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그러면 이제 어떡해?”손아림은 투자도, 업계 사정도 잘 몰랐다. 하지만 돈이 떨어지는 상황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손아림은 불안한 눈빛으로 임지유를 바라봤다.“언니, 형부 쪽은...”손아림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임지유의 휴대전화가 울렸다.화면에 뜬 발신자를 확인한 순간, 임지유의 표정이 눈에 띄게 밝아졌다.임지유는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수화기 너머에서 무슨 말을 들은 건지, 조금 전까지 팽팽하게 굳어 있던 임지유의 얼굴이 서서히 느슨해졌다.긴장으로 얼어붙어 있던 기색은 사라지고 평소처럼 여유롭고
연미혜는 넥스 그룹에 거의 다 도착했을 무렵, 건물에서 이삼백 미터쯤 떨어진 지점에서 먼저 내렸다.연미혜가 차에서 내리자 경민준도 오래 머무르지 않고 곧장 시동을 걸었다.뒤를 밟고 있던 신정혁은 두 사람이 각자 흩어지는 방향을 한동안 묵묵히 바라보다가, 한참 뒤에야 차를 돌려 자리를 떠났다.넥스 그룹과 제이이노텍은 원래부터 협업이 긴밀한 편이었다.회사로 돌아온 연미혜는 간단히 내부 회의를 하나 마친 뒤 곧바로 제이이노텍으로 향했다.그리고 바로 그날 오후, 제이이노텍 쪽에서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다중모달 융합 기술 분야에
그날 밤 경다솜은 유난히 들떠 있었다.평소에도 경민준이 집에 있으면 경다솜은 자연스럽게 경민준의 서재에 들어가 숙제하거나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거나 자기 장난감을 가지고 놀곤 했다.밤 열 시가 넘어 씻고 잘 준비를 마친 뒤, 경다솜은 잠들기 전에 연미혜를 향해 말했다.“엄마, 저 아빠한테 다녀올게요. 아직 안 주무시는지 보고, 안 주무시면 안녕히 주무시라고 말씀드리고 오려고요.”“그래.”경다솜은 곧장 방 밖으로 뛰어나갔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문 앞에 얼굴을 빼꼼 내밀더니, 문틀을 붙잡은 채 고개를 갸웃하며 물
연미혜는 고개를 저으며 부드럽게 말했다.“괜찮아요. 밖에서 먹고 들어왔어요.”그 말을 들은 경다솜은 문득 무언가 떠오른 듯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그러네요. 엄마가 오늘 집에 올 줄 알았으면 그냥 집에서 같이 저녁 먹는 건데. 엄마, 집에서 저녁 드신 지 진짜 오래됐잖아요.”경다솜은 이제 연미혜와 함께 집에서 저녁을 먹던 때가 어땠는지조차 잘 기억나지 않을 정도였다.지난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연미혜는 경다솜 때문에 이 집에 들르는 일이 있더라도 실제로는 저녁까지 함께하고 가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대신 밤늦게 와서 하룻밤
식사를 마친 뒤 경다솜은 먼저 집에 들어가 조금 준비할 게 있다며 연미혜와 경민준에게 십 분쯤 뒤에 들어오라고 했다.연미혜에게 보여 주고 싶은 게 정말 많은 모양인지, 경다솜은 들뜬 얼굴로 몇 번이나 같은 말을 덧붙였다.그런 모습이 귀여워 연미혜와 경민준도 별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경다솜이 운전기사와 함께 먼저 떠난 뒤, 룸 안에는 연미혜와 경민준만 남았다.문이 닫히자마자 금세 조용해졌다.잠깐 시선을 마주쳤지만, 연미혜는 곧 휴대전화를 꺼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시선을 화면에 고정했다.반면 경민준은 휴대전화조차 들지
경다솜은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오른 듯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아빠, 엄마! 저 곧 방학하잖아요. 그때 우리 같이 여행 가면 안 돼요? 해외로 가도 좋고, 남해 쪽으로 내려가서 래프팅 같은 거 해도 좋고요. 적어도 보름은 신나게 놀다 오고 싶어요.”연미혜는 속으로 생각했다.‘다솜이 아빠랑... 다 같이 해외여행을?’경민준과 함께 아이를 데리고 멀리 여행을 떠나는 것만으로도 쉽게 상상이 가지 않았는데, 거기에 보름이나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건 더더욱 현실감이 없었다.하지만 연미혜가 뭐라고 답하기도 전에 경민준이 먼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