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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어우야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2-14 08:09:12

손님이 있는 곳을 쳐다볼 엄두가 나지 않아 자꾸만 손을 뿌리치는 근태를 가게 밖으로 끌어내려 애를 썼다.

“이 년이 진짜!”

자꾸만 출입구 쪽으로 자신을 밀어내는 민서의 얼굴을 향해 근태가 손을 휘둘렀고, ‘짝’ 소리와 함께 그녀의 고개가 돌아갔다. 눈물이 핑 돌았다. 민서는 화끈하게 달아오르는 뺨을 한 손으로 감싸고 다른 손으로는 계속해서 근태의 등을 출입구 쪽으로 밀어냈다. 한두 번 맞아보는 것도 아닌데 새삼 충격 받을 일이겠는가. 다만 다른 사람이 있는 곳에서 맞았다는 것 때문에 죽고 싶을 정도로 수치스러웠다. 자신의 일터에서, 자주는 아니더라도 앞으로 계속 얼굴을 마주해야 할 손님 앞에서 이런 취급을 받았다는 것에 화가 났다. 그래서 민서는 다시 그녀를 내려치기 위해 손을 들어 올리는 근태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눈깔 안 깔아?”

한 대 때리면 움츠러들던 평소 모습과 달리, 반항하는 듯한 민서의 눈빛에 근태는 더 열이 올랐다. 그래서 그녀의 머리를 후려쳤다. 뺨을 맞을 때 조금 흐트러졌던 민서의 묶은 머리는 완전히 엉망이 되고 말았다.

“이게 누굴 꼬라보고 지랄이야? 눈깔 깔으랬지!”

휘청거리는 그녀의 멱살을 움켜쥐고 연거푸 때리기 위해 손을 다시 치켜드는데, 뒤에서 누군가 그의 손을 잡고 비틀었다. 낮게 비명을 지르며 돌아보니 아까의 그 덩치 좋은 남자였다.

“이 새끼가 자꾸 끼어들고…….”

“치정 문제인 것 같아서 두고 볼랬더니, 하는 꼴이 지랄맞아서.”

그가 근태의 턱을 후려쳤다.

“개새끼가 술버릇을 좆같이 배워서.”

쓰러진 근태의 멱살을 잡고 끌어당겼다.

“참을 수가 있어야지.”

바짝 끌어당긴 근태의 얼굴을 보며 남자가 낮게 으르렁거렸다.

“계집은 돈으로도 때리는 거 아니야. 좆도 아닌 새끼가 어디서 손을 함부로 휘둘러?”

반듯하던 남자의 얼굴이 험상궂게 일그러졌다. 덩치에서 풍기던 위압감에 표정까지 그러하니, 근태는 아무 말도 못하고 그저 쳐다만 보았다.

“이런 개새끼는 키우는 거 아닙니다. 남자 보는 눈 좀 길러요.”

민서 쪽은 쳐다보지도 않으면서 한 말이었다. 그러니 자신에게 한 말이 아니라고 우겨볼 수도 있었을 테지만, 민서는 고개를 푹 숙였다.

“도, 도와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이 울음에 먹혀버렸다. 고마움, 안도감, 부끄러움 그리고 뭐라 설명할 수 없는 감정까지 뒤섞여 민서는 끅끅거리며 새어나오는 울음을 참았다.

남자는 그런 민서의 정수리를 잠시 내려다보다가 근태의 멱살을 왼손으로 바꿔 잡았다. 버둥거리는 그를 향해 눈을 한 번 부라려보이고는 자유로워진 오른손으로 안주머니를 뒤적여 지갑을 꺼냈다. 요령 좋게 한 손으로 몇 번 움직여 카드를 꺼내더니, 근태가 손으로 쓸어 비어있는 바 위로 툭 던졌다.

“계산은 저걸로.”

민서의 시선이 그쪽으로 향한 틈에 남자는 근태를 끌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출입문이 열렸다 닫히는 소리에 그녀는 선 자리에서 비틀거렸다.

“아가씨, 괜찮아요?”

안쪽에 앉아있던 두 명의 손님들이 다가와 그녀를 부축해 의자에 앉혀주었다.

“괜찮……… 감사…… 흐으흑.”

참고 있던 울음이 걱정스럽게 건네는 물음에 터져버렸다. 흐느끼는 그녀의 어깨를 다독이며 그들은 근태를 향해 욕을 퍼부어주었다. 자기들은 구경만 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잊은 채 나쁜 새끼라느니, 때릴 데가 어디 있다고 때리냐느니, 그 새끼 다시 오면 자기들한테 연락하라느니 주저리주저리 말을 늘어놓았다. 별 도움 안 되는 말이었지만 민서는 위로받았다.

무지막지한 힘에 질질 끌려가다시피 하던 근태의 눈에 검은색 외제차가 들어왔다. 아까 칵테일 바에 들어가기 전에 보고 잠시 시선을 빼앗겼던 고급차였다. 남자의 차인가 싶어 고개를 들려는데, 그 차의 문이 열리며 시커먼 장정 두 사람이 내리는 게 보였다.

“벌써 나오십니까, 형님.”

“그 새끼는 뭡니까, 형님?”

깍듯하게 고개를 숙이는 두 덩치를 보며 근태는 이를 꾹 물었다. 이제야 자신을 끌고 나온 남자의 정체를 짐작한 탓이었다.

“가서 얍실이 새끼 불러와.”

왜 그러십니까하고 물어볼 만도 한데, 덩치들은 ‘예, 형님’ 대답하더니 골목 쪽으로 뛰어갔다. 술이 확 깨는 것 같아 근태는 몸서리를 쳤다. 잠시잠깐동안 머릿속에서 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났다.

“부르셨습니까, 형님.”

남자치고는 얇은 목소리가 들렸다. 아마 불러오라던 그 얍실이라는 사람인 듯했다.

“이 새끼 얼굴 찍어.”

남자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찰칵 소리와 함께 플래시가 터졌다.

“애들한테 사진 뿌리고, 이 새끼 이 근처에서 보이면 끌고 가서 조져버리라고 해. 한 번 실수는 병상사라니까 이번 한 번만 봐주는 거다.”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겠지! 그리고 이럴 때 쓰는 말이 아니야! 차마 입 밖에 내지는 못하고 근태는 속으로 외쳤다. 무식한 건달새끼 따위! 하며 남자를 깎아내리려 애써보았지만, 그들의 존재감이 주는 공포는 자꾸만 근태를 움츠러들게 했다.

여러 각도로 찰칵찰칵 사진을 찍던 얇은 목소리의 남자는 ‘멀리 갖다 버려!’라는 말에 근태의 멱살을 건네받았다. 분위기를 보면 이쯤에서 더 맞을 것 같지는 않아서 그는 후들거리는 다리에 애써 힘을 주며 일어서려 했다.

“이 씨발 새끼가! 어디서 용을 쓰고 지랄이야?”

목소리가 얇은 데다 체격도 자신과 비슷해 조금은 만만하게 보았던 얍실이었는데, 날아오는 발길질은 매서웠다. 근태는 다시 풀썩 주저앉은 채 질질 끌려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남자는 주차되어있는 차 쪽으로 몸을 돌렸다. 덩치 중 한 명이 잽싸게 다가와 차 문을 열고는 그 옆에 섰다. 그는 덩치, 근식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고는 차에 올라탔다.

“집으로 가실 겁니까, 형님?”

운전석에 앉은 또 다른 덩치가 고개를 돌리며 물어왔다. 남자는 대답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담배를 꺼내 물었다. 남자의 차 문을 닫아준 근식이 보조석에 올라타고는 잽싸게 라이터를 꺼내 담배에 불을 붙여주었다.

차가 부드럽게 움직이고, 깊이 빨아들인 담배연기를 후우 내뱉은 남자는 시트에 등을 기댔다.

“그런데요, 형님. 아까 그 새끼는 뭐 하는 새끼입니까?”

“몰라.”

한 번 더 깊이 빨아들인 담배 끝이 빨갛게 타오르고 근식은 재떨이를 내밀어 남자가 재를 털 수 있게 해 주었다.

“생긴 게 말입니다. 얍실이보다 더 얍살스럽게 생긴 게, 딱 재수 없게 생겼더란 말입니다, 형님.”

남자는 담배를 문 입술로 픽 웃었다. 도둑놈 같이 생긴 근식이 남의 외모를 평가한다는 게 웃겼다. 그 웃음을 어떻게 해석한 건지, 근식이 벙실거리며 자고로 남자란 이러이러하게 생겨먹어야 한다며 주저리주저리 떠들어댔다.

“시끄럽고. ……애들 중에 계집한테 손대는 새끼 있나?”

“네?”

뜬금없는 남자의 질문에 근식이 반문했다.

쯧. 새끼, 한 번 말할 때 알아들을 것이지. 남자는 불만스러운 듯 혀를 차고는 근식이 내밀고 있는 재떨이에 담배를 눌러 끄고는 다시 말했다.

“여자 패는 새끼 말이다. 개 호로 잡놈 같은 새끼 있냐고.”

“아.”

재떨이를 원래 자리에 집어넣은 근식이 머리를 긁적였다.

“글쎄요. 손버릇 더러운 애들 몇 있기는 합니다만, 여자 패는 것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요, 형님. 한번 싹 털어볼까요?”

“알아서 해.”

귀찮은 듯 대답한 남자가 팔짱을 끼고는 머리를 뒤로 기댔다. 조금 전 남자의 손에 머리를 맞고 휘청이던 여자의 모습이 생각났다. 그 위에 겹쳐 떠오르는 비쩍 마르고 볼품없는 중년 여인의 모습. 그는 이를 악물며 눈을 질끈 감았다.

“지 계집한테 손대는 새끼는 죽여 버려야…….”

중얼거리던 남자가 자조적으로 픽 웃었다.

“집 말고 시온으로 가자. 한 잔 더 해야겠다.”

“네, 형님.”

술이, 독한 술이 필요했다.

어우야

적거입니다. 저 놈이 남주이지요. 멋있죠? 제가 좀 애낍니다.... 저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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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폭이 사랑할 때   27

    민서가 성진과 심상치 않은 사이임을 넌지시 내비쳤음에도 불구하고 그 남자는 민서를 포기하지 못한 듯, 시덥잖은 농담을 계속해서 던졌다. 민서의 표정이 점점 굳어가는 걸 본 남자의 일행이 조심스럽게 남자에게 눈치를 주었으나, 남자는 멈추지 않았다.“내가 뭐 큰 걸 바라는 건 아니란 말이지.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매일 먹으면 질리는 법이거든. 가끔 특식도 먹고 말이야. 맛없는 것도 가끔 먹어 줘야, 아! 원래 먹던 게 맛있는 거구나 하고 깨닫기도 한단 말이지.”“그런가요? 전 맛없는 건 굳이 찾아먹지 않는 편이라서요.”“맛이 있는지 없는지는 먹어봐야 아는 것 아니겠어요?”능글맞게 웃는 남자에게 차마 화를 낼 수 없어 한숨을 내쉬는데, 옆에서 부글부글 속을 끓이고 있던 성진이 참지 못하고 남자의 어깨를 툭툭 쳤다.“이봐.”“어린놈이 말이 짧네.”앉아있는 성진을 아래위로 훑은 남자가 빈정거리는 말투로 툭 내뱉은 말에 성진의 뒤에 서 있던 동혁이 발끈했다. 성진이 손을 들어 동혁을 말리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파리한 안색으로 앉아있는 성진은 위협적이지 않았다. 적어도 남자는 그렇게 생각했다. 차분하고 정적인 느낌을 주는 성진의 생김새도 남자의 생각에 힘을 보냈다.하지만 정면을 바라보며 자리에서 일어서는 성진의 모습은 그게 아니었다. 제일 먼저 보인 것은 오른쪽 눈썹 위에서 눈꼬리까지 이어지는 칼자국이었다. 조금이라도 옆으로 비껴 지났다면 실명했을지도 모를 위험한 흉터였다. 그리고 구부정하게 앉아있을 때는 몰랐던 성진의 넓은 어깨와 큰 키에 위압감을 느꼈다.“그쪽도 예절이 썩 훌륭하지 않더라고.”남자가 어금니를 악물었다. 낭패였다. 작고 여리여리한 민서가 사귀는 남자래야 대단할 게 없다 생각했다. 자신이 민서에게 추근덕거릴 때 옆에서 조용히 지켜만 보기에 배알도 없는 놈인 줄 알았다. 덩치 큰 놈이 형님이라 깍듯하게 칭할 때 알아봤어야 했는데, 옆얼굴이 곱상해 만만한 상대라는 오판을 하고 말았다.“아니…… 그게 아니라…….”성진이 남자에게 한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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