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석영은 냉소하며 말했다. “사장님은 돌아가서 회장님에게 남편을 자수시키라고 하세요. 잘못을 저질렀으면 조금의 반성은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이연홍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지만 세화가 더 큰 대가를 치르더라도 동혁이 잡혀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 사장님, 그만 돌아가시죠.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이동혁이 와서 무릎 꿇고 사과할 때까지 저희는 모든 협상을 거부할 겁니다.” 양석영은 손을 흔들며 이연홍을 배웅했다. 이연홍은 어쩔 수 없이 그냥 혜성그룹으로 돌아왔다. 세화와 임원들은 회의실에서 그녀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천용훈 쪽의 태도가 매우 강경해요. 먼저 이 선생이 천용훈 씨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해야 계속 협업할 것인지에 대해 대화하겠답니다.” 이연홍은 자신이 양석영과 만난 경위를 보고했다. 말을 들은 유수근이 바로 말했다. “진 회장님, 빨리 이 선생에게 병원에 가서 천용훈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하시죠. 지금이야 이런 기회가 있지만, 만약 일이 더 커지면 저희 혜성그룹은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겁니다.” “유 부장의 말이 맞아요. 천용훈이 맞아서 부상을 입었다고 하잖아요. 그런데도 경찰에 바로 신고하지 않았다는 건 우리 혜성그룹에게 협상의 여지를 준겁니다. 이 선생이 천용훈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는 것이 당연히 맞아요.” 일부 임원들이 맞장구를 쳤다. “당연히 맞다니요?” 세화가 화를 냈다. “여러분들은 대체 도덕관념이라는 게 있나요? 동혁 씨에게 접대녀를 데려오라고 한건 천용훈이었고 여러분들의 동료에게 성접대를 강요한 것도 천용훈입니다. 그런데 왜 동혁 씨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하라고 합니까?” 세화가 화를 터뜨리자 회의실 안은 침묵이 흘렀다. 그러나 곧 유수근이 용기 내어 말했다. “회장님, 이번 일은 천용훈이 잘못한 게 맞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선생도 사람을 때리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좀 더 평화로운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맞습니다, 사람을 때린 건 엄연히 잘못이에요
동혁은 원래 유수근을 비롯한 몇몇 임원들만 난리여서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이연홍은 그룹의 사장이었고 세화가 부재시에 혜성그룹의 모든 일을 책임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까지 다른 사람들처럼 세화에게 반기를 들게 되었다. 이대로 두면 혜성그룹 내에서 세화의 권위는 도전받게 될 것이다. 이연홍이 생각이 있든 없든 동혁은 이런 일을 그대로 내버려 둘 수 없었다. 그는 휴대폰을 꺼내 최원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형님, 무슨 일 있으세요?] 원우의 공손한 목소리가 들렸다. 동혁이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혜성그룹으로 튀어와. 와서 너희 최씨 가문 사람 좀 단속해. 만약 네가 그렇게 못하겠다면 내가 대신할 거니까.” 맞은편에서 놀란 원우는 갑자기 머리가 아파왔다. 곰곰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는 재빨리 대답했다. [네, 형님, 바로 튀어갈게요.] 통화를 끊고 원우는 동혁의 말을 다시 생각해 보았다. ‘혜성그룹의 최씨 가문 사람?’ ‘그럼 이연홍 사장 밖에 없는데?’ ‘이 사장이 무슨 일을 저지른 거야?’ 원우는 화가 치밀어 올랐고 즉시 5성급 호텔에서 나와 혜성그룹으로 향했다. 한편, 이연홍의 사무실. 동혁이 천용훈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것을 지지하는 유수근과 일부 임원들이 함께 이연홍을 찾아왔다. “이 사장님, 진 회장님 너무 고집부리시는 거 아닌가요? 남편을 감싼다고 그룹의 이익은 뒷전이시잖아요.” “그래요. 그 쓸모없는 데릴사위 남편이 저지른 일을 그룹 전체가 책임져야 하다니. 대체 이런 법이 어디 있습니까?” “...”유수근 등이 연이어 불만을 토로했다. 이연홍은 자리에 앉아 태연하게 말했다. “여러분들이 저를 찾아와 이런 말을 해도 아무 소용없어요. 진 회장님의 태도 다들 보셨잖아요? 이번에 우리 혜성그룹이 큰 손실을 볼지언정 고집을 꺽지 않을 겁니다.” 그녀의 말속에서도 세화의 행동에 대해 매우 불만스러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유수근이 콧방귀를 뀌었다. “말이 회장이지 우리 혜성그룹이
이연홍은 별다른 이유가 떠오르지 않았고 원우가 단지 천용훈의 계약 해지를 알고 화가 났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전화를 끊고 유수근 등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원우 도련님이 곧 혜성그룹에 오신다고 하네요. 모두 저와 함께 마중 나가죠.” 유수근 등은 최원우가 벌써 소식을 들었다고 생각해 깜짝 놀라며 서로 눈을 마주치고 기뻐했다. 사람들은 서둘러 이연홍을 따라 아래층으로 내려가 원우를 맞이했다. 해천빌딩 1층 로비, 원우가 어두운 얼굴로 들어왔다. “도련님 안녕하세요.” “원우 도련님, 어서 오세요.” 이연홍은 유수근 등과 함께 원우를 맞이했다. 원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받았다. “오는 길에 들었는데 혜성그룹에 무슨 일이 생겼다면서요?” “네, 진 회장님의 남편이 저희가 태백산장의 홍보대사로 초빙한 천용훈을 때렸습니다. 그 일로 지금 계약 해지를 혜성그룹을 고소하겠다고 합니다. 일단 제가 가서 잠깐 얘기를 해봤는데 진 회장님의 남편이 직접 천용훈에게 무릎 꿇고 사과해야...” 이연홍은 상황을 다시 한번 설명했다. “미쳤군!” 원우가 안색이 어두워지며 갑자기 소리쳤다. ‘천용훈, 그 인간이 죽고 싶어 환장했네. 감히 이 전신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하다니, 아무리 잘 나가는 인플루언서라지만 이렇게 아무것도 모르고 막무가내라고?’지금 B시 최씨 가문 전체는 모두 동혁의 말에 따라 행동하고 있었다. 그래서 천용훈이 동혁을 모욕하는 것은 바로 그 밑에 있는 원우를 모욕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지금 원우는 천용훈을 당장 찾아가 죽을 때까지 패주고 싶었다. 그러나 원우가 소리치는 걸 들은 사람들은 그가 동혁에게 미쳤다고 욕하는 줄 알았다. 유수근 등은 이번일을 원래 원우에 알리려고 하던 참에 원우가 먼저 동혁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다고 생각하고 기회를 잡았다고 여겼다. “도련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이동혁이 이번에 일을 벌이는 바람에 저희 혜성그룹에 끼친 손실을 헤아릴 수도 없습니다.” “사실 그가 천용훈에게 가서 무릎 꿇고 사과
이연홍은 눈살을 찌푸렸는데 원우가 왜 이렇게 화를 내는지 몰랐다. 그녀는 유수근을 대신해 말했다. “도련님, 말씀이 좀 지나치신 거 아닌가요? 유 부장은 그래도 그룹에서 꽤 능력 있는 사람...” “닥쳐요!” 원우는 고개를 돌려 이연홍을 노려보았다. 이연홍은 속으로 불만을 느꼈다. ‘오랫동안 최씨 가문을 위해 일하면서 희생해 온 날, 도련님은 어떻게 이렇게 무례하게 대할 수 있어?’ “도련님, 혜성그룹은 최씨 가문이 낙찰받은 중요한 사업체예요. 진 회장이 계속 이렇게 독단적으로 행동하면 그룹의 이익을 해칠 것이고 임원들의 불만도 당연히 커질 겁니다.” 이연홍은 최씨 가문을 들먹이며 원우에게 세화를 감싸려고만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짝! 이연홍이 뺨을 한 대 맞았다. 원우는 기가 막힌 듯 웃었다. “당신이 뭘 알 안다고 그래요? 혜성그룹은 최씨 가문 것이 아니라 진 회장님의 것입니다. 우리 최씨 가문은 단지 회장님을 도와 이 그룹을 낙찰받아온 거뿐이고요. 설사 진 회장님이 혜성그룹을 몰락시켰다고 해도 당신이 나서서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이연홍은 멍해졌다. ‘혜성그룹이 진 회장의 것이라고?’ ‘명문가인 최씨 가문이 단지 진 회장을 도와서 일을 해준 거뿐이라니?’ 원우의 말을 들은 이연홍의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혜성그룹과 태백산장 모두 분명 내가 경매에서 낙찰받아온 거고 대주주의 권리 역시 최씨 가문이 가지고 있어.’ ‘그런데 어떻게 소유주가 진 회장이 될 수 있지?’ “왜요? 못 믿겠어요? 그러면 내가 큰아버지께 직접 설명하라고 할까요?” 원우의 큰아버지는 바로 최씨 집안의 가주인 최진웅으로 최씨 가문 안에서 그의 한마디는 곧 법이었다. ‘도련님이 이렇게까지 말하는 이상 최씨 가문이 정말 진 회장을 도와 일을 하는 게 틀림없나 보네.’ 이연홍은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원우는 이연홍과 유수근 등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모두 당장 진 회장님 사무실로 가요. 가서 그분에게 용서를 비는 게
[혜성그룹? 어디서 들어본 적도 없는 회사인데? 대단한 회사인가요? 용훈 씨는 예전에 생방송으로 물건을 판매했을 때 몇십억을 기부하면서 자신은 한 푼도 챙기지 않은 훌륭한 분이에요. 전 용훈 씨를 믿어요.] [감히 우리 용훈 오빠를 때리다니 정말 세상이 무법천지군요. 이런 깡패 세력에 대한 단속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인터넷 댓글에는 유사한 발언들이 가득했다. 천용훈은 자선 인플루언서라는 명성을 가지고 있어서 많은 사람들은 그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 심지어 누군가 천용훈과 그의 팀이 태백산장에 도착했을 때 산장 직원들이 접대를 위해 먼저 접대녀들을 불렀다고 말했다. 천용훈은 정의감이 있어서 그런 행동을 부끄러워했고 그래서 이런 나쁜 풍조를 신고하려다가 맞아서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고까지 했다. 이러한 폭로 글을 보고 세화는 화가 나서 몸을 떨었다. ‘분명 접대녀를 데려오지 않은 일로 천용훈이 화가 나서 지원이에게 성접대를 강요했잖아. 그래서 동혁 씨가 손을 쓴 거고. 그런데 상황이 어떻게 이렇게 된 거지?’ “지금 인터넷에서 떠들어 대는 사람은 천용훈의 홍보팀일 겁니다. 그들은 자기들 잘못이 드러날까 봐 미리 우리 쪽에 책임전가를 해서 대중의 판단을 흐리게 만든 겁니다. 그래야 우리 쪽에서 나중에 진실을 밝혀도 아무도 믿지 않을 테니까요.” 이연홍은 폭로자의 음흉한 속셈을 즉시 알아차렸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이 폭로를 믿는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천용훈 본인이 시종일관 아무런 반응이 없기 때문이다. 여론은 천용훈을 일방적으로 지지하지 않았고 천용훈이 이상한 다툼에 휘말렸다는 의혹도 제기되었다. 세화가 걱정하며 말했다. “인터넷에서 천용훈 씨의 영향력이 큰 만큼, 생방송을 해서 자신이 맞은 사실을 알리게 된다면 여론의 방향이 우리 혜성그룹에 더 불리하게 바뀔 텐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연홍은 전문 경영인으로서 언론 홍보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녀가 말했다. “천용훈은 그저 우리를 압박해서 자신의 조건을 받아들이게 하려
N도 방송국의 시청률은 매우 높았다. 전국의 TV 채널 순위에서 항상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었다. 이번에 태백산을 홍보하기 위해 혜성그룹은 N도 방송국과 계약해 매일 황금 시간대에 광고를 방송하기로 했다. 15초짜리 광고 1회 방송 가격은 2억에 달했다. 그런데 동혁이 사람을 때린 사건이 사람들 사이에 퍼지자 N도 방송국은 원래 방송하려던 광고 계약을 가장 먼저 철회했다. “진 회장님, N도 방송국 사람들은 계약을 체결할 때 만약 우리 측 책임으로 광고를 송출할 수 없게 되면 방송국에서 그 어떠한 배상 책임도 지지 않겠다고 명시했었습니다.” 이연홍이 난색을 표하며 말했다. 혜성그룹은 N도 방송국과 직접 몇 백억의 광고 계약에 서명했지만 이렇게 계약이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대중들은 혜성그룹에 대한 나쁜 소식에 흔들렸다. 이연홍의 휴대폰이 다시 울렸다. “트위치 첫 화면 추천 태백산 홍보영상 차단...” “인스타 쪽에서는 수십 개의 1인 미디어 홍보 기사를 제한...” “페이스북에서는 태백산장이라는 표제어 검색을 모두 막아버렸습니다.” ... 나쁜 소식이 하나둘씩 들려왔다. 주요 플랫폼들과 계약한 혜성그룹의 홍보 및 협업이 바로 중단되었다. 그 외 나머지 홍보 채널들도 모두 닫혔다. 이번에 혜성그룹은 천용훈 외에도 다른 스타들과 인플루언서들도 초대할 예정이었다. 태백산장에 대한 홍보는 장기적으로 진행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이미 계약을 체결한 일부 중개사와 언론사 등이 직접 계약을 해지하겠다거나 일단 계약을 보류하겠다는 전화가 쇄도하고 있어 태백산 홍보는 계속할 수 없을 것으로 보였다. 심지어 태백산장과 협력하는 일부 브랜드 공급업체에서도 인스타에 계약 해지 성명을 발표했다.이번 일로 혜성그룹이 큰 손실을 입게 되었다.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이러한 손실은 일회성이 아니라 그룹에 장기적인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태백산장은 악랄한 깡패세력과 연루되어 명성이 완전히 추락했다. 앞으로 누구도 감히 산장에 놀러 올
[제가 진 회장님의 사진을 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 너무 미인이라 심쿵했거든요.] 스피커폰 기능이 켜진 전화에서 들려오는 천용훈의 미친 웃음소리가 귀를 거슬리게 했다. “천용훈 씨, 헛소리 말고 꿈 깨시죠.” 세화는 너무 화가 나 울고 싶은 심정이었고 바로 전화를 끊어버리고 싶었다. 천용훈이 냉소했다. [진 회장님이 이 조건도 들어주지 않겠다고 하니 더 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 저 같은 홍보대사가 아니면 다른 어느 누가 와도 태백산 프로젝트를 되살릴 수 없어요. 진 회장이 그걸 깨닫고 울면서 나에게 와서 부탁하면 그때 봅시다.] 세화는 분노로 이를 꽉 깨물었다. 그녀는 태백산 프로젝트에 대해 더 이상 아무 희망도 품지 않았다. 그때 갑자기 동혁이 전화 앞으로 다가와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 “천용훈,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하지 마. 내가 마음먹고 사람을 찾으면 태백산장을 살릴 수 있으니까.” “나도 그때 네놈이 울면서 애원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천용훈이 세화를 모욕하는 것을 듣고 동혁은 정말 화가 많이 났다. 사무실이 조용해졌다. ‘또 이 선생이 나서서 천용훈과 부딪히다니.’ [이동혁?] 맞은편에서 천용훈 이를 악물고 성난 음성으로 소리쳤다. [그래, 그럼 두고 봐.] 그는 말을 마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천용훈은 동혁의 말을 전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뿐만 아니라 사무실 안의 이연홍 등도 동혁이 허세를 부리고 있다고 생각했다.이연홍이 세화에게 말했다. “회장님, 전 우리가 여전히 가능한 한 천용훈 씨와 협상할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방금 회장님을 모욕하며 한 말도 단지 화가 나서 그런 것일 뿐에요. 돈을 싫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이연홍의 말은 사실이었다. 아무리 천용훈이 개인의 감정으로 일을 처리하려 해도 그가 소속되어 있는 기획사에서는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 천용훈이 저렇게 적극적으로 우리를 압박하는 건 단지 더 많은 이익을 얻으려는 꼼수야.’ 그러나 동혁은 세화가 이 억울한
“지난번 하 선생님께서 자신의 팀과 함께 국외 전장에서 돌아와 국가적 영웅 대접을 받을 때에도 곧 여러 거대 기업들이 찾아가 광고 모델 권유를 했지만 선생님은 그것을 가차 없이 거절했다고 들었습니다.” 이연홍도 당연히 하원종을 홍보대사로 임명하면 좋았지만 그녀는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하 선생님은 아주 순수한 의사 선생님이야.’ ‘돈에 욕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 생활비도 모두 국가가 부담하고 있지. 의사 생활의 집중을 방해하는 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으실 거야.’ 세화도 고개를 가로저었다. “동혁 씨, 제발 이상한 생각 좀 하지 마. 아무리 하 선생님이 우리 집과 친하지만 개인적인 친분을 공적인 일에 쓸 수는 없어. 게다가 혜성그룹이 지금 이 상황인데 내가 어떻게 체면을 깎을 수도 있는 일을 그분께 부탁해?” 이연홍 등은 세화의 가족이 하원종과 가까울 줄은 몰랐다. 순간 마음속의 세화에 대한 존경과 두려움이 더 커졌고 세화의 배경이 정말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회장님이 말했듯이.’ ‘사적인 친분은 사적인 것이고 공적인 것은 별개의 문제야.’ ‘하 선생님을 홍보대사로 모시는 건 불가능해.’ “걱정 마. 내가 하 선생님에게 부탁하면 문제없으니까.” 동혁은 즉시 휴대폰을 꺼내 하원종에게 전화를 걸었다. 세화가 말리려 해도 이미 늦었다. 동혁이 하원종에게 태백산장의 홍보대사 일을 맡기고 싶다고 하자 뜻밖에도 상대방이 단번에 승낙했다. [하하, 태백산을 돌아보고 싶어도 줄곧 시간이 없었는데, 홍보대사가 되면 앞으로 태백산 여행을 가도 내게 입장료는 받지 않을 거 아니야?] 사무실 안의 모든 사람들이 놀라서 서로 얼굴을 마주 쳐다보았다. ‘하 선생이 이런 식으로 흔쾌히 말씀을 하시다니.’ 동혁이 웃으며 말했다. “당연하죠. 분명 돈을 받지 않을 겁니다. 게다가 제가 직접 선생님을 모시고 꼬박꼬박 맛있는 것도 대접하겠습니다.” [네가 직접 날 모시고 대접하겠다고? 그럼 나야 영광이지.] 그러자 하원종이
이 강 대표는 당연히 이전에 H시에 와서 세화를 만났던 강경영이다.거의 바닥에 엎드릴 듯한 자세의 우대평을 힐끗 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오늘 나는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 자격으로 H시상공회의소에 왔어. H시상공회의소를 재편성하고 분회로 만드는 문제를 토론하기 위해서 말이야.”말을 하던 강경영이 소윤석 등을 힐끗 보고 무심한 듯이 물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왔는데 모두 H시상공회의소의 회원이야? 거 참 공교롭네. 한 명씩 통지할 필요는 없는데.”강경영의 말 속에는 확신이 가득했다.마치 H시상공회의소가 사해상공회의소의 분회가 되는 문제는 이미 결정되었기에, 다른 사람의 의견에 전혀 아랑곳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눈알을 굴리던 우대평은 소윤석 등에게 망신을 주기로 했다.곧바로 겸연쩍은 표정으로 말했다.“공교롭게도 강 대표님이 오시기 전에, 이 100명이 넘는 회원들이 마침 이 세 가주의 인솔 하에 단체로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했습니다.”“지금의 H시상공회의소는 사령관인 저 우대평 한 사람만 남았습니다!”우대평은 체면이 깎이는 것도 마다 않고 거침없이 나불거렸다.세 가주에게 망신을 주기 위해서,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 앞에서 자신의 무능함을 드러내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그러나 우대평은 소윤석 등이 갑자기 회원들과 함께 집단적으로 탈퇴했다는 사실을 강경영이 알게 하려는 것이다.‘사해상공회의소가 곧 H시상공회의소를 합병하려는 마당에 말이야,’‘그럼 고의로 사해상공회의소에 대항하는 행위라고 생각하겠지.’우대평의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재주가 뛰어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이 능청스러운 말을 듣자, 강경영은 곧바로 표정이 무거워지면서 냉소했다.“허허, 재미있네, 재미있어.”“누군가 일부러 우리 사해상공회의소와 손을 잡지 못하게 하겠다는 거야?”“우 회장, 방금 누가 앞장섰다고 했지?”원한이 가득한 눈빛으로 세 사람을 쓸어본 우대평이 흥분을 억누르며 말했다.“H시 세 일류 가문의 가주들입니다. 소윤석, 오종천...”“됐어, 됐어
그 말을 듣고도 우대평이 아직도 이해하지 못했다면, 정말 나이를 헛먹은 것이다.‘소씨, 오씨, 정씨 이 세 일류 가문의 가주들이 결국 이동혁만 신뢰하고 그 말을 따른다는 거야!’지금 우대평은 이미 진상을 알았지만, 왜 그런 지는 때려 죽여도 알 수가 없었다.“나는 불복해! 받아들일 수 없어!” “너는 새파란 양아치에 불과한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네 말을 따르는 거야?”비통한 표정으로 일어선 우대평이 동혁을 매섭게 노려보았다.“이 개자식, 세 가문이 네가 시키는 대로 한다고 대단한 거야?” “나 우대평의 머리 위에 올라타고 사람을 마구 업신여기겠다고?”“웃기지 마!”“그리고 소윤석, 오종천 이 개X끼들, 나 우대평이 늙어서 쓸모가 없다고 멋대로 내 얼굴을 때렸지?”“너희들은 나를 너무 얕본 거야!“내가 전력을 다해 추진해서, H시상공회의소가 곧 사해상공회의소의 분회가 될 거라는 사실을 알기나 해?” “나는 앞으로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가 돼!”“이 신분이 있는데, 무슨 일류 가문이나 투자개발회사 모두 쥐뿔도 아니야!”“이동혁 저 개자식하고 나를 때린 이 개X끼들, 모두 대가를 치러야 해!”우대평은 미친 듯이 모두를 향해 고함을 쳤다.먼저 이동혁이라는 한 새파랗게 어린 놈에게 미친 듯이 따귀를 맞았다. 게다가 자신이 직접 부른 회원들에게 따귀를 맞았기에, 우대평은 이미 완전히 이성을 잃을 정도로 화가 났다.그러나 우대평의 이 말은 사람들을 두렵게 만들었다.사해상공회의소라는 이 말을 듣자, 세 가주를 포함해서 그 자리에 있던 회원들 모두 표정이 갑자기 변했다.‘사해상공회의소, 그건 재계에서 두말이 필요 없는 거두야.’‘N도 재계 전체에 공포스러운 영향력과 통치력을 가지고 있지!’일부 S시 명문 가문의 핵심 구성원들도 모두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다. 예를 들어 S시 사씨 가문의 가주 사세충처럼.이런 거대 단체는 H시처럼 작은 곳에서는 절대로 건드릴 수 없는 존재다.지금 우대평이 자신이 곧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가 될 거라
연이어 뺨을 네 대나 맞자, 우대평은 완전히 멍해졌다.뒤에 있던 백 명 가까운 회원들도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세 가문의 가주와 류진광을 보았다.이어서 눈빛은 홀 뒤편의 소파로 향했다.찻잔에서 조용히 김이 올라오고 차의 향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모습은, 마치 같은 세상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짝!한 회원이 망설임 없이 앞으로 나와서 우대평의 따귀를 때렸다.“나는 H시상공회의소를 탈퇴합니다!”“나도 탈퇴합니다!”“탈퇴합니다...”한 마디씩 울릴 때마다 한 대씩 뺨을 맞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다시 10여 차례나 뺨을 맞은 우대평은, 끝내 버티지 못했다. 털썩 바닥에 주저앉은 채 멍하니 넋을 잃은 모습이었다.그의 늙은 얼굴은 이미 맞아서 흐물흐물해질 정도였다.‘다른 회원들이 계속 앞으로 나오는데, 이대로 가면 우대평은 정말 산 채로 맞아 죽을 거야.’자기도 모르게 우대평을 동정한 소윤석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여러분도 한 사람만 때리지 마세요. 옆에 두 사람이 더 있지 않습니까?”‘뭐, 두 사람?’우시연과 나건성이 설마 하면서 주저하는 사이에 한 사람이 앞으로 다가왔다.짝!손바닥 소리가 나면서 갑자기 얼굴이 화끈거렸다.그리고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이어서 여기저기서 낭랑한 따귀 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렸다.매를 맞은 두 사람이 울면서 용서를 빌어도 소용이 없었다. 그래도 따귀를 때리는 건 계속되었다.모든 회원들이 한 명씩 앞으로 나가서 뺨을 때리고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한다고 선포했다.우시연과 나건성 두 사람은 죽은 개처럼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얼굴에는 성한 곳이 한 군데도 없이!‘이건 진짜 맞아서 흐물흐물해진 거야!’비록 두 사람을 나눠 때리느라 한 사람이 50대도 안 되게 따귀를 맞았다 해도, 이 역시 정상적인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지금 두 사람은 마치 영혼이 가출한 듯 절망하면서 허공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우대평도 멍하니 앉아 있었다.“우 회장, 이게 바로
거의 100명에 달하는 회원들은 모두 H시 각 업계의 선두주자들이다.소씨, 오씨, 정씨의 3대 가문 가주의 인솔하에 일제히 H시상공회의소 본부로 몰려들었다.H시상공회의소가 설립되었을 때에도 이렇게 떠들썩하지는 않았다.이런 장관인 장면을 보자, 늙은 우대평의 마음은 큰 위안을 받았다. 흥분해서 피에 묻은 수염이 마구 떨릴 정도로!거들먹거리는 우시연과 나건성도 오늘처럼 의기양양했던 적이 없었다.우대평이 눈짓하자 나건성이 앞으로 나섰다.“회원 여러분, 오늘 여러분을 부른 이유는, 덕망 높으신 회장님이 뜻밖에도 자신의 근거지인 H시상공회의소에서 다른 사람에게 맞았기 때문입니다!”“여러분, 회장님의 얼굴을 보세요. 모두 저 새끼가 때린 겁니다.” “연세도 많은 회장님인데, 저놈은 노인에게 이렇게 무자비하게 손을 댄 겁니다!”“여러분 중에 우리 회장님과 연세가 비슷한 분들도 적지 않을 겁니다.” “오늘 만약 저놈이 참혹한 대가를 치르지 못하게 한다면, 앞으로 저놈은 점점 더 심하게 머리 꼭대기에 올라서서 여러분을 업신여기지 않겠습니까!”“저런 흉악하고 악랄한 극악무도한 흉악범은 바로 눌러서 일벌백계해야 합니다!”나건성은 더없이 슬프고 분개한 목소리로 사람들을 선동했다.단 몇 마디 말로 동혁을 극악무도한 흉악범으로 만든 것이다.“맞아요, 바로 눌러버려야 해요!”우시연도 튀어나와서 동혁에게 삿대질을 하며 고함을 질렀다.“저희 큰아버지는 H시의 1세대 기업가입니다. 1세대 갑부로 H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아서, H시 재계의 발전을 위해서 헤아릴 수 없는 발전을 이루었습니다.”“저 이동혁이 저희 큰아버지에게 불경한 짓을 한 건 바로 H시상공회의소를 도발한 겁니다.”“그리고 이 자리에 계신 여러 회원들을 도발하는 겁니다. 절대 쉽게 용서할 수 없습니다!”“큰아버지가 여러분이 한 사람씩 이동혁의 뺨을 때리라고 하셨어요. 얼굴이 문들어질 때까지!”“소씨, 오씨, 정씨 세 가문의 가주들께서 먼저 모범이 되어 주시기를 바랍니다!”우시연은 선두에 선 소
다행히 차는 한 모금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시연의 얼굴은 망가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큰아버지, 저 개자식이 감히 끓는 물을 나한테 끼얹었어요. 저 자식을 죽여요! 죽여버려요!”우시연은 감히 더 이상 동혁에게 소란을 피우지 못한 채, 멀찌감치 숨어서 우대평의 팔을 잡아당기며 소리를 질렀다.우대평은 냉혹한 눈빛으로 동혁을 바라보며 말했다.“시연아, 걱정 마라. 회원들이 도착하면 바로 저 나쁜 놈은 죽어!”“우리 H시상공회의소는 H시 최고의 기업가들을 망라하고 있지. 저놈은 그게 얼마나 공포스러운 힘인지 전혀 몰라!”우시연을 달래면서 동시에 동혁을 협박하는 것이다.그러나 동혁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단지 여유롭게 앉아서 진득하게 세화에게 차를 끓여 주었다.“회장님, 전화 다 했습니다!”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건성이 핸드폰을 들고 달려왔다.우대평은 동혁을 일끗 보고는 일부러 침착하게 물었다.“오고 싶지 않다는 회원이 있으면 바로 노트북에 기록해 둬.” “저 이가 놈 양아치를 해치운 뒤에, 내가 바로 그자들과 결판을 내겠어. 몽땅 다 H시상공회의소에서 쫓아낼 거야!”말은 이렇게 하지만, 사실 그 역시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올지 알고 싶었다.이는 자신의 체면과 관계된 중대한 일이기에.“회장님, 노트북에 기록할 필요도 없어요!”나건성이 자기도 모르게 흥분해서 말했다.“제가 일단 몇몇 일류 가문의 가주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동혁이 H시상공회의소에서 또 소동을 피우고 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러자 그 가주들 모두 두말없이 즉시 달려오겠다고 했습니다.”“H시에 있는 다른 회원들도 모두 두말하지 않고 곧바로 출발했습니다.”“가까운 곳에 있던 회원들은 아마 벌써 도착했을 겁니다!”“하하하...”나건성의 말에 우대평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거들먹거리면서 동혁을 노려보던 우대평이 이를 갈며 말했다.“나쁜 자식, 들었지! 이게 바로 나 우대평의 체면이야! 이게 바로 H시상공회의소 회장인 내 권위야!”“
“어? 이 늙은이가, 이제는 체면도 내팽개쳤네. 아예 필요 없다는 거야?”동혁은 오히려 이전과 다름없이 침착했고 심지어 웃기도 했다.“다행히 나는 진작에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어. 네 뺨을 때리면, 이 일이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는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지.”“개X끼, 이제 보니 이게 잘못됐다는 걸 알고 있었어!”손으로 입가의 혈흔을 닦아낸 우대평이 이를 갈면서 동혁을 노려보았다.“방금 나를 때린 행동이 네게 얼마나 큰 재앙을 가져올지 알려주겠어!”지금 우대평은 이미 동혁을 평생 가장 증오하는 사람으로 여겼다.만약 동혁의 무서움을 경험하지 않았다면, 우대평 자신의 손으로 동혁의 가죽을 벗기고, 동혁의 살을 씹어 먹고 피를 마시고 싶을 정도였다!“재앙? 이번 100년 만의 엄청난 폭우와 비교할 수 있겠어?”갑자기 앞으로 나간 동혁이 우대평을 집어서 한쪽으로 집어 던졌다. 그리고 몸을 돌려 세화에게 손을 흔들었다.“여보, 이리 와.”“왜?”동혁의 속내를 알 수 없었지만, 세화는 그래도 동혁에게 다가왔다.“우대평 저 늙은이는 기본적인 예의도 몰라. 당신이 그렇게 오랫동안 서 있는데도, 자리도 마련하지 않고 말이야.”“이제 이 자리가 당신 자리야, 앉아!”동혁은 다짜고짜 세화를 우대평이 앉았던 소파에 앉게 했다.이 자리는 바로 H시상공회의소의 우대평 회장 자리다.“목마르지, 내가 차를 끓여 줄게.”동혁은 옆의 쟁반에 있던 주전자를 들고 찻잔을 데운 뒤에 차를 추가했다. 곧 우롱차 한 주전자를 끓여서 두 사람의 잔에 따랐다.우대평 일행은 모든 과정을 빤히 지켜보았다. 두 눈에서는 불을 뿜었지만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동혁의 발이 우대평의 가슴을 계속 밟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들 모두는 동혁이 조심하지 않아서 우대평을 산 채로 밟아 죽일까 봐 두려웠다!그제서야 동혁은 우대평의 가슴에서 발을 뗀 뒤에 찻잔을 쥐고 세화의 옆에 앉았다.“이 차는 괜찮네.”동혁은 천천히 한 모금 음미한 뒤 고개를 들고 우대평을 힐끗 보았다.“내게 재난
우대평은 이미 동혁에게 맞아서 정신이 혼미했다.소파에 멍하니 앉은 채 동혁의 손바닥이 매번 뺨을 때려도 그저 가만히 있었다.“이동혁, 그만해! 또 때리면, 회장님은 너한테 산 채로 맞아서 죽을 거야!”나건성의 두려움과 공포가 섞인 고함 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저 쓰레기는 자기 은사가 맞고 있는데도, 감히 가까이 오지도 못하고 멀리 숨어 있네.’ 방금 동혁에게 뺨을 맞았기에, 나건성은 동혁의 손이 얼마나 매운지 깨달았다.‘이미 60세가 다 된 우대평이 얼마나 맞고 견딜 수 있을까?’동혁은 당연히 자신의 힘을 당연히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었다. 비록 우대평의 얼굴이 아릴 정도로 아팠지만, 그렇다고 맞아 죽을 정도는 아니었다.그러나 우대평이 맞아서 정신을 못 차리는 데다가, 이제는 동혁도 화가 많이 풀렸기에 때리던 손을 멈췄다.털썩!동혁이 손을 멈추자 우대평은 곧장 바닥으로 쓰러졌다.원래 동혁이 백핸드로 끊임없이 때리면서 우대평의 몸이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대평은 일찌감치 쓰러졌을 것이다.동혁이 더는 손을 대지 않는 걸 본 뒤에야 우시연과 나건성이 허둥지둥 달려왔다. 그리고 땅바닥에 엎어진 채 간신히 숨만 붙어 있는 우대평을 일으켜 세웠다.“큰아버지, 괜찮으세요? 제발 죽지 마세요, 흑흑...”“회장님 제발 버티세요. 제가 바로 구급차를 부를게요!”우시연과 나건성은 우대평의 늙은 몸을 끊임없이 흔들었다.한쪽에 서서 냉담하게 방관하던 동혁도 더 이상 두고 볼 수가 없어서 담담하게 말했다.“이 뻔뻔한 늙은이, 너도 사람을 볼 면목이 없을 때가 있어?”“또 죽은 척하면서 나한테 누명을 덮어씌우려는 거지? 내가 두 대만 더 때려봐야겠어!”“어?”우시연과 나건성은 그 말을 듣고 멍해졌다.‘무슨 소리야, 우대평이 진짜 죽어가는 게 아니라 죽은 척하는 거야?’그런데 영혼이 없는 산송장처럼 보였던 눈꺼풀이 떨리더니, 우대평이 갑자기 눈을 떴다.우대평은 감히 더 이상 엄살을 부리지 못했다.“아아! 이 개자
동혁의 말을 듣고 우대평만 아니라 현장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우대평!H시에서 가장 오래 된 기업가이자 1세대 갑부! H시의 많은 기업가들의 존경을 받는 H시상공회의소 회장!‘동혁 씨가 아무리 간이 배밖에 나왔다 해도, 우대평에게 손을 대겠다는 터무니없는 말을 내뱉다니!’“동혁 씨, 하지 마...”세화가 동혁을 막으려고 무의식적으로 입을 열었다. 동혁이 정말 그렇게 한다면, 틀림없이 큰 파문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했기에.‘지금 여론이 이미 동혁 씨한테 온통 욕설을 퍼붓고 있는데, 또 일을 저지르면 큰일이야!’“괜찮아, 여보, 그저 아무 능력도 없는데, 늙은 티를 내며 거만하게 행세하는 걸 좋아하는 늙은이일 뿐이야. 때리면 때리는 거지.”동혁은 고개를 돌리지도 않은 채 세화를 안심시키면서, 우대평을 향해 계속 다가갔다.그때 갑자기 나건성이 달려들어 우대평의 앞을 가로막았다.“이동혁, 네 주제를 똑똑히 파악해! 네가 뭔데 감히 회장님에게 손을 대겠다는 거야!”“네가 회장님에게 폭언을 하고 불경한 짓을 한다면, 너는 더 이상 H시에서 설 곳이 없어!”나건성은 동혁에게 삿대질을 하면서 성난 목소리로 질책했다.“말 다 했어? 말 다 했으면 꺼져.”동혁은 나건성을 힐끗 보고는 손을 들어 따귀를 때렸다.‘내가 방에 들어왔을 때부터 이 나건성은 줄곧 성가시게 굴었지.’동혁은 줄곧 상대하지 않았다.그러나 지금 또 앞으로 달려 나와서 난리를 치자, 동혁도 더 이상 사양하지 않았다.“아...”피를 토하며 날아간 나건성이 땅바닥에 떨어졌다.이제 동혁은 아무 장애물도 없이 우대평과 얼굴을 맞대게 되었다!우대평은 무의식 중에 손에 든 찻잔을 움켜쥐었다.그러나 동혁의 앞에서 비겁한 모습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기에, 여전히 그대로 앉아 있었다.우뚝 솟은 산처럼 굳건한 모습은 그래도 꽤나 기백이 있어 보였다.심지어 동혁을 쳐다보지도 않았다.고개를 숙인 채 천천히 찻잔을 들고서, 우대평이 무심코 말했다.“어린 놈이 감히 내게 손
“이동혁, 어서 무릎을 꿇고 시연 양에게 사과하고, 회장님에게 사과해. 어쩌면 회장님의 용서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몰라!”이 말을 들은 세화가 바로 나건성을 노려보았다.‘나도 맞았는데 왜 동혁 씨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하라는 거야?’동혁은 나건성을 보지도 않고 담담하게 물었다.“우 회장, 이것도 당신의 뜻이야?”“당연하지.”동혁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자, 우대평은 다시 소파에 앉았다.옆에 있던 찻잔을 들고 천천히 음미하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일을 잘못했는데, 또 다른 사람의 용서를 얻으려면 당연히 대가를 치러야 해.”“하지만 무릎을 꿇고 시연이에게 사과하는 건 네가 방금 뺨을 때린 것에 대한 대가일 뿐이야.”“내가 너를 용서할지 말지는 너의 후속 태도와 표현에 달려 있지.”짧디짧은 2분 간의 접촉에서 우대평은 동혁이 오만불손한 사람이라는 걸 알아냈다.그래서 이 기회를 빌어서 동혁의 성질을 고치고 길들일 생각이었다.‘그러면 나중에는 내가 시킨 대로 성실하게 리성투자회사와 천용훈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겠지.’‘그러면 오한민이 내게 신세를 지게 되는 거야.’“잘못했다고? 내가 뭘 잘못했는데?”동혁이 냉담하게 말했다.“우 회장, 당신 수하가 당신은 정직하고 덕망이 높다고 하던데, 그럼 내가 오히려 우 회장에게 묻고 싶은데.”“내 아내가 우시연에게 뺨을 맞았을 때 당신은 뭘 하고 있었지?”“이 H시 상공회의소의 당당한 회장이 나와서 막을 수 있었을 텐데?”“그리고 저 우시연은 스타공익재단의 책임자지만, 내 아내는 두 그룹의 회장이야.” “나는 저 여자가 무슨 백이 있길래 내 아내의 뺨을 때렸는지 모르겠어. 도대체 누구의 힘을 믿는 거야!”“우시연이 맞으니까, 그제서야 튀어나와서 신분과 경력으로 사람을 억누르겠다고?”“그게 바로 정직하고 덕망이 높다는 거야?”동혁은 냉혹하고 매서운 말투로 연거푸 질문했다.동혁이 결국 자신을 깎아내리는 말을 하자, 우시연이 갑자기 불쾌한 듯이 욕설을 퍼부었다.“개X 끼, 내가 네 마누라를 때렸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