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정도 박용선도 물질적으로 부족한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진선호는 값비싼 물건보다는 실용적인 선물로 골랐다.강혜정은 그동안 많은 선물들을 받아왔지만, 이런 배려가 담긴 선물은 처음이었기에 아주 감동받았다. 그러자 더더욱 진선호가 좋게 보였다. 딸을 낫지 않은 것이 아쉬울 정도였다. “선호 씨, 앞으로 자주 놀러 오세요. 좋아하는 음식 있으면 편하게 얘기하고요. 왕 아주머니 요리 솜씨 아주 좋아요.”분위기는 아주 화기애애했다. 신은지는 둘의 사진을 찍어 박태준에게 보내주었다.“빨리 안 오면, 어머님도 빼앗길지도 몰라.”하지만 박태준은 운전 중인지 돌아온 답장은 없었다. 그녀는 대수롭게 여기지 않고 진선호가 가져온 선물을 보며 말했다.“저한테 줄게 있다고 했던 거, 이거였어요?”“맞아요. 신은지 씨 같은 경우 영양에 매우 신경 써야 한다고 의사 선생님이 그랬어요.”“….”신은지는 잠시 할말을 잃었다. 진짜 유산한 것이 아니기에 그녀에겐 이런 것은 불필요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의 정성이 있었기 때문에, 말없이 선물을 받아들였다.“고마워요.”두 사람은 이런저런 안부를 전하며 시간을 때웠다. 신은지는 속으로 박태준의 소식을 기다렸다. 지금 즘이면 도착할 때가 됐는데 아까부터 소식이 없었기 때문이다. 진선호가 다른데 정신이 팔려 있는 그녀를 보며 물었다.“무슨 생각해요? 왜 계속 핸드폰 아니면 현관문 바라보고 있어요?”하지만 신은지는 그의 말이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그녀가 핸드폰을 든 채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미안해요. 잠깐 전화 좀 하고 올게요.”신은지는 진선호가 진작에 박태준을 알아본 줄도 모르고, 정체를 숨기기 위해 나가서 전화를 하려 했다.“은지 씨.”진선호가 그녀를 끌어당기며 미간을 찌푸린 채 말했다.“저 담배 좀 피우고 올게요. 은지 씨, 지금 찬 바람 맞으면 안 돼요.”그리고는 신은지 손에 들려 있는 핸드폰을 보며 말을 이었다.“통화하실 거면 여기서 하던가 아니면 위층으로 가서 해요.”말을 마친 그는 곧바로
기민욱은 박태준한테서 원하는 반응을 얻지 못해서인지, 실망한 듯 몸을 일으켜 세웠다.“아버지가 올해 설에 좀 보자고 하시네.”박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막 귀국해서 피곤할 텐데, 얼른 들어가서 쉬어. 저녁에 밥이나 같이 먹자.”마지막 말은 그냥 인사차레로 한 말이었다. 하지만 곧 기민욱한테 돌아온 대답에 박태준은 후회할 수밖에 없었다. 기민욱의 사상은 일반 사람과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잠시 망각한 대가였다.“알겠어. 그럼 저녁 때까지 휴게실에서 한숨 잘게.”박태준은 잠시 할말을 잃었다. 하지만 반대로 기민욱은 그의 말에 기분이 순식간에 밝아졌다. 기민욱이 휴게실로 향하기 전, 사무실 입구에서 박태준을 돌아보며 물었다.“형은 나 안 버릴 거지?”박태준은 자기도 모르게 가슴이 뜨끔했다. 그가 손에 쥐고 있던 펜을 꽉 쥐며 대답했다.“갑자기 그런 건 왜 물어?”“얼마 전에 형 나이 또래 사람이 결혼하는 걸 봤거든. 현도 형수님이 생기면 날 버릴까 봐 걱정돼서.”박태준은 속에서 올라오는 짜증을 누르며 답했다.“그럴 일 없어. 쓸데없는 걱정 좀 하지 마.”“형, 그럼 오늘 약속한 거야. 무슨 일이 있어도 나 안 버리겠다고 한 거, 잊으면 안 돼. 안 그러면 나 진짜 많이 슬플 거야.”기민욱은 그 말을 마지막으로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며 자리를 떠났다.휴게실 인테리어는 굉장히 단조로웠다. 간이 침대 하나와 머리맡에는 작은 서랍장, 그리고 옷장이 전부였다. 기민욱은 한쪽에 있는 작은 욕실에 들어가 박태준이 쓰던 세면용품들로 몸을 씻었다. 그리고는 침대에 누어 익숙한 냄새를 코로 들이마셨다. 그는 마치 자신이 박태준이 된 것 같은 기분에 휩싸였다. 동시에 지독한 질투심이 속에서 솟구쳐올라왔다.기민욱은 때때로 박씨 가문에 입양되는 꿈을 꿨다. 그랬더라면 자신도 박태준처럼 곱게 자란 도련님이 되었을지도 몰랐다.그가 부드러운 베개를 어루만지며 중얼거렸다.“형, 만약 박씨 가문에서 날 못 받아준다면, 내가 형에게 새로운 집을 선물 해줄게.”기민욱
강혜정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과거를 꺼내지 않으려는 것인지, 아니면 신은지의 물음에 대답하려는 것 인지 알 수 없었다. "육정현은 왜 왔어?” 신은지는 박태준의 이름을 내뱉을 뻔하다가 입을 다물었다. "모르겠어요, 이따가 진 비서한테 물어볼게요.” 초대장 일은 모두 그가 처리하고 있으니, 이치대로라면 육영 그룹의 연회에 늦지 않을 것이다. 그의 신원은 알 수 없지만, 육영 그룹은 그동안 사사건건 박씨 가문을 겨냥하여 얼마나 많은 협력을 빼앗았는지 모른다. 이런 관계에서 상대방을 초청한 것은 완전히 자신에게 부담을 준 것이다. 강혜정은 자신이 표정 관리를 잘하지 못할까 봐 박태준 쪽을 쳐다보지도 못하며 물었다. "그 사람 요즘 잘 지내?” 친자 확인 검사서를 묻기 위해 이 질 문을 했지만, 강혜정은 박용선이 자신을 기운 나게 하기 위해 속인 것일까 봐 감히 묻지 못했다. 지금에 와서야 강혜정은 박태준이 아직 살아있다고 감히 확신했다. "잘 지내요. 기민욱은 감히 그에게 아무것도 하지 못했어요. 기껏해야 그의 자유를 제한했을 뿐이에요." 신은지는 그의 몸에 난 상처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박태준의 도착으로 현장 분위기는 묘하게 경직되었고, 그를 이전에 본 사람들 외에는 모두 놀란 상태로 잠시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서있었다. 음악 소리 외에는 한마디도 들리지 않았다. 진영웅도 멀지 않은 곳에 박태준이 나타나자 얼떨떨해하고 있었다.그는 육영 그룹의 사람을 초대하지 않았다. 등장하자마자 시선을 집중시킨 박태준은 자연스럽게 박영헌을 향해 걸음을 옮겼고, 그 순간 모든 사람들은 그의 신원을 알게 되었다. "그 육씨 가문 그 시골 아이? 이건 박 대표랑 너무 닮았어. 정말 똑같이 생겼는데 설마 박씨 가문 사생아는 아니겠지.” 그들이 박태준과 육정현을 한 사람으로 생각하지 못하는 한 가지 이유는, 박씨 가문의 배경과 능력으로는 자기 자식을 다른 사람으로 살게 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고 또한 박씨 가문과 육씨 가문의 차이는 하늘과 땅이라고 생
신은지는 자신의 어깨를 누르는 여자의 손을 쳐다보더니 신경도 쓰지 않고 입매를 비틀었다. "그래서 나에게 물이라도 끼얹겠다는 거야?” “……” 여자가 사실 그렇게 하려고 했었다. 그녀는 신은지가 못마땅했다. 예전에 신은지는 신씨 가문의 큰 아가씨였을 때, 계모와 여동생에게 온갖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당당했었다. 나중에 신은지가 고리대금업자에게 쫓겨 다니는 신세가 된 것을 알고 기뻐했었다. 하지만 결국 신은지는 눈 깜짝할 사이에 판세를 뒤집고, 남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박태준과 결혼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지금은 신은지는 박태준과 이혼했고, 박태준은 죽어 없는 데고 재경 그룹의 행사에 참석했다. 주변에서 카메라를 들이대는 기자들을 보자 여자는 주춤했다. 하지만 신은지의 도발에 그녀는 매우 불쾌했다. 오랫동안 분노를 누르며 겨우 복수할 수 있는 기회가 왔는데, 어떻게 이렇게 그냥 넘어갈 수 있겠는가? 신은지는 한눈에 그녀의 마음을 알아차리며 말했다. "왜 면이 서지 않을 까봐 걱정돼? 그럼 비켜, 내 입맛 떨어뜨리지 말고.” 여자는 화가 나서 이를 악물었지만 최근에 맞은 보톡스 때문에 큰 표정의 변화 없이 큰 눈을 부릅뜨고 한스러운 듯 신은지를 노려보려 볼 뿐이었다. 신은지는 그녀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상관하지 않았다. "미안하지만 비켜줄래? 착한 개는 사람의 길을 막지 않아.” “너……” 말을 마친 그녀는 다시 접시를 들고 스테이크를 집고 파스타를 조금 담았다. 신은지가 돌아서자 그 여자가 그녀 앞을 가로막자 신은지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의 어깨를 부딪치고 식당 쪽으로 걸어갔다.그 여자는 신은지를 막고 싶었지만 막은 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신은지의 뒷모습을 보며 아래턱을 치켜들고 코웃음 칠 수밖에 없었다. “신은지, 다음에는 불멸의 남자를 찾아보는 것이 어때? 남자 잡아먹는 네 운명덕에 다음에 재수 없이 걸릴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하네……” 신은지는 그녀의 말에 정신이 팔려, 그녀 무리의 다른 하나가
신은지의 말에 빨간 입술의 여자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보니 정말 CCTV카메라 두 대가 그녀 쪽을 향하고 있었다.그녀의 표정이 굳어지며 눈물도 그치고, 이내 한스러운 듯 신은지를 노려보며 울분을 참으며 돌아섰다.그녀는 원래 신은지가 벙어리 냉가슴 앓는 줄 알고 일부러 그런 말을 해서 신은지를 자극하려고 한 것이었다.하지만 신은지는 그녀의 의도대로 행동하지 않았고 스스로의 면을 구기지도 않았다.신은지는 그녀가 떠나자 돌아서서 나유성 앞으로 갔다. 소스로 젖어 있던 나유성의 셔츠는 이미 말랐다.옅은 색의 셔츠였기에 얼룩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미안해. 나 때문에 옷이 더러워졌어. 위층 방에 올라가서 좀 쉬고 있어. 내가 가서 갈아입을 옷을 찾아올게.” 신은지는 발목이 아픈 티를 내지 않았지만 나유성은 그녀의 걸음걸이가 좀 이상하다는 것을 보고 발목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한눈에 알아차렸다. "옷은 다른 사람에게 찾아서 갖다 달라고 할게. 너야 말로 발목을 삐어서 하이힐을 신고 있으면 안 될 것 같아. 내가 부축해 줄 테니 잠깐 앉아 있어. 내 옷 가져다 달라고 하면서 네 플랫슈즈도 한 켤레 사다 달라고 할게. 몇 사이즈 사 오라고 해?” 신은지는 자신의 발에 신은 신발을 내려다보았다. 지금 신고 있는 구두의 굽은 낮은 편이었고, 발목을 삐었지만 걷는 데는 지장이 없었다. 게다가 그녀도 이제 돌아가려고 했었다. 원래 연회에 올 생각이 없었는데, 지금은 더 이상 이곳에 있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다른 사람 귀찮게 할 필요 없어. 내가 가서 어머니, 아버지께 먼저 가보겠다고 말하면……” 신은지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나유성은 다시 손을 뻗어 그녀를 잡으며 말했다. “밞지 않게 조심해.” 바닥에 떨어진 스테이크와 파스타는 웨이터가 청소했지만 아직 처리하지 못한 소스가 있었다. 신은지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고, 나유성이 가까이 있어 서로 거리를 두고 싶어 돌아서지 않고 건너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나유성은 신은지가 보지 못
박태준은 미간을 찌푸리고 담배를 피우려고 싶었지만 오늘 담배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평소 가끔 담배를 피우고 싶을 때가 있어도 참았지만 오늘은 참을수록 짜증이 났다. 게다가 기민욱이 계속 귓가에 재잘거리는 바람에 더 짜증이 났다. "나가서 담배 한 대 피우고 올게.” 기민욱은 그를 지켜만 볼 뿐 막지 않았다. 재경 그룹에서 손님들을 위해 담배를 준비해서 식당에 두었다. 밖에 작은 발코니가 있어 흡연구역으로 안성맞춤이었다. 그러나 이미 그곳에는 사람이 많이 있는지 얇은 커튼뒤로 사람들의 그림자가 희미하게 비쳤다. 박태준은 발코니로 가지 않고, 바깥 정원으로 나갔다. 그는 외투를 걸치지 않았다. 유리문이 열리자 바람이 눈송이를 휘날리며 그의 옷깃사이로 불어 들어왔다. 박태준은 찬 바람에 살을 칼로 베인 듯한 통증을 느꼈고, 밖으로 나온 지 불과 1분도 채 되지 않아 온몸이 얼었다. 담배를 든 손도 걷잡을 수 없이 떨리기 시작했고, 입술은 푸른빛을 띠었다. 한기가 마음속의 짜증까지 가라앉히며, 너무 추워서 다른 생각은 전혀 할 수 없었다. 바람이 불어 담배 연기가 매우 빨리 타올랐다. 박태준은 담배를 껐지만 연회장에 들어가지 않고 뒤쪽으로 돌아가 안전통로로 위층으로 올라갈 준비를 했다. …… 위층 방. 욕실에서 나온 사람은 나유성이었다. 그는 호텔에서 제공하는 가운을 입고 허리띠를 느슨하게 맨 채 머리카락에서 물을 뚝뚝 떨어뜨리고 있었다. 욕실 문을 열고 나오는 나유성은 놀라 물었다. "왜 네가 여기 있어?” "어떤 웨이터가 나에게 시어머니가 정원에서 넘어져서 부축을 받아 이 방으로 와서 쉬고 계시다고 말했어. 그래서 방으로 올라와 문을 두드렸는데 아무 대답도 들리지 않고, 방문도 열려 있어서 들어왔어.”"비서에게 갈아입을 옷을 가져다 달라고 해서 문을 닫지 않았어. 그리고 아주머니는 본 적이 없는데?”분명히 속은 것이다.상대의 목적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이곳에 오래 머물러서는 안 된다.신은지가 막 몸을 돌려 나가려 하자
신은지는 무의식적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일이 많은 것이 적은 것만 못하다고 그저 자극적인 기사를 위해 진실을 외면한 파파라치들이 이 광경을 보고 어떻게 쓸지 누가 알겠는가? 신은지가 옷장에 발을 들여놓자 박태준도 뒤따라 들어왔다. 신은지는 안 그래도 당황해하고 있었는데 그의 행동에 더욱 당황해하며 물었다. ”왜 들어오는 거야?” "그럼 나는 들어가지 않고 남아서 스캔들나라고? 나유성은 지금 샤워 가운만 입고 있는 데다가 단정하지 않아." 신은지는 박태준이 항상 '옷이 단정하지 않다'는 말을 할 때 이를 악물었다. “이 모습을 기자들이 보면 뭐라고 하겠어?” "……” 옷장 문이 닫히자 안은 옷장 안은 완전히 어두워졌다. 방 문이 열리며 카메라를 든 기자들이 줄줄이 들어와 나유성을 찍으며 물었다. "나유성 씨, 방에 혼자 계셨나요?” 나유성의 얼굴은 차가웠다. 동의 없이 개인적인 공간으로 돌진하는 일을 당하면 당연히 즐겁지 않다. 지금 바로 그들에게 화내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당신들 말은, 당신들은 사람이 아니라는 말인가요?” “……” "나가세요. 저는 옷을 갈아입어야겠어요.” "나유성 씨, 박 대표님의 전 부인이 당신 방에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기자가 말을 다 하지 않았는데, 나유성은 그녀를 향해 발을 옮겼고, 다른 사람들은 뒤로 물러나며 그에게 길을 내주었다.어두운 안색으로 나유성은 그 기자의 목에 걸려있던 기자증을 보며 말했다. “비방하고 모욕하는 말은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거예요.” 옷장 속. 박태준은 신은지를 끌어안고 옷자락으로 그녀의 손을 닦고 있었는데, 손가락부터 손가락 사이, 손목까지 단 한 곳도 놓치지 않았다. 누군가가 옷장 문을 갑자기 열까 봐 신은지는 몸과 마음은 밖에 있었다. 박태준의 움직임을 알아차렸을 때, 그녀의 손은 곧 벗겨질 것 같았다. 아무리 그의 옷이 고급지고 부드럽다고 해도, 이렇게 여러 번 손을 닦아대면 피부가 남아나지 않을 것 같았다. "뭐 하는 거야?" 신은지
기민욱은 침울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왜 그렇게 물어보시죠?”"육 사장의 외모를 보면 올해 적어도 서른 살은 되지 않았나요? 방금 올라오기 전에 연회장에서 육 사장을 보았고, 내가 연회장을 후에 그가 사라졌다고 해도 불과 20분밖에 되지 않았어요. 그런데 기민욱 씨는 그 사이 CCTV를 확인하고 사람을 찾으러 왔어요. 만약 기민욱 씨가 그를 죄수라고 생각한다면, 저는 더 이상 묻지 않을게요.”나유성은 온화하고 여유로운 표정으로 진심 어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하지만 만약 기민욱 씨가 그를 당신의 형이라고 생각한다면, 저는 기민욱 씨에게 정신과 의사를 만나보길 권해요. 기민욱 씨가 이해가 잘 되지 않을 수도 있겠네요. 어떤 어머니들은 자기 아들에 대해 남다른 독점욕을 가지고 있고, 전 세계 사람들이 다 자기 아들을 빼앗아 간다고 생각해요. 제가 보기에 지금 기민욱 씨의 심리는 그런 어머니와 비슷해요. 빨리 치료를 받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기자들은 나유성의 '부탁'으로 이미 방을 나갔고, 현재 방안에는 기민욱과 나유성 두 사람만 남아있어 대화가 없을 때는 유난히 조용했다.옷장 속.박태준의 목소리는 더욱 낮아져 완전히 신은지의 얼굴에 붙어서 귓속말을 하고 있었다. "내가 나유성이 꿍꿍이가 있다고 했을 때, 넌 그가 도와주는 것뿐이라고 했어. 그리고 육정현의 이력은 네이버에 아주 분명히 나왔는데, ‘외모를 보아하니’ 라니? 분명히 내가 늙었다고 비꼬는 거야.”"기민욱의 행동이 병이라고 욕까지 해줬잖아?”"그게 무슨 욕이야, 기민욱은 원래 병이 있는데. 단지 사실을 말한 것뿐이야.”“……”그래.유치한 남자와는 소통하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일이다.그것도 연적 앞에서 말이다.하지만 방을 좀 둘러보겠다는 기민욱의 말에 신은지는 자신도 모르게 몸이 긴장되었다. "만일 유성가 기민욱을 막지 못하면 어떻게 해?” "그러면 둘러보라고 해. 들키면 속이면 옷장 문을 여는 순간 얼굴을 갈기갈기 찢어버려.” 만약 박태준의 말처럼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