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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8화

조은혁은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또박또박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래! 난 지금 너를 협박하는 거야.”

그는 그녀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박연희는 뒤편 소파에 몸을 기대어 넋을 잃고 그를 바라보았다. 결국, 박연희는 그에게 쫓겨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다... 그렇게 사랑했던 이 남자는 모든 위장을 벗겨내니 그녀에게 조금의 여지도 남겨두지 않았다.

조진범은 그녀가 낳은 아이이다.

하지만 박연희가 그의 말을 듣지 않으면 조은혁은 박연희가 아이도 만나지 못하게 할 것이다. 정말 잔인한 사람이다.

박연희의 목구멍에서 비린내가 솟구쳐 올랐다.

그녀의 마음은 더욱 비참하기 그지없었다.

그런데 어디서 용기가 났는지는 모르겠지만 박연희는 그와 정면으로 마주하고 맞서 싸웠다.

“좋아요. 나를 굶겨 죽이고 진범이도 굶겨 죽이세요... 어쨌든 전 당신이 제 오빠한테 복수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잖아요. 어쨌든 당신 마음속에는 진범이에게도 박씨 가문의 피가 흐르고 있을 테니까 우리를 다 굶겨 죽이면... 당신도 이제 화를 풀 수 있겠네요.”

지금, 이 순간, 박연희는 정말 미친 것 같았다.

지금, 이 순간, 박연희는 온몸이 산산조각이 난 것 같았다.

그녀는 소파를 짚고 가느다란 몸을 계속 떨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상대하는 것이 어떤 남자인지. 그는 그녀의 남편이 아니다. 그는 단지 재력과 체력 모두 그녀를 훨씬 능가하는 남자일 뿐이다. 박연희는 조은혁의 손안에 있다. 조금의 여력도 없이 그녀가 가진 것은... 그녀의 목숨일 뿐이다.

조은혁이 그녀를 노려보았다.

눈앞에 서 있는 박연희는 너무나도 낯설어 보였다. 세상 물정을 모르는 순진한 소녀에서 갑자기 당장이라도 그를 불에 태우려는 듯한 여인으로 돌변했다.

갑자기 그가 가볍게 피식 소리를 냈다.

그를 불에 태운다고? 무엇으로?

조은혁은 그녀가 견딜 수 있으리라고 믿지 않았고 또한 그녀가 정말로 진범이를 내려놓을 수 있으리라 믿지 않았다. 지금 그녀가 보여주는 모습은 결국 단지 허세에 불과하다.

조은혁은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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