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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화. 셋이 탄 차

作者: 루니
last update 公開日: 2026-10-23 07:46:46

“나도 타!”

백세나가 조수석 문을 붙잡고 외치자 한서리는 안전벨트를 매던 손을 멈췄다. 어제는 차 키를 숨기더니 오늘은 자동차에 몸까지 붙여 놓았다. 신혼부부 사랑이 이렇게 끈적하면 세차장에서 추가 요금을 받겠다.

“사모님, 조수석 양보해 드릴까요? 안전벨트는 별도 요금 아닙니다.”

“당연히 내려! 내 남편 옆자리는 내 거야!”

서리가 차에서 내리자 태오가 운전석에서 웃었다.

“그럼 세나는 앞에 앉아.”

“싫어! 내가 앞에 타면 저년이 뒤에서 당신한테 뭘 하는지 못 보잖아!”

“뒷좌석에서 운전 중인 사람한테 뭘 해요? 목덜미에 청구서라도 붙일까요?”

세나는 서리의 팔을 끌어 뒷좌석에 밀어 넣고 그 옆에 올라탔다. 앞좌석은 텅 비고, 뒷좌석에서는 두 여자 어깨가 닿았다. 태오는 룸미러로 그 광경을 보더니 즐겁다는 듯 시동을 걸었다. 서리는 품에 든 물품 확인표를 펼쳤다. 백화점 VIP 의상실에 맡긴 행사 소품과 반품 목록을 대조하는 일이 오늘의 외근이었다. 정작 태오는 서류보다 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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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집 전처가 미쳤다   75화. 남편 당번표

    “밤마다 여자를 바꿔 만나면서, 이 인간은 자기 일정표가 완벽하다고 믿겠지.”서리는 부엌 한쪽에서 휴대폰을 뒤집어 놓고 수첩을 펼쳤다. 조금 전 태오에게서 도착한 ‘오늘 밤, 지난번 그 방’이라는 문자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손님용 라운지에서 보낸 밤 다음에는 세나의 침실, 그다음에는 다시 윤시아. 그는 날짜를 헷갈리지 않는 것만으로 두 여자를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서리는 저장해 둔 메시지를 날짜순으로 옮겼다. 결혼기념일 저녁의 2인 코스, 새벽 1시 전화, ‘내일은 당신 차례’, 그리고 오늘의 호출까지. 세나를 달랜 다음 날이면 자신에게 연락이 왔고, 자신과 만난 다음에는 아내에게 더 다정한 남편 행세를 했다. 기록을 나란히 놓자 그의 애정 표현은 시간까지 정해진 업무 같았다. 아내에게 사랑을 맹세한 뒤에는 자신을 찾았고, 들킬 만하면 업무를 핑계로 댔다. 서리는 날짜 옆에 작은 표시를 해 두었다. 빈칸은 남겨 두었다. 짐작까지 기록해 태오에게 빠져나갈 구멍을 줄 생각은 없었다.수첩 맨 아래에 서리는 한 줄을 더 썼다. ‘시간을 바꾸면 어떻게 행동하는지 확인.’ 그리고 태오에게 답장을 보냈다.‘약속 30분 당겨요. 그때 못 오시면 오늘은 안 만나요.’답장은 금방 도착했다.‘갑자기? 지금 준비 중인데.’‘그럼 다음 차례에 뵙죠.’곧 전화가 걸려 왔으나 서리는 받지 않았다. 재킷과 꽃다발은 몇 번씩 바꿔 줄 수 있어도 시간은 늘릴 수 없는 법이었다. 그녀는 시계를 확인하고 복도를 지나 직원 출입문으로 향했다. 작은 머리핀으로 흘러내리는 옆머리를 고정하고 외투 깃을 여미자 창문에 비친 얼굴이 달라 보였다. 태오가 칭찬하던 얼굴보다 휴대폰 속 날짜들이 더 선명했다. 그 남자가 자기 뜻대로 시간을 옮길 수 없다는 사실을 오늘 한 번은 보여 주고 싶었다.그 시각 태오는 침실 욕실에서 샤워를 끝내던 참이었다. 물기를 닦을 새도 없이 휴대폰을 집어 든 그는 메시지를 읽고 수건을 허리에 두른 채 밖으로 나왔다. 침대 위에는 세나가 준비해

  • 재벌집 전처가 미쳤다   74화. 두 번째 침대

    “찢으면 없던 일이 돼? 그럼 결혼반지도 찢어 버리지 그래!”백세나가 식단 메모 조각을 남편의 구두 앞에 걷어찼다. 종잇조각이 식탁 아래로 흩어지는 동안 강태오는 허리를 굽히지도 않았다. 손가락을 움직여 재킷 주머니 속 반지를 더듬을 뿐이었다. 한서리는 쟁반을 든 채 그 손을 보았다. 조금 전까지 남의 주머니를 뒤지겠다던 세나 앞에서 정작 확인해야 할 것은 남편 주머니에 들어 있었다.“종이 하나 가지고 왜 이래. 당신이 싫다니까 버린 거잖아.”“누가 버리래? 왜 윤시아한테 직접 식단을 적어 줬냐고 물었지!”태오는 그제야 반지를 꺼냈다. 어제 운동하다 잠시 벗었다는 말을 되풀이하며 세나의 손바닥에 올려놓았지만, 세나는 반지 안쪽에 새긴 결혼 날짜를 확인하고도 웃지 못했다. 반지가 돌아왔다는 사실보다 그것을 어디에서 벗었는지 모른다는 사실이 더 괴로운 모양이었다. 태오는 그런 아내의 얼굴을 보고서야 식당 문 앞에 모인 직원들을 물렸다. 세나는 직원들이 사라진 뒤에도 반지를 내려다봤다. 조금 전 자신이 윤시아를 도둑으로 몰아붙였다는 말은 입 밖에 내지 않았다. 남편이 어디에 있었는지 묻는 순간마다 다른 사람을 의심하게 되는 자신도 싫었지만, 그걸 인정하면 태오가 또 모든 일을 자신의 질투 탓으로 돌릴 게 뻔했다.서리는 바닥의 종이부터 주웠다. ‘아침은 커피 대신 물’이라는 문장이 반쯤 잘려 있었다. 태오가 전처와의 결혼생활을 설명할 때도 저렇게 마음대로 잘라 냈을까. 자신이 챙겨 준 식사는 지우고, 외로웠던 밤만 남겨 놓고, 끝내 노력한 사람은 자기였다고 우기던 얼굴이 떠올랐다.그날 저녁, 세나를 위해 저택 식당이 다시 꾸며졌다. 식탁보가 바뀌고 작은 촛대가 놓였으며, 태오는 외부 일정을 취소했다는 말을 세나에게 몇 번이나 들려주었다. 서리는 부엌 문가에서 와인 대신 탄산수를 준비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어제 찢어 버린 식단 메모의 내용이 그대로 식사 준비에 쓰이고 있었다. 태오는 다 찢어 놓고도 정작 음식 취향은 서리가 기억해 주길 바랐다. 그녀는 주방

  • 재벌집 전처가 미쳤다   73화. 앞치마 검문

    “손 떼세요. 제 주머니가 궁금하다고 몸까지 뒤지실 권리는 없습니다.”세나의 손끝이 서리의 앞치마에 닿기 직전, 서리가 손목을 막았다. 아침 식탁 앞에서 몸이 엉키자 찻잔이 흔들렸고, 의자를 밀고 일어난 태오의 재킷 주머니가 식탁 모서리에 걸렸다. 반지는 그 안에 있었다. 그런데도 세나의 눈은 엉뚱한 곳에 꽂혀 있었다.“네가 훔쳤으니까 못 보여 주는 거잖아! 우리 집에 도둑이 있어!”식당 문을 지나던 직원 둘이 멈췄다. 세나는 기다렸다는 듯 그들을 불러 세웠고, 식기 정리를 하던 직원까지 돌아보자 서리의 얼굴이 뜨거워졌다. 예전 이 집 안주인이었을 때도 태오는 사람들 앞에서 그녀의 말을 끊었다. 이제는 직원의 몸을 뒤지는 일까지 구경거리가 되고 있었다. 서리는 문 앞에 선 직원들의 신발을 차례로 바라봤다. 누구도 세나를 말리지 못했다. 자신 역시 예전엔 그들에게 아무 도움도 주지 못한 안주인이었다는 사실이 떠올라 얼굴이 더 달아올랐다.“우리 남편 결혼반지가 없어졌어. 아침부터 얘가 자꾸 반지처럼 생긴 걸 내밀었잖아. 수상하지 않아?”“그건 포크 받침입니다. 아까 직접 확인하셨고요.”“그럼 주머니 까 봐. 떳떳하면 못 할 이유 없지?”세나가 다시 손을 뻗자 서리는 몸을 한쪽으로 틀었다. 앞치마 끈이 팽팽해지며 허리가 당겼지만, 더는 물러서지 않았다. 여기서 세나가 제멋대로 옷을 뒤지게 두면 내일은 숙소 서랍까지 열어 보겠다고 할 것이다.“확인은 하겠습니다. 대신 제 몸에 손대지 마세요. 오 여사님 입회 아래 제가 직접 꺼내겠습니다.”복자가 두 사람 사이로 들어왔다. 서리는 그녀가 가까이 있는 것만으로도 조금 숨이 트였다. 어젯밤 자기 이름을 확인하고도 비밀을 지켜 준 사람이었다. 복자는 세나에게 직원들 앞에서 물건을 검사할 이유부터 설명하라고 요구했으나 세나는 손뼉을 치며 사람들을 더 불러 모았다.“다들 똑똑히 봐. 나중에 이 여자가 억울하다고 떠들지 못하게.”서리는 식탁 끝의 빈 쟁반을 끌어왔다. 손바닥을 펴 보이고 앞치마 오른쪽 주머니에

  • 재벌집 전처가 미쳤다   72화. 반지 훔쳤지?

    “반지 자국은 있는데, 결혼반지는 어디 갔어?”백세나가 강태오의 왼손 약지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손가락에는 반지를 오래 끼웠던 자리가 한 줄로 남아 있었지만 정작 반지는 보이지 않았다. 어제 저녁 자신을 끌어안으며 평생 아내는 하나라고 말하던 남자가, 하룻밤 사이 그 약속의 증표부터 빼 버린 셈이었다.“여보, 손 아파. 일단 놔 봐.”“아픈 건 나야. 어디서 뭘 했길래 반지까지 벗었는데?”태오는 재킷 주머니에 든 반지를 떠올렸다. 별도 숙소의 침대 아래까지 뒤졌다는 사실을 털어놓을 수는 없으니, 그는 손을 빼며 현관 거울에 비친 제 얼굴을 확인했다.“아침에 운동하다 뺐어. 손이 부어서 잠깐 빼 둔 거야.”“아까는 아침부터 회의했다며? 운동하고 회의하고, 당신은 하루가 남들보다 길어?”“회의 전에 운동할 수도 있잖아. 뭘 그렇게 캐물어?”세나는 그의 재킷 앞섶을 붙들었다. 꽃집에 확인했던 별장 배송지며 윤시아의 카드에 적혀 있던 T까지 떠올라 입안이 바싹 말랐다. 확인할수록 남편의 설명은 늘 한 문장씩 늘었고, 자신은 그 문장 사이에서 빠진 시간을 찾아야 했다.“반지 보여 줘. 운동하다 뺐으면 가지고 있을 거 아냐.”태오는 입술을 벌렸다가 닫았다. 세나는 그 침묵이 또 다른 변명으로 이어질까 봐 손에 힘을 더 줬다. 태오가 주머니를 뒤지는 동안 세나의 시선은 그의 얼굴에서 손으로, 손에서 재킷 안감으로 옮겨갔다.태오가 반지를 꺼내려던 찰나 오복자가 아침 식사가 준비됐다고 알렸다. 그는 그 말을 붙잡듯 세나의 어깨를 감싸고 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세나는 따라가면서도 손가락 끝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서리는 식당에서 접시를 정렬하다 두 사람이 들어오는 걸 봤다. 태오의 왼손이 재킷 주머니 속에 들어가 있었고, 세나는 그 손이 나오기만 기다리는 모양이었다. 서리는 아침 숙소에서 반지를 찾아 건네주던 순간을 떠올렸다. 아내가 알아챌 거라고 예고했는데도 그는 반지를 제때 끼우지 못했다. 거짓말에 바쁜 사람이 정작 손가락 하나 챙길 틈은 없

  • 재벌집 전처가 미쳤다   71화. 반지부터 찾아

    “설마 당신이 숨겼어요?”강태오가 베개를 뒤집으며 서리를 돌아봤다. 방금 전까지 ‘내 유일한 여자’라며 웃던 남자는 사라지고, 침대 위엔 시트와 베갯잇만 어지럽게 쌓여 있었다. 서리는 벗어 둔 가디건을 집어 들었다. 어젯밤 다른 여자와 보내겠다며 반지를 스스로 빼 놓은 사람이, 이제 와 도둑이라도 맞닥뜨린 얼굴이었다.“제가 대표님 반지로 뭘 하겠어요? 사모님께 갖다드리기라도 할까요?”“농담할 때 아니에요. 분명 여기 넣었는데.”태오는 베개 아래 손을 집어넣고 매트리스까지 들어 올렸다. 옆 탁자 서랍을 열었다 닫는 사이 영수증과 충전선이 바닥에 쏟아졌고, 서리는 창가에 걸친 커튼부터 걷었다. 햇빛이 들어오자 침대 아래로 굴러간 물잔 받침이 보였다. 그 바로 옆, 침대 다리 뒤쪽에서 반짝이는 작은 원이 눈에 들어왔다.서리는 모른 척 수건을 개기 시작했다. 태오가 허리를 숙였다 일어나는 모습을 조금 더 보고 싶었다. 한서리였을 때는 반지를 끼고 다니지 않는 남편을 붙잡고 이유를 물었고, 그는 손가락이 불편하다며 성가셔했다. 이제 반지가 없어졌다고 방 전체를 뒤집는 걸 보니, 그에게 소중한 게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아내와 한 약속 때문이 아니라 아내에게 들킬까 두려운 것이었다. 서리는 첫 결혼식 날 반지를 끼워 주던 태오의 손을 떠올렸다. 그는 하객들의 박수에 맞춰 손을 흔들었고, 서리는 그 손을 잡으려고 몇 번이나 뒤따라 걸었다. 그때는 반지가 약속을 지켜 준다고 믿었다. 지금은 반지 하나 없으면 들킬 거짓말이 얼마나 많을지만 보였다.“시아 씨, 같이 좀 찾아봐요. 남 일처럼 서 있지 말고.”“남의 결혼반지잖아요. 제가 너무 열심히 찾으면 이상하지 않겠어요?”“그걸 지금 말이라고 해요?”태오가 침대 시트를 걷어 내자 베개 하나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서리는 천천히 주워 올리면서 그가 반지를 넣었다던 자리를 손끝으로 확인했다. 누가 가져간 흔적은 없었다. 밤사이 베개가 밀리면서 틈으로 빠졌을 것이다. 그렇게 쉬운 일이 태오에게는 이혼보다 큰 사건처

  • 재벌집 전처가 미쳤다   70화. 다음 밤은 청소부

    “내일은 당신 차례라더니, 정말 아내랑 저를 번갈아 만나겠다는 거예요?”서리가 보낸 문자에 강태오는 한동안 답이 없었다. 그러더니 이튿날 오후, 별도 숙소 라운지의 출입 번호와 함께 ‘오늘은 누구 눈치도 보지 말아요’라는 메시지가 도착했다. 서리는 휴대폰을 뒤집었다. 어젯밤 세나의 침실에 있던 남자가 하루 만에 같은 말을 다른 여자에게 보내고 있었다. 그 말을 남기는 손가락에 결혼반지가 끼워져 있을 거라는 생각에 속이 거북했다.퇴근 무렵 오복자는 직원 숙소 앞에서 서리의 외투를 바라봤다. 평소보다 단정한 옷차림을 보고도 어디 가느냐고 묻지 않았지만, 서리가 먼저 문고리를 잡자 팔목을 가볍게 붙들었다.“너까지 그 사람한테 마음을 다 주진 마라.”“안 줘요. 제가 어디까지 갈지는 제가 정할 거예요.”복자는 그제야 손을 놓았다. 서리는 건물 밖으로 나와 가방 안 수첩을 확인했다. 강태오가 아내를 속인 날짜, 직원에게 보낸 꽃의 발신인을 바꾼 시간, 새벽 전화 기록이 빼곡했다. 오늘 밤도 그 사이에 들어갈 것이다. 다만 기록한다고 해서 모든 일을 가볍게 견딜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라운지로 향하는 길에 택시 창문에 비친 얼굴을 보자 문득 옛날 생각이 났다. 태오와 처음 여행을 떠나던 날에도 서리는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었다. 그때는 목적지가 어디든 그와 함께라면 좋았는데, 오늘은 도착지가 가까워질수록 내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돌아가지 않은 건 누가 시켜서가 아니었다. 자신이 고른 순간만큼은 끝까지 기억하고 싶었다.라운지 문을 열자 태오는 식탁에 두 사람 몫의 식사를 차려 두었다. 새 접시와 접힌 냅킨, 꽃 한 송이까지 준비한 모양새가 그럴듯했다. 서리는 문턱에 서서 잠시 안을 살폈다. 며칠 전 세나가 결혼기념일에 혼자 기다리던 식탁이 떠올랐다.“식사는 또 2인 코스예요? 대표님은 둘이 먹는 걸 참 좋아하시네요.”“사람이 둘이니까요. 오늘은 식당 영수증도 안 남겠네.”“아내한테 들킬까 봐 걱정하는 사람치곤 참 신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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