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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화

Author: 블루
혜니는 그 순간 생각했다.

인우가 다른 여자를 만났다고.

이제 이 남자는 깨끗하지 않다고.

인우가 돌아왔을 때, 인우는 그저 일이 바빴다고만 말했다.

그 외에는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혜니는 이혼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더는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혜니의 눈가는 무섭도록 붉어져 있었다.

하지만 이를 악물고 끝내 눈물을 떨어뜨리지는 않았다.

‘한인우를 좋아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

다음 날, 혜니가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인우의 호출이 내려왔다.

혜니는 곧장 위층으로 올라가 대표실 문을 두드렸다.

문이 열리자, 책상 뒤에 앉아 있는 남자가 시야에 들어왔다.

인우의 전체적인 모습은 전보다 더 깊고 선명해져 있었다.

값비싼 정장은 넓은 어깨와 군살 없이 탄탄한 허리를 빈틈없이 감싸고 있었다.

인우는 의자 등받이에 느슨하게 몸을 기대고 앉아 있었다.

자세는 한가로워 보였지만,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압박감은 정면으로 밀려왔다.

마침내 인우가 입을 열었다.

목소리는 평온했고, 온기라고는 조금도 없었다.

“오늘부터 윤 비서 직책을 내 수석 비서로 조정했으니...”

“24시간 대기.”

‘이건 또 뭐야?’

‘기선 제압이라도 하겠다는 건가?’

혜니는 입꼬리를 억지로 끌어 올렸다.

웃는 듯했지만, 눈은 전혀 웃고 있지 않았다.

“대표님, 정말 후하시네요. 설마 월급을 세 배로 주시려는 건가요?”

인우는 포개고 있던 두 손을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긴 손가락이 책상을 가볍게 두드렸다.

“불만 있어?”

“4년 못 본 사이에 실력은 그대로인데, 사장과 흥정하는 법은 배웠네.”

“과찬이십니다.”

혜니는 완벽한 업무용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저는 그냥 궁금해서요. 대표님이 지금 공과 사를 구별 못 하고 사적인 원한을 푸시는 건지, 아니면 저 없이 사는 동안 자기 생활을 돌보는 능력이 이 정도로 떨어지신 건지.”

인우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어딘가 재미있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걸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 한다고 하나?”

인우는 의자를 밀어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책상을 돌아 나온 인우가 한 걸음씩 혜니에게 다가왔다.

“나는 그걸 적재적소에 사람을 쓰는 거라고 하는데.”

인우가 혜니의 앞에 멈춰 섰다.

익숙한, 맑고 서늘한 시트러스 향기가 혜니의 숨결 속으로 거침없이 파고들었다.

혜니는 차갑게 웃었다.

곧바로 목에 걸고 있던 사원증을 벗어, 책상 위에 세게 내려놓았다.

“그럼 지금부터 그만두겠습니다.”

“감당 못 하겠네요.”

역할을 감당하지 못하면, 피하면 그만이었다.

혜니는 말을 끝내자마자 몸을 돌려 나가려 했다.

“거기 서!”

인우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다.

하지만 거역할 수 없는 명령이 담겨 있었다.

인우는 서랍에서 서류 한 부를 꺼내 혜니 앞으로 툭 던졌다.

“제대로 봐.”

혜니는 서류를 집어 들고 몇 장 넘겨 보았다.

머릿속이 윙 하고 울리더니 그대로 터질 것 같았다.

‘젠장!!!’

‘완전히 덫에 걸렸잖아!!!’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악덕 자본가.”

인우는 만족스럽다는 듯 웃었다.

혜니는 눈앞에 가까이 다가온 잘생긴 얼굴을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당장이라도 달려들어 한입 물어뜯고 싶었다.

결국 혜니는 씩씩거리며 몸을 돌렸다.

그런데 그대로 유리문에 머리를 들이받고 말았다.

쾅!

인우는 놀라서 바로 달려왔다.

따뜻한 손이 혜니의 붉어진 이마를 조심스럽게 눌렀다.

“자기야.”

인우의 입에서 말이 먼저 튀어나왔다.

혜니는 그 자리에 그대로 굳었다.

‘자기야?’

‘무슨 개뿔...’

“저리 가!”

혜니는 인우를 힘껏 밀쳐 내고 대표실을 빠져나갔다.

‘한인우는 분명 나를 일부러 모욕한 거야!’

예전에 두 사람이 연애하던 시절, 인우는 늘 혜니를 그렇게 불렀다.

‘자기’라고.

‘저 남자... 이제는 저렇게 번듯하게 성공해 놓고, 그런 기억까지 꺼내 나를 놀리는 거지.’

...

오후가 되자, 업무 단톡방에 새 메시지가 하나 올라왔다.

인우가 보낸 메시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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