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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한 진료:대표님의 달콤한 처방
은밀한 진료:대표님의 달콤한 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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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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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고 누우세요.”

남자의 낮게 깔린 차가운 목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그 순간 온세아는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이런 수치스러운 증세가 언제부터 나타났는지도 몰랐다.

병이 도지면 욕구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치솟았다. 심지어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찾아오는 그 욕구 때문에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였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온세아가 용기를 내어 이 병원의 산부인과에 진료 예약을 잡았다. 병원의 보안이 철저한 대신 진료비가 일반 병원의 몇 배에 달했다.

그런데 분명 40대 산부인과 여자 의사로 예약했는데 진료실에 앉아 있는 건 젊고 건장한 남자 의사였다.

“바지를... 꼭 벗어야 하나요?”

온세아가 잔뜩 긴장한 채 조심스럽게 물었다.

생판 모르는 남자 앞에서 바지를 벗어야 한다니. 아무리 의사인 걸 알아도 설명하기 힘든 민망함이 밀려왔다.

권태혁이 진지하게 말했다.

“바지를 벗지 않으면 어떻게 검사하죠?”

“하지만 저...”

온세아가 얼굴이 시뻘게진 채 머뭇거렸다.

눈앞의 남자가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날카로운 눈빛만큼은 유난히 깊었고 뜻을 알 수 없었다. 문득 그가 그녀를 덮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온세아가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맙소사.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이 사람은 그냥 의사야. 나 같은 환자를 하루에도 수십 명을 진찰할 텐데. 이게 이 사람의 일이라고.’

그녀는 계속 스스로를 다독이며 수치심을 꾹 참았다. 그리고 천천히 바지를 내리고 침대에 누웠다.

“어디가 불편하세요?”

권태혁이 도구를 소독하면서 물었다.

그 질문에 온세아의 얼굴이 다시 화끈 달아올랐다.

“저 거기가...”

온세아가 차마 말을 잇지 못하자 권태혁이 담담하게 물었다.

“성관계 과다인가요? 상처가 났어요?”

그녀처럼 젊은 여성이 산부인과를 찾는 경우 대개는 그 문제였다. 온세아가 얼굴이 시뻘게진 채로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성관계는 하지 않았어요...”

권태혁이 멈칫하더니 놀란 얼굴로 온세아를 힐끗 쳐다봤다.

눈앞의 여자는 이목구비가 수려하고 피부도 하얗고 촉촉했다. 게다가 가녀리면서도 요염한 매력을 지녔고 화려하면서도 순수한 욕망이 어린 얼굴이었다.

한 번 보면 잊히지 않을 만큼 인상적인 얼굴이었다. 이 정도 미모의 여성이라면 주변에 구애하는 남자가 끊이지 않을 텐데 놀랍게도 성관계가 없다고 했다.

“저... 그게... 거기가... 좀... 불편해요...”

권태혁의 어두운 시선 아래 온세아가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더듬거리며 말했다.

그가 저도 모르게 소독한 프로브를 꽉 움켜쥐었다. 하지만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온세아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불편하다고요?”

온세아가 말을 잇지 못했다.

‘뭐라 설명하지?’

“그게 그러니까...”

그녀가 망설이며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

민망함에 빨갛게 달아오른 온세아의 얼굴을 보던 권태혁이 침을 꿀꺽 삼켰다. 몸속에 뜨거운 기운이 걷잡을 수 없이 치솟자 욕구를 애써 억누르며 물었다.

“어쩌다가 그렇게 된 거죠?”

온세아가 우물쭈물하며 차마 말을 꺼내지 못했다.

“그... 그게... 제가...”

‘욕구가 강해서 너무나 하고 싶었다고 어떻게 말해.’

결혼한 지 1년이 넘었지만 남편 구형민은 그녀에게 손끝 하나 대지 않았다. 온세아의 욕망이 점점 더 커지고 갈망할수록 구형민은 오히려 그녀를 피했다.

심지어 온세아가 잠자리를 요구할까 봐 극도로 두려워하는 눈치였다.

온세아는 하는 수 없이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야 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계속 원했고 더 많은 것을 갈망했다.

권태혁이 온세아의 반응을 살피며 물었다.

“결혼했어요?”

온세아가 무의식중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 권태혁은 왠지 모르게 실망감이 밀려왔다. 눈빛조차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

“일단 누우세요. 검사해볼게요.”

그녀는 침대에 고분고분 누워 주먹을 꽉 쥐었다. 얼굴이 불덩이처럼 뜨거웠다.

권태혁이 온세아를 보면서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

“움직이지 마세요.”

온세아가 말없이 입을 꾹 다물었다. 가뜩이나 수치심이 극에 달한 상태인데 이런 증세가 생기니 어떻게 얌전히 검사를 받을 수 있겠는가?

“혹시 여자 의사로 바꿔주실 수 있을까요?”

온세아의 요구에 권태혁의 눈빛이 더욱 어두워졌다.

“저한테 불만이라도 있으신가요?”

“아니요. 아닙니다...”

온세아가 황급히 해명했다. 그런데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권태혁이 차갑게 거절했다.

“오늘 환자분이 예약한 건 제 진료예요. 치료받기 싫으면 나가세요.”

‘왜 이렇게 사나워? 이따가 컴플레인 걸어야지.’

하지만 병을 더 미룰 수 없어 일단 한번 믿어보기로 했다.

“다른 뜻은 없었어요. 선생님, 제발 꼭 고쳐주세요.”

온세아가 간절히 부탁했다.

권태혁이 대진으로 나온 게 이번이 처음이었다. 처음부터 이런 특별한 여성 환자를 만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이 병이 발병한 원인이... 게다가 아름답기까지...

이건 남자의 자제력을 시험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입 다무세요.”

권태혁이 호통치더니 다시 침을 꿀꺽 삼켰다. 장갑을 끼고 소독한 프로브를 든 채 온세아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온세아는 수치심에 저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았다. 남편 구형민도 보지 못한 걸 다른 남자에게 보여줘야 했다.

상대가 아무리 의사라고 해도 마음 한구석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웁.”

온세아가 저도 모르게 낮게 신음했다. 요염하면서도 애교 섞인 목소리였다.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은 권태혁이 손을 살짝 뗐다.

“아파요?”

온세아의 아름다운 눈망울에 물기가 어렸다. 붉은 입술을 달싹였으나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

이성적으로는 지금 이 순간 참아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지만 병 때문에 자꾸만 저도 모르게...

그녀의 연약한 모습을 보면 차마 힘을 줄 수가 없었다.

“살살할게요, 그럼.”

권태혁이 헛기침을 한번 하더니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린 채 진찰에 집중했다.

진찰이 끝난 후 온세아는 오히려 더 공허하고 참기 힘들어졌다.

“선생님, 상태가 심각한가요?”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

권태혁이 마음을 다잡고 천천히 장갑을 벗었다.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해리성 장애입니다. 오랜 기간 성생활이 부족했던 것과 관련이 깊어요.”

‘성생활 부족?’

온세아가 고개를 떨궜다. 예쁜 얼굴에 당혹감이 스쳤다.

그녀는 성생활이 부족한 게 아니라 아예 없었다. 남편 구형민에게 심각한 결벽증이 있었다. 연애를 시작해서부터 결혼한 지금까지 두 사람은 스킨십을 한 적이 거의 없었다. 이럴수록 온세아의 갈망이 더욱 커져만 갔다.

온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스킨십을 애타게 갈구하는 듯했다.

“호르몬을 조절할 수 있게 소염제 좀 처방해드릴게요.”

권태혁이 컴퓨터 앞에 앉아 처방전을 썼다.

“집에 돌아가서 남편분과 횟수를 좀 늘려보세요. 그러면 증상이 많이 호전될 겁니다.”

온세아의 얼굴이 뻘겋게 달아올랐다. 바지를 입고 침대에서 내려온 뒤 권태혁이 건넨 약 처방전을 받았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온세아가 진료실을 나서자마자 흰 가운을 입은 여자 의사 한 명이 뒷문으로 들어왔다.

“권태혁, 내가 없는 사이에 감히 내 환자를 봤어?”

때맞춰 도착한 권민지가 분노하며 동생을 나무랐다.

권태혁이 태연하게 대답했다.

“우리 의대 다닐 때 내가 늘 수석이었던 거 잊었어? 누난 항상 2등이었잖아. 내가 무료로 진료해주는 건 누나 환자들의 복이야. 그리고 이 병원 전체가 내 거라고.”

“너!”

권민지가 권태혁을 쏘아봤다.

억지도 이런 억지가 없었다.

그나저나 평소 결벽증이 심하고 여자에게 전혀 관심이 없는 동생이 오늘 여자 환자를 진료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놀라웠다.

“날 반기지 않는 것 같으니까 이만 가볼게.”

권태혁이 한 손을 주머니에 넣고 온세아가 사라진 쪽을 쳐다봤다.

“가긴 어딜 가? 오늘 우리 병원 흉부외과에 새로 선생님이 오셨어. 젊고 예쁜 데다가 의술도 뛰어나서 우리 병원의 퀸카야. 게다가 지금 솔로래...”

권민지가 황급히 동생을 불러 세우며 적극적으로 추천했다.

“나중에.”

권태혁은 별 흥미가 없다는 듯 건성으로 대답하고는 휙 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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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밀한 진료:대표님의 달콤한 처방   제474화

    오는 내내 구형민이 이채린의 도발을 참을 만큼 참았다. 이제 꼬투리를 잡았으니 당당하게 이채린을 몰아세울 수 있었다.하지만 온세아가 그에게 그럴 기회를 줄 리가 없었다.“우리 이혼 사실을 발설한 사람을 절대 가만 안 두겠다고 했지? 그럼 네가 가장 먼저 족쳐야 할 사람은 채린이가 아니라 네가 사랑하는 온아정이야.”온세아가 날 선 눈빛으로 구형민을 빤히 쳐다보며 쏘아붙였다.그 순간 구형민의 눈빛이 눈에 띄게 흔들렸다. 온세아가 거짓말하는 게 아니란 건 그도 잘 알고 있었다.사실상 두 사람의 이혼 사실을 가장 먼저 까발린 건 온아정이었다. 심지어 이혼 사실을 그의 어머니 주현희에게 말했다.말하지 않았다면 최근 주현희가 그에게 선을 보라고 강요하지도 않았을 것이다.따지고 보면 이 모든 사단의 원흉이 온아정이었다.구형민이 입을 꾹 다물자 온세아는 그가 사실을 인정했음을 확신했다.“더 할 말 없으면 이만 갈게.”온세아가 서늘한 눈동자를 거두고 차 문을 열려던 그때 구형민이 뒤에서 불쑥 물었다.“오늘 밤 너랑 같이 밥 먹은 그 지 과장인가 뭔가 하는 놈, 네가 만나는 새 남자야?”그녀가 흠칫하더니 얼음장처럼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그 질문에 대답할 의무가 없는 것 같은데.”‘주제 파악 좀 해. 우린 이미 이혼했다고.’이젠 아무 사이도 아니었기에 온세아에게 새 남자가 생기든 말든 구형민이 상관할 바가 아니었다.구형민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내가 꼭 알아야겠다면?”온세아는 잘 알고 있었다. 현재 구형민의 지위와 권력이라면 누구 하나 짓밟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라는 것을.이채린이든 지영민이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짓밟을 수 있었다.하지만 온세아가 가만히 협박당하고만 있을 이유가 없었다. 구형민의 두 눈을 마주 보더니 돌연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지금 네 꼴이 어떤지 알아? 꼭 질투에 눈먼 전남편 같아. 그런데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봐. 내가 딴 남자를 만나는 걸 정말 신경 쓰긴 하는 건지.”그녀의 촌철살인 같은 한마디에 말문이 막혀

  • 은밀한 진료:대표님의 달콤한 처방   제473화

    이제 구형민이 구씨 가문의 후계자가 되었으니까.구형민이 미간을 찌푸리며 뭔가 더 말하려던 찰나 이채린이 눈치 없는 척하며 불쑥 끼어들었다.“대표님, 그 비싼 와인 남아돌면 나한테 좀 보내줘요. 내가 또 와인 킬러거든요.”구형민의 준수한 얼굴이 미세하게 굳어졌지만 온세아의 체면을 봐서 꾹 참았다.“조만간 비서 시켜서 몇 병 보내줄게요.”“그럼 미리 감사 인사부터 해야겠네요.”구형민이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다시 온세아에게 말을 건네려는데 이채린이 의도적으로 그의 시야를 막아서면서 입을 열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그렇게 가는 길 내내 이채린은 어떻게든 구형민이 온세아에게 다가가지 못하도록 막아섰다.마침내 운전기사가 이채린이 사는 아파트 단지 입구에 차를 세웠다.“우리 집 다 왔어. 세아야, 같이 내리자.”이채린이 온세아에게 눈짓을 보내며 내리자고 하자 온세아가 고개를 끄덕였다.“응, 그래.”그런데 온세아가 차 문을 열고 나가려던 그때 구형민이 그녀를 불러세웠다.“온세아, 할 말이 있어.”이채린이 즉각 반응했다.“그럼 내가 차에서 기다릴까?”온세아가 대답하기도 전에 구형민이 강압적인 목소리로 말했다.“단둘이 할 얘기야.”그 말에 눈치 빠른 운전기사가 재빨리 차에서 내렸다.이채린이 불만 가득한 얼굴로 그에게 쏘아붙였다.“구형민 씨, 우리 세아랑 이미 이혼한 마당에 단둘이 무슨 할 얘기가 남았다는 거죠?”온세아와 단둘이 있으려고 아무 핑계나 댄 게 틀림없었다.‘이럴 거면 진작에 좀 잘할 것이지. 예전엔 뭘 하다가 이제 와서 이러는 건데?’구형민이 두 눈을 가늘게 떴다.“이건 우리 부부 사이의 일이에요. 남이 낄 자리가 아닙니다.”이채린이 입꼬리를 파르르 떨더니 기가 찬다는 듯 비웃으며 그를 쳐다보았다.“지금 누가 남이라는 거예요? 진짜 남은 구형민 씨죠...”이대로 두었다간 이채린이 참지 못하고 쌍욕이라도 퍼부을 것 같아 온세아가 다급히 말렸다.“됐어, 채린아. 단둘이 얘기해 볼게.”이채린의 얼굴에 여전히 걱정이 가득했

  • 은밀한 진료:대표님의 달콤한 처방   제472화

    구형민이 거절하려던 그때 이채린이 자연스럽게 그의 차에 올라탔다.온세아의 기분을 망치고 싶지 않았던 구형민은 꾹 참는 수밖에 없었다.그가 온세아를 감싸 안고 뒷좌석에 타자마자 이채린이 재빨리 자리를 바꿔 온세아와 구형민 사이에 앉았다.구형민이 온세아에게 수작을 부리지 못하도록 의도적으로 막아선 것이었다.차 안의 어둑한 조명이 구형민의 준수한 얼굴을 비췄다. 이를 꽉 깨물고 있었고 온몸에서 불쾌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이채린이 구형민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온세아의 팔짱을 꼈다.“세아야, 오늘 밤에 우리 집에서 자기로 했지?”그녀가 먼저 내리고 나면 온세아가 구형민과 단둘이 있을 텐데 도저히 안심할 수가 없었다.다년간 쌓인 연애 촉으로 볼 때 온세아의 전남편이 그녀에게 불순한 의도를 품고 있음이 틀림없었다.“어? 난...”이채린의 돌발 제안에 온세아는 어리둥절해졌다. 오늘 밤 그녀의 집에서 자겠다는 약속을 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온세아가 대답하려던 그때 구형민이 물었다.“한잔할래?”벤틀리에 술장이 갖춰져 있었는데 안에 값비싼 술들이 보관되어 있었다.구형민의 현재 신분은 구씨 가문의 후계자이자 차기 가주였다. 그러니 그가 누리는 모든 게 당연히 최고급일 수밖에 없었다.다만 이 좋은 술들을 평소 구형민이 혼자서만 즐겼다. 오늘은 온세아가 있기에 기꺼이 내놓은 것이었다.어쩌면 결혼 생활 내내 그녀에게 상처를 줬다는 죄책감 때문에 구형민이 무의식적으로 뭔가 보상해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적어도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필요 없어요. 아까 룸에서 세아랑 지 과장님이랑 실컷 마셨거든요. 그렇지, 세아야?”이채린이 온세아를 대신해 대답했다.일부러 지영민의 이름을 꺼낸 건 구형민의 속을 긁기 위해서였다.구형민의 안색이 순식간에 험악해졌고 차 안의 공기마저 얼어붙은 듯했다.그가 손에 쥔 술병을 꽉 움켜쥐었다가 끓어오르는 감정을 억누르며 술 한 잔을 따라 온세아에게 건넸다.“외국 유명 와이너리에서 특별히 주문한 거야. 밖에서 마시는 그런 싸구

  • 은밀한 진료:대표님의 달콤한 처방   제471화

    “조 대표님은 어쩜 갈수록 눈치가 없어지시죠? 저의 집사람조차 못 알아보시다니. 조 대표님의 안목이 심히 의심스럽네요. 아무래도 우리 협력을 다시 생각해보는 게 좋겠어요.”상대의 체면이 깎이든 말든 구형민이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가차 없이 말했다.조 대표는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 한참 뒤에야 이 아름다운 여자가 구형민의 아내라는 사실을 깨닫고는 뼈저리게 후회했다.그가 황급히 사과했다.“죄송합니다, 구 대표님. 오해입니다, 정말 오해예요. 대표님과 사모님을 모욕할 의도는 추호도 없었다는 걸 믿어주십시오...”조 대표가 필사적으로 설명했지만 구형민은 두 번 다시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속이 타들어 간 조 대표는 구형민 부부의 사이가 좋지 않다는 헛소문을 믿은 게 너무나 후회되었다.알고 보니 구형민이 아내를 아주 끔찍이 아꼈다.그런데 이런 어이없는 큰 실수를 저질렀으니 사태를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길이 막막했다.분위기가 순식간에 차갑게 얼어붙었다.더 이상 지켜볼 수가 없었던 이채린이 나서서 말했다.“말 한마디 실수한 것 가지고 왜 그러세요? 기회 한번 주시죠. 예전에 구 대표님 스캔들로 시끄러웠을 때 세아도 대표님한테 기회를 줬잖아요.”구형민이 무안해지도록 이채린이 일부러 많은 사람들 앞에서 깎아내렸다.온세아는 이채린이 구형민의 심기를 거스를까 봐 걱정되었다.어쨌거나 지금의 구형민이 마음만 먹는다면 이채린 하나쯤 짓밟는 건 개미 한 마리 짓밟는 것보다 쉬운 일이었으니까.“채린아, 시간이 늦었어. 빨리 가자.”온세아가 자리를 벗어나려고 이채린의 팔짱을 꼈다.지금 이 상황이 너무나도 불편했기에 서둘러 자리를 피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했다.“그래.”이채린도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 온세아가 중간에 끼어 곤란해하는 모습을 더는 볼 수 없었다.두 사람이 다른 일행들과 함께 발걸음을 옮겼다.지영민이 그들의 뒤를 따르려던 그때 구형민이 갑자기 경고 가득한 눈빛으로 그를 매섭게 노려봤다.그 순간 지영민이 발걸음을 멈췄다. 표정이 눈에

  • 은밀한 진료:대표님의 달콤한 처방   제470화

    구형민 역시 단번에 온세아를 발견했다.온세아가 허리 라인이 들어간 검은색 롱원피스에 노란색 재킷을 걸치고 있었다. 머리를 높게 틀어 올려 가늘고 우아한 목을 드러냈다.고혹적이면서도 청초한 분위기에 노래방 홀에 있던 다른 남자들이 자꾸만 힐끔거렸다.하지만 온세아의 곁에 지영민이 서 있었다.온세아에게 관심이 있어 연락처를 묻고 싶어 하는 남자가 있어도 지영민이 앞장서서 차단해 주었다. 온세아의 전담 수호자라도 된 것처럼.온세아도 가끔 고개를 돌려 지영민에게 미소를 지으며 대화를 나누었다.비록 거리가 꽤 떨어져 있어 그들이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지는 들리지 않았지만 구형민은 지영민이 온세아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챘다.마음이 불편해진 구형민이 무의식중에 두 주먹을 꽉 쥐었다.“구 대표님?”곁에서 대화를 나누던 남자가 구형민이 멍하니 딴 데를 보고 있자 의아해하며 불렀다. 그러고는 구형민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가 단박에 지영민을 알아보았다.“저 사람 지영민 씨 아닌가요? 지 국장님 아들이요.”구형민이 남자의 말을 무시한 채 온세아가 있는 쪽을 향해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다. 기세가 왠지 모르게 날카로웠다.옆에 있던 남자는 구형민이 지영민에게 인사하러 가는 줄 알고 서둘러 뒤따라갔다.“온세아!”지영민과 업무 얘기를 마친 참이던 온세아가 갑자기 들려온 귀에 익은 목소리에 흠칫 놀랐다. 멍해진 얼굴로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고개를 돌려보니 놀랍게도 구형민이 서 있었다.“여기 어쩐 일이야?”온세아가 당혹스러운 얼굴로 물었다.구형민이 먼저 다가와 부를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이혼하기 전에 밖에서 마주치기라도 하면 구형민은 그녀를 아는 척도 하지 않았었다.지금의 구형민은 구씨 가문의 후계자 자리로 단숨에 뛰어올라 예전과는 신분부터가 달랐다.얼마 전에는 숱한 명문가 딸들이 그와 결혼하고 싶어 안달 났다는 소문까지 들었다.온세아는 이런 공개적인 장소에서 구형민이 그녀와 엮이는 걸 극도로 꺼릴 줄 알았다. 선을 긋고 최대한 멀리 떨어지

  • 은밀한 진료:대표님의 달콤한 처방   제469화

    온세아가 눈치껏 매달리지 않는다고 해서 권태혁이 기뻐할 리가 없었다.그저 온세아가 왜 다른 여자들처럼 밀당을 하거나 질척거리지 않는지 원망스러울 뿐이었다.그랬다면 적어도 파고들 기회라도 있었을 텐데. 지금처럼 도무지 손쓸 기회조차 없는 막막한 상황은 아니었을 것이다.강준우가 놀란 얼굴로 권태혁을 쳐다보았다.“대표님, 설마 내연남에서 남편이라도 되시려는 겁니까?”권태혁의 얼굴이 서릿발처럼 차갑게 굳어졌다.만약 시선으로 사람을 찔러 죽일 수 있다면 강준우는 지금쯤 천 번, 만 번은 죽었을 것이다.사무실 전체가 숨 막히는 저기압으로 뒤덮였다.강준우는 뒤늦게 파악하고는 대충 핑계를 대고 황급히 도망쳐버렸다....그날 저녁 온세아는 원래 이채린과 저녁을 먹기로 약속이 되어있었다.그런데 이채린이 소속된 프로젝트팀에 갑작스럽게 회식이 잡히는 바람에 온세아까지 억지로 끌고 갔다.온세아가 대표 비서실로 발령받은 이후 프로젝트팀 옛 동료들과 이렇게 모이는 게 꽤 오랜만이었다.모처럼의 기회에 다들 모여서 실컷 먹고 마셨다. 분위기가 무척이나 화기애애했다.식사를 마친 후 일행은 다 같이 근처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겼다.온세아가 가지 않으려 하자 이채린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고 귀띔했다.“너 혼자 쏙 빠지면 옛 동료들이 네가 자기들 무시한다고 생각할걸?”어쨌거나 부서 내에서 온세아 혼자만 초고속 승진을 한 셈이니까.다른 사람들이 겉으로 말은 안 해도 속으로는 다들 질투하고 있었다.온세아야 상관없었지만 혹여나 동료들이 그녀 때문에 이채린을 따돌려서 힘들어질까 봐 걱정되었다. 결국 고개를 끄덕이고 따라가는 수밖에 없었다.노래방 룸에 도착하자마자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지 과장님, 노래 한 곡 뽑아주시죠.”누군가의 제안에 다들 열렬히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아무래도 지영민이 지금 부서의 과장이었기에 그 정도 체면은 세워주어야 했다. 지영민이 먼저 독창으로 한 곡을 부르자 다들 환호하며 분위기를 띄웠다.이어서 지영민을 짝사랑하는 여직원 진

  • 은밀한 진료:대표님의 달콤한 처방   제6화

    온세아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날 비서로 승진시켰어? 날 높이 띄워준 뒤에 떨어뜨리려는 속셈은 아니겠지?’“대표님, 저 비서 업무를 해본 적이 없어서 제대로 해낼 자신이 없어요...”온세아가 본능적으로 거절했다. 지금 그녀의 머릿속에 온통 권태혁과 하고 싶다는 생각뿐인데 비서가 되어 매일 그를 마주한다면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권태혁이 깊은 눈으로 온세아를 쳐다봤다.“승진하기 싫어?”온세아가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제 생각에는...”권태혁이 그녀의 말을 가로챘다.“이 회사의 대표가 나야, 세아 씨야?”그녀의 표정

  • 은밀한 진료:대표님의 달콤한 처방   제5화

    하이솔이 서슬 퍼런 눈으로 온세아를 쏘아붙였다.“무슨 사고라도 쳤어?”대표가 부임하자마자 온세아를 부를 거라고는 온세아 본인은 물론 직속 상관인 하이솔을 포함한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온세아가 억울하다는 듯 눈을 깜빡였다.“저도 잘 모르겠어요.”그녀의 손바닥에 식은땀이 배어 나왔고 불안함에 심장이 바짝 조여들었다. 피하려 하면 할수록 자꾸만 엮이는 것 같았다.하이솔이 경고를 날렸다.“사고를 쳤으면 세아 씨가 알아서 책임져. 괜히 나까지 끌어들이지 말고.”그는 심미란의 사람이었다. 온세아가 하이솔의 밑에서 일한 지난

  • 은밀한 진료:대표님의 달콤한 처방   제4화

    온세아는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몸의 공허함과 마음의 충격 때문에 제대로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다행히 다음 날 아침 출근은 늦지 않았다.온세아가 하품하며 회사에 들어선 그때 오늘따라 회사의 분위기가 왠지 이상했다.“오늘 대표님이 새로 부임하신대...”친구 이채린이 중대한 소식을 전했다.알고 보니 신임 대표가 오는 날이었다. 어쩐지 온세아가 회사에 도착했을 때 여직원들이 거울을 보며 화장을 고치더라니, 그 이유를 이제야 알았다.“세아야, 왜 아직도 화장 안 고쳐?”온세아가 그 소식을 듣고도 가만히 있자 이채린이 급히

  • 은밀한 진료:대표님의 달콤한 처방   제3화

    온세아의 표정이 확 굳어졌다.구형민이 그녀의 두 눈에 스친 실망감을 보고도 차갑게 말했다.“미안한데 내가 여러 번 말했잖아. 결벽증이 있다고.”온세아가 다급하게 말했다.“하지만... 나...”지금 그녀가 앓고 있는 병을 치료하려면 남자의 도움이 절실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그냥 날 좀 도와준다고 생각해... 여보, 나 너무 힘들어...”온세아가 아랫입술을 깨물면서 그렁그렁한 눈망울로 애처롭게 바라봤다. 어느새 숨소리가 거칠어졌다.정말로 원했고 머릿속에 온통 그 생각뿐이었다.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고 지워지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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