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혁의 정체를 알게 된 조명희는 감히 동혁의 말에 반항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바로 바닥을 닦으러 가겠습니다!” 조명희는 조용한 걸음으로 단독주택에 들어갔고, 곧 열심히 일하기 시작했다. 동혁은 조명희를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 이제 조명희는 아무리 큰 용기가 있어도 감히 도망갈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내 신원은 비밀로 해.” 동혁은 가볍게 한마디 명령했다. 하지혜와 서영춘 두 사람은 동혁의 말이 자신들에게 한 말인 줄 알고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혜와 서영춘은 이 일을 비밀로 묻어두기로 결정했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실 우리가 발설한다고 해도 다른 사람들은 그저 미쳤다고 생각할 거야.’ ‘그 명망 있는 이 전신이 진씨 가문 같은 이류 가문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미움을 받으며 살고 있다고 어떤 누가 믿겠어?’ 만약 직접 보지 않았다면, 하지혜 등도 믿지 않았을 것이다. 이어 동혁은 하지혜에게 9호 단독주택에 필요한 모든 생활용품을 준비하도록 맡겼다. 하지혜는 마음속으로 매우 기뻤다. 하지혜는 이번에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적어도 동혁은 이미 항남의 가족에 보상하려는 하지혜의 마음을 알아주기 시작했다. 하지혜는 즉시 생활용품을 장만하러 갔다. 서영춘도 작별 인사를 했다. 이제 9호 단독주택에는 동혁과 항남의 가족, 그리고 동혁의 비서인 선우설리만 남았다. 방금까지 상황이 어수선해 백문수 부부가 계속 어색해할까 걱정된 동혁은 남아서 백문수 등과 함께 저녁을 먹기로 했다. 저녁 식사는 육수아가 직접 했고 조명희가 도왔다. 손끝 하나 까딱하지 않는 명문가 딸인 조명희는 주방에 들어간 적도 없었지만, 그래도 억지로 일을 거들었다.조명희는 지금 동혁이 자신을 총살하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저녁 식사를 마친 후, 백문수 부부는 마침내 안심하고 옛 집이 동혁에 의해 매입되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9호 단독주택을 떠나기 전에 동혁은 염동완에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연결되자 동
염동완은 천수홍의 말을 듣자마자 기뻐했다. “역시 형님은 일을 확실하게 한다니까! 맞아, 그래야 해. 그 바보가 우리 앞에서 이번에는 울고 싶어도 울지도 못할 정도로 혼내줘야지!” [하하하!] 염동완과 천수홍은 전화기를 사이에 두고 깔깔대며 웃음을 터뜨렸다. 동혁에게 그간 당한 것에 대해 크게 복수를 하게 됐다는 나름 통쾌한 느낌이 있었다. “선우 사장, 조동래에게 전화를 걸어 사람을 보내 염동완의 도박장을 폐쇄하라고 해.” 한편 동혁은 휴대폰을 내려놓으며, 선우설리에게 지시했다. 동혁은 염동완의 도발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심지어 직접 나서기도 귀찮았다. 선우설리는 즉시 휴대폰으로 조동래에게 전화했다. 이때 또 동혁은 천화의 전화를 받았다. [매형, 빨리 집으로 오세요. 할아버지가 태휘 형과 진화 누나를 데리고 와서는 누나에게 자꾸 행패를 부려요.] 천화는 전화로 초조하게 말했고, 주위는 여전히 시끄러웠다. 동혁은 또 무슨 일이 생겼는지 확인하려고, 즉시 선우설리에게 자신을 하늘 거울 저택으로 데려다 달라고 했다. 하늘 거울 저택. 진한영을 필두로 진씨 가문의 대가족이 기세등등하게 달려와 잘못을 따져 물었다. “세화야! 금우자동차센터의 천 사장님에게서 방금 연락이 왔었다. 오늘 안에 그 세 대의 차를 돌려주고, 또 20억 원의 감가상각비를 배상하라고, 그러니 빨리 서둘러라!” 진한영은 세화 앞에 서서 눈을 부라리며 수염이 날릴 정도로 화를 내며 말했다. “할아버지, 어젯밤에 염동완이 제 차를 부쉈어요. 그래서 그 세 차는 금우자동차센터에서 저에게 배상한 것인데, 그걸 왜 다시 돌려주려고 해요?” 세화는 고소해하는 태휘와 화란을 보고 담담히 물었다. “너희들이 내 차를 뺏으려고, 할아버지를 속여 앞세운 건 아니겠지?” 세화는 집에 있는 두 대의 스포츠카가 원래 태휘와 화란이 예약한 것임을 알고 있었다. 차를 산 돈도 자기들 마음대로 하늘 거울 저택을 팔자는 의견을 내 받은 상이 었다. ‘태휘와 태란, 저 둘의 뻔뻔한 성
지금 모든 진씨 가문 사람들은 동혁을 잡아먹지 한스러워하는 눈빛이다. 어제 동혁이 사람들 앞에서 진씨 가문 사람들을 쫓아내 망신을 줬기 때문에, 모두 동혁에 대해 증오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여보, 또 무슨 일이야? 저 사람들은 또 뭐 하러 여기 왔어?” 동혁은 진한영 등을 상대하지 않고 세화에게 다가가 물었다. 세화는 금우자동차센터의 일을 다시 한번 말했다. 동혁은 세화의 말을 듣고 웃더니, 시큰둥한 표정을 하고 진씨 가문 사람들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뭐 대단한 일이라고! 고작 금우자동차센터의 일이 당신들을 이렇게 놀라게 한 거야?” “허풍 떨지 마. 금우자동차센터의 주인은 암흑가 은둔 고수 염동철인데, 일류 가문들도 함부로 건드리지 못한다고!” “죽고 싶으면 너 혼자 죽어, 괜히 우리까지 끌어들이 말고!” 진씨 가문 사람들은 동혁의 말 한마디에 화가 나서 펄쩍펄쩍 뛰었고, 동혁을 어쩔 수 없으니 계속해서 세화 가족에게 차를 돌려주고 손해를 갚으라고 압박했다. 게다가 20억 원은 진성그룹에서 송금할 수 없으니, 갚으려면 세화가 직접 대출을 받으라고 강요했다. 세화가 비록 진성그룹의 실권을 장악했지만, 진씨 가문 사람들이 보기에 그것은 단지 일시적인 것뿐이었다. 조만간 진씨 가문 사람들은 세화의 권력을 빼앗고, 세화를 걷어차버릴 계획이었다. “세화야, 너무 버티지 말고 그냥 빨리 차를 돌려주고 손해를 물어줘 버려. 염동철 같은 사람은 우리가 건드릴 수 없어.” 류혜진은 이미 너무 놀라 동혁을 노려보았다. 류혜진은 이번에도 일이 간단하게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동혁이 이 놈이 또 집에 사고를 쳤어!’ 세화는 입술을 깨물며 한참을 망설였지만, 대세를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천수홍의 조건을 수락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알았어요, 차를 반납할게요.” 그러나 세화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다른 목소리가 먼저 들렸다. “금우자동차센터도 폐쇄해!” 동혁이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어 무표정한 얼굴로 한마디
금우자동차센터가 영업을 시작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지금까지 법집행부에서 조사한 적이 없었다. 모두 금우자동차센터의 배후에 있는 주인이 염동철이기 때문이다. 염동철과 장해조는 H시에 있는 오직 두 명의 암흑가 은둔 고수였다. 어떤 사람은 H시 표면에 드러난 일들은 3대 가문이 관리하고, 불법적이고 어두운 일들은 두 암흑가 은둔 고수가 관리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시경찰청의 사람들을 상대해도 천수홍은 계속 거드름을 피울 수 있었다. “내 말 못 들었어? 인솔자가 누구야? 나와서 나 좀 보자고!” 천수홍은 기고만장하게 다시 목소리를 높여 외치며, 금우자동차센터의 문을 가득 막고 있는 경찰관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내가 그 인솔자다.” 둔탁하고 냉혹한 목소리가 갑자기 들려왔다. 낯익은 목소리에 얼굴빛이 살짝 변한 천수홍은 시경찰청 조동래 경감이 사람들을 헤치고 나오는 것을 보았다. “조 경감님?” 천수홍은 표정이 갑자기 변하며,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 시경찰청에서 천수홍을 겁먹게 하는 사람이 하나 있다면, 차가운 염라대왕이라고 불리는 조동래뿐이 없다. 조동래는 하세량 시장을 따라 H시에 부임한 지 불과 반년밖에 되지 않아, H시를 놀라게 할 몇 가지 큰 사건을 처리했다. 가장 유명한 것은 며칠 전 건축자재협회 임시총회에서 H시 군부와 협력하여 H시의 15명의 암흑가 두목들과 수천 명의 깡패들을 체포한 것이다. 15명의 암흑가 두목들이 아직도 감옥에 처박혀 사형을 기다리고 있었다. 암흑가 두목들의 범죄는 확정된 사건으로 처리되어, 이번 생에서는 다시 밖으로 나올 수 없었다. “동완 도련님, 왜 잡혔어요? 무슨 일을 저지른 겁니까?” 천수홍은 조동래 뒤에 수갑을 찬 염동완을 발견했다. 염동완은 코가 시퍼렇게 멍들고 얼굴이 부었는데, 맞을 만큼 맞아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형님, 나도 뭘 어떻게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모르겠어. 말도 없이 조 경감님이 갑자기 사람을 데리고 와서 도박장을 봉쇄해 버렸어.”염동완도 영문을 몰라 매
조동래의 명령이 떨어지자 뒤에 있던 경찰들이 기세등등하게 문 안으로 들어섰다. 천수홍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이 모습을 바라볼 뿐, 다른 방법이 없었다. ‘조동래, 이 무식한 놈은 우리 형님 체면 따위는 안중에도 없어.’ 곧 시경찰청의 사람들은 금우자동차센터를 수색하기 시작했고, 온라인으로 수배된 20명 이상의 도주범을 직접 검거하고 밀수 차량을 발견했다. 이번에 금우자동차센터에서 감추고 있던 부정한 일들이 밝혀졌다. 곧 다른 시의 법집행부도 현장에 도착했다. “금우자동차센터는 오늘부터 영업정지하고 정리한다!” “금우자동차센터 천수홍 사장, 당신도 저희와 함께 가서 조사를 받고…” 천수홍이 경찰차에 실려 있고 금우자동차센터의 문이 봉인되어 있는 것을 보면서 태휘와 화란은 자신들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금우자동차센터가 모두 폐쇄되면, 이제 우리의 슈퍼카는 받을 수 없는 거야?’ 태휘 남매가 피를 토할 만큼 화를 내고 있을 때, 금우자동차센터가 폐쇄되고 사장 천수홍이 연행되었다는 소식은 곧 H시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하지만 소식통들 모두는 금우자동차센터의 배후가 암흑가 은둔 고수 염동철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지금 시경찰청이 갑자기 금우자동차센터를 폐쇄하다니, 설마 염동철을 노리는 건가?’ 한동안 온갖 소문이 난무했다. 블루산장, 염동철은 평소에 이곳에 살면서 심신을 닦았다. 50세 전후의 연동철이 흔들의자에 누워 차를 마시고, 햇볕을 쬐며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형님, 큰일 났어요. 저희가 금우자동차센터에 기르던 도망자들이 시경창서 조동래 경감에 의해 직접 체포되었습니다. 몇 개의 시 산하 부서들이 연합해서 금우자동차센터도 폐쇄했어요!” 그때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백세종이 황급히 걸어 들어와 이 나쁜 소식을 알렸다. 흔들의자에 앉아있던 염동철이 바로 눈을 떴다. 두 눈이 깜빡이는 그 사이로 매서운 눈동자가 번쩍였다.그러나 염동철은 바로 냉기를 거두며,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고 말했다. “수홍이는?” “연행돼 조사를
“진씨 가문의 그 사위 놈이 또 천우민을 건드린거야?”염동철이 궁금해 물었다.천우민은 허명신, 조명희와 같이 3대 가문에서 가장 뛰어난 젊은 세대의 인재였다.며칠 전, 천우민 등 셋이 함께 주원그룹을 빼앗고, 주태진과 서경하를 건물에서 뛰어내려 죽도록 강요했다.하지만 허명신은 이미 동혁에게 맞아 식물인간이 되었다.조명희는 한 시간 전에 9호 단독주택의 가사도우미가 되었지만, 그 소식을 아직 3대 가문 모두 모르고 있었다.“천우민를 건드린 게 아니라 천씨 가문을 건드린 겁니다.”“진씨 가문의 데릴사위가 자신의 장모가 몇 년 전 병원에서 잘린 일을 조사하고 있습니다.일전에 동완 도련님에게 천대명을 고문하라고 시키기도 했지요. 지금 성세그룹은 장해조, 하세량 시장과 동맹을 맺고 있습니다. 큰 적이 눈앞에 닥쳤으니, 천씨 가문에서는 미연의 사태가 발생하지 않게 미리 직접 그 자식을 처리하고 싶을 겁니다.”앞서 동혁이 도박장에서 소란 피운 일을 3대 가문도 알게 되었다.동혁의 무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안전하게 일을 하기 위해 염동철에게 킬러들을 빌리려고 한 것이다.염동철 밑에서 도망자들을 훈련시키는 전문킬러들은 평소에는 사람을 죽이고 물건을 훔치는 일들을 맡았다. 이전에는 3대 가문의 살인을 돕기도 했다.“우상아, 나중에 킬러 몇 명을 골라서 천씨 가문에 보내줘.”염동철은 사소한 일이라고 생각하며, 별일 아닌 듯 지시했다.진씨 가문, 모든 사람들은 모두 태휘와 화란이 전한 소식에 놀랐다.태휘 등은 동혁이 전화를 걸어 금우자동차센터를 폐쇄하라고 하는 것을 직접 들었다. 하지만 정말 폐쇄될 줄은 몰랐다.“그 바보가 설마 우리가 모르는 신분을 숨기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 혹시 H시 제일인 이씨 가문에서 그 놈을 다시 받아 주기로 했단 말인가? 그런 이야기는 듣지도 못했는데…”사람들의 추측이 끊이지 않았다.하지만 동혁이 이런 능력을 보이자 진씨 가문 사람들은 기뻐하기보다 걱정이 앞섰다.평소 동혁이 진씨 가문 사람들에게 어떤 태도
이어서 방세한은 방금 들은 소식을 전했다. “모르셨죠? 제가 알기로는 성세그룹과 시청, 그리고 강오그룹 세 곳이 이미 정식으로 동맹을 맺기로 결정했어요. 그리고 그들의 상대가 바로 3대 가문과 염동철이에요.” “오늘 금우자동차센터뿐만 아니라 염동철의 조카인 염동완의 도박장도 폐쇄되었는데, 이는 성시강연맹이 3대 가문에 대해 공개적으로 선전포고를 한 것과 다름없어요. 이동혁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요.” 불과 두 시간 만에 외부에서는 이 새로운 세력의 이름까지 지어냈다. 성시강연맹은 성세그룹, 시청, 강오그룹 세 곳의 연맹이다. 어쨌든 지금 모든 사람들은 이 세 곳이 이미 동맹을 맺어 3대 가문과 염동철을 상대했다고 생각했다. 3대 가문과 염동철 본인조차도 그 사실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이 이야기를 들은 진한강 가족은 그저 얼떨떨할 뿐이었는데, 그들의 수준으로는 이런 규모의 싸움에 대한 수준을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동혁과 관련이 없다고 들었을 때, 진한강 가족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화란은 애교스럽게 방세한을 한 대 때렸다. “그럼 아까 왜 진작 말하지 않았어? 괜히 놀랐잖아.” “할아버지께서 위기감을 느껴야, 우리가 다시 권력을 차지하려 할 때 지지해 주시지 않겠어?” 방세한은 음산하게 말했다. “우리가 장태리를 이미 H시로 데려왔어. 우리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시길 요 며칠이면 우리의 계획을 실행할 수 있다고 하셨어. 그때 진성그룹 문제는 바로 우리말 한마디면 해결할 수 있어!” “정말? 잘 됐어!” 진한강 가족들은 금세 기뻐했다. 세화가 실권을 장악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진한강 가족은 그 짧은 시간이 마치 일 년처럼 느껴질 만큼 매우 고통스러웠다. ‘이제 드디어 세화를 진성그룹에서 쫓아내고, 원래 우리의 힘을 되찾을 수 있겠어!’ 방세한은 진한강 가족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웃으며,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하늘 거울 저택.세화의 가족들도 금우자동차센터가 폐쇄되었다는 소식을 곧 알게 되었다. 그래도 세화
동혁에게는 두 손에 피를 묻힌 도망자들이 모두 죽는 것이 가장 손쉬운 해결 방법이었다. ‘그런 범죄자 놈들을 가두는 것은 식량 낭비일 뿐이야.’ 선우설리는 동혁의 말 뜻을 알고 즉시 조동래에게 전화를 걸었다. 동혁은 옆에 앉아서 눈을 감고 잠시 쉬었다. “회장님, 천대명의 집에 도착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옆에 있던 선우설리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천대명이 살고 있는 곳도 단독주택이었는데, 가격이 60억 원 정도 되었다. 천대명은 현대병원의 부원장으로 물품관리와 구매를 담당해 적지 않은 돈을 챙겼다. 동혁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눈살을 찌푸렸다. 동혁은 공기 중의 심상치 않은 낌새를 눈치챘다. 그러나 동혁은 개의치 않고 천대명의 단독주택으로 걸어 들어갔다. 선우설리가 그 뒤를 따랐다. 단독주택 거실에 짐이 잔뜩 쌓여 있는 걸 보니 천대명은 단독주택을 팔아 염동완의 도박 빚을 갚으려 하는 것 같았다. 천대명의 아내와 아이들은 모두 없었고, 그 혼자만 남아있었다. “이동혁? 여긴 무슨 일이지?” 동혁을 보고 천대명의 안색이 크게 변했다. 천대명은 동혁이 자신의 단독주택을 직접 찾아올 줄은 몰랐던 것 같았다. 동혁은 집에 들어가 소파에 아무렇게나 앉아 천대명을 차가운 눈으로 쳐다보았다. “네가 오후에 염동완에게 말한 것을 다시 한번 내게 말해봐. 말하지 못한 것도 모두 이야기해야 할 거야.” 염동완은 동혁을 위해 진심으로 일을 처리하지 않았다. 오후에 바로 천대명을 풀어준 것을 보니, 틀림없이 미처 자백하지 못한 일들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 동혁은 염동성을 찾아 묻지 않았다.동혁은 사건 당사자인 천대명에게 직접 말하라고 요구했다. “이동혁, 안 그래도 내가 네 놈을 찾아가 한번 손 좀 보려고 했는데, 네가 직접 이렇게 집까지 올 줄은 몰랐어. 그것도 여자만 데려오다니, 스스로를 너무 과신하는 거 아니야?” 천대명은 동혁의 등뒤에 있는 선우설리를 보고 갑자기 짙은 탐욕이 솟아올랐다. 천대명은 이 예쁘고 도도한 선우설리의 모습
이 강 대표는 당연히 이전에 H시에 와서 세화를 만났던 강경영이다.거의 바닥에 엎드릴 듯한 자세의 우대평을 힐끗 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오늘 나는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 자격으로 H시상공회의소에 왔어. H시상공회의소를 재편성하고 분회로 만드는 문제를 토론하기 위해서 말이야.”말을 하던 강경영이 소윤석 등을 힐끗 보고 무심한 듯이 물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왔는데 모두 H시상공회의소의 회원이야? 거 참 공교롭네. 한 명씩 통지할 필요는 없는데.”강경영의 말 속에는 확신이 가득했다.마치 H시상공회의소가 사해상공회의소의 분회가 되는 문제는 이미 결정되었기에, 다른 사람의 의견에 전혀 아랑곳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눈알을 굴리던 우대평은 소윤석 등에게 망신을 주기로 했다.곧바로 겸연쩍은 표정으로 말했다.“공교롭게도 강 대표님이 오시기 전에, 이 100명이 넘는 회원들이 마침 이 세 가주의 인솔 하에 단체로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했습니다.”“지금의 H시상공회의소는 사령관인 저 우대평 한 사람만 남았습니다!”우대평은 체면이 깎이는 것도 마다 않고 거침없이 나불거렸다.세 가주에게 망신을 주기 위해서,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 앞에서 자신의 무능함을 드러내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그러나 우대평은 소윤석 등이 갑자기 회원들과 함께 집단적으로 탈퇴했다는 사실을 강경영이 알게 하려는 것이다.‘사해상공회의소가 곧 H시상공회의소를 합병하려는 마당에 말이야,’‘그럼 고의로 사해상공회의소에 대항하는 행위라고 생각하겠지.’우대평의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재주가 뛰어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이 능청스러운 말을 듣자, 강경영은 곧바로 표정이 무거워지면서 냉소했다.“허허, 재미있네, 재미있어.”“누군가 일부러 우리 사해상공회의소와 손을 잡지 못하게 하겠다는 거야?”“우 회장, 방금 누가 앞장섰다고 했지?”원한이 가득한 눈빛으로 세 사람을 쓸어본 우대평이 흥분을 억누르며 말했다.“H시 세 일류 가문의 가주들입니다. 소윤석, 오종천...”“됐어, 됐어
그 말을 듣고도 우대평이 아직도 이해하지 못했다면, 정말 나이를 헛먹은 것이다.‘소씨, 오씨, 정씨 이 세 일류 가문의 가주들이 결국 이동혁만 신뢰하고 그 말을 따른다는 거야!’지금 우대평은 이미 진상을 알았지만, 왜 그런 지는 때려 죽여도 알 수가 없었다.“나는 불복해! 받아들일 수 없어!” “너는 새파란 양아치에 불과한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네 말을 따르는 거야?”비통한 표정으로 일어선 우대평이 동혁을 매섭게 노려보았다.“이 개자식, 세 가문이 네가 시키는 대로 한다고 대단한 거야?” “나 우대평의 머리 위에 올라타고 사람을 마구 업신여기겠다고?”“웃기지 마!”“그리고 소윤석, 오종천 이 개X끼들, 나 우대평이 늙어서 쓸모가 없다고 멋대로 내 얼굴을 때렸지?”“너희들은 나를 너무 얕본 거야!“내가 전력을 다해 추진해서, H시상공회의소가 곧 사해상공회의소의 분회가 될 거라는 사실을 알기나 해?” “나는 앞으로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가 돼!”“이 신분이 있는데, 무슨 일류 가문이나 투자개발회사 모두 쥐뿔도 아니야!”“이동혁 저 개자식하고 나를 때린 이 개X끼들, 모두 대가를 치러야 해!”우대평은 미친 듯이 모두를 향해 고함을 쳤다.먼저 이동혁이라는 한 새파랗게 어린 놈에게 미친 듯이 따귀를 맞았다. 게다가 자신이 직접 부른 회원들에게 따귀를 맞았기에, 우대평은 이미 완전히 이성을 잃을 정도로 화가 났다.그러나 우대평의 이 말은 사람들을 두렵게 만들었다.사해상공회의소라는 이 말을 듣자, 세 가주를 포함해서 그 자리에 있던 회원들 모두 표정이 갑자기 변했다.‘사해상공회의소, 그건 재계에서 두말이 필요 없는 거두야.’‘N도 재계 전체에 공포스러운 영향력과 통치력을 가지고 있지!’일부 S시 명문 가문의 핵심 구성원들도 모두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다. 예를 들어 S시 사씨 가문의 가주 사세충처럼.이런 거대 단체는 H시처럼 작은 곳에서는 절대로 건드릴 수 없는 존재다.지금 우대평이 자신이 곧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가 될 거라
연이어 뺨을 네 대나 맞자, 우대평은 완전히 멍해졌다.뒤에 있던 백 명 가까운 회원들도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세 가문의 가주와 류진광을 보았다.이어서 눈빛은 홀 뒤편의 소파로 향했다.찻잔에서 조용히 김이 올라오고 차의 향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모습은, 마치 같은 세상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짝!한 회원이 망설임 없이 앞으로 나와서 우대평의 따귀를 때렸다.“나는 H시상공회의소를 탈퇴합니다!”“나도 탈퇴합니다!”“탈퇴합니다...”한 마디씩 울릴 때마다 한 대씩 뺨을 맞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다시 10여 차례나 뺨을 맞은 우대평은, 끝내 버티지 못했다. 털썩 바닥에 주저앉은 채 멍하니 넋을 잃은 모습이었다.그의 늙은 얼굴은 이미 맞아서 흐물흐물해질 정도였다.‘다른 회원들이 계속 앞으로 나오는데, 이대로 가면 우대평은 정말 산 채로 맞아 죽을 거야.’자기도 모르게 우대평을 동정한 소윤석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여러분도 한 사람만 때리지 마세요. 옆에 두 사람이 더 있지 않습니까?”‘뭐, 두 사람?’우시연과 나건성이 설마 하면서 주저하는 사이에 한 사람이 앞으로 다가왔다.짝!손바닥 소리가 나면서 갑자기 얼굴이 화끈거렸다.그리고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이어서 여기저기서 낭랑한 따귀 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렸다.매를 맞은 두 사람이 울면서 용서를 빌어도 소용이 없었다. 그래도 따귀를 때리는 건 계속되었다.모든 회원들이 한 명씩 앞으로 나가서 뺨을 때리고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한다고 선포했다.우시연과 나건성 두 사람은 죽은 개처럼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얼굴에는 성한 곳이 한 군데도 없이!‘이건 진짜 맞아서 흐물흐물해진 거야!’비록 두 사람을 나눠 때리느라 한 사람이 50대도 안 되게 따귀를 맞았다 해도, 이 역시 정상적인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지금 두 사람은 마치 영혼이 가출한 듯 절망하면서 허공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우대평도 멍하니 앉아 있었다.“우 회장, 이게 바로
거의 100명에 달하는 회원들은 모두 H시 각 업계의 선두주자들이다.소씨, 오씨, 정씨의 3대 가문 가주의 인솔하에 일제히 H시상공회의소 본부로 몰려들었다.H시상공회의소가 설립되었을 때에도 이렇게 떠들썩하지는 않았다.이런 장관인 장면을 보자, 늙은 우대평의 마음은 큰 위안을 받았다. 흥분해서 피에 묻은 수염이 마구 떨릴 정도로!거들먹거리는 우시연과 나건성도 오늘처럼 의기양양했던 적이 없었다.우대평이 눈짓하자 나건성이 앞으로 나섰다.“회원 여러분, 오늘 여러분을 부른 이유는, 덕망 높으신 회장님이 뜻밖에도 자신의 근거지인 H시상공회의소에서 다른 사람에게 맞았기 때문입니다!”“여러분, 회장님의 얼굴을 보세요. 모두 저 새끼가 때린 겁니다.” “연세도 많은 회장님인데, 저놈은 노인에게 이렇게 무자비하게 손을 댄 겁니다!”“여러분 중에 우리 회장님과 연세가 비슷한 분들도 적지 않을 겁니다.” “오늘 만약 저놈이 참혹한 대가를 치르지 못하게 한다면, 앞으로 저놈은 점점 더 심하게 머리 꼭대기에 올라서서 여러분을 업신여기지 않겠습니까!”“저런 흉악하고 악랄한 극악무도한 흉악범은 바로 눌러서 일벌백계해야 합니다!”나건성은 더없이 슬프고 분개한 목소리로 사람들을 선동했다.단 몇 마디 말로 동혁을 극악무도한 흉악범으로 만든 것이다.“맞아요, 바로 눌러버려야 해요!”우시연도 튀어나와서 동혁에게 삿대질을 하며 고함을 질렀다.“저희 큰아버지는 H시의 1세대 기업가입니다. 1세대 갑부로 H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아서, H시 재계의 발전을 위해서 헤아릴 수 없는 발전을 이루었습니다.”“저 이동혁이 저희 큰아버지에게 불경한 짓을 한 건 바로 H시상공회의소를 도발한 겁니다.”“그리고 이 자리에 계신 여러 회원들을 도발하는 겁니다. 절대 쉽게 용서할 수 없습니다!”“큰아버지가 여러분이 한 사람씩 이동혁의 뺨을 때리라고 하셨어요. 얼굴이 문들어질 때까지!”“소씨, 오씨, 정씨 세 가문의 가주들께서 먼저 모범이 되어 주시기를 바랍니다!”우시연은 선두에 선 소
다행히 차는 한 모금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시연의 얼굴은 망가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큰아버지, 저 개자식이 감히 끓는 물을 나한테 끼얹었어요. 저 자식을 죽여요! 죽여버려요!”우시연은 감히 더 이상 동혁에게 소란을 피우지 못한 채, 멀찌감치 숨어서 우대평의 팔을 잡아당기며 소리를 질렀다.우대평은 냉혹한 눈빛으로 동혁을 바라보며 말했다.“시연아, 걱정 마라. 회원들이 도착하면 바로 저 나쁜 놈은 죽어!”“우리 H시상공회의소는 H시 최고의 기업가들을 망라하고 있지. 저놈은 그게 얼마나 공포스러운 힘인지 전혀 몰라!”우시연을 달래면서 동시에 동혁을 협박하는 것이다.그러나 동혁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단지 여유롭게 앉아서 진득하게 세화에게 차를 끓여 주었다.“회장님, 전화 다 했습니다!”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건성이 핸드폰을 들고 달려왔다.우대평은 동혁을 일끗 보고는 일부러 침착하게 물었다.“오고 싶지 않다는 회원이 있으면 바로 노트북에 기록해 둬.” “저 이가 놈 양아치를 해치운 뒤에, 내가 바로 그자들과 결판을 내겠어. 몽땅 다 H시상공회의소에서 쫓아낼 거야!”말은 이렇게 하지만, 사실 그 역시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올지 알고 싶었다.이는 자신의 체면과 관계된 중대한 일이기에.“회장님, 노트북에 기록할 필요도 없어요!”나건성이 자기도 모르게 흥분해서 말했다.“제가 일단 몇몇 일류 가문의 가주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동혁이 H시상공회의소에서 또 소동을 피우고 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러자 그 가주들 모두 두말없이 즉시 달려오겠다고 했습니다.”“H시에 있는 다른 회원들도 모두 두말하지 않고 곧바로 출발했습니다.”“가까운 곳에 있던 회원들은 아마 벌써 도착했을 겁니다!”“하하하...”나건성의 말에 우대평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거들먹거리면서 동혁을 노려보던 우대평이 이를 갈며 말했다.“나쁜 자식, 들었지! 이게 바로 나 우대평의 체면이야! 이게 바로 H시상공회의소 회장인 내 권위야!”“
“어? 이 늙은이가, 이제는 체면도 내팽개쳤네. 아예 필요 없다는 거야?”동혁은 오히려 이전과 다름없이 침착했고 심지어 웃기도 했다.“다행히 나는 진작에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어. 네 뺨을 때리면, 이 일이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는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지.”“개X끼, 이제 보니 이게 잘못됐다는 걸 알고 있었어!”손으로 입가의 혈흔을 닦아낸 우대평이 이를 갈면서 동혁을 노려보았다.“방금 나를 때린 행동이 네게 얼마나 큰 재앙을 가져올지 알려주겠어!”지금 우대평은 이미 동혁을 평생 가장 증오하는 사람으로 여겼다.만약 동혁의 무서움을 경험하지 않았다면, 우대평 자신의 손으로 동혁의 가죽을 벗기고, 동혁의 살을 씹어 먹고 피를 마시고 싶을 정도였다!“재앙? 이번 100년 만의 엄청난 폭우와 비교할 수 있겠어?”갑자기 앞으로 나간 동혁이 우대평을 집어서 한쪽으로 집어 던졌다. 그리고 몸을 돌려 세화에게 손을 흔들었다.“여보, 이리 와.”“왜?”동혁의 속내를 알 수 없었지만, 세화는 그래도 동혁에게 다가왔다.“우대평 저 늙은이는 기본적인 예의도 몰라. 당신이 그렇게 오랫동안 서 있는데도, 자리도 마련하지 않고 말이야.”“이제 이 자리가 당신 자리야, 앉아!”동혁은 다짜고짜 세화를 우대평이 앉았던 소파에 앉게 했다.이 자리는 바로 H시상공회의소의 우대평 회장 자리다.“목마르지, 내가 차를 끓여 줄게.”동혁은 옆의 쟁반에 있던 주전자를 들고 찻잔을 데운 뒤에 차를 추가했다. 곧 우롱차 한 주전자를 끓여서 두 사람의 잔에 따랐다.우대평 일행은 모든 과정을 빤히 지켜보았다. 두 눈에서는 불을 뿜었지만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동혁의 발이 우대평의 가슴을 계속 밟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들 모두는 동혁이 조심하지 않아서 우대평을 산 채로 밟아 죽일까 봐 두려웠다!그제서야 동혁은 우대평의 가슴에서 발을 뗀 뒤에 찻잔을 쥐고 세화의 옆에 앉았다.“이 차는 괜찮네.”동혁은 천천히 한 모금 음미한 뒤 고개를 들고 우대평을 힐끗 보았다.“내게 재난
우대평은 이미 동혁에게 맞아서 정신이 혼미했다.소파에 멍하니 앉은 채 동혁의 손바닥이 매번 뺨을 때려도 그저 가만히 있었다.“이동혁, 그만해! 또 때리면, 회장님은 너한테 산 채로 맞아서 죽을 거야!”나건성의 두려움과 공포가 섞인 고함 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저 쓰레기는 자기 은사가 맞고 있는데도, 감히 가까이 오지도 못하고 멀리 숨어 있네.’ 방금 동혁에게 뺨을 맞았기에, 나건성은 동혁의 손이 얼마나 매운지 깨달았다.‘이미 60세가 다 된 우대평이 얼마나 맞고 견딜 수 있을까?’동혁은 당연히 자신의 힘을 당연히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었다. 비록 우대평의 얼굴이 아릴 정도로 아팠지만, 그렇다고 맞아 죽을 정도는 아니었다.그러나 우대평이 맞아서 정신을 못 차리는 데다가, 이제는 동혁도 화가 많이 풀렸기에 때리던 손을 멈췄다.털썩!동혁이 손을 멈추자 우대평은 곧장 바닥으로 쓰러졌다.원래 동혁이 백핸드로 끊임없이 때리면서 우대평의 몸이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대평은 일찌감치 쓰러졌을 것이다.동혁이 더는 손을 대지 않는 걸 본 뒤에야 우시연과 나건성이 허둥지둥 달려왔다. 그리고 땅바닥에 엎어진 채 간신히 숨만 붙어 있는 우대평을 일으켜 세웠다.“큰아버지, 괜찮으세요? 제발 죽지 마세요, 흑흑...”“회장님 제발 버티세요. 제가 바로 구급차를 부를게요!”우시연과 나건성은 우대평의 늙은 몸을 끊임없이 흔들었다.한쪽에 서서 냉담하게 방관하던 동혁도 더 이상 두고 볼 수가 없어서 담담하게 말했다.“이 뻔뻔한 늙은이, 너도 사람을 볼 면목이 없을 때가 있어?”“또 죽은 척하면서 나한테 누명을 덮어씌우려는 거지? 내가 두 대만 더 때려봐야겠어!”“어?”우시연과 나건성은 그 말을 듣고 멍해졌다.‘무슨 소리야, 우대평이 진짜 죽어가는 게 아니라 죽은 척하는 거야?’그런데 영혼이 없는 산송장처럼 보였던 눈꺼풀이 떨리더니, 우대평이 갑자기 눈을 떴다.우대평은 감히 더 이상 엄살을 부리지 못했다.“아아! 이 개자
동혁의 말을 듣고 우대평만 아니라 현장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우대평!H시에서 가장 오래 된 기업가이자 1세대 갑부! H시의 많은 기업가들의 존경을 받는 H시상공회의소 회장!‘동혁 씨가 아무리 간이 배밖에 나왔다 해도, 우대평에게 손을 대겠다는 터무니없는 말을 내뱉다니!’“동혁 씨, 하지 마...”세화가 동혁을 막으려고 무의식적으로 입을 열었다. 동혁이 정말 그렇게 한다면, 틀림없이 큰 파문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했기에.‘지금 여론이 이미 동혁 씨한테 온통 욕설을 퍼붓고 있는데, 또 일을 저지르면 큰일이야!’“괜찮아, 여보, 그저 아무 능력도 없는데, 늙은 티를 내며 거만하게 행세하는 걸 좋아하는 늙은이일 뿐이야. 때리면 때리는 거지.”동혁은 고개를 돌리지도 않은 채 세화를 안심시키면서, 우대평을 향해 계속 다가갔다.그때 갑자기 나건성이 달려들어 우대평의 앞을 가로막았다.“이동혁, 네 주제를 똑똑히 파악해! 네가 뭔데 감히 회장님에게 손을 대겠다는 거야!”“네가 회장님에게 폭언을 하고 불경한 짓을 한다면, 너는 더 이상 H시에서 설 곳이 없어!”나건성은 동혁에게 삿대질을 하면서 성난 목소리로 질책했다.“말 다 했어? 말 다 했으면 꺼져.”동혁은 나건성을 힐끗 보고는 손을 들어 따귀를 때렸다.‘내가 방에 들어왔을 때부터 이 나건성은 줄곧 성가시게 굴었지.’동혁은 줄곧 상대하지 않았다.그러나 지금 또 앞으로 달려 나와서 난리를 치자, 동혁도 더 이상 사양하지 않았다.“아...”피를 토하며 날아간 나건성이 땅바닥에 떨어졌다.이제 동혁은 아무 장애물도 없이 우대평과 얼굴을 맞대게 되었다!우대평은 무의식 중에 손에 든 찻잔을 움켜쥐었다.그러나 동혁의 앞에서 비겁한 모습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기에, 여전히 그대로 앉아 있었다.우뚝 솟은 산처럼 굳건한 모습은 그래도 꽤나 기백이 있어 보였다.심지어 동혁을 쳐다보지도 않았다.고개를 숙인 채 천천히 찻잔을 들고서, 우대평이 무심코 말했다.“어린 놈이 감히 내게 손
“이동혁, 어서 무릎을 꿇고 시연 양에게 사과하고, 회장님에게 사과해. 어쩌면 회장님의 용서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몰라!”이 말을 들은 세화가 바로 나건성을 노려보았다.‘나도 맞았는데 왜 동혁 씨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하라는 거야?’동혁은 나건성을 보지도 않고 담담하게 물었다.“우 회장, 이것도 당신의 뜻이야?”“당연하지.”동혁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자, 우대평은 다시 소파에 앉았다.옆에 있던 찻잔을 들고 천천히 음미하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일을 잘못했는데, 또 다른 사람의 용서를 얻으려면 당연히 대가를 치러야 해.”“하지만 무릎을 꿇고 시연이에게 사과하는 건 네가 방금 뺨을 때린 것에 대한 대가일 뿐이야.”“내가 너를 용서할지 말지는 너의 후속 태도와 표현에 달려 있지.”짧디짧은 2분 간의 접촉에서 우대평은 동혁이 오만불손한 사람이라는 걸 알아냈다.그래서 이 기회를 빌어서 동혁의 성질을 고치고 길들일 생각이었다.‘그러면 나중에는 내가 시킨 대로 성실하게 리성투자회사와 천용훈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겠지.’‘그러면 오한민이 내게 신세를 지게 되는 거야.’“잘못했다고? 내가 뭘 잘못했는데?”동혁이 냉담하게 말했다.“우 회장, 당신 수하가 당신은 정직하고 덕망이 높다고 하던데, 그럼 내가 오히려 우 회장에게 묻고 싶은데.”“내 아내가 우시연에게 뺨을 맞았을 때 당신은 뭘 하고 있었지?”“이 H시 상공회의소의 당당한 회장이 나와서 막을 수 있었을 텐데?”“그리고 저 우시연은 스타공익재단의 책임자지만, 내 아내는 두 그룹의 회장이야.” “나는 저 여자가 무슨 백이 있길래 내 아내의 뺨을 때렸는지 모르겠어. 도대체 누구의 힘을 믿는 거야!”“우시연이 맞으니까, 그제서야 튀어나와서 신분과 경력으로 사람을 억누르겠다고?”“그게 바로 정직하고 덕망이 높다는 거야?”동혁은 냉혹하고 매서운 말투로 연거푸 질문했다.동혁이 결국 자신을 깎아내리는 말을 하자, 우시연이 갑자기 불쾌한 듯이 욕설을 퍼부었다.“개X 끼, 내가 네 마누라를 때렸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