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일주일이 지나도 변영준은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았고, 원상준 역시 물러서지 않았다.원상준은 이번 작품은 해외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작품을 원작으로 한 대형 상업 영화라서, 개봉하면 무조건 대박이 날 거라고 말했다.변영준은 영화 투자에 관심이 없었고, 연예계에는 더더욱 호감이 없었다.그는 심윤영이 말한 것처럼 고지식하고 재미없는 사람에 가까웠다.연예계의 잘생기고 예쁜 사람들에게도 별로 감흥이 없었고, 예술영화니 상업영화니 하는 구분을 굳이 이해하려 들지도 않았다.그에게 이 업계는 너무 혼란스러웠고, 애초에 이쪽으로 돈을
위준하는 멍하니 그녀를 바라봤다.“내려놓는다니... 그건... 나한테 아무 감정도 없다는 뜻이야?”“별거 기간은 이혼 소송 청구 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해요.”심윤영은 그를 보며 자신의 솔직한 생각을 말했다.“준하 씨, 준하 씨한테 2년 줄게요. 우리 사이의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요. 이 2년 동안은 별거할 거예요. 아이 양육권은 저한테 있지만 준하 씨는 충분한 면접권이 있어요. 같이 아이를 키우고 함께 시간을 보내지만 우리 둘 사이는 분리된 거예요. 우리는 더는 부부도 아니고, 연인도 아니에요.”위준하는 옆으로 늘어뜨린 손
아이들의 웃음이 어색했던 분위기를 조금 누그러뜨렸다.“다들 밖에서 뭐 하고 있어?”심지우가 집에서 나오며 웃는 얼굴로 물었다.위준하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인사했다.“어머님, 오랜만입니다.”“그러게, 정말 오랜만이야. 무사히 돌아와서 다행이다.”심지우는 여전히 다정한 미소로 말하며 어떤 불편한 기색도 보이지 않았다.“다들 안으로 들어와. 아빠 차 끓이고 있어.”위준하는 고개를 끄덕였다.“감사합니다. 어머님.”옆에서 변영준이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참 자기 주제를 몰라도 정도가 있지. 이미 이혼했으면서 누구를 어머님
“그럼 보고 좀 부탁드립니다. 중요한 일이 있어요.”경비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경비는 위준하가 왔다는 소식을 변승현에게 보고했다.변승현은 별로 놀라지 않았고 잠시 생각한 뒤 문을 열어주라고 지시했다.철문이 천천히 열리며 팬텀이 별장 앞마당으로 들어왔다.위준하는 차를 세우고 내려섰다.그때, 철문이 다시 열리며 검은색 마이바흐 한 대가 들어왔다.위준하는 고개를 돌려 차 번호판을 보고 잠시 굳었다.마이바흐는 팬텀 옆에 멈추고 운전석과 조수석 문이 동시에 열리더니 변영준과 원상준이 각각 차에서 내
“윤영이는 그렇게 뛰어나고 아직도 젊잖아. 만약 이혼하면, 분명 따라다니는 남자들 많을 거야.”위민정은 생각할수록 더 걱정이 깊어졌다.“준하는 지금 상황이 이렇고... 윤영이 다른 남자를 선택해도 이상하지 않아. 정말 그렇게 되면, 그건 준하 그 녀석이 복이 없는 거지.”함명우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아내의 뺨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그래도 난 운이 좋지. 이렇게 막 나가는 인간인데도 너 같은 좋은 아내가 있으니까.”“이제는 자랑까지 하네?”위민정이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당신 바람둥이 유전자가 애한테까지 간 거야. 당신
위준하의 무사 귀환은 세 가문 모두에게 큰 기쁜 소식이었다.하지만 기쁨과 별개로, 벌과 꾸지람은 피할 수 없었다.그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사당에서 무릎을 꿇는 벌을 받았다.이번에는 위민정도 그를 감싸주지 않았다.그의 행동이 너무 지나쳤기 때문이다.지금도 떠올리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하지만 그는 아직 회복 중이었다.연세 많은 할머니는 손자가 안쓰러워 적당히 끝내자 했지만 함명우는 단호했다.“제가 젊었을 때 사고 쳤을 때도 무릎 꿇었어요. 그때는 매까지 맞았다고요. 얘는 무릎 꿇는 것뿐인데 뭐가 그렇게 안쓰러워요?”“
“와!”온주원은 흥분해서 벌떡 일어났다.“진짜 지우 씨가 만든 거였어요?”“네, 사실 저도 심초아가 무대에서 부른 영상을 보기 전까진 그 일 자체를 거의 잊고 있었어요.”“무슨 일이요?”“아마 제가 열두세 살쯤부터 작곡을 독학하기 시작했거든요. 그때 할아버지가 저한테 공책 하나를 사주셨는데 제가 만든 곡들을 그 공책에 하나하나 적어뒀어요. 대충 열 곡쯤? 나중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제가 심씨 가문으로 다시 들어갈 때도 그 공책은 꼭 챙겨갔죠.”온주원은 다시 자리에 앉으며 물었다.“그럼 심초아가 그 공책을 훔쳐 간
장은희는 눈시울이 붉어진 채 일어나 코를 훌쩍이며 심지우에게 말했다.“오랫동안 아이를 돌봤지만 단 며칠만에 이렇게 큰 진전을 이룰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지우 씨와 윤영이가 정말 우리 도련님 인생의 귀인일지도 모르겠네요.”“영준이를 무척 신경 써서 생기는 게 보여요.”장은희가 영준이를 보는 눈빛엔 애정과 배려가 담겨 있었기에 심지우는 장은희에 대한 인상이 좋았다.홍운학이 영준이에게 찾아준 계모는 별로지만 육아 전문가는 제대로 찾은 것 같았다.이때 식탁 쪽에 있던 홍운학과 변승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유지현이 다가가 변승현
“엄마가 저를 부르는 것 같아요!”심지우는 벌떡 일어나 달려가려 했다.그때 지강이 재빠르게 손을 뻗어 그녀를 붙잡았다.지금 계절의 옛 마을은 기후가 온화해 심지우는 반소매 옷을 입고 있었다.남자의 손바닥은 건조하고 따뜻했다.심지우는 걸음을 멈추고 자신을 붙잡고 있는 손목 위의 손을 내려다봤다.손가락은 길고 마디마디 또렷했다.지강은 그녀의 시선을 눈치채고는 손을 거두며 말했다.“미안해요. 그냥 잠깐 기다리라고 말하려던 거예요.”심지우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의 마음은 오직 엄마 생각뿐이었다.“혹시 엄마가 저를 못
돌아가는 길도 네 시간 정도 걸렸다. 지금의 강미란에게는 그 자체가 커다란 고통이었다.심지우는 강미란에게 마취를 놓는 것이 마음 아팠지만 지금으로선 그 방법밖에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마취를 놓는 것조차도 간단하지 않았다.강미란은 누구도 가까이 오는 걸 허락하지 않았다.어쩌면 오늘따라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일지도 몰랐다.평소에는 조미자가 다가가도 조용히 있었는데 오늘은 조미자가 외양간에 발을 들이는 순간 강미란이 겁에 질려 비명을 지르며 바닥의 마른 풀을 한 움큼 집어 던졌다.조미자는 어쩔 수 없이 외양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