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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مؤلف: 보루비
종업원이 쇼핑백을 받아 들자 진윤슬이 한마디 덧붙였다.

“이 드레스 2억이 넘는 거라 중고로 팔아도 1억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원하면 집에 가져가도 돼요.”

종업원은 흥분한 나머지 두 눈이 다 반짝였다.

“감사합니다.”

그러고는 진윤슬의 마음이 바뀔까 봐 쇼핑백을 꽉 쥐고 빠른 걸음으로 사라졌다.

1억은 종업원에게 있어서 반평생을 모아야 겨우 모을 수 있는 돈이었다. 공짜로 준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진세린의 두 눈이 휘둥그레지고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는데 금방이라도 눈물을 왈칵 쏟을 것만 같았다.

진윤슬이 종업원에게 드레스를 주면서 중고라고 말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것도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주변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참을 수 없었던 진세린은 눈물을 애써 참으며 고개를 숙인 채 뛰쳐나갔다.

“세린아.”

문강찬은 진윤슬을 싸늘하게 쏘아보고는 바로 뒤쫓아갔다.

진윤슬은 무표정한 얼굴로 사람들 속으로 사라지는 그들의 뒷모습을 지켜보았다.

“윤슬아.”

임청아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녀의 팔짱을 꼈다.

오늘 일이 금세 소문이 퍼질 것이다. 진세린이 망신당하긴 했지만 문강찬이 진세린을 뒤쫓아간 것 또한 진윤슬에게는 매우 굴욕적인 일이었다.

“괜찮아. 가자.”

진윤슬은 가슴을 당당하게 펴고 걸어 나갔다.

호텔 문 앞으로 나온 후 진윤슬은 임청아에게 사과했다. 임청아가 한 땀 한 땀 정성 들여 만든 드레스를 버린 건 그녀의 마음을 짓밟은 거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드레스를 다시 가져가기에는 마음이 찜찜했다.

“그런 말 하지 마, 윤슬아. 예전에 네가 아니었다면 난 지금쯤 이 세상에 없을 수도 있어.”

임청아의 눈시울이 살짝 붉어졌다.

“옷이 아니라 내 목숨도 너한테 줄 수 있어.”

“무슨 헛소리야, 그게.”

진윤슬은 재빨리 그녀의 손을 잡았다.

“우리 같이 잘 살아야지.”

임청아는 기어이 진윤슬을 병원까지 데려다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아직 출발하기도 전에 검은색 벤틀리가 문 앞에 멈춰 섰다.

누군가 다짜고짜 진윤슬의 손목을 붙잡은 바람에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더니 문강찬이었다.

진윤슬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

‘세린이를 쫓아간 거 아니었어?’

문강찬의 얼굴이 차갑게 굳어 있었다.

“병원까지 데려다줄게.”

임청아는 진윤슬의 다른 한쪽 손을 꽉 잡은 채 비꼬듯 말했다.

“우리 윤슬이는 내가 데려다줄 테니까 대표님은 다른 여자한테나 가봐요.”

문강찬이 아무 말 없이 그저 슬쩍 쳐다봤을 뿐인데도 압박감이 느껴졌다. 임청아가 두려워하는 기색이라곤 없이 나서서 한마디 하려던 그때 진윤슬이 그녀를 잡아당겼다.

“청아야, 나 괜찮으니까 먼저 가.”

진윤슬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임청아를 달랬다.

임청아가 그녀 때문에 문강찬과 다투는 걸 원치 않았다. 게다가 오늘 대회에 임청아가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도 왔다. 이 기회를 놓치면 무척이나 아쉬워할 것이다.

“윤슬아.”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임청아가 문강찬을 노려보자 진윤슬이 안심시켰다.

“우리 아직 부부야. 나한테 뭐 어쩌진 않을 거야.”

임청아가 뭐라 더 말하려 하자 진윤슬은 그녀의 손을 놓고 웃으며 말했다.

“얼른 들어가 봐.”

임청아는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하라고 신신당부한 후 문강찬을 경고하듯 노려보고는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

진윤슬은 문강찬의 손을 뿌리치고 차에 탔다. 문강찬이 옆자리에 앉았고 차 문이 닫혔다.

잔잔한 음악이 차 안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해주었다. 마치 흐르는 물처럼 사람의 마음속 불안감을 잠재우는 듯했다.

차가 신호등 앞에 멈춰 섰고 문강찬의 얼굴 절반이 그늘에 가려져 있었다.

“나랑 세린이는 그냥 평범한 친구 사이야. 너도 알잖아. 걔 좋아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 거.”

문강찬이 해명하기 시작했다. 다시 말해 꼬리를 내렸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진세린이 귀국한 이후 처음으로 하는 해명이기도 했다.

창밖을 내다보던 진윤슬은 씁쓸한 마음이 물밀 듯이 밀려와 어느새 눈가가 촉촉해졌다.

그녀가 계속 소란을 피워 진세린을 곤란하게 할까 봐 이렇게 구차하게 해명하는 거라는 걸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진윤슬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늘 저녁에는 네가 잘못했어. 세린이한테 사과해.”

문강찬이 아내에게 요구했다.

해명 속에 진세린을 감싸는 마음과 억지를 부리는 아내를 나무라는 뜻이 다분했다.

진윤슬은 고개를 돌려 문강찬을 쳐다보았다. 그토록 익숙했던 얼굴이 지금은 낯설게 느껴졌다.

“강찬 씨한테 난 대체 뭐야?”

“세린이는 내 오랜 친구이자 너의 여동생이야. 남자 친구랑 헤어지고 국내로 돌아와 발전하겠다는데 우리가 도와주는 건 당연한 거 아니야?”

문강찬의 말투가 매우 단호했다. 그는 아내가 여동생에게 유독 모질게 군다고 생각했다. 잠깐 멈칫했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내가 전에 세린이를 좋아했던 적이 있어서 걱정돼서 이러는 거라면 안심해도 돼. 난 이미 너랑 결혼했고 바람피우는 일은 절대 없어. 네가 우리 관계를 오해했어.”

진윤슬은 갑자기 아랫배가 아파 한 손으로 배를 감싸 쥐었다. 아이만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지듯 아팠다.

진윤슬이 코웃음을 쳤다.

“강찬 씨도 세린이도 다 역겨워.”

말이 끝나기 무섭게 문강찬이 진윤슬의 손목을 잡았다.

그는 힘을 주어 그녀를 잡아당기면서 분노 가득한 두 눈으로 쳐다보았다.

“역겨워?”

‘부부로 3년이나 같이 살았는데 역겹다고?’

진윤슬은 그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고개를 꼿꼿이 들었다.

“그럼 내가 강찬 씨의 맹목적인 순애보에 박수라도 쳐줘야 한다는 거야?”

“진윤슬.”

문강찬이 버럭 화를 냈다.

“내가 납치당했을 때 강찬 씨는 세린이 생일 파티에 함께 있었고 내가 유산해서 병원에 누워있을 땐 세린이랑 같이 향수 대회에 참석했어. 당신 마음속에 난 대체 뭐야? 합법적인 잠자리 상대? 아니면 아이 낳는 도구?”

진윤슬은 문강찬의 손아귀에서 손목을 조금씩 빼냈다. 동작이 느렸지만 단호했다.

문강찬은 손아귀 힘을 풀었다가 다시 꽉 쥐었다. 뜨거운 체온이 벗어날 수 없는 쇠사슬처럼 느껴졌다.

가뜩이나 몸 상태도 좋지 않은데 뜻대로 되지 않아 진윤슬은 순간 짜증이 확 났고 혐오감조차 숨기지 않았다.

“강찬 씨, 난 방금 당신의 아이를 잃었어. 조금이라도 양심이 있다면 제발 나 좀 귀찮게 하지 마.”

문강찬은 입술을 굳게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손도 놓아주지 않았다.

진윤슬은 속이 답답해서 미칠 지경이었다.

잠시 후 차가 병원에 도착했다. 문강찬이 그제야 힘을 약간 풀자 진윤슬은 곧바로 그의 손을 뿌리치고 차에서 내렸다.

그런데 두 걸음도 채 걷지 못했는데 문강찬이 그녀를 번쩍 안아 올렸다.

진윤슬이 불쾌한 말투로 말했다.

“이거 놔.”

문강찬이 그녀의 창백한 얼굴을 보며 말했다.

“가만히 있어.”

진윤슬은 입을 꾹 다물었다. 비를 잔뜩 맞으면서 유산한 데다가 향수 대회까지 참석하여 온몸에 힘이 하나도 남지 않았다.

문강찬이 안고 올라가겠다면 딱히 거절할 생각도 없었다.

병실에 도착해 침대에 눕자마자 닥터 김해인이 왔다.

진찰을 마친 김해인이 완곡하게 말했다.

“사모님 몸이 많이 약해지셨으니 푹 쉬시고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셔야 합니다.”

누가 봐도 진윤슬의 기분이 좋지 않아 보였다. 유산하면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고 푹 쉬어야 하는데...

“감사합니다.”

진윤슬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모두 그녀가 쉬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남편만 빼고.

아니,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할 수 없을 뿐이었다.

김해인이 떠난 후 진윤슬은 링거를 맞으면서 스르륵 잠이 들었다.

다시 깨어났을 때 뜻밖에도 문강찬이 아직 옆에 있었다.

멀지 않은 소파에 앉아 잘생긴 얼굴을 찌푸린 채 서류를 들여다보고 있었는데 입술을 굳게 다문 걸 보니 기분이 썩 좋지 않은 듯했다.

진윤슬이 팔로 몸을 지탱하며 일어나려 하자 인기척을 들은 문강찬이 서류를 내려놓고 다가왔다.

그러고는 자연스럽게 진윤슬의 허리를 부축하며 어두운 목소리로 물었다.

“좀 괜찮아?”

“응.”

진윤슬이 시선을 늘어뜨리고 나지막하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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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산은 모른 척, 이혼에 왜 눈물?   제410화

    이 결혼은 애초부터 잘못된 것이었다.심지어 아이까지 생겼지만 여전히 잘못이었다.그는 진세린이 좋은 아내이자 엄마가 되길 바랐고, 그래서 아이가 태어난 후에도 이혼을 꺼내지 않았다.하지만 이제는 확실했다.진세린은 변하지 않는다.병실 안, 잠들어 있는 성하준은 얼굴이 창백했다.밝은 조명 아래, 성동민은 창가에 서 있다가 돌아섰다.눈이 부은 진세린을 보며, 그녀의 진심을 도저히 알 수 없었다.하지만 그와 상관없이 이혼 결심은 변하지 않았다.“진세린.”성동민이 입을 열었다.“성하준이 계단에서 굴러떨어진 일에 대해 할 말 없어?”진세린의 몸이 순간 굳었다가 금세 평정을 되찾았다.“뭘 말하라는 거야? 진건우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고 말하라는 거야? 오빠, 다친 사람은 오빠 아들이야. 남도 아니고. 그래도 걔 편 들 거야?”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오빠, 너무해.”성동민은 조용히 그녀를 바라봤다.눈빛은 점점 차가워졌다.그는 기회를 줬지만 진세린은 실망하게 했다.“경찰이 이미 조사를 끝냈어.”성동민은 냉정하게 말했다.“성하준이 어떻게 굴러떨어졌는지 너는 알겠지.”진세린은 울음을 멈췄다.병실 공기가 얼어붙은 듯 고요해졌다.손바닥에 땀이 맺혔지만 그녀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그래서 오빠 말은 경찰이 내가 그런 거라고 했다는 거야?”진세린의 목소리가 날카로워졌다.“난 진건우도 싫고 성하린도 싫어. 하지만 내 아들 가지고 그런 짓은 안 해.”성동민은 히스테릭하게 굴고 있는 그녀를 조용히 바라보다가, 그녀의 말이 끝난 후 입을 열었다.“네가 하준이를 이런 일에 이용하지 않았을 거라는 건 맞아. 처음부터 끝까지 네가 해치려던 건 진건우 한 사람이었으니까.”성하준이 먼저 형을 찾으러 다가간 것이었다.불빛이 진세린의 얼굴에 비쳤고, 그녀의 얼굴은 창백하게 질렸다.그게 진실이었기 때문이다.그녀는 진건우를 싫어했다.하지만 성하준이 형을 좋아했기 때문에 억지로 참고 있었다.그런데 성하린이 돌아오자 진건우의 관심은 전

  • 유산은 모른 척, 이혼에 왜 눈물?   제409화

    그저 연기일 뿐이라고 말이다.“진세린, 연기인지 아닌지 곧 알게 될 거야.”성하린은 휴대폰을 꺼내 신고하려 했다.진세린은 표정이 변하며 문손잡이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됐어! 결국 나한테 용서하라고 강요하려는 거잖아!”진세린은 억울하고 분한 듯 말했다.“이번엔 성하준이 크게 안 다친 걸 봐서 내가 용서해 줄게. 당장 꺼져.”그녀는 문을 쾅 닫고 들어갔다.성준석 부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다행이다. 그냥 넘어가기로 했어. 건우야, 괜찮아.”진건우는 성하린을 바라봤다.그는 엄마 말을 잘 따랐다.성하린은 아무 말 없이 아이를 데리고 나왔다.차에 올라서야 성하린이 물었다.“건우야, 계단에서 미끄러졌을 때 신발 때문이었어?”진건우는 진지하게 생각했다.“네.”어리지만 기억력은 좋았다.“그때 하준이를 내려놓고 손잡고 내려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미끄러졌어요.”아이는 힘이 약해서 안고 내려가는 게 위험하다고 판단해 내려놓았다.“미끄러졌다고...”성하린의 눈에 차가운 기색이 스쳤다.그녀는 진세린의 말을 믿지 않았다.진세린이 있는 한, 많은 일은 우연이 아니었다.“건우야, 엄마는 그래도 경찰서에 가고 싶어.”성하린이 부드럽게 설명했다.“벌주려는 게 아니라, 엄마는 네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고 믿거든. 경찰 아저씨가 진실을 밝혀주게 하자. 괜찮지?”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네.”성하린은 경찰서에서 사건 경위를 설명하고 진건우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서라고 밝혔다.그렇지 않으면 아이는 평생 죄책감을 안고 살게 될 것이다.경찰이 조사에 들어갔고, 성하린은 진건우를 데리고 본가로 갔다.진건우는 계속 지우의 손을 잡고 있었고, 언제나 지우를 지켜보며 보호하려 했다.이런 아이가 일부러 해칠 리 없었다.집에 들어가자 성하린이 물었다.“오늘 청소 누가 했죠?”집사는 가정부를 불렀다.몇 가지 질문을 한 뒤, 성하린이 말했다.“새벽 다섯 시에 청소했다면서 왜 계단은 제대로 안 닦았죠?”가정부는 겁에 질렸다.“정말 깨끗이

  • 유산은 모른 척, 이혼에 왜 눈물?   제408화

    진건우는 성하린을 보며 더 크게 울었다.“저 일부러 그런 거 아니에요.”복도에 있을 때 성하준이 안아달라고 해서 안아줬고, 계단을 내려갈 때는 내려놓고 손을 잡고 내려가려고 했었다.그런데 왜인지 모르게 발이 미끄러졌다. 결국 그는 넘어지고 성하준은 계단 아래로 굴러떨어졌다.어린아이에게는 처음 겪는 일이라 진건우는 매우 놀랐다.“괜찮아.”성하린은 아이를 끌어안았다.“엄마는 널 믿어.”진건우는 그녀의 품에 안겨 울음을 참느라 애썼다.병실 문이 갑자기 벌컥 열렸다.진세린은 눈이 붉게 부어 있었는데 진건우를 바라보는 눈빛은 당장이라도 갈기갈기 찢어버릴 듯했다.“울긴 왜 울어? 네가 무슨 낯짝으로 울어! 우리 하준이를 이렇게 만들어놓고! 차라리 네가 죽지 그래!”“진세린, 이 일은 내가 대신 사과할게.”성하린은 진건우를 뒤로 감싸며 말했다.“이후 일도 끝까지 책임질게.”이 일이 어떻게 일어났든, 진건우와 관련이 있는 이상 성하린은 외면하지 않을 생각이었다.“우리 하준이가 저렇게 다쳤는데 뭘 어떻게 책임질 거야?”진세린은 눈물을 흘리며 거의 말을 잇지 못했다.“불쌍한 우리 아들... 어떻게 너 같은 독한 애를 만났을까.”진건우의 얼굴이 창백해졌다.‘독한 애’이라는 말은 아이에게 너무 무거웠다.“이모, 저 정말 일부러 그런 거 아니에요. 발이 미끄러져서 넘어졌어요.”그는 성하준을 좋아했다.그런데 자기 때문에 다쳤다.피를 흘리며 굴러떨어졌다.아이는 두려움에 떨며 몸이 떨렸다.“입 다물어!”진세린은 손을 꽉 쥐었다.사람들만 없었으면 당장이라도 진건우에게 화를 냈을 것이다.“진건우, 내 아들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엄마, 경찰 불러요.”진건우가 갑자기 성하린의 손을 잡아당겼다.낮은 목소리였지만 단호했다.“제가 잘못했으면 책임져야 해요.”아이의 세상에서는 잘못하면 경찰 아저씨에게 가야 했다.아이는 책임지려 하고 있었다.“건우야, 너 지금 무슨 말 하는지 알아?”성하린은 쪼그려 앉아 눈

  • 유산은 모른 척, 이혼에 왜 눈물?   제407화

    매우 예의 바른 태도였다.성하린은 선물을 받고 감사 인사를 했다.문도윤은 차에 올라 떠나다가 문득 무언가 생각난 듯 돌아봤다.“나랑 같이 일해볼 생각 있어?”성하린은 모르는 척했다.“같이 일을?”문도윤이 두 걸음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지금 문산 그룹에서 향수 부문 총괄 맡고 있어. 알다시피 내 조향 실력은 너보다 못해. 같이 협력해서 성과를 내고 싶어.”태도는 매우 진지했다.성하린은 표정 변화 없이 말했다.“그 부문은 문아름이 맡는 거 아니었어?”문도윤은 아직 문아름이 성하린 밑에 있다는 걸 몰랐다.“아름이는 결혼해서 가정에 집중하려고 일을 다 나한테 넘겼어.”성하린은 몇 초간 침묵했다.이제야 문아름이 왜 그렇게 힘들어했는지 이해가 갔다.“생각해볼게.”그녀는 바로 거절하지 않았다.“나랑 문강찬 사이도 안 좋고, 나갈 때도 좋게 나온 게 아니라서 협력은 좀 부담스럽네.”문도윤은 고개를 끄덕였다.“이해해. 그래도 네가 원하면 내가 연결해줄게.”그는 자연스럽게 덧붙였다.“너는 온은설 선생님의 제자고, 지금은 방환기 선생님의 제자잖아. 문산 그룹이랑 협력할 자격 충분해.”성하린은 그의 호의를 고마워했지만 결국 거절했다.문도윤도 강요하지 않고 인사 후 떠났다.성하린의 눈빛이 차가워졌다.문도윤과는 친구라 할 수 있었지만, 관계에 이해관계가 섞이면 더는 순수하지 않다.그런 관계라면 차라리 없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선물을 들고 집에 들어가자 지우가 짧은 다리를 옮기며 달려왔다.“엄마!”성하린은 아이를 안고 볼에 입을 맞췄다.“우리 지우 착하네.”지우는 입을 삐죽였다.종일 집에만 있어서 심심했다.“오빠 보고 싶어요.”성하린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원래 진건우를 데려오려고 했지만 삼촌 부부가 반대했다.게다가 진건우는 근처 유치원에 다니고 있어서 이사 오면 통학이 불편했다.그래서 계속 본가에 살고 있었다.“오빠 보러 가자.”시간도 아직 이른 편이라 성하린은 지우를 데리고 본가에 가기로 했다.하지

  • 유산은 모른 척, 이혼에 왜 눈물?   제406화

    술자리가 끝나고, 성하린은 가장 마지막에 자리를 떴다.복도에서 문강찬이 벽에 기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그 이동욱, 좋은 사람이 아니야.”그가 말했다.성하린은 잠시 서 있다가, 그가 오늘 자신을 도와준 걸 떠올리고 고개를 끄덕였다.“알아.”그녀도 처음 만난 사람이었고, 이런 인품이라면 앞으로 엮일 일은 없을 것이다.두 사람이 함께 엘리베이터에 타자 문강찬이 가볍게 말을 꺼냈다.“원료에 문제 생겼다면서? 성동민은?”이런 문제는 원래 가족이 나서 해결해줘야 하는 법이었다.성하린은 엘리베이터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며 말했다.“바쁜 일이 있어서.”일은 결국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성동민은 요즘 프로젝트 때문에 며칠째 집에도 못 들어오고 있었다.성하린은 그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다.문강찬은 더 말하지 않았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오창윤과 여러 사람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모두 매우 공손했다.“정말로 선택지가 없다면 오창윤을 찾아. 나한테서 받는 보상이라고 생각하고.”문강찬은 이 말을 남기고 성큼성큼 떠났다.성하린은 이 일을 크게 마음에 두지 않았다. 오창윤을 찾을 생각도 없었다.돌아가는 차 안에서 그녀는 다른 두 회사의 자료를 넘겨보며, 시간을 잡아 미팅을 잡을 생각을 했다.그때 문아름이 낮게 말했다.“알아봤는데, 오빠는 원래 거래처랑 식사하러 온 거였대요. 자리에서 누가 이동욱 얘기를 꺼냈고. 그러다 어떻게 얘기가 성하린 씨까지 넘어가서 여기로 온 거래요.”“그래요.”“보니까 아직 성하린 씨를 신경 쓰는 것 같던데요.”그렇지 않았다면, 옆방에 성하린이 있다는 걸 알고 그렇게 많은 사람을 두고 나와서 그녀를 도와줄 리 없었다.문강찬이 오지 않았다면 이동욱이 무슨 더 불쾌한 말을 했을지 모른다.성하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연은주에게 한 회사와의 미팅을 잡으라고 했다.곧 연은주가 전화를 걸어왔다.“상대 회사에서 모든 자료를 보내왔고, 협력 의사가 있다고 해요.”목소리에는 흥분이 묻어났다.성하린은

  • 유산은 모른 척, 이혼에 왜 눈물?   제405화

    대가가 너무 컸다.온기찬의 목소리는 무거웠다.“성하린 씨, 제가 선택한 거니까 신경 쓰지 말아요.”“그래도...”“문아름이 성하린 씨를 찾아간 건 그 수첩 때문일 수도 있으니 조심해요.”성하린은 전화를 끊고 눈빛이 차가워졌다.‘수첩?’방유권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스승 온은설에게 평생 조향 기록이 담긴 향수 수첩이 있다고 했다.하지만 그녀는 그걸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그리고 3년 전의 일도...그 일을 떠올리면 여전히 마음이 아팠다.그녀의 눈빛이 더 차가워졌다.온기찬의 말은 문아름이 갑자기 들러붙은 이유를 설명해주었다.아마 대비해야 할 것이다.결심한 성하린은 연은주를 불러 문아름을 자신의 전담 비서로 배치하고, 몰래 감시하라고 지시했다.연은주는 바로 이해했다.“걱정하지 마세요.”그동안 향수 배합을 노리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문아름은 매우 기뻐하며 말했다.“저 쓰시면 절대 후회 안 하실 거예요.”문아름의 능력은 성하린도 잘 알고 있었다.업무 능력은 뛰어났다.다만 목적이 순수하지 않을 뿐이었다.그날 저녁, 성하린은 문아름을 데리고 접대 자리에 나갔다.룸 안에는 남자들이 가득했고, 음담패설이 오갔다.심지어 성하린을 놀리며 옆 남자와 교배주를 마시라고 부추겼다.성하린은 웃으며 당당하게 잔을 들었다.결국 술 마시는 방식이 다를 뿐이니 그녀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문아름이 대신 마시려 했지만 성하린이 막았다.“괜찮아요. 원래 제가 이 대표님에게 한잔 드려야 했어요.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이 대표는 매우 흡족해했다.‘젊은 나이에 이렇게 센스 있는 대표라니.’그는 기대에 잔을 들었다.하지만 잔이 입에 닿기도 전에, 문이 열리고 방 안의 불이 모두 켜졌다.밝은 조명에 분위기가 순식간에 깨졌다.누군가 자리에서 일어났다.“문 대표님.”이어서 모두가 일어나 인사를 했다.“문 대표님.”성하린은 잔을 내려놓고 문아름을 바라봤다.문아름은 급히 말했다.“저 아니에요.”문강찬의 시선이 성하린을 스쳤지만 멈추지

  • 유산은 모른 척, 이혼에 왜 눈물?   제254화

    술 취한 남자 중 하나는 진세린을 붙잡고, 다른 하나는 성하린을 향해 달려왔다.“여기 또 미인 있네? 같이 놀자. 오늘 오빠가 쏠게.”그의 웃음은 극도로 음흉했다.성하린은 속으로 진세린을 욕하며 이를 악물고 몸을 돌려 달렸다.둘 다 끌려갈 수는 없었다.룸 쪽으로 달렸지만 몇 걸음 못 가 남자에게 붙잡혔다.“아가씨, 나 나쁜 사람 아니야. 도망가지 마.”그가 세게 잡아당기는 바람에 옆 룸의 문에 부딪혀 문이 ‘쾅’ 하고 열렸다.안에는 꽤 많은 사람이 있었다.성하린이 상황을 파악할 틈도 없이, 그녀의 손목을 잡고 있던

  • 유산은 모른 척, 이혼에 왜 눈물?   제250화

    성하린과 진세린은 거의 동시에 작품을 완성했다.두 개의 트레이가 방환기 앞에 놓였다.그는 하나하나 시향했지만 곧바로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대신 무작위로 열 명을 불러 함께 시향하게 했다.모두가 향을 맡은 뒤, 방환기가 말했다.“지지하는 쪽에 서세요.”단 3초 만에 모든 사람이 성하린 쪽으로 이동했다.‘동지’든 ‘달빛’이든, 진세린의 곁에는 아무도 서 있지 않았다.그녀는 손을 꽉 움켜쥔 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말도 안 돼.”이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그녀는 앞으로 나와 성하린이 조향한 향수를 집어

  • 유산은 모른 척, 이혼에 왜 눈물?   제247화

    “아이를 걸고 모험하지 마.”그 모습은 마치 선의로 걱정해주는 사람처럼 보였다.성하린은 팔짱을 끼고 그들을 내려다봤다.“그렇게 착하면 진세린 네가 나가지?”그 말이 떨어지자 남은 참가자들의 얼굴에 기대가 스쳤다.그도 그럴 것이, 진세린은 ‘캐서린의 제자’로 불리는 강적이었다.“약속할게.”성하린은 웃으며 덧붙였다.“진세린이 나가면 나도 나가지.”‘진세린, 착하고 선한 이미지로 호감을 사고 싶나 본데 꿈도 꾸지 마.’모두의 시선이 진세린에게 쏠렸다.진세린이 눈을 한 번 깜박이자 눈물이 흘러내렸다.그녀는 어깨를 들썩

  • 유산은 모른 척, 이혼에 왜 눈물?   제241화

    식사를 마친 후, 그녀는 진씨 가문으로 돌아갔다.문을 열자마자, 어머니의 날카롭고 분노에 찬 목소리가 들려왔다.“당신이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거실은 아수라장이었다.주아란은 눈이 퉁퉁 부은 채 조금 떨어진 곳에 서 있는 남편과, 그의 뒤에 선 젊은 여자를 원망스럽게 노려보고 있었다.그 여자는 진성국이 밖에서 만난 여자였다.아이를 임신하자 진성국은 그녀를 집에 들이려 했다.진성국은 아내에게 유난히 냉정했다.“저 여자는 내 아이를 임신했어. 날 따라 들어와 편하게 사는 게 뭐가 문제야? 당신도 이 집에서 3,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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