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작갑니다! 그러합니다. 이 개개끼는 떡잎부터 노랬었요!!
“문신한 사람 처음 봅니까?”“아, 네? 아, 네. 놀라서 죄송해요.”“죄송할 것까지야. 생긴 게 이래서 얕보고 덤비는 놈들이 좀 있었습니다. 그래서 좀 센 놈으로 크게 그려달라 했더니 등이 그렇게 됐습니다.”생긴 게 어때서? 잘생긴 얼굴인데, 뭘. 무심코 생각하다 민서는 핀셋으로 잡고 있던 솜으로 실밥 위를 쿡 찔렀다.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물론 잘생기긴 했지만, 내가 지금 그걸 평가하고 있을 입장이 아니잖아. 자꾸 머릿속을 어지럽히는 생각을 끊어내려 그녀는 눈을 질끈 감았다 떴다. 그리고 성진의 끙, 앓는 소리가 들려 제가 한 짓을 깨닫고는 놀라 솜을 떨어트렸다.“헙, 죄, 죄송해요. 어떡해. 많이 아프시죠? 정말 죄송해요.”떨어진 솜을 손으로 집어 치운 그녀가 상처를 향해 손을 뻗었다. 무의식적으로 한 행동이었지만, 다행스럽게도 상처에 손이 닿기 전에 멈췄다. 기껏 소독해 놓은 상처를 만지는 만행을 저지를 수는 없잖은가. 그렇다고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가뜩이나 아픈 상처를 꾹 눌러 더 아프게 해 놓고 모른척 할만큼 뻔뻔한 사람이 아니었다. 쓰다듬어줄 수 없으니, 입김이라도 불어주어야 했다. 그녀는 시커먼 실로 꿰매놓은 상처에 입술을 가까이 가져갔다. 그리고 입김을 불었다.“호오.”성진은 미칠 지경이었다. 풀 수 없는 욕망에 달아오른 몸 위로 그녀의 입김이 닿고 있었다. 상처도 통증도 양심도 다 던져버리고 그녀를 잡아당겨 품에 안고 싶었다. 입술을 빨고 싶었다. 그리고 더 많은 곳을 탐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는 주먹을 움켜쥐었다. 그럴 수가 없었다.“아, 정말 죄송해요.”민서의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약냄새와 함께 남자의 땀냄새가 희미하게 났다. 그리고 희미한 담배냄새. 그녀는 자신이 뭘 하고 있는지를 자각하고 나니 민망하기 이를 데가 없었다. 성진을 향해 기울인 상체를 서둘러 수습하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도망치려 했지만 성진에게 팔을 잡혔다.“진짜 미안해요. 전 이만…….”잡힌 손을 비틀어 빼내려 하는데
***“도착했습니다, 형수님.”알아요. 알고 있지만, 잠깐만요.민서는 차에서 내리기를 망설이고 있었다. 운전석의 동혁이 돌아보고서는 ‘아’ 소리를 내더니 차를 지하 주차장 쪽으로 몰았다. 능숙하게 차를 주차하고서 내렸다. 그리고 민서가 타고 있는 뒷좌석의 문을 열고 깍듯하게 고개를 숙였다.“내리시지요.”이거 아니라고요.민서는 울고 싶었다. 그녀가 바란 것은 성진의 얼굴을 마주하기 전에, 마음을 다잡을 수 있을 약간의 여유시간이었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심호흡을 몇 번 할 정도의 시간이면 될 것 같았다. 그의 얼굴을 마주보고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태연하게 대화를 할 수 있을 정도면 될 것 같았다. 낮에 보았던 그의 모습이 생각났다. 잡힌 손을 저도 모르게 뿌리쳤을 때, 놀란 표정을 수습하던 그에게서 서운함이 읽혔었다. 자신의 손을 들여다보고는 한숨 비슷한 걸 내쉬었었다. 그리고 방에 들어가 그녀가 출근하기 전까지 나오지 않았다.미안했다. 하지만 잘못은 그 사람이 먼저 하지 않았던가. 힘으로 그녀를 벗어날 수 없게 붙잡아놓고 강압적으로 키스를 했었다. 그건 범죄였다. 그녀가 그동안 무기력하게 당해왔던 폭력이었다. 그녀가 그의 손을 그렇게 뿌리친 것은 당연한 반응이었다.하지만.“저, 형수님?”차문까지 열어주었음에도 내릴 생각을 하지 않는 민서 때문에 당황한 동혁이 그녀를 불렀다. 차 보조석의 머리 받침대를 노려보던 민서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가방을 챙겨 내렸다.“미안해요. 그리고 늦게까지 고마워요.&rd
밖으로 나오니 두 놈이 기다리고 있었다. 근식을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는 서둘러 차에 오르려는 것을 손을 휘저어 말렸다.“멀리 안 간다. 걸어갈 거야. 늬들도 가서 좀 쉬지, 뭐하러 기다리냐?”“필요하실 것 같아서요, 형님.”“됐다. 당분간은 별 일 없을 것 같으니까 너희들도 들어가서 쉬어라.”지갑을 꺼내 오만원 권 몇 장을 꺼내 건네주니, 그들은 받아들고 허리를 깍듯하게 숙였다. 그리고 저들끼리 말을 주고받으며 숙소 쪽으로 걸어갔다.근식은 민서의 칵테일 바를 향해 걸으며 주위를 살폈다. 민서가 지내던 원룸은 아이들 숙소로 내주어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됐지만, 칵테일 바 주변에는 아직 신경을 써야 했다. 하지만 지난 밤의 일로 아이들을 모조리 빼는 바람에 경계를 할 수가 없었다.민서의 옆에 제법 강단 있는 녀석을 붙이기는 했지만, 역시나 마음을 놓을 수는 없었다. 이리저리 둘러보는데, 마주 걸어오던 남자가 근식을 보더니 쓰고 있던 모자를 눌러 얼굴을 가리면서 뒤돌아 걷는 것이 보였다. 근태였다.“쯧, 이래서 내가 마음 편하게 있을 수가 없어요. 어이! 거기!”투덜거리며 소리 높여 근태를 불렀는데, 모른 척하고 걸음을 빨리 해 걷는 게 보였다. 달려가 잡는다 해도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내버려 두었다.대신 간판에 불도 켜지 않은 바 문을 열고 들어갔다.“죄송하지만 영업시간 전……, 근식 씨!”그가 민서 옆에 붙여놓았던 동혁이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해왔고, 민서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달려왔다.“출근하셨을 것 같아서요. 형님께 가기 전에 인
“히엑!”깜짝 놀라 손을 빼려 했으나 빠지지 않았다. 아파서 누워있는 사람인데 무슨 힘이 이렇게 센지 모를 일이었다. 어떻게든 손을 빼내기 위해 손목을 이리저리 비트는데 성진이 천천히 눈을 떴다. 어둠 속에서 눈이 마주쳤다.“저기…… 그게…….”손이 휙 당겨졌다. 민서는 속절없이 딸려가 붕대를 감은 성진의 가슴 위에 엎어졌다. 끄응, 하고 그가 신음소리를 내서 민서는 놀랐다. 그의 상처를 건드린 모양이었다. 비켜주고 싶었으나 그럴 수가 없었다.“죄송해요. 전 그냥…… 땀을 너무 많이 흘리셔서…….”어떻게든 성진의 상처에 부담이 되지 않게 하려고 그에게 잡히지 않은 손을 들고 고개를 뒤로 젖혔다. 이 손 좀 놔주세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민서는 최대한 애처로운 표정을 지으며 성진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어두워서 잘 안 보이려나?“잘못했어요. 그러니까 이 손 좀…….”표정으로 사과하는 것을 관두고 말로써 사과하는데, 그의 나머지 한쪽 손이 스르르 올라와 그녀의 뒷목을 감쌌다. 오소소 돋아오는 소름에 하던 말을 멈추고 돌아보려는데 목이 확 당겨졌다. 그리고 입술이 닿았다. 민서는 눈을 크게 뜬 채로 얼어버렸다.손도 단단했고 가슴도 단단했는데, 성진은 입술도 단단했다. 하지만 부드러웠다. 민서가 입술을 다문 채로 눈만 꿈뻑이는데, 그의 눈꺼풀이 스르르 내려앉으며 입술이 벌어졌다. 다물린 민서의 입술을 머금고 부드럽게 빨더니 혀가 입술 사이를 비집
“주문하신 블랙 러시안입니다. 그리고 이건 화이트 러시안이에요. 생각해보니까 근식 씨한테 계속 무알콜 칵테일만 드렸더라고요. 드셔보세요.”성진의 앞에 블랙 러시안을, 근식 앞에 화이트 러시안을 내려놓은 그녀가 다시 생긋 웃어 보이고 멀어지자 성진이 혀를 찼다.“왜 나보다 너를 더 좋아하는 것 같냐?”“그럴 리가 없습니다. 지영이도 저보다 형님을 더 좋아하는데요?”‘네 마누라가 나를 더 좋아하는 게 왜 당연하다는 듯 말하는 거냐?’는 표정으로 근식을 한 번 흘겨본 성진이 칵테일을 들고 한 모금 마셨다.“너한테 더 잘해준다는 거지.”“억울하시면 저한테 맡기지 마시고 직접 따라다니십쇼. 만리장성도 자주 봐야 쌓는 겁니다.”능글맞은 미소를 지어보이는 근식의 얼굴을 장난스럽게 주먹으로 툭 때린 성진이 화이트 러시안에 꽂혀있는 커피스틱으로 내용물을 마구 저었다. 블랙 러시안 위에 예쁘게 빌드업 된 크림이 섞이는 걸 본 근식의 표정이 일그러졌다.“제 건데요, 형님.”“원래 섞어 마시는 거야.”그리고 그것을 들고 한 모금 마셨다.“윽.”성진이 인상을 썼고, 근식도 인상을 썼다.“제 겁니다, 형님.”“맛만 봤다. 너 먹어라.”성진이 밀어주는 칵테일 잔을 집어 드는 근식의 인상이 펴질 줄 몰랐다. 민서가 저 먹으라고 만들어 준 건데 성진이 먼저 입을 댄 것이 서운했다. 성진이 왜 그러는지는 알겠는데, 먼저 맛보고 ‘맛있네. 먹어라’가 아니라 ‘윽, 너 먹어라’라서 더 서운했다.
얘기가 더 길어지면 민서가 다시 거부할 것 같아서 성진은 자리에서 일어섰다.“출발 시간을 알려주시면 근식이가 올 겁니다.”“하지만…….”“근식이 번호 있으시죠?”성진이 질문을 던지고 굳었다. 민서도 대답을 못하고 굳었다. 성진은 주머니를 뒤져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번호가 뭡니까?”그랬다. 두 사람은 같이 산 지 일주일이 지나도록 연락처 교환도 하지 않고 지냈다. 민서는 살짝 붉어진 얼굴로 번호를 불렀고, 성진은 그 번호로 통화 버튼을 누른 뒤 저장했다. 그리고 통화목록을 열었다. 제일 위에 뜬 이름 ‘민서’와 번호를 보며 흡족하게 웃었다.“내 번호도 저장해 놔요. 근식이 번호는 문자로 보내드릴테니, 출발시간 알려주고요.”“네.”“아침 잘 먹었어요.”성진은 가볍게 고개를 숙여 보이고 방으로 왔다. 침대에 걸터앉아 민서에게 근식의 번호를 알려준 뒤, 주소록을 뒤져 통화버튼을 눌렀다.“창용아, 그 원룸, 계약해. 아가씨에게 연락 안하는 조건으로. 그래, 나중에 문제 생기면 내가 알아서 한다고 하고. 연락 오면 세입자 못 찾았다고 얘기하는 조건으로. 말 안 통하면 내가 직접 간다고 해.”통화를 마친 성진이 통화목록을 잠시 들여다보았다. ‘민서’ 위에 있는 ‘창용’의 이름이 보기가 싫었다. ‘창용’을 꾹 눌러 통화내역을 삭제한 후 다시 제일 위에 뜬 이름을 확인하고 화면을 껐다.침대 위에 핸드폰을 던져두고 옷을 벗으면서 힐끔힐끔 핸드폰으로 자꾸 시선을 주던 성진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핸드폰 액정이 바닥으로 가게끔 뒤집었다. 그리고 남은 옷을 모두 벗어던지고 욕실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