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흑곰이 고요한 숲을 향해 고함쳤다. “누구야! 나와!”흑표의 움직임은 더 빨랐다. 번쩍이는 단검이 곧장 경서의 목에 닿았다.그러면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긴장하지 마. 심박수는 일정하게 유지해야지.”경서는 최대한 침착하려 애썼다. 하지만 허리에 달린 화면의 숫자는 이미 107까지 뛰었다.장환이 나무 뒤에서 뛰어나왔다.“흑곰, 기회 줄게. 어디 날 죽여 봐.”장환의 얼굴을 본 흑곰의 눈동자가 좁아졌다. 저도 모르게 한 걸음 물러섰다.“또 누가 있어! 씨X, 전부 나와!” 흑곰이 날카롭게 외쳤다.주변은 바람 소리
끝내 흑곰이 경서를 통나무집 안으로 밀어 넣었다.“선배!”아인이 놀라 외치며 달려들었다.“오지 마!” 경서의 목소리가 다급하게 떨렸다. “몸에 폭탄이 있어!”아인의 시선이 경서의 허리에 달린 하얀 상자에 못 박혔다.액정 화면이 켜져 있었다. 새빨간 숫자가 움직였다. 아인은 정신이 아득해지고 종아리가 덜덜 떨렸다.“그 나쁜 놈들!” 아인은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어떡해요? 선배. 어떡해요?”경서가 아인을 봤다. 목 주변이 온통 붉었다. “너는 괜찮아?”아인이 고개를 저었다. 눈물이 끊임없이 떨어졌다.
나뭇가지가 발에 밟혀 부러지는 소리였다.경서가 돌아보자 키 큰 남자 네 명이 보였다.등산객 차림이었고 등에 묵직한 배낭을 메고 있었다.경서는 반가워 곧바로 총을 숨기고 달려갔다.“저기요, 신고하게 핸드폰 좀 빌려주실 수 있나요?”경서가 다급히 경고했다.“앞에 납치범들이 있어요. 더 들어가시면 안 돼요.”앞장선 남자는 금테 안경을 쓰고 있었다. 교양 있는 분위기에 인상도 선해 보였다.남자가 경서의 아름다운 얼굴을 의미심장하게 바라봤다.“무서워하지 마세요. 제가 바로 신고해 드리겠습니다.”남자는 말하며 천천히 주머니로
“비켜.”경서가 재빨리 패딩을 벗고 안에 입은 옷의 단추 두 개를 풀었다.하얀 피부와 함께 작은 초승달 문신이 드러났다. 단숨에 시선을 끌었다.맞은편에 서 있던 남자는 그 황홀한 광경에 숨까지 잠시 멈췄다.“아직도 안 가?” 경서가 두 사람에게 호통쳤다.부하 하나가 침을 삼켰다. 더 참지 못하고 바로 옆집으로 달려가 문을 두드렸다.“예뻐? 키스하고 싶어?”경서가 멍하니 선 남자를 바라보며 입꼬리를 올렸다.남자는 완전히 정신이 팔려 얼떨떨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본능적으로 한 걸음 다가왔다.‘지금이야!’경서의 눈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여자를 탐하고 싶었다.“처음이야? 그러면 살살 해 줄게.”흑곰이 다가오자 아인은 겁에 질려 구석으로 몸을 움츠렸다. 더는 물러설 곳이 없었다.“무슨 짓을 하려고? 돈이 필요한 거잖아! 나 건드리면 우리 아빠가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아인은 용기를 짜내 아버지를 내세우며 소리쳤다.흑곰이 잠깐 멈칫했다가 웃었다.“돈을 받든 못 받든 넌 못 돌아가.”“무슨 뜻이야?” 아인의 가슴이 철렁했다.“돈을 못 받으면 S국에 팔아서 아무한테나 몸 팔게 할 거야.” 흑곰이 비웃으며 이었다. “돈을 받으면 평생 얌
윤모가 차 문을 열고 뒷좌석을 봤다. ‘비어 있어?’분노가 치밀었다.윤모가 운전기사 하나를 운전석에서 거칠게 끌어내 차체에 세게 밀어붙였다.“사람은!”윤모가 힘껏 주먹을 날렸다.“어디 있어! 두 사람 어디로 갔냐고!”운전기사는 입가가 찢어져 피가 흘렀다. 그런데도 피 섞인 침을 뱉고 고집스럽게 버텼다.“몰라.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씨X, 몰라?” 윤모는 붉어진 눈으로 다시 주먹을 내리쳤다.‘경서가 없어졌어.’그 사실 하나에 세상이 통째로 무너지는 것 같았다.윤모가 운전기사의 멱살을 움켜쥐고 거
“아!”혜니의 몸이 그대로 허공에 떴다.시야가 뒤집히고,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듯했다.인우가 혜니를 단번에 어깨에 둘러멘 것이다.단단한 어깨가 몸을 눌러 와 아플 정도였다.“뭐 하는 거야! 내려놔, 한인우!”혜니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공중에 뜬 두 다리가 허둥지둥 버둥거렸다.우진은 그 자리에서 그대로 굳어 버렸다.그러다 혜니의 입에서 나온 이름을 듣고서야, 온몸이 움찔 굳었다.한인우.소문으로만 듣던 A국 금융계의 거물.수십 조 원대 자산을 손에 쥔 남자였다....혜니는 끌려가는 내내 버둥거렸다.하이힐
혜니는 이를 악물고 보고서를 다시 확인했다.한 번으로는 부족해 두 번이나 더 들여다보았다.그렇게 시계가 밤 9시 반을 가리킬 때가 되어서야, 겨우 보고서 검토를 끝낼 수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확인해도 결과는 같았다.오류는 단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혜니는 보고서를 챙겨 다시 대표실로 향했다.문을 두드리고 안으로 들어가, 책상 위에 보고서를 정중히 올려놓았다.“검토 끝났습니다.”인우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보고서를 한 번 훑더니, 태연하게 말했다.“미안해. 윤 비서. 내가 잘못 본 것 같다.”혜니는 할 말을 잃었다.‘
인우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은 채 다시 물었다.“아이는?”“없습니다.”“좋군.”인우가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혜니는 그런 인우를 한 번 바라보았다.‘좋긴 뭐가 좋아.’‘그때 남겨 놓은 네 ‘보물’ 때문에 내가 죽을 뻔했어!’“됐어. 회의 있습니다.”인우가 새연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소 비서, 따라와.”“네, 대표님.”새연은 기쁜 얼굴로 회의록을 적을 노트를 챙기러 갔다....결국 회의는 세 시간이나 이어졌다.새연의 키보드는 불꽃이라도 튈 듯 쉴 새 없이 두드려졌다.‘우리 새 대표님... 확실히
혜니는 그 순간 생각했다.인우가 다른 여자를 만났다고.이제 이 남자는 깨끗하지 않다고.인우가 돌아왔을 때, 인우는 그저 일이 바빴다고만 말했다.그 외에는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다.그래서 혜니는 이혼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더는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혜니의 눈가는 무섭도록 붉어져 있었다.하지만 이를 악물고 끝내 눈물을 떨어뜨리지는 않았다.‘한인우를 좋아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텐데...’...다음 날, 혜니가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인우의 호출이 내려왔다.혜니는 곧장 위층으로 올라가 대표실 문을 두드렸다.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