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브랜드는 박연준이 즐겨 피우던 담배였다. 지난해 조은혁은 그 회사를 인수해 생산라인을 바꿔 시가 생산을 중단했다.그렇게 그는 조금 넋을 잃었고 장씨 아주머니는 이를 매우 불만스러워했다. 그녀는 진범이를 안고 가볍게 달래면서 박연희의 일을 말해주었다.“사모님께서는 지금 산 채로 이틀을 굶었습니다. 대표님은 진심으로 사모님을 굶겨 죽일 준비를 해야 할 거예요. 혼자 죽으면 속이 시원하질 않으니 차라리 이 작은 아이까지 굶겨 죽이시지 그래요. 그러면 대표님 주위도 깨끗해질 것입니다. 앞으로 다시 결혼해도 대표님께 아이가 있었는지 누가 알겠어요. 그러면 대표님은 앞으로도 여전히 소녀들을 속일 수 있겠죠. 진시아인지, 이시아인지 모르겠지만...”장숙자는 입으로는 사납지만 진심으로 박연희 모자를 아끼고 있다.그런 더러운 것을 보고 사모님이 화를 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대표님도 덩달아 화를 낼 줄이야. 이틀이 지났는데도 그는 뜻밖에도 정말 무관심했다.마음도 독하지.그에게 어디 남편이 되고 부모가 될 자격이 있겠는가?조은혁이 그녀를 바라보자 장씨 아주머니는 눈시울을 붉혔다.“사모님은 줄곧 응석받이로 자랐습니다. 사모님의 오빠가 아무리 미워도 그녀를 사랑해주고 아껴주셨잖아요... 분풀이하기 위해서라면 인제 그만둬야 합니다. 진범 도련님의 체면을 봐서라도요!”그러자 조은혁이 조용히 물었다.“내가 지금 화풀이를 한다고?”장씨 아주머니는 고개를 숙이고 진범이를 바라보며 순식간에 태도를 누그러뜨렸다. “그럼 화풀이가 아니면 사모님을 아껴주시기라도 하는 겁니까? 대표님, 저 장숙자는 나이가 좀 많아도 감정적인 일은 그래도 똑똑히 볼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이런 것이 아닙니다... 어찌 사랑하는 사람이 고생하는 것을 눈 뜨고 지켜볼 수 있단 말입니까? 하물며 굶어 죽기 직전인데.”“정말 이 세상에서 대표님보다 독한 사람은 없을 겁니다.”장씨 아주머니는 어찌 됐든 월급쟁이라 말을 여기까지 하고 이제는 입을 열지 못했다.그렇게 조은혁은 저녁
어둠의 막이 내려앉고 음산한 기운이 맴돌았다.그때, 조은혁이 코웃음을 쳤다.“연희야, 설마 내가 널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말을 이어가며 그는 박연희의 귓가에 바짝 다가갔다.그의 목소리는 부드러우면서도 살을 에는 듯한 한기가 배어 있었다.“우린 그저 아직 잠자리를 끝내지 못한 것뿐이야. 우리가 이혼한 후 발견한 건데 아무리 아름답고 요염한 여인의 몸이 내 앞에 있어도 도무지 흥이 돋질 않더라고... 하지만 내 밑에서 애원하며 울부짖는 너의 모습을 생각하니 바로 남자의 욕구가 생겼잖아. 나는 약간 후회돼. 너와 이혼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러나 이혼은 우리의 잠자리를 방해할 수는 없어. 어쩌면 부부의 신분을 벗어났으니 관계를 맺을 때도 더 편하고 더 재미있을지도 몰라.”그는 일부러 그녀의 마음에 상처를 주기 위해 더욱 날카롭게 말했다.아니나 다를까, 박연희가 어찌 그런 말을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그녀는 즉시 그의 손을 뿌리치고 싶었지만 오히려 다시 잡히고 말았다.조은혁은 그녀의 가느다란 손목을 쉽게 잡아챘고 이어서 그녀의 가느다란 팔뚝을 높이 쳐들자 그녀의 몸도 어쩔 수 없이 똑바로 서서 그의 눈빛을 마주해야 했다.조은혁은 또다시 더러운 말을 내뱉었다.“보아하니 너를 그렇게 아껴주지 말았어야 했어.”박연희는 필사적으로 발버둥 쳤지만 그녀는 끝내 헤어나오지 못했다. 보드라운 손목에 핏자국이 생겼지만 조은혁은 조금도 마음이 아프지 않았다. 그는 술을 마시면 쉽게 성이 나기 시작했고 박연희는 다시 이렇게 몸을 곧게 펴고 그의 앞에서 이리저리 비틀거렸다. 그녀의 허리는 가늘고 윗부분도 출산으로 인해 더 잘 발달하여 매우 매력적이었다.그는 그녀를 자신의 허리에 안아 올려 끝까지 가진 않았지만 옷을 사이에 두고 그녀가 자신을 만족시켜주도록 밀어붙였다.한바탕 광란의 고난을 겪으며 박연희는 머리를 쳐들고 매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결국, 그녀는 고통을 참지 못하고 그의 어깨에 반쯤 엎드려 어쩔 수 없이 그의 손길을 받아들였다...그
그는 마음이 약해지지 않았다.약해지지 않았다.난 왜 이렇게 멍청할까, 어떻게 저 이가 마음이 약해진 줄 알았을까...박연희, 너 자신과 조은혁을 모두 과대평가했어.그는 인성이 없었다. 그는 짐승이었다!박연희는 눈에 한 줄기 빛도 없이 조용히 누워만 있었다. 그녀는 이제 식욕도 전혀 없고 삶에 절망하고 자신에 대해 절망했다.그녀의 눈가에는 모두 눈물이었고 희망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조은혁은 그녀가 깨어난 것을 보고 원래 그녀와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그녀의 눈가의 눈물을 보고는 그의 마음이 다시 굳어지기 시작했다.의사인 김석호도 오랜 지인으로 조은혁의 성질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왕진을 한 번 하면 2천만원을 주는데 어떤 의사가 거절할 수 있겠는가?김석호는 박연희를 매우 동정했다.그는 최대한 부드럽게 말했다."젊은 나이여도 몸조심해야죠. 일단 몸부터 챙기셔야 나중의 일을 논할 수 있죠.”박연희는 살며시 눈을 깜박인다.조은혁의 목소리는 차가웠다.“심리의사를 부른게 아닙니다만.”하지만 김석호도 약간의 반골기질이 있던지라 되받아쳤다."부인께 아주 큰 심리적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조은혁 씨도 아주 큰 심리적 문제가 있어요. 병이 있으면 치료해야 합니다!”조은혁의 표정은 매우 차가웠고 사방의 공기는 마치 모두 얼어붙은 것 같았다.김석호는 감히 경솔하게 행동하지 못하고 링거를 놓은 후 약 상자를 들고 빨리 달려나갔다.사람이 다 나가자 조은혁이 박연희를 보았다.그녀는 마음을 돌릴 기색도 없이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며 소리 없이 저항했다.그날 밤, 그녀는 욕실에서 꼬박 두 시간을 보냈다. 그녀는 몸을 여러 번 비비고 빨갛게 문질러서 거의 한 겹의 껍질이 벗겨질 정도로 문질렀다.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깨끗하지 않다고 느꼈다. 그리고 조은혁이 만진 적이 있는 그녀도 깨끗하지 않다고 느꼈다.그들은 일주일 동안 대치하며 설을 이렇게 저기압에서 보냈다.김석호가 매일 와서 박연희의 손등에 바늘자국이 나도록 링거를 놨
조은혁은 침실로 돌아왔다.박연희는 여전히 그를 보지 않고 자신의 세계에서 살고 있다.어쩌면 그 세상은 아름다울지도 모른다.강요도 없고, 그의 침입도 없고, 차가운 바늘과 링거액도 없고, 그리고 화려하지만 자유가 없는 이 감옥도 없다.거의 2년이 되어가는데 그녀는 아직도 새장 속의 새처럼 그에게 속박되었다.그녀는 이해하지 못했다. 그는 이미 그녀에게 복수했고, 그녀의 청춘을 가져갔고, 그녀 마음속의 사랑을 빼앗았는데...아직도 무엇이 만족스럽지 못한걸까?영국식 캐비닛 앞에 선 조은혁은 휴대폰을 탁자에 올려놓고 박연희를 바라보며 말했다."박연희, 우리 조건 좀 얘기해보자.”그녀의 몸이 움찔했다.조은혁은 계속 입을 열었다.“나랑 같이 B시로 가. 큰 집을 사서 네가 살 수 있도록 해줄게. 그리고 네가 원한다면 계속 학교에 갈 수 있고, 높은 등급의 갤러리를 열 수 있어. 나는 다시는 너를 가두지 않을 거야. 그리고 진범도 네가 키우게 해줄게. 아빠도 있고 엄마도 있는 완전한 어린 시절을 아이에게 줘야지.”박연희는 살며시 눈을 깜박이며 그의 수려한 얼굴을 바라보았다. 바로 이 아름다운 얼굴이 애초에 그녀가 몸을 던져 불길에 뛰어들게 한 원인이었다.박연희는 웃으며 눈물을 흘렸다. 그녀의 목소리는 더욱 목이 쉬었다.“당신 조건은 듣기에 매우 매력적네요. 하지만 조은혁 씨, 그게 지금과 뭐가 다르죠? 나는 여전히 당신이 기른 애완동물이에요. 언제 당신이 당신이 기분이 좋지 않거나 두 집안의 원한을 떠올리는 순간 이걸 다 가져가겠죠. 저는 여전히 가진 것이 없어요.”그녀의 표정은 더욱 슬퍼졌다."안 돌아가요.”"나는 내연녀가 되지 않을 거에요. 당신의 수많은 여자들 중 한 명이 되지도 않을 거고요. 더더욱 자존심을 잃은 채 당신의 자비를 기다리도 않을 거에요. 나도 진범이가비정상적인 가정에서 자라지 않기를 바라요.”……조은혁은 화가 났다.그는 이미 충분히 인내심을 가지고 그녀를 대했지만 박연희의 마음속에는 그가 없는 것이 분명하다.그녀는
날카로운 종이가 그녀의 고운 피부를 긁어내자 붉은 피가 방울방울 떨어졌다.조은혁은 결코 흔들리지 않았다."찢어. 어차피 복사본이야.”박연희는 눈이 빨갛게 달아올라 그를 쳐다보았다.이 순간, 조은혁은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그들은 마침내 이 관계를 완전히 박살 내버렸다. 더 이상 아무 연기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더 이상 애틋한 척할 필요가 없었고 그리고 그녀도 더 이상 설설 길 필요가 없었다.진실은 항상 이렇게 잔인하다.그들 사이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감정이 발전할 여지가 없었다. 그렇게 많은 원한이 마음속에 쌓여 있는데 그의 마음속에 자리가 남아 있을리가 없었다.조은혁은 더 말하지 않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등불 아래에서도 그는 여전히 고귀한 모습이었다.장숙자는 마침 조진범을 껴안고 달래다가 조은혁이 아래층으로 내려오자 급히 물었다. "사모님께서 밥을 드신다고 하나요?”조은혁은 장숙자는 보며 말했다."그녀가 배고프다고 할때까지 내버려둬요. 그리고 김석호한테 말해서 오늘부터 영양제를 놓으러 오지 않아도 된다고 하세요.”장숙자는 완전히 멍해졌다.조은혁은 박연희를 죽음으로 몰고 가려는 것일까.그녀는 무슨 말을 하고 싶었지만 조은혁은 안색이 안 좋아 보였고 자신이 말을 더 하면 박연희가 오히려 더 힘들어질 것을 알고 있었다.해서 장숙자는 어쩔 수 없이 그저 작은 아이를 안고 속으로 울부짖을 수밖에 없었다."불쌍한 우리 도련님, 이제 곧 엄마 없는 아이가 될 거야!”"계모 밑에서 좋은 사랑을 받을 확률이 얼마나 적은데.""불쌍한 우리 도련님!”조은혁이 그녀를 노려보자 장숙자는 즉시 울음을 그쳤다.……그날 저녁, 조은혁의 말대로 일이 진행되었다.그의 말은 농담이 아니었다.박연희는 어두컴컴한 거실에 앉아 있었고 소파 건너편 TV에는 국내 뉴스가 방송되고 있었다.[변호사 박연준이 위증 혐의를 받고 있다.][증거가 충분할 경우 면허 취소와 함께 사법기관에 기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최신 소식에 따르면 박연준은
...그녀는 일찍이 그의 잔인함을 맛보았다.박연희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그렇게 오래 숨겨두었다니 정말 곤란했겠네요. 조은혁, 당신도 많이 고통스럽지? 몇 년 동안, 당신은 우리를 어떻게 괴롭힐지 생각하느라 우리 주위를 맴돌고 알코올과 여자를 당신의 마취제로 삼고 시가를 당신의 정신적 위로제로 삼았지. 조은혁 씨, 당신은 그 감옥에서 이미 나왔어요?”"아니야.""조은혁 씨, 당신은 아직 감옥에 있어요!”"그렇게 말해도 현실을 바꿀 수는 없어! 네 결정을 기다릴게.”"생각 좀 해봐야겠어요!”“셋, 둘, 하나.…”하지만 그는 그녀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는 줄곧 철석같은 마음으로 박연희를 위해 예외를 두지 않았다.박연희는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동의해요!”그 순간, 그녀의 눈빛은 약간 넋을 잃었고 목소리가 중얼거렸다."동의해요! 당신 제의에 동의해요.”그녀는 마음속으로 그를 극도로 미워했고, 어려서 무지한 자신을 더욱 미워했다.가느다란 흰 손바닥이 손톱에 꼬집혀 피가 났다.그녀는 게속 중얼거렸다.“동의한다고...”그녀는 울지 않았다. 왜냐하면 조은혁은 그녀의 운다고 마음이 약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는 결코 울지 않았다.조은혁의 검은 눈동자에서 위험한 불꽃이 번쩍였다. 그는 내색하지 않고 입을 열었다."내일 아침 전용기로 가. 그리고 오늘 밤, 성의표시가 좀 필요하겠는데.”박연희가 눈을 번쩍 들어 그를 봤다.성의?그녀는 어쨌든 여자이고, 그와 몇 년 동안 결혼했고, 그들은 수없이 관계를 했다. 그녀는 곧 그의 진심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박연희가 참담하게 웃으며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서재 문을 닫고 자물쇠를 채웠다.그녀는 걸어오지 않고 문 옆에 서서 자신이 입고 있는 꽃무늬 치마를 천천히 풀어내리고 치마를 떨어뜨려 하얗고 보드라운 발에 쌓아 올렸다.그녀는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얇은 옷감을 몸에서 떼어냈다.그리고는 그의 앞으로 걸어가면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한 번도 적극적으로 남자의 시중을 들어 본 적이 없는
하지만 결국 그녀는 그를 막을 수 없었다.조은혁은 문을 열고 그녀의 가는 허리를 받치며 빛나는 크리스탈 조명 아래로 걸었고,그녀의 흰 피부 위로 불빛이 비치며 그 고운 땀방울들이 반짝이는 광택을 발산했다.박연희의 검은 긴 머리카락은 축축한 허리춤에 늘어뜨려진 채 가볍게 흔들렸다.그녀는 마치 물의 요정 같았다.그는 멈추지 않았지만 이미 그녀의 눈에는 아무 감정도 없었다.침실에 도착해서 그는 그녀를 부드러운 침대 끝에 내려놓았고, 이어서 거칠고 더러운 일이 반복되었다.그녀가 협조하지 않더라도 그는 항상 그녀를 미치게 할 수 있다.곧 침대 시트가 엉망진창이 되었다.호화로운 실내에 스프링 침대가 삐걱거리는 소리와 여자의 힘없는 중얼거림이 가득했다. 그녀는 그에게 수없이 부탁했지만 그는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그 검은 눈동자는 시종일관 그녀의 눈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그녀를 굴복시켰다.그는 얼마든지 정력이 있었고 그녀를 꼬박 하룻밤 동안 괴롭힐 수 있다.결국 박연희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때가 되어서야 그의 목을 껴안고 스스로의 몸을 그에게 가까이 붙였다.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터져나왔다.한참 만에 조은혁은 마침내 만족스러워져 그녀를 내버려둔 채 휴지를 뽑아 닦고는 서재로 돌아갔다.박연희는 몸이 워낙 가냘픈데 조은혁이 185의 큰 키에 건장한 체격으로 두 시간 동안 그녀를 괴롭히는 바람에 거의 목숨이 반쯤 날아갔다.그녀는 몸을 천천히 웅크려 보호자세를 취했다.그녀는 얼굴을 침대 시트에 붙인 채 하염없이 눈물이 흘렸다. 눈물이 시트의 색을 더욱 짙게 물들였다.욕실에 가서 헹굴 때 그녀는 맨몸으로 거울을 보며 자신이 능욕 당한 흔적을 보았다. 오늘, 조은혁은 그 어느 때보다도 거칠고 불친절했고, 예전에 그가 그녀에게 하지 못했던 일들도 모두 해버렸다.욕실의 물기가 자욱하여 박연희의 얼굴을 희미하게 했다.그리고 모든 것을 삼켜버렸다...한 시간 동안 욕실에 머물며 몸을 씻었지만 조은혁의 냄새는 그녀의 뼛속까지 스며들어 씻어도 지워지지 않았다
김 비서가 씩 웃으며 말했다."400억 정도 됩니다.”장숙자는 조은혁을 한 번 보고 마음이 매우 복잡하였다. 이곳을 집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니면 부자가 그저 내연녀를 숨긴 곳에 불과할까. 그녀의 마음은 어쨌든 박연희에게 쏠려 있었으니 좀 더 많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조은혁은 평소답지 않게 자상했다.그는 박연희과 조진범을 데리고 위층으로 올라가 2층의 안방 문을 밀었는데 그 안에는 그들의 방 외에 아기 방도 하나 가지고 있어 아이를 돌볼 수 있고 사생활도 어느 정도 보호할 수 있었다.조진범는 아직 어렸기에 들어오자마자 조은혁은 창문을 닫고 난방도 켰다.고개를 돌리자 박연희가 아들을 안고 있는 것을 보았다.오랜 시간 끝에 박연희는 아들을 안고 B시로 돌아왔다.조은혁은 창가에서 잠시 바라보다가 그녀의 뒤로 다가가서 그녀와 조진범을 함께 품에 안았다.이때의 그의 마음은 어느때보다도 평온했다.그녀가 고분고분해서인지, 화가 풀려서인지, 아니면 남자의 몸이 풀려서인지, 어쨌든 그는 말이 많아졌고 이 순간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었다.그는 약간 충동적으로 불쑥 말했다."연희야, 우리 재결합하자.”박연희는 몸이 뻣뻣해졌다.그녀는 조은혁이 이런 요구를 할 줄 몰랐다. 그녀가 품에 안겨 있는 조진범을 내려다보자 아기가 잠에서 깬 작은 얼굴로 눈을 크게 뜨고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환경이 익숙하지 않아도 아기는 울지 않고 오히려 입을 벌려 작은 흰 이빨을 드러냈다. 그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웠다.박연희는 부드럽게 웃었다.하지만 조은혁에게는 차갑게 말했다. "지금 이대로 지내면 안 돼요?”그녀의 거절은 남자를 갑자기 흥미를 잃게 했다.사실 방금도 충동적인 말로 꼭 그녀와 재혼해야 하는 건 아니었다. 재혼은 그저 카드일 뿐이고 그녀가 원하지 않아도 그는 강요하지 않는다.조은혁은 마음이 좀 가라앉았다.그는 박연희를 풀고 아들의 말랑말랑한 얼굴을 주물렀다. 그리고 거실 소파로 가서 시가를 피우려다가 조진범을 생각하고는 참고 잡지를 집어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