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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화

Author: 블루
인우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은 채 다시 물었다.

“아이는?”

“없습니다.”

“좋군.”

인우가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혜니는 그런 인우를 한 번 바라보았다.

‘좋긴 뭐가 좋아.’

‘그때 남겨 놓은 네 ‘보물’ 때문에 내가 죽을 뻔했어!’

“됐어. 회의 있습니다.”

인우가 새연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소 비서, 따라와.”

“네, 대표님.”

새연은 기쁜 얼굴로 회의록을 적을 노트를 챙기러 갔다.

...

결국 회의는 세 시간이나 이어졌다.

새연의 키보드는 불꽃이라도 튈 듯 쉴 새 없이 두드려졌다.

‘우리 새 대표님... 확실히 칼 같고 무서운 사람이야.’

회의 석상에서 인우는 고위 임원 세 명을 해고했고, 엄준 부대표까지 정리했다.

세 시간 뒤, 새연은 영혼이 빠진 얼굴로 돌아왔다.

심지어 몸무게가 1kg은 빠진 기분이었다.

그녀는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역시 재벌 남주는 일 중독자야. 무서워. 근데 우리 새 대표님은 금욕적인 느낌이라 그쪽은 엄청 셀 것 같아.”

혜니가 멈칫했다.

‘이 말은... 틀리진 않지.’

‘하지만 이제 나와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이야.’

“혜니야, 네 전남편은 부부생활 안 맞았다며? 우리 새 대표님 한번 노려봐. 분명 장난 아닐걸.”

새연이 목소리를 낮추며 속삭였다.

“거기까지만 해. 내가 감히 넘볼 분이 아니야.”

혜니는 생각할 틈도 없이 말을 잘랐다.

계단 모퉁이에 서 있던 인우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감히 넘볼 분이 아니라고? 이미 다 알면서.’

예전의 혜니는 저렇게 조심스러운 척하지도 않았다.

그녀는 전교생이 보는 앞에서 인우에게 고백했었다.

“한인우, 넌 윤혜니만의 남자여야 해!”

그렇게 한인우는 윤혜니만의 남자, 남편이 되었다.

그런데 결혼 2년 만에 혜니는 사랑이 식었다며, 인우가 가난하다며 이혼을 요구했다.

이혼 서류가 눈앞에 놓인 그 순간, 인우는 깨달았다.

윤혜니라는 여자가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

...

새연이 혜니를 쿡 찔렀다.

“히히, 혹시 오늘 밤 소개팅 상대가 엄청 잘생긴 거 아니야?”

새연이 장난스럽게 혜니의 팔을 툭 건드렸다.

“응, 뭐. 나쁘진 않아.”

혜니는 대충 대답했다.

‘소개팅?’

인우의 눈빛이 더 차갑게 식었다.

‘나한테는 미련이 조금도 없다는 거구나.’

‘내가 없는 동안 다른 남자도 꽤 많이 만났겠지.’

“윤 비서. 커피 한 잔 가져와.”

계단 쪽에서 인우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두 여자는 동시에 흠칫 놀랐다.

대표실이 있는 최상층은 복층 구조였다.

대표실은 위층, 비서실은 아래층에 있었다.

“네.”

‘한인우... 왜 직접 내려온 거지?’

혜니는 속으로 이상했지만, 여전히 서둘러 탕비실로 향했다.

잠시 뒤, 혜니는 문을 두드리고 대표실 안으로 들어갔다.

조심스럽게 커피를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

“대표님, 커피입니다.”

인우는 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커피 타는 솜씨는 늘었는데, 머리는 오히려 나빠졌네.”

탁!

두툼한 보고서 한 뭉치가 책상 위로 내던져졌다.

“이 보고서에 오류가 있어. 다시 확인해. 끝나면 나한테 가져오고.”

혜니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분명 전에 꼼꼼히 검토했던 보고서였다.

문제가 있을 리 없었다.

“대표님, 어느 항목에 문제가 있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인우의 표정이 더 차갑게 굳었다.

“윤 비서가 한 실수를, 내가 직접 짚어 줘야 하나?”

혜니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가 조심스럽게 다시 물었다.

“혹시... 내일 드려도 될까요?”

이 보고서는 급한 자료도 아니었다.

“하...”

인우가 짧게 웃었다.

“윤 비서. 일 다 끝내기 전엔 퇴근할 생각 하지도 마.”

‘그렇게 소개팅에 가고 싶어?’

‘꿈도 꾸지 마.’

혜니는 끝내 참지 못하고 한마디 받아쳤다.

“대표님, 지금 일부러 저를 괴롭히시는 거잖아요.”

인우가 느릿하게 시선을 들었다.

“괴롭힌다고?”

그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 가볍게 말을 던졌다.

“내가 어느 정도인지, 윤 비서가 모를 리 없잖아.”

혜니는 그대로 말문이 막혔다.

‘이 개 같은 인간... 진짜 일부러 나 엿 먹이는 거야!’

그때 인우가 다시 입을 열었다.

“내일 수리 옥션에 가서 목걸이 하나 받아와.”

목소리는 여전히 무심했다.

“절대 잃어버리지 마. 잃어버리면 윤 비서의 평생 연봉으로 갚아도 못 갚을 테니까.”

혜니가 멈칫하더니 곧바로 말했다.

“대표님, 그렇게 귀한 물건이면 직접 가서 받으시는 게 낫지 않을까요?”

아예 손대지 않는 게 제일 안전했다.

건드리지 않으면 사고도 나지 않을 테니까.

인우의 눈매가 서늘하게 가라앉았다.

“그런 것까지 전부 내가 할 거면, 비서는 왜 두지?”

그가 비스듬히 입꼬리를 올렸다.

“내 속이나 뒤집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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