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그리고 당신의 성공적인 사도 임무를 돕기 위해서 좀 더 무리해서 당신 세계의 문물을 세 종류까지만 인벤토리에 넣어드리겠어요. 원하는 품목이 있나요?"
'생각할 것도 없지!'
"네, 팬티스타킹 검정, 살색, 흰색 하나씩 넣어주세요. 20데니어로요."
"아니, 연구자료나 소재나 그런게 아니라···."
"그거 자체가 연구자료이고 소재에요. 매일 영감을 받기 위해서라도 샘플을 챙겨가야 해요."
"알겠어요."
"그럼, 이제 어떻게 되는 거죠?"
"지금부터 사도를 맺는 계약을 체결하겠어요. 그냥 가만히 계시면 됩니다."
하고는 눈을 감고 두 팔을 벌리더니 점차 떠오른다.
그런데... 올려다 보니 나풀거리는 비단결의 후드망토 안으로 보이는 저 매끈한 종아리는 뭐지?
점점 떠오르면서 보여지는 저 매끈한 허벅지는?
'변성기가 지나지 않은 소년인 줄 알았는데 아닌가? 소녀인가? 모르겠다.'
떠오름이 멈추었다.
하얀 팬티가 눈부시다.
여성의 팬티인지 남성의 팬티인지 보면 알 수 있으련만 눈이 부셔서 분간이 안 된다.
그래도 뚫어지게 보니 여성 팬티인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나의 이런 모습을 바라보는 소년인지 소녀인지 모를 신의 입가가 살짝 호선을 이루는 것처럼 보였다.잘못 본 것이겠지?
"지금부터 미학, 매력, 패션, 설렘의 신인 나 라세리온은 나현수를 사도로서 임명하는 영혼의 계약을 맺습니다. 계약!"
외침과 동시에 축구공 크기만 한 각각 다른 빛깔의 여섯 구체가 공중에 생성되었다.
붉은 빛, 푸른 빛, 밝은 빛 등등. 아마도 각각의 마법 속성의 원천으로 보이던 구체는 빙그르르 회전하더니 나현수의 몸으로 차례차례 흡수되었다.
'아~ 몸이 되게 가벼워지는 것 같은데? 기분이 묘한데? 어~ 근데 이거 어떻게 된 거지?'
두둥실...
몸이 공중으로 떠오르기 시작하더니 점차 투명해진다.
"이게 어떻게 된 거죠? 몸이 왜 이렇게 되는 거죠?"
"지금부터 당신은 제가 주관하는 세계로 소환될 거예요. 당신을 계속 지켜보겠어요. 부디 약조한 바를 꼭 지켜주세요. 그럼!"
파아아앗!
눈을 뜰 수도 없을 만큼 밝은 빛이 세상을 감쌌다.
그러고는 잠시 후.
등에 땅의 감촉이 느껴졌다.
눈을 서서히 떠본다.
푸른 하늘, 새털구름이 유유히 흐르는 맑은 하늘이 울창한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고,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 졸졸졸 물이 흐르는 소리도 들린다.
'아, 여기가 바로 이세계인가? 그러고 보니 이세계 이름도 안 물어봤구나.'
누워있던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자신의 몸을 보는데,
헉!
"이게 뭐야! 알몸이잖아!"
얼른 일어나서는 주변에 가릴 것이 있는지 살펴보지만,
깊은 산속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다.
보이는 것이라곤 오직 나무, 풀들, 그리고 졸졸 흐르는 시냇물.
낭패다.
그런데, 그러고 보니 몸이 좀 젊어진 것 같다.
1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시냇가로 달려가서 얼굴을 물에 비추어 봤다.
"대박!"
모습은 그대로다.
다만, 20대 초반의 그 젊었던 시절로 돌아간 듯하다.
나름 대학에서 꿀리지 않았던 그 외모!
나름 여성에게 어필하기 위해 단련했던 복근!
존슨은?
오~! 늠름한 모습!
다만 풀이 많이 죽어있다.
하지만 괜찮다. 곧 기운 차릴 수 있도록 만들어주마.
'그나저나, 옷을 구해야 하는데~
아, 그러고 보니 제작 스킬이 있다고 했지? 그런데 어떻게 사용하는 거지?'
대학생 때 즐겨 읽었던 판타지소설을 잠깐 떠올려 봤다.
'혹시 이렇게 하면 되려나?'
"상태창 오픈!"
하고 외치자, 14인치 노트북 화면 같은 것이 눈앞에 떠올랐다.
______
[상태창]
이름 : ??? (신 라세리온의 사도)
나이 : 20세
레벨 : 1 경험치 : 1/10
체력 : 10/10 마력 : 9999/9999
근력 : 10 지력 : 10
민첩 : 10 매력 : 100
잔여포인트 : 0
마법속성 : 신성 Lv. MAX, 불 Lv. 1, 물 Lv. 1, 바람 Lv. 1, 땅 Lv. 1, 번개 Lv. 1, 빛 Lv. 1
스킬 : 감정 Lv. MAX, 제작 Lv. MAX, 인벤토리 Lv. MAX
______
알 수 없는 형태의 문자이지만, 한글을 읽듯이 자연스럽게 읽혔다.
'아, 이거 완전 진짜 판타지네? 근데 뭐야! 이름이 빈칸? 레벨 1?
오~ 마력이 9999? 그럼, 마법사로 무쌍 찍을 수 있겠구나. 오~~대박 대박!!
슬러시가 있는 것도 있네?
음···. 체력이 오른쪽 10이 최대치이고, 왼쪽 10이 0이 되면 죽는 건가?
레벨 1이라서 그런지 되게 약하네. 한 방 맞으면 죽는 거 아냐?
여하튼 진짜 대박! 좋아 좋아! 라세리온님, 감사합니다.
흐흐, 속성도 다 있고, 스킬이~ 오호! 신성 레벨 맥스! 사도라서 그런가?
그리고, 감정 레벨, 제작 레벨도 모두 맥스!
이게 바로 생산 스킬인가 보구나.
오, 인벤토리도 있네?'
"인벤토리 오픈!"
외치자, 작은 창이 생기면서 인벤토리 목록이 보인다.
______
[인벤토리 목록]
1. 팬티스타킹 흑색 20D X 1
2. 팬티스타킹 살색 20D X 1
3. 팬티스타킹 흰색 20D X 1
______
"있다 있다!!! 오호···. 감사합니다. 신이시여. 지금은 한 개씩이지만, 만개 종류에 각 천만 개씩 찍겠습니다!"
'근데 어떻게 꺼내지?'
"인벤토리 1번 소환!"
그러자 공간 속에 빛이 일렁였다.
그 일렁이는 빛 안에서 무언가가 나와 손에 잡혔다. 비닐의 감촉!
하늘에 거대한 어둠이 밀려들고 있다.정확히 말하면 수만 마리의 박쥐들이다.'어림잡아 7~8만 마리.'적의 정예인 뱀파이어 군단이 참전했다."뱀파이어 군단도 참전했어요.""끄응… 좋지 않군."성벽에 설치된 커다란 쇠뇌를 발사하던 굴도른이 침음성을 흘렸다."흥, 다 덤비라고 해요. 오는 족족 쓸어버릴테니!"굴도른 2세가 석궁을 날리며 불안감을 감추려는듯 큰 소리 쳤다.저 들 중에는 벨자크도 있을 것이다.성 안쪽에서 거대한 투석기들이 발사되었다.하늘을 가르는 성수를 담은 수많은 항아리들이 검은 대열들 위로 떨어지며 깨지자,주변의 수백의 혈노예들이 동시에 비명을 질렀다.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며 그들이 있던 대지
힐스가르덴(Hillsgarden).제국 북서부 끝자락.메소드란 대평원을 가로질러 제국의 서쪽 해안과 접하는 사자(死者)의 강 하구에 조성된 항구이자, 마왕국의 해상침투를 방어하는 해군 기지가 있는 곳이다.메소드란 평원에서 전투가 개시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마자,방금 전까지 시원하게 불던 바람에 끈적한 기운이 섞이기 시작했다.그리고, 은근한 혈향이 실려왔다.적이 가까이 다가왔음이 감각적으로 느껴졌다.하지만, 전투는 아직이리라.정보에 의하면, 적의 사령관은 마왕국의 2군단장 벨자크. 벰파이어 군주이다.그렇다면, 아마도 해가 떨어지면 본격적인 침공이 시작될 것이다.심장이 떨린다.에르나시아 교단의 교육과 훈련을 받고, 두 달전 사제로 임명되었다.등급은 실버. 그리고 첫 번째 전투.
오전에 시작된 전투는 어느덧 오후를 향해 달려갔다.처절한 사투.전장의 비명들과 소음은 어느덧 청각을 마비시키고 머릿속 마저 얼얼하게 만들었지만,그런것에 신경쓸 틈은 없다."피터! 숙여!"피터의 뒤를 노리고 달려들던 스켈렌톤 기사의 해골을 창을 내질러 부숴버렸다."고맙, 에잇!"창대를 있는 힘껏 휘두른 피터가 동료에게 일격을 가하던 스켈레톤 병사를 두들겼다.50명이었던 소대원들은 어느덧 30여명으로 줄어있었다.체력이 달렸다.이대로 포기하고 눕고 싶지만, 부하들을 책임져야 했다.이를 악물고 버텨야 했다.하늘에선 밝은 빛과 검은 빛이 마치 밤 하늘의 오로라와 같은 형상을 만들어 내며 영역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 개의 반달, 한개의 초승달이 밤하늘을 밝히고 있는 북부의 방패, 노스가르트 요새도시.다닥다닥다닥다닥!한 무리의 제국 정찰대가 말을 타고 급하게 달려오는데, 그 모습이 위태롭다."정찰대가 돌아왔다. 성문을 열어라!"노스가르드 성의 상황실.1군단장 카일 루멘과 용사 레온하르트, 발카르의 사도 마르코 로시와 용사 아론 블레이크. 그리고 제국의 황녀이자 사령관인 페르티나, 아트란 왕국의 사령관인 아크 실베론 공작이 넓게 펼쳐진 전술지도를 가운데 두고 모여있었다."제14 정찰소대가 돌아왔습니다.""어서 들게 하라."문이 열리며 흉곽에 피 칠갑을 한 정찰대원 하나가 들어와서 무릎을 꿇었다."적이 침공을 개시했습니다. 마왕군의 1군단과 3군단입니다. 선봉대만 약 20만에 달하고, 그 뒤로는 그 수를 가늠할 수 없는 대군이 몰려옵니다.""거리는?""말을 타고 하루 반 거리입니다."
101화.회의는 사흘간 계속되었다.당장 동원 가능한 인원은 100만.적 200만에 비해 수적으로 확실한 열세다.100만의 차이는 병사의 질적 수준으로 어떻게 해볼 숫자가 아니다.전략과 전술회의가 지속되는 동안, 나는 그 회의에 참여하지 않았다.내가 아는 전략과 전술이라곤 대학생때 삼국지를 읽으면서 어렴풋이 알게된 소설속의 전략밖에 없기 때문이다.그래도 참여했다면 공부는 되었겠지만, 한가롭게 공부할 때는 아니다.당장 급한 것은 개인의 실력을 최대한 올리는 것이다.각 왕국에 총 동원령이 내려졌고, 모든 시민들은 의무적으로 일과 중 절반의 시간을 쪼개 군사 훈련에 들어갔다.이들은 예비대로 편성되어 비상시를 대비하게 될 것이다.메소드란 대평원 방어를 위한 최전선 도시. 북부의 방패라 불리는 노스가르드 요새도시에 팔레온제국과 솔라리온, 발카르 교단, 아트란왕국의 50만 병력이 집결하기 시작했고,
아우레움 황성, 대전략의 방.만찬장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공간이었다.원형으로 된 홀 중앙에는 대륙 전체를 축소해 놓은 거대한 마법 지도가 공중에 떠 있었다.산맥은 산맥대로, 강은 강대로 은은한 빛으로 표현되어 있었고, 특히 헤그리트 마왕국과 접한 국경선 일대는 짙은 붉은빛으로 물들어 있었다.지도를 둘러싸듯 원형 계단식 좌석이 배치되어 있었다.가장 아래, 지도와 가장 가까운 자리에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앉았고, 그 좌우로 각국의 왕과 대표들이, 그 위층에는 각 신좌의 사도와 용사들이, 가장 바깥쪽엔 대제사장들과 정보부 요원들이 자리했다.나와 아를린, 셀린, 헬레나, 미야렌도 라세리온교 쪽 좌석에 함께 앉았다."성전회의를 시작하겠소."황제의 목소리가 홀 전체에 낮게 울렸다."정보부장, 보고하시게."아드리안 발테르가 지도 앞으로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