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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7화

Author: 락희
성유준은 온채아의 눈을 바라보며 차마 거절할 말을 찾지 못했다.

잠시 후, 그는 손을 들어 여자의 뺨을 살짝 꼬집으며 결국 한발 물러섰다.

“좋아, 그럼 먼저 서재로 가자.”

“그래!”

온채아는 성유준이 허락할 줄 예상했다.

요즘 그녀가 뭘 요구하든 다 들어주곤 했으니까.

아마 화를 내면 배속 아기에게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해서 그러는 것 같았다.

온채아는 성유준의 팔짱을 낀 채 함께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가며 무심코 말했다.

“사실 며칠 동안 쉬면서 아기도 안정을 되찾았어. 내가 들어주기 불편한 제안을 꺼내면 거절해도 돼. 나도 그렇게 막무가내인 사람이 아니니까.”

그 말을 듣고 성유준이 그녀를 흘깃 쳐다보며 말했다.

“내가 아이 때문에 네 말을 다 들어준다고 생각해?”

“어?”

온채아는 질문에 당황해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

“아니면 뭔데?”

성유준이 그녀의 이마를 톡 건드리며 심통이 난 척 말했다.

“알아서 생각해 봐.”

“아.”

온채아는 대꾸하려는 순간 바로 깨달았다.

아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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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 와서 빌어? 나 임신했어!   제827화

    ‘뭐? 내 말이 맞는 걸로 하자니.’온채아는 입술을 달싹이며 더 묻고 싶었지만 성유준은 짧게 한 마디를 남기고 자리에서 일어나 욕실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잘 시간이야. 침대 가서 기다려.”온채아는 그의 뒷모습이 욕실 문 너머로 사라지는 걸 바라보다가 여전히 조금 못마땅한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그녀는 배를 쓰다듬으며 배 속의 아이에게 조용히 물었다.“아가야, 아빠가 원래 마음이 엄청 약하거든. 그렇지?”그는 예나 지금이나 늘 마음이 약한 사람이었다.조금의 진심만 건네도 그는 배로 다정하게 보답해 주곤 했다.마치 예전에 그녀가 건넨 레몬 사탕 두 알에 마음을 열고 몇 년 동안 지켜주었던 것처럼, 또 지금 이렇게 그녀를 위해 탄탄대로를 닦아놓은 것처럼 말이다....그린 빌라로 돌아가는 길, 하도연이 운전대를 잡았다.하지훈은 저녁 식사 때 술을 조금 마신 탓에 조수석에 앉아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혀를 찼다.“왜?”하도연이 고개를 돌려 힐끗 봤다.하지훈은 휴대폰 화면을 그녀 쪽으로 기울였다.“유준이 진짜 빠르네. 누나, 맞혀 봐. 점심에 얘기 끝난 뒤부터 지금까지 구씨 집안이 프로젝트 몇 개나 날렸게?”하도연은 운전 중이라 화면을 자세히 보지도 않았고, 맞혀 볼 생각도 없었다.“몇 개인데?”“크고 작은 거 다 합치면 대여섯 개.”하지훈은 휴대폰을 거두며 구경하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는 듯 입꼬리를 올렸다.“그중 두 개는 구온 그룹이 앞으로 2년 동안 밀던 핵심 프로젝트야. 구정훈 지금 엄청 속이 타들어 갈 텐데.”하도연은 대꾸하지 않고 앞만 보고 달리며 핸들을 톡톡 두드릴 뿐이었다.하지훈이 그녀의 눈치를 보며 말했다.“이 속도, 진짜 유준이답다. 움직이지 않을 때는 가만히 있다가 한번 움직이면 아예 숨통을 끊어 버리잖아.”성유준은 한번 손을 쓰면 상대에게 반격할 시간도, 기회도 남겨 두지 않는 사람이었다.하도연은 여전히 말이 없었다. 차는 부드럽게 코너를 돌아 그린 빌라 안으로 들어갔다.정문에 거의

  • 이제 와서 빌어? 나 임신했어!   제826화

    저녁 식사를 마친 뒤에야 하도연과 하지훈이 자리에서 일어나 작별 인사를 건넸다.온채아는 복도에 서서 자동차의 후미등이 모퉁이 너머로 사라지는 걸 바라보다가 성유준의 팔을 끌어안았다.“나 따뜻한 물에 푹 목욕하고 싶어.”“가자.”성유준은 차갑게 식은 그녀의 손가락을 살짝 주무른 뒤 함께 위층으로 올라갔다.온채아가 목욕을 마치고 나오자 성유준은 이미 소파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옆에는 드라이어도 놓여 있었다.그녀가 나오자 그가 손짓했다.“이리 와.”온채아는 익숙하게 다가가 그 앞에 놓인 푹신한 방석 위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등을 돌렸다.남자의 길쭉한 손가락이 젖은 머리칼 사이로 파고들었다. 따뜻한 바람이 두피를 타고 전해져 온몸의 긴장이 풀렸다.그의 손길은 이미 꽤 능숙해져 있었다. 가끔 손끝이 그녀의 귓바퀴를 스칠 때마다 살짝 간지러웠다.몇 분 뒤 성유준은 드라이어를 끄고 손끝으로 머리카락 끝이 다 말랐는지 확인한 뒤에야 옆에 내려놓았다.“다 됐어.”하지만 온채아는 일어나지 않았다. 여전히 그 자리에 앉아 고개를 숙인 채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했다.성유준이 바로 알아챘다.“무슨 생각 해?”온채아는 망설이지 않고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봤다.“도연 언니 말이야. 또 무슨 일이 생긴 거야?”오늘 하도연은 오후 내내 그녀와 함께 있었고 티를 내지도 않았다. 그래도 온채아는 직감적으로 하도연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는 걸 느꼈다.인터넷에 떠도는 골치 아픈 소문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일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다.성유준에게 묻지 않고서는 자꾸 마음에 걸렸다.“그렇다고 볼 수 있지.”성유준은 고개를 숙여 그녀를 바라보며 잠옷 깃을 단정하게 여며 주었다.“구정훈이 낸 입장문은 겉으로는 누나를 도와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누나를 꼼짝 못 하게 묶어 둔 거야. 이혼 얘기를 한낱 사소한 부부싸움으로 치부해 버렸잖아. 이런 상황에서 누나가 계속 이혼을 요구하면 오히려 누나가 너무한 사람처럼 보이게 돼.”온채아의 미간이 찌푸려졌다.“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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