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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5화

Penulis: 락희
최해경의 안색이 어둡게 가라앉으며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그럼 너는? 채아를 사지로 몰아넣어야 비로소 만족하겠어?”

사지로 몰아넣는다고?

주율천이 어떻게 온채아를 그렇게 만들 수 있겠는가.

주율천은 충격을 받은 듯 멍해졌다.

“전 결코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주율천은 온채아에게 정말 잘해주고 싶을 뿐이었다. 그저 둘 사이에 단 한 번의 기회가 더 생기길 바랐을 뿐이다. 그녀가 하늘의 별이라도 원한다면 기꺼이 따다 줄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럼 대체 무슨 생각을 한 거야!”

최해경은 답답함에 가슴을 치며 주율천을 바라보았다.

“네 할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지금쯤 지팡이로 네 놈을 매질하셨을 거야!”

“도저히 깨닫지 못하겠다면 사당에 가서 무릎 꿇고 앉아 있어! 정신이 번뜩 들 때까지 나오지 마!”

수많은 세월 동안, 최해경은 세상을 떠난 장손 주석현보다 살아있는 주율천을 더 애틋하게 여겨왔다. 그런데 평소 영리하고 사리 분별이 밝던 주율천이 사랑 문제에서만큼은 이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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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 와서 빌어? 나 임신했어!   제709화

    “성이 황씨 라고요?”하도연이 되묻자 가정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미간을 찌푸렸다.“지금 바쁘니까 나중에 오라고 하세요.”구정훈, 아니 구씨 가문이 저질러 놓은 난장판을 수습해 줄 의무는 없었다. 조용히 저녁 식사를 마치는 게 훨씬 중요했다.가정부가 멀어지는 것을 보자 강미진이 물었다.“정훈이 그 비서니?”“네.”어머니 앞이라 숨길 것도 없었다.“정훈 씨랑 비서 사이의 일을 할아버지께 말씀드렸거든요.”하용건 회장에게 알렸다는 건 곧 구씨 가문 어른들이 다 알게 됐다는 뜻이다.완벽한 혼사를 구정훈이 망쳐놓았으니 그 화살은 당연히 황아림을 향했을 것이다. 다만 그녀가 이곳까지 찾아올 줄은 몰랐다.강미진은 언짢은 기색을 내비쳤다.“이런 시국에 널 찾아오다니, 보통 눈치 없는 여자가 아니구나. 안 나가는 게 맞아. 얼른 밥 먹으렴.”그녀는 딸의 접시에 반찬을 얹어주었다. 모녀가 몇 마디 나누기도 전에 가정부가 다시 들어왔다.이번엔 아주 난처한 표정이었다.“아가씨, 그 황아림 씨가 대문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아가씨를 기다릴 테니 볼일 다 보시고 만나주시면 된다고 합니다.”“가서 내 휴대폰 좀 가져와요.”강미진이 거실 쪽을 가리키며 서늘한 목소리로 말했다.“무릎을 꿇으려면 구씨 가문 본가에 가서 꿇을 일이지 우리 집 대문 앞은 왜 찾아와서 저 난리야? 우리가 언제 구박이라도 했어?”가정부가 움직이려 하자 하도연이 제지했다. 오히려 여유롭게 어머니를 달랬다.“무릎 꿇고 있는 건 그 여자인데 엄마가 왜 화를 내세요?”그러고는 가정부에게 지시했다.“뒤쪽으로 가서 서진이 좀 불러와요.”서진은 영문도 모른 채 어리둥절한 얼굴로 나타났다.“아가씨, 그 황 비서가 왜 우리 집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겁니까? 무슨 일이냐고 물어도 대답도 안 하던데요.”“신경 쓰지 마.”하도연의 입가에 차가운 기운이 서렸다.“너는 오늘 밤부터 언론 쪽 동향만 잘 살펴. 누가 이 일을 빌미로 기사를 크게 터뜨리지 못하게 말이야.”설령 황아림에게

  • 이제 와서 빌어? 나 임신했어!   제708화

    하지만 하도연은 그 말을 입 밖으로 내뱉지는 않았다.이혼하는 마당에 굳이 스스로 걸림돌을 놓을 생각은 없었다.구씨 가문의 후계자 자리가 가진 무게가 너무 무거웠으니까.아무리 구정훈이 겉으로는 태연한 척해도 그 자리를 쉽게 내려놓을 사람은 아니었다.“당신의 어리석음을 가려줄 의무 나한테 없다는 거예요.”말을 마친 하도연은 가차 없이 전화를 끊어버렸다.그렇다. 이건 어리석은 짓이었다.‘구정훈은 대체 무엇을 믿고 자신이 참고 넘어갈 거로 생각한 걸까?’그가 이혼 사실을 하용건 회장에게 찔렀다면 자신은 이혼 사유를 구씨 가문에 알리는 것이야말로 공평한 것이다.그는 아직 하도연에게 희생을 요구할 자격이 없었다.침실로 들어온 하도연은 소파 위로 휴대폰을 던지려다 전화를 끊기 전 구민호가 할 말이 있었던 것 같아 슬쩍 카톡을 확인했다.쌓여 있는 안 읽은 문자 중에 그의 것은 없었다. 딱히 중요한 용건은 아니었던 모양이다.어제 주식 양도 문제로 밤을 거의 꼬박 새우다시피 했다. 하용건이나 하선호 쪽 모두 쇠뿔도 단김에 빼듯 몰아붙여야 했다.그렇지 않으면 언제 마음이 바뀌어 막내가 거액의 지분을 놓치게 될지 모를 일이었다. 지금 그녀에게 가장 중요한 건 온채아가 결혼하기 전에 최대한 혼전 자산을 챙겨주는 것, 그다음이 이혼이었다.다행히 두 가지 일 모두 순조롭게 풀려가고 있었다.하도연은 가볍게 샤워를 마친 뒤 침대에 눕자마자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도시의 불빛이 창밖을 수놓고 있었다.그녀는 잠귀가 밝고 잠이 짧은 편이라 아무리 피곤해도 서너 시간 정도면 충분했다.똑똑.가정부가 노크 후 문을 아주 살짝 열고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아가씨, 깨셨어요? 사모님께서 아가씨가 위장병 도질까 봐 걱정하시며 저녁 식사를 방으로 올리라고 하셨습니다.”강미진 역시 딸이 피곤하다는 걸 알기에 따로 깨우지 않은 것이다.다만 가정부에게 방안 기척을 잘 살피다 깨는 대로 식사를 챙겨주라고 일러두었다. 불이 켜진 것을 확인한 가정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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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민호의 어머니는 북영시 명문가 금씨 집안의 외동딸이었다.어릴 때부터 지나치게 귀하게 자라서일까. 결국 사랑 하나 보고 구정훈의 아버지와 재혼을 선택했다.북영시의 쟁쟁한 혼처를 다 마다하고 굳이 구정훈의 새엄마가 되겠다며 고집을 피웠던 것이다.기씨 집안 어르신들은 처음엔 속이 뒤집어졌지만 하나뿐인 귀한 외동딸을 이길 수는 없었다.구민호가 구씨 가문의 후계자 자리를 꿰차지 못한 건 구정훈과 하도연의 정략결혼 때문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본인이 그 자리에 큰 욕심이 없어서이기도 했다.다른 일이었다면 구민호의 지지가 든든했겠지만 이혼 문제에 있어서는...하도연은 가볍게 웃음을 터뜨렸다.“그래, 일단 고마워.”딱히 도움은 안 되더라도 이 살벌한 명문가에서 진심은 귀한 것이니까.그 웃음소리는 해성에 있는 구민호의 귀에 들렸다. 그 웃웃음소리는오늘따라 허탈해 보였다.구민호는 그녀가 이혼 때문에 힘들어한다고 오해했는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누나, 구정훈 그 형은 누나한테 과분해요. 누나는 훨씬 더 좋은 남자를 만날 자격이 있어요.”아직 어려서 그런지, 아니면 다정한 성격 덕분인지 하도연은 다시 한번 웃음이 났다.“그래, 네 말이 맞아.”‘구정훈 이 남자는 구씨 가문 후계자 자리조차 내 도움을 거쳐 얻은 주제에 무슨 자격으로 나와 나란히 한단 말이야?’이번엔 구민호도 하도연의 웃음에서 그녀의 진심과 자부심을 읽어냈다.그의 두 눈이 초승달처럼 휘어졌다.“아참, 누나 언제 해성으로 돌아와요? 내가 누나한테 맛있는 거...”“미안, 전화가 또 오네. 일단 끊어야겠다.”하도연은 화면에 뜬 이름을 확인하느라 그가 하는 말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용건 있으면 문자 남겨줘. 나중에 확인할게.”“네.”구민호는 시원스럽게 대답했지만 가늘고 긴 눈매는 묘하게 위로 휘어 올라가 있었다.하도연이 새로 걸려 온 전화를 받자마자 얼굴에서 웃음기가 싹 사라졌다.입을 떼기도 전에 휴대폰 너머로 질책이 쏟아졌다.“내가 분명히 말했지, 황아림이랑은 아무 사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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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담하게 이어지는 하도연의 말투에는 그 어떤 감정의 동요도 섞여 있지 않았다.개인적인 감정에 휘둘린 것이 아니라 철저히 하씨 가문의 안위를 최우선으로 두고 내린 결정이라는 사실이 명확히 드러났다.하용건은 그제야 목소리를 조금 가다듬으며 물었다.“다른 방법은 없어? 정훈이가 그리 멍청한 놈은 아니니 네가 직접 나서서 주변 정리를 좀 도와준다고 하면 그 녀석도 군말 없을...”“할아버지.”하도연은 질문에 정면으로 답하는 대신 나직하게 덧붙였다.“아까 정훈 씨가 여기 들어와 있을 때도 그 비서는 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어요.”구정훈에게 황아림이 어떤 의미인지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었다.정말 할아버지 말씀대로였다면 하도연이 처음 황아림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냈을 때 구정훈은 진작에 그녀를 더는 눈에 띄지 않게 치웠어야 했다. 이렇게 매번 보란 듯이 하도연의 눈앞에 얼쩡거리게 둘 게 아니라.그 말에 하용건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 그는 단호하게 결단을 내렸다.“그래. 이왕 이혼하기로 마음먹었다면 화끈하게 끝내거라. 그놈이 질질 끌면서 네 시간 낭비하게 두지 말고. 다음에 해성으로 돌아가면 바로 이혼 서류 정리하거라.”“네.”할아버지가 동의해 줄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막상 확답을 듣자 하도연은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하용건은 서른을 갓 넘긴 손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는 이 아이에게 늘 다정한 할아버지이기보다는 엄격한 스승에 가까웠다.그 탓에 지금의 하도연이 만들어졌다. 이성적이고 독립적이며 때로는 냉혹할 만큼 결단력 있는 영민한 여자가 되었다.하씨 가문의 주인으로는 완벽했으나 결혼 생활에서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는 성격이다.하용건은 하도연의 손을 가볍게 다독이며 한숨을 내쉬었다.“집안의 일 때문에 네가 고생이 많구나.”“하지만 구씨 가문 그놈이 정신 못 차리고 있으면 정신 번쩍 들게 해줘야지. 그 집안 형제들 하나같이 만만한 놈들 아니다. 그런 놈들 제치고 정훈이 그놈이 어떻게 후계자 자리를 차지했는지 알아? 다 너와의 혼약 덕

  • 이제 와서 빌어? 나 임신했어!   제70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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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있었을 겁니다.”성일은 생각해 보고는 매우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있었습니다. 사람을 찾아 사건 기록을 열람하기도 했습니다. 확정된 결론은 역시 사고였습니다.”성유준이 무언가를 떠올렸는지 낮은 소리로 지시했다.“그랬단 말이지. 너 해성에 다시 사람 보내서 이 일을 자세히 조사해 봐.”“대표님이 의심하시는 것은․․․”여기까지 말하자, 성일도 깨닫고는 바로 대답했다.“네, 제가 바로 사람 보내서 조사하겠습니다.”“아, 맞다,”성일은 다른 중요한 일을 까먹을 뻔했다.“오늘 밤, 성씨 가문 어르신께서 서쪽 교외의 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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