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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Penulis: 알보
온세아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날 비서로 승진시켰어? 날 높이 띄워준 뒤에 떨어뜨리려는 속셈은 아니겠지?’

“대표님, 저 비서 업무를 해본 적이 없어서 제대로 해낼 자신이 없어요...”

온세아가 본능적으로 거절했다. 지금 그녀의 머릿속에 온통 권태혁과 하고 싶다는 생각뿐인데 비서가 되어 매일 그를 마주한다면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

권태혁이 깊은 눈으로 온세아를 쳐다봤다.

“승진하기 싫어?”

온세아가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

“제 생각에는...”

권태혁이 그녀의 말을 가로챘다.

“이 회사의 대표가 나야, 세아 씨야?”

그녀의 표정이 눈에 띄게 굳어졌다.

“당연히 앞에 있는 대표님이시죠.”

권태혁이 거절을 허용할 수 없는 말투로 명령했다.

“가서 업무 인수인계하고 내일부터 대표실로 출근해.”

“하지만...”

온세아가 말을 잇지 못했다.

‘내가 대표님의 몸을 탐하면 어쩌려고 이러시지? 만약 내가 자제력을 잃고 대표님을 덮치기라도 하면 어떡해?’

권태혁이 다소 인내심이 바닥난 듯한 표정을 지었다.

“싫으면 사표 써.”

온세아가 고개를 숙였다.

“알겠습니다.”

권태혁은 그녀가 승낙한 것으로 간주하고 곧장 책상 앞으로 돌아가 업무를 처리했다.

사무실로 돌아온 온세아는 하이솔의 비아냥거림과 호기심 어린 동료들의 시선을 뒤로한 채 컴퓨터를 켜고 사직서를 쓰기 시작했다.

회사를 그만두기로 마음먹자 몸속을 달구던 뜨거운 기운도 꽤 많이 가라앉았다.

“온세아, 대표님이 왜 너만 따로 부르신 거야? 혹시 너한테 반하신 거 아니야?”

이채린이 고개를 쑥 내밀고 다가와 반짝이는 두 눈으로 물었다.

“그런 소리 좀 하지 마. 그분은 대표님이셔. 평범하기 짝이 없는 나한테 반할 리가 있겠어?”

온세아가 타이핑하면서 대답했다.

“네가 어디가 평범해? 이번 달만 해도 내가 대신 치워준 장미꽃이 스무 다발이 넘어. 이 외모에 이 몸매면 대표님이 첫눈에 반하는 것도 이상할 게 없지.”

‘첫눈에 반해?’

타이핑하던 온세아가 멈칫했다.

‘만약 대표님이 정말 나한테 첫눈에 반했다면 잠자리할 기회가 있는 거 아니야? 훤칠한 키에 탄탄한 허리, 긴 다리까지... 그쪽으로 엄청 대단할 것 같은데.’

‘뭐야?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온세아가 얼굴이 시뻘게진 채 재빨리 고개를 저었다.

“말도 안 돼. 헛소리 말고 일이나 해.”

그녀는 계속해서 사직서를 작성했다. 그러다가 퇴근 전에 간신히 인사팀에 메일을 보냈다.

온세아가 짐을 정리하던 그때 하이솔이 서류 뭉치를 그녀의 책상에 던지며 차갑게 웃었다.

“이거 다 처리하고 퇴근해.”

그녀의 시선이 수북이 쌓인 서류로 향했다. 물어볼 필요도 없이 하이솔이 또 그녀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심미란에게 돈을 받았으니 당연히 온세아를 잘 ‘교육’해야지 않겠는가?

지난 2년간 이유 없는 야근이 일상이었다. 오늘 신임 대표의 부름을 받은 게 하이솔의 질투와 불만을 산 모양이었다.

하지만 예전처럼 온세아를 마음대로 부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면 오산이었다.

“과장님, 이미 퇴근 시간이 지났어요. 죄송하지만 이만 퇴근하겠습니다.”

온세아가 하이솔의 요구를 가차 없이 거절했다. 그러자 하이솔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봤다. 늘 순종적이던 온세아가 반기를 들 줄은 예상치 못했다.

“오늘 대표님이 따로 불렀다고 해서 날 안중에 두지 않아도 되는 줄 아나 본데. 이 팀의 결정권자는 나야. 감히 상사의 명령을 거역해? 확 잘라버린다?”

하이솔이 얼굴을 험악하게 일그러뜨리며 호통치든 말든 온세아의 표정은 무심하기만 했다.

“그럼 자르세요.”

말을 마친 그녀는 정리한 짐을 들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회사를 나섰다. 뒤에서 하이솔의 고함이 들려왔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온세아는 바로 집으로 가지 않고 정처 없이 거리를 걸었다. 이 시간이면 남편 구형민도 집에 없었다.

결혼 후 1년 동안 그들은 각자의 삶을 살았다. 심지어 저녁을 같이 먹는 것조차 드물었다.

예전엔 그저 구형민의 성격이 워낙 차가워서 신혼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이젠 깨달았다. 그의 마음속에 온세아가 없었던 것이었다.

대충 저녁을 때우고 집에 들어갔을 땐 꽤 늦은 시간이었다. 놀랍게도 구형민이 아직도 들어오지 않았다.

평소 온세아를 보기 싫어해도 밤 9시 전에는 무조건 귀가하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밤 11시가 되는데도 들어올 기미가 없었다.

온세아가 소파에서 한참을 망설이다 결국 용기를 내어 구형민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누구시죠?”

신호음이 한참 울린 뒤에야 구형민이 전화를 받았다.

“나야.”

온세아의 얼굴이 차갑게 굳어버렸다. 아직 그녀의 번호조차 저장하지 않았다.

결혼한 지 1년이나 되는데 남편의 휴대폰에 아내의 번호가 저장되어 있지 않다니.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무슨 일이야?”

온세아인 걸 안 순간 구형민의 말투가 바로 차가워졌다.

“시간이 늦었는데 언제 들어와?”

온세아가 조심스럽게 떠보았다. 휴대폰 너머의 구형민이 잠시 침묵하더니 귀찮다는 듯 짧게 대답했다.

“응.”

‘응이라니? 언제 들어오느냐고 물었는데 이게 무슨 대답이야?’

그런데 온세아가 다시 묻기도 전에 구형민이 전화를 툭 끊어버렸다.

그녀가 휴대폰을 꽉 쥐고 미간을 찌푸렸다. 아내로서 늦게 귀가하는 남편을 걱정해준 것뿐인데 불쾌하다는 티를 아주 팍팍 냈다.

온세아는 구형민을 더 기다리지 않고 곧장 욕실로 들어가 샤워한 뒤 침대에 누웠다. 잠들기 전까지도 구형민이 들어오지 않았다.

벌써 자정에 가까운 시간이었다. 그가 들어오지 않은 바람에 잠자리가 매우 불편했고 악몽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회사에서 하이솔이 괴롭히는 꿈을 꾸다가 또 구형민이 그녀와 이혼하고 온아정과 결혼하겠다고 선언하는 꿈까지 꾸었다.

악몽에 시달리다 깨어났을 땐 이미 날이 밝아 있었다. 사표를 냈으니 오늘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다시 눈을 감았다.

하지만 간밤의 악몽 때문에 마음이 무거워 잠이 오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몸속에서 열기가 차오르기 시작했다. 숨이 가빠지더니 또다시 주체할 수 없는 욕구가 고개를 들었다.

온세아가 괴로움을 참으며 내려가 아침을 준비했다. 이렇게라도 주의를 돌려보려 했다.

구형민의 방을 지나가다가 방이 텅 비어 있는 걸 발견했다. 그가 어젯밤에 외박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몸이 점점 더 괴로워졌다. 병이 도진 것이었다.

그녀는 다시 침대에 누워 몸을 움직였다. 머릿속에 구형민이 외박한 이유가 맴돌았다.

‘어젯밤에 온아정이랑 함께 있었던 걸까?’

생각하면 할수록 괴로웠다. 심리적인 고통보다 육체적인 갈증이 더 컸다. 가질 수 없을수록 더욱 간절히 원하게 되었다.

권태혁에게서 전화가 왔을 때 마침 온세아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전화를 받을 경황이 없었으나 실수로 화면을 건드린 바람에 통화가 연결되고 말았다.

권태혁이 입을 열기도 전에 휴대폰 너머로 온세아의 거친 숨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소리야,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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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호
언제 읽을 수 있을까 보너스 포인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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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호
보너스를 늘려서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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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호
출석체크하고 뎃글 올리려했는데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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