면 오직 목을 베는 방법뿐이었다!한지훈을 죽이든, 아니면 심각하게 부상을 입히든, 어떻게든 그를 무
강우연은 전화기 너머로 초조하게 외쳤다.“괜찮아... 그냥... 몸에 힘이 빠져서 제대로 움직일 수가 없어. 도청전인을 보내 나를 데려가게 해 줘.”한지훈이 힘겹게 말했다.“알겠어요! 지금 당장 보낼게요!”전화를 끊자마자, 강우연은 급히 도청전인을 불러 말했다.“어르신, 지훈 씨가 뭔가 이상해요. 빨리 공항으로 가서 그를 데려와 주세요. 절대 다른 일에 휘말리지 말고, 신속하게 움직여야 해요!”“알겠습니다!”도청전인은 강우연의 표정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읽고는, 제자 두 명을 데리고 신속히 공항으로 향했다.“한지훈 선생님!”공항에 도착했을 때, 한지훈은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고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었다.“빨리! 한지훈 선생님을 차에 태우고, 즉시 돌아간다!”도청전인은 두 명의 제자와 함께 한지훈을 조심스럽게 들어 차에 태운 후, 전속력으로 별장으로 돌아갔다.마침, 이때 유준혁은 팔극수명단을 만들고 있었고 도청전인이 한지훈을 막 별장 안으로 옮겼을 때 곁에 있던 제자에게 말했다. “어서 유 문주를 모셔 와라! 당장!”얼마 지나지 않아, 유준혁과 강우연이 급히 거실로 들어왔다.유준혁은 소파에 누워 있는 한지훈의 얼굴을 보더니, 즉시 눈썹을 찌푸렸다.“흠... 이건 보통 독이 아니군. 이런 독을 제조할 수 있는 문파는 단 세 곳뿐입니다!”그는 한 발 앞으로 나아가 한지훈의 맥을 짚어 보더니, 자신의 추측을 더욱 확신했다.“그게 무슨 뜻이죠? 한지훈 선생님이 도대체 어떤 독에 중독된 겁니까?!”도청전인이 다급히 물었다.“이건 일종의 지독한 만성 독약입니다. 원래라면 한 달 후에야 발작해야 하지만, 한지훈 선생님의 무공이 강한 탓에 혈류 속도가 일반인보다 훨씬 빨라졌죠. 결과적으로 독이 짧은 시간 안에 온몸에 퍼져 버린 겁니다!”“하지만, 이 독은 제가 해독할 수 없습니다. 이 독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독을 만든 자이거나, 아니면 약왕파의 황약사뿐입니다! 한지훈 선생님께서 의식을 잃고 있으니, 즉시 약왕파에 연락해야 할
“당장 안으로 들어가 알려라! 강우연 부인께서 직접 방문하여 황약사를 뵙기를 청한다고 전하라!”도청전인은 엄중한 표정으로 지시했다.문을 지키던 약왕파의 제자 두 명은 놀란 표정으로 강우연을 몇 번 훑어보더니, 그중 한 명이 재빨리 몸을 돌려 안쪽으로 달려갔다.“보… 보고합니다! 강... 강우연이 왔습니다!”그 제자는 숨을 헐떡이며 대청으로 뛰어들어 큰 소리로 외쳤다.이때 황약사는 대장로를 비롯한 고위층들과 함께, 향후 어떻게 한지훈을 방심하게 하여 약왕파의 세력을 키울 것인지 논의하고 있었다.그러나 제자의 외침을 듣자, 모두 일제히 시선을 돌렸다.“뭐라고? 강우연이 왔다고?”대장로가 미간을 찌푸리며 되물었다.“네! 그리고 조금 전에 저희 약초를 가져갔던 도청이라는 노인도 함께 왔습니다! 그들이 문주님을 뵙기를 청하고 있습니다!”제자가 낮은 목소리로 보고했다.“오호? 강우연이 나를 직접 찾아왔다고?”황약사의 눈썹이 살짝 꿈틀거렸다.“문주님, 어떻게 할까요?”대장로가 고개를 돌려 황약사의 의중을 떠보았다.“들여보내라! 전원 소집해서 강우연 부인을 정중히 맞이한다!”황약사가 낮은 목소리로 명령을 내렸다.“네!”제자는 급히 대청을 나가 지시에 따랐다.얼마 지나지 않아, 약왕파의 거대한 정문이 좌우로 열렸다.황약사는 직접 일곱 명의 대장로와 문하 제자들을 이끌고 문 앞에 나와 강우연을 맞이했다.“약왕파의 문주, 황약사가 강우연 부인을 뵈옵니다!”황약사는 강우연을 향해 가볍게 주먹을 쥐어 예를 갖추었다.“황 문주님, 안녕하세요. 갑작스럽게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과거의 일들은 뒤로하고, 황문주님의 도움을 간절히 요청드리러 왔습니다!”강우연은 단도직입적으로 본론을 꺼냈다.“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부디 안으로 들어와 자세히 말씀해 주시지요.”황약사는 안으로 청하는 손짓을 취했다. “그럴 필요 없습니다. 지금 지훈 씨가 독에 중독되었습니다. 제가 아는 한, 이를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황 문주님뿐입니다. 황 문주
게다가 사방에서 한지훈을 헐뜯고 있는 발언들에 대해, 장령풍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당시 한지훈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없었고, 몇몇 명산 모두가 그의 적이었다. 그렇기에 한지훈이 남의 도움을 받았다는 얘기 자체는 말도 안 되는 것이었다. 역외 강자조차도 흔들 수 없는 거물을, 누가 감히 건드리려 하겠는가? 그러나 옆에 있던 천릉자는, 장령풍의 표정 변화를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그는 한지훈의 정체가 뭐든, 자신이 쟁취해야 할 성과를 이대로 빼앗길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이내 그는 장령풍과 상의도 하지 않고 바로 손을 들었다. 곧이어 그물처럼 촘촘한 검망이 한지훈의 정수리 위에 펼쳐졌다. 그는 단 한 방에 한지훈을 산산조각 내어,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을 건드리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지 똑똑히 보여줄 작정이었다. 온 하늘을 덮은 검망에도, 한지훈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닥치는 대로 나뭇가지에서 잎사귀 하나를 따냈다. 그러고 나서는 천릉자가 서있는 쪽으로 잎사귀를 가볍게 던졌다, 곧장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잎사귀에, 제대로 화가 난 천릉자는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 잎사귀로 사람을 다치게 하는 건, 무종 모든 종사들의 장기였다. 그러나 종사계의 실력은, 그저 전신계와 같을 뿐이었다. 그런데 일성 천신계 고수인 자신이 뜻밖에도 전신계 같은 땅강아지한테 무시당하게 될 줄이야? 생각할수록 더욱 화가 치밀어 오른 천릉자는 곧바로 또 하나의 검망을 휘두르며 사악한 웃음을 보였다. “네 이 녀석, 천신계 강자를 상대로 도전장을 내밀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지 오늘 내가 제대로 보여주마!”“죽어!”지금 이 순간, 천릉자는 이미 한지훈을 죽은 사람으로 취급했다.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눈 깜짝할 사이에 한지훈은 산산조각 나게 될 것이다. 예상치 못한 눈앞의 상황에 장령풍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전에 이미 한지훈의 전력을 직접 목격했었다. 모든 전투에서, 한지훈은 오릉군 가시를 던졌었다.
천산 장 씨 집안과 항산 사이에는 서로 맺은 약속이 있었다. 오늘 이 자소화도 사실은 천릉자에게 주기로 내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자소화 자체는 결코 희귀하지는 않지만, 꽃이 피기 전의 자소화를 찾는 건 매우 나도 어려운 일이었다. 대다수는 사람들에게 발견되기 전에, 산속의 맹수들에 의해 먹히고는 만다. 사실 천신계 강자에게 있어, 자소화의 장점은 셀 수 없이도 많았다. 이 자소화를 손에 넣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순조롭게 2성 현급 천신계까지 도달할 수 있게 된다. 그렇기에 이렇게 큰 유혹 앞에서, 장령풍은 장 씨 집안과 항산의 약속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고 오로지 이 자소화를 손에 넣을 생각뿐이었다. 그의 단호한 태도에 천릉자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장령풍, 작은 것을 얻으려고 큰 것을 잃으려 하지는 마. 당시 한지훈의 그 사건도 장 씨 집안이 자초한 일이었어. 네가 자소화를 손에 넣는다면, 그동안 우리가 한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게 될 거라고!”사실 전에 5대 명산, 항산 그리고 천산 장 씨 집안이 줄곧 천릉자를 치켜세운 이유는 그 배후에는 아주 큰 음모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이른바 불세출의 천재란 타이틀을 근본적으로 꾸며낸 것이다. 사실 천릉자는 이미 30년 전에 항산 문하에 들어선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동안 항산은 줄곧 그를 중점 육성 대상으로 간주해오고 있었다. 그렇게 4년 만에 단번에 천신 경계를 돌파하게 된 기적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이 모든 이야기는 가짜였지만, 그 최종 목적은 천릉자를 이용하여 한지훈을 호되게 밟는 것이었다. 그리고 방금 유 씨 어르신의 발언과 언론을 통해 한지훈은 영원히 용국의 치욕이라는 이미지로 매장하려는 속셈이었다.그러려면 이 과정에서 천릉자의 후광을 더욱 밝게 비추어야 했다. 그의 후광으로 한지훈의 공적을 덮어 그를 폄하하고 말살하는 목적을 달성하려는 계획이었다. “장 씨 집안의 계략이 뭐가 대수야? 난 지금 오직 이 자소화만 갖고 싶을 뿐이야!”장령풍은 여전히 굳은 표정
만약 이 모든 게 사실이라면, 이 내용이 보도된다면 전 세계를 뒤흔들 만한 사건이 될 것이다.필경 현재 용국은 물론, 심지어 전 세계가 모두 한지훈이 단지 일성 준 천신계의 실력으로 10여 명의 역외 강자들을 참살했다고 믿고 있었다. 그리하여 전 세계는, 한지훈과 용국에게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만약 그 배후에 호천 창세가 손을 쓴 거라면 용국은 과연 어떻게 될까? 한지훈은 또 어떻게 될까? 과연 누가 용국을 두려워하겠는가? 아마 그 누구도 한지훈을 대수롭게 여기지 않지 않을 것이다.“됐어, 한지훈 그 반역자에 대해서는 이쯤하자. 저 두 사람의 시합이나 지켜보자고!”유 씨 어르신은 의도적으로 반역자라는 세 글자를 강조하며, 한지훈의 못된 이미지를 제대로 박았다. 한편 그 시각, 한지훈도 어느새 산꼭대기에 도착했다. 장령풍과 천릉자 두 사람은 여전히 교전을 펼치고 있었다. 게다가 보아하니 장령풍의 상황은 딱히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새하얀 도포에 머리카락을 흩날리는 장령풍은, 어느새 피범벅이 되었고 분노 가득한 두 눈동자는 천릉자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에 반면 천릉자는 조금도 다치지 않고 여유롭게 한 손을 짊어진 채 당당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듣기로는 너희 장 씨 집안 삼절진은 이 세상에서 유일무이하다고 하던데, 오늘 보니 역시나 명실상부라 느껴지긴 하는구나. 하지만 다만 아쉬운 건, 넌 아직 제대로 불꽃이 튀지 않아 천절진의 위력은 크게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앞으로 만약 10년만 더 지나게 된다면, 나중에 나의 천망 검진은 너를 더 이상 격파하기도 어렵게 될 거야. 하지만 어찌 됐든 그건 10년 후의 일이니, 오늘은 일단 이 자소화를 나한테 양보해!”이내 천릉자가 허리 굽혀 자소화를 따려는 순간, 숲속에서는 갑자기 우렁찬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오옥!”불곰보다도 몇 배나 더 큰 맹호 한 마리가 갑자기 숲에서 뛰어나오고 있었다. 순간 천릉자와 장령풍 모두 멍해졌다. 전에 5대 명산 고수들이 이미 산꼭대기를
유 씨 어르신의 말에, 임설은 끊임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영기가 돌아온 후, 모든 사람들의 몸에는 큰 변화가 생겼고 저항력도 강해졌을 뿐만 신체능력도 향상되었다.그러나 마찬가지로 맹수들도 더욱 강해졌다. 만약 임설이 맹호를 상대한다면, 그건 바로 먹잇감이 되는 것이었다.당시 한지훈의 일전도 마찬가지라는 뜻이었다. 십여 명의 역외 강자들을 상대하다니, 게다가 모두 한지훈보다 한두 단계 높은 경지의 고수들이라니. 비유하자면 당시의 한지훈은 마치 현재의 임설과도 같았고, 그 십여 명의 역외 강자들은 바로 맹호 같은 존재였다. 그렇기에 그들의 대결 결과는, 전혀 추측할 필요가 없이 다들 이미 확신하고 있었다. “그럼 당시 그 대결이 만약 오로지 한지훈의 소행이었다면, 이건 합리적인 일이라고 생각해?”유 씨 어르신은 뒷짐을 진 채 오만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러자 옆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어리둥절해졌다. 필경 유 씨 어르신은 화산 고수중 한 명이었기에, 그의 말은 신빙성이 아주 높았다. 게다가 진정한 무도 중인 만이 한지훈이 당시 직면한 것이 얼마나 큰 도전이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다시 말해서, 보통 사람은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유 씨 어르신은 이런 속임수에 넘어갈 리가 없었다. 뿐만 아니라 무종이 점점 강해지게 되면서, 현재 더욱 많은 일반인들이 모든 경계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잘 알게 되었다. 천신경은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전신계라 하더라도 작은 경계 사이의 차이는 하늘과 땅의 차이였다. 즉 천릉자는 비록 일성 준 천신의 최고 실력에 도달하긴 했지만, 그가 2성 천신계를 돌파하지 못한 이상, 2성 천신계 상대에게 있어 그는 마치 땅강아지와도 같은 존재였다. 두 사람이 동원할 수 있는 역량이 전혀 같은 수평선에 놓여있지 않는데, 어떻게 싸울 수 있겠는가? “어르신, 그 말씀은 전에 한지훈이 다른 사람의 힘을 이용하여 모든 사람들을 속여왔다는 뜻인가요?”임설이 다시 물었다. “그래. 중요한 포인트를 짚었네. 너희들 아직도
임설은 다시 한번 당부했다. “혹시 임설이니?”바로 이때, 임설의 뒤에서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 씨 어르신?”고개를 돌린 임설은, 뒤에 선 노인을 보고는 순간 멍하니 있다가 이내 급히 열정적으로 그를 맞이했다. 그녀가 유 씨 어르신이라 부르는 이 사람은 바로, 세속에서 활동 중인 화산 강자이자 현재 무도 재판소의 부회장이기도 했다. 게다가 화산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었기에 유 씨 어르신은 세속에서도 소문이 자자했다. 매체인으로서 임설 역시 유 씨 어르신이 낯설지는 않았다. 게다가 전에 그녀는, 유 씨 어르신의 인맥을 통해 5대 명산의 3기 다큐 영화까지 제작했었다. “어르신, 어르신께서는 왜 여기 계신 거예요?”임설은 겉으로는 궁금해하는 척했지만, 사실 내심 전혀 의외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이번 사건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장령풍과 천릉자 두 사람이었기에, 같은 5대 명산인 화산에서 사람을 보내지 않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난 단지 길을 가던 중 한번 와서 본 것일 뿐이야. 그나저나 이 아이들은 이젠 모두 어른이 되었는데, 이들이야말로 용국의 미래 희망이지!”유 씨 어르신은 눈을 지그시 뜨고는 산 꼭대기 쪽을 유유히 바라보았다. 뭔가 좋은 생각이 떠오른 임설은 급히 보조 카메라 감독을 불러 휴대폰으로 촬영하라고 지시하였다. 이내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가 유 씨 어르신 가까이에 다가갔다. “어르신, 어르신의 경험으로 봤을 때 오늘 이 자소화, 과연 어느 집안이 가져갈 거라고 예상하시나요?”필경 유 씨 어르신의 신분 지위는 꽤나 높았기에, 아마 일부 내막에 대해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게다가 5대 명산끼리의 호흡은 결코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장령풍과 천릉자가 맞붙기도 전에, 아마 암암리에 모든 준비를 마쳤을 가능성도 매우 높았다. “아이고, 그 질문은 좀 난처하네. 원칙부터 말하자면, 장 씨 집안 역사는 엄청 유구하지. 우리 용국의 많은 비진도 모두 장 씨 집안으로부터 전
사실 대양산에서 자소화 한 그루를 발견했다는 사실은, 일반인들이 가장 먼저 소식을 접하게 됐다. 그러나 수많은 탐험대들도 그저 대양산 외곽에서 상황을 탐색하기만 할 뿐, 전혀 산에 들어갈 엄두를 내지는 못했다. 영기가 돌아오게 된 후, 산속 맹수들의 수량은 말할 것도 없고 사자와 호랑이와 같은 맹수들의 체형은 두 배 이상 커지기까지 했다. 심지어 산속 반달가슴곰마저 더욱 공격적으로 변했다. 이전과 같은 상황이었으면, 일반인들은 총기를 휴대하고 몇 사람만이 팀을 이루어도 마음대로 산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정규적인 부대가 아닌 이상 산에 들어가는 것은 죽으러 가는 것과 같았다. 설령 정규 부대라 하더라도 맹수들의 포위 공격을 받게 되면 그들의 먹이가 될게 뻔했다. 바로 얼마 전, 유럽의 한 부대는 큰 산에 들어선 후 종적을 잃게 됐다. 한 달이 지나서야 드론을 통해 그들의 시체를 찾아냈다. 당시 무리 전체는 호랑이 세 마리로부터 습격당하여 그 모습은 그야말로 참혹하기 그지없었다. 이 사건이 보고된 후, 일반인은커녕 군대라 하더라도 기어코 그 깊은 산속 밀림을 우회하며 피하곤 했다. 한지훈은 고개를 들어 대양산 깊은 곳을 바라보며 육천릉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래, 그럼 너희들은 여기서 날 기다려. 나 혼자 들어가마!”한지훈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깊은 산속에서는 천지를 뒤흔드는 호랑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어흥하는 포효와 함께, 한지훈 일행이 서있는 곳의 나뭇잎들은 적지 않게 흔들려 떨어지게 됐다. “한 선생님, 산속에서 맹수를 만나는 건 결코 장난 같은 일이 아닙니다. 심지어 최근 몇 년 동안 이 짐승들의 공격성이 더욱 강해져서 일단 사람을 만나기만 하면 배가 고프지 않더라도 공격을 펼칩니다!”“그러니 제가 보기에는 안 들어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육천릉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나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기만 하고 차 문을 열고 바로 차에서 내렸다. 곧바로 육천릉이 다시 한지훈을 찾으려 했지만, 이
이내 한지훈은 전화번호 하나를 호텔 지배인에게 건네주었다. 번호는 한지훈 본인의 것이 아닌 용월의 것이었다. 이 정도 사소한 일은, 신룡전에서 아무나 사람을 내보내도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방금 한지훈이 이소비를 바로 죽이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일단 일이 커졌다가 천산 사람이 지배인을 찾아내기라도 한다면 그의 목숨은 장담할 수 없었다. “너무 감사합니다, 선생님. 체크인은 다 하셨나요? 제가 직접 도와드리겠습니다!”지배인은 감격에 겨워 말했다. “저희는 체크인 완료했으니 신경 쓰지 마시고 보던 업무나 마저 보세요.”한지훈은 이내 도자기 병을 꺼내 지배인에게 건네주었다. 그 안에는 약효가 좋은 치료약이 들어 있었다. 고마움에 어쩔 줄 몰라하던 지배인은 한지훈 일행을 엘리베이터까지 바래다주었다. 엘리베이터에 들어서게 돼서야 비로소 후과가 두려워 난 육천릉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한지훈에게 말했다. “한 선생님, 이소비 그놈 보통 인물이 아닙니다. 천산과 밀접한 관계라 선생님께 위협이 될 수도 있습니다!”“적들이 들이닥치면 우리가 막으면 되지, 뭐가 무서워?”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 말에 육천릉은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두렵다기보다, 영기 회복 이후로 무종 사람들은 저희를 사람 취급하지 않았어요.” “제 먼 친척인 만주족은 아예 멸망을 했고요! 만약 저희 집안이 나 대표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지금 이렇게 한 선생님을 모실 기회조차 없었을 것입니다!”지금 이 순간, 육천릉은 한지훈을 그저 탄복하고 있었다. 보통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일반 무종 문파라 하더라도 감히 천산과 쉽게 맞서지 못한다. 심지어 직접 손을 대려 하지도 못한다. 그런데 한지훈은 당당히 맞서 싸웠을 뿐만 아니라 천산 운검각 사람을 눈 깜짝할 사이에 격파해 버렸다. “설마 그동안 이렇게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가만있었던 거야? 왜 관직에 보고하지 않는 건데?”한지훈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이 사실을 알게 되면 용국
누구 하나 입을 잘못 놀렸다가는 죽을 운명이었다. 이소비 뒤를 지키던 일행들의 얼굴에는 모두 분노로 가득 차 있었지만, 절대적인 힘 앞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비록 그들의 뒤에는 든든한 배후가 있긴 했지만, 아쉽게도 이번 외출에서는 그들을 도울 강한 고수는 전혀 없었다. 그들의 줄곧 자신들의 배후를 들먹이면서,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의 체면을 세워줘야 한다고 요구했었다. 천산 운검각이라는 다섯 글자만으로도 그들은 모든 이들을 제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 한지훈이라는 이 미친 자를 만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배후따윈 눈꼽만큼도 신경 쓰지 않는 그야말로 사신 같은 자였다.이소비를 보호하러 온 서 씨조차도 그 자리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된 상황에, 비겁한 일행들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한편 이소비는 한지훈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렇게나 당당하던 이 씨 집안 도련님이 뜻밖에도 다른 사람으로부터 따귀를 맞고 멱살까지 잡힌 채 추궁을 당하고 있으니, 그는 이 모욕을 도무지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 자신 역시 지금으로선 어찌할 방법이 없음을 알았다.한지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이소비를 노려보고는, 다시 또 따귀 몇 대를 후려쳤다. 이소비가 피를 토해낼 정도로, 이빨이 전부 날아갈 정도로 뺨을 갈겼다. 순간, 주변은 죽은 듯 고요해졌다.이소비의 일행들은 입을 다물고 얼어붙었다.“이젠 만족해?” 한지훈은 이소비를 힐끗 훑어보고는 이내 그를 호텔 문어귀까지 내던지고는 일행들을 향해 말했다. “아직도 안 꺼져?” 일행들은 그제야 꿈에서 깨어난 듯 황급히 호텔을 뛰쳐나와 도망치듯 멀리 달아났다. 이소비는 두 젊은 남자로부터 부축을 받은 채 몇 백 미터를 달렸고, 그러던 도중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고는 고개를 돌려 악에 받친 표정으로 호텔을 바라보았다. 곧바로 그는 전화를 꺼냈다. 이번 일은 절대로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가장 분한 사실은, 그는 산성의 꼬맹이로부터 맞게 됐다는 것이다.오늘 겪은 이 수모, 이씨 집안은 반
이소비의 심기를 건드렸다가는, 그에게도 불똥이 튈 수 있었다. 바로 그때, 서 씨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저벅저벅 한지훈에게로 다가갔다. 서 씨의 이 남자는, 이미 삼성 천왕계의 실력을 갖춘 자였다.그래서 방금 단 한 수만으로 삼성 전신계 고수를 죽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의 눈에 한지훈은, 응당 고수라면 지니고 있을 강자의 기운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기에 그저 평범한 사람에 불과할 거라고 믿었다. “꼬맹아, 어디 한번 말해 봐. 어떻게 하려고...”오만한 표정을 한 서 씨가 주먹을 꽉 쥐고는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훑어보며 치명타를 가할 준비를 하고 있는 찰나, 한지훈은 갑자기 고개를 돌려 그의 말을 가로챘다.. “그러니까 네 말은, 그렇게 잘난 너희 천산 운검각이 마음대로 누군가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거야?”한지훈의 물음에 모두들 웃음을 터뜨렸다. 서 씨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봐, 천산 운검각으로부터 미움을 사게 되면 넌 사망 증명서를 받은 거랑 마찬가지야! 너희 같은 평범한 사람을 죽이는 건 개미 짓밟는 것과 같다고!”“게다가 네 목숨은 값어치도...”“쾅!”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의 몸은 순식간에 10여 미터 밖으로 날아가 호텔의 돌기둥에 부딪혀 쓰러졌다. “털썩!”서 씨의 몸은 땅에 심하게 떨어지게 되면서, 대리석 바닥에는 사람 모양의 큰 구덩이까지 생겼다.“너...”서 씨의 얼굴은 붉게 달아오르며, 분노 가득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곧바로 그는 입에서 피를 토해내고는 죽게 되었다. 순식간에 펼쳐진 장면에 이소봉 일행은 깜짝 놀라 비틀거리며 소파에서 일어났다. 그가 아는 서 씨는 비록 절정의 고수는 아니지만, 삼성 천왕계 고수 하나쯤은 충분히 상대할 수 있었다. 그런 그가 한지훈의 공격도 알아채지 못하고 죽는 것을 목격한 것이다.사실 서 씨는 천산이 이소비의 아버지에게 파견하여, 그의 안전을 전문적으로 책임지게끔 하였다.즉 그는 천산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