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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2화

Author: 경옥
"게다가 이 일은 밖에서도 전혀 퍼지지 않았습니다. 헌데 왜 집안에서만 퍼진 겁니까? 이 소식은 어디서 나온 겁니까? 그 속에 어떤 의도가 있는 건 아니겠습니까?"

심씨 노부인은 계연수의 말에 잠시 멈칫했다.

그렇다. 이 일이 진짜인지, 아닌지를 떠나서, 집안의 소문이 어떻게 생긴 건지도 의심해보지 않았다.

밖에서는 아무도 모르는 사실인데 어찌하여 심부에만 퍼지게 된 걸까?

그것 역시 의문스러운 점이었다.

심씨 노부인은 계연수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말했다.

“다른 건 묻지 않겠다. 지금 딱 하나만 물으마. 내가 방금 물었던 그 말들, 그게 모두 사실이더냐?”

계연수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차분하게 말했다.

“제가 아무리 여러 번 말해도, 어머님께서는 믿지 않으실 겁니다. 후작께서 돌아오시면 직접 물으시지요. 저는 후작께서 데려온 사람입니다. 어머님께서 저를 믿지 않아도 후작 말은 믿으시겠지요.”

심씨 노부인은 조용히 계연수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말이 너무나도 교묘하게 돌아가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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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문춘귀   제737화

    이걸 누구 탓으로 돌릴 수는 없었다. 애초에 먼저 사람을 홀린 건 계연수 쪽이었으니까.그녀는 허리를 끌어안고, 목을 감싸 안으며, 부드러운 몸을 자꾸만 그의 품에 기대 왔다.이런 상황에서 오늘 밤만큼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고 심서준은 생각했다.그는 계연수의 등을 받치고 있던 손을 거두었다. 그러자 계연수는 떨어질까 불안한 사람처럼 더욱 세게 그를 끌어안았다.심서준은 손을 뻗어 그녀의 옷깃을 느슨하게 풀었다.얇은 봄옷 아래 드러난 희고 풍만한 살결에 시선이 머문 순간, 그는 자연스럽게 고개를 숙였다.병풍 위에는 두 사람의 그림자가 길게 겹쳐졌다.가녀린 그림자는 그의 품 위에 앉아 있었고, 간간이 계연수가 힘들다고 투덜거리는 소리가 흘러나왔다.그럴 때마다 심서준은 그녀의 허리를 받쳐 주며 조금도 쉬지 못하게 했다.모든 것이 끝났을 무렵, 계연수는 손끝 하나 움직일 힘도 남아 있지 않았다.솔직히 말하면 심서준에게 화를 내며 투정을 부리고 싶었다.그녀는 생각할수록 속이 상했다.방금 전 내내 심서준은 의자 등받이에 기대앉은 채 흐트러짐 하나 없었다. 옷차림도 여전히 단정했고 모습도 말끔했다.반면 자신은 옷매무새가 엉망이 된 채 그에게 휘둘렸고, 쉴 틈 없이 움직여야 했다.잠깐이라도 멈추면 심서준이 가볍게 재촉하곤 했다.생각할수록 얼굴이 화끈거렸다.그래서 지금은 심서준의 얼굴조차 보고 싶지 않았다.반대로 심서준은 기분이 한껏 풀린 상태였다. 오히려 아쉬움이 남을 정도였다.그녀를 향한 갈망은 조금도 가라앉지 않았고, 화본에서 본 것들이 정말 효과가 있는지도 궁금했다.앞으로 계연수와 천천히 해 보고 싶은 일도 아직 많았다.마음이 흡족해지자 품 안의 사람이 더욱 사랑스러워 보였다.심서준은 계연수를 안아 든 채 연신 입을 맞추었다.눈을 감고 있는 모습을 보자 턱 끝에서부터 천천히 아래로 입술을 옮겼다.만약 이 순간 계연수가 눈을 떴다면, 아마 그의 눈에 가득 담긴 다정함을 보았을 것이다.한참을 그러고 나서야 심서준은 사람을 안아 들

  • 주문춘귀   제736화

    계연수의 손끝에서는 은은한 향이 났다.심서준은 그녀의 손을 가볍게 잡은 채 향기를 맡아 보더니, 본래도 정이 어린 듯한 그녀의 눈매를 바라보았다.이내 몸을 가까이 기울이며 그녀가 자신의 허리를 감싼 팔에 더욱 힘을 주게 만들었다.심서준의 허리는 군더더기 없이 단단했다. 팔을 둘러 안고 있으면 딱딱한 감촉이 먼저 전해졌지만, 동시에 든든하고 안정감이 있었다.이상하게도 사람을 안심시키는 품이었다.하지만 심서준이 가까워질수록 계연수는 자연히 고개를 뒤로 젖혀야 했다.그를 끌어안은 채 그런 자세를 유지하려니 솔직히 편하지는 않았다.심서준은 그녀의 목덜미를 받쳐 주며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그러고는 낮게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준 화본 두 권은 꼭 끝까지 읽거라. 아니면 내가 매일 돌아와서 같이 읽어 주지.”계연수는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고작 심심풀이용 화본 두 권일 뿐인데, 왜 꼭 끝까지 읽어야 하는 걸까.그녀는 심서준의 얼굴을 살폈다. 여전히 깊이를 알 수 없는 눈빛이었다. 도무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짐작조차 되지 않았다.결국 계연수가 물었다.“왜 꼭 다 읽어야 하는데요?”심서준이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화본 보는 걸 좋아한다며. 힘들게 구해다 줬더니 이제는 싫어진 것이냐?”계연수는 잠시 말을 잃었다. 그러다 두 팔을 들어 그의 목을 감싸 안았다.말끝은 자연스럽게 부드러워졌다.“좋아한다고 해서 꼭 끝까지 다 읽어야 하나요? 제가 보고 싶은 것만 골라 보면 안 됩니까?”그녀의 손은 부드러웠고 목소리는 잔잔했다.말끝마다 길게 남는 여운이 묘하게 사람 마음을 간질였다.따뜻한 불빛 아래 반짝이는 눈동자까지 더해지자 심서준은 저도 모르게 목울대를 한 번 굴렸다.사실 심서준은 대체로 자제력이 강한 사람이었다. 스스로도 여색에 쉽게 흔들리는 성격은 아니라고 생각했다.적어도 첩을 여럿 두고 틈만 나면 기루를 드나드는 주변 동료들보다는 훨씬 나았다.그런데 계연수만은 달랐다.목을 감싸 안는 작은 손길도, 물처럼 부드러운 목소

  • 주문춘귀   제735화

    계연수는 문득 지금 이 상황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자신은 심서준의 무릎 위에 앉아 그의 품에 반쯤 안긴 채 기대어 있었다.심서준은 손에 화본을 들고 있었다. 그런데 예전의 심서준이라면 이런 종류의 책은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것이다.정작 계연수는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마음이 자꾸 다른 데로 흩어져 도무지 내용에 집중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반면, 심서준은 제법 흥미롭게 읽고 있는 듯했다.결국 계연수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이런 화본도 좋아하세요?”심서준이 시선을 내리며 되물었다.“넌 좋아하지 않느냐?”계연수는 괜히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아 그저 살짝 고개를 끄덕인 뒤 몸을 더욱 느슨하게 기대었다.심서준의 품은 따뜻했고, 무엇보다 지금 자세가 꽤 편안했다.하지만 심서준의 손은 전혀 얌전하지 못했다.그의 손길이 그녀의 아랫배를 천천히 쓸어내리더니 허리를 가볍게 쥐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계연수의 몸을 돌려 마주 보게 앉혔다.두 다리를 벌린 채 그의 품에 걸터앉은 자세였다.심서준은 뜨겁게 빛나는 검은 눈동자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이렇게 하면 네가 더 편하다고 들었는데.”계연수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그러나 이내 정신을 차리고 물었다.“대체 누구한테 그런 걸 들으신 거예요?”심서준은 눈가에 옅은 웃음을 머금은 채 그녀의 등을 감싸 안았다.그러고는 귓불을 가볍게 깨물며 낮고 잠긴 목소리로 속삭였다.“연수야, 한번 해 보겠느냐?”계연수는 아직도 심서준이 대체 어디서 이런 것들을 배워 왔는지 알 수 없었다.정말 예전의 그 심서준이 맞기는 한 걸까.게다가 편한 건 자신인지, 심서준인지도 의문이었다.계연수는 고개를 저으며 일부러 그의 뜻대로 움직여 주지 않았다.심서준은 그녀를 내려다보았다.일부러 자신에게 맞서는 걸 알면서도 그저 웃을 뿐이었다.그는 가볍게 그녀의 등을 쓰다듬으며 짧게 말했다.“그래.”그리고 화제를 돌렸다.“연극은 또 보고 싶으냐? 원하면 내가 같이 가 주마.”계연수는 곧바로 고개를 저었

  • 주문춘귀   제734화

    물론 계연수는 일부러 그런 것이었다. 언제까지나 백씨만 뒤에서 훼방을 놓게 둘 생각은 없었다.오 관사의 실체를 백씨가 모른다는 건 말이 되지 않았다.그는 주방의 분위기를 흐리는 대표적인 존재였다. 그런 사람이 버티고 있는 한 하인들은 계연수가 아니라 오 관사의 눈치를 보게 될 것이다. 비위를 맞추고, 줄을 서고, 관계를 쌓느라 바쁠 뿐 제대로 된 기강은 세워질 수 없었다.백씨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어쩌면 계연수가 주방을 맡고 허둥대며 실수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몰랐다.생각해 보면 지난번 사금희가 찾아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백씨가 심씨 노부인 앞에서 은근히 흉을 보며 불씨를 지피지 않았던가.자기는 그동안 몇 번이나 뒤에서 수를 써 놓고, 막상 자신이 한 번 당했다고 따져 묻는단 말인가. 세상일은 원래 주고받는 법 아니었나.하지만 계연수는 여전히 흠잡을 데 없는 미소를 지은 채 말했다.“형수님께서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형수님께서 늘 저를 진심으로 아껴 주시는 걸 알고 있습니다. 저 역시 형수님을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고요.”그녀는 부드럽게 말을 이었다.“저는 그저 집안일을 좀 더 잘 꾸려 보려 했을 뿐입니다. 앞으로도 형수님께 배울 일이 많을 텐데, 이런 사소한 일로 마음이 상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백씨는 계연수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말은 한 치의 빈틈도 없었다. 그러면서도 어딘가 뜻이 숨어 있는 듯했다.그 순간, 백씨는 더 이상 계연수를 만만하게 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그녀 역시 미소를 지었다.“사실 나도 같은 생각이다. 동서는 눈치도 빠르고 배우는 것도 빠르니, 앞으로는 나보다 더 잘하게 될 거야.”계연수는 가볍게 웃었다.“저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 아닙니다. 꼭 남보다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없고요. 그저 제 몫만 제대로 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그녀는 백씨를 바라보며 덧붙였다.“애초에 형수님과 우열을 가릴 생각도 없습니다. 우린 한 가족이잖아요. 그저 화목하게 지냈으면 좋

  • 주문춘귀   제733화

    계연수는 그의 말을 듣는 내내 속이 울렁거렸다. 더는 오 관사의 얼굴조차 보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곁에 서 있던 방 어멈을 향해 말했다.“사람 몇 명 데리고 오 관사의 방을 샅샅이 뒤져 보거라. 그동안 얼마나 빼돌렸는지 전부 확인해.”그 말에 오 관사의 얼굴이 순식간에 새파랗게 질렸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계연수를 바라보았다.늘 온화하고 부드럽기만 하던 둘째 부인이 정말 일을 끝까지 밀어붙일 줄은 생각도 못 했던 것이다.수색 결과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주방 하인들을 관리하는 이등 관사의 방에서 무려 삼천 냥에 가까운 은자가 쏟아져 나왔다.그의 한 달 녹봉이 고작 한 냥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얼마나 오랫동안 돈을 빼돌리고 아랫사람들을 쥐어짰는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았다.계연수는 오 관사를 한 번 바라본 뒤 몸을 일으켰다.그리고 곧장 심씨 노부인의 처소로 향했다.동시에 사람을 보내 백씨 역시 심씨 노부인 앞으로 오게 했다.이 일은 그녀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누구도 트집 잡을 수 없도록 처리해야 했다.오 관사는 본래 백씨가 직접 발탁해 키운 사람이었다. 그런 만큼 심씨 노부인 앞에서 백씨의 의견을 먼저 묻는 것은 집안의 화목을 생각해도 충분히 명분이 있는 일이었다.백씨는 방 안에 들어서자마자 무릎 꿇고 있는 오 관사를 발견했다.그 순간 얼굴빛이 눈에 띄게 굳어졌다.오 관사는 그녀가 주방에 심어 둔 가장 중요한 패였다.눈치도 빠르고 머리도 영민했으며, 맡은 일도 빈틈없이 처리했다.한때는 백씨가 주방을 장악하는 데 가장 큰 힘이 되어 준 사람이었다.물론 백씨 역시 그가 저지른 일들을 모르지 않았다. 하지만 아랫사람들에게 아무 이익도 주지 않으면서 충성을 바라기는 어려운 법이었다. 그래서 적당히 눈감아 주었다. 게다가 오 관사는 욕심은 많았지만 윗사람에게 챙겨 바칠 줄도 아는 사람이었다. 주방 관리를 넘긴 뒤에도 그는 알아서 찾아와 충성을 맹세했을 정도였다.계연수는 서두르지 않고 지금까지의 일을 하나씩 차근차근 설명했다

  • 주문춘귀   제732화

    계연수는 오 관사를 한 번 훑어본 뒤 찻잔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담담한 목소리로 물었다.“사흘 전, 주방의 어린 하녀 하나가 찻쟁반을 깨뜨렸지. 그 일은 어떻게 처리했느냐?”오 관사는 순간 눈을 크게 떴다. 고작 그런 사소한 일까지 계연수가 알고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그렇다면 다른 일들은 또 얼마나 알고 있는 것일까.순간,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러내렸고 몸까지 움찔 떨렸다.원래 그런 자잘한 실수쯤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돈만 건네면 적당히 덮어 주었고, 눈치 있게 더 많이 바치는 사람은 자연히 감싸 주었다.그는 다급히 둘러대며 말했다.“소인이 곤장을 치게 했습니다.”계연수의 입가에 차가운 비웃음이 스쳤다.그 웃음에 오 관사의 심장은 더욱 조여 들었다.곧이어 계연수의 싸늘한 목소리가 떨어졌다.“아랫사람이 잘못을 저질렀다면 크고 작은 일을 막론하고 먼저 나에게 보고해야 한다. 처분은 내가 내리는 것이고.”그녀는 눈길을 내리깔며 말을 이었다.“너는 주방에서 오래 일한 사람인데 그것조차 잊었느냐.”잠시 뜸을 들인 뒤 덧붙였다.“아니면 관사 노릇을 더는 감당할 수 없는 것이냐?”오 관사의 등이 크게 들썩였다. 그는 황급히 머리를 조아렸다.“소인... 소인이 잠시 판단을 그르쳤습니다. 부인의 심기를 어지럽힐까 염려하여... 부디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계연수는 냉랭한 눈빛으로 그를 내려다보았다.“용서?”그 한마디에 오 관사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오늘 묵은쌀과 햅쌀을 바꿔치기한 일은 보고했느냐? 그저께 주방에서 음식을 훔쳐 먹은 일은? 그리고 이틀 전, 불을 담당하던 취영을 배식 담당으로 바꿔 준 일은?”계연수의 시선이 서늘하게 내려앉았다.“그 아이가 얼마를 건넸느냐?”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찻잔을 오 관사 앞에 내던졌다.쨍그랑.깨지는 소리와 함께 차가운 음성이 방 안을 가득 메웠다.“누가 너에게 그런 배짱을 줬지?”오 관사는 온몸이 굳어 버렸다.계연수는 그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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