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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Author: 주광
“됐어요. 더 이상 할 말 없어요. 우리 그냥... 도장 찍어요.”

예진의 담담한 말에 윤제의 미간이 더욱 깊게 구겨졌다.

“그래? 내가 이렇게 마지막 기회를 주는데도 안 받겠다? 좋아, 그럼 나도 봐주는 거 없이 간다. 이혼은 해. 대신... 이안이 양육권은 내가 가져. 앞으로 내 허락 없인 아들 얼굴도 못 봐.”

윤제는 그렇게 말하면 예진이 당연히 물러설 거라 생각했다.

‘애까지 포기하진 못할 테니까...’

하지만 예진은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협의서에 그렇게 적혀 있어요. 이안이 양육권, 당신에게 넘어가는 걸로.”

윤제는 순간 멍해졌다. 잠시 입을 다물고 있던 그는 곧 이를 꽉 물며 협의서를 들었다.

“하... 진짜 대단하네. 애도 버리겠다? 결국 노리는 건 돈이구나. 이 집 재산 절반, 고예진... 네 욕심 참 크다.”

예진은 예상한 반응이라는 듯 차분히 답했다.

“혼인 기간에 만들어진 재산은 공동 재산이에요. 그건 우리나라 법이 정한 거고, 내가 요구한 50%는... 사실상 내 쪽에서 최대한 양보한 숫자예요.”

윤제는 코웃음을 쳤다.

“이 집의 모든 돈, 내가 새벽부터 밤까지 미친 듯이 일해서 번 거야. 당신 단 한 푼이라도 벌어본 적 있어? 당신이 뭔데, 감히 그 돈을 반으로 나누자는 거냐고.”

‘그렇게 나오겠지...’

예진은 머릿속에 떠오르는 과거의 장면들을 애써 밀어냈다.

처음엔 꿈이 있었다.

그녀는 교수의 추천으로 진학이 예정돼 있었고, 법무법인 인턴 과정도 함께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때, 꽃다발을 들고 찾아온 윤제가 말했다.

“성공한 남자의 곁에는 걱정 없이 그 사람을 지지해 주는 여자가 있어야 해.”

그 말을 믿고, 그녀는 모든 걸 내려놓았다.

그래서 도순희가 쓰러졌을 땐 병원 출퇴근도 도맡았고, 이안이 천식으로 밤새 아플 땐, 아이를 간호하며 병원 바닥에서 밤을 새운 것도 예진이었다.

그리고 한약을 지어다 도순희에게 먹이고, 명절마다 집안 살림을 도맡아 했던 것도 예진이었다.

윤제는 한 번도 집안일에 손대본 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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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정
2025. 12. 04. AM.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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