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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어우야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2-14 08:09:12

손님이 있는 곳을 쳐다볼 엄두가 나지 않아 자꾸만 손을 뿌리치는 근태를 가게 밖으로 끌어내려 애를 썼다.

“이 년이 진짜!”

자꾸만 출입구 쪽으로 자신을 밀어내는 민서의 얼굴을 향해 근태가 손을 휘둘렀고, ‘짝’ 소리와 함께 그녀의 고개가 돌아갔다. 눈물이 핑 돌았다. 민서는 화끈하게 달아오르는 뺨을 한 손으로 감싸고 다른 손으로는 계속해서 근태의 등을 출입구 쪽으로 밀어냈다. 한두 번 맞아보는 것도 아닌데 새삼 충격 받을 일이겠는가. 다만 다른 사람이 있는 곳에서 맞았다는 것 때문에 죽고 싶을 정도로 수치스러웠다. 자신의 일터에서, 자주는 아니더라도 앞으로 계속 얼굴을 마주해야 할 손님 앞에서 이런 취급을 받았다는 것에 화가 났다. 그래서 민서는 다시 그녀를 내려치기 위해 손을 들어 올리는 근태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눈깔 안 깔아?”

한 대 때리면 움츠러들던 평소 모습과 달리, 반항하는 듯한 민서의 눈빛에 근태는 더 열이 올랐다. 그래서 그녀의 머리를 후려쳤다. 뺨을 맞을 때 조금 흐트러졌던 민서의 묶은 머리는 완전히 엉망이 되고 말았다.

“이게 누굴 꼬라보고 지랄이야? 눈깔 깔으랬지!”

휘청거리는 그녀의 멱살을 움켜쥐고 연거푸 때리기 위해 손을 다시 치켜드는데, 뒤에서 누군가 그의 손을 잡고 비틀었다. 낮게 비명을 지르며 돌아보니 아까의 그 덩치 좋은 남자였다.

“이 새끼가 자꾸 끼어들고…….”

“치정 문제인 것 같아서 두고 볼랬더니, 하는 꼴이 지랄맞아서.”

그가 근태의 턱을 후려쳤다.

“개새끼가 술버릇을 좆같이 배워서.”

쓰러진 근태의 멱살을 잡고 끌어당겼다.

“참을 수가 있어야지.”

바짝 끌어당긴 근태의 얼굴을 보며 남자가 낮게 으르렁거렸다.

“계집은 돈으로도 때리는 거 아니야. 좆도 아닌 새끼가 어디서 손을 함부로 휘둘러?”

반듯하던 남자의 얼굴이 험상궂게 일그러졌다. 덩치에서 풍기던 위압감에 표정까지 그러하니, 근태는 아무 말도 못하고 그저 쳐다만 보았다.

“이런 개새끼는 키우는 거 아닙니다. 남자 보는 눈 좀 길러요.”

민서 쪽은 쳐다보지도 않으면서 한 말이었다. 그러니 자신에게 한 말이 아니라고 우겨볼 수도 있었을 테지만, 민서는 고개를 푹 숙였다.

“도, 도와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이 울음에 먹혀버렸다. 고마움, 안도감, 부끄러움 그리고 뭐라 설명할 수 없는 감정까지 뒤섞여 민서는 끅끅거리며 새어나오는 울음을 참았다.

남자는 그런 민서의 정수리를 잠시 내려다보다가 근태의 멱살을 왼손으로 바꿔 잡았다. 버둥거리는 그를 향해 눈을 한 번 부라려보이고는 자유로워진 오른손으로 안주머니를 뒤적여 지갑을 꺼냈다. 요령 좋게 한 손으로 몇 번 움직여 카드를 꺼내더니, 근태가 손으로 쓸어 비어있는 바 위로 툭 던졌다.

“계산은 저걸로.”

민서의 시선이 그쪽으로 향한 틈에 남자는 근태를 끌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출입문이 열렸다 닫히는 소리에 그녀는 선 자리에서 비틀거렸다.

“아가씨, 괜찮아요?”

안쪽에 앉아있던 두 명의 손님들이 다가와 그녀를 부축해 의자에 앉혀주었다.

“괜찮……… 감사…… 흐으흑.”

참고 있던 울음이 걱정스럽게 건네는 물음에 터져버렸다. 흐느끼는 그녀의 어깨를 다독이며 그들은 근태를 향해 욕을 퍼부어주었다. 자기들은 구경만 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잊은 채 나쁜 새끼라느니, 때릴 데가 어디 있다고 때리냐느니, 그 새끼 다시 오면 자기들한테 연락하라느니 주저리주저리 말을 늘어놓았다. 별 도움 안 되는 말이었지만 민서는 위로받았다.

무지막지한 힘에 질질 끌려가다시피 하던 근태의 눈에 검은색 외제차가 들어왔다. 아까 칵테일 바에 들어가기 전에 보고 잠시 시선을 빼앗겼던 고급차였다. 남자의 차인가 싶어 고개를 들려는데, 그 차의 문이 열리며 시커먼 장정 두 사람이 내리는 게 보였다.

“벌써 나오십니까, 형님.”

“그 새끼는 뭡니까, 형님?”

깍듯하게 고개를 숙이는 두 덩치를 보며 근태는 이를 꾹 물었다. 이제야 자신을 끌고 나온 남자의 정체를 짐작한 탓이었다.

“가서 얍실이 새끼 불러와.”

왜 그러십니까하고 물어볼 만도 한데, 덩치들은 ‘예, 형님’ 대답하더니 골목 쪽으로 뛰어갔다. 술이 확 깨는 것 같아 근태는 몸서리를 쳤다. 잠시잠깐동안 머릿속에서 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났다.

“부르셨습니까, 형님.”

남자치고는 얇은 목소리가 들렸다. 아마 불러오라던 그 얍실이라는 사람인 듯했다.

“이 새끼 얼굴 찍어.”

남자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찰칵 소리와 함께 플래시가 터졌다.

“애들한테 사진 뿌리고, 이 새끼 이 근처에서 보이면 끌고 가서 조져버리라고 해. 한 번 실수는 병상사라니까 이번 한 번만 봐주는 거다.”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겠지! 그리고 이럴 때 쓰는 말이 아니야! 차마 입 밖에 내지는 못하고 근태는 속으로 외쳤다. 무식한 건달새끼 따위! 하며 남자를 깎아내리려 애써보았지만, 그들의 존재감이 주는 공포는 자꾸만 근태를 움츠러들게 했다.

여러 각도로 찰칵찰칵 사진을 찍던 얇은 목소리의 남자는 ‘멀리 갖다 버려!’라는 말에 근태의 멱살을 건네받았다. 분위기를 보면 이쯤에서 더 맞을 것 같지는 않아서 그는 후들거리는 다리에 애써 힘을 주며 일어서려 했다.

“이 씨발 새끼가! 어디서 용을 쓰고 지랄이야?”

목소리가 얇은 데다 체격도 자신과 비슷해 조금은 만만하게 보았던 얍실이었는데, 날아오는 발길질은 매서웠다. 근태는 다시 풀썩 주저앉은 채 질질 끌려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남자는 주차되어있는 차 쪽으로 몸을 돌렸다. 덩치 중 한 명이 잽싸게 다가와 차 문을 열고는 그 옆에 섰다. 그는 덩치, 근식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고는 차에 올라탔다.

“집으로 가실 겁니까, 형님?”

운전석에 앉은 또 다른 덩치가 고개를 돌리며 물어왔다. 남자는 대답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담배를 꺼내 물었다. 남자의 차 문을 닫아준 근식이 보조석에 올라타고는 잽싸게 라이터를 꺼내 담배에 불을 붙여주었다.

차가 부드럽게 움직이고, 깊이 빨아들인 담배연기를 후우 내뱉은 남자는 시트에 등을 기댔다.

“그런데요, 형님. 아까 그 새끼는 뭐 하는 새끼입니까?”

“몰라.”

한 번 더 깊이 빨아들인 담배 끝이 빨갛게 타오르고 근식은 재떨이를 내밀어 남자가 재를 털 수 있게 해 주었다.

“생긴 게 말입니다. 얍실이보다 더 얍살스럽게 생긴 게, 딱 재수 없게 생겼더란 말입니다, 형님.”

남자는 담배를 문 입술로 픽 웃었다. 도둑놈 같이 생긴 근식이 남의 외모를 평가한다는 게 웃겼다. 그 웃음을 어떻게 해석한 건지, 근식이 벙실거리며 자고로 남자란 이러이러하게 생겨먹어야 한다며 주저리주저리 떠들어댔다.

“시끄럽고. ……애들 중에 계집한테 손대는 새끼 있나?”

“네?”

뜬금없는 남자의 질문에 근식이 반문했다.

쯧. 새끼, 한 번 말할 때 알아들을 것이지. 남자는 불만스러운 듯 혀를 차고는 근식이 내밀고 있는 재떨이에 담배를 눌러 끄고는 다시 말했다.

“여자 패는 새끼 말이다. 개 호로 잡놈 같은 새끼 있냐고.”

“아.”

재떨이를 원래 자리에 집어넣은 근식이 머리를 긁적였다.

“글쎄요. 손버릇 더러운 애들 몇 있기는 합니다만, 여자 패는 것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요, 형님. 한번 싹 털어볼까요?”

“알아서 해.”

귀찮은 듯 대답한 남자가 팔짱을 끼고는 머리를 뒤로 기댔다. 조금 전 남자의 손에 머리를 맞고 휘청이던 여자의 모습이 생각났다. 그 위에 겹쳐 떠오르는 비쩍 마르고 볼품없는 중년 여인의 모습. 그는 이를 악물며 눈을 질끈 감았다.

“지 계집한테 손대는 새끼는 죽여 버려야…….”

중얼거리던 남자가 자조적으로 픽 웃었다.

“집 말고 시온으로 가자. 한 잔 더 해야겠다.”

“네, 형님.”

술이, 독한 술이 필요했다.

어우야

적거입니다. 저 놈이 남주이지요. 멋있죠? 제가 좀 애낍니다.... 저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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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폭이 사랑할 때   53

    민서는 대답 대신 손등을 입에 물고 신음을 참았다. 그런 민망한 말은 안 듣고 싶었다. 그럴 리가 없잖은가. 부끄럽고 민망해서 그만두게 하고 싶었지만, 그 은밀한 곳을 문지르고 핥고 빠는 성진의 행위가 주는 쾌감 때문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그는 이제 그 곳에 입술을 바짝 밀착시킨 채로 쪽쪽 빨아대고 있었다. 그녀가 흘리는 물은 한 방울도 놓치지 않고 마시겠다는 그의 의지가 읽혔다. 입을 틀어막았는데도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원치 않았는데도 그녀의 몸은 자꾸만 물을 흘려댔다. 왈칵왈칵 쏟아내는 느낌이 났다. 그 곳에 밀착한 상태로 그의 혀와 입술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쭙쭙거리며 빠는 소리 가운데서도 꿀꺽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죽을 것 같았다. 민서는 다리 사이에 얼굴을 묻고 있는 성진의 머리를 밀어내려 했다. 하지만 그녀의 힘으로 밀려날 성진이 아니었다. 오히려 혀를 구멍에 꽂은 채로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 그녀를 더욱 자극했다.“허읍!”민서는 억눌린 신음을 뱉으며 그를 밀어내던 손으로 그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말았다. 자극이 너무 강했다. 허리가 저절로 들썩였다. 머릿속이 쭈뼛했다. 눈물이 났다.성진은 쏟아지는 민서의 애액을 정신없이 빨아 마시며 그녀가 가볍게 절정한 것을 눈치 챘다. 정말이지 감도가 좋은 몸이었다. 그가 좆을 쑤셔박은 채였다면 그곳은 그의 것을 쭉 빨아 당겼을 것이었다. 한 발 빼고 왔음에도 싸고 싶은 기분이었다. 그는 혀를 길게 내어 그 곳을 핥아 올리면서 그의 곤두선 기둥을 잡았다.“좋다고 해줘요.”“하읏.”“나를 원해줘요.”그녀의 대답이 없어도 알 수 있었다. 그녀의 모든 몸짓과 반응이 그를 원하고 있음을 말하고 있었다. 얼굴을 그곳에 푹 파묻은 채로 그는 손으로 자신의 성기를 쥐고 흔들었다. 뒷골을 저릿하게 만드는 쾌감에 성진은 몸을 떨었다. 이 여자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흐읍!”“아윽!”성진의 성기가 꿀렁거리며 사정을 시작했다. 민서도 경련하듯 몸을 떨며 두

  • 조폭이 사랑할 때   52

    성진이 느릿하게 입술을 맞붙인 채로 민서의 입술을 빨았다. 혀로 문지르는가 싶더니 혀 끝을 세워 민서의 입술 사이로 찔러 넣었다. 자연스럽게 그녀의 입술이 벌어지면서 그의 혀를 맞이하러 그녀의 혀가 나왔다. 그녀는 파고드는 성진의 혀를 휘감아 빨아들였다. 넘어오는 타액을 삼키면서 팔을 들어 그의 머리를 끌어안았다.하지 않겠다 했더라도 그가 요구하면 내어줄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녀의 몸을 눌러오는 성진의 무게가 싫지 않았다. 맞닿아 비벼지는 피부의 감촉이 좋았다.그의 입술이 옆으로 미끄러져 그녀의 귀를 물었다. 그의 숨소리가 크게 들려 몸이 떨렸다. 뜨겁고 축축한 것이 귓구멍으로 파고들어 먹먹해졌다. 그녀는 신음했다.“다 먹을 겁니다. 어느 한 구석도 빼놓지 않고 맛볼 거예요.”“흐읏.”혀가 귓바퀴를 핥았고 입술이 귓불을 물고 빨았다. 이를 세워 가볍게 물고 당기기도 했다. 그때마다 그녀는 신음하며 몸을 떨었다.“멈추지 않을 겁니다. 울어도 안 봐줄 거예요.”귓불을 놓아준 입술이 목덜미를 타고 내려갔다. 쇄골을 빨고 움푹한 곳을 핥았다. 흔적을 남기기 위해 강하게 빨아들이기도 했다.어깨를 쓸어내린 성진의 손이 그녀의 동그란 가슴을 쥐었다. 손끝으로 유두를 갉작이며 앙가슴을 핥았다.“흑.”그녀의 손가락이 성진의 머리카락 속으로 파고들었다. 머릿속이 뜨거워져서 신음소리를 흘리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아프게 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니 이렇게만 반응해줘요.”그의 입술이 풍만한 가슴의 살점을 한가득 물고 빨았다. 그의 손아귀 힘에 가슴이 출렁였다. 민서는 다리 사이로 뭔가 흘러내리는 느낌을 참을 수가 없어 다리를 오므렸다. 축축하고 미끄덩거리는 감각이 민망해 오므리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허벅지를 비볐다. 성진은 이제 그녀의 젖꼭지를 쪽쪽 빨고 있었다. 그녀의 가장 예민한 곳이었다. 절로 앓는 소리가 새어나왔다. 그녀는 참지 못하고 성진의 머리카락을 움켜쥔 채로 그의 머리를 끌어당겼다. 그의 얼굴이 가슴살에 묻혔다.“아으읏…….

  • 조폭이 사랑할 때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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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폭이 사랑할 때   50

    꼼짝도 못하고 옆구리에 들러붙은 커다란 남자의 존재에 긴장하고 있던 민서가 슬그머니 고개를 돌려 성진을 보았다. 그녀의 어깨에 얼굴을 묻은 자세 그대로 고른 숨을 내쉬며 잠들어 있었다.“저기요.”조심스럽게 불러봐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민서는 성진의 눈앞에서 가볍게 손을 흔들어보았다. 훅, 입바람으로 그의 앞머리를 날려보기도 했다. 그는 여전히 반응이 없었다.“금방 잠들었네.”피곤하다더니, 정말 그랬던 모양이었다. 근식의 말로는 지방에 일이 있어 잠깐 자리를 비운다고 했었다. 깡패가 출장도 가냐고 혼자 생각했던 게 생각나서 민서는 혼자 슬쩍 웃었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고생이 많았겠다고 속으로 위로를 건네고는 손을 들어 성진의 어깨를 도닥였다.여전히 미동도 않는 성진의 정수리를 잠시 내려다보던 민서가 슬쩍 엉덩이를 밖으로 뺐다. 허리를 잡고 있던 성진의 손이 스르륵 미끄러졌다.정말 깊이 잠든 모양이었다. 이제 상체만 빼내면 자신의 방으로 돌아갈 수 있겠다 싶었다.성진의 옆에서 자는 것이 싫은 건 아니었다. 좋아하게 된 남자였고, 섹스도 한 사이였다. 아직 몸이 많이 아팠지만, 그가 요구한다면 기꺼이 응해줄 생각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왜 그의 옆에서 도망가지 못해 안달이냐면, 아직 어색하고 부끄러워서였다.성진이 기대고 있는 어깨를 조심조심 빼는데, 그의 손이 휙 뻗어와 다시 민서의 허리를 강하게 당겨 안았다. 아파서 비명을 지를 뻔한 걸 겨우 참고는 성진을 살폈다. 그는 얼굴을 두어 번 그녀의 어깨에 부빌 뿐, 깨어난 기색은 아니었다.민서는 조심스럽게 몸을 성진 쪽으로 돌려 누웠다. 그리고 그의 머리카락을 살살 쓰다듬었다. 그렇게 해도 그가 깨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불편하잖아요. 피곤하니까 편히 자라고 그런 건데…….”타이르듯 작은 소리로 말해본 민서는 피식 웃었다. 그리고 그의 머리를 가슴에 안았다. 잠결에라도 놔줄 수 없을 만큼 그녀가 좋다는데 어쩌겠는가. 정 불편하면 밀어내겠지. 그녀는 성진의 뒤통수 머리카락을 만지작거

  • 조폭이 사랑할 때   49

    “내가 지금부터 네 몸에서 서른여덟 개의 살점을 도려낼 거야. 네놈이 내 여자 몸에 낸 상처가 딱 그 숫자 만큼이거든. 정말 공평하지? 멍들거나 부은 건 개수에서 뺐다. 씨발, 그러니까 네놈의 새끼가 허리띠를 휘둘러서 생긴 상처만 서른여덟 개라고, 이 개새끼야.”“자, 잘못했습니다. 다시는 안 그러겠…….”“다시는 그럴 기회가 없을 거야, 이 병신 새끼야. 바닥에 이 방수포 보이지? 난 여기서 네놈의 피를 모조리 쏟아낼 생각이거든. 그런 다음 발목에 쇳덩이를 매달아 바다에 던질 거야. 물고기들 뜯어먹기 좋게 너덜너덜 난도질도 할 생각이야. 어때, 기대되지?”성진은 벌벌 떨면서 눈물을 줄줄 흘리는 근태에게 얼굴을 들이밀었다. 그리고 역수로 쥔 나이프를 들어 칼등을 근태의 관자놀이에 가져다 댔다.“어디부터 시작해야 네놈의 새끼가 더 오래 버티면서 고통을 느낄 수 있는지 얘기해줄까? 주요 혈관이 지나지 않는 심장에서 먼 부위. 그러면서 신경은 밀집해 있는, 이를테면 손가락이나 발가락 같은 게 되겠지.”차가운 나이프가 관자놀이를 훑고 내려갔다.“형님. 그 새끼 오줌 싸는데요?”“냅둬.”“냄새나잖습니까.”웃음기가 섞인 사내의 말에 성진이 코웃음쳤다.“어차피 피 냄새에 묻혀.”“제발…… 살려주세요.”“아니지, 병신 새끼야. 이게 아직도 분위기 파악을 못 하네. ‘살려주세요’가 아니라 ‘단번에 죽여주세요’ 하고 빌어야지.”근태는 이제 어린애처럼 엉엉 울기 시작했다. 무슨 수를 쓰더라도 이들에게서 벗어날 수 없다는 걸 제대로 인지했다. 그를 도와줄 사람도 없었다. 있다 한들 제 목줄기에 닿아있는 칼날보다 빠를 리가 없었다.“내 여자를 짓밟고 걷어찰 때는 좋았지? 아주 신나게 두드려 패셨더군. 씨발, 경찰한테 하는 진술을 옆에서 듣는데 피가 부글부글 끓더라고. 네놈을 어떻게 죽여야 씨발, 이 분이 풀릴까, 너무 화가나니까 손이 부들부들 떨리더라, 새끼야.”“잘못했어요. 정말 잘못했어요.”남자가 성진 옆으로 다가와 넌지시 말해왔다.“이 새끼 좆부터

  • 조폭이 사랑할 때   48

    늦은 저녁을 먹고 느긋하게 커피까지 한잔씩 마신 성진과 남자들이 공장으로 돌아가 보니, 세 대의 승용차가 헤드라이트로 공장 안을 비추고 있었다. 차 옆에서 담배를 피우며 노닥거리던 남자 두 명이 성진을 향해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를 해 왔다.“조용히 달아 온 거겠지?”“네, 형님. 주변 차량 번호도 알아놨습니다. 나중에 블랙박스 영상 확인할 수 있도록 연락처도 같이 파악했습니다.”“그래, 잘 했다.”성진의 시선이 공장 안으로 향했다. 안에서 둔탁한 소리와 거친 목소리가 들렸다.“이 새끼들, 내가 누군지 알고…….”“안 궁금하다고, 새꺄. 우리 형님이 여자 패는 새끼들 극혐하시는 이유를 너 때문에 알았다. 이 개좆만도 못한 새끼.”“어이, 살살 하라고 했잖아. 형님 몫이라고.”“아는데, 이 새끼가 자꾸 주둥이를 나불대잖아.”“내 전화 한 통이면 늬들 다 죽은 목숨…….”“이거 봐. 이 주둥이가 자꾸 매를 벌잖아.”“그래도 적당히 해.”안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표정을 굳힌 성진이 공장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바닥에 깔아놓은 방수포 한 가운데에 근태가 꿇어앉아 있었다. 그리고 그 주변을 남자들이 둘러싸고 서 있었다. 근태 앞에 쪼그려 앉은 남자는 민서가 납치되었을 때, 모텔 문을 부쉈던 남자 중 한 명이었다. 그는 근태의 따귀를 연거푸 때리고 있었다.“오셨습니까, 형님!”누군가 성진을 발견하고는 큰소리로 외치며 허리를 숙였고, 이내 모든 남자들이 고개를 숙이며 같은 인사를 외쳤다. 고개를 끄덕인 성진이 근식 앞으로 걸어갔다.“이렇게 만나네, 씨발 개새끼야.”근태가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성진을 보았다. 그의 양볼은 빨갛게 부어 있었다. 쪼그리고 앉아있던 남자의 작품이었다.“너, 이 깡패 새끼! 내가 누군지 알고…….”근태가 몸을 일으키려 들자, 옆에 서 있던 남자가 그의 오금을 걷어찼다. 근태는 다시 바닥에 쓰러졌다.“누구긴 누구야. 그 나이 처먹도록 백수로 지내면서 내 여자를 납치 감금 강간 폭행한 개호로잡놈의 씨발 새끼지.”“

  • 조폭이 사랑할 때   46

    민서를 아프게 한 새끼가 되어 죽어버려야 할 처지가 된 성진이 웃었다. 지영이 요구하지 않아도 이미 근태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계획을 세워놓았기 때문에, 남은 것은 자신이 어떻게 죽을 지만 결정하면 될 것이었다. 민서와 행복하게 늙어죽으면 딱 좋을텐데 말이다.“난 나가봐야 하니까, 네가 근식이랑 같이 여기 있다가 민서 씨 깨어나면 좀 보살펴줘. 필요한 건 다 말하고. 웬만하면 민서 씨 옆에 붙어있었으면 좋겠다.”“어디 가는데요? 언제 와요?”“개새끼 조지러. 언제 올지는 모르겠고.”너무 태연한 표정으로 한 말이라 지영은 자

  • 조폭이 사랑할 때   45

    “아무리 미운 자식이라도 자식은 자식인데 어떻게…….”성진은 손에 든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껐다. 그리고 고민하는 현식을 향해 상체를 숙였다.“확신하십니까, 진짜 김 국장님 핏줄이라는 거?”대답이 바로 나오지 않았다. 김근태가 자신의 손에 떨어질 날이 멀지 않았다는 확신이 드는 순간이었다. 성진은 비릿하게 웃으며 상체를 일으켰다. 그리고 의자에 등을 기대고 앉아 다리를 꼬았다.“제가 사모님을 뵌 적이 없어서 말이죠. 셋째 아드님이 사모님만 쏙 빼닮은 모양입니다. 위에 두 아드님은 국장님을 판박이처럼 똑 닮았던데 말이죠.”“

  • 조폭이 사랑할 때   44

    현식은 썩 기분이 좋지 않았다. 평소 탐탁지 않던 막내아들이 사고를 쳐 구치소에 수감 중이었다. 변호사를 붙이고 인맥을 동원해 법원 쪽에 입김을 불어넣을 수 있을만한 위인을 만나고 오는 길이었다.“빌어먹을 자식 같으니!”어쩌면 이렇게 시기를 제대로 골라 사고를 쳐 대는지 알 수 없었다. 차기 대선에서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제 1야당의 당대표가 은근한 제안을 해 온 참이었다. 그토록 기다려왔던 기회가 손에 잡힐 듯 가까워졌는데, 못난 아들놈 덕분에 손을 뻗어보지도 못할 처지가 되어버렸다.“지 형들 반에 반만이라도 따라가 주면 내

  • 조폭이 사랑할 때   43

    경찰 조사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납치 감금 강간의 현행범으로 체포된 근태의 피해자 진술이었으므로, 있었던 일을 순서대로 설명하기만 했다.“그런데…… 함께 온 사람과는 무슨 관계이십니까?”“네?”“동거인입니다.”관계를 묻는 질문에 당황한 민서가 뭐라 대답하기도 전에 성진이 건조한 목소리로 대답을 낚아챘다. 경찰의 시선이 민서에게서 성진으로 갔다가 다시 민서로 향했다.“이번 일이 혹시 강성진 씨와 관련이 있습니까?”민서가 근태에게 무슨 일을 당했는지 옆에서 들으며 끓어오르는 분노를 애써 삭이고 있던 성진이 경찰의 질문에 헛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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