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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Author: ddingjak30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4-24 00:28:03

다음 날 아침, 알람 소리에 눈을 떴을 때, 이결은 몸의 이상한 변화를 감지했다.

몇 년 만에 느껴보는 개운함이었다. 밤새 그를 괴롭히던 악몽도, 지긋지긋한 통증도 없었다. 그는 반사적으로 왼쪽 발목을 만져보았다. 어젯밤 아내가 만져주던 그 부위.

‘어…?’

그는 침대에서 내려와 조심스럽게 체중을 실어보았다. 삐걱거리던 낡은 경첩에 기름칠이라도 한 듯, 관절이 부드럽게 움직였다. 일상생활을 잠식하던 깊은 불쾌감이 사라져 있었다.

어젯밤 아내의 터치나 섹스 때문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극적인 변화였다.

혼란스러운 마음을 안고, 그는 출근 준비를 했다. 아이들의 뽀뽀를 받고, 아내가 차려준 아침을 먹고 집을 나서는 그의 발걸음은 평소와 달리 아주 조금, 가벼웠다.

하지만 그 가벼운 발걸음이 향하는 곳은 그에게는 지옥과도 같은 개화여자대학교 육상 경기장이었다. 버스 창밖으로 익숙한 붉은 트랙이 보이기 시작하자, 어젯밤 아내와의 정사와 발목의 기적 따위는 희미해지고, 다시금 차가운 현실이 그의 목을 조여왔다.

오늘도 그는 ‘한코치’가 되어, 얼음 여왕의 경멸과 어린 선수들의 무시를 견뎌내야 할 것이다.

그는 삐걱이는 철문을 열고 육상부 창고로 들어갔다.

땀과 흙먼지, 낡은 고무 냄새가 뒤섞인 공간. 선수들이 훈련에 쓸 허들과 스타팅 블록, 라바콘 등을 카트에 싣고, 냉장고에서 이온 음료 수십 병을 꺼내 담았다.

그의 하루는 언제나 이 보잘것없는 잡무로 시작되었다.

카트를 밀고 나오던 그때, 막 출근한 육상부 감독 차유라와 마주쳤다.

몸에 완벽하게 밀착되는 검은색 레깅스와 브라탑 위로 윈드브레이커를 걸친 그녀는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완벽한 모습이었다.

“좋은 아침입니다.”

이결은 허리를 숙여 공손히 인사했다. 하지만 그녀는 도도한 표정으로 고개만 까딱, 하고는 그를 스쳐 지나갔다. 마치 길가의 돌멩이를 본 듯한 무심한 시선.

이결은 씁쓸하게 웃으며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탄력 넘치는 엉덩이와 곧게 뻗은 다리, 걸음걸이에 따라 흔들리는 포니테일. 그 뒷모습을 보자, 잊고 있던 과거의 편린이 안개처럼 피어올랐다.

사실 차유라는 그의 2년 후배였다. 같은 실업팀 소속이었을 때, 그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대한민국 허들 국가대표였고, 그녀는 그런 그를 감히 쳐다보지도 못하는 만년 유망주였다.

하지만 그녀는 유독 그를 잘 따랐다. 그림자처럼 그의 뒤에서 훈련 일정을 묻고, 조언을 구하고, 수줍게 음료수를 건네곤 했다.

한 번은 전국체전이 끝나고 팀 전체 회식이 있던 날이었다. 술이 거나하게 취한 그녀가 그의 옆에 앉아 들릴 듯 말 듯 한 소리로 고백했다.

“선배… 저, 선배 좋아해요. 아주 오래전부터요…”

술취한 어린 후배의 당돌한 고백. 영웅을 향한 동경인지, 여자로서의 감정인지 헷갈렸지만, 술기운과 함께 솟아오른 뜨거운 욕망이 그의 이성을 마비시켰다.

그는 동료들과 스탭들의 눈을 피해 그녀의 손을 잡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끄러운 술집을 빠져나와, 휘청거리는 그녀를 부축해 근처 모텔로 들어갔다.

혈기왕성한 젊은이들은 현관문이 닫히자마자 서로의 얼굴을 붙들고 뜨거운 키스를 나눴다. 서툰 키스였지만 한번 불이 붙자 걷잡을 수 없이 타올랐다.

서로의 혀를 빨아들이고, 마치 엉킨 실타래를 풀 듯 혀를 굴려 서로의 타액을 맛보았다.

그의 손이 그녀의 티셔츠 안으로 파고들어 운동으로 다져진 탄탄한 허리를 감쌌다. 그녀가 입고 있던 스포츠브라를 밀어 올리자, 탄력 있는 유방이 나타났다. 그는 고개를 숙여 딱딱하게 솟아오른 유두를 입에 물고 핥았다.

“흐읏…! 선배…”

그녀의 입에서 터져 나온 교성은 그의 욕망에 기름을 부었다.

그는 그녀를 침대 위로 거칠게 밀어 눕히고, 그녀의 바지를 벗겨냈다. 운동선수답게 군살 하나 없는 매끈한 다리와, 땀냄와 섞인 묘한 암컷의 냄새가 진동했다. 선명한 구릿빛 허벅지 위로 빛을 받지 못해 하얀 피부가 드러났다. 그는 망설임 없이 그녀의 마지막 속옷마저 벗겨내고, 다리 사이에 얼굴을 묻었다.

“아, 안돼요… 거긴…!”

그녀가 비명을 질렀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여성의 성기를 본 적은 많았지만, 그녀의 것은 유독 아름다웠다.

짧게 관리된 음모 아래, 핑크빛 소음순과 도톰하게 솟아오른 클리토리스.

그는 혀를 내밀어 그 보석 같은 부위를 핥기 시작했다. 그녀의 몸이 활처럼 휘며 경련했다.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애액이 혀끝을 적셨다. 그는 만족할 줄 모르는 아기처럼 그녀의 모든 체액을 빨아 마셨다.

그녀의 몸이 첫 번째 경련을 멈췄을 때, 그는 자신의 단단한 페니스를 그녀의 좁은 질 입구에 맞췄다.

처음이었는지, 입구는 빡빡하게 그를 조여왔다.

그는 그녀의 허리를 잡고 단숨에 끝까지 밀어 넣었다.

“악!”

그녀의 비명과 함께, 막이 찢어지는 감각이 그의 귀두 끝으로 전해졌다.

그는 잠시 움직임을 멈추고 그녀를 달랬다. 그리고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고통은 곧 쾌감으로 바뀌었다. 그녀는 언제 아팠냐는 듯, 그의 허리를 다리로 휘감고 더 깊이 들어와 달라며 허리를 흔들었다.

그날 밤, 두 젊은 육상선수는 마치 육상 경기를 치르듯 서로의 몸을 탐했다. 땀으로 흠뻑 젖은 채, 몇 번이고 절정을 맞이했다. 그의 모든 것을 쏟아냈을 때, 그녀는 그의 품에 안겨 아이처럼 잠들었다.

“…….”

아련한 추억에서 깨어난 이결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이제 상황은 완전히 역전되었다. 그는 부상으로 팀에서 쫓겨났고, 그녀는 은퇴 후 개화여대 감독으로 부임했다.

그가 이 자리에서 잡역부라도 할 수 있는 건, 대외적으로는 협회의 주선이었지만 실은 그녀의 보이지 않는 배려 덕분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차마 자존심이 상해 아는 척은 못 했지만.

그는 자신의 한심한 상상을 지우며 운동장으로 나갔다. 정해진 곳에 물품들을 늘어놓고 트랙 위에 스타팅 블록을 가져다 놓고 있을 때 그림자가 쓱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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