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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질서의 핵심으로

Author: 이클리프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7-01 07:25:14

황제의 거처인 솔레움 궁은 대낮임에도 불구하고 무거운 침묵과 약초 향에 짓눌려 있었다.

제국의 태양이라 불리는 황제 헤이브릭은 침상에 비스듬히 기대어 앉아 창밖의 정원을 응시했다.

비록 예전 같은 기력은 아니었으나 그의 눈동자만큼은 여전히 이 거대한 제국의 질서를 단숨에 재편할 수 있는 위엄을 품었다.

그 곁을 지키는 것은 서늘한 기운을 내뿜는 황후 로잘린과 깊은 생각에 잠긴 이황자 이안이었다.

“형님이… 라안느 영애를 별관으로 데려갔다니요.”

이안의 음성은 평소의 다정함을 잃은 채 낮게 떨리고 있었다.

그는 정원의 수국을 보며 미소 짓던, 시야가 어릿할 정도로 아름다운 엘라엔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녀는 그에게 안온한 휴식처이자 장차 자신의 곁을 지켜줄 화려한 꽃이었다.

그런데 르세인이 엘라엔을 흙먼지 날리는 요새의 심장부로 끌어들인 것도 모자라, 사적인 통제가 닿지 않는 관할 별관으로 데려갔다는 사실은 가슴속에 생소한 감정의 불을 지폈다.

황후 로잘린은 정교하게 세공된 찻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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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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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캉몰캉
헤이브릭의 아들들을 다 홀린 엘라엔 넌 대체...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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뚠빵공주
이안 잠입까지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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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술밍키
흥미진진해요 ㅎㅎㅎ 재밌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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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협적인 소유의 설계자   39. 그 틈새로 정체 모를

    잠시 뒤, 블러드는 커다란 테이블 위에 지도를 펼쳤다. 그는 르세인처럼 숫자를 세거나 행정적인 절차를 묻지 않았다. 베르제의 방식은 훨씬 고전적이고 잔인했다.“이들은 일황자의 질서에 희생된 자들이라 주장하며 내 손녀를 건드렸다. 일황자께서 그들을 숙청한 것은 제국의 법도였겠으나, 그들이 베르제를 건드린 것은 나에 대한 선전포고겠지.”블러드는 지도 위 카르네티아 근교의 가문지 몇 곳을 손가락으로 거칠게 찍었다.“오늘부로 이 가문들과 연줄이 닿아 있는 모든 상단의 물길을 끊어라. 베르제의 인장이 찍힌 밀서를 각 가문에 보내는 것 또한 잊지 말고. 감히 내 손녀의 목숨을 넘본 대가는 그들 가문의 작위를 반납하게 될 것이다.”“…….”“만약 거부하는 자가 있다면 베르제 기사단이 직접 그들의 영지 경계선까지 행군할 것이라 전하라.”“아버지. 그것은 황실의 권한에 도전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시어드의 우려 섞인 조언에 블러드는 이렇게 어이가 없을 수도 없다는 듯 웃었다.“이건 수습이다. 일황자께서 제 손등의 가시를 뽑겠다고 엘라엔을 미끼로 던졌다면 그 뒤처리는 응당 엘라엔의 뒷배인 우리가 해야 하지 않겠느냐.”“하지만…!”“일황자께서 설계한 그 잘난 질서가 내 손녀의 목숨을 담보로 한 유희였다면 나 또한 베르제의 무력으로 그 판을 흔들어야지.”엘라엔은 블러드의 선언을 들으며 손을 꽉 움켜쥐었다. 르세인은 자신을 고립시켜 오직 그에게만 매달리게 하려 했으나 그가 간과한 것이 있었다. 엘라엔은 라안느의 영애이기도 하지만 베르제라는 거대한 뒷배가 있었다.“할아버지. 처단으로는 부족해요.”엘라엔의 낮은 목소리에 블러드와 시어드의 시선이 동시에 그녀에게 꽂혔다. 엘라엔은 자신의 손등에 묻은 카시안의 마른 핏자국을 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그들이 감히 저를 공격한 이유는 제가 전하의 총애 없이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 믿었기 때문이겠죠.”“…….”“곧 다가올 성인식 날 사교계의 모든 이들에게 보여줄 것입니다. 저는 그 누구의 비호도 필요치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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