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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화

Author: 웃음광란
“벼랑 끝에 몰렸을 때 손 내밀어 준 이를 어찌 애정하지 않을 수 있겠냐? 더구나 본래부터 마음속에서 추월녀를 단 한 순간도 잊은 적이 없었더구나.”

오직 선우원영 같은 어리석은 자만이 고작 며칠간의 가련한 눈길을 진심이라고 믿고 그 마음이 과거 추월녀를 향한 정을 넘어설 수 있으리라 착각하는 것이었다.

선우명월은 의자에 앉아 시녀를 내려다보듯 선우원영을 바라보았다.

“진왕 대군 나리께서 과거 추월녀에게 얼마나 사무치게 집착했는지 너는 알지 못하나 나는 알고 있느니라.”

“허나 봉진이 저를 좋아하던 때 추월녀 따위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습니다!”

선우원영은 무엇이든 선우명월의 말을 따를 수 있었으나 자신이 추월녀보다 못하다는 말만은 차마 받아들일 수 없었다.

선우명월이 차갑게 웃으며 물었다.

“그러하다면 그토록 너를 아낀다던 진왕 대군 나리께서 추월녀가 너를 해칠 때 한 번이라도 추월녀를 벌한 적이 있었더냐?”

그 물음에 선우원영의 얼굴은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유봉진은 결코 추월녀를 벌한 적이 없었고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번도 추월녀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았다!

심지어 추월녀가 선우원영에게 깊고 큰 상처를 냈을 때조차 그저 두어 마디 나무란 것이 전부였다.

선우원영은 무심코 상처를 입었던 가슴 부위를 내려다보았다.

그날 추월녀의 칼날이 얼마나 깊고 사나웠던지 지금도 생각만 하면 심장이 쪼개지는 듯 두려움이 엄습하였다.

허나 유봉진은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번도 선우원영을 위해 복수하지 않았다.

“그러니 네가 무엇으로 추월녀와 견줄 수 있단 말이냐?”

“언니! 어찌하여 줄곧 저를 추월녀보다 못하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저를 욕보이는 것이 그렇게나 즐겁습니까?”

선우원영은 눈가에 굴욕의 눈물이 맺히더니 마침내 주르륵 흘러내렸다.

선우명월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곁의 잔을 집어 들었다가 다시 내려놓았다.

마침 다과를 들고 들어오던 진희는 선우명월을 보고는 한순간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몰라 머뭇거렸다.

허나 그 짧은 머뭇거림에 선우명월은 낯빛이 순식간에 굳어지며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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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쟁보다 위험한 사랑   제190화

    유봉진은 만약 선우원영이 계속 소란을 피우면 그녀를 보내줘야겠다고 생각했었다.그는 더는 풍파를 감당할 수 없었다. 이 여인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뜨겁게 사랑했지만 지금은 그녀가 자신에게 짐이 되고 또 그를 관심하지도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마음이 완전히 식어버렸다.석산에서 중상을 입었을 때 그녀는 자신의 곁에 있었지만 자신을 돌보는 아주 간단한 일조차 하지 못했다. 그때부터 유봉진은 선우원영에게 예전의 애정을 느끼지 못했다.그제야 그는 비로소 깨달았다. 자신이 예전에 좋아했던 소위 독특한 성품은 그저 하늘 높은 줄 모르는 부잣집 아씨의 심술이었을 뿐이라는 것을.원래 어떤 것들은 충동적일 때에는 아름답게 보이지만 냉정해진 후에는 보면 볼수록 혐오스러울 뿐이다.선우원영이 어찌 그의 눈빛 속에 담긴 자신에 대한 실망감을 알아차리지 못하겠는가?며칠간 창고에 갇혀 지내면서 그녀 또한 많은 것을 깨달은 듯했다.적어도 지금 그녀는 완전히 냉정해졌다.“봉진아, 우리 이야기 좀 하자.”...선우원영은 드디어 자신의 침소로 돌아와 목욕하고 옷을 갈아입은 후 즉시 유봉진의 서재로 갔다.“진왕부의 대오에 한 명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이것은 선우원영이 문을 들어선 후 처음 한 말이었다.유봉진은 그녀가 또 달려들어 서신을 찢을까 봐 두려워 서찰을 모두 치웠다.어떤 서신은 절대로 건드려서는 안 된다. 건드리는 즉시 사형에 처하게 될 테니까.그는 수많을 가능성을 생각해 보았지만 선우원영이 오자마자 이런 말을 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유봉진은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네 실력으로는 당분간 진왕부 대오에 합류할 수 없다.”좋아할 때는 그녀의 모든 것이 좋았지만 마음을 접으면 그녀의 모든 단점이 아주 명확하게 보였다.선우원영은 입술을 깨물었다.유봉진은 선우원영이 몹시 억울해하는 것을 보고 눈길을 돌리며 더는 쳐다보지 않았다. 그녀의 심술을 떠올리면 눈길을 주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돋을 것 같았으니까.하지만 선우원영은 화를 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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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쟁보다 위험한 사랑   제188화

    “폐하께서 추계 사냥대회를 연기하기로 결정하셨다는 것은 모두 알다시피 분명 진왕 대군을 위한 것입니다.”어쨌든 진왕 대군은 최근 석산에서 상처를 입었고 요양할 시간이 필요했다.“즉, 폐하께서는 여전히 진왕 대군이 호룡군의 패쪽을 받기를 바라신다는 뜻이지요. 폐하의 마음속에서 진왕 대군은 여전히 무왕 대군보다 중요하신 겁니다.”추월녀의 말에 추소하는 생각에 잠겼다가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무왕 대군 나리는 북강을 점령하여 동릉의 제일 공신이 되었다. 하지만 지금 보니 폐하께서는 무왕 대군 나리의 얼굴이 망가진 것을 여전히 신경 쓰는 것 같구나.”예로부터 용모가 늠름하지 않은 황제가 몇이나 되겠는가?황제가 늘 가면을 쓰고 계신다면 그것은 실로 황실의 체면을 손상하는 일이었다.“하지만 월녀야, 우리는 지금 진왕부와의 관계가 바닥까지 떨어져 다시 회복하기 어려울 듯하구나.”석산 전투에서 진왕 대군의 ‘전쟁의 신’이라는 명성이 손상되었다. 추계 사냥대회가 개최될 때 백성들이 국공부와 진왕부가 더는 하나가 아님을 알게 되면 그때는 진왕 대군의 ‘전쟁의 신’이라는 명성은 더욱 보전하기 어려울 것이다.그들의 관계는 확실히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만약 앞으로 진왕 대군이 득세한다면 우리 국공부도 도성에 서서 발을 붙이기 어려울 것이다.”“그래서 오라버니의 뜻은 우리가 지금부터 무왕부에 붙자는 겁니까?”추월녀가 추소하를 바라보며, 얇은 입술을 깨물었다.추소하는 잠자코 그녀를 바라보았다.“월녀야, 네 생각은 어떠냐?”“그날 제가 폐하를 뵈었을 때 옥체가 확실히 좋지 않으셨습니다. 병이 꽤 심하신 것 같았습니다.”“월녀야?”추소하는 깜짝 놀라 황급히 추일에게 눈짓했다.추일과 자운선은 재빨리 문밖으로 물러나 친히 밖을 지켰다.추월녀의 얼굴에는 큰 변화가 없이 계속 평온하게 말을 이었다.“폐하의 기운은 평온한 듯했으나 얼굴색이 어두웠어요. 젊은 시절 얻은 내상이 최근 두 해에 들어 자주 재발하는 모양입니다.”“그렇다면 너의 뜻은 황태자 책

  • 전쟁보다 위험한 사랑   제187화

    “대군 나리께서 정말 진심을 왜곡하는 데 능하시네요. 지금 누가 누구를 버린 겁니까? 대군 나리께서 이 말을 하시면 양심이 아프지 않으십니까? 물론 대군 나리께서 정말 그 소위 양심이 있다면요.”추월녀는 어이가 없어 할 말을 잃었다.‘내가 진왕 대군을 버렸다고? 이 사람은 정말로 사리 분별을 못 하는구나.’그녀는 거의 웃음이 터져 나올 뻔했다.그녀의 눈썹 사이에서 떠오른 그 비웃음 섞인 미소를 보자 유봉진의 마음을 마치 불길에 타들어 가는 것처럼 불편해졌다. 아프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다.말을 하고 싶었으나 무엇을 말해야 할지 몰랐다. 욕설을 퍼부어야 할지, 책망해야 할지, 아니면 다른 무엇을 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마침내 그는 자신이 꼭두각시처럼 느껴졌다.너무 흥분한 탓에 어깨와 복부의 상처가 갑자기 격렬하게 아파져 왔다.유봉진의 얼굴색이 미세하게 변했고 그의 얼굴은 순식간에 창백해졌다.추월녀는 말없이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진왕 대군 나리, 대군 나리의 상처는 아직 낫지 않으셨습니다. 이럴 때에는 저택에서 푹 쉬셔야지 왜 억지로 버티며 자주 외출합니까? 상처가 다시 터지면 나으시기 어려워질 텐데.”그는 강자라고 할 수 있었다. 그토록 다쳤음에도 겨우 며칠 쉬고는 돌아다닐 수 있었으니 말이다.이는 오랜 전쟁 생활로 단련된 강인한 몸이었다. 보통 사람이었다면 보름은 침대에 누워있어야 할 상황이었다.뜻밖에도 추월녀가 무심코 내던진 몇 마디의 당부가 유봉진을 더욱 분노하게 했다.“월녀야, 이미 넷째 형님을 선택했다면 본왕 앞에서 가식적이니 태도를 보이지 말거라. 본왕은 다시는 너의 가식적인 태도에 속지 않을 것이다!”“대군 나리, 저는 정말 대군 나리를 걱정해서 한 말이 아닙니다. 그러니 제가 대군 나리께 가식적인 태도를 품고 있다고 생각하실 필요 없어요.”추월녀는 시선을 거두고, 담담하게 말했다.“단지 대군 나리께서 우리 국공부에서 쓰러지시면 나중에 또 우리 국공부에 책임을 물으실까 봐 걱정될 뿐입니다.”“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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