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340화. 과보호의 끝판왕(1)

Author: 유리구슬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14 08:04:11

태성 병원 VIP 특실.

며칠째 이어진 강제 휴식에 지루함을 느낀 서연우가 침대에서 내려와 가볍게 기지개를 켰다.

간단한 산책이라도 할 요량으로 병실 한쪽에 마련된 전용 드레스룸의 신발장 문을 연 순간이었다.

"……이게 다 뭐죠?"

연우의 맑은 눈동자가 황당함으로 잘게 흔들렸다.

항상 그녀의 발끝을 날카롭고 오만하게 장식해주던 수십 켤레의 크리스찬 루부탱, 지미추, 마놀로 블라닉 하이힐들이 모조리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대신 그 자리를 꽉 채우고 있는 것은.

샤넬, 에르메스, 디올 등 최고급 명품 브랜드에서 한정판으로 제작한, 굽이 전혀 없는 새하얀 스니커즈와 부드러운 단화들이었다. 심지어 푹신한 쿠션감이 들어간 임산부 전용 맞춤 수제화까지 종류별로 완벽하게 세팅되어 있었다.

"마음에 듭니까, 연우야."

드레스룸 입구에 삐딱하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Latest chapter

  • 이혼 통보를 받은 날, 세계 1위 재벌과 계약했다   340화. 과보호의 끝판왕(1)

    태성 병원 VIP 특실.며칠째 이어진 강제 휴식에 지루함을 느낀 서연우가 침대에서 내려와 가볍게 기지개를 켰다.간단한 산책이라도 할 요량으로 병실 한쪽에 마련된 전용 드레스룸의 신발장 문을 연 순간이었다."……이게 다 뭐죠?"연우의 맑은 눈동자가 황당함으로 잘게 흔들렸다.항상 그녀의 발끝을 날카롭고 오만하게 장식해주던 수십 켤레의 크리스찬 루부탱, 지미추, 마놀로 블라닉 하이힐들이 모조리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대신 그 자리를 꽉 채우고 있는 것은.샤넬, 에르메스, 디올 등 최고급 명품 브랜드에서 한정판으로 제작한, 굽이 전혀 없는 새하얀 스니커즈와 부드러운 단화들이었다. 심지어 푹신한 쿠션감이 들어간 임산부 전용 맞춤 수제화까지 종류별로 완벽하게 세팅되어 있었다."마음에 듭니까, 연우야."드레스룸 입구에 삐딱하게 기대어 선 차태경이, 짐승처럼 짙고 만족스러운 눈웃음을 흘리고 있었다."내 하이힐들 다 어디로 빼돌렸어요?"연우가 기가 막힌다는 듯 붉은 입술을 비틀어 올렸다."태성그룹 본사 지하의 프라이빗 금고에 아주 안전하게 봉인해 두었습니다."태경이 아주 당당하고도 오만한 걸음으로 다가왔다."우리 은우가 태어나기 전까지, 아니, 태어난 후에도 당분간 당신의 발끝에 그 위험천만한 흉기가 닿는 일은 절대 없을 겁니다. 아주 미세한 충격이라도 당신과 아이의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으니까요.""나 이제 고작 임신 6주 차예요. 벌써부터 환자 취급할 필요 없다고요."연우가 실소를 터뜨리며 항변했지만, 태경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그는 자연스럽게 드레스룸 바닥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더니, 신발장 안에서 가장 부드러운 가죽으로 된 에르메스 스니커즈 한 켤레를 꺼내 들었다."이리

  • 이혼 통보를 받은 날, 세계 1위 재벌과 계약했다   339화. 진짜 셋째의 축복(2)

    "오진이 아닙니다, 회장님! 제 목숨과 의사 면허를 전부 걸고 맹세합니다! 진짜 셋째 아기입니다!"병원장이 결재판을 가슴에 품고 눈물을 글썽이며 소리쳤다."진짜……."태경의 커다란 두 손이 허공에서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그는 비틀거리며 뒷걸음질을 치더니, 이내 두 팔을 허공을 향해 번쩍 들어 올리며 병실이 떠나가라 포효했다."만세! 만세!! 만세애애-!!"세계 경제를 도륙 내던 지옥의 폭군이.체면 따위는 완벽하게 내다 버린 채, 병실 한가운데서 두 팔을 휘저으며 세상을 다 가진 바보 천치처럼 기쁨의 함성을 지르기 시작했다."하하하핫! 들었습니까, 연우야! 위염이 아니랍니다! 내 아내가, 나의 여왕님이 나에게 완벽한 천사를 또 한 명 선물해 주셨단 말입니다!"태경이 연우의 침대 옆으로 무너지듯 무릎을 꿇고 앉아, 그녀의 하얀 손을 자신의 뺨에 비비적거리며 미친 듯이 입을 맞췄다."정말이지, 당신은…… 구제 불능의 팔불출이네요."창백했던 연우의 붉은 입술 끝에, 어느새 가장 따뜻하고 맑은 미소가 걸려 있었다.그녀가 다른 한 손을 들어 자신의 평평한 아랫배를 아주 조심스럽고 소중하게 감싸 쥐었다.도윤과 시아에 이어, 자신의 뱃속에 다시 한번 이 남자의 맹목적인 사랑을 증명하는 생명이 숨 쉬고 있다니.스텔라 시티라는 거대한 유토피아를 설계하는 것보다, 지금 이 순간 침대 곁에서 어린아이처럼 눈물을 찔끔거리는 남편을 보는 것이 그녀에게는 훨씬 더 벅차고 완벽한 구원이었다."김 비서!!"태경이 벌떡 일어나며, 병실 문밖에서 대기하던 김 비서를 우렁차게 호출했다."네, 회장님!"김 비서 역시 이미 소식을 전해 들었는지, 눈시울이 붉어진 채로 뛰어 들어왔다

  • 이혼 통보를 받은 날, 세계 1위 재벌과 계약했다   338화. 진짜 셋째의 축복(1)

    스텔라 인베스트먼트 본사 최상층, 서연우의 대표 집무실.수백 장에 달하는 스텔라 시티의 해상 인프라 설계도와, 글로벌 석학들의 영입 리스트가 책상 위를 빈틈없이 가득 채우고 있었다."현재까지 합류를 확정한 수석 연구원만 3백 명을 돌파했습니다."김 비서가 태블릿을 넘기며 보고를 이어갔다."초기 인프라 구축에 투입될 3경 원의 자금 역시, 회장님의 태성중공업 네트워크와 완벽하게 동기화되어 한 치의 오차 없이 집행되고 있습니다. 대표님께서 어제 밤샘 검토하신 설계 수정안도 무사히 통과되었습니다.""수고했어요. 다음 주재원 회의 자료도 이어서 브리핑해 줘요."연우가 서류에 사인하며 건조하게 대답했다.하지만 그녀가 다시 펜을 쥐어 들려던 찰나였다.핑-.순간, 눈앞의 시야가 하얗게 점멸하며 바닥이 울렁거리는 듯한 지독한 현기증이 밀려왔다."……읏."딸그락!연우의 손에서 빠져나간 만년필이 대리석 바닥으로 요란하게 굴러떨어졌다.그녀가 미간을 짚으며 휘청이자, 책상을 짚고 있던 그녀의 하얀 손등 위로 핏기가 차갑게 가셨다."대, 대표님?! 안색이 너무 안 좋으십니다!"김 비서가 화들짝 놀라며 다가오려던 순간이었다.쾅-!집무실의 두꺼운 문이 부서질 듯 열리며, 회의를 마치고 올라오던 차태경이 짐승 같은 속도로 튀어 들어왔다."연우야!"태경이 바닥으로 쓰러지려던 연우의 허리를 낚아채듯 끌어안았다.그의 넓고 단단한 가슴에 안긴 연우는, 식은땀을 흘리며 가쁘게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내가 그렇게 무리하지 말라고 당부했건만!"태경의 칠흑 같은 동공에서 당장이라도 세상을 멸망시킬 듯한 맹렬한 살기와 공포가 터져 나왔다."당장 태성

  • 이혼 통보를 받은 날, 세계 1위 재벌과 계약했다   337화. 남편의 플렉스(Flex)(2)

    "나는 내 아내가 짓는 완벽한 도시에, 아주 작은 먼지 한 톨이라도 날아드는 걸 용납할 수 없으니까요. 돈으로 적들의 숨통을 끊어버릴 수 있다면, 내 전 재산을 불태워도 아깝지 않습니다.""덕분에 실리콘밸리는 오늘부로 완벽한 빙하기를 맞이하겠네요."연우가 나른하게 웃으며 커피를 한 모금 머금었다.단순히 방어에 성공한 것을 넘어, 아예 적들의 밥줄과 명줄을 동시에 쥐고 흔들어버리는 압도적인 자본의 폭력.연우는 이 무식하고도 무자비한 남편의 복수 방식이 지독하게 마음에 들었다.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연우가 식사를 마치고 디저트로 나온 멜론을 한 조각 베어 물었을 때였다.다다다닥!다이닝룸 밖에서 군화 발소리 같은 다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리더니, 넥타이가 반쯤 풀어진 김 비서가 숨을 헐떡이며 뛰어 들어왔다."회, 회장님! 대, 대표님! 허억, 허억…….""숨 좀 고르고 말해. 아침부터 꼴사납게."태경이 냅킨으로 입가를 닦으며 서늘하게 지시했다."인수…… 완료되었습니다! 시장가의 3배를 현찰로 즉시 입금하겠다는 조건에, 세 기업의 주주들이 10분 만에 경영권 양도 계약서에 전자 서명을 마쳤습니다!"김 비서가 덜덜 떨리는 손으로 태블릿을 내밀었다."그리고 회장님의 지시대로, 실리콘밸리 연합 5개사에 대한 부품 공급을 전면 차단했습니다. 그 즉시……."김 비서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그 5개 IT 공룡 기업들의 주가가 개장과 동시에 70퍼센트 이상 폭락하며 거래 정지 상태에 빠졌습니다. 부품 수급이 막혔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이 패닉 셀링을 던진 겁니다. 사실상 도산 위기입니다!"자본주의의 가장 끔찍하고도 완벽한 사이다가 터지는 순간이었다.

  • 이혼 통보를 받은 날, 세계 1위 재벌과 계약했다   336화. 남편의 플렉스(Flex)(1)

    태성 펜트하우스의 다이닝룸.통유리창 너머로 쏟아지는 아침 햇살을 받으며, 서연우는 갓 내린 에스프레소 잔을 가볍게 쥐고 태블릿 화면을 여유롭게 넘기고 있었다.[ 실리콘밸리 대재앙. 거대 IT 공룡 5개사, 10살 천재의 '분홍 토끼'에 24시간째 통제 불능! ][ 백기 든 천재들. 스텔라 시티를 건드린 대가는 처참한 굴욕. ]연우의 맑은 눈동자가 외신들의 요란한 헤드라인을 훑어 내렸다.어제 오후, 아들 도윤이 심어놓은 '이지스-도윤 커스텀' 방화벽의 역해킹 여파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었다.미국 IT 산업의 심장부라 불리는 기업들의 메인 서버가, 당근을 오물거리는 분홍색 토끼 애니메이션에 완벽하게 점령당해 마비된 전대미문의 사태."우리 아들이 심어둔 토끼가 아주 식성이 좋네요. 아직도 실리콘밸리 메인 서버를 갉아먹고 있는 걸 보면."연우가 붉은 입술을 매혹적으로 비틀어 올리며 맑은 실소를 흘렸다.하지만 그녀의 맞은편에 앉아 아침 식사를 하던 차태경의 반응은 전혀 달랐다.서걱. 까앙-.나이프가 덜 익은 레어 스테이크를 썰어내며 도자기 접시를 날카롭게 긁었다.태경의 칠흑 같은 동공은 스테이크에서 흘러나오는 붉은 핏물보다 더 서늘하고 살벌한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당신, 어제부터 계속 표정이 안 좋네요."연우가 태블릿을 내려놓고 턱을 괸 채 태경을 바라보았다."도윤이가 1분 만에 완벽하게 방어해 냈고, 적들은 전 세계의 웃음거리로 전락했어요. 스텔라 시티의 보안이 얼마나 무식하게 튼튼한지 만천하에 증명된 셈인데, 뭐가 그렇게 마음에 안 들죠?""웃음거리로 전락한 것 따위는 내 알 바가 아닙니다."태경이 나이프를 내려놓고 냅킨으로 입가를 거칠게 닦아냈다."내가 불쾌한 건, 감히 그 시궁창 쥐새끼들이 내 아내

  • 이혼 통보를 받은 날, 세계 1위 재벌과 계약했다   335화. 시기하는 글로벌 IT 공룡들(2)

    집무실 벽면의 붉은 경고창들은 여전히 미친 듯이 증식하며 당장이라도 서버를 다운시킬 듯 맹렬하게 압박해 오고 있었다.하지만 도윤의 표정은 그저 지루한 퍼즐 게임을 하는 어린아이처럼 평온하기 짝이 없었다."실리콘밸리의 수석 엔지니어들이라길래 내심 기대했는데. 고작 2년 전에 유행하던 우회 라우팅 기법을 쓰고 있네요. 하품이 나올 지경입니다."타탁!도윤이 엔터 키를 강하게 내리치는 것과 동시에, 그의 노트북 화면에 초읽기 타이머가 나타났다.[ 00 : 59 ]"앞으로 딱 1분."도윤이 의자 등받이에 몸을 푹 기대며 양팔을 가슴 앞으로 꼬았다."1분 뒤면, 저 찌질한 공룡들의 이빨이 모조리 뽑혀나갈 겁니다.""대, 도윤 도련님! 지금 적들의 트래픽이 평소의 만 배 이상으로 폭주하고 있습니다! 메인 서버 온도가 한계치를 돌파하려……!"김 비서가 발을 동동 구르며 소리쳤지만, 도윤은 콧방귀를 뀔 뿐이었다.카운트다운은 자비 없이 흘러갔다.30초. 20초. 10초. 5초.그리고 마침내 타이머가 [ 00 : 00 ]을 가리킨 바로 그 순간.퍼엉-!집무실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던 수백 개의 시뻘건 해킹 경고창들이, 마치 유리가 깨지듯 시각적인 파열 효과와 함께 모조리 산산조각 나며 사라져버렸다.요란하게 울려대던 사이렌 소리가 뚝 끊기고, 메인 모니터는 다시 스텔라의 고요하고 평화로운 푸른빛 로고를 띄워 냈다."……!"김 비서의 입이 떡 벌어졌다."공격이…… 완전히 차단되었습니다! 아니, 차단된 수준이 아닙니다!"김 비서가 덜덜 떨리는 손으로 태블릿의 데이터를 확인하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적들의 트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