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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مؤلف: 보루비
곧이어 사진 몇 장이 도착했다.

사진 속 문강찬은 검은색 고급 정장 차림에 가슴에 정교한 행커치프를 꽂고 있었다. 그리고 진세린은 우아한 드레스에 머리를 틀어 올린 채로 문강찬의 팔짱을 끼고 있었는데 부드러운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그야말로 선남선녀가 따로 없었다.

진윤슬은 칼로 도려내듯 가슴이 아팠다. 아내는 유산으로 병원에 누워있는데 남편이라는 사람은 다른 여자와 향수 대회에 참석했다.

그리고 진세린이 입은 드레스는 딱 봐도 고급스러움이 흘러넘쳤고 값비싸 보였다.

이 드레스는 진윤슬이 향수 대회 때 입으려고 예약했던 전투복이었다. 임청아가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것이었는데 보름이나 걸려 완성했다.

며칠 전 임청아는 진윤슬에게 드레스가 다 완성되었다고 알렸다. 갑자기 일이 생기지 않았다면 진윤슬은 어제 옷을 찾으러 갔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진세린이 그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생각할 것도 없이 문강찬의 짓임이 틀림없었다.

진윤슬은 이를 악물고 침대에서 일어나 임청아에게 문자를 보냈다.

[지금 갈 테니까 호텔로 드레스 한 벌 보내줘.]

임청아가 답장을 보냈다.

[알았어.]

30분 후 진윤슬은 향수 대회가 열리는 호텔에 도착했고 임청아가 호텔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진윤슬의 모습을 보자마자 임청아가 화들짝 놀랐다.

“윤슬아, 안색이 왜 이렇게 안 좋아?”

진윤슬은 숨기지 않고 유산한 사실을 털어놓았다. 그러자 임청아가 분노를 터뜨렸다.

“쓰레기 같은 것들, 감히 널 괴롭혀? 가자. 내가 복수해줄게.”

그녀는 흥분한 임청아를 붙잡았다. 발 벗고 나서주는 임청아에게 고마웠지만 어떤 일은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

“나 먼저 옷 갈아입을게. 이따가 메이크업 좀 부탁해.”

“알았어. 윤슬아, 무슨 일이 있어도 난 네 옆에 있어.”

진윤슬은 임청아의 도움을 받아 드레스를 갈아입고 메이크업을 한 다음 간단하게 머리를 묶었다. 자신의 모습이 괜찮은지 확인한 후 임청아의 팔짱을 끼고 연회장으로 향했다.

향수 대회는 업계의 큰 행사로 매년 개최된다.

문산 그룹의 수석 조향사인 진윤슬은 일찍이 초대장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3년간 사람들 앞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에 진윤슬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하여 연회장으로 가는 내내 진세린에 대한 칭찬만 들려왔다. 문산 그룹의 수석 조향사답게 최고의 향수를 만들어낸다는 둥 외모까지 아름다워서 문강찬이 여태껏 데리고 나오지 않았다는 둥 별의별 얘기를 다 들었다.

그들은 진세린을 진윤슬로 착각하고 있었다.

임청아는 진윤슬의 팔짱을 끼고 당당하게 말했다.

“제 옆에 계신 분이 바로 문산 그룹의 수석 조향사 진윤슬 씨입니다.”

사람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서로의 얼굴만 멀뚱멀뚱 쳐다봤다.

진윤슬이 문강찬과 진세린에게로 다가가자 진세린은 황급히 팔을 빼내며 해명했다.

“언니, 오해하지 마. 언니 몸이 안 좋아서 강찬 오빠가 같이 와달라고 한 거야.”

문강찬의 잘생기고 고귀한 얼굴에 약간의 당황함이 묻어있었다.

“여긴 어떻게 왔어?”

진윤슬은 그를 쳐다보지 않고 진세린만 빤히 보며 차갑게 말했다.

“세린이 넌 이런 자리에 올 때 남의 드레스를 훔쳐 입는 취미라도 있나 봐?”

진세린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 당황해서 고개도 들지 못하고 열심히 해명했다.

“언니, 그게 아니라 내 드레스에 얼룩이 묻어서 강찬 오빠가 임청아 씨한테 부탁한 거야.”

임청아는 어이없다는 듯 눈을 흘겼다.

“난 빌려준다고 한 적 없어요. 당신들이 강제로 빼앗아간 거죠. 그리고 문강찬 씨가 세린 씨를 주려고 옷을 가져간 줄 알았더라면 절대 못 가져가게 했어요.”

당시 임청아는 진윤슬과 연락이 닿지 않아 드레스를 가지고 현장에 왔다가 우연히 문강찬과 마주쳤다. 문강찬은 다짜고짜 옷을 빌려달라고 했다.

임청아가 거절하자 문강찬은 강제로 옷을 빼앗아갔다. 그녀는 문강찬이 진윤슬에게 줄 거라고 생각하여 추궁하지 않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진세린이 입고 있었다.

진세린은 입술을 굳게 다물고 눈물을 글썽거렸다. 그 모습을 본 문강찬은 바로 진세린을 감쌌다.

“옷 한 벌 가지고 왜 그래.”

진윤슬은 그의 눈을 보면서 차분하게 말했다.

“이 드레스는 청아가 나만을 위해 특별히 디자인해준 드레스야.”

그녀가 이번 대회에 입고 나가려고 준비했던 전투복이었다.

이혼을 생각하고 나서 인맥을 쌓기로 결심했기에 이번 향수 대회에 참석하기로 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런 일이 생길 줄은 몰랐다.

문강찬은 진윤슬에게 다가가 어깨를 감싸 안더니 나지막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몸도 안 좋은데 여긴 왜 왔어?”

진윤슬의 얼굴에 실망한 기색이 스쳤다. 문강찬이 또다시 진세린을 위해 화제를 돌렸다.

그녀가 나타난 지 벌써 5분이나 되었지만 문강찬은 그녀의 몸 상태를 걱정하는 게 아니라 진세린을 감싸려고 일부러 화제를 돌렸다.

정말 역겹기 짝이 없었다.

진윤슬은 다정한 척하는 문강찬에게서 벗어나 진세린을 보며 입꼬리를 씩 올렸다.

“세린아, 주인의 허락도 없이 남의 옷을 함부로 입는 건 예의가 아니지.”

수많은 시선이 그들 쪽으로 쏠렸다.

진세린은 당황해하며 무의식적으로 문강찬에게 기댔다.

“윤슬아, 그냥 세린이한테 선물하면 안 될까? 내일 내가 최신상으로 보내줄게. 몸도 안 좋은데 얼른 돌아가서 쉬어.”

문강찬은 은혜를 베푸는 듯한 말투로 진윤슬에게 말했다.

“싫어.”

진윤슬은 고개를 내저으며 차분하게 웃었다.

“지금부터 내 물건은 내가 알아서 할 거야.”

그녀의 남편도, 가족도 모두 진세린의 것이 되었다. 더 이상 다투거나 빼앗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물건은 절대 양보할 수 없었다. 이 드레스처럼 양보하기 싫으면 양보하지 않을 것이다.

“윤슬아, 네가 몸이 안 좋아서 대신 세린이를 데리고 온 거야.”

문강찬의 표정이 눈에 띄게 싸늘해졌다. 그가 진세린과 함께 향수 대회에 참석해서 질투하고 있다고 단정 지었다.

‘질투를 해도 때와 장소를 가려야지.’

“그건 내 알 바 아니야. 지금 당장 내 드레스를 돌려줘.”

문강찬의 태도가 어떻든 진윤슬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녀가 이곳에 온 건 진세린에게서 남편의 마음을 되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 드레스 때문이었다.

임청아가 팔짱을 끼고 비웃었다.

“대표님은 통쾌한 분이라 세린이한테 당장 최신상으로 보내줄 수 있잖아요. 왜 굳이 남의 드레스를 빼앗으려 하는 건데요?”

“진윤슬, 꼭 여기서 소란을 피워야겠어?”

지난 3년간 진윤슬은 항상 다정했고 완벽한 와이프였다. 그런데 왜 갑자기 이렇게 변했는지 문강찬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난 단지 내 드레스를 돌려받고 싶을 뿐이야.”

진윤슬이 다시 한번 강조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소란을 피울 생각이 전혀 없었다.

만약 진세린이 당장 드레스를 벗어준다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날 것이다.

“갈아입고 올게.”

진세린이 고개를 숙이고 문강찬의 옷자락을 잡아당겼다.

“언니랑 싸우지 마.”

문강찬의 눈빛이 날카로워졌고 얼굴에 진윤슬에 대한 실망감이 가득했다. 그는 진세린의 손목을 잡고 자리를 떠났다.

진윤슬은 시선을 늘어뜨리고 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옆에 있던 임청아가 분을 참지 못하고 낮게 욕설을 내뱉었다.

“빌어먹을 것들.”

“괜찮아, 청아야.”

진윤슬은 이미 마음을 정리했다. 아이를 잃었고 문강찬과도 끝난 이상 이런 일로 계속 화를 내봤자 결국 그녀만 힘들 뿐이었다.

약 30분 후 진세린이 핑크 롱 드레스로 갈아입고 다가오더니 들고 있던 쇼핑백을 진윤슬에게 건네며 입술을 깨문 채 약간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드레스 돌려줄게.”

진윤슬이 지나가던 종업원에게 쇼핑백을 건네주었다.

“쓰레기통에 버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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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산은 모른 척, 이혼에 왜 눈물?   제163화

    “그러다 내가 데려왔어. 그땐 내가 스승님을 따라 조향을 배우고 있었는데 하린이도 함께 데리고 다녔고, 스승님께서 재능을 보시고 제자로 받아주셨지. 우린 함께 자랐어.”“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스승님이 중병에 걸리셨어. 하린이는 대학을 포기하고 집에서 간호했어. 그때 누군가에게 괴롭힘을 당하다가 온기찬에게 구해졌고 둘은 사랑에 빠져 아이를 갖게 됐어.”“그리고 꽃집에 불이 났어. 하린이는 나를 구하려다 죽었고, 나는 불길에서 빠져나와 두 사람의 장례를 치렀어. 병원에 아이를 찾으러 갔을 땐 이미 온기찬이 데려간 뒤였고, 온기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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