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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의 약혼자와 강제로 결혼했다
자매의 약혼자와 강제로 결혼했다
Author: Ameerah Z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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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Ameerah ZB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8-07 17:36:54

무언가 말하려고 입을 열었다. 그들에게 따져 묻고 싶었다. 하지만 제이슨과 베카는 이미 내 존재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다는 걸 분명히 보여주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제이슨이 베카의 온몸에 따뜻한 입맞춤을 퍼붓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리고 그녀가 그의 품 안에서 녹아내리며 두 뺨을 발그레 물들이는 것도.

저 자리는 원래 내 것이었는데!

젠장!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저 사람은 내 남자였다.

내 시선이 약혼반지에 닿는 순간까지는 어떻게든 눈물을 참았다. 하지만 그걸 보는 순간, 마지막 방어막마저 산산이 부서져 내렸다.

“왜……”

흐느낌이 온몸을 뒤흔들었다.

제이슨과 나는 5년 넘게 사귀었고, 그중 2년은 약혼한 사이였다. 베카와 나는 일곱 살 때부터 가장 친한 친구였다. 내 인생에서 가장 믿었던 두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나를 배신할 수 있는 걸까?

방금 그들이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리고 내가 따져 묻자, 그들은 내 면전에 문을 닫아버렸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가슴속의 통증은 점점 더 뜨겁게 타올랐다. 더 이상 아픔이 아니라 분노가 되어버릴 때까지.

그때, 프라이빗 부스의 유리문이 미끄러지듯 열렸다. 제이슨이 내 쪽으로 걸어왔다.

“아직도 망신이 덜했어? 아니면 내가 경비부터 부를까?”

그는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는 목을 죄어 오는 쓰라림을 억눌렀다.

“제이슨…”

나는 속삭였다.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알리나, 제발 가.”

내 소위 가장 친한 친구라는 베카도 똑같이 더러운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우리 우정을 생각해서 말하는데, 더 소란 피우거나 더 창피해지기 전에 그냥 보내줄게.”

분노가 속에서 들끓었다.

바람을 피운 건 저들이었다. 부끄럽고 창피해야 할 사람은 저들이지, 내가 아니었다.

나는 주위를 둘러봤다.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베카의 아버지는 이 리조트의 주인이었다. 여기서 싸워 봤자 더 큰 망신만 당할 뿐이었다.

결국 무거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돌려 건물을 나섰다.

아침 7시쯤 부모님 집에 도착했다.

눈물을 닦아내고 최대한 멀쩡해 보이도록 얼굴을 정리했다.

오늘은 내 쌍둥이 자매의 결혼식이었다.

내 불행으로 분위기를 망치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었다.

하지만 문을 열고 눈물에 젖은 엄마의 얼굴을 보는 순간, 이미 무언가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는 걸 직감했다.

“무슨 일이에요?”

나는 숨을 삼키며 물었다.

“왜 아직도 준비를 안 하셨어요?”

결혼식은 여덟 시인데, 두 사람은 아직 잠옷 차림이었다.

“아리아가 없어졌어!”

엄마가 울부짖었다.

아빠는 굳은 얼굴로 혐오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온갖 곳을 다 찾아봤는데도 없어! 사라졌다고!”

엄마는 더 크게 흐느끼며 같은 말을 반복했다.

나는 주변을 둘러봤다.

엄마와 아빠 외에는 엄마의 자매들만 집 안에 있었다.

“아리아는 어디 있어요?”

그 말을 꺼내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신부가 사라지다니?

“네 엄마 말 못 들었냐? 여기 없다고!”

아빠의 목소리가 집안을 뒤흔들었다.

“어디 있는지 네가 알아야 하는 거 아니냐!”

그가 다시 소리쳤다.

나는 즉시 미간을 찌푸렸다.

이제 어떻게 흘러갈지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언제나 그랬듯, 결국은 아리아가 사라진 책임을 내게 뒤집어씌우려는 거였다.

“저요?”

나는 숨을 들이켰지만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말다툼해 봤자 아무 소용 없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나는 휴대폰을 꺼내 아리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원이 꺼져 있었다.

깊은 한숨이 새어 나왔다.

이마에는 식은땀이 맺혔다.

휴대폰이 손에서 미끄러져 바닥에 떨어질 때까지도 내 손이 떨리고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했다.

“제가 찾아볼게요.”

나는 중얼거렸다.

반은 걱정이었고, 반은 아리아를 향한 분노였다.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었다.

아리아는 종종 며칠씩 사라졌다가 정신 나간 주말 파티에 다녀온 것처럼 아무 일 없다는 얼굴로 돌아오곤 했다.

하지만 오늘은 평범한 주말이 아니었다.

오늘은, 맙소사, 그녀의 결혼식이었다.

“우린 다 찾아봤어. 친구들도, 아는 사람들도 전부 연락했어. 밤새도록 찾았단 말이야.”

엄마가 힘없이 말했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목소리였다.

“이럴 시간 없어!”

아빠가 버럭 소리치며 휴대폰을 들어 올렸다.

발신자는 베일 씨.

곧 아리아의 시아버지가 될 사람이었다.

“벌써 예식장에 도착했대!”

아빠는 마치 이 모든 게 우리 잘못인 양 고함을 질렀다.

“상황을 말씀드려야 해요.”

나는 침착하게 말했다.

“한 시간만 시간을 달라고 하면 돼요. 그 안에 아리아를 찾을 수도 있잖아요.”

“제정신이냐!”

아빠가 소리치며 내게 성큼 다가왔다.

그는 내 손목을 붙잡더니 복도로 거칠게 끌고 갔다.

“아, 아빠…”

나는 손을 빼내려 애썼다.

“그러면 결혼이 깨져! 이 결혼만이 내 파산을 해결할 유일한 희망이란 말이야!”

그는 마치 모든 게 내 잘못인 것처럼 다시 소리쳤다.

아빠는 나를 외진 방으로 끌고 들어갔다.

엄마도 뒤따라 들어와 문을 잠갔다.

“하지만 진실을 말하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이 없잖아요.”

“사랑하는 딸아, 네가 해결해야 해. 네가 아리아가 벌인 일을 수습해야 한다.”

아빠는 수상한 미소를 지었다.

분명 좋은 생각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는 미소였다.

그리고 그는 내 마음을 산산조각 낼 말을 내뱉었다.

“넌 아리아랑 똑같이 생겼잖아. 결혼식까지 30분 남았어. 네가 대신 가면 아무도 모를 거야.”

나는 비틀거리며 벽을 짚었다.

쓰러지지 않기 위해서였다.

“뭐라고요?”

엄마를 바라봤지만, 그녀는 언제나처럼 내가 아리아의 잘못을 대신 덮어주길 바랄 때 짓던 애원하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안 돼요.”

나는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부모님은 늘 나를 이렇게만 여겼다.

사랑하는 딸의 실수를 고쳐 주기 위해 존재하는 또 다른 쌍둥이.

우린 평생 그렇게 살아왔다.

아리아가 문제를 일으킬 때마다 내가 대신 책임졌다.

학교에서는 그녀 대신 벌을 받기까지 했다.

그리고 부모님의 변명은 늘 같았다.

“아리아는 원래 몸이 약한 아이였잖니.”

웃기지 말라고.

아기 때 감기에 한 번 걸렸던 게 전부였다.

아직도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건 하나다.

왜?

우린 얼굴도, 목소리도 똑같다.

그렇다면 사랑도 똑같이 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

“저는 안 해요. 오늘만큼은 절대.”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해야 해! 결혼식만 대신하면 돼. 아리아가 돌아오면 다시 자리를 바꾸면 되잖아.”

아빠가 말했다.

“만약 아리아가 거부하면요? 제가 그녀가 만든 엉망진창 속에 그대로 갇히면 어떡해요?”

“얘야, 아리아가 그렇게 부자인 남자를 너한테 넘길 리가 없잖니.”

엄마가 끼어들었다.

아까까지 흐르던 눈물은 이미 말라 있었다.

“분명 무슨 이유가 있어서 안 온 거야.”

“좋아요. 그런데 정말 위험한 상황이라면요? 그런데 저는 여기서 그녀 대신 결혼식을 올리고 있는 거잖아요.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세요?”

이번에는 내가 소리쳤다.

“잘 들어.”

아빠가 차갑게 말했다.

“네가 안 하면 내 사업은 끝장이야. 네 패션 브랜드 창업도 더는 지원 못 해. 지금까지 내가 네게 준 모든 걸 다 회수할 거다! 차도, 전부 다! 그리고 널 호적에서도 파버릴 거야!”

그는 단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그 말들을 내뱉었다.

엄마는 부드럽게 내 어깨를 쓸어내리더니 두 손으로 내 얼굴을 감쌌다.

“얘야, 이건 우리를 위한 일이 아니야. 아리아를 위한 일이야. 제발, 그 아이의 결혼을 지켜줘.”

엄마의 목소리가 부드러워졌다.

“베일 씨는 분명 모든 걸 취소하고 우리와의 관계도 끊어버릴 거야. 제발… 네 동생이 평생 상처를 안고 사는 걸 보고 싶지는 않잖니. 아리아는 에드릭을 사랑한단다.”

나는 떨리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부모님을 바라봤다.

그제야 깨달았다.

내 상처는 제이슨 때문에 끝난 게 아니었다.

그 상처는 이 집 안에도 있었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위장한 채.

나는 그들이 증오스러웠다.

하지만 그보다 더…

결국 **"네."**라고 말해 버린 나 자신이 가장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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