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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8-06 01:32:37

**제2장: 이혼 서류에 서명하기**

라일라는 마치 그녀의 말에 최면이라도 걸린 듯 "그냥 이 서류에 서명하고 다 포기한다..."라는 생각에 잠겼다.

그녀는 가슴에 타월을 감싼 채 침대에 앉아 있었다. 협탁 위에 놓인 가방으로 손을 뻗어 이혼 서류를 꺼냈다.

그녀가 서류를 읽고 있을 때 문이 쾅 열렸다.

"얘, 언제까지 그 서류만 들여다보고 있을 거야? 이제 받아들이고 새 삶을 살아야지. 지금 해야 할 건 옛 아픔에 연연하는 게 아니라, 너 자신을 재브랜딩하고 복수를 계획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방법을 찾는 거야." 유카리아가 친구의 손에서 서류를 빼앗아 가며 말했다.

“난 복수 같은 거 안 해. 비록 그가 이혼 서류를 건넨 방식에 마음이 찢어지지만, 이건 나한테 해보다 득이 더 많을 거야. 적어도 난 이 속박에서 벗어나는 거니까.” 라일라가 응수했다.

“속박?” 유카리아는 벽에 손을 얹으며 미간을 찌푸렸다.

“속박이라니 무슨 소리야, 라일라? 아까는 그 남자가 바람피우는 걸 의심해 본 적도 없다고 했잖아?”

“차리아, 너도 알다시피 결혼생활에서는 정신 건강을 위해 말하지 않는 게 나은 것들이 많아.” 라일라는 깊은 숨을 내쉬며 계속 말을 이었다. 눈에 점차 고여가는 눈물을 참아내려 눈을 감았다.

“그에게 딴 여자가 있다고 의심해 본 적은 없지만, 난 내 결혼생활에서 단 한 번도 행복했던 적이 없어.”

라일라는 남편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으로부터 받았던 고통을 떠올리며 순간 말문이 막혔다. 그녀는 단지 '아내'라는 타이틀만 달고 있었을 뿐, 집안을 주도해 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시어머니가 집에서 무슨 음식을 요리하고 무슨 음식을 요리하지 않을지 결정하는 것을 견뎌야 했다. 입을 옷조차 시어머니에 의해 결정되었다.

몇 번이고 남편에게 시어머니의 결혼 생활 개입이 불편하다고 불평했지만, 돌아온 유일한 대답은 어머니의 선택이 그 무엇보다 우선한다는 것뿐이었다.

얼굴 앞에서 손을 저으며 차리아가 소리쳤다. “하, 무슨 생각을 그렇게 여전히 하고 있어?”

그녀가 막 대답하려던 참에 전화벨이 울려 대답이 끊겼다. 그녀는 전화를 확인했고, 곧 공식적인 전남편이 될 이에게서 걸려온 전화임을 확인했다.

“서류 서명 끝나는 대로 내일 오후 4시에 집에 와서 귀중품 챙겨가.” 그는 그녀가 한마디 할 시간조차 주지 않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얘, 서명하기 전에 이혼 조건부터 잘 확인해 봐.” 유카리아가 조언했다.

라일라가 떨리는 손으로 서류를 들고 있자, 그녀는 벽에 기대어 서류를 함께 훑어볼 수 있을 만큼 가까이 다가왔다.

“이런 씨발!” 차리아가 조건들을 읽어 내리며 폭발했다.

“진짜로? 그 사람이 네 입을 막으려고 돈으로 사려는 거야? 아, 말도 안 돼! 네가 이런 입싹 씻는 놈하고 끝났다니 믿을 수가 없다. 네 남편을 무시해서 기분 나쁠 수도 있지만, 얘, 이건 너무 심하잖아.” 그녀가 외쳤다.

라일라는 한동안 침묵했다. 누군가 라일라에게 그레이가 언젠가 그녀를 배신할 것이라고 말했다면, 그 사람은 그녀의 최악의 원수가 되었을 것이다.

그들의 관계는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샀고, 그는 늘 그녀에게 기댈 어깨를 주었었다. 그녀의 가족으로부터 오는 좌절과 미움에도 불구하고, 그는 항상 그녀의 곁에 있었다.

라일라는 그레이가 자신에게 완벽한 파트너라고 믿었고, 그가 가장浪漫적인 방식으로 한쪽 무릎을 꿇고 오래 기다려온 프러포즈를 했을 때—그것도 친구의 약혼 파티에서!—망설임 없이 '좋아'라고 답했었다. 하지만 7년간의 연애 끝에 결혼해 완벽한 짝인 척했던 바로 그 남자와, 결혼 3년 만에 이혼 서류를 들고 있는 지금의 자신을 보게 된 것이다.

단순한 이혼뿐만 아니라, 그녀가 결혼 생활에 투자한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것들만 남겨둔 채였다. 남편의 이혼 조건이 뇌리를 스칠 때 라일라는 눈물을 흘렸다.

“어떻게 미완성된 듀플렉스 주택 한 채랑 차 4대 중 단 1대만 주겠다고 할 만큼 악독할 수 있지? 돌아가신 어머니가 남겨주신 유일한 보물로 그를 위해 사준 회사 지분은 단 한 조각도 안 주면서.” 그녀의 머릿속은 수많은 생각과 질문으로 가득 차 있었다.

“차리아, 그냥 서류에 서명하고 자유를 얻을래. 조건 같은 건 그냥 잊자. 내일 오후 4시에 집에 가서 내 물건들을 영원히 챙겨 나올 거야.” 라일라는 서류를 한참 응시한 후 결론을 내렸다.

“네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내가 온전히 너를 지지한다는 것만 알아둬.” 차리아가 라일라의 등을 다독이며 답했다.

라일라는 정확히 오후 4시에 집에 도착했다. 영원을 함께하기로 계획했던 집이 더 이상 자신의 집이 아니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어서 오세요, 사모님. 사장님께 연락해서 오셨다고 말씀드릴게요.” 마당을 청소하던 가정부가 친절하게 말했다.

그 말들은 라일라의 목구멍에 박힌 가시처럼 아프게 들렸다. 불과 며칠 만에 그녀가 이런 처지로 전락했단 말인가? 자신을 기다리게 만드는 평범한 하수인이라니, 한때 그녀의 것이었던 집에서?

“아니야, 얘야. 애쓸 필요 없어. 내가 오는 건 이미 알고 계셔. 그냥 들어가서 기다릴게.” 라일라가 은근한 분노가 담긴 톤으로 답했다.

그녀는 거실로 들어섰지만, 거실 TV에는 아무도 보지 않는 영화가 켜져 있을 뿐이었다. 그것은 시어머니가 가장 좋아하던 채널이었다.

‘시어머니는 결국 원하던 걸 얻었네. 뭐, 그분 방에 가서 인사할 필요는 없겠지. 그분이 돌아오기 전에 그냥 올라가서 내 물건이나 챙기자.’ 라일라는 시어머니를 떠올리며 중얼거렸다.

망설임 없이 그녀는 계단을 올라가 그레이가 요청한 대로 물건을 챙기기 위해 안방으로 향했다. 가방 속에는 이혼 서류가 준비되어 있었다.

문 가까이 다가가 그녀는 가방에 손을 넣어 열쇠를 꺼내 문을 열려고 했지만, 다음 순간 방 안에서 들려오는 단어들에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그녀는 멈춰 섰고, 몇 초 동안 문 앞에 서 있는 동안 심장이 쿵쾅거렸다.

“으음... 더 빨아줘 자기야... 당신이 최고야.”

눈물이 눈시울을 뜨겁게 적셨다.

그 목소리, 꿈속에서라도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있었다. 그 목소리는 이미 그녀의 삶의 일부였으니까. 그리고 지금, 그녀는 침대에서 다른 여자에게 탐닉되며 주체할 수 없이 신음하는 바로 그 목소리를 듣고 있었다.

곧 남자의 신음 소리가 멈추고, 그가 여자의 몸속으로 강하게 밀어붙이는 철벅거리는 소리가 더욱 커졌다.

눈물이 그녀의 눈에서 흘러내렸다.

그녀는 자신의 결혼 생활에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질 수 있을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작 남편은 이미 자신의 완벽한 짝을 찾았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른 채 여기 서 있었다.

“아, 당신 진짜 끝내주게 하네, 그레이. 매일 이렇게 하고 싶어 견딜 수가 없어.” 방 안에서 잠시 정적이 흐른 뒤 여자가 고백했다.

라일라는 그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 파악하려 애썼지만, 머리가 더 이상 제대로 회전하지 않았다. 그녀는 주먹을 불끈 쥐며 문을 걷어차 열고 방 안의 부끄럼 없는 두 성인에게 덤벼들고 싶은 충동을 억눌렀다.

“한 가지는 확실해, 내 사랑. 나도 그 바보 같은 여자가 빨리 이혼 서류에 서명해서 당신과 잊지 못할 영원을 보낼 자유를 얻기만을 바라고 있어.” 남편이 인정했다.

라일라는 여자의 다음 말을 들으려 집중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정적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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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의 후회: 그녀와 이혼하지 말았어야 했다   CHAPTER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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