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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화. 태성의 공주님 탄생(2)

Author: 유리구슬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9-29 08:01:38

도윤은 대답 대신 요람 안쪽으로 몸을 숙였다.

아이의 투명하고 예리한 눈동자가, 새근새근 숨을 쉬는 작은 생명체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아주 면밀하게 스캔하기 시작했다.

"……두개골의 골격과 안면 대칭이 아주 이상적입니다."

한참을 뚫어지라 쳐다보던 도윤이, 입을 열어 내뱉은 첫마디였다.

"특히 저 투명한 눈동자와 오뚝한 콧날은 엄마의 우월한 유전자가 99퍼센트 발현된 완벽한 결과물이네요. 제 여동생으로서 아주 합격점입니다."

"……너희 부자는 정말, 여러 가지 의미로 대단하네."

침대에 누워있던 연우가 헛웃음을 흘리며 고개를 저었다.

아빠는 혀가 반 토막 나서 요정 타령을 하고 있고, 여섯 살 오빠는 핏덩이 동생을 두고 유전자 분석과 골격 평가를 내리고 있는 꼴이라니.

정말이지 태성그룹의 후계자들다운 살벌하고도 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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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윤아. 동생한테 무슨 말도 안 되는 경제지 타령이야.""맞습니다! 우리 시아가 과자를 좀 흘린다고 어떤 새끼가 감히 기사를 써!"태경이 냉큼 시아를 번쩍 안아 올리며, 혀가 반 토막 난 목소리로 호들갑을 떨기 시작했다."우리 공주님은 카메라 플래시가 눈부시면 다 부숴버려도 돼요. 아빠가 그 언론사들을 몽땅 사서 폐업시켜 버리면 그만이니까! 오구오구, 까까 마시쪄?""당신들. 제발 밖에서는 멀쩡하고 평범한 가족인 척이라도 좀 해요."연우가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며 고개를 저었지만, 그녀의 붉은 입술 위로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고 다정한 미소가 번져 오르고 있었다.똑똑.대기실 문이 열리고, 극도로 긴장한 얼굴의 김 비서가 들어왔다."회, 회장님, 대표님.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이제 단상으로 입장하실 시간입니다.""가죠."연우가 우아한 걸음으로 앞장서자, 태경이 시아를 내려놓으며 자연스럽게 아내의 곁으로 다가갔다.연우가 도윤의 작은 손을 단단히 고쳐 잡았고, 태경 역시 시아의 고사리 같은 손을 부드럽게 움켜쥐었다.돈과 권력으로 빚어낸 세상에서 가장 완벽하고 압도적인 네 사람의 그림자가, 서서히 메인 도어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스타디움 내부."지금부터, 태성그룹의 차태경 회장님과 스텔라 인베스트먼트의 서연우 대표님. 그리고 두 분의 자제분들이 입장하시겠습니다!"사회자의 장엄한 목소리가 거대한 스피커를 타고 울려 퍼졌다.동시에 웅장한 오케스트라 연주가 시작되며, 단상 정면의 거대한 문이 좌우로 매끄럽게 열렸다."아아……!""세상에……!"눈부신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문 너머로 네 사람의 모습이 드러난 순간.오만 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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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종이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좋아서 장난치는 거잖아요."연우가 차갑고 건조하게 팩트를 짚어냈지만, 이미 완벽한 '딸 바보' 상태에 진입한 태경의 귀에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듯했다."시아야. 안 돼. 정보는 찢어서 버리는 게 아니라 머릿속에 저장해야 하는 거야."도윤마저 아주 진지한 얼굴로 시아의 손에서 신문지를 조심스럽게 빼내려 애쓰고 있었다."아, 놔둬라. 우리 공주님이 종이를 찢고 싶어 하시면 찢게 둬야지. 김 비서한테 당장 전 세계 경제지란 경제지는 다 긁어모아서 대령하라고 해라! 우리 딸이 종이 찢기 놀이를 하신단다!""태경 씨, 제발 밖에서 그 꼴로 임원들 대하지 마요. 태성그룹 주가 떨어질라."결국 연우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붉은 입술 사이로 맑고 유쾌한 웃음을 터뜨리고야 말았다.거대한 펜트하우스 거실 한가운데.구겨진 경제지를 쥐고 꺄르르 웃는 작고 눈부신 요정과, 그 모습에 세상을 다 가진 듯 환호하는 거대한 맹수.그리고 여동생이 신문을 입으로 가져갈까 봐 노심초사하며 진지하게 말리는 여덟 살짜리 꼬마 신사까지."정말이지, 못 말리는 가족이야."연우가 턱을 괸 채 그 사랑스럽고 기가 막힌 광경을 바라보며, 나른하고도 고결한 미소를 지었다.피비린내 나는 복수와 차가운 자본의 룰만이 존재했던 그녀의 세상.하지만 이 무식할 정도로 든든하고 다정한 남자와, 자신들의 완벽한 유전자를 물려받은 두 아이가 채워준 이 일상은, 그녀가 평생 쌓아 올린 그 어떤 제국보다 찬란하고 눈부셨다."연우야, 이리 와서 보십시오. 시아가 방금 금리 인하 기사에 침을 흘렸습니다. 이건 명백한 매수 시그널입니다!"태경이 시아의 뺨에 연신 뽀뽀를 퍼부으며 연우를 향해 손을 뻗었다."엄마. 빨리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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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윤은 대답 대신 요람 안쪽으로 몸을 숙였다.아이의 투명하고 예리한 눈동자가, 새근새근 숨을 쉬는 작은 생명체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아주 면밀하게 스캔하기 시작했다."……두개골의 골격과 안면 대칭이 아주 이상적입니다."한참을 뚫어지라 쳐다보던 도윤이, 입을 열어 내뱉은 첫마디였다."특히 저 투명한 눈동자와 오뚝한 콧날은 엄마의 우월한 유전자가 99퍼센트 발현된 완벽한 결과물이네요. 제 여동생으로서 아주 합격점입니다.""……너희 부자는 정말, 여러 가지 의미로 대단하네."침대에 누워있던 연우가 헛웃음을 흘리며 고개를 저었다.아빠는 혀가 반 토막 나서 요정 타령을 하고 있고, 여섯 살 오빠는 핏덩이 동생을 두고 유전자 분석과 골격 평가를 내리고 있는 꼴이라니.정말이지 태성그룹의 후계자들다운 살벌하고도 기가 막힌 상견례였다."하지만 아빠."도윤이 미간을 살짝 좁히며 태경을 쳐다보았다."동생이 너무 작고 연약합니다. 제가 엊그제 마스터한 크라브마가 방어술을 전수해 주기엔 아직 뼈가 덜 굳은 것 같은데요.""당연하지! 우리 시아한테 무술이라니! 그런 건 오빠인 네가 다 몸으로 막아내야 할 일 아니냐!"태경이 기겁을 하며 도윤의 어깨를 꽉 쥐었다."이 녀석의 손끝에 굳은살이 하나라도 박이는 날엔, 태성그룹 경호팀은 모조리 모가지가 날아갈 줄 알아야 할 거다. 우리 시아는 평생 폭신한 실크 위에서 예쁜 것만 보고 자랄 테니까.""알겠습니다. 그럼 제가 하루빨리 실전 타격 능력을 끌어올려, 시아의 완벽한 물리적 성벽이 되겠습니다."도윤이 아주 비장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요람 안으로 조심스럽게 손을 뻗었다.그때였다.허공을 맴돌던 도윤의 작은 검지손가락을, 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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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성 의료 센터, 최상층 VVIP 특실.눈부신 아침 햇살이 하얀 시폰 커튼을 통과해 넓고 쾌적한 병실 안을 따스하게 채우고 있었다.기다림의 시간이 지나고, 마침내 태성그룹과 스텔라 인베스트먼트의 거대한 두 세계를 완벽하게 이어줄 두 번째 기적이 세상의 빛을 본 지 며칠이 흐른 참이었다."오구오구. 우리 띠아, 코 자다 깨쪄요? 아빠 봐쪄?"병실의 고요함을 깨는, 기괴할 정도로 혀가 반 토막 난 하이톤의 목소리.최고급 맞춤 수트를 빈틈없이 차려입고, 전 세계 금융 시장을 공포로 몰아넣는 맹수 차태경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해괴한 애교였다."차태경 회장님."침대에 비스듬히 기대어 서류를 검토하던 연우가, 기가 막힌다는 듯 나른한 실소를 터뜨렸다."제발 그 혀 짧은 소리 좀 어떻게 안 될까요? 듣는 내가 다 소름이 돋아서 결재 서류에 집중을 할 수가 없는데.""쉿, 연우야. 우리 시아 놀랍니다."태경이 연우를 향해 다급하게 검지손가락을 입술에 가져다 대며 눈을 흘겼다.그의 커다란 체구는 지금, 병실 한가운데 놓인 앙증맞은 핑크빛 요람 앞에 아주 옹색하고도 경건하게 쭈그려 앉아 있었다.요람 안에는 태어난 지 며칠 되지 않은 작고 눈부신 생명체, '차시아'가 꼬물거리고 있었다.새하얗고 투명한 피부, 그리고 무엇보다도 연우의 그 오만하고 맑은 눈동자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복제해 놓은 듯한 영롱한 눈망울.태경은 그 완벽한 피사체에서 단 1초도 시선을 떼지 못한 채, 다시 요람을 향해 얼굴을 들이밀고 입을 삐죽거렸다."우르르까꿍! 우리 시아, 아빠가 그렇게 조아요? 우아아, 웃어쪄! 연우야! 방금 시아가 나 보고 웃었습니다!""그냥 배냇짓이에요. 아직 눈초점도 제대로 못 맞추는 핏덩이한테 무슨 환상을 보는 거예

  • 이혼 통보를 받은 날, 세계 1위 재벌과 계약했다   245화. 부부의 은밀한 휴가(2)

    "하지만 오늘 이 방에, 그 차가운 서류 뭉치 따위는 없습니다."연우를 소파에 조심스럽게 앉힌 태경이, 그녀의 발밑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가장 무자비한 지배자가, 오직 자신의 신앙 앞에서만 보여주는 완벽한 항복의 자세였다.태경의 커다랗고 단단한 두 손이, 연우의 둥글게 솟아오른 아랫배를 세상에서 가장 진귀한 보물을 다루듯 부드럽게 감싸 쥐었다."과거의 이 서늘했던 공간을, 당신과 우리 공주님이 함께하는 가장 따뜻하고 완벽한 기억으로 덮어버리고 싶었습니다.""태경 씨.""공주님. 아빠 목소리 들립니까."태경이 연우의 배에 자신의 뺨을 가만히 기대며, 짐승처럼 짙은 목소리를 한없이 다정하게 녹여내어 속삭였다."세상에서 제일 고결한 엄마를 힘들게 하지 말고, 아주 건강하고 예쁘게 나와야 한다."그의 낮고 울림 있는 목소리에 반응이라도 한 것일까."읏."연우의 붉은 입술 사이로 아주 작은 신음이 튀어나왔다.순간, 무릎을 꿇고 있던 태경의 어깨가 벼락이라도 맞은 듯 흠칫 굳어버렸다."왜 그럽니까? 어디가 불편한……!""아니요."사색이 되어 고개를 든 태경을 향해, 연우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눈부신 미소를 지어 보였다."방금, 공주님이 발로 찼어요. 아빠 목소리를 듣고 대답하나 봐.""……!"태경의 동공이 미친 듯이 확장되었다.그는 다시 조심스럽게 연우의 배 위로 손바닥을 밀착시켰다.그리고 잠시 후, 태경의 커다란 손바닥 너머로 아주 작고 희미한, 그러나 분명한 생명의 태동이 톡, 하고 전해졌다."하아……."태경의 입술 사이로 뜨겁고 거친 숨결이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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