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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이름을 밝힌 뒤

Author: 에이르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13 15:24:48

최종 1위 결과가 나온 다음 날.

송유지는 출근하자마자 팀장에게 불려갔다.

“유지 씨.”

“네.”

“어제 결과 봤죠?”

“네.”

“기분 어때요?”

유지는 잠깐 웃었다.

“좋죠.”

“그게 끝?”

“아…….”

팀장이 웃었다.

“좀 더 좋아해도 돼요.”

“너무 좋아하면 티 날까 봐요.”

“이미 나요.”

“진짜요?”

“네.”

유지가 입술을 꾹 눌렀다.

“그럼 그냥 좋아할래요.”

“그러세요.”

팀장은 서류 한 장을 앞으로 밀었다.

“그리고.”

“또 있어요?”

“있어요.”

유지가 바로 표정을 굳혔다.

“아, 왜요.”

“좋은 건데.”

“요즘 좋은 것도 무서워요.”

팀장이 웃었다.

“블라인드 심사 결과가 공개될 예정이에요.”

“결과만요?”

“이름도 같이.”

유지의 손이 멈췄다.

“아.”

“괜찮아요?”

“네.”

이번에는 바로 대답했다.

팀장이 조금 의외라는 듯 봤다.

“전엔 외부 노출 신경 쓰더니.”

유지가 어깨를 한번 으쓱했다.

“이번 건 좀 다르잖아요.”

“어떻게.”

“이름 가리고 먼저 뽑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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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은 언니의 남편을 사랑하게 됐다   164.이름을 밝힌 뒤

    최종 1위 결과가 나온 다음 날.송유지는 출근하자마자 팀장에게 불려갔다.“유지 씨.”“네.”“어제 결과 봤죠?”“네.”“기분 어때요?”유지는 잠깐 웃었다.“좋죠.”“그게 끝?”“아…….”팀장이 웃었다.“좀 더 좋아해도 돼요.”“너무 좋아하면 티 날까 봐요.”“이미 나요.”“진짜요?”“네.”유지가 입술을 꾹 눌렀다.“그럼 그냥 좋아할래요.”“그러세요.”팀장은 서류 한 장을 앞으로 밀었다.“그리고.”“또 있어요?”“있어요.”유지가 바로 표정을 굳혔다.“아, 왜요.”“좋은 건데.”“요즘 좋은 것도 무서워요.”팀장이 웃었다.“블라인드 심사 결과가 공개될 예정이에요.”“결과만요?”“이름도 같이.”유지의 손이 멈췄다.“아.”“괜찮아요?”“네.”이번에는 바로 대답했다.팀장이 조금 의외라는 듯 봤다.“전엔 외부 노출 신경 쓰더니.”유지가 어깨를 한번 으쓱했다.“이번 건 좀 다르잖아요.”“어떻게.”“이름 가리고 먼저 뽑힌 거니까.”“아.”유지가 작게 웃었다.“이제 이름 붙어도 괜찮아요.”점심 무렵.사내 게시판에 결과가 올라왔다.차기 프로젝트 블라인드 기획 심사 1위 — 송유지유지는 화면을 보다가 괜히 자세를 바로 했다.옆자리 직원이 바로 말했다.“와.”“왜요.”“이제 아무도 뭐라 못 하겠네.”유지가 웃었다.“그러게요.”“그 익명글 쓴 사람 봤겠죠?”“봤겠죠.”“속 시원하지 않아요?”유지는 잠깐 생각했다.“음.”“아니에요?”“조금?”직원이 웃었다.“엄청 좋아하면서.”“아, 티 나요?”“네.”그때 메신저 알림이 계속 올라왔다.—축하드립니다!—1위 대박.—책임자님 또 일 커졌네요ㅋㅋ유지는 하나씩 답하다가 멈췄다.익명 게시판에도 새 글이 올라왔다.그 사람 블라인드 1위 했다는데 인맥 얘기는 이제 끝난 듯.그 아래 댓글.이름 가리고도 1위면 실력이지.유지는 한참 화면을 봤다.“아…….”옆자리 직원이 물었다.“왜요?”“별거 아닌데.”“또 뭐

  • 죽은 언니의 남편을 사랑하게 됐다   163.내 일은 내가 증명할게

    월요일 오전.송유지는 커피를 내려놓다가 옆자리 직원의 표정을 봤다.“왜요.”“아니…….”“뭔데요.”직원이 휴대전화를 슬쩍 내밀었다.“이거 책임자님 얘기 같은데.”유지의 미간이 좁아졌다.사내 익명 게시판이었다.요즘 외부 행사 자주 나가는 그 프로젝트 책임자, 뒤에 밀어주는 사람 있다는 얘기 있던데.그 아래.남자친구 쪽 인맥 좋다던데 사실임?유지의 손이 멈췄다.“아.”직원이 바로 말했다.“말도 안 되는 거죠?”“네.”“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유지는 화면을 한 번 더 봤다.“도하 씨는 제 회사랑 아무 상관도 없는데.”“그러니까요.”“인맥은 무슨.”직원이 인상을 썼다.“잘되니까 별소리가 다 나오네.”유지는 휴대전화를 돌려줬다.“됐어요.”“안 화나요?”“화나죠.”“근데 되게 침착한데.”유지가 의자에 앉았다.“아…….”잠깐.“일단 일해야죠.”점심시간.채도하에게서 메시지가 왔다.—밥 먹어.유지는 화면을 보다가 답했다.—먹어요.몇 초 뒤.—왜 말투가 그래.유지의 눈이 커졌다.—뭐가요.—뭔 일 있어?“와.”유지는 결국 전화를 걸었다.“어떻게 알았어요?”—있네.“아…….”—뭔데.유지는 잠시 망설이다가 익명 게시판 이야기를 했다.도하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도하 씨?”—내 이름도 나왔어?“직접 이름은 아니고요.”—캡처 보내봐.“왜요.”—보게.“싫어요.”—유지야.“아.”유지가 낮게 웃었다.“지금 표정 보인다.”—무슨 표정.“화난 표정.”도하는 부정하지 않았다.—회사에 얘기해.“안 해도 돼요.”—왜.“저런 글 하나 때문에요?”—네 일 깎아내리는 거잖아.“알아요.”—그럼.유지가 말을 끊었다.“근데 제가 할게요.”잠깐 정적.—뭘.“제 일.”—…….“도하 씨가 나서면.”유지는 창가로 걸어갔다.“진짜 뒤에 누가 있는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잖아요.”—난 네 회사에 나설 수도 없어.“알죠.”유지가 웃었다.“그러니까 더더욱.”도하가 짧게 숨을

  • 죽은 언니의 남편을 사랑하게 됐다   162.이번엔 유지에게 온 초대장

    출장에서 돌아온 다음 날.송유지는 출근하자마자 책상 위 봉투를 발견했다.“이게 뭐지.”옆자리 직원이 바로 고개를 들었다.“책임자님 거예요?”“제 이름인데.”봉투 앞면에는 회사 로고가 찍혀 있었다.유지는 조심스럽게 열었다.안에는 두꺼운 초대장 한 장.그리고 짧은 안내문.올해 우수 프로젝트 사례 발표자 초청 행사유지의 눈이 커졌다.“어?”“뭔데요?”직원이 바로 다가왔다.“저 또 불려가요.”“어디요?”유지가 초대장을 보여줬다.“이거.”직원이 읽다가 입을 벌렸다.“와.”“왜요.”“이거 임원들도 오는 행사잖아요.”유지가 초대장을 다시 봤다.“진짜?”“네. 여기 발표자로 들어가시는 거예요?”“그런가 봐요.”“책임자님 요즘 너무 잘 나가는 거 아니에요?”유지가 괜히 어깨를 폈다.“조금?”“아, 바로 인정하네.”“요즘은 인정하려고요.”점심시간.유지는 안내문을 다시 읽다가 한 줄에서 멈췄다.행사 종료 후 공식 만찬 예정. 동반 1인 참석 가능.“어?”또 동반.유지는 바로 채도하에게 사진을 보냈다.—이번엔 제 차례예요.답장이 왔다.—뭐가.—동반인.잠시 뒤.—또 나 데려가게?유지는 웃었다.—싫어요?—언제.—그럼 와요.—응.너무 빨랐다.유지가 바로 전화를 걸었다.“생각도 안 해요?”—뭘.“그날 일정 있을 수도 있잖아요.”—확인했어.“벌써?”—응.“와.”—왜.“요즘 도하 씨 저한테 너무 잘 맞춰줘요.”잠깐.—싫어?“아뇨.”유지가 웃었다.“계속해요.”행사 당일.유지는 무대 뒤에서 자료를 확인하고 있었다.도하는 객석 뒤쪽에 앉아 있었다.유지가 메시지를 보냈다.—저 보여요?잠시 뒤.—응.—어디 봐요.유지가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도하가 손을 살짝 들었다.유지가 바로 웃었다.—긴장돼요.—알아.—뭐라고 해줘요.잠깐 뒤.—잘할 거야.유지가 입술을 삐죽였다.—너무 평범해요.—그럼.조금 기다리자 새 메시지가 왔다.—끝나고 집에 같이 가자.유지의

  • 죽은 언니의 남편을 사랑하게 됐다   161.배우자로 잘못 올라간 이름

    다음 날 아침.송유지는 호텔 침대에서 휴대전화를 보다가 눈을 크게 떴다.“도하 씨.”욕실에서 나오던 채도하가 수건으로 머리를 닦았다.“응.”“이거 봐요.”“뭔데.”유지가 화면을 내밀었다.어젯밤 공식 만찬 사진이 회사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었다.“벌써 올라왔네.”“사진 말고 밑에요.”도하가 화면을 내려다봤다.그리고 멈췄다.사진 아래.짧은 설명이 붙어 있었다.신규 사업팀 채도하 리더와 배우자 송유지 씨.“…….”둘 다 말이 없었다.유지가 먼저 입을 열었다.“배우자?”도하가 다시 읽었다.“그러네.”“그러네가 끝이에요?”“그럼.”“우리 결혼했어요?”“아직.”유지가 그대로 웃음을 터뜨렸다.“아, 진짜.”도하는 휴대전화를 받아 자세히 봤다.“행사장에서 잘못 전달됐나 봐.”“어제 제가 ‘아직은 아니에요’라고 했잖아요.”“그 뒤는 안 들었나 보네.”“와.”유지가 침대 끝에 앉았다.“저 하루 만에 유부녀 됐어요.”도하가 피식 웃었다.“싫어?”“그게 문제가 아니잖아요.”“알아.”“정정해야죠.”“응.”유지는 담당자에게 연락하려다가 손을 멈췄다.“근데.”“왜.”“조금 웃기긴 하다.”도하가 유지 옆에 앉았다.“뭐가.”“송유지 씨도 아니고.”유지는 화면을 다시 봤다.“배우자 송유지 씨.”“응.”“되게 낯설어요.”도하가 태연하게 말했다.“나중엔 안 낯설 수도 있지.”유지가 그대로 고개를 돌렸다.“아.”“왜.”“아침부터 그런 말 하지 마요.”“틀린 말 아니잖아.”“요즘 자꾸 미래형으로 말해.”“네가 먼저 ‘아직은’이라고 했어.”유지는 입을 다물었다.“……그건 맞는데.”체크아웃을 준비하던 중.유지 휴대전화가 계속 울렸다.회사 단체방이었다.—책임자님 결혼하셨어요???—아니 인터뷰 때는 남친이라면서요ㅋㅋㅋ—비밀결혼?유지의 눈이 커졌다.“아!”도하가 돌아봤다.“왜.”“회사 사람들이 봤어요.”“벌써?”“이걸 왜 이렇게 빨리 봐!”유지는 바로 답장을 쳤다.—결혼

  • 죽은 언니의 남편을 사랑하게 됐다   160.가족으로 불린 자리

    출장 당일.송유지는 호텔 로비에서 자신의 옷을 한 번 내려다봤다.“도하 씨.”“응.”“너무 꾸민 것 같아요?”“아니.”“진짜?”“응.”유지가 눈을 가늘게 떴다.“왜 맨날 대답이 짧아요.”“예쁘니까 끝인데.”“아.”“왜.”“오늘 시작부터 그러네.”채도하가 피식 웃었다.“가자.”공식 만찬장은 생각보다 규모가 컸다.원형 테이블.회사 관계자들.외부 파트너들.유지는 입구에서 슬쩍 도하 팔을 잡았다.“잠깐만.”“왜.”“저 진짜 가족으로 들어가는 거예요?”도하가 명찰을 보여줬다.채도하 / 신규 사업팀 리더그 아래.동반인용 명찰이 따로 있었다.송유지 / Family Guest유지가 그걸 보고 멈췄다.“아…….”“왜.”“진짜 써 있네.”“가족이라고?”“응.”도하가 아무렇지도 않게 명찰을 유지 옷에 달아줬다.“됐어.”유지는 명찰을 한번 내려다봤다.“이거 떼면 안 돼요?”“왜.”“민망해.”“아까는 가족이라며.”“그거랑 글자로 붙이고 다니는 건 다르죠.”도하가 웃었다.“이미 늦었어.”자리에 앉자 옆 테이블에 있던 남자가 도하를 알아봤다.“채 리더님.”도하가 일어났다.“안녕하세요.”남자의 시선이 바로 유지에게 향했다.“아, 동반 가족분?”유지가 괜히 자세를 바로 했다.“네. 안녕하세요.”“배우자분이세요?”유지의 입이 잠깐 멈췄다.도하가 대답하려는 순간.유지가 먼저 말했다.“아직은 아니에요.”도하가 옆에서 천천히 유지 쪽을 봤다.유지는 그 시선을 느끼고도 모른 척했다.남자는 자연스럽게 웃었다.“아, 결혼 예정이신가 보네요.”“아…….”이번에는 유지가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도하가 낮게 말했다.“생각하고 있습니다.”“도하 씨.”유지가 작게 불렀다.남자는 웃으며 말했다.“좋은 소식 있으면 알려주세요.”그가 돌아가자 유지가 바로 도하 팔을 꼬집었다.“아.”도하가 작게 말했다.“왜.”“누가 그렇게 대답해요.”“틀린 말 아니잖아.”“그래도.”“너도 아직은이라

  • 죽은 언니의 남편을 사랑하게 됐다   159.이번에는 도하에게 온 제안

    월요일 저녁.송유지는 현관문을 열자마자 말했다.“다녀왔어요.”대답이 없었다.“도하 씨?”거실에 들어가자 채도하가 식탁에 앉아 있었다.앞에는 노트북.그리고 처음 보는 서류 한 장.유지가 눈을 가늘게 떴다.“뭐예요.”“응?”“그 표정.”“무슨 표정.”“뭔가 숨기는 표정.”도하가 헛웃음을 냈다.“안 숨겼는데.”“그럼 보여줘요.”유지가 가방도 내려놓지 않고 다가갔다.서류 맨 위에 적힌 글자가 먼저 보였다.신규 사업팀 리더 제안유지의 눈이 커졌다.“어?”“오늘 받았어.”“잠깐만.”유지가 의자를 당겨 앉았다.“도하 씨 승진해요?”“아직 아니야.”“리더라며.”“제안.”“그게 그거 아닌가.”도하가 웃었다.“좀 달라.”유지는 서류를 빠르게 읽었다.조건은 나쁘지 않았다.직급 조정.연봉 인상.새 사업팀.그런데.“어.”유지의 손이 멈췄다.“이거 뭐예요.”“봤어?”“출장.”“응.”“월에 두세 번?”“아마.”유지가 고개를 들었다.“지방도 있고 해외도 있을 수 있다고?”“응.”“와.”도하가 눈썹을 올렸다.“왜.”“이번엔 도하 씨가 바빠지네.”“그러게.”유지는 다시 서류를 봤다.“하고 싶어요?”도하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그 침묵에.유지가 고개를 들었다.“하고 싶구나.”“조금.”“조금?”“많이.”유지가 웃음을 터뜨렸다.“아.”“왜.”“제가 했던 말이랑 똑같잖아요.”도하도 피식 웃었다.“그러네.”유지는 가방을 내려놓고 다시 앉았다.“그럼 해야죠.”도하가 그녀를 봤다.“바로?”“왜요.”“출장 많다잖아.”“봤어요.”“주말에 걸릴 수도 있고.”“응.”“밤늦게 들어올 수도 있어.”“저도 그러는데요.”도하가 입을 다물었다.유지가 팔짱을 꼈다.“설마.”“뭘.”“제가 바쁜 건 괜찮고.”“…….”“도하 씨 바쁜 건 안 된다고 생각한 거예요?”“그건 아니고.”“아.”유지가 웃었다.“맞네.”“아니라니까.”“표정이 맞는데.”도하가 결국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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