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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3화

作者: 경옥
아침에 심서준이 세수를 하러 나간 사이, 방 어멈이 침상 곁으로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어제 오후 심서준은 돌아오자마자 내내 계연수를 품에 안고 있었다고 했다. 혹여 잠에서 깰까 봐 한 번도 몸을 움직이지 않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지난밤 역시 그녀를 씻기고 옷을 갈아입힌 사람은 심서준이었다.

계연수는 원래 심서준이 누군가를 돌보는 일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들을 듣고 나니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졌다.

그리고 지금, 손에 들린 금팔찌를 바라보며 또다시 같은 생각이 들었다.

본래 정이 옅고 냉담한 사람인 줄만 알았던 심서준이 자신에게만은 이토록 마음을 쓰고 있었다.

그렇다면 혹시 그 역시 자신을 좋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 순간 손이 다시 붙들리더니, 차가운 금속의 감촉이 손목을 스쳤다.

심서준이 직접 그녀의 손목에 금팔찌를 채워 주고 있었다.

“마음에 드느냐?”

낮게 울리는 목소리에 계연수의 뺨이 살짝 달아올랐다.

그녀는 눈을 내리깔고 고개를 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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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문춘귀   제745화

    심씨 노부인은 한편으로는 안도했다. 계연수가 아니었다면 자기 아들이 대체 언제 장가를 갔을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으니까.그 생각이 들자 마음도 조금 누그러졌다.하지만 지금 백씨는 심정우의 일로 정신이 없었다.결국 그녀는 계연수에게 저녁 접풍연 준비를 맡기고, 맞은편 큰방 식구들에게도 사람을 보내 부르라고 일렀다.계연수는 순순히 응했다.오늘 오후 내내 바쁜 시간을 보내게 되리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무엇보다 이번이 그녀가 직접 연회를 주관하는 첫 번째 자리였다. 혹여라도 실수가 생겨서는 안 됐다.계연수는 먼저 초청장을 써 하인들에게 나누어 주고 전달하게 했다.오늘은 본래 집안 잔치였다.초대할 사람들도 대부분 심씨 일가 사람들이었다.맞은편 큰방의 대감을 비롯해 각 방의 숙부와 숙모들, 출가한 고모들까지 포함되었다. 여기에 인척과 오랜 친분이 있는 집안들까지 더하면 명단은 자연스레 채워졌다.다행히 예년 연회 때 사용했던 명첩들이 남아 있어 참고하기 어렵지 않았다.인원을 모두 정리한 뒤 계연수는 하나하나 차근차근 일을 배분해 나갔다.방 어멈에게 연회 준비에 관한 조언도 구했고, 주방의 관사들까지 모두 불러 세세하게 지시를 내렸다.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그녀는 직접 주방으로 가 음식 구성을 다시 확인했고, 창고에 들러 필요한 식재료가 충분한지도 꼼꼼히 살폈다.부족한 것이 있으면 곧바로 사람을 내보내 사 오게 했다.심정우의 일 때문인지 심가의 남자들은 이날 모두 평소보다 일찍 돌아왔다.심서준 역시 마찬가지였다.그런데 송학원에 들어와 보니 계연수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물어보니 아직도 주방에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계연수의 풍한은 아직 완전히 낫지 않은 상태였다.그런 몸으로 하루 종일 연회 준비에 매달리고 있다는 사실에 심서준의 얼굴이 굳어졌다.그가 계연수에게 집안일을 맡긴 것은 경험을 쌓게 하기 위해서였지, 이렇게 무리하게 만들 생각은 아니었다.그때 방 어멈이 들어와 전했다.맞은편 큰방 식구들은 거의 다 도착했고, 일부

  • 주문춘귀   제744화

    심정민의 말이 끝나자 심정우는 머쓱한 듯 뒤통수를 긁적였다.사실 대왕산 산적들을 토벌하고 그렇게 많은 목을 벨 수 있었던 것도, 처음에는 계연수의 원수를 갚고 위오를 붙잡겠다는 마음 때문이었다.거기에 오숙부의 조언까지 더해지자 병법이라는 것을 조금이나마 깨우칠 수 있었다.예전 군영에 있을 때만 해도 훈련을 어떻게든 피하고 꾀를 부릴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산적 토벌에 나선 뒤로는 생각이 달라졌다.이대로 되는대로 살며 하루하루를 흘려보낸다면 평생 아무것도 이루지 못할 것 같았다.이미 여기까지 온 이상, 산적들을 모조리 소탕해야 했다.한때는 죽는 것이 두려웠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것조차 두렵지 않았다.심정민의 설명이 끝나자 전당 안은 축하 인사로 가득 찼다.계연수 역시 웃으며 심정우에게 몇 마디 축하를 건넸다.사방에서 축하가 쏟아지는 가운데 심정우는 그저 멋쩍게 웃고만 있었다. 이토록 많은 사람에게 칭찬받는 일은 좀처럼 없었기 때문이다.그러다 문득 계연수의 목소리가 들렸다.심정우는 무심코 그쪽을 돌아보았다.계연수는 심씨 노부인 아래쪽 자리에 앉아 있었다. 자줏빛 옷차림에 붉은 보석 장식을 갖춘 모습은 단정하면서도 화사했다.잔잔한 미소를 머금은 얼굴은 봄바람을 머금은 듯 부드러웠다.심정우는 다시 한번 뒤통수를 긁적였다.지금의 계연수는 어디 하나 나무랄 데 없이 좋아 보였다.예전에 자신이 보았던 그 놀라고 불안해하던 모습도 더는 보이지 않았다.그 사실을 확인한 순간, 이상하게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심씨 노부인도 연신 좋다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오늘 밤에는 접풍연을 열어야겠구나. 내일은 청첩을 돌리고, 모레는 경축연을 열도록 하자. 백씨가 준비를 맡아라.”백씨는 당연하다는 듯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지만 눈가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아이가 무사히 돌아온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공명이니 출세니 하는 건 애초에 바라지도 않았어요.”그녀는 눈가를 훔치며 말을 이었다.“사람만 무사히 돌아와 준다면 그걸로

  • 주문춘귀   제743화

    아침에 심서준이 세수를 하러 나간 사이, 방 어멈이 침상 곁으로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어제 오후 심서준은 돌아오자마자 내내 계연수를 품에 안고 있었다고 했다. 혹여 잠에서 깰까 봐 한 번도 몸을 움직이지 않았다는 말도 덧붙였다.지난밤 역시 그녀를 씻기고 옷을 갈아입힌 사람은 심서준이었다.계연수는 원래 심서준이 누군가를 돌보는 일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들을 듣고 나니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졌다.그리고 지금, 손에 들린 금팔찌를 바라보며 또다시 같은 생각이 들었다.본래 정이 옅고 냉담한 사람인 줄만 알았던 심서준이 자신에게만은 이토록 마음을 쓰고 있었다.그렇다면 혹시 그 역시 자신을 좋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그 순간 손이 다시 붙들리더니, 차가운 금속의 감촉이 손목을 스쳤다.심서준이 직접 그녀의 손목에 금팔찌를 채워 주고 있었다.“마음에 드느냐?”낮게 울리는 목소리에 계연수의 뺨이 살짝 달아올랐다.그녀는 눈을 내리깔고 고개를 끄덕인 뒤 조심스레 그를 올려다보았다.“고마워요, 부군.”심서준의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이 금팔찌는 꽤 공을 들여 준비한 것이었다. 그런데 돌아온 말이 고작 감사 인사 한마디라니.그가 듣고 싶은 말은 그것이 아니었다.심서준은 고개를 숙여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그뿐이냐?”계연수는 아직 머리가 조금 어지러웠다.하지만 심서준의 표정과 말투를 보니 무슨 뜻인지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잠시 생각하던 그녀가 조심스럽게 말했다.“그럼 제가 부군께 향낭 하나 지어 드릴까요?”그제야 심서준의 표정이 조금 누그러졌다.그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인 뒤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계연수는 약속한 이상 정성껏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창고에 가서 향낭을 만들 비단감을 직접 골라 보기로 했다.오전 내내 천을 고른 뒤 약까지 먹고 나자 몸도 한결 가벼워졌다.머리를 짓누르던 어지러움도 거의 사라졌다.하루가 더 지나자 풍한은 대부분 나아 있었다.계연수는 오전에 주방 장부를 살

  • 주문춘귀   제742화

    계연수는 그의 품에 얼굴을 묻은 채 한참 머뭇거리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어제 어머님께서 절 부르셨어요.”병으로 잠긴 목소리는 가늘고 쉰 기운이 섞여 있었다.“나중에 아이가 생기면 어머님께서 직접 키우고 싶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아까 꿈에서도...”말끝을 흐린 계연수는 조심스럽게 눈을 들어 심서준의 표정을 살폈다.이런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기회는 지금뿐이었다.심씨 노부인이 그 말을 한 뒤부터 줄곧 마음 한구석에 걸려 있었다. 만약 심서준마저 같은 생각이라면, 그녀는 어쩌면 아이를 낳고 싶지 않을지도 몰랐다.이곳은 심가였다.힘으로도, 권세로도 그녀는 심서준이나 심씨 노부인을 이길 수 없었다.하지만 아이를 낳을지 말지는 적어도 스스로 결정할 수 있었다.심서준은 고개를 숙여 계연수를 바라보았다.병색이 감도는 얼굴은 평소보다 더욱 가련해 보였다. 눈가에는 금방이라도 맺힐 듯한 물기가 어른거렸고, 맑은 눈동자는 별빛처럼 흔들렸다.평소에도 아름다운 얼굴이었지만, 병든 기색이 더해지자 더욱 애처롭게 느껴졌다.돌처럼 굳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 해도 이 모습을 보고는 마음이 누그러질 것만 같았다.심서준은 괜히 가슴이 저려 왔다.가늘게 찌푸려진 눈썹이며, 하얗고 여린 얼굴까지. 누군가의 보살핌을 받아야 할 사람처럼 보였다.그는 허리를 숙여 계연수의 미간에 가볍게 입을 맞춘 뒤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몸이 이렇게 아픈데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단 말이냐.”계연수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다시 그의 품속으로 파고들었다.“무서웠어요.”작은 목소리가 옷깃 아래로 스며들자, 심서준은 입가를 옅게 당겼다.“그저 꿈이었을 뿐이다.”그는 계연수의 머리카락을 쓸어내리며 조용히 말했다.“우리 아이는 당연히 우리 곁에서 키울 것이다.”계연수가 듣고 싶었던 말은 사실 그것뿐이었다.그 말이 없었다면 계속 마음을 졸였을 것이다. 어쩌면 이곳에 머무는 것조차 불안했을지 몰랐다.원하던 대답을 들은 순간 긴장이 스르르 풀렸다.병 때문에 감정이 평소보다 약해

  • 주문춘귀   제741화

    심서준이 송학원으로 돌아왔을 때, 뜰 안은 고요했다.시녀들은 저마다 맡은 일을 하고 있었고, 안채에도 병간호를 위해 한 사람만 남아 있을 뿐이었다.원래 이 처소는 이보다 더욱 적막한 곳이었다. 시녀들은 일을 마치면 곧바로 물러났고, 뜰 안에 사람이 남아 있는 일도 드물었다. 하지만 계연수가 들어와 살기 시작한 뒤로는 예전보다 훨씬 사람 사는 기운이 감돌았다.계연수는 아직 깊이 잠들어 있었다.몽롱한 의식 속에서 몸이 잠시 서늘해지는가 싶더니, 이내 익숙한 품에 안겼다. 낯익은 체취가 가까이 다가오자 그녀는 천천히 눈을 떴다.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심서준의 검은 눈동자였다.그는 아직 조회에 입고 갔던 공복도 벗지 못한 상태였다. 옷자락에서는 은은하게 먹 냄새와 종이 냄새가 배어 나왔다.계연수는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고, 말을 꺼낼 기운도 없었다.하지만 심서준이 돌아온 것을 확인하자 이상하게도 마음 한구석이 놓였다.그러자 다시 눈꺼풀이 무거워졌다.그녀는 아무 말 없이 눈을 감았지만, 손끝만은 슬며시 심서준의 소매를 붙들었다. 마치 그가 떠나지 않았으면 하는 것처럼.심서준은 그런 계연수를 내려다보았다.계연수가 이토록 기운 없이 늘어진 모습은 처음이었다.원래 그녀는 몸이 그리 약한 편이 아니었다. 이번이야말로 그가 처음 보는 제대로 된 병치레였다. 게다가 그 원인마저 자신에게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더욱 무거워졌다.심서준은 손끝으로 그녀의 머리카락을 가만히 쓸어내렸다.그리고 침상 곁에 기대앉은 채 계연수가 품 안에서 편히 잠들 수 있도록 그대로 움직이지 않았다.계연수는 한참 동안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그러다 약을 먹일 시간이 되어서야 심서준이 그녀를 조심스럽게 깨웠다.진한 탕약 냄새가 퍼지자 계연수는 얌전히 그의 품에 기대 앉았다. 약은 몹시 썼지만 한마디 불평도 하지 않고 끝까지 삼켜 냈다.심서준은 조금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어릴 적 계연수는 겁이 많은 대신 무척 응석받이였다.늘 아버지 품에 안겨 다녔고, 틈만 나면 품속으로

  • 주문춘귀   제740화

    한참이 지나서야 태의가 손을 거두었다.심씨 노부인은 곧바로 방 안 사람들을 모두 물러나게 했다. 곁을 지키던 어멈들까지 내보낸 뒤에야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저 아이, 아이를 가질 수 있느냐?”휘장 안에 누워 있던 계연수는 그 말을 듣고 자신도 모르게 손을 꽉 움켜쥐었다.잠시 뒤 태의의 대답이 들려왔다.“노부인께서는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부인의 몸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습니다. 그리고 원래 체질도 좋은 편입니다. 기혈이 조금 부족할 뿐, 자손을 보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그제야 심씨 노부인의 얼굴에서 긴장이 조금 풀렸다.그녀는 사람을 시켜 태의를 배웅하게 한 뒤, 침상에 드리운 휘장을 한 번 바라보았다. 그러나 계연수에게는 끝내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밖으로 나가 버렸다.심씨 노부인이 직접 찾아와 확인한 것이 무엇 때문이었는지, 이제 계연수도 대강은 알 것 같았다.아무래도 자신이 너무 자주 앓아눕는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하지만 사실 제대로 아픈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그 전의 몇 차례는 모두 심서준이 심씨 노부인에게 둘러댄 핑계에 가까웠다.방 어멈은 계연수 곁으로 다가와 노부인의 뜻을 나쁘게 받아들이지 말라고 조심스레 달랬다.그러나 계연수는 고개를 저었다.정말 마음에 담아둘 생각이었다면 진작부터 그랬을 터였다.약을 마신 뒤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렸다. 그녀는 방 어멈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한 뒤 다시 눈을 감고 잠시 잠에 들었다.심서준은 정오가 조금 지난 시각에 돌아왔다.그런데 막 돌아오자마자 심씨 노부인이 있는 의덕거로 오라는 전갈을 받았다.심서준은 단번에 얼굴을 굳혔다.전갈을 전하러 온 어멈을 한 번 바라본 뒤 더 들을 것도 없다는 듯 몸을 돌려 곧장 송학원으로 향했다.애초에 오늘 일찍 돌아온 것도 계연수를 보러 오기 위해서였다.그 외의 일은 지금 그의 관심사가 아니었다.한편 의덕거에서는 심씨 노부인이 어멈의 보고를 듣고 있었다.심서준이 자신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바로 송학원으로 가 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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